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태

2009/04/16 16:26
노정태는 합창단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독자들을 설득하는 일보다는 자신의 상처받은 자존심, 혹은 자신에게 혹시라도 상처를 낼 수 있을 것 같은 이견에 대해 그 이견을 짓밟고, 조롱하는 것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자존심을 지키는 일은 모든 이들에게 당연히 중요한 일이다. 글쓰는 사람으로서 자기 입장의 근거를 지키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글쓰는 이의 자존심이란 궁극적으로 무엇인가? 그 글은 누구를 향해 있는가? 그 글이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실천은 무엇인가? 그 글에 담긴 정신이 눈꼽만큼이라도 더 현실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스스로 고민하는 사람, 그 실천의 방법에 대해 성찰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우리는 지성인이라고 부른다. 노정태가 주변 또래들보다 조금 더 아는 것이 많은 지식인일 수는 있겠지만, 이건 정말 지성의 태도라고는 보여지지 않는다.

때론 토론이란 본질적인 것들을 짓밟는 사사로운 감정의 어지러움들로 더러워지곤 한다. 아무리 드높은 권위의 저서들을 자신의 근거로 쌓아 올리더라도, 아, 헛되다, 그건 좀더 진심을 다해 조롱할 수 있는 무기를 쌓는 일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의 지식이란 얼마나 비참하고, 또 얼마나 야만적인가. 그 지식은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지식인가. 그런 목적 없는 수단의 지식들이 많아지면, 그렇게 지식을 활용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도록 세상은 좀더 비참해질 뿐이다. 우리는 좀더 비참해지기 위해 싸우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연대를 외치지만 실은 분열에 기여할 뿐이다.

노정태에게 합창단이란 어떤 존재들인가. 그들은 그저 자신의 상처받을지도 모를 자존심을 위해서는 언제든 모자르트와 베토벤의 팩트 놀음 뒤로 내쳐질 수 있는 글감에 불과한 사람들이었던건가. 팩트골룸이라고 스스로 비웃었던 그 오류를 스스로 실천하는 그 어리석음을 위해서 지워질 수 있는 그런 존재들이었던가. 노정태가 그  대단한 자존심의 그림자 만큼이라도 합창단을 염려하고, 진심으로 연대하고자 했다면, 한다면, 할 것이라면 이런 유치한 태도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몹시 안타깝다.


* 발아점
* 관련글


* 원래는 '아고라 : 위클리경향 커버스토리 단평'의 부분이었던 글인데, 블로거 테츠조언("너무 길어요, 인간적으로 어떻게 좀 해봐요... 흑")을 받아들여 이제야 추고, 보충해서 쓴다("테츠님 조언에는 다시금  감사~!" 물론 이런 조언이 종종 있어왔지만서도..). 주제는 시사주간지 온라인판 간단비교'. 조언에 따라 가급적 간단히 써본다.

1. 위클리경향

요약 : 단순이즘. 좌측 정렬. RSS(X). 트랙백(X). 헤드라인 강조 약한 전면 삼단. 짧은 상하 폭.

첫느낌은 단순소박이다. 개인적으론 단순이즘을 선호한다는 터라, 약간 심심한 느낌도 없지 않지만, 디자인만으로 보면 가장 맘에 든다. 바닥에 있는 RSS 단추는 훼이크다. ㅡ.ㅡ; 경향닷컴(스포츠칸)과 RSS주소들이고, 위클리경향 RSS는 아니다. 큰 글꼭지 단위로는 클릭이 안된다. 좀 아쉽다. 개별 기사에 대한 트랙백은 지원되지 않는다. 경향신문 RSS 주소 (링크).

2.
한겨레21
요약 : 헤드라인 꽤  화려. 중앙정렬. RSS(O. 부분공개. 금요일). 트랙백(O). 헤드라인 강조 삼단. 짧은 상하폭.

