[기억들] 2008년 1월의 기억들

2008/02/05 19:58
기록하고, 스스로 회고하지 않으면, 그렇게 억지로라도 붙잡지 않는다면 다시 또 쉽게 사라질 기억들.
누군가 역사란, 정치란 '기억에 대한 투쟁'이라고 했다.
역사와 정치만 그런 건 아니다.

블로그는 기억(들)이다.
하지만 블로그 위에 새겨진 흔적들은 너무 쉽게 지워진다.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기억은 너무도 한정적이다.
그것은 속절없다.

이하 사건 선정은 내 제한적이고, 한정된 개인적인 블로깅과 깊은 관련을 맺는다.
이 한계는 굳이 전제할 필요없이 자명한 것이라.



2008년 1월의 기억들.
가장 중요한 사건은 역시 태안 삼성호 사건이 진행되어온 경과가 아닌가 싶다.
이 사건은 블로기즘과 저널리즘의 한계와 역할에 대한 고민, 그리고 대한민국이 작동하는 시스템과 그 메카니즘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다.



#. 공적인 기억들.
아거님 말투를 빌자면, '
시멘틱 기억들' 물론 이 기억들은 동시에 개인적인 기억들이기도 하다.

1. 태안 삼성호 사건(혹은 삼성 기름유출 사건) (진행중)
음모론. 소동에 대한 반성과 정리. 흐지부지... 특히 흐지부지 부분에 대해선 계속 마음에 걸린다. 그리고 반성하는 부분.

음모론에 대해선 한 인터넷언론에서까지 무책임하게 거들었던데...(최근에야 확인) 기자가 말하자고 하는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지만, 이런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 수단은 어떤 식이 되어도 상관없다는 사고방식이 아직도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 지난 황우석 파동이라는 비싼 대가를 치르고, 우리에게 남겨진 가장 큰 교훈이 무엇이었던가? '국익'(이라는 추상적인 이미지, 그리고 그 실체란 특수한 집단의 이익일 뿐인)을 위해 진실이 왜곡될 수 있다는, 왜곡되어도 좋다는("국익은 진실에 우선한다"는 홍혜걸류의 사고방식) 저널리즘이란 더 이상 저널리즘이라고 불릴 수 없다는 교훈이다. 그것은 '反저널리즘'이다. 아직 잔존하는 광신적인 황우석 추종과 그런 류의 사고가 가져올 귀결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

음모론도 그렇고, 그 기사도 그렇고, 이건 블로기즘도 저널리즘도 아니다. 이에 대한 아거님의 논평을 역시 최근에 확인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 논평이 내 의견에 호의적이거나 비판적이거나는 전혀 상관없이(?), 전혀 상관없지야 않겠지, 나도 사람이다, 것도 꽤 속물이니까... 그것을 떠나 거듭 반성적으로, 회고적으로 음미할만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음모론에 대한 두분의 논의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이번 논의는 지난번 블로기즘 논의와도 상당히 관련 있었습니다.
우선 음모론에 대해 민노씨는 경솔한 포스트였다는 주장을 하셨고 링크님은 그래도 이렇게 취재를 해서 글을 쓰는 블로그 포스트 시도였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가만보면 그 글은 제가 주장하는 블로기즘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디어 다음에 둥지를 뜬 소위 “블로그 저널리스트”들이 흉내내는 식의 글도 아니라고 봅니다. 또 전통적 저널리스트 관점에서 들여다 봐도 취재가 아닙니다. 결국 취재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큐멘터리도 아니잖습니까?

이게 취재가 아닌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취재원이 단 한 명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이슈에 단 한명의 증언에 의존해 이렇게 엄청난 결론을 내렸다는 것은 중대한 실수입니다. 취재는 기사나 보도에 필요한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이지 결코 그 자체가 보도가 되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취재를 한 “블로거”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 혹은 사실관계에 대한 반박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누가 9/11은 조지 부시의 음모였다라는 블로그 포스트를 올리면서 당시 쌍둥이 빌딩 직원 한 명을 접촉해 그가 주장하는 관련 “물증”과 육성을 녹음했다고 합시다. 이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려 ‘내가 직접 취재했다. 뭔가 석연치 않습니까? 한 번 생각해봅시다’라고 한다면 어떻게 보시겠습니까?

“취재”를 바탕으로 하는 “블로그 글쓰기” 문화 혹은 그런 일을 잘 하는 전업 혹은 전문 블로거도 있어서 나쁠 것은 없겠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즈에는 군인으로 참전해서 군인의 관점에서 이라크 전을 보도하는 블로거가 대서특필된 적도 있습니다. 이런 블로그 문화 필요하지요….

그런데 제가 주장하는 블로기즘 혹은 블로그식 글쓰기의 ‘알파와 오메가’ (링크님…기억나시죠..) 라는 것은 취재관행의 ‘저널리즘’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지요…

제게 블로기즘을 구성하는 필수요건은 세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내러티브”이고 다른 하나는 “대화” 그리고 마지막은 “분명히 구별되는 개성있는 목소리” 세가지입니다. 이 세가지 요소에 다른 글쓰기 기법들이 가미된다면 그게 진짜 excellence in blogism을 구성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야기는 정말 구수하게 잘 풀어내는데 독자들과 대화가 부족하면 블로그로서 매력을 잃습니다. 개성도 있고 대화도 있는데 개인의 일화적 기억들이 묻어나지 않으면 다시 말해 내러티브에 약하면 또 블로그로서 매력을 잃게 됩니다.

