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 - 1.

2008/02/13 02:45
원래 미투로그 댓글창에 메모했던거. 앞으론 메모 끝나면 살짝 추고해서 옮겨적을까 싶다. 매일이 될 수도 있고, 가끔이 될 수도 있고,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어제 (2.12)

0. 크렌베리스는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 너무 간만에 들어서 그런가? 몇 년만에 들긴 했다. 그렇게 다시 크렌베리스를 근 보름 정도 듣고 있는데... 아, 빠져드는구나. 커피, 캬라멜처럼. 마치 연애의 감정처럼... 연애의 풍경이 이런 노래같다면 좋겠다.

1. 엉뚱한 단상.
해바라기(우리영화)는 개념없는 조연(허이재)이 어떻게 영화를 말아 먹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두고 두고 반성적으로 회고되어야 마땅하다. 학예회를 해도 이것보단 낫겠다. 김래원 연기는 꽤 훌륭하다.
내일, 아니 오늘(2.13) 무비토크는 '배우가 망친 영화들'에 대해 이야기할까 싶다.

2. (도아님 글을 읽다 궁금해져서) 묻지마 검색에서 아거님을 검색하다가 이강룡씨의 오래된 글을 읽었다. 그리고 다시 읽은 아거님의 글.

“한동안 나도 블로그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나는 아무런 의미나 목적도 없이 그저 끊임없이 짖기만 하기로 결정했어” (newyorker 만평)

RSS공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블로그”를 기록하는게 아니고 그냥 짖는 것일 뿐이다.

- 블로그계에선 내가 개라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 중에서

이 글은 족히 백 번은 읽었을 거다(물론 짧은 글이니까).
그런데도 잘 모르겠다.
너무 짧아서 그런가보다.
문득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짖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물론 아거님께서 쓰신 글의 취지가 그런 건 아닐텐데..

아무렴 어떤가.


3. '착한 블로그 컴플렉스'에 대해 짧게 써야겠다.
이건 점프컷님 글을 읽고 그런 생각이 든건데...
그런데 아직 쓰고 있지 않다.
뻔한 글이 될 것 같아서...

3-1. 민주노동당 사태와 관련한 손석춘의 낭만적인 헛소리에 대해 쓸까 말까..
그런데 이건 행인님께서 완벽 정리해주신 것 같아서... ('몇 가지 오해')

3-2. 아, 그리고 새드개그맨님과 관련한 글이 숙제처럼 남겨져있구나(네이버 vs. 전여옥 사건). ㅡㅡ;;;
이건 왜 이렇게 끝낸다 끝낸다 하면서 마무리를 못하는건지 모르겠다.

 
17. 새벽 이 시간이 참 좋다.
다들 나와 같은, 내 상상의 동료인, 수줍고, 겁많은 친구들만 빼놓곤, 모두가 자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해서인가보다.
이건 무슨 보호심리인건가...?

때론 사람들은 내가 무슨 대단히 호전적이거나, 혹은 비판적인 사고(씩이나..)를 가진 것으로 생각하는데... 실은 난 참 내가 생각해도 과도한 열등감을 가진, 필요 이상으로 수줍음을 잘타는, 그런데 그걸 숨기기 위해, 오랫동안, 오랜 시간 동안 연습한, 그래서 연습의 껍질이 살처럼 굳어진... 그런 사람일 뿐이다.



오늘 (2.13)

0. 새벽 2시. 오늘도 크렌베리스를 들으면서 웹서핑을 한다. 김은혜가 청와대 들어간다는 소식도 듣고(난 인상 좋은 아줌마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자 사회에선 전설이었단다. 그래?), 아거님 댁에 들렀다가 이런 '섹시'한 글(멜로디언)도 읽었다. "건강한 자본주의" 란 말이 묘한 울림을 준다.

1. '건강한 자본주의'는 마치 형용모순 같다.
이게 말이되는거야?
이런 즉각적인 반응을 나는 내 안에서 조건반사처럼 일으킨다.
하지만 천박한 자본주의보다는 나을테지.