RSS를 제공한다. 그것도 꽤 다양한 하위 꼭지별로 지원한다.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된다고 한다. 물론 '부분공개'설정이다. 구독자 편의를 고려한다면 전체공개도 한 번쯤 생각해볼만하지 않나 싶다. 물론 그렇게 하면 직접 사이트 방문 빈도가 떨어져서 트래픽이 감소하고, 관련해서 광고수익이 떨어질 것 같기도 하지만, 이게 정말 과학적인 연구와 통계치가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 언젠가 웹초보가 이 반대의 통계가 있다고 쓴 것 같기도 한데... 구글링을 해봐도, 웹초보 블로그에 가서 찾아봐도 그 글은 찾아지지 않고, 메이저 언론사 최초로 영국 가디언이 전체공개 정책으로 전환했다는 간단한 뉴스 인용 소개글(웹초보)은 찾아진다.

아무튼 내 자신 구독자 입장에서 경험을 이야기해보면, RSS 구독 목록이 점차로 많아지면서, 오히려 부분공개하는 경우에는 그 부분공개분만 읽고 넘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장기적으로 보면(키포인트는 '장기적'!) 그 사이트에 대한 방문 빈도가 오히려 낮아진다(지난 번 블로거 오프에서 아틸라도 이런 취지로 이야기하더라능...).  물론 이걸 또 일반화시킬 수는 없을 것 같기는 하다. '부분공개'에서 '전체공개' 바꾼 결과를 다룬 도아의 글을 보더라도 그렇다(다만 이건 '단기'라는 점). 그리고 여기에는 단순한 '전체/부분' 공개만의 변수가 있는 것은 아니고, 글의 성격, 독자들의 성향들이 개입한다.

특이한 점은 인터넷 한겨레와 마찬가지로 한겨레21도 개별 기사에 '트랙백'을 지원한다는 점인데, 솔직히 이 트랙백은 지원한다는 사실 자체로만 보면 대단히 평가할만 하지만, 거의 '실효를 잃어버린' 트랙백이다. 트랙백을 보내도 거의 존재감이 없다. 이는 네이버의 트랙백과 유사하다. 네이버 트랙백은 블로그툴 가운데 가장 존재감 없는 트랙백 가운데 하나일텐데, 물론 이건 이유가 있다. 네이버는 여전히 밖으로 빠져나가는 트래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아무리 오픈캐스트를 외쳐도 이건 넉넉하게 인정될 수 있는 사실이라고 본다). 이왕에 트랙백 지원하는 거 좀 '존재감'있게 지원하면 좋겠다. 한겨레21 RSS 주소 (링크)

3.
시사IN

요약 : 메인 다소 화려. 중앙정렬. RSS(X). 트랙백(X). 헤드라인 강조 삼단. 굉장히 긴 상하 폭.

가장 눈에 거슬리는 건 최상단 좌측에 있는 번쩍거리는 플래시 광고다("희망제작소" 광고.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참 외향적인 성격 같다. 참 많이 어지럽다.). 시사인에서 광고 받을 때 번쩍번쩍 플래시는 제한하는 쪽으로  광고주들을 설득해주면 좋겠다. 방문자 아주 심란하게 만든다. 헤드라인은 다소 화려하지만, 한겨레21만큼  어수선한 느낌은 아니다. (개인적으론 좀 놀랍게도) RSS를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 내가 잘 못찾고 있나 싶어 아무리 두리번 거려도 없다. 못 찾겠다. '못찾겠다, 꾀꼬리~'. 포기다. 모언론도 없는 판에, 게다가 온라인 에서 나름으로 꽤 홍보 효과를 누린 시사인에서 전혀 RSS가 지원되지 않는건 많이 아쉽다(개인적으로 '다음 블로거뉴스'에 대단히 비판적이지만, 그래도 평가할 만한 부분은 시사인 대외 홍보에 꽤 큰 도움을 줬다는 점이다).

시사인 공식 블로그가 배너로 있길래 눌러봤더니, 물론 RSS 제공되는데, 그 업뎃되는 컨텐츠가 좀 기똥차다. 목차 하나(표지를 이미지 그 자체로 옮기는 식) + 주요(?) 기사 하나씩으로, 순전히 기계적인  방식으로 단순 홍보를 위해 업데이트가 이뤄진다. 인턴 활동했던 친구들도 이제는 활동하는 것 같지 않은데 쉽게 말해 마네킹삘 나는 그런 블로그다. 이런 블로그를 나는 '블로거 없는 블로그'라고 부른다. 껍데기 블로그다.  4월도 됐고 해서 신동엽 시인을 빌어 이야기 해보면 '껍데기는 가라' 되시겠다. 농담이 아니다. 이런 식이라면 블로그할 필요 없다. 그냥 시사인 메인 화면 바닥에 '목차 RSS' 서비스 하는게 훨씬 낫지 않을까? 괜히 시사인 이미지만 안좋아지는 거 아닌가 우려가 될 지경이다. 한겨레 필통 서비스가 한겨레 이미지까지 말아 먹고 있는 것 처럼 그래서는 곤란하지 않겠나.  