코멘트를 여기서 줄여야 겠습니다.
미디어 토크 정말 재미있게 듣고 있습니다. 작년 블로그계 10대 중요 이슈 중 저에게도 가장 중요한 게 바로 링크님과 민노씨가 테크 토크를 미디어 토크로 이어가기로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 아거, 미디어 토크 8회 - 블로그는 음모론의 온상? 에 대한 논평 중에서

마지막 말씀은 과분한 평가고, 격려지만...
가장 신뢰하는 블로거로부터 이런 격려를 받으니 참 기분이 좋다.


이하 간략히 1월의 나머지 10대 사건을 선정해봤다.

2. 이명박과 인수위 영어 교육 정책에 관한 논란 (진행중) : 이에 대해선 관련 인터뷰 진행중.
3.
온신협 RSS 논쟁 : 인터넷한겨레 vs. 위자드닷컴 (진행중 혹은 잠복중) (개별사건은 잠정 종결) : 현재는 흐지부지

4. 연예 찌라시즘의 구조와 나훈아 괴담 사건 (유사 사건 재발 가능) (개별 사건은 종결) : 유사사건 - 장백지 누드

5. 이명박 특검법 위헌 심판 (종결) :
이명박 특검법 헌재판결실질적인 합헌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실질적 수사 및 결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6. 삼성 특검 (진행중) : 미시적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깊다. 삼성공화국. 그리고,
삼성공화국 하의 저널리즘

7. 로스쿨 (진행중) : 앞으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이다. 단상

8. 2008 올블 어워드 (종결) : 어워드 관련 행사는 즐거웠다. 하지만 올블에 대해선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
도 크다.
올블과 두 마리 토끼(따분한 후기)

9. 문국현 실종 사건 (진행중) : 2월 4일 '우울한 모습'으로 재등장. 전망이 어둡다(고들 한다).

10. 영화 원스(Once)를 보다. 이건 개인적인 사건이라기 보다는 공적인 사건이다!
기적 같은 체험



#. 개인적인 기억들.
아거님 말투를 빌자면 '
에피소딕 기억들'. 하지만 왠지 에피소딕하지 않다...

1. 커피캬라멜.

2. 소리웹 팟캐스트 : 미디어토크. 무비토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인터뷰 코너 신설했고. 공적인 사건이지만, 또 개인적인 사건.

3. 1월에도 블로거들을 종종 만났다.

4. 한겨레 블로그, 필벗들와의 교류. 내가 좀더 역할할 수 있다면 좋겠다.

5. 새드개그맨님의 활약을 기대한다.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매우 중요한 블로거(팟캐스터)임에 분명하다. 관련해서 [이 달의 블로그와 포스트](가제)라는 카테고리를 만들고 싶기도 하다. 그냥 [블로그 리뷰] 카테고리에 연재 형식으로 쓸까 싶기도 하고.

6. 아거님 다시 적극적인 블로깅 재개.

7. eouia님 [이바닥닷컴]으로 복귀.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테크트리

8. 대안적인 재무컨설팅(혹은 금융소비자 운동) 회사로부터 (블로그와 웹을 중심으로 한) PR 관련 업무를 제안받았다. 그런데 흐지부지중. 왠지 이런 일에는 적극적이 되지 않는다. 내가 너무 게으른걸까. 잘 모르겠다. 눈에 보이는 뭔가가 없고, 내가 그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고. 그 회사의 존재와 업무 방향, 그 취지에 깊이 공감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조력할 수 있다면 좋겠다. 물론 계속 흐지부지일 수도 있지만.

9. 출판을 제안했던 분이 있었다.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종종 그 생각을 했다. 그런데 뭘쓰나. 역시나 나는 너무 게으르다.

10. 로또와 지나간 추억들과 알 수 없는 욕망의 풍경들, 소망의 풍경들, 그리고 가족들..종종 혹은 자주 떠올리다...아, 그리고
절대바통 놀이도 1월의 재밌었던 기억.



* 관련 추천글
아거 
미디어는 기억이다 1.
미디어는 기억이다 2.
미디어는 기억이다 3.



* 사족 : 블로그는 일기장이고, 연예편지며, 대자보다. 그리고 미디어다. 블로그는 '감정의 배설구일 뿐, 혹은 그저 일기장일 뿐, 미디어가 아니에요'라고 주장하는 그 자체가  블로그는 미디어라는 반증이고, 방증이다. 아주 고전적인 명제. '인간의 확장'으로서의 미디어(맥루한)를 생각한다면, 미디어는 인간의 의식이 닿고, 담겨지며, 그것이 다른 의식들과 관계맺고, 교류하며, 또 상호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떤 형식, 어떤 공간에도 있다.





#. 제목 수정 : 네이버 SE 검색과 네이버 "가두리 양식장"  (부제 : 블로그 토론 문화에 대한 단상) -> 네이버 "가두리양식장" : 네이버 SE 검색에 대한 블로거들의 대화

#. 즐겨찾는 너바나나님 블로그에서 흥미로운 댓글 대화를 읽었습니다. '네이버 SE'에 관한 글에 대한 일련의 댓글 논쟁(?)은 네이버가 왜 '가두리양식장'으로 평가될 수 밖에 없는지를 토론자 상호간의 이성적인 대화의 방식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요. 저 혼자 읽기 아까워 여기에 그 개요를 간략히 인용 및 정리하고, 논평할까 싶습니다.