나는 천박한 자본주의의 포로다, 명백한 포로.
내 욕망은 대화와 놀이와 그리고 포르노와 어떤 따뜻한, 지금은 닿을 수 없는, 살에 향해 있다.

그리고 문득 나는 생각한다, 나는 불행하다.
그런데 그 불행의 증거들은 너무도 초라해서, 나는 내 불행에 대해 항거한다. 나에게 좀더 근사한 불행의 증거들을 남겨달란 말이다. 자본주의적 욕망은 불행도 비교대상으로 스스로에게 내면화시킨다.

드라마 자본주의, 환상 자본주의의 편린들...


2. 억압.
에 대해 생각했다.
글을 쓰는 일은 항상 일정한 치유의 목적을 갖는 것 같다.
*** 블로그에 들렀는데, *** 책을 읽지 않아서 쉽게 말하긴 그렇지만... 자뻑 스탈은 그게 학자 혹은 작가의 개성이라고 너그럽게 해석해도(?).. "놀고있네" 이런 자연스런(?)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책 하나 히트 시키면 이렇게 되는건가? 이런 속물적인 상상력이 마구 무럭무럭 자란다.

2-1. 억압에 대해 쓰려고 했다가 엉뚱한 글을 썼다. 글은 (적어도 나에겐) 치유의 목적을 갖는데... 그건 그 글이 나에게 내가 대화를 건네는 방식이고, 대화는 항상 치유의 기능을 갖기 때문이다. (이것도 원래 하고 싶었던 소리는 아닌데.. ㅡㅡ; )

2-2. 글쓰기는 일종의 억압에 대한 도발이자 탈주이며 그 자체로 다시 억압이다.
원래 하고 싶었던 말은 이거다.

2-2-1. 그 억압에서 도망치고 싶은, 그 억압을 찢어버리고 싶은 욕망은 문법 속에 갇힌다. 어떤 막힌 욕망들, 감춰진 욕망들은 글을 통해 풀어질 기미가 안보이고, 그 끝에 남는 건 아주 원시적인 의성어..
가령, 아~~~~!!!! 이런 따위
.


* 이런 글에 댓글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댓글창을 막을까 말까.. 생각해본다.




혹여라도 소식 듣지 못한 분들, 이메일 확인에 게으르신 분들(나처럼)께 정보가 될까 싶어 짧게

호스트웨이에 묶여 있는 도메인이 셋 있다.
kino21.com it-da.net it-da.com
위 세 개 도메인을 사용하는 사이트는 모두 블로그와 관련있다.
키노21은 영화블로그로(이건 요즘 거의 업뎃이 없는 상태고.. ㅡㅡ;;), it-da.net은 올블 블로그카페로(이건 조만간 방법 들어가야 싶기도.. 솔직히 실체가 없어서.. 처음에 너무 기대를 했나보다 싶기도 하고, 내가 너무 게을렀구나 싶기도 하다), it-da.com은 미투로그용으로 (이것도 방법 들어갈까 싶은 마음이 살짝) 사용한다.

안그래도 연장해야 할 시기가 다가와서 종종 메일을 받고 있는데(70일 남았습니다, 60일 남았습니다... 등등), 오늘 메일을 받았는데 도메인 비용을 인상한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글로벌 IT 서비스 기업, 호스트웨이 입니다.
호스트웨이의 도메인 등록 서비스를 이용해 주시는 고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보다 나은 고객 서비스와 시스템 개발을 위해 2008년 2월 18일 부터 도메인 등록, 연장 및 기관이전 비용을 다음과 같이 일부 조정합니다.
앞으로, 더욱 편리한 등록 및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가격 변동 내역을 반드시 확인해 주시고 서비스 이용 시 혼란이 없을시길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안내 사항을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월 18일 이전에 연장할까 싶기도 하고, 이번 기회에 minoci.net 까지 포함해서 다른 업체를 알아볼까 싶기도 하다. 암튼 비용 인상 폭은 다음과 같다(좀 쎈거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추.
기관이전 및 도메인 등록과 관련해서 추천하실 만한 업체 있으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_ _)



* 관련 추천글
Dell Sucks 와 “어이없는 닷네임코리아” (아거) : 닷네임코리아는 댓글의 반응이 호의적이라서 저도 호의적으로 생각했는데요. 좀 문제가 많은 업체 같네요.