4. 주간한국
요약 : 레이아웃 깨짐(헤드라인 이미지 증발. 바닥이 위로 용솟음. 브라우저 : FF인 경우). 메인 다소 화려. 중앙정렬. RSS(O. ). 트랙백(X). 헤드라인 강조 삼단. 적당한 상하 폭.

주간한국

이상에서 봤던 시사주간지가 대체로 정치와 시사에 관한 현안을 다루고 있다는 (직관적) 느낌을 방문자에게 준다면, 주간한국은 이질적일 만큼 한가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스스로 "고품격 문화라이프지"를 표방한다고 말하는 이유인 것 같다. 다만 아쉽게도 그다지 '고품격'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약간 미끼향도 난다. 한국일보 온라인(한국아이닷컴)은 이런 류의 주제(말초신경 자극계)에서 강점이 있기는 한 것 같은데, 트래픽 장사 가능성은 별론으로, 저널리즘 신뢰도와 권위에는 별 도움되지 않겠다는 염려가 생길 지경이다. 각설하고, 파이어폭스(물론 IE에서는 잘 보인다)에서 레이아웃 깨지는 건 좀 어떻게 해주시라. RSS는 각 자매사에서 자세한 하위 꼭지별로 제공된다. RSS 안내페이지(링크)

5. 시사저널
요약 : 빈곤하고 엉성한 느낌. 중앙정렬. RSS(X). 트랙백(X). 헤드라인 강조 삼단. 약간 긴 상하 폭.

짝퉁 시사저널 (구글링한 링크인데, 반가운 캡콜드의 글이 보인다) 혹은 '시사저널 사태'로 불리는 그 사건 이후로는 '아웃 오브 안중'한 잡지다. 그 이전에는 그럼 관심을 갖고 읽었다는 말씀? 이렇게 질문하면 노코멘트 하겠다. 아무튼 굉장히 엉성한 느낌이다. 이게 물론 굉장히 드문 일이겠으나, 중간쯤에 보이는 '돌아온 박찬호'라는 오타는, 안그래도 인상 별로인 판에 사소하게 직격탄이다. 우측 하단의 '비빔툰'은 예전 한겨레에서 연재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시사저널에도 '함께' 연재하는건가? 아니면 시사저널로 옮겨온건가? 사소하게 궁금하다. 기사 몇 개 클릭해서 봤는데, 하재근의 소녀 떼가수들 비평(?)이 있다. 개인적으론 리승환의 관련 주제에 대한 글이 그 감각이나 주제의식에서 하재근의 하품 나는 글보다는 훨씬 뛰어나다고 본다(왠지 삼천포 같기도 하지만...;;). 시사저널에 대해선 이 정도로만 한다.. (주간조선, 주간동아 등은 의도적으로 생략했다.)

아, 짧게 쓴다고 썼는데 그래도 좀 길구나...;;


* 발아점
아고라 : 위클리경향 커버스토리 단평'
및 위 글에 대한 테츠조언


* 확장점
신문, 구태한 디자인만 바꿔도 매출 올릴 수 있다 (JNine)



네이버와 다음의 차이 "블로그" 에 있다. (멀티라이터)
http://www.multiwriter.co.kr/537

포털은 웹의 절대적인 유통권력이긴 합니다. 그리고 웹에 자리할 수 밖에 없는 블로그는 그 포털의 유통권력에 의해 어떤 식으로든 영향 받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죠. 다만 블로그는 그 스스로의 비전을 통해서 조금씩 발전해가야 합니다. 지금 당장 트래픽 권력으로서의 포털이 주는 트래픽에 순응해서는 블로그는 그저 영원한 포털의 따까리에 머물고 말 겁니다. 그 자신의 힘으로 서야 합니다. 포털에 언제까지 의존만 할 수는 없습니다.