(제가 이해한) 너바나나님 주장은 간단합니다.
네이버 SE 검색 서비스 시작(이라는 상황에 즈음해서).
ㄱ. 네이버 SE 검색이 깔끔하다는 칭찬도 많은 것 같다.
ㄴ. 그런데 이 SE 검색은 '웹페이지' 검색을 소외시키고 있거나, 매우 부실하다.
ㄷ. 네이버 SE 검색은 여전히 네이버라는 '가두리 양식장'의 아류작에 불과하다
* 참고. - 네이버 SE 검색 : SE(Simple Experience) 검색. Simple, Speedy, Slim을 지향하는(?) 네이버 검색의 단순이즘 버전(이라고 네이버 측에선 홍보한다고 한다 : ).


까모님께선 위 너바나나님 글에 대해 이렇게 지적합니다.
웹문서 콜렉션이 SE검색결과에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은 짐작하셨던 것처럼 사용율 차이입니다. 네이버 검색결과의 콜렉션 순서는 특정 단어에 대한 사용율(검색결과 클릭율) 랭킹입니다. 이 랭킹은 수시로 변경됩니다. 그리고, SE검색은 그런 콜렉션 순서에서 상위 5개만 보여주는 것이지요. 결국은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는 사용자들이 웹문서 검색결과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SE검색에서는 상위 5개의 검색결과 콜렉션을 보여주기 때문에 웹문서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색하는 사용자에 따라서, 검색하는 검색 키워드에 따라서, 검색하려는 의도에 따라서, 웹문서가 중요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지 웹문서 검색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로 SE검색 결과가 형편없다는 것은 편협한 주장인 것 같은데요? 네이버의 콜렉션 랭킹 알고리즘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아래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tory.nhncorp.com/story.nhn?story_id=27
즉, SE 검색에서 '웹문서'가 소외된 '결과'의 원인은 '사용자'들의 이용형태를 표준으로 검색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이고, 사용자의 참여 행위를 통해 검색결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반영'하는 네이버 SE 검색은 나름 합리적이라는 지적으로 저는 읽었습니다.

이에 대한 너바나나님의 답변입니다(발췌)(라고는 하지만 거의 전부 인용).
네이버 검색이 자사의 디비만을 상위에 배치하여 웹문서 검색결과를 등한시 했고, 웹검색 품질이 형편 없었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 아닌가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문제일까요? 네이버라는 가두리가 사용자들의 검색 패턴까지 이렇게 바꿔 버린 것입니다. 사용자들이 웹문서 검색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게 아니라 중요시 않게 만든 것이죠.

블로그나 카페 검색은 항시 중요하고 웹문서 검색은 중요하지 않을까요? 스폰서 링크가 웹문서 검색보다 중요하다 여기시나요? 웹문서 검색결과가 제외되는 것이 단순한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렇다고 제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어케 단순하게 보냐 생각이 너무 짧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가요? 편협이 아니라 대수롭지 않게 보는 사람과 그걸 크게 보는 사람과의 생각의 차이겠죠.
특히나 '네이버라는 가두리 양식장이 사용자들의 검색 패턴을 바꿨다'는 지적은 매우 타당하고, 효과적인 반론인 것 같습니다. 저는 '선한 사용자'라는 전제는 매우 잘못된 전제라고 판단합니다. 세상에 '선한 사용자'가 있을리 만무합니다. 서비스 제공자의 이익에  본래적으로 친화적인 사용자는 없습니다.

서비스는 '사용자의 욕구'를 연구하고, 또 그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며, 상호 요구와 공급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부딪히면서' 서비스의 얼개와 메카니즘을 조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용자보다는 서비스 제공자 힘이 압도적으로 커지면, 결국은 (네이버처럼) 사용자들의 욕구를 '조정'하고, '설계'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는거죠.

이것은 어떤 시스템에서도 존재하는 '시스템 종속의 패턴과 관성'입니다. 이에 대한 비판적인 문제제기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패턴은 가속화되고, '욕구의 패턴화, 서비스 친화적인 이용 패턴의 확대 재생산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좀 고리타분한 비유지만, 이런 패턴이 가속화된다면 우리들은 결국 '빅브라더'를 사랑하는 '윈스턴'이 되고 맙니다.

아무튼 까모님 반론을 들어보죠(발췌)(라곤 하지만 역시 거의 전부 인용).
댓글을 통해 밝히신 것처럼 네이버가 네티즌의 검색이용의 패턴을 바꿔버린 것은 사실입니다. 네이버 검색서비스 초창기, 웹문서 검색보다는 내부 DB 검색의 우선순위를 높인데 기인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 국내 웹문서 DB의 현실을 반영한 부분입니다. 해외와는 달리 국내의 웹문서의 Coverage가 크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 우선순위가 밀릴 수 밖에 없었던 거죠.

물론 지금의 웹문서 Coverage는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커졌고, 덕분에 국내검색포털들도 웹문서 검색의 Quality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다음도 자체 웹문서 검색엔진을 개발했고, 네이버 역시 웹문서 검색엔진의 튜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네이버가 욕을 먹어야할 부분은 그들이 가진 방대하고 강력한 DB(지식인, 카페 등)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부분일 겁니다.