예전에 쓰다 만 글인데 급정리 모드로다가...
물론 정리가 될 것 같진 않다.

나는 물론 (똑똑한) 단순이즘과 (심플한) 아기자기즘을 선호한다.


0. 총평
올블 : 복잡이즘과 아기자기즘의 중간
블코 : 심심이즘
미투데이 : 단순해보이는 복잡이즘 + 파편화된 아기자기즘.


1. 올블 (주로 블코와의 비교) (긴 글은 여기)

ㄱ. 올블은 점점더 몰개성적으로 나가는 것 같다.
ㄴ. 가끔은 좀 지저분하다는 느낌도 들고... 정신사납다는 느낌도 든다.
ㄷ. 복잡이즘에 좀더 가깝긴 하지만 의외로 아기자기즘을 느낄 수 있는 장치들도 있는 것 같다.
ㄹ. 주제(혹은 이슈) 접근성에선 블코를 압도하는 것 같다.
ㅁ. 꽤 자주 지적했지만, 특정 이슈에 대한 종속적인 포스팅을 강화하는 방식은 대안을 생각할 때가 될 것 같은데...아, 대안을 열씨미 고민하고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게 어떤 모습으로 언제 구현될지에 대한 최소한의 프로그램이랄까.. .예견가능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공지해주면 좋겠는데... ^ ^;
ㅂ. 올블 회원 10만 넘으면 올블 프레임주소에 대해 뭔가 획기적인 개선을 보여주마.. 했던 것 같은데... 이거 어떻게 되는건지도 문득 궁금하다. (관련한 hof님 포스트. 여기 그리고 여기도 )


2. 블코 (주로 올블과의 비교)

ㄱ. 블코에 종종 가는데(물론 올블보다 자주 가진 않고), 그 때마다의 첫느낌은 '심심'하다는 거다.
ㄴ. 필로스님 말씀을 들어보면 블코는 의외로 '유저들의 능동성'을 요구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유저들의 능동성이 블코의 얼개들과 만나도 별로 역동적인 모습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유저의 능동적인 참여를 고무하기 위해선 거기에 어떤 구체적인 이익(물적 심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게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없다.
ㄷ. 왜 아직도 링크들의 하위 주소들(?)이 바닥줄에 표시되지 않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nova님께서 지적해서 블코측에서 굉장히 아파했던(?) 그 문제인 것 같은데.. 이것 좀 해결되면 좋겠다.


3. 미투데이

ㄱ. 일단 무쟈게 단순해 보이고, 썰렁해보이기까지 하지만! 결코 단순하지는 않다. 이건 물론 게으른 사용자로서의 단편적인 인상일 뿐이다.
ㄴ.  아기자기한 요소들도 많고, 각종의 미세 커뮤니티들, 그런 얼개들도 있는 것 같지만... 커뮤니티를 좀더 키우려면 이런 폐쇄적이고, 기술지향적인(?) 마인드를 갖는 얼개들로는 기술에 대한 저항감을 느끼는 다수의 잠재적 미투 유저들에게 호의적인 평가(는 차치하고.. )를 받기 보다는 어렵군! 딴데서 놀아야지.. 이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우려가 든다.
ㄷ. 미투캐스트는 잘만 활용하면 꽤 재밌고, 유용한, 게다가 미투에도 돈벌어주는 아이템인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적절히 활용할지가 궁금(ㅡㅡ;)하다. 만들어놓고 니들끼리 놀아봐, 이런 마인드로는... 나같이 소심한 캐릭터, 혹은 게으른 캐릭터들에게 자극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미투 운영진 측에서 그 날 그 날 주제들을 설정하고, 여러 미투캐스트들을 그 주제 아래서 들을 수 있도록 묶는 방식도 재밌겠다 싶은데...(미투 '광장' 같은 공간에서)
ㄹ. '친구들은'을 차라리 '광장'으로 변환시키거나 기존의 '친구들은'와 반분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싶다.
ㅁ. 만박님께서 2월에 대대적인 변신을 약속하셨으니... 그저 기다려볼 뿐.