포털 편집자들에게 선택받는 걸 "기대와 설레임"으로 표현하면서, 여기에 더해 "창의적인 인간"을 이야기하고, 서태지와 스티브 잡스를 끌어들입니다. 서태지와 스티브 잡스가 기존 권력에 징징거리면서 성장했는지요? 자신들의 역량으로 스스로 선 것입니다. 자생력을 갖고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기에 그들에게 창의적이라는 수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포털에게 징징거리는 것과 "창의적인 인간"이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습니다. 포털 편집자에게 선택받아 "창의적인 인간"의 만족감을 채워주는 "트래픽"을 선물받는다는 그 어마무쌍하게 창의적인 상상력은 다른 의미에서 놀랍긴 합니다.

정말 진지하게 묻고 싶습니다. 포털서비스가 블로그 서비스를 홀대하면, 포털 편집자들이 당신의 블로그를 메인에서 선택해주지 않으면, 그래서 '대형 트래픽'이 쏟아지지 않으면 블로깅 그만 하실 생각이십니까? 아닐 것으로 기대합니다. 블로그는 그저 스스로 조금씩 자신의 힘으로 서야 합니다. 포털에 요구하더라도 당당하게 요구하고, 의견을 전해야 합니다. 이렇게 징징거리는 방식으로는 포털이 눈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뭐가 그리 아쉽고, 무섭다고 이런 징징거림을 들어주겠습니까? 물론 글을 쓰는 노고에 비해 아쉬움이 클 것으로는 생각합니다만, 이런 식은 아니라고 봅니다.  

블로그는 그저 독자와 대화하고, 동료블로거와 대화하면서, 그 대화가 링크와 인용을 통해 확장되는 그런 롱테일의 점진적인 확산모델을 갖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것이 블로그의 미디어성에 호응하는 방법론입니다. 조금씩 대화를 통해, 상호 교류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지, 포털 편집자들이 선택하나 선택하지 않나, 혹은 포털 서비스가 어떤 정책을 취하냐에 따라 블로그의 명암이 갈리고, 성패가 갈린다면, 그게 무슨 블로그입니까? 그냥 포털 따까리이고, 영원히 웹의 이등시민으로 남는 겁니다.

다음 블로거뉴스가 밀어줘서 수 만이 찾아오고,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서 수십 만이 찾아오면 뭐합니까? 편집자가 외면하면 그저 시무룩하게 좌절하고 말 블로깅은 해서 뭐합니까? 열 명이도 좋고, 스무 명이어도 좋습니다. 관심과 시간을 기꺼이 투자할 독자들을 위해 블로그는 존재하는 것이고, 또 자기 스스로를 위해 블로그는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블로그의 최소한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털 트래픽과 웹2.0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말씀하신  "웹2.0이라는 선진적인 서비스"가 다음 블로거뉴스인 듯이 말씀하시는 것은 웬 자다가 홍두깨인지 모르겠습니다. 웹2.0과 다음 블로거뉴스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포털은 우리나라에 특유한 기형적인 웹 콘텐츠 유통모델일 뿐입니다.

'다음'에서 트래픽 적게 준다고 징징거리면 징징거릴수록 창의적인 블로깅은 멀어집니다. 웹생태계에 대해 조금 더 낮은 시선으로 눈길을 돌려주시길 바랍니다. 다음이라는 포털은 블로거들이 징징거린다고 해서 그 목소리를 들어줄 생각도 없고, 또 그 징징거리는 목소리가 아무리 크더라도 자신들의 사업적인 비전과 호응하지 않으면, 그러니 쉽게 말해서 돈되지 않으면 그걸 수용할 이유도, 그럴 생각과 의지도 전혀 없는 그저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너무 기대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정 트래픽이 탐이 나시면 다음과 네이버 편집자들이 좋아하는 '섹시하고, 달콤한' 이야기들 열심히 쓰셔서 포털에 철처하게 순응화되고 길들여진 블로그를 만드세요. 아니면 네이버가 좋아하는 요리블로그로 전향하시던가요. 그렇게 선택 받으시고, 즐거워 하십시오. 다만 이렇게 거칠고, 엉성한 논리로 징징거리는 모습은 이제는 그만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많은 구독자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토록 많은 분들이 지켜봐주시는 인기 블로그가 왜 이렇게 불만이 많아서 블로거로서의 최소한 자존심을 내팽게치는 듯한 글을 쓰시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로선 몹시 아쉽고, 또 아쉽습니다. 이런 글을 쓰실 땐 정말 조금만 더 숙고해주시길 바라봅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포털 의존적인 마인드를 가진 블로그가 블로그 미디어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태터앤미디어(TNM)의 파트너라니 그것도 참 갸우뚱하게 됩니다.


