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예비인가대학이 발표된 마당에 반대해서 뭐하나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반대다.
현행 제도로는 정말 안된다.

이번 발표는 대학간 서열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셈이다.

예비인가대학 및 반응 (연합기사 요약발췌)

수도권
ㄱ. 서울대 (150명) : 요구정원 300명 생각하면 프로그램 굴러갈지 모르겠다.
ㄴ. 고대 연대 성대 (120명) : 총정원 때문에 처음부터 쉽지 않은 문제(고대) 첫단추 잘못. 정원배분이 무슨 특혜 나눠주긴가(연대) 이 정원으론 효율성 떨어진다(성대)
ㄷ. 한대 이대 (100명) : 이렇게 작은 규모론 취지부합 교육 어렵다(이대) 이 정원으론 효율성 떨어진다(한대)
ㄹ. 중대 (80명) : 걱정스럽지만 어떻게든 잘 해보겠다.
ㅁ. 경희대 (70명) : 일단 받아들이고 경쟁력 키우겠다.
ㅂ. 서강대, 건대, 외대, 시립대, 인하대, 아주대, 강원대 (40명) : 만족하진 않지만 참여에 의의(건대) 순차적으로 늘려야(외대)

지방
ㄱ.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120명)
ㄴ. 충남대, 충북대, 전북대, 영남대, 동아대, 원광대, 제주대 (미상) : 남은 정원 500명 나눠갖기. 평균 71명.

탈락한 수도권 대학들
(연합기사 요약발췌)
탈락한 대학 중심의 10여개 대학 비대위 구성 행정소송 시사.
통보 못받고 뉴스접했다. 놀랍다(숙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동대)
50명 예상했다(숭실대)
추가인가 위해 노력 방침 (홍대, 명지대, 국민대)


총평 :
수도권의 중대, 경희대, 그리고 지방대학들을 빼놓고 만족하는 대학은 없는(혹을 없을) 것 같다.
그러니까 예비인가 받은 대학들도 거의 모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탈락한 대학들은 말할 것도 없다. 당장에 비대위 구성해서 행정소송 준비한다고 하지 않나.

이게 도대체 뭔가? 서로 원만하게 합의해도 굴러갈까 말깐데, 앞으로의 상황은 뻔하다. 극심한 후유증, 극심한 대립과 갈등, 이로인해 소모될 사회적 비용은 누가 보상하나. 끝내 인정하지 못하겠다 '투쟁'에 나설 대학들이 한 둘이 아닐거다. 정말 제대로 삽질인 셈이다.

정말 놀라운 건 이게 뻔히, 정말 뻔히 예상되었던, 그래서 이런 불평불만이 별로 신기하지도 않은 문제였다는 점이다. 도대체 무슨 일을 이따위로 하나?

가장 본질적인 문제, 로스쿨 도입취지가 이런 상태에서 제대로 구현될 수 있으리라 보나?
실질적인 리걸마인드를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과 법률서비스의 확대가 로스쿨로 약속되는건가?
천명에서 이천명으로 두 배가 늘었으니가 두배로 발전한건가?
(아니지, 이천명 정원에서 합격률을 80%로 조절하면, 1.6배 발전한건가?)

어느 대학 로스쿨 출신인지를 묻는 새로운 서열은 더욱 공고하게 작용할테고(혹은 현재와 그다지 달라지지 않을테고), 당장 정원에서 대부분 만족하지 못하는 수도권 대학들은 높은 등록금으로 지금까지의 투자자금을 회수하려 들테고, 탈락한 대학이야 말해서 뭐하나. 쌩난리를 칠거다.

뻔히 예상될 사회적 소모비용에 대한 합리적인 대비책도 없이 일을 밀어붙이는 정책입안자와 이런 법률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이 놀라울 뿐이다.

로스쿨법이 어떻게 국회에서 통과된 법인가. 사학 이사회 기득권을 지켜주기 위해 한나라당이 이미 누더기가 된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열우당의 지지부진 로스쿨법과 '맞교환'해서 탄생한 법률이다(당시 MBC 뉴스 참조).  그런데 국회에서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이 모양 이 꼴이 됐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로스쿨 정원 등 실제 개교를 위해 해결돼야 할 문제들을 법안에서 빼고 시행령으로 떠넘겨, 로스쿨을 둘러싸고 이해 당사자들 사이에 갈등을 빚어온 핵심 쟁점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 한겨레, 로스쿨법 국회 통과 (2007. 7. 4)

차라리 이런 식이라면 사법시험 정원을 그냥 2배, 혹은 3배 늘리는게 오히려 생산적이겠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이렇게 한다면 최소한 가난한 고시생이 로스쿨 갈 돈 없어서 공부포기한다는 소리는 없을거 아닌가? 현행 로스쿨법에 의한다면  노무현 신화(이것은 물론 '신화'이지만)도 원천봉쇄다. 학부(4년)을 졸업해야 로스쿨 입학자격이 생기니까. 로스쿨에는 그냥 입학하나?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한 학원들은 여전히 성행할테고, 거기에 거기대로 수업료를 지불해야 할테다. 그리고 입학한 뒤로는 그 '비싼' 혹은 '비쌀 것이 분명한' 로스쿨을 3년동안 다녀야 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현행 로스쿨법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정원을 대폭 확대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사회적인 합의와 합리적인 시스템이 마련된 것도 아니고... 도대체 이게 다 뭐하는 짓거리인지 당쵀 모르겠다....


