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URL을 존중하는 믹시
믹시가 가장 맘에 드는 건 블로그의 고유성(URL로 상징될 수 있는)를 메타 중에서는 가장 존중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전적으로 표현된 기술적인 설정에 대한 지적이다.


1. 추천단추 : 믹시업 단추
어제 올블 4주년을 기념(씩이나...ㅡ.ㅡ; ?)하는 포스팅을 했다. 그 글에서 각 메타사이트의 추천단추가 통합(화학적이든 물리적이든)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썼는데, 그렇다고 했을 때 참조해야 하는 건 믹시업 단추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나온 메타의 추천단추 가운데 가장 맘에 들고, 가장 영리하게 만들어진 것 같다(다른 메타와 비교한다면 귀차니즘을 가장 배려하고 있는 모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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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전히 포스트 본문에 뭘 부착하는게 굉장히 꺼려지기는 하지만... ㅎㅎ
문득 단순이즘을 좋아하는 아거와 가즈랑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 믹시업단추를 누를 때 종종 느끼는 불편함이 있다.

ㄱ. 로긴 캐시가 너무 금방 풀린다.
그래서 추천할 때마다 거의 항상 다시 로긴해야 한다(이건 블코도 마찬가진데...).
이게 내 컴 설정 때문에 그런건지 아닌건지 헷갈리기도 하지만, (아닌 것 같은게) 올블에서는 꽤 오랫동안 로긴이 유지된다.

ㄴ. 로긴할 때 종종 오류가 난다.
이건 주로 점프컷 블로그에서 생겼던 오륜데, 다른 블로그에서는 어떤지 모르겠다.
암튼 로긴하려고 하면 튕겨내서 그 블로그의 다른 이전 글로 나를 이동시키곤 한다.

ㄷ. 사소한 거 하나만 더.
하단 중앙에 위치한 추천 박스를 우측으로 옮기려고 태그를 썼는데, 그게 안 먹힌다.
이건 왜 이런지 모르겠다. ㅡ.ㅡ;


2. 연계기제 : 믹시업 캐스트
믹시업 단추와 쌍으로 기능하는 믹시업 캐스트도 사이드바에 설치했다.
설정의 선택권(무엇을 우선순위로 노출시킬 것인가) 부여도 맘에 들고, 조작의 편의성도 맘에 든다.
목록수를 셋으로 한 이유는 다음 목록단추가 꽤 부드럽게 잘 넘어가서다(ㅡ.ㅡ;).
앞으론 목록수를 좀더 늘릴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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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좀더 바라는 점
ㄱ. 나는 형광 연두색을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색상을 몇가지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믹스업이나 믹스캐스트나 모두 형광 연두빛을 주조색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서... 붉은 색 계통으로 하나 있다면 참 좋겠다.

ㄴ. [덧.] 뒤늦게 생각났는데, 스킨에 믹스업 추천박스를 설치하고 나면 그 설치 이전에 썼던 글들에도 모두 이 박스가 나타나는데, 가능하다면, 이것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그러니까 (원하지 않는 경우) 설치 이후의 글들에만 추천 박스가 표시될 수 있도록.


4. 뒤늦은 사과
예전에 믹시가 일본 믹시(mixi.jp)의 짝퉁서비스가 아닌가, 지인에게 들었던 걸 추정의 근거로 삼아 아리까리하게 언급한 적 있는데, 두 서비스는 이름만 비슷하고 전혀 다른 서비스더라. 이 점은 정중히 사과드리는 바다.("왕사장님 죄송합니다" 그런데 정말 1인 기업인가...)


7. 앞으로 좋은 블로그들 많이 추천해야지. ㅡ.ㅡ;





새 미투홈 일러스트는 불편하다. 내가 편하고 좋으면 그걸로 된 거지, 거기에 남을 끌어들여서 비교하고 무시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나와 남을 가르고 거기서 지지층을 끌어내는 서비스라면 나는 싫다. (kz)

kz는 강도높은 유감을 표하고 있는데, 전적으로 동감이다.
나도 유감이다.