* 관련 추천
블로그의 가치는 무엇으로 평가해야 하는가? (채승병)
채승병씨께서 쓰신 위 글은 제 글의 부족한 문제의식에 아쉬움을 느끼시는 독자시라면 강하게 일독 권합니다. 위 글에 적어두었던 제  댓글을 여기에 다시 옮겨 봅니다.

특히 두 가지가 인상적이네요.
1. 보상제도가 오히려 생산의 창조력('유연성과 상상력')과 반비례 관계일 수도 있다는 지적. 다만 궁금한 것은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고 한 그 실험의 신뢰도를 얼마나 높게 평가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인데요. 물론 매우 유의미한 가설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이것이 '과학적인 실증'이 가능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2.
"우리의 문제는 더 미시적으로 조각조각 파고들어 세상을 조망하는 정교함이 부족해서 비롯되는 것이라 여겨진다. 그런 정교함은 포탈이 뭐라하건, 메타블로그가 뭐라하건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고 공유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그들의 노력이 쌓일 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 블로그의 가치는 무엇으로 평가해야 하는가? (채승병)
이 지적에 대해선 10000% 공감합니다. 다만 그 의미가 실질적으로 전파되고, 또 대화의 매개로 쓰임을 얻는 그 과정(특히 의미 유통의 시스템, 그 메카니즘)에 대한 고민은 더불어 병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위에 말씀하신 바람직하고 선한 '홈지기'들이 다수라면 별문제겠습니다만, 현재는 시스템에 편승해서 한줌의 허명과 한줌의 물질적인 혜택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서 말이죠(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그런 분들이거나 전적으로 그런 분들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고, 그런 '경향' 혹은 '유혹'을 말하는 것입니다...)



아래 읽으실 neo님 글은 어떤 인용하고 싶지 않은 글에서 읽은, 정말 인용하고 싶은 글이라서 여기에 옮겨옵니다. 그런데 인용하려면 제가 뭔가 의견을, 다른 논평을 남겨야 할텐데, neo님의 글 자체가 그 자체로 군더더기 없이 완벽하게 스스로 온전한 형태를 갖는 글이라서 따로 논평을 하고 말고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스크랩이라도 하고 싶어지네요. : )

neo님께서 블로그를 운영하시거나, 혹은 홈페이지를 운영하신다면, 자주 찾아뵙고 글을 읽고 싶은데요. 아래 쓰여진 글 가운데 인상적인 한 구절, "패찰 안 달면 돌 못 줍는 나라"을 떼어 구글링을 해봐도 관련 블로그나 게시판은 찾아지지 않아서요. 다만 벗님께서 neo님을 인용한 글이 발견됩니다. 어찌나 반갑던지요. 아무튼 다른 분의 블로그에 있던 댓글 논평이기는 하지만, 그대로 댓글창에 '썰렁한 대답'만을 받은 채로 남겨두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커서 제 누추한 블로그에 옮겨옵니다.

혹 여라도 neo님 글을 스크랩하는 일이 neo님께 실례가 되는 것이라면, 또는 neo님께서 운영하시는 블로그가 따로 있는데, 제가 그걸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면 모쪼록 neo님, 혹은 neo님을 아시는 지인께서 저에게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이 글을 발견하실지나 모르겠지만요... 제목은 그래서 글 중에서 특히나 인상적인 표현이었던 "패찰 안 달면 돌 못 줍는 나라"를 포함해 (임의로) 지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래에 읽으실 글은 neo님께서 어떤 글에 남기신 논평입니다.
그 글에 대한 (링크) 인용은 불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즉, 그 글에 대한 노출도나 접근성을 확보할 필요는 크지 않다고 판단해요. 그런 이유로 neo님 글만 옮겨옵니다. 굵은 글씨 부분은, 제가 읽고 인상적으로 느낀 부분을 강조한 표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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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2009/04/13 20:18