제가 댓글에서 언급했듯이 사용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떤 검색결과를 기대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캐주얼한 검색결과를 원하는 사람에게 웹문서는 신뢰할 수 없는 정제되지 않은 DB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런 니즈를 가진 사람이라면, 네이버의 자체 DB를 더 원할 수 있겠죠.(전 개인적으로 웹문서 콜렉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너바나나님의 댓글을 통해 글의 의도를 확인했구요. 네이버 웹문서 품질개선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면, 반론의 댓글을 쓰신 분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네이버 자체 내 자료(DB)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문제는, 골백번 비판 받아 마땅한 문제라고 생각하구요. 검색 사업 초창기의 한계, 열악함에 대한 언급은, 그게 현재의 형편없는 네이버 검색의 '원인'("기인")이라고 말하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것 같습니다. 네이버가 이제 구멍가게는 아니잖아요.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선 후에 각 포털의 자체적인 노력을 언급하셨지만요. 제가 관심을 갖는 건 "캐주얼한 검색결과를 원하는 사람" "웹문서는 신뢰할 수 없는 정제되지 않은 DB", 여기서 더 나아가 "그런 니즈를 가진 사람이라면, 네이버 자체 DB를 더 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과감한 주장입니다.

이에 대한 너바나나님의 논평은 건너뛰고( ^ ^; ), 스티브 한님의 논평으로 넘어가죠. 위 까모님 논평에 대해 스티브 한님께서 다음과 같이 답해주고 계십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대답을 고스란히, 아니 넘치게 대신 들려주신 것 같아서 인용합니다(사족 : 최근 레뷰 2.5 오픈과 관련해서 노고가 크셨을텐데요. 애 많이 쓰셨습니다)

위 까모님에 대한 반론을 안드릴 수 없군요.
사용률에 의한 랭킹이라는 것. 어느 검색엔진이나 처음에 어떤 팩터를 가지고 기본 우선 순위를 만들어 내는가가 매우 중요하죠. 왜냐하면 연구에도 나왔듯이 구글의 경우도 상위 15%에 검색되는 페이지가 85%의 클릭을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모든 검색에서 "Rich get richer" 라는 문제로 고민하는 주제입니다. 처음에 어떤 팩터를 기준으로 네이버 내부 데이타를 상위에 보이게 되면 사용자는 당연히 그 데이타를 더욱 사용하게 되죠(*주 : 사용패턴의 종속성에 대해 지적하는 부분). 요건 눈가리고 아옹하는 겁니다. 왜 초기에 아직 사용자에게 노출되기 전에 네이버 내부 DB가 외부의 웹사이트에 있는 페이지 보다 더 우선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없이 사용율에 따르는 것이라고 하면 검색알고리듬을 왜곡하시는 거죠.

구글도 페이지랭크 뿐만 아니라 120 여개의 팩터를 감안해서 계속 어느 페이지가 상위에 올라야 하는지 랭킹 알고리듬을 수정하고 개선해갑니다. 그런데 왜 네이버는 모든 데이타는 네이버 안의 데이타가 상위가 올라갑니까? 허접한 지식인의 질의 응답이 그보다 더 전문적인 웹 페이지보다 더 우선한다는 것은 검색기술의 상식으로 이해가 안됩니다. 단지 사용률로만 한다는 거는 페이지의 품질은 포기하고 인기도만 따진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정말 네이버의 검색은 그 수준이 형편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죠. 먼저 띄워놓고, 사용률이 높아서 라고 하는 것은 검색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부끄러워서 할 수 없는 얘기를 하신다고 생각합니다. (
Steve Han)
이상 SE 검색에 대한 대화를 정리하는 일은 일단락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이용하고, 몸담고 있는, 우리 자신을 둘러싼 시스템에 대해 그저 '멍 때리고' 있어야 할까요? 그냥 '낭만적인 삘'로 폼잡으면서, 다음 블로거뉴스의 신성한(?) '편집권'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그럼 다음 블로거뉴스 초기의 '열린 편집인'제도는 역시나 폼이 되는거죠. 편집권이란게 이렇게 절대적으로 신성시되어야 하는 건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 ), 블로그란 건 미디어가 아니야.. 그냥 감정의 배설구야, 이러고 있어야 하나요? (위 지적은 꽤 좋아하고, 종종 찾는 허지웅 블로그에서 읽은, 하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글에 대한 논평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선 따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지만.. 트랙백을 보낼 수도 없는 형편이라서...그런 글을 쓰면서 트랙백과 댓글창을 닫아놓은 건 도무지 어떤 의도인지, 개인적으론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

자신이 발딛고 서있는 그 환경과 시스템에 대한 자각과 비판적인 문제제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부르디외는 이걸 의무로까지 생각했습니다)(물론 부르디외만 고민했던 문제는 아니고, 많은 실천적 지성들, 특히 푸코, 사이드가 공히 고민했던 화두죠). 블로그를 온라인 실존의 근거지 삼아 활동하는 블로거들에게 웹과 인터넷은 가장 가까운 환경이고,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블로그, 그런데 인생은 없다"는 난해한(혹은 고리타분한 복고적 감수성에 기반한 낭만적이기 짝이 없는) 주장을 하는 글의 주인장께선 놀랍게도 다음 블로거뉴스 편집인이시죠.

정말 식상한 표현입니다만, '자기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화'(마르크스의 문제의식을 홍세화씨가 유행시켰죠. 홍세화씨 뻑하면 써먹어서 탈이지만요)를 보여주는 '글'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글에는 이런 이견도 있다는 걸 알리려는 소박한 마음에서 '이 글'을 트랙백 보냈는데, 어찌된 일인지 연결이 안되었네요. 기술적인 문제려니 편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이 글도 반론권을 보장하고, 대화의 가능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트랙백 보낼까 싶습니다. 물론 걸리지 않으면 별수 없지만요).