인간의 기억은 정말 불완전하고 깨지기 쉽다.
그런데 그 불완전하고 파편화되기 쉬운 기억 가운데 비교적 오래 살아 남는 기억이 있다.

만약에 만약에 여러분이 아끼는 그 누군가가 불의의 큰 일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는다고 생각해 보자. 만약에 어느 날 신촌 사거리를 가는데, 휴대폰을 타고 여러분이 아끼는 사람이 큰 일을 당해 유명을 달리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고 해 보자. 피가 멎는 듯한 충격, 그리고 복받치는 설움 속에서, 아무 것도 기억할 수 없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몇 년이 지나도 당신은 아마 그 말을 전해 들었던 바로 그 순간 신촌 사거리 무슨 상점인가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럴 silver bells가 울리고, 건너편 그랜드 백화점 앞 횡단보도에는 구세군이 서 있었고, 하늘에는 송이눈이 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다른 때 같으면 쉽게 지워졌을 이 주변 정황들은 당신이 그 충격적인 말을 듣는 순간, 당신의 뇌리 속에 그 충격적 비보와 함께 지울 수 없는 기억으로 남게 된다. 바로 심리학계에 인지적 패러다임의 물결을 열어 주었던 저명한 인지심리학자 Ulric Neisser교수의 섬광 기억(flashbulb memory)에 대한 설명이다.

- 아거, 섬광기억 (Flashbulb memory) [연재 1] (December 18, 2003) 중에서


0. 왜 갑자기 남대문이라고 불렀던, 남대문으로 불렸던 그 어떤 조형물을 갑자기들 '숭례문'으로 부르는걸까, 라고 나는 생각해본다. 아마 그게 좀더 폼나서인가. 남대문으로 불렸던, 이제는 영영 사라진 어떤 상징에 대한, 어떤 정신에 대한 '예의'인건가. 그렇게라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감정을 전하고 싶은건가.

그리고..
문득...
지랄하고 있다. 라고 혼자 나는 읊조리는거다. 그렇게 읊조리는 나도 참 지랄하고 있긴 하다. 때로 내 마음은, 그 마음을 둘러싼 풍경들이 사납고, 폭력적이라서, 그 풍경이 야만으로 회오리치기 때문에 방어적으로 병적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바람이 너무 심해, 집이 부서지고 있잖아...
야, 이 개새끼야.
무너지고 있다니까...

헛소리는 이쯤하고.
그냥 남대문으로 불렸던 숭례문이 붕괴되었던 2008년 설 직후의 기억들, 이에 대한 (주로) 블로거들의 논평들을 모아본다. 언론은 여전히 심심하게 역사 타령하고 있거나, '인재' 타령하고 있거나, 그래도 간혹 '이것도 노무현 탓'(안상수 등의 발언을 전한 경향)이라고 바람잡거나... 그렇다. 경향(신문)에 대해선(이런 류의 기사가 경향 하나 뿐인지는 모르겠으나...) 물론 그 발언 자체를 전하는 게 저널리즘의 사명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뭐랄까 바람잡이 냄새가 난다(제목에서 노골적으로 그렇다). 물론 안상수 따위로 뻐꾸기 날리면 참 재수없긴 하다.




가장 깊게 울린 말이다.
꿈이 아니었구나...



2. 이게 다 노무현 탓... 혹은 이게 다 이명박 탓... 여기에 더해서, 누구 탓도 아니고 공범이잖아... 라는 등등의 발언들.

정치. 그 막연한, 하지만 어떤 것보다 구체성을 갖는 그 권력, 혹은 권력 비슷한 어떤 것(에 대한 상상력)은 남대문에 대한 인상에까지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나는 이것이 정치적인 상상력의 영역, 그러니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 라는 명제를 적극적으로 긍정할 때 생겨나는 그런 풍경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건 일종의 부정적 관성 혹은 (정당하거나 정당하지 않은) 선입견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나는 이런 입장에 대해 유보적이다.