그 대문 그림은 이런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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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사용자들에게  미투모바일을 이용하도록 유혹하는 PR로써도 그다지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다수 미투사용자들의 경향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제한된 체험치만으로 예측한다면, 이 그림 보고 "이런! 바보 취급 받고, 왕따되기 전에 나도 미투모바일해야지!" 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다수가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까?

kz의 지적처럼 이 그림은 일단 너무 공격적이고, 부정적이다. 질투심 유발에 소외에 대한 공포효과까지(ㅎㅎ) 노린(물론 노골적으로 의도했단 의미는 아니지만, 그 그림을 그 자체로 분석하자면) 좀 구식('구린'으로 썼다 구식으로 순화. 그림 그린 사람에게는 전혀 유감 없다능.. ㅡ.ㅡ;) 광고용 그림이라는 생각을 지울 길 없다.

미투데이가 추구(?)하거나, 혹은 미투데이가 쌓아온 진보적(?)이거나, 혹은 세련된(?)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이 그림은 다른 그림으로 바꾸면 좋겠다. 너무 비교, 질투, 공포심 유발하는 거 보다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푹신한 이미지 쪽으로다가... ㅡ.ㅡ;
물론 미투데이가 알아서 할 일이다.

아참, 그림 위에 있는 "keep your friends closer'
미투는 유독 영어를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이것도 좀 개인적으론 별로다. 
영어 많이 쓰면 세련된 것 같다고 착각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사이트들도 아닌데, 가급적이면 이쁜 우리말 표현을 쓰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keep your friends closer' 이런 표현 많이 쓰나? 내가 워낙에 영어를 잘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아무리 자주 쓰는 영어표현이라도, 우리말이 가져다주는 '직관적인 감성적 이해도'를 뛰어넘지는 못할 것 같다.




추.
개인적으론 사람 얼굴이 있어야 할 곳에 말풍선이 있어서 무섭다. ㅡㅡ;;;
좀 엽기적인 느낌이다.
이게 호기심이나 호감을 가져오는 엽기는 아니고, 그냥 좀 불쾌하고, 섬뜩한 느낌으로 엽기다. ㅡ.ㅡ;



* 발아점 :
kz




블로고스피어는 '옛날옛적에'

2008/09/24 17:21
그냥 생각난 김에 짧게.
역시 올블 4주년 기념 포스팅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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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고스피어는 '어제' 라거나,
블로고스피어는 '옛날옛적에' 라거나...
(문득 Once upon a time in America 혹은 the West가 떠오른다능ㅡ.ㅡ;)
이런 것도 좀 있으면 어떨까 싶어서... (물론 메인탑으로 이걸 하라는 건 아니고.. ㅡ.ㅡ; )
예전에는 무슨 '일년 전 추천글' 이런 것도 볼 수 있었긴 했던 것 같은데...

그러니까,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에 올라왔던 탭주제(강한 이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주는 공간이 있다면 좋겠다. 그게 가능하면, '블로고스피어는 옛날옛적에'도 찬찬히 훑어볼 수 있지 않겠나, 그리고 올블로서도 그런 올블의 체험치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독자로서도 과거의 이슈들을 다시 되살려 음미할 수 있을테고.

메타(환경)은 '지금 당장'의 이슈에만 목을 메는 경향이 매우, 아주 매우 정말 강하다.
물론 콘텐츠에 접근하는 독자들의 관심사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점에서, 그래야 좀더 많은 실질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건 일견 당연하긴 하다.

블로그는 순간 순간 (그야말로) '소비'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각종의 콘텐츠를 생산, 유통하는 모든 것들이 그야말로 '속도'를 더해가고, 그 순간성과 표피성을 더해간다.
물론 블로그 뿐이겠나, 저널리즘 생산물들도 대개는 마찬가지다.