잠깐 샛길로 빠졌는데요. 제가 주장하고 싶은 건 이겁니다. 저는 까모님과 너바나나님, 그리고 스티브 한님의 말씀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경청했습니다. 모두 성심성의껏 자신의 입장과 자신의 철학과 자신의 체험치와 지식의 한계 내에서 진지하게 토론에 임하셨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어떤 의견이 좀더 합리적이고, 어떤 의견이 좀더 지지를 받아야 하는가는 '독자'들이 결정할 문제이고, 오히려 이런 토론과 논쟁을 통해 좀더 선명하게 각자의 의견이 담고 있는 철학과 세계관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일이 우선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논쟁, 논의 자체가 불필요하다거나, 감상적인 '삘'로 어느 한편에 서서 속단하는 일은 정말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무의미한 정도가 아니라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위 너바나나님 글에서도 네이버 알바인지 엑스맨인지 구별이 안되는 무책임한 익명으로 감정적인 자위행위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안타깝습니다. 자위행위는 이불 속에서 하는거죠.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신을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늘이 알고, 자신이 알지 않습니까.  최근에 정말 절감하는 문제인데요, 인터넷상 토론에도 최소한의 예의와 격이 있습니다. 최소한의 존중을 담아 대화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그것은 상대방을 존중하기 이전에 스스로를 존중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괴물은 되지 말아야"죠(이건 물론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까모님, 너바나나님, 스티브 한님 모두 노고 많으셨습니다. : )

생각보다 역시나 길어진 글 이만 줄일까 합니다.


* 네이버 SE 검색이 뭔가 싶어 검색해봤습니다. 약 10분 동안요. 제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두리양식장 맞네요, 뭐. 검색결과도, 개인적으론, 전혀 만족스럽지 못하구요. ㅡ.ㅡ; 심플한 느낌 하나 빼고 나면.. 기존의 네이버 검색(저는 '시체애호증'으로 부르는)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례 : 검색어 - 장하다 수다맨 (제가 위 '시체애호증' 글에서 지적했던 문제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네요). 네이버 검색팀은 좀더 (심하게, 격하게) 분발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이런 논의와 관련해서 생각나는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런 논의는 주로 '올블'이라는 한정된 플랫폼을 통해서만 유통되는데요. 올블을 주요 매개로 활용하는 블로거, 네티즌은 솔직히 네이버 검색 문제점을 말하지 않아도 대충 다 아시는 분들입니다. 정말 이런 논의를 접해야 할 필요가 있는 분들은 '네이버를 열심히 사용하시는' 분들인 것 같아요. 네이버 블로그 중에 이 주제에 대해 쓰신 블로그 10개를 찾아서 트랙백 보낼까 싶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찾는데는 '가두리 양식' 검색이 유용하겠군요! : ) 

* 위 대화가 담긴 글
너바나나, 네이버 SE의 형편없는 검색결과




쓰다만 글인데 마저.


조선일보가 아주 오랜만에 작정한 근심어린 눈빛으로 한나라당 걱정하고 있다.
상황인 즉 한나라당 공천과 관련한 친박 - 친이 사이의 줄다리기다.

그런데 이게 정말 코미디다.
공천과 관련한 한나라당 내분도, 그걸 '간신논쟁'이라고 말하는 조선일보도, 그리고 조선일보가 이명박에게 기대하는 '주문'도 모두 코미디다. 하기는 이명박이 '법질서' '법원칙'이라는 풍경과 함께 있을 때는 뭘해도 코미디다. 이건 이명박 자신의 업보다. 그러길래 입으로만 떠드는 그 법질서 좀 지키지 그랬나.


[사설] 한나라당 공천 내분은 총선 망치는 자해극이다
입력 : 2008.02.01 23:04


이명박 당선자는 다음 전당대회에서 자신과 친한 어떤 사람이 당권을 잡는다 해도 총선이 잘못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총선 실패는 당선자의 실패로만 끝날 일이 아니라 한나라당 정권 전체의 실패와 같은 것이다. 이 소란은 당선자의 의중과 관계없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 내부에서 '법의 원칙'과 '정치 현실'이 부딪혀 옴짝달싹 못하는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하고, 해결할 수 있고,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할 사람은 당선자밖에 없다. (위 사설의 결론)

"총선 실패는 당선자의 실패로만 끝날 일이 아니라 한나라당 정권 전체의 실패"로 끝날 일이 아니라, 조선일보의 실패와 같은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코끝이 다 찡하다.

그런데 '법의 원칙'과 '정치 현실' 사이를 중재할 실질적인 권력이야 이명박에게 있겠지만, 그 도덕적 권위가 이명박에게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골백번을 우호적으로 생각해도 어불성설이다.

내가 이렇게 밖에 이야기할 수 없는 소위 '근거'가 궁금하다면, 법질서, 법의 원칙 이런 '따위'를 이명박이 얼마나 무시했는지를 당신에게 보여줄 수 있다. 아주 명백한 근거를 당신에게 보여줄 수 있다. 의혹이라거나, 가정적인 추론이 아니라, 명백한 기록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소리다. 물로 지난 일이다. 하지만 지난 일이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다.

이 역사에 남을 '선거불법의 총결산'은 대법원 판례로 남아 있다.
'법의 원칙' '법의 지배'를 회피하기 위해 이명박이 선택한 '정치 현실'에서의 방법론이 무엇인지를 그 판례는 증거하고 있다. 자기가 지은 죄는 끝까지 발뺌하고, 결국은 범인 도피시키는게 이명박의 방법론이다. 그 와중에도 끝까지 항소하고, 상고하는게 이명박이 법에 대해 갖고 있는 기본 마인드다. 이러면서 민주노총 위원장이 법질서 안지킨다고 약속 깨버리고, 만날 필요 없다는데 말해서 뭐하나.