3. 집 근처라 지나며 오늘 몇 번이나 불탄 숭례문을 봤는데,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약간 공포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국보 1호'가 주는 상징성이 사람들에게 실체로 존재한다는 게 좀 무섭더군요. (모리)

언어의 사멸은 언어의 강제보다는 자발적인 언어의 포기에 의해 일어난다 (YY)
"언어를 직접 겨냥한 정책이 아니라, 토착민의 경제적 역할에 대한 정책들이 소수 언어를 사멸시킨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 언어를 겨냥한 정치적 행위들은 실패로 끝나기가 쉽다. 반면 경제적, 사회적 영역의 주요 물자들은 손에 넣고 통제할 수가 있다." (다니엘 네틀·수잔 로메인, 사라져가는 목소리들 중에서)


상징은 힘이 세다.
상징은 권력이고, 그 상징은 끊임없이 작동한다.
현대 자본주의, 그 세련된 야만이 작동하는 방식은 상징(권력)을 통해서다.
부르디외가 말한 상징권력으로서의 '제도'와 '문화', 그리고 그것에 살과 피를 주는 언술들과 이미지들. 그것은 숨겨진 형태로 작동하는 권력임에 반해서, 국보1호 남대문 혹은 숭례문은 노골적으로 스스로가 '상징'임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이 상징 그 자체인 상징은 당연히 가장 광범위한 자장권을 갖는다.

엄마 잃은 아이처럼 그렇게 슬픈건가...
그런거였어?

... 잘 모르겠다.

그런데 문득.
우리 이제 앞으론, 영어로, 좀 폼나게, 슬퍼해야 하는 건 아닐까...


4. "우리의 역사와 전통은 심시티이다" (손윤)
http://yagoo.tistory.com/2209

자,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남’대문’이 아니라, 남’한’이다. (capcold)
http://capcold.net/blog/?p=1073

숭례문의 화재와 붕괴는 전조일 뿐이다. 아직 본 게임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벌써부터 눈물을 보이면 나중에는 어떻게 감당하려 하는가. (소요유)
http://www.soyoyoo.com/archives/298

"콘크리트 숭례문" (Alphonse)

이건 '이게 모두 이명박 때문'과는 구별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정말 두려운거다.
정말... 이러다가 좟되는거 아닌가.. 싶은거다.
나도 정말 이 놈의 대한민국이 두렵다.

이 와중에도 조선일보 김대중이란 양반은 신해철 보다 영어 잘하는 박진영이 잘 나가고 있잖아, 누굴 선택할테냐, 라고 논리로는 도저히 접근하기 어려운 안드로메다급 선동질 날리고 있고, 한국경제에선 이명박 눈도장 받으려 눈물겹다. "유럽선 운하가 친환경 물류수단"이라고 무려 [특별기획]으로 대운하 리포트, 일면에서 대대적으로 때린다(남대문이 붕괴된 그 날, 2008년 2월 11일자). 조선닷컴 최세나 기자는 "진짜 처녀일 것 같은 스타" 가 누군지 아냐며 막장 케이블 독후감 쓰고 있고, 여전히, 아직도, 내 블로그의 가장 많은 유입 검색어는 '장백지' '장백지 누드'인 거디다. 이게 나쁘다, 싫다, 좟같다, 후졌다...를 떠나서 무섭다.


5. 숭례문이 타워펠리스였다면... (이택광)
http://wallflower.egloos.com/1710999


6. [이상한 언론] 숭례문이 탔는데, 왜 국민들의 노력이 필요한거지? 무슨 노력? 성금? (isanghee)

"국민성금으로 숭례문 복원하자" (2MB) - 관련기사 '프레시안'


7. 테러에요. 테러. (mminsq)

늘 있어왔고, 하지만 눈에 보이지는 않았던 그 '재앙시스템'은 온국민을 상대로 무자비한 테러를 가했다.
그 '조직적' 테러는 성공했고, "이상한 언론"에서는 "국민들의 노력"을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늘 그랬듯, 앞으로도 그럴테지만, 타워펠리스는 만수무강하시다.

이명박 특검도, 삼성 특검도...이미 기억에 없다.

... 그게 뭐예요?