1. 구글은 한국법을 무시한 게 아니라 준수한 것
# 구글이 한국법을 무시한 것이 되려면, 제한적 본인 확인제 도입 없이 예전처럼 계정 프로필에서 사용자 국가를 한국으로 세팅하거나, 국가 필터를 한국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동영상/댓글 등록이 되도록 방치해야 무시했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이런 방식으로 무시했다면 물론 한국법 위반에 대해 벌금 등의 조치가 따랐겠지만요. 요컨대, 패찰 안 달면 돌 못 줍는 법이 있는 나라라고 하니, 패찰 안 달고 돌 안 줍는 서비스로 바꿨는데 무엇이 문제인지요.

# 중국에선 정부와 현지법의 탄압에 굴하던 업체가 한국에 와선 탄압에 굴하지 않는다고 하여 한국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성토하는 건 난감한 전개다 싶네요.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는 실명제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이겠죠. 실명제는 참여정부 때 만들어진 법이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간 지켜온 절차이고, MSN과 야후가 진작에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도입했을 때에는 별다른 반발이 없더니, 왜 이명박정부 들어 이렇게 크게 반발하고 나서는 걸까요?

실명제라는 큰 칼을 사서 창고에 넣어놓고 우리 집안엔 이런 칼이 있으니 다들 나쁜 짓하지 말고 착하게 살아요~ 했던 것과, 족쇄 수갑 그 비슷한 류를 자꾸만 사들이려 드는 와중에 툭하면 큰 칼 꺼내 눈 앞에서 휘두르는 것. 그 차이가 문제다 싶습니다. 그간 다들 지켜오던 법이고, 참여정부 때 만든 법이고, 상당수가 수긍했던 법이니 지금와서 반발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할 일이 아니라는 거죠.

요컨대, 예전엔 잘 몰랐는데 이런 저런 사례들을 겪다 보니 실명제가 좋은 점 보다 나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불편부당함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니 반대하고 반발하는 것이고, 사람이 살자고 정한 법이지 법 지키자고 사람 사는 것이 아니니 당연 법제도도 그에 맞춰 개선되는 것이 순리다 싶고 그렇습니다.

언론 자유,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일련의 사건과 MB악법-언론악법-미디어악법 입법을 위한 움직임이 없었다면, 그 위에 덧붙여 정직한 언론, 성역없는 비판, 내부고발자의 보호 등이 잘 이루어지는 선진 사회였다면, 정부 차원에서 전 인터넷 영역에 실명제를 도입하려 한다고 해도 오히려 지금과는 반대로 국민들 대다수가 하거나 말거나 하려므나 했을 거 같기도 하고요.

# 사실, 정작 나쁜 짓 할 사람은 명의도용을 할 것이고 인터넷 범죄의 대부분은 IP 추적을 통해 검거 가능한 상황에서 뱅킹과 일부 전자상거래의 경우를 제외한 인터넷 서비스에 실명제를 강요한다는 건 다른 의도이거나 명백한 오버이니까요.