* 관련 추천글





만박님께서 '2월에는 다 뜯어고친다'고 하셔서, 나름 삘받아 간단히.


1. 스킨 관련 - 광장의 강화, 이단스킨   

이단 스킨을 제공해주면 좋겠다.
물론 삼단 스킨, 혹은 다양한 스킨, 더 나아가 스킨 수정에 관한 권한(너바나나님 의견)까지 주면 더 좋겠지만.


1-1. 현재의 스킨 디자인 - 최상단 단추들

'광장'을 강화하는 방향, 단추통합 방향으로

최상단에 인기글, 최근글, 소식글, 소개글...   마이미투, 새글쓰기, 친구초대, 친구관리, 환경설정, 도움말, 로그아웃

그 아래 우측에 돌아보는, 공감받은, 공감하는, 친구들은

현재 스킨 디자인이 커버하기엔 상단 단추가 너무 많다.
내가 게을러서 더 그렇겠지만 인기글 최근글 소식글 소개글... 이거 누른 기억 거의 없다. 인기글에는 맨날 뜨는 미투로그가 계속이고, 나머진 그다지 흥미가 땡기지 않아서.. ^ ^;;  

왼쪽 최상단 인기글, 최근글, 소식글, 소개글 => 이건 '미투광장'으로 통폐합해서, 그 '광장'에 좀더 볼 거리, 읽을 거리를 아기자기하게 구성해서 그 광장으로서의 효용과 재미를 높이고.

오른쪽 최상단 마이미투 새글쓰기 친구초대 친구관리 환경설정 도움말 로그아웃... 이건

ㄱ. 새글쓰기 (이 단추는 뭐하는 단추인지.. ^ ^; 없어도 되지 않나?)
ㄴ. 친구초대 친구관리 환경설정 도움말 => 설정으로 통합
ㄷ. 로그아웃

이렇게 심플하게 구성하면 좋겠다.


요약 : 최상단탭들 좀 정리하고, 미친들이 좀 섞여서 놀 수 있는 '광장'을 좀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야 재밌을 것 같다. 현재는 미투광장이라고 할 만한게 없다. 그리고 그 접근성은 최상단에 새삥하고 큼직한 단추 하나 혹은 좀더 적극적으로 유도하려면 그 최상단 단추 더하기 각 미투로그 하단 입력시각 앞에다가 아주 작게 '광장' 단추, 혹은 최상단 단추 없이 '광장'단추.

혹은 공지용 한줄(타이틀 바로 밑에 있는거), 이걸 광장으로 가는 안내문구 정도로 하고, 광장에는 관련 콘텐츠 분류 정보들를 갖춰도 좋겠다. 이것도 현재 누르면 너무 썰렁한 느낌이다. ㅠ.ㅜ;


1-2. 두 번째 상단 우측 단추들

돌아보는 공감받은 공감하는 친구들은

가장 많이 누르게 되는 [친구들은]은 현재 스킨 디자인에서는 선택권과 접근성이 극히 제한되는 구조다.

왜냐, 일단 친구들과 접촉하기 위해선 '친구들은'을 통해 접근하는게 그나마 가장 효율적인긴 한데, 내가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들의 글들이 무더기로 내가 접근하고 싶은(^^;;) 친구들의 미투로그 위에 쌓여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왜냐, 미투데이는 친구삭제권이 없다. 이에 왜 문제냐구? 애초에 친구신청 거절하면 되는거였잖아? 친구신청 거절권도 없다. 그럼 그냥 내버려두면 되는거였잖아? 열명 중 아홉명은 차마 그래도 먼저 친구신청했는데 거절하지 못하리라 추정한다. 나도 그 아홉 중 하나다.


1-3. 그러니까 친구삭제권 달라. (친구들은 관련)

이게 서비스의 영리적 목적, 커뮤니티의 활성화, 체류시간의 증가에 좀더 도움이 되리라 장담(할 수는 물론 없지만, 조금은 장담) 한다.


1-4. 친구들은 누르면 생기는 우측 상단의 단추, 친구현황 친구관리 모두쳘치기

친구현황, 친구관리... 이것도 위 '설정'에 포함해주면 좋겠다.

1-5. 친구들은 누르면 생기는 좌측의 모든친구 관심친구

친구삭제권과 관련해서, 친구삭제권을 줄 수 없다면, 관심친구를 초기화면 탭으로 설정할지, 모든친구를 초기화면 설정탭으로 선택할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주저리주저리 생각나는데로 썼는데... 미투데이의 미학적인 철학인 '단순이즘'(미니멀리즘)과 그다지 관계없이 꽤 복잡한 것 같다.

내 보기엔 그 외관만 단순이즘이고, 접근성 차원, 커뮤니케이션 효율성 차원에서는 '복잡이즘' + '선택권없음이즘'이다.

디자인 크게 손보지 않아도 최소한 이단 스킨을 제공해서 사이드바에 위 단추들을 그럭저럭 효율적으로 정비하면 현재와 같은 비효율적인 접근성은 상당부분 완화될 수 있으리라(현재 최하단에 있는 프로필, 타입, 내가 코멘트한 흔적, 나에게 코멘트한 흔적... 이거 접근성 무쟈게 낮다. 이것도 이단스킨이면 왠만큼 해결될 것 같다).