"이명박 사건은 한마디로 저질 코미디를 보는 느낌을 준다. 이제는 직접 당사자인 이 의원이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 (이명박 범인도피 사건 당시 동아일보 사설 )

현재는 일등 친이명박 언론 동아일보가 당시 사설을 통해 "한 편의 저질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고 일갈했던,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짓거리를 벌인 장본인이 이명박이다. 그런 자에게 무슨 놈의 법 원칙과 정치 현실 사이의 중재를 당부하나. 이건 정말 코미디다.

...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법을 위반하여 죄를 범한 피고인 김유찬을 도피하게 하여 은닉하였다.
- 일심 판결문 중에서


피고인 이명박이 범인 도피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여러 증거들에 의하면 이명박은 상피고인 이△철· 강△용· 공소 외 김△량과 공모하여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공선법위반죄를 범한 김유찬을 해외로 도피하게 하여 은닉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항소심 판결문 중에서

범인도피 부분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이명박, 이△철, 강△용이 공모하여 벌금 이상의 죄를 범한 피고인 김유찬을 해외로 도피시킴에 있어 피고인 김유찬이 죄를 범한 자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 상고심 판결문 중에서

* 관심있는 독자는 이명박 범인도피 사건 참조하기 바란다.

법질서 운운하는 이명박의 그 모든 발언이 그야말로 코미디가 될 수 밖에 없는 이 정치현실이 우울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심어린 눈빛으로 법질서와 법원칙과 현실 사이를 중재해달라고 주문하는 조선일보의 작정한 칭얼거림이 그 우울에 무게를 더한다.

코미디가 이렇게 우울할 수 있다는게 참 서글프다.





짧게라도 기록해야 할 것 같아서 쓴다.

펄님 블로그에 갔다가 소식을 들었다.

펄, 드디어.. 최초 종북정당 탄생!

방금 전 민노당 당 대회가 끝났다.
주사파들이 단결하여 결국 일심회 사건(한마디로 간첩 사건) 제명안을 부결시켰다.

(중략)

다른 사람 모두가 자기 자신의 안위와 돈벌이 재테크에 혈안이 돼 있는 때마저도 헌신해 왔던 그 열정이 모두 사그러지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나는 '민노씨'다.
처음에 이 필명을 쓴 건, 그저 우연이지만, 막연하게나마 대한민국 유일의 원내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을 응원하고 싶었달까, 그런 소박한 이유가 있었다. 부르기도 쉽고. 물론 나는 민주노동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나는 당원도 아니며, 그렇다고 민주노동당 내부 사정에 대해 잘 아는 바도 없다. 지난 대선 때 민주노동당 주최로 열린 '블로거와 대선' 토론회에 '블로거' 자격으로 초청된 것이 유일하다면 유일한 민주노동당과의 직접적인 인연이다. 이런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나이지만, 정말 기분 좟같다.


NL이니 PD니 그런거 난 잘 모른다.
고등학교 다닐 때, 그리고 그마저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자퇴했을 때 한길사에서 나왔던 '학생운동사'인가 뭔가 하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살짝 날 뿐이다. 그리고 전노협 결성의 기치를 들고 나온, 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에서 박노해와 이정로가 주축이 되어 만든 월간지 [노동해방문학]을 통해서 아주 간접적으로 그런 노선투쟁이니, 사상투쟁이니를 접했을 뿐이다. 여전히 내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독서체험은, 아마도 사춘기의 어린 나이여서 더욱 그랬겠지만, 마르틴 부버나 김현이나 황지우나 사이드나 송두율이 아니라, [노동해방문학]이다.


언젠가 황지우가 그랬다.
극우의 득세를 가능하게 하는 좌파의 모험주의.
좌파가 절대선도 아니고, 우파가 악도 아니지만, 내 서툰 관점으로 보건대, 우리나라에 우파는 없다. 그저 기득권이 있을 뿐이다. 그저 그 기득권에 빌붙어 먹는 악질적인 담론권력집단과 세련된 양 세상을 기만하는 위선적 지식인들과 영어가 국가경쟁력이라는, "발음이 엉망이어서 선진국 못된다는 상스런 발상"(강유원)(via 게이터로그)만이 지배적인 권력으로 대한민국을 호령한다.


그런데 민주노동당, 쥐뿔 이건 모험주의도 아니고, 대체 뭔지 모르겠다.
거리에서가 아니라 투표를 통해서, 제한적인 시스템이긴 하지만, 부족하고, 그 출발점과 룰이 불공평하긴 하지만 제도 안에서, 국회 안에서 대중운동하겠다는, 대중정당으로 거듭나 집권하겠다는 사람들이 '일심회(간첩단사건)'을 옹호해서 도대체 뭘하겠다는 건가. 이건 국보법 철폐나 국보법에 반대하는 문제와는 다른 차원이다. 대중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건 악법이니 지키기 않겠다는 저항권의 차원이라고 볼 수도 없다.


각설하고, 대중없는 대중정당이 가능할리 만무하다.
일심회 '동지'를 지켰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혁신안 부결로 민주노동당은 영원히 '대중'을 잃었다.
그 대중이 비록 어리석고, 국보법이 정말 나라지켜주는 법이라고 생각하는 기득권의 악질적인 상징조작, 의식조작에 놀아나는 '반동'일지는 몰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정당을 표방했다면, 제도 안에서 혁명보다 어렵다는 개혁과 혁신을 만들어가겠다는 사람이었다면, 이런 한심한 결과를 보여줘서는 안됐다.