종종 이야기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슈는 그냥 소비되고, 망각되고를 반복한다.
그러니 이슈완결성이라는 차원에서 너무 너무 비생산적인 경향들이 고착화되는 것 같다.
어떤 이슈에 대한 '완결성' 그 이슈에 대해 그토록 떠들었던 그 이유, 그토록 떠들었던 순간들이 지나는 과정들, 그리고 그 이슈가 어떻게 완결되었는지에 대한 검토, 그리고 다소 오랜 시간이 지났더라도, 이제는 '역사'가 된 그 사건들에 대한 의미를 '회고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없다. 그렇게 기억을 불러오는 공간, 그 기억을 불러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 메타블로그가 나는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너무 너무 공감한다.

그리고 마르쿠제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번역서의 비문에 가까운 표현은 다소 수정했고, 괄호안의 문장은 임의적인 문맥상 해설 역할이며, 괄호안의 숫자는 해당 번역서의 쪽수를 표시한다)

예술은 가혹한 현실로부터 위축된다. 왜냐하면 예술이 이 고통을 미형식에 접속시키지 않고서는, 그리고 그럼으로써 긴장을 완화시키는 카타르시스에, 기쁨에 접속시키지 않고서는, 그 고통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은 냉혹하게도 이 죄에 빠져있다. 아우슈비츠(에 대한 죄의식과 고통)가 그것(기쁨, 카타르시스에 대한 죄의식)을 불가능하게 만들더라도 말이다. 아우슈비츠가 생존할 수 있는 것을 되풀이하여 회상해야 하는 필요성으로부터 예술을 벗어나게 하지 못한다. 만약 이 기억조차 침묵되어야 한다면 '예술의 종말'은 그야말로 오고야 말 것이다. 진정한 예술은 아우슈비츠를 무릅쓰고 그 (고통)에 대항해서라도 이 기억을 보존한다.(59) 

이 기억은 예술이 창조되는 터전이다. 기만과 환상은 유사 이래 현실의 특질이 되어왔다.  그리고 기만은 자본주의사회만의 특징은 아니다. [....] 비극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고, 비극의 신은 언제나 어디에서나 있다. 기쁨은 슬픔보다는 빠르게 사라진다. [....] 혁명은 삶을 위한 것이지 죽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 아마도 예술과 혁명 사이의 가장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60)

예술작품은 기쁨의 순간에 대한 기억을 영원한 것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 자신의 질서, 즉 저주가 여전히 에로스의 이름으로 말해지는 경우에도 그 해방된 질서를 현실의 질서와 대립시킬만큼 예술작품은 아름답다. 그것은 실현의 짧은 순간, 끊임없는 활동과 혼란을 저지하는, 즉 삶을 지속하기 위해 행해야 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영속적 필요성을 저지하는 아름다운 순간을 통해, 평화를 통해 나타난다. 아름다움은 해방의 비유적 표현에 속한다. (67)

행복에 대한 약속과 더불어 실패한 목표을 기억 속에 저장함으로써 예술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싸움에 참여할 수 있다. 생산 능력에 대한 물신숭배에 대항하여, 물적 조건에 의한 개인의 노예화에 대항하여, 예술은 모든 혁명의 궁극적인 목적인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표상하게 된다. (71)

모든 고착된 의식은 망각적이다. 예술은 화석화된 세계를 말하게, 노래하게, 춤추게 함으로써 거기에 대항한다. 과거의 고통, 과거의 기쁨을 잊는다는 것은 억압적 현실원리 하에서의 삶(의 에너지)을 축소시킨다. 기억은 고통의 정복과 기쁨의 영원함에 대한 욕구를 자극한다. 기쁨 그 자체는 고통에 의해 가려진다. 냉정하게도 그렇지 않나? (하지만) 역사의 지평선은 열려져 있다. 기억이 변화를 갈망하는 싸움의 동력이 된다면, 이 싸움은 [...] 지금까지 억압당한 하나의 혁명을 위해 수행되리라. (74)

- 허버트 마르쿠제, [미학의 차원], 청하:1983. 중에서

블로그는 우리시대의 가장 집단적인 예술의 한 (가능성의) 행태다(이건 많이 오버겠지만.ㅡ.ㅡ;).
블로그는 적어도,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향하는 그 본질적인 혁명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유용한 도구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우리의 기억을 붙잡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기억을 통해 기만적인 세상과 싸우고, 또 '지금'을 만들어낸 '어제'와 대화할 수 있다면, 그 때 비로소 블로그는 그 사회적인, 역사적인 의미를 획득할 수 있으리라(이것도 어째 좀 오버같다..암튼).