1-6. 광장에 현출되어야 하는 것들

미투캐스트 모음.
공감 많은 글 모음.
링크 관련 글 모음.
그 밖에 이것저것.

1-7. 광장에 현출되면 좋겠을 것들

블로그와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무엇 : 올블이나 블코와의 연계를 생각해봐도 좋겠다.
미투오프 공지들.
새친구 사귀기에 관한 팁들.
혹은 그냥 화끈하게 미투 미팅 이벤트(난 물론 이런데 안나간다).
기타 등등.


2. 밀실 - 글의 노출도 설정권

미투같은 마이크로블로그는 무슨 대단한 계몽적 잠언을 쓰거나, 혹은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처음에는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진행되는 방향을 보니까 이건 도저히 아닌 것 같고) 정서적인 교감이 가장 큰 방향인 것 같다.

그렇다면 네이버식으로 글에 대한 노출정도를 조절하면 오히려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ㄱ. 서친 - 서로친구
ㄴ. 외친 - 나만 신청한 친구
ㄷ. 짝친 - 내가 짝사랑(?)하는 친구

이렇게 삼분하거나, 혹은 ㄱ / ㄴㄷ 이렇게 이분해서 노출도를 조율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게 좀더 아기자기할 것 같다.

3. 기타

만박님께서 말씀하신

ㄱ. 오픈아이디 확 걷어버려?  (반대)
ㄴ. 소식글은 그냥 내가 다 올려? (현재시스템이라면 관심없음)
ㄷ. 태그라고 하지말고 그냥 부제목이라고 해? (찬성)
ㄹ. 글쓰기에 사진 첨부 기능 넣어 (이게 무슨 말씀이신지.. ^ ^;; 잘 모르겠다)


이건 물론.. ^ ^; 지극히 게으른 미투인으로서의 지극히 주관적인 바람일 뿐이고, 이 중에서 한두개만 반영된다고 해도 만족이긴 하다. 그런데 다 연계된 문제라서... 반영안되도 삐치진 않는다. ㅎㅎ


이상이다.


링크님과 함께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최근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영어 교육 정책'에 대해 교육학을 전공하시는 제 지인을 초대해서 인터뷰를 할까 싶은데요. 아래는 제 예상질문지와 제 답변(^ ^;;)입니다.

관련 팟캐스트 링크는 올라오는 대로 보충할까 싶습니다.
아래 질문에 대한 블로거 여러분, 독자여러분의 견해도 궁금합니다.
실제 진행될 팟캐스트와 아래 예상질문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아래 질문들은 그저 초안의 의미만 있을 뿐입니다.



0. 일단 이명박정권에서 추진될, 인수위에서 밝힌 영어교육 정책의 개요을 청취자께 알려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 부분은 제가 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ㄱ. 영어 몰입교육(다른 교과도 영어로 가르친다는)과 영어 잘하면 군대가지 않아도 된다는 '영어교육요원'에 대한 인수위 발표는 여론의 역풍으로 한 걸음 물러선 것으로 보입니다.

ㄴ. 언론에 따르면 오늘 오전 인수위 공청회('영어 공교육 완성을 위한 실천방안')에서는 다음과 같은 거시적인 정책을 발표한다고 하네요.

- 2013년까지 영어전용교사(TEE. 티칭 잉글리쉬 인 잉글리쉬) 2만 3천명 신규채용
- 영어 공교육 강화를 위해 5년간 4조원 투입
- 영어 잘하는 대학생과 주부 등 '영어전용 보조교사'로 적극 활용
- 2010년 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영어수업시간을 현행 1, 2시간에서 주당 3시간으로 확대
- 국가영어능력 평가시험 도입 : 2013 듣기, 읽기 영역, 2015년부터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네 영역 모두 시험볼 방침.

참고.
오늘 공청회에는 진보적 성향의 교육단체들은 참여가 배제되어 "그들만의 영어공청회"(한겨레)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전교조와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는 초대되지 않았고, 방청객 역시 20여명으로 한정해서 참관도 제한하고 있다고 하네요.

덧. 공청회 후 관련 기사. 

이경숙 "프렌들리? 후렌들리! 오렌지? 오뤤지!" (프레시안)


2. 인수위 위원장 이경숙씨의 개인적인 철학이 이번 영어교육 정책 발표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본인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구요. 특히 총장으로 있는 숙명여대에 우리나라 최초로 'TESOL'을 도입한 장본인이 이경숙 위원장이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은 이경숙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을 유도하는 질문이라서 폐기.


1. 2006년 교육부가 전국 초중교 영어담당교사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보면 1만 6천여명(16171명), 전체 영어교사(3만 3천)의 절반 정도가 영어로 수업이 가능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요.

여기에 2013년까지 2만 3천의 영어전용교사가 충원될 계획이라고 하니 결국은 약 4만 여명이 영어전용교사가 초중교에서 영어교육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인력 충원 수단으로서 'TESOL 과정을 이수한 학부모를 영어 교육에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라는데요.
교육학을 연구하고 여성학에 관심이 많은 분으로서 이런 학부모가 영어교사로서 교육계에 진출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육의 문제는 좀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성의 사회 진출도 좋습니다만, 이런 방식으로 성급하게 결정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2. 영어공교육을 강화하면 이명박 정권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공교육이 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십니까? 진중권씨는 모 방송에서 사교육시장은 공교육에 대한 비교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형성된 시장이라서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던데요.