지금 이대로라면 민주노동당은 역사 속으로 저물어갈테다.
펄님의 바람처럼, "다른 사람 모두가 자기 자신의 안위와 돈벌이 재테크에 혈안이 돼 있는 때마저도 헌신해 왔던 그 열정"이 역사 속에서 살려지는 방법을 남겨진 사람들도, 그리고 떠난, 떠나갈 사람들도 거듭 거듭 고민해주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싸우되 방법적 회의와 방법적 미움을 다 안고 있는 방법적 사랑으로 싸워라,
너희에게는 무엇보다 너희 공동의 적이 있고,
그리고 자기 자신이 자기의 가장 큰 적이란다.
상식의 슬픔.
슬픔 多謝

- 정현종, '노시인들, 그리고 뮤즈인 어머니의 말씀' 중에서





p.s.

아직 [뻥구라닷컴]에서는 직접적인 관련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행인님 마음도 꽤나 짠하겠다 싶어서...


* 뻥구라닷컴에 글이 올라왔다.

행인, 그 어디에건 봄은 오고 있다

패자는 말이 없다. 어쨌건 지난 4년 동안, 아니 창당이래 8년 동안, 당은 잘라야할 것을 자르지 못했고, 던져야할 것을 던지지 못했다. 그게 바로 오늘날 당을 만들고 지켜왔던 사람들이 쫓겨나는 어이없는 일의 발단이었다.

(중략)

그러나 봄은 오고 있다. 천지사방 어디에건 봄은 오고 있다. 찬 바람 불어 아직은 추운 엄동이다. 계절도 그렇고 당도 그렇다. 그러나 어김없이 봄은 온다. 지금 이 허전함은 아마도 봄이 몰고 올 따스한 기운을 더 많이 단기 위한 자리비움인지도 모른다. 그래 까이꺼 봄이 온다잖냐, 봄이...

- 그 어디에건 봄은 오고 있다 중에서




장백지 누드 단상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rince님께서 위 글에 다음과 같이 논평하셨습니다.

장백지 소식을 듣자마자 제일 처음에 떠오른 생각은...
"찌라시 기자들 신났겠군..."
정말로, 사진 찾아봐야지보다 저게 먼저 떠올랐어요... ㅠㅠ

저는 솔직히, 소위 찌라시 기자에 대해선 그 양반들 직업이 그런건데, 뭐. 이런 생각이 없지 않습니다. 이 양반들도 맨날 되지도 않는 SF급 소설에 연예인 사생활이나 캐고 다니고, 어디 떡밥 없나 머리를 싸매야 할테니까요. 암튼 각설하고, 저로선 찌라시 기자라는 한정적인 의미보다는 '찌라시 시스템'이 좀더 중요한 것 같은데요. 아무리 거지발싸개 같은 기사라고 해도 그걸 유통하는 '망'이 없다면, 그걸 유통하는 '얼개'가 없다면 무용지물일테니까요.

위 글에서도 보충했지만, 가령 조선닷컴 같은 경우에는 기사 사이드바 박스에 '장백지'를 아주 자극적으로  배치하고 있는데요. 물론 이런 배치는 누구나에게 있는 속물적 호기심(이게 어찌 잘못이겠습니까...ㅡ..ㅡ;)을 자극하고, 또 유도하기 위한 것이겠죠. 다만 스스로 '일등신문'이라고 떠벌리는 미디어회사의 자회사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게 그다지 그 '일등'에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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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소위 진보적인 경향을 갖는다는 경향(미디어칸)도 이런 미끼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물론 조선닷컴처럼 '순발력있게'(?) '장백지'를 포토스토리로 내보내지는 못했지만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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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위 잘 나간다는 중앙일간지의 신문사닷컴들은 대체적으로 이런 미끼시스템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장착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게 전적으로 나쁘다, 니들은 참 저질이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이 전혀 아닙니다. 문제는 이런 시스템에 의해 유도되는 기사들은 대체로 '노골적으로 휘발적이고, 노골적으로 속물근성만 자극'하는 저질 기사들, 저질 콘텐츠가 대부분이라는 점인데요. 저는 오히려 이게 문제라면 문제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다른 글(연예 찌라시즘과 나훈아)에서 썼지만, 오히려 이런 속물적인 호기심, 마땅히 세속에 사는 인간이라면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는 주제에 대해선, 오히려 소위 진보언론이라고 평가되는 한겨레나 경향, 프레시안이나 오마이뉴스, 민중의 소리나 참언론 등에서 좀더 고민어린 관점으로 써주시면 좋을텐데.. 이런 아쉬움이 강하게 드는거죠.
트래픽도 올리고, 일석이조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물론 유교적인 근엄주의, 엄숙주의의 관성이 워낙에 강하니 그런건 그냥 찌라시 기자들이 쓰라고 해,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각설하고 ㄱ. 조중동 ㄴ. 한겨레, 경향, 한국일보(한국아이닷컴) ㄷ.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ㄹ. VOP(민중의 소리), 참세상 등 언론사닷컴에서 어제 새벽(2시쯤) '장백지'를 키워드로 검색해봤습니다. 결과는 이하와 같습니다. 클릭해서 보시면 잘 보입니다. (이런 쓸데 없는 말을..ㅡㅡ;;) 아, 그리고 제가 사용한 브라우저는 파이어폭스입니다.