그리고 우리들 대부분은, 나도, 당신도, 우리가 잠시 '숭례문'으로 불렀던 남대문을 지우고, 타워펠리스를 욕망할 것이다.




부제 : 기억을 기억하라.


국보 1호 남대문(숭례문)이 허물어져 내렸습니다.
쓰러져내리는 숭례문을 보면서 눈물 흘리는 분들도 많았을 줄로 압니다.
그저 황망한 마음입니다.

이 사건 역시 우리나라에서 대형사고 났다하면 조건반사처럼, 이제는 무슨 당연한 대답처럼 돌아오는 '인재'입니다. 그 '불'과 가까운 순서부터, 이번 사건의 책임소재를 생각해봅니다.  



1. 범인 (방화일 경우)

모든 언론보도들은 이 사건이 방화일 확률이 높다고 이구동성입니다.
목격자들 진술에 따르면 : 50대 혹은 60대. 부랑자(와 같은 옷차림). 알루미늄 사다리... 등등  



2. KT 텔레캅 (언론에서 주로 말하는 바, "사설경비업체")

2-1. 왜 새벽 보도에선 'KT 텔레캅'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혹은 왜 'KT 텔레캅'이란 업체명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나?

새벽 보도에서는 정말 '사설경비업체'의 정체에 대해 의도적으로 함구(?)하는 느낌이 몹시 강했습니다. 좀전(오전 6시 쯤) YTN 보도엔 다행스럽게도(?) KT 텔레캅 관련자 인터뷰가 나오네요. 그리고 MBC에서도 보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KBS는 새벽에 뭐했나('뷰스엔뉴스')라는 비판을 받았던데요. 당연히 관련 보도가 있었을 줄로 압니다.

아무튼, 인터뷰가 없어서 'KT 텔레캅'에 대해 함구했던건가요?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습니다. 가령 새벽 보도에서는 "사설경비업체"라는 말만 씨부리고, 사건 현장에 있는 기자에게 그 사설경비업체가 어디인가, 라고 묻는 앵커 말에 제대로 대답도 안해주던데요(YTN의 경우). 몰라서 그랬나요? 방송에서 말했던 것처럼 주변 소음 등으로 연결이 원활치 않아서요? 설마요. 정말 이해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여전히 언론보도에서 'KT 텔레캅'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KT 텔레캅'이란 구체적인 업체명에 대해 여전히 소극적인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요?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데요. 여전히 'KT 텔레캅'이란 말보다는 '사설경비업체'라는 말을 선호하는 각종의 언론사들의 보도행태는(제가 주로 본건 YTN), 가령 삼성(중공업) 무서워하는 저널리즘의 습성이 이번 사건에서도 관성처럼 작용하는건가 싶은 의심마저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서울시, 중구청, 문화재청, 소방당국을 비판하는 일이 마땅하다면, 일차적인 경비를 책임지고 있던 KT 텔레캅을 비판하는 일 역시 당연하지 않나 싶습니다.  


2-2. KT텔레캅, 입이 열개라도 할 말 없다.

사건 발생당시(10일 오후 8시 40여분 쯤) 소방당국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건이 소방당국에 알려진 건 KT 텔레캅이 아닌 사고를 목격한 시민의 '신고'에 의해서였다고 하네요. 어처구니 한참 없습니다.

더 어처구니 없는 건, 방화사건일 확률이 매우 높은 이 사건에서 경비의 기본 중 기본인 CCTV조차 설치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적외선 감지기는 6개 뿐이었으며, 국보 1호 남대문을 일주일에 무려(ㅡㅡ;;) 5회 순찰했다고 하네요. KT 텔레캅 참 엄청나게 바쁜가 봅니다. 사건 당시에 남대문은 외부 침입에 대해 (당연히) 완전 무방비였다고 합니다.


2-3. KT텔레캅의 사회공헌  

"우리 회사는 문화재청과의 1문화재1지킴이 활동의 일환으로 12월 7일 국보 제1호인 숭례문(남대문)에 무인경비시스템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간다.

특히 이번 서비스에는 언제 어디서든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실시간 영상 확인이 가능한 최첨단 영상보안서비스 텔레캅 아이가 함께 제공된다.