대체는 쥐뿔.
오히려 사교육 시장이 훨씬 더 커질 겁니다.


3. 국제화시대에 물론 영어는 유용한 도구라는 점을 저 역시 인정합니다만, 정말 이렇게까지 모든 국민이 영어광풍에 빠져들어야 할만큼 영어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는것인지 저로선 의문입니다. 이 점에 대해 견해를 부탁드립니다.

영어를 잘하면야 좋겠지만, 교육정책의 효율성 차원에서 모든 학생들이 모두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정책목표는 오히려 비효율적이지 않나 싶네요.


4. 이명박 정권 영어교육의 구체적인 목표가 저로선 모호합니다. 오히려 영어 교육 및 번역 등의 전문가들을 좀더 효율적으로 양성해서 유용한 영어콘텐츠에 대한 번역작업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그런 질높은 영어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방식이 저 개인적으론 더 효율적일 수 있지 않나 싶은데요. 교수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생략.


5. 영어 몰입교육 혹은 영어 공교육강화 정도가 아니라 저는 이 정도면 영어 몰입교, 그러니까 종교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런 영어에의 몰입을 강요하는 정책이 사회, 문화적으로 부작용을 가져오지는 않을는지 염려가 됩니다. 특히나 각종의 지상파에서도 무분별한 영어에 대한 숭배가 공공연히 방영되고 있는데, 가령 예능프로그램에서 괜히 영어식 표현을 남발하는 경우도 많구요.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생략.


6. 중학교에 다니는 자제분이 계신것으로 아는데요. 영어성적은 좋은지요? ^ ^; 자녀 영어교육과 관련해서 따로 준비중이시거나, 혹은 사교육을 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생략.


7. 교육학을 전공하고 계신 주변 지인들께서는 이번 인수위 영어교육정책에 대해 뭐라고들 하던가요?

생략


8. 영어로 다른 과목을 배우면 집중도가 향상한다는 조선일보의 보도가 있었는데요.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노바님의 글 참조.


9.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계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면 재검토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p.s.
여러분의 답변은 무엇인가요? : )


* 이 글은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대운하 판다고 다 굴삭기 자격증 딸 필요없잖아요" - 영어공교육 강화 정책 인터뷰
(인터뷰 소개글)
이 글에 바탕해서 실제로 진행된 인터뷰
 




부제 : 창조적인 연예 블로기즘을 위하여

이제 좀 잠잠한 것 같아서, 좀 담담하게 회고(까지는 아닐지라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짧게 씁니다. 약간 길게 씁니다.


0.
지난 1월 25일에 나훈아 기자회견이 있었죠.
이게 좀 욕먹을 생각같습니다만, 나훈아도 그렇고, 연예 찌라시즘 전파하는 각종 스포츠신문과 포털도 그렇고, 좀 '짜고치는 고스톱'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과적으로 나훈아는 나훈아대로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제대로 된 홍보용 퍼포먼스 한판 때렸고, 찌라시즘은 찌라시즘 대로 그동안 울궈먹었던 나훈아를 또 그렇게 울궈먹을 제대로 된 '떡밥' 하나 건졌으니까요.

물론 연예 찌라시즘에 대해 저는 대단히 비판적이고, 나훈아가 언론(이라고 부르기에도 좀 뭣한 연예 찌라시즘)에 대해 일갈하는 모습은 통쾌하기도 했습니다. 서설이 길어지네요. 스포츠조선의 경우를 실례로 삼아 간단히 끄적거려봅니다.


1. 연예 찌라시즘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사랑스럽고, 도저히 끊을 수 없는 우리들의 속물근성, 세속적인 욕망들을 위해 그들(특히 연예찌라시즘 종사자들, 그리고 포털의 관련 얼개를 담당하는 양반들)은 그렇게 종을 울립니다. 그네들도 이런 저런 '껀수'를 쫓아 밥먹고 사는 사람들이겠죠.

저는 제 개인적인 취향상 연예 찌라시즘을 멀리 하는 편입니다. 이게 제 취향이 고상해서 그렇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반대입니다. 연예 찌라시즘이 파헤치는(?) 그 노골적인 속물근성과 텅빈 공허의 미학에 매혹(ㅡㅡ;)될까 두려서, 그 진흙탕 놀이에 탐닉하게 될까 두려워 피한다고 보는 편이 옳습니다.

이게 연예 찌라시즘이 그렇게 욕을 쳐먹고도 이토록 끈질기게 살아남는 비결(?)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개뿔 무슨 놈의 교양이니, 지식이니, 비판적 사고니 뭐니를 온통 들이 밀어도, 나훈아가 바지 지퍼 내리는 그 놀라운 '스펙타클'에 우리는 매료됩니다. 연예 찌라시즘은 그 '스펙타클'을 또 그렇게 텅빈 공허의 미학으로 중계합니다.


2. 연예 찌라시즘, 그 슬픔...

처음에는 연예 찌라시즘을 사정없이 비판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그 연예 찌라시즘이 문득 슬퍼보입니다. 그 연예 찌라시즘에 왠지 모를 연민을 느낍니다. 나훈아가 바지 지퍼 내리는 그 장엄한 스펙타클에서 의도한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에이 씨바, 니들 다 X까라 그래"

이 메시지가 향하는 대상은 물론 연예 찌라시즘(종사자들)이겠죠. 그런데도 그걸 멋지다고 쓰고 앉아계신 찌라시즘 종사자의 짧은 칼럼에, 그 텅빈 공허의 미학을 담은 짧은 글에 무한한 연민을 느낍니다. 물론 한편으론 코믹하기도 하지만요.