* 부록 - 올블툴바 쓰고 사이트 이동하면...

아참, 예전에 포스팅하려다가 깜빡한게 있는데, 올블툴바를 쓰고 다른 글을 보면(올블에서 글을 클릭해서 그 사이트로 넘어가서 올블툴바가 씌어진 채로 글을 보면), 내 컴에서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전체 화면이 상당히 작아진다. ㅡ.ㅡ; 그러니까 이런 모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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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바를 지우면 원래 모습처럼 이렇게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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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크
capcold : 일독 권장!




* 추.
문득 '레진사건'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건지 궁금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가 나왔는지 어쩐건지....



* 이 글 제목과 주소
민노씨.네 :: 블로고스피어는 '옛날옛적에' http://minoci.net/606



0. 어제 홍대 테라스에서 소리웹의 링크와 나눈 이야기 중 토막. 그냥 왠지 기록해두고 싶어서.

1. 단단한 글.

2.
"연필로 쓸 때와 만년필로 쓸 때는 느낌이 참 달라요. (탁자 위 종이에 직접 글을 쓰는 척 하며) 만년필로 쓸 때는 종이 위에 글씨를 살짝 얹어놓는 것 같은 느낌이죠. 눌러쓰면 펜촉이 상하니까, 눌러쓰게 되지 않죠. (역시 탁자 위 종이에 직접 글을 쓰는 척 하면서) 그런데 연필로 쓸 때는 눌러쓰게 되잖아요. 그 느낌이 참 다르죠. 연필은 스스로 마모되는 거라서.... [...] 김훈씨가 연필로 쓰잖아요. 꾹꾹 눌러서. 그러니까 그렇게 짧고, 단단한 글이 나오는거죠. 이게 만년필로 쓰면 글을 길게 쓸 수 있는데, 연필로 쓰면 짧게 쓰게 되요. [....]"  (링크)


3.
대답으로 들려준 이야기. 김현은 컴퓨터 워드프로그램의 등장이 가져온 문체의 변화를 자신의 일기에서 짧게 기록한 바 있다. (뭐, 대충 예상가능한 뻔한 내용이긴 하지만) 워드프로그램의 등장은 글을 '가볍게' 만들었다. 그런 컴퓨터 세대의 등장과 컴퓨터를 이용한 글쓰기에 대해 김현은 다소 비판적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

4.
나는 악필이고, 게다가 속도도 매우 느리기 때문에 펜으로 뭘 심각하게 써본지는 한참 전이다. 문득 펜으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역시나 귀찮다. 링크는 좋은 글을 만나면, 때로 그 글을 글로 다시 옮긴다고 한다(이야기 중에서는 고종석의 칼럼을 예로 들었는데). 그렇게 하면서 눈으로 읽었을 때 놓쳤던 의미들을 꽤 다시 건져내곤 한다고 한다.

5.
홍대 앞 '테라스'라는 이층에 있는 창가는 참 이야기하기 좋은 곳이다.
그런데 내가 주문한 '포도에이드'에만 한정하자면, 이건 딱 '환타 - 포도맛'이다.

7.
'테라스'에서 연말에 블로거들끼리 연말파티를 하면 어떨까 싶어서 주인아주머니에게 하루 빌리려면 얼마나 드냐고 물어봤다. 그 때 되봐야 알겠다고 하더라. 링크는 그런거 하면 괜히 의심받는다(돈문제)고 가볍게 만류한다.

9.
유일한 돈줄이 막힐 것 같다. 문득 우울하기도 하지만, 문득 홀가분하기도 하다.
물론 한편으론 다른 돈줄을 예비용으로 잡을걸.. 하는 생각도 든다.
암튼 지금은 좀 홀가분하다.