이번 활동을 통해 국보 1호 문화재를 지키고 가꾸는 문화재 안전지킴이로서 이미지를 확보하고 토종브랜드로서의 입지가 굳어지게 되었다."

- KT텔레캅 홈페이지 > 기업소개 > 사회공헌 > 사회공헌 소식 중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련 링크는 씨에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참고로 새벽 동안 씨에님께서 놀란 가슴으로 스케치한 사건 경과는 씨에님의 미투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첨단 영상보안서비스 텔레캅 아이'는 차치하고, CCTV도 설치하지 않은 이 어처구니 없는 꼬라지가 안타깝습니다.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요.


3. 어처구니 - 중구청과 서울시

새벽에 놀라 부랴부랴 YTN 보도를 듣는데, 사고 관련 해설을 하는 한 양반께서 이런 말씀하시더만요.

작년 남대문에서 어처구니가 떨어진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랬는데, 그 복원비용(3백만원 혹은 7백만원)을 두고 서울시랑 중구청에서 서로 비용 떠넘기기 핑퐁게임했다고 하네요. 욕이 절로 나오더군요. 에라이...

* 참조 - 어처구니
1. 맷돌의 손잡이
2. 한옥 용마루 끝과 처마 끝에 마무리하는 장식용 동물형상(작은 조형물들)

특히나 2006년 7월 3월 부터 관리당국인 서울시는 숭례문을 개방하고 시민들의 접근을 허용했다고 하는데요(이번에 처음 안 사실입니다). 개방만 하고 위험에 대한 대비 및 관리를 소홀히 한 서울시의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4. 엇박자, 안일한 대처 - 문화재청과 소방당국

YTN 보도를 접하니, 숭례문은 소방당국으로부터 1분 이내에 존재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서울 중심부에 위치하니 그럴테지요. 그런데도 초기 진화에 실패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초기진화에 성공한 줄로 알고 잔불 잡는 작업을 하다가 내부에 있는 불씨를 잡지 못했다고 합니다. 문화재청은 더 어처구니 없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소방당국에 '훼손 위험'을 강조하면서 지붕을 뜯는 소방작업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하 제가 관련소식을 처음 들은 씨에님의 미투로그에 요약되어 있는 사건의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죠.

숭례문 12시경부터 붕괴 시작! 한 나라의 상징이 이렇게 붕괴되는 군요. ㅠㅠ 숭례문은 방수처리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기와를 뜯고 불을 껐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건 완벽한 삽질이었군요.
- http://me2day.net/ssie/2008/02/11#00:47:01


1. 화재발생 1호로 버틴 시간이 많았다. 2. 처음에는 (소방당국이) 구조를 이해못해 불이 거의 꺼진 줄 알았다. 3. 안 꺼진 줄 인지한 후 문화재청에게 연락했는데 (문화재청은) 안전한 진화를 요구하며 거절했다. 4. 뒤늦게 (상황의 심각성을 안) 문화재청이 허가 5. 뒤늦게 화재발생 2호, 3호로 올림. 6. 압력 가해진 밀폐된 내부 구조는 더 잘 탔다. 7. 이미 많이 뿌려진 물이 얼어 소방관이 기와 제거를 위해 접근했지만 실패했다. 8. 차량을 통해 수평접근을 시도했지만 건축물의 구조와 높이 때문에 실패.  
- http://me2day.net/ssie/2008/02/11#06:20:38
- http://me2day.net/ssie/2008/02/11#06:22:08


5. 누가 남대문을 붕괴시켰나 - 조직적 재앙 시스템과 상징의 붕괴, 기억을 기억하라

이상에서 살펴본 책임 당사자가 자신의 업무를 상식적인 차원에서 수행했더라면,  그러니 어느 조건 하나만 소거될 수 있었다면 이런 참담한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을겁니다. 최소한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었겠지요.

이번 남대문 화재 사건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새로운 전통'을 다시 확인시켜줬습니다. 안전불감증이 그것이지요. 저는 그 '안전불감증'을 좀더 명징하게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것은 조직적 과실시스템, 혹은 '조직적 재앙시스템'이라고 불려야 마땅합니다. 남대문 붕괴 사건은 '또 다른 삼풍 사건' '또 다른 성수대교 사건'임에 분명합니다.