오늘 나훈아 기자회견장에 다녀왔습니다. 결론은 돈 주고도 못볼 디너쇼를 한판 보고 온 기분입니다. 역시 분야의 최고는 다르더라고요. (중략)
회견장 가는 내내 "어쩔 거야, 정말 바지를 내리기야 하겠어?"라며 궁시렁거렸었는데, 세상에, 정말로 바지를 내리시는 겁니다. (중략)
기자회견장을 나오면서 저는 결심 하나를 했습니다. '다시 공연을 한다면 디너쇼 티켓을 꼭 사서 보러가리다'라고요. - 유아정, [여기자가 본 '나훈아의 카리스마'](1월 26일자. 스포츠조선)

자신을 비판하고, 성토하는 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는 기자(라고 하기엔 뭣한 찌라시즘 종사자)의 '결론'은 "다시 공연을 한다면 디너쇼 티켓을 꼭 사서 보러가"겠다입니다. ㅠ.ㅜ;; 이 텅빈 공허, 그 끝간데 없는 공허가, 그 찌라시즘의 미학이 저에겐 문득 연민을 느끼게 했던 거디었던 거딥니다.

그러니까 어떤 놈 뒷담화를 신나게 하고 있다가, 그 놈이 한마디 했더니, 우와 너 짱 멋있다!!, 이러고 있는 거죠. 자신을,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연예 찌라시즘에 대한 반성적 회고는 전혀 없습니다. 이런 글을 읽으면 정말 두뇌가 1g이라도 남아있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또 한편으론 그래, 그렇구나...너도 먹고 살아야지...어차피 짜고치는 고스톱인데 뭐... 하게 됩니다.

참고로 1월 25일자 26일자 스포츠조선 1, 2, 3면은 전부 나훈아 기자회견 관련 소식이었습니다. 그날 중앙일보 일면도 관련 소식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중앙일간지로선 예외적인 경우죠). 암튼 스포츠조선 일면에는 사건의 경과를 알려주는 도표가 하단에 있었는데요. 거기에서 '자랑스럽게' 이렇게 밝히고 있더군요. 스포츠조선 참 장하십니다.

스포츠조선이 최초로 나훈아 잠적은퇴설 보도. 3월로 예정된 세종문화회관 콘서트 취소와 함께 소속사 폐쇄. (07년 2월 20일)
- 스포츠조선, 2008년 1월 25일자 일면 하단 사건 일지 설명 중에서

----- 오늘 새벽에 여기까지 썼다가 닫았는데... 알고 보니 [PD수첩]이 이 소식을 다뤘군요. 꽤 좋아하는 프로그램입니다만, 어제는 놓쳤는데 말이죠. 그러니 아직 그다지 잠잠해진 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암튼 이어서 씁니다. -----


3. 연예 찌라시즘의 구조 - 특히 포털과 관련하여

미디어 오늘의 짧은 기사를 보니 [PD 수첩]에서 주목한 것은 나훈아 괴담(?)의 발생과 그 확대재생산, 그리고 유통의 구조라고 하네요. 그리고 위 기사를 보니 연예 찌라시즘 종사자의 블로그가 결정적인 발아점이 된 것 같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걸 연예 찌라시즘에서 받아쓰고, 그게 다시 확대재생산된 것으로 간략하게 나옵니다.

[PD수첩]을 보지 않아서 확언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연예 찌라시즘의 심리적 기저에는 '속물근성' 혹은 당연한 선망의 감정과 호기심이 자리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이 연예 찌라시즘의 심리적 구조를 담당하겠지요. 그리고
, [PD수첩]이 이미 지적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연예 찌라시즘의 물적 구조를 논함에 있어선'포털'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포털이 앞으로도 당분간(그게 언제까지일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콘텐츠 유통의 지배적인 플랫폼으로 기능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면, 제발 제발 모든 포털 공히 채택하고 있는 '실시간 인기 검색어' 혹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정책은 폐지되거나, 혹은 전향적으로 수정되기를 바랍니다. 이 물적 얼개를 통해서 포털사용자들의 연예 찌라시즘 친화적 마인드는 공고히 구축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런 관심을 어떻게든 '콘텐츠' 백화점이자, 유통기관을 자임하고 있는 포털이 다루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하지만 모든 검색 시스템의 필요적 연계로서 '실시간 급상승(인기) 검색어' 정책을 쓰는 건 정말 정말 포털이 그 사회적인 책임과 공공성을 아주 조금이나마 인식하고, 포털이 실질적으로 미치는 그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정말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전향적인 개선이 곤란하다면, 최소한 카테고리별로 순환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포털의 검색과 연계된 사이드바(?)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그 실질이 '실시간 급상승 "연예인" 검색어'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네티즌들의 '자연스런' 관심의 결과를 수집, 분류해서 보여준다는  '농담'은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당연히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을 알고, 또 그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그것도 총체적 콘텐츠의 유통을 담당하는 시스템이 '연예인'이 거의 90% 이상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반드시 시스템의 합리적인 개입과 조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다시한번 강조하건대, 최소한 이 검색어 결과와 이 '급상승 검색어' 시스템 사이의 연계를 끊을 의지가 없다면, 최소한 그 급상승 검색어 박스가 정치 / 사회 / 경제 / 스포츠 / 연예 정도의 거시 카테고리로나마 자동적으로 순환할 수 있도록 설정해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것이 거의 모든 국민들이 이용한다고 할 수 있는 '포털'이 그 공공성을 최소한으로나마 지켜내는 방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방식이 연예 찌라시즘의 심리적 기저를 공공히하는 포털 시스템의 폐단을 조금은 줄일 수 있는 방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류의 말 정말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해서라도 정말 정말 이 부분은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블로거 여러분께서도 제가 말하는 취지에 조금이나마 찬동하신다면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길 당부드립니다.