11.
나는 종종 글이 너무 길다거나, 혹은 글이 잘 읽히지 않는다거나 하는 주변 블로거들의 이야기를 듣곤 한다. 그게 컴퓨터식 글쓰기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싶은 생각도 문득 들었다. 글을 쓰면서 한자 한자 타이핑되는 그 순간들에 그 글들이 내면의 나레이션으로 소리를 내기 때문에, 마치 미로처럼 내 자신과 이야기 하게 된다. 그게 그런데 문득 문득 떠오르는, 아직 마쳐지지 않은 의미들을 비집고, 다른 의미들로, 연상들로 뛰어가곤 하는거다.

17. 글쓰는 것 자체가 즐거운 때가 있다. 그동안 그걸 너무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




0. 우선 궁금증

왜 올블은 '2008년 상반기 올블 top 100'을 그냥 넘겼을까?
이 사소한 호기심에 대한 올블의 '숨겨진 대답'에 따라, 이 질문과 대답은 올블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는 의미심장(까지야 ㅡ.ㅡ;)한 실마리일 수도 있다.

순위놀이에 대한 (상대적으로 아직은 소수인)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포기한건가? (갸우뚱). 이렇게 쉽게? 이토록 높은 효율을 가진 마케팅기제를, 더욱이 올블이 획득하고 있는 어느 정도 고정된 선점효과의 기득권을 포기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내가 막연하게나마 예상한 대답은 둘이다.

ㄱ. 반기(상반기/통합)로 나눈 행사를 연말행사로 통합하려고 했기 때문에
ㄴ. (좀 가능성은 낮지만)
(이슈종속과 정치적, 감성적 당파에 휘둘리는) 유치한 순위놀음을 배제한  새로운 평판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1. 메타블로그와 블로기즘 : 메타블로그는 평판 시스템이다.

메타블로그는 다양한 블로그, 포스트들의 가치를 편집해서 (다음 블로거뉴스처럼 자극적인 제목으로 둔갑시키는 일을 말하는 게 아니다. 말그대로 '가치'를 편집해야 한다는 의미) 블로거들과 독자들의 콘텐츠 관극틀을 자극하고, 블로거들의 블로깅을 독려하며, 독자들에게 블로기즘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것어야 한다. 그건 좀더 풀자면, 기존의 저널리즘 생산물에 의해 생겨난 수동적인 세계인식에 대한 관극틀을 적극적으로 깨뜨려, 그 세계와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자각을 불러 올 수 있는 것이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현재처럼 이슈 추종적인 포스팅을 양산시키는 메인 탑 박스 모델이나, 순위 모델이 지금 당장의 트래픽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메타블로그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그리고 메타블로그의 새로운 미디어성을 스스로 확보하려면, 이런 방법에만 머물러는 안된다. 메타블로그는 블로기즘이라는 새로운 블로그 생산 소비 유통 시스템에 어울리는 방법론을 스스로 고민하고, 개발해내야 한다. 좀더 풀어쓰면, 메타블로그는 블로그 콘텐츠가 갖는 유희가치와 고민가치를 블로기즘이라는 자기 실존적 콘텐츠 모델 속에서 스스로 창조하고, 자극하고, 고양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이런 모든 일들은 여전히 메타블로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평판시스템을 통해서 이뤄질 수 밖에는 없다. 하지만 그 평판시스템은 시스템 종속적 순위놀이가 아니라, 자극적인 이슈 포스팅의 득세나 정치적, 감성적 당파에 의한 대중적 카오스가 아니라, 좀더 다양하고, 디테일한 평가표준과 평가모델을 원한다.

왜냐하면 블로기즘의 가치는 기존 저널리즘이 생산하는 콘텐츠와는 전혀 다른 자기 추구적, 자기 관련적 콘텐츠(나는 그걸 온라인 실존이라고 부른다)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최소한의 블로기즘 철학 하에 메타블로그의 하위 얼개들은 각 메타 고유의 개성있는 철학에 바탕한 기술적 메카니즘과 방법론의 디테일들을 체계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메타에 갈 일은 점점더 줄어들 수 밖에는 없다. 그 이유는 단순한다. 독자 스스로 '가치 편집'(RSS 리더의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메타블로그는 개별 블로거들이, 개별적인 독자들이 할 수 없는 방대하고, 다양한 '가치 편집'을 통해서 자신들의 방문객들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시스템 구축은 그저 기술적인 것만으로는 담보될 수 없고, 블로거들과 좀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그리고 거대 포털에 종속된 현실적인 구조를 인정하는 개개 메타블로그들 간의 거시적인 역할분담과 협업을 통해서 가능하다. 이 이야기는 3.에서 이어간다.