2. 유튜브의 국가/국적 관련 설정

# ① 권장 국가 필터 설정, ② 언어 설정, ③ 계정 프로필의 국가 설정.
이중 동영상/댓글의 등록이 차단되는 경우는 ① 권장 국가 필터 설정이 한국인 경우인데요.

[ 권장 국가 필터 ] 란, 많이 본 동영상 및 검색결과 등에서 선택한 국가에서 인기있는 동영상을 리스팅해서 보여주는, 말 그대로 내가 보고 싶은 관심 국가를 정하는 설정입니다. 내가 미국 쪽 동영상에 관심이 많으면 미국으로 설정하고, 독일 쪽 동영상이 보고 싶으면 독일로 설정하는 거죠. 동영상 등록과 배포에 관한 국가 설정이 아닙니다. 등록과 배포에 따른 국가 구분은 계정 프로필의 국적 설정에 따르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 회원 가입 후 글작성시 제한적 본인확인제를 실시하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 MSN, 야후를 살펴보면, 댓글 등 글작성 안 할 거면 본인확인 안 거쳐도 되고요. 안 거친 그 상태 그대로 한국어/한국판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야후 영국 야후 일본 등 다른 나라 버전의 서비스에 한글로/영어로/일어로/해당 국가어로 댓글 쓰고 게시판 쓰고 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로 보시면 됩니다. 단, 권장 국가 필터를 한국으로 설정한 회원에게 동영상 등록, 댓글쓰기를 자발적으로 비활성화함으로써 해당 기능의 서비스를 포기하고 그로써 제한적 본인확인제 적용의 근본 사유를 원천적으로 제거한 것 뿐이고요.

# 구글도 장사하는 기업이고 기업의 이익을 최상의 가치로 삼으리라는 점,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겁니다. 구글 역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이익을 위해 무엇이 가장 현명한 선택인지, 무엇이 사용자를 감동시킬 지, 무엇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공고히 해줄지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겠죠. 여타 기업들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세계적 공익이라는 가치, 인권, 자유, 평등 등의 가치를 (실제로도 그 가치들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고 지키려 하는 지는 논외로 하고) 장사에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 정도이려나요.

# 한국 시장이 중국 시장에 비해 규모나 성장가능성에서 너무도 보잘 것 없기에, 그 와중에 남는 장사를 한 것으로 보는 시각에 일정 부분 공감도 하지만, 중국과 같은 전체주의 국가와 몇몇 후진국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실명제를 강요하는 현행법 그리고 이를 더욱 강화하려는 정부 여당의 움직임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더욱 절실하다고 생각됩니다.


*관련
구글의 인터넷실명제 거부와 블로그계 십인십색 : 실명제는 예외고, 익명성은 원칙이다
인터넷실명제와 정치적 당파성 : 노나, MB나, 방구나 뽕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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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머즈, 어쿠스틱 데일리 링크 #3 (구글, 통제, 정부)
Krang, 청와대의 유투브 국가설정에 대한 해괴한 논리

주제로는 약간 먼 글이긴 하지만 유튜브 관련 글이고, 꽤 흥미로운 글이라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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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조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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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의 문제해결법3: 그분들을 해결하기 (2009. 03. 26) 



더필름보이닭껌 :: 색채마술사 샘표 고추장
http://thefilmboy.com/474

민노씨 : “화가들이 물감 대신 사용한 태양초 고추장” 이야기. 역시 탁월한 애리양의 멋진 광고 이미지. 광고캠페인에 참여하는 블로그들이 전범으로 삼아 마땅한 개성 넘치는 광고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광고들이 광고로써 기능할 수 있다면 블로그 마케팅도 한 단계 높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드는 그런 광고.
진간장비빔밥 : 아주 참신하다. 보도자료 수준에 글을 블로그로 마케팅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굳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고 효과도 없다고 본다.이런 것이야 말로 블로그로 하는 진정한 마케팅이 아닌가 싶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마케팅 참여글이란 문구가 없다는 것.
써머즈 : 더필름보이딹껌 포스트들을 보다 보면 바이럴 마케팅, 블로그 마케팅이 뭘까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햅팁 운운한 마케팅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 사실은 재미없는 (누구라도 쓸 수 있는?) 포스팅이 문제가 되었던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참여한 블로거들이 대부분 개성 없는 천편일률적인 포스트들을 생산해냈다.) 밝히지 않아도 유쾌하거나, ‘나 대놓고 xxx 제품인데 어때? 나 쿨해.’ 뭐 이런 식으로 들이대면 정색하고 밝히지 않아도 될 것도 같고. 결국 드는 생각은 호감도는 정량적이지 않다는 것일까?
비틀 : 텍스트로만 보면 기발한 상상력이 한없이 매력적이지만, 블로그 마케팅 안내문 내지는 그걸 알 만한 문구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점은 그 매력을 상쇄시킨다. 햅틱이 리뷰 포스트들에 질린 내 오버 센스일지도.
민노씨 : 비틀의 의견과 진간장의 아쉬움은 원칙적으론 일리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상식적인 독자의 판단을 최소한으로 기대하는 차원에서, 위 글을 읽는 독자들은 이 글이 당연히 '광고캠페인'에 참여하는 글이라는 것을 넉넉하게 알 수 있으리라 본다.