4. 창조적인 연예 블로기즘을 위하여

요즘 진보진영(?) 내부에서 민주노동당 문제로 말들이 많습니다. 제가 즐겨 찾고, 또 좋아하는 블로그 중 하나인 [뻥구라닷컴]에서도 민주노동당의 내부 진통과 관련해서 손석춘의 훈수(?)을 비판하는 글이 있더군요. 간단히 논평하자면, 저 역시 손석춘의 추상적이기 그지 없는 훈수질은 이제는 그만 멈추길 바라는 심정입니다. 도대체가 뜬구름 잡는 수사로 점철된  관념적이고, 감상적인 손석춘의 글을 읽노라면 민주노동당 문제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왜 이런 관련 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저는 연예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유교적 엄숙주의랄까, 양반의식(?)이랄까... 때문에, 진보적인 지식인들, 혹은 진보적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쉽게 말하죠, 먹물들은 연예인 이야기, 연예계 이야기 잘 안합니다. 그런데 저는 앞으로라도 이런 이야기도 좀 많이 할 생각입니다. 물론 제가 무슨 진보적 지식인씩이나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또 먹물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구석이 넘쳐나죠.

엉뚱한 상상입니다만, 민주노동당(혹은 문국현)이 따분한 정치이야기, 경제이야기에 그렇게 공들인 만큼, 연예이야기, 문화이야기들에 공을 들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민주노동당의 구성원들이(저는 민주노동당과 아무런 관련 없습니다. 그저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으로서 심정적인 호감을 갖고 있을 뿐이지요. 어떤 익명께서 '민노씨'라는 닉네임 때문에 민주노동당하고 무슨 관계냐 이러신 적도 있긴 하지만요) 비정규직과 FTA, 국가보안법에 대해 고민하는 그 10분의 1만큼이라도 연예산업에 대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관심을 쏟았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이슬먹고 구름똥 싸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누구나 속물이고, 또 누구나 숨기고 싶은 알 수 없는 욕망들, 모순과 갈등의 포로들입니다.

진보정당이라면, 그래서 대한민국 사회의 뒤틀린 욕망과 경쟁 메카니즘에 대해 비판적인 안목을 갖고, 좀더 인간적인 사회를 꿈꾸는 현실적인 조직이라면
PD니 NL이니로 고민하는 그 만큼 이런 비루하고, 숨겨진, 얼핏 보면 싸구려 이야기 같은 욕망의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마땅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얘기가 좀 샌 느낌이 있는데요.
역시나 짧게 쓴다고 했던 글이 꽤 길어지네요. ㅡㅡ;;
좀 제대로 된 연예 저널리즘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개성 넘치는 연예 블로기즘를 만나고 싶습니다. 그저 소모되는 연예인 이야기가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적인 상상력과 정치적인 상상력을 갖고 좀더 의미있게 우리들의 '자연스런' 관심들과 욕망들을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의 연예 찌라시즘으로는, 그리고 현재의 포털 시스템으로는 이런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만들어질 것 같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블로거 여러분들, 우리가 씁시다.
최소한 연예인 이야기들,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리뷰들은 기존의 저널리즘에서 행하는 뻔하고, 싱숭맹숭한 이야기들 보다 훨씬 더 수준 높은 블로기즘을 보여주는 많은 블로그가 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포털이라는 감옥에 갇혀 실시간 인기 검색어 클릭질할 시간에 차라리 그런 블로그를 찾아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훨씬 더 재밌고, 생산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준 안 높으면 어떻습니까.
최소한의 문제의식과 최소한의 방향을 갖고,
얼마든지 찌라시즘이 보여주는 텅빈 공허 보다는 그래도 뭔가 있는 글들을 여러분들이 쓸 수 있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모든 이야기들은, 리뷰와 논평들은 사실 혹은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개연성을 발아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나훈아 괴담은 사실 혹은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개연성을 인정하기가 좀 어렵지 않나 개인적으로 판단합니다. 나훈아 괴담은 그저 찌라시즘이 스스로를 먹여살리기 위한, 관심을 유도하고, 그저 소모하기 위한 자극을 위한 자극이 확대재생산된 사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런 류의 찌라시즘은 세속적인 흥미가치와 '고민가치'와의 균형을 현저히 일탈하고 있습니다.

많은 블로거들께서 좀더 적극적인 정치적 상상력, 사회적 상상력, 관계적 상상력을 스스로 자극해서 그저 연예 이야기만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들을 사회와 정치와 경제 속에서, 우리들의 실존과 관계 속에서 고찰하고, 연계해 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너무 말이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상 줄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





올블에 대해 짧게. : )

다음 글들의 연장선에서 작성하는 글입니다.