저는 이번 사건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자는 목소리에 공감합니다. 당연한 자성의 목소리일텐데요. 다만 대한민국의 정신을 담고 있다고 여겨지는, 그 가장 드높은 상징인 국보 1호가 저렇게 불꽃들 속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에 대해, 이 어처구니 없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자는 허망한 자성이 그렇게 감상적인 차원에서 지워질 것으로 저는 우려합니다. 저 역시도 그럴테죠.

성수대교가 붕괴한 뒤에도 여전히 삼풍 백화점이 붕괴하고, 또 다시 남대문이 붕괴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허망하게 글로벌 대한민국을 외치는 모습은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지요? 여느 사건이 그랬듯, 또 그렇게 '희생양'으로서의 몇몇 책임자들을 문책하고 아무런 일 없다는 듯 안면몰수할 그 많은 '재앙시스템'의 담당자들은 내내 그렇게 안녕하실테지요.

이 조직적 재앙의 책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정말 눈물이 쏙 빠질 만큼 엄격하게 그 책임을 냉혹하게 물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KT 텔레캅과 중구청과 서울시, 소방당국과 문화재청은 이번 사건을 거듭 거듭 복기해서 자신의 과오와 실수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또 다시 그 실수가 재발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인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기억해야 합니다.
남대문이 쓰러져간 그 흔적들을, 그 타고 남은 잿더미들을 후세에 '문화재'로 남겨줘야 합니다. 쌔삥하게 새로운 남대문을 세운다고 이 상징적인 붕괴의 기억들이 치유될리 없습니다. 오히려 더 기억하고, 더 아프게 그 흔적들을 거듭해서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끄적여봤습니다.
이상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 "꿈이 아니었구나" - 강희누나




* 보충 : 댕글파파님께서 알려주신 문광부 게시판 글


친애하는 관리자님.

이글을 장관님이 직접 보시리라 믿지않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재가 가장 많은 곳이 어디인줄 아십니까?
저는 경복궁을 29번이나 탐사한 22살 청년이고 지금은 중국에서 유학을 하고있습니다.

첫번째 알려드릴 것은 숭례분(당연히'숭례문'의 사소한 오타인듯) 근처에서 노숙자들이 대화하는것을 들었는데 "확 불질러버려" 라고 말하는것을 들었습니다. 숭례문에 경비도 없고 너무 경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숭례문 개방은 바람직했으나. 너무 경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관리자님 탁상위에서만 이 글에 답하지 마시고 실무자로서 이 나라를 사랑하시는 분으로서 한번 현장에 나가보시죠.
한숨만 나옵니다.

(중략)

지금부터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위의 숭례문 경비 체제와 조만간 잘못하면 누가 방화할 수 있습니다.
관리자님 도와주십시오.

- 김영훈, 작성일자 '2007/02/24'


* 사건과 관련한 정치공방에 대해 짧게 : 이명박 책임론, 노무현 책임론에 대해

참여 정부 산하 문화재청의 책임 부분(노무현)이든, 서울시의 숭례문 개방 후의 관리소홀(이명박에게 상대적으로 그 책임의 일부가 직간접으로 존재할)이든, 어떤 정치인 일개인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야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이 재앙 시스템의 일부이자, 공모자들에 불과하니까요. 그 잘잘못과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는 일은 물론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일이지만, 이 비극이 노무현 지지자 vs. 이명박 지지자들의 감정적인 패싸움으로 변질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현재로선 노무현도 이명박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이명박의 철학에 대해선 몹시 비판적입니다만... 어떤 특정의 상징적 정치인을 비판한다고 해서, 그와 이번 비극을 연결짓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정치적인 상상력'은 다소간 불필요한 '확대해석'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이번 화재 책임을 현정부(노무현)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행태에 대해선 정말 짜증 지대룹니다. 정치적인 상상력을 동원해서 비판해야 할 일은 숭례문 화재 사건이 아닐 것 같아서, 짧게 첨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