- 호모링쿠스(아직도 가제) 3호. 중에서


블로그 마케팅과 관련해서 좀더 이야기해보자. 대가를 밝히지 않고 리뷰라고 주장하는 광고글은 바꿔 말하면 알바글이다. 더불어 프레스블로그(와 같은 곳)에서는 하는게 네이버류의 포털 검색엔진의 취약성을 헤집고 들어간 알바 도배질이다. 이런 광고캠페인에 참여하는 블로거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그렇다는 의미다. 이 점 오해없기를 바란다. 즉, 높은 수준의 광고성 리뷰를 쓰는 블로거나, 프레스블로그를 순기능에  주목해서 사용하는 블로거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런 광고성 리뷰와 프레스블로그와 같은 업체들이 블로그계에 미치는 거시적인 영향이 그렇다는 의미다.

나는 광고 캠페인에 참여하는 블로그를 무슨 이상한 블로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령 종종 광고캠페인에 참여하는 '필름보이닭껌'과 같은 개성 넘치는 블로그를 나는 정말 높게 평가하고, 좋아한다. 언젠가 이야기했듯 '필름보이닭껌'은 블로거의 실존과 개성이 마케팅에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작위성, 몰개성성을 뛰어넘고, 그것을 압도한다. 즉, 마케팅에 블로거가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블로깅의 다양한 시도들 가운데 하나로써 마케팅이 블로그에 종속한다.

정리하면, 광고가 문제가 아니다. 광고를 광고 아니라고 우기거나 위장하는게 문제고, 그런 광고글들이 재미없고, 천편일률적인데다가, 장기적으로 보면 블로그의 개성을 몇 푼 돈으로 침식시킬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거듭 강조하거니와 거시적인 관점에서 그렇다는 거다. 개별 블로거들 비난하자는 취지 아니다). 이런 문제를 블로그의 개성으로, 콘텐츠의 질과 대중성으로 이겨낼 수 있다면 그게 광고든 광고 아니든 크게 상관 없다. 광고도 정보라는 관점을 나는 인정하고, 광고도 재미가 있을 수 있다는 관점을 더불어 넉넉하게 나는 인정한다. 그렇게 블로그가 마케팅을 주체적으로 고민하는 토양이 마련되었다면 굳이 블로그 마케팅으로 불리는 이 현상을 걱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지만 현실은 이와는 반대다. 블로그가 마케팅에 종속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나는 광고에 대해 별다른 편견 없다. 기우라면 좋겠지만, '순혈주의' 등의 수사로 '마케팅 이중대'로 흘러가는 그 거대하고, 도도한(ㅡ.ㅡ;) 욕망의 흐름에 대한 소박한 염려를 무슨 블로그 순수주의(?) 따위의 감정적인 프레임으로 물타기하지는 않기 바란다. 순혈주의니 순수주의니 하는 아리까리하고, 감상적인 수사로는 어떤 생산적인 논의도 불가능하다. 그저 블로그에 대해 재밌는, 의미있는 이야기거리들 가운데 하나로 '마케팅'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는 것일 뿐이다. 필요 이상으로 감정적일 필요 없다. 그저 어떻게 블로깅 재밌게 할 수 있나, 어떻게 재밌게, 의미있게 블로깅하면서 돈도 벌 수 있나, 이런 논의들, 이런 대화들을 하는거다. 여기에 괜히 얼굴 붉힐 필요 없다. 그냥 차이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서로 의견을 주고 받고 함께 좀더 좋은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으로 족하다고 본다.

나는 광고글도 충분히 매력적인 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그런 광고글, 광고블로그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위해서라도 현재의 풍토로는 곤란하다. 여전히 가장 강조하는, 그리고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기준은 블로거의 개성이 그 광고의 대가성에 종속되느냐, 종속되지 않느냐하는 바로 그 기준이다. 이 기준이 명료한 기준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최소한 블로그를 판단하는 의미있는 기준의 하나로는 살아 남기를 바란다.


* 발아점

더필름보이닭껌 :: 색채마술사 샘표 고추장
호모링쿠스(아직도 가제) 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