2007 올블 TOP 100 블로그 단상 : 경향 및 이모저모
흐지부지 끝난 온신협 RSS 논의 - 올블 어워드 후기 (연재1)

특히 두번째 글을 통해선 이 글을 쓰겠다고 약속하기도 했고요. ^ ^;; 서툰 단상을 적는 글이라서 별로 읽을만한 글은 아니겠지만, 스스로 올블 어워드에서의 만남을 의미있게 기억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 끄적여봅니다. 역시나 무미건조한 글이 될 것 같아 걱정이네요. ^ ^;

지난 올블 어워드 행사에서 올블의 젊고 멋진 CEO 하늘님과 잠시 얘기를 나눴는데요. 역시나 화장실에서 우연히 만났습니다. -_-; 그래서 볼 일 본 뒤에 담배 피우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짧게 나눴죠... 각설하고 본론으로다가.



0.
하늘님께서도 현재 올블의 방향성에 대해 그다지 낙관적으로만 생각하고 계시진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사려깊고, 겸손한 하늘님께서 엄살(? 적당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네요 ^ ^;)을 피우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올블은 여러 올블 유저들께서도 직관적으로 느끼시는 것처럼 '이슈포스팅'을 강화한 표시체계(메인디자인)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미디어적 요소를 강화하는 변모과정을 보여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점은 하늘님께서도 인정하시는 것 같습니다.


1. 그러니 이것이 첫 번째 토끼입니다(블로그 미디어로서의 올블).

미디어, 혹은 이슈에 대한 공론화 플랫폼으로서의 올블은 이슈파이터들에게 좀더 높은 노출도를 보장하는 표시체계와 추천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당연히 핫이슈가 많은 태그를 가질 것이고, 자연히 그 핫이슈에 대해 쓰는 글들이 좀더 높은 노출도를 갖게 될 것이며, 그렇다면 당연히 추천을 받을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죠. 이것이 현재 올블의 특징적 모습이라고 저는 봅니다.

초기 올블(솔직히 초기올블의 모습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고, 제가 올블에 참여한 것 역시 2년 밖에 되지 않아서요. 암튼)의 심플한 메인디자인은 지금의 다소 귀신나올 것 같은 화려한(?) 디자인으로 변모했죠. 그리고 그 중심에는 메인 박스인 "지금 블로고스피어는"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 블로고스피어는"은 올블이라는 '미디어'의 '헤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슈포스팅을 강화하고, 한편으로 유도하는 올블 메인디자인은 다음과 같은 장단점을 갖습니다. 특히 올블 '헤드라인'(지금 블로고스피어는)에 대해서 써봅니다.

ㄱ. 사회적 현안(혹은 블로그계 내부의 현안)이 되는 이슈에 대한 공론화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인에 선정된 주제들은 많은 태그를 받은 이슈이니 (확률적으로) 좀더 중요한 고민가치와 흥미가치를 지닌 이슈일 확률(말그대로 확률이죠)이 높겠죠. (장점).

ㄴ. 그런 공론화를 통해 블로거들 사이의 토론을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도와주고, 블로그 파워로서의 공적인 의사표시의 대외적 영향력을 효율적으로 조력하는 기능을 갖는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장점)

ㄷ. 다만 (가장 빈번한 정치사회적 이슈와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자신만의 전문분야, 관심분야에 전착하는 블로거들에게는 이런 이슈중심 메인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노출기회를 축소시키죠. (단점)

ㄹ. 이런 환경 속에서는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포퓰리즘이 득세할 가능성은 점점더 높아지고, 좀더 깊이있는 고민과 인식, 그리고 개성을 보여주는 블로그들은 올블이라는 플랫폼에서 점점더 소외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입니다. (단점)

올블로선 블로고 '미디어로서의 성격'을 강화하면서 더불어 (이슈와는 상관이 없더라도) 의미있는 글들이 추천시스템을 통해 동등하게 주목받고, 블로거들의 개성과 각 블로그 나름의 전문적, 혹은 준전문적 인식들이 올블이라는 매개를 통해 소통하고, 또 동시에 올블이라는 정보 창고에 꾸준히 축적될 수 있기를 기대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축적된 정보들에 많은 블로거들이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올블 시스템이 작용하기를 기대했을 겁니다.


2. 즉, 블로거들의 아카이브(특정 영역에 대한 정보창고)로서의 올블이 되기를 기대했을테죠. 이것이 두 번째 토끼입니다.

그런데 쉽게 말해서, 현재의 올블은 블로그 아카이브로서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제가 올블 시스템을 잘 활용하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 축적된 콘텐츠가 효율적인 올블만의 분류체계를 통해 많은 유저들에게 의미있는 '회고적 검토'를 가능할 수 있도록 조력하고 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현재 올블은 매일 매일의 이슈들이 '감상적 당파성'의 경향이 점점더 현저히 증대되는 추천 경향이라는 '환경' 속에서 추천시스템을 골격으로 이슈들을 비생산적으로 소모시키는 경향을 가속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하면 자극적인 이슈들에 감정적 표출, 생산적 논의, 논쟁 수준에 미달하는 감정적인 폭주가 올블의 한 모습처럼 되어 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하루, 혹은 이틀 정도의 시간 동안 유통되고 소비되는 콘텐츠가 전혀 의미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좀더 긴 시간의 간격을 두고 논의가 진행되어야 마땅한 이슈조차도 올블 시스템 안에서는 좀더 자극적이고, 좀더 따끈따끈한 이슈들에 가려지게 되고, '회고적 검토'는 그 가능성을 확보하기가 몹시 어려운 구조입니다.