1. 조중동 : 조선닷컴. 조인스닷컴. 동아닷컴.

ㄱ.
조선닷컴
역시나 '막강한' 검색 결과를 보여주고 있네요.
아주 풍년입니다.
장백지 버라이어티쇼네요.

특히나 웹상에 있는 블로그글까지 검색해주는 그 점만은 인정해주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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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조인스닷컴
도표까지 등장했군요.
짱입니닷!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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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 동아닷컴
조선닷컴과 조인스닷컴의 풍성함에 비한다면, 좀 심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네요.
실망입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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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터넷한겨레, 경향닷컴, 한국아이닷컴.

ㄱ. 인터넷한겨레
항상 느끼는 불만이지만, 콘텐츠의 질은 차치하고 검색결과가 정말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검색의 미니멀리즘인가요? ㅡ..ㅡ; 엠파스에 좀 확실하게 압박 좀 하셔서 제대로 된 검색결과를 만났으면 좋겠네요. 참고로 저는 딱히 한겨레 기사가 궁금할 때도 인터넷한겨레에서 검색하지 않고, 구글링 하는 편입니다.
제발 좀 검색시스템 좀 정비해주세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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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경향닷컴
그냥 심심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인상적인 건 사이드바 '주간 인기검색어 박스'에 있는 '신정아 누드'네요. ㅡ.ㅡ;
아직도 신정아 누드가 검색결과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이 특이(?) 신기(?)합니다.
신정아와 관련해서는 지난 문화일보의 만행(!)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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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 한국아이닷컴
오, 검색결과가 꽤 화려합니다. : )
'중국 네티즌 만만치 않다'는 훈훈한 기사도 있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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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ㄱ. 프레시안
제가 최근에 미디어오늘과 함께 가장 자주 찾는 프레시안인데요.
프레시안은 예상했던 바와 같습니다.
썰렁하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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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오마이뉴스
역시 좀 심심합니다.
꽤 검색결과가 다양하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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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민중의 소리, 참세상

ㄱ. 민중의 소리
기사가 전혀 없습니다. ㅠ.ㅜ;;
자극적인 미끼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보다 어쩌면 더 반갑지 않은 결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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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참세상
처음엔 한참 웃었습니다.
그 뒤엔 뭐랄까... 좀 황당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암튼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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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저는 속물근성을 사랑합니다.
이것은 정말 어쩔 수 없고,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장백지 누드'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고, 어쩔 수 없습니다.
물론 이슬 먹고, 구름똥 싸는 고상하신 산신령분들은 제외하구요.

하지만 이런 정보에 대한 관심을 편향적으로 유도하고, 속물적 호기심을 노골적으로 조장하는 것은 비판할 측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정치와 사회와 경제에 대해서만 쓰자는 게 전혀 아닙니다. 고상한 예술과 철학과 역사와 문학에 대해서만 쓰자는 게 절대로 아닙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 수사력' 칭찬하는 글을 언론사닷컴에서 만나고 싶지는 않습니다. 좀 제대로 된 연예 저널리즘, 좀 제대로 된 연예 블로기즘을 만나고 싶을 뿐입니다. 저도 장백지 누드 사진 어디서 다운 받을 수 있는지, 솔직히 그다지 큰 관심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알고 싶습니다. 저도 누구보다 속물이고, 또 호기심에 가득한 사람입니다.

다만 관심과 호기심에도 조화와 균형이 있어야 하지 않을는지요. 
포털의 미끼시스템에 대해선 말 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언론사닷컴까지 자극적인 미끼시스템을 완비하시겠다면...
이건 좀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끼질로 경쟁하겠다는게 우리나라 일등 언론사닷컴의 경쟁 마인드라면...
KIN 한방 시원스럽게 날려드리고 싶습니다.

큰 이슈는 작은 이슈를 잡아 먹고, 자극적인 이슈는 밍숭한 이슈를 잡아 먹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크고, 자극적인 이슈만이 고민가치가 큰 이슈들은 아닙니다. 때론 정말 따분하고, 작고, 보잘 것 없지만 한번쯤은 고민할 만한, 자신의 실존을 던질만한 이슈들은 세상에 참 많습니다.

'부안핵폐기장백지화'라는 검색결과가 처음엔 정말 웃겼습니다.
진보언론이라는 참세상의 고루한 시스템이 참 한심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짠했던 건 어쩔 수 없이 '태안'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상경해서 울부짖는 그 이쁘지 않은 얼굴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언론사(닷컴)에서 그토록 외면하고 있는, 일류기업 삼성중공업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장백지처럼 얼굴 이쁜 스타 연예인은 아니지만, 장백지 누드처럼 자극적이진 않지만, 충분히 생각해볼 문제이고,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런 심각한 이야기만 해야 한다고 강요하려는게 전혀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이 저는 더 싫습니다.
그렇게 고상 떠는 사람들의 편협함과 경직성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장백지 누드류의 사건들에 너무 빼앗기는 관심이 좀 지나치다고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그 누드 사건에 대해 그저 '네티즌 수사력 운운'하는 저널리즘과 블로기즘이 좀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물론 그런 글도 때론 가볍게 읽을만한 글이기도 하지만요). 사회적인 상상력과 정치적인 상상력이 장백지 누드와 만나는 모습도 가끔씩 만나고 싶습니다.


"삼성 후렌들리~! "한 저널리즘에 대해
"태안 후렌들리~!"한 블로기즘으로
거침없이
훠큐~! 한방

날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