3. 한 마리 토끼만 남았다

현재 올블의 모습은 이상에서 추상적으로, 인상적으로 검토(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암튼)한 바와 같이 한 마리 토끼, 소비적이고, 과시적이며, 자극적인 이슈파이터들을 위한 '미디어' 경연장으로서의 모습이 점점더 가속화되고 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아주 솔직하게 말씀드리죠.
예전에는 올블 어제의 추천글을 통해 읽는 글들은, 물론 순전히 제 주관적인 체험에 불과하지만, 대체로 그 글이 담고 있는 객관적인 질은 물론이고, 그 블로거 개인의 고민과 관점, 그리고 개성에 있어 매우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주관성이 강하게 개입된 개인적인 체험에 불과하다는 것은 저 역시 인정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추천글 목록을 보면, 그 절반, 혹은 그 절반 이상이 "내가 왜 이 글을 읽으라 시간을 낭비했나... " 싶은 글들입니다. 저만 이렇게 느끼나 하면 반드시 그런것만 같지는 않습니다. 가끔씩 주변의 친한 블로거들과 올블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체로 이런 아쉬움을 전하곤 하는 경우가 꽤 자주 있으니까요. 물론 이런 한정적인 소수의 체험치를 올블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로 둔갑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암튼 그렇다는 ^ ^;; 것이죠.


4.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현재 올블 시스템은 메인 의존성이 너무 강해보입니다. 그 메인을 한번 훑어보고 나면 올블에서 '놀 건덕지'가 별로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아요. 이는 영리기업으로서의 올블로서도 매우 안타까운 점일 것으로 저는 추정(말 그대로 추정)하는데요.

테크노라티가 그 메인디자인을 고전적인 거시 카테고리 탭으로 분할하고 있는 점은 올블에게는 충분한 참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블 top 100 어워드와 관련해서 foog님께서 포스팅한 글을 보면서, 저로선 꽤 공감했는데, 블로그들의 개성과 (준)전문성을 좀더 보완하는 시스템적인 조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현재의 이슈파이터들이 득세하고, 또 거기에 그다지 찬성하기 어려운 감상적이고, 자극적 포퓰리즘(추천의 감상적, 피상적 당파성)이 강하게 득세하고 있는 현재의 올블이라면, 앞으로의 개편에서는 '고전적인 거시 카테고리'를 통한 두 마리 토끼 사이의 '조율'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는 올블의 재밌는 이벤트이자, 매우 강한 상징성을 갖는 올블 탑 100과도 연계해서 각 영역별 추천 블로그들을 선정할 수 있는데 효율적으로 조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테크노라티의 거시 카테고리인

- 프론트 페이지 (메인. 기본)
- 비지니스
- 엔터테인먼트
- 라이프스타일
- 정치
- 스포츠
- 테크놀로지

- 포토

- 블로거 센트럴

위와 같은 다소간 고전적 분류방식을 통한 표시체계의 개편은 충분히 고려할만하지 않나 싶어요.

현재 올블은 최상단의 소용가치가 너무도 현저히 떨어진다고 판단하는데요. 더군다나 채널전체보기, 북마크(예전의 키워드 탭)는 현재와 같이 어수선한 디자인에서는 그 '클릭'이 유도될 확률이 매우 낮다고 추정합니다.

저야 디자인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그저 평범한 올블 유저로서 개선안을 제안한다면..
ㄱ. 최상단 중앙에는 좀더 큼직한 검색창을 두고
ㄴ. 그 바로 아래 하단에 테크노라티의 거시 카테고리 탭에 해당하는 분할탭을 장착하고
ㄷ. 채널 전체보기와 북마크 안에 숨겨진 내용들을 바깥으로 꺼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채널 전체보기 안에 숨겨져 있는 영화와 정치 섹션은 왜 거기에 숨어 있어야 하는지, 그걸 클릭해서 굳이 접근하려는 올블 유저가 얼마나 있을지 저로선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부족한 생각이나마 혹여라도 올블이 앞으로 향할 방향에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서, 유저의 일인으로서, 그리고 올블의 블로거 마인드를 좋아하는 동료 블로거로서 몇 자 적어봤습니다.

이상입니다.



* 관련 추천글

foog, 뒤늦게 베스트블로거 선정 등에 대해 몇마디




p.s.
올블을 매개로 한 토론에 대해선 저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어떤 블로그에서(기억은 나지 않는데요) 비판하는 블로그 짜증난다, 싸우기만 좋아하는 올블 유저는 (자신이 CEO라면) 채용하지 않겠다(^ ^;)는 뉘앙스의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ㅡㅡ;; 비판이 가치가 없다는 해괴한 주장은 저는 정말 난생 처음 듣는 주장이었습니다.

토론이 지나친 감정적인 폭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하고, 또 토론과 비판을 빙자한 악의적인 인신공격과 감정적 비난은 구별해야 마땅하지만, 서로간 비판적인 인식을 견지한 합리적인 토론문화는 우리 사회에서나 블로그계에서나 무엇보다 먼저 정착되어야 하고, 좀더 고양되어야 마땅한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상호간의 건전한 비판과 토론을 그저 '놀이'로서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인드가 오히려 더 절실히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네, 맞습니다.
이건 사족이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