2. 상황 변화

최근 일이년 동안의 상황은 의미심장하다.
그 상황은 올블에게 유리한 상황은 전혀 아닌 것 같다.

ㄱ. 포털이라는 거대한 부피의 권력 : 다음 블로거뉴스로 점점더 빨려드는 블로그 콘텐츠 유통 환경. 가장 강력한 블로그 콘텐츠 소비 경향의 출현.
ㄴ. 웹기반 RSS 리더의 성장 : 한 RSS. 블로그 독자들의 콘텐츠 소비 경향
ㄷ. 전문 메타블로그들의 지지부진 : 올블, 블코의 미약한 성장세
ㄹ. 신생 메타블로그의 등장 : 믹시

특히나 다음 블로거뉴스가 가져온 변화는, 다음 블로거뉴스를 통해 콘텐츠에 접근하기를 다소 꺼리는 나에게조차 체감될 정도로, 크다. 다음 블로거뉴스는 특히나 '파워블로그'의 영역에서 그들을 종속화(이건 다음 블로거뉴스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시스템의 메카니즘이다)한다. 블로그와 거대 플랫폼과의 상호 발전적인 관계의 긴장은 현저히 느슨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니 다음 블로거뉴스는 마치 '블로그계의 네이버'와 같은 지위를 이미 차지하고 있고, 블로그의 미디어적 가능성, 그보다 훨씬 더 중대한 블로기즘이 갖는 민주주의 친화적 잠재력을 고양하고, 발전시키기 보다는 변질시키는 방향으로, 그 잠재력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나는 느낀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블로거뉴스가 블로그계 전반에 미친 영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부분이 적지 않고, 이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RSS에 대해 간단히 논평하자면, 잠재적으론 가장 안정적인 콘텐츠 유통 거점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한RSS 역시 그 평판시스템의 표준들은 한편으론 지나치게 단순하고, 또 다른 한편으론 (비유하자면) '스타마케팅'의 손쉬운 방법론을 답습하고 있다.
최근에 개편한 메인은 소위 '탑5'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부익부, 빈익빈의 스타마케팅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지엽적인 차원에서 신생블로그들을 위한 추천 및 평판시스템을 시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런 스타블로그에 대한 몰입적 집중도 증가와 더불어 최근에는 수익모델도 점차로 다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아쉬운 점 하나. 한RSS는 접근성이나 조작의 편의성의 차원에서 아직 RSS가 뭔지 모를 독자들을 불러모으기에는 너무 불친절하거나, 오덕스럽다.

끝으로 믹시는 가장 영리하게 자기 영역을 점차로 확대해가고 있는 것 같다.


3. 다윗들의 전략적인 연대와 제휴 : 평판시스템 표준 통일.

다음 블로거뉴스의 포털적 관성, 소위 파워블로그 위주의 관리모델(블로거뉴스 AD랄지)이 지배적인 블로그 콘텐츠 유통권력 대부분을 가져가버리면, 블로그의 미래는 내가 기대했던 방향과는 정말 상관없이 기존의 저널리즘 생산 소비 모델의 '아류'로 전락해버리고 말 공산이 커진다. 여기에 네이버가 가세한다면(물론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블로그계에서도 포털끼리 그 콘텐츠 유통 권력을 두고 싸우는 격전지가 되어버릴지 모르겠다. 내가 바라는 풍경은 이런건 아니다.

포털은 빠진(물론 야후가 참여하긴 했으나..ㅡ.ㅡ;) 다윗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블로그 산업 협회( http://www.bbakorea.org/ )라는게 있다. 이게 이름만 있는 형식뿐일 단체인지 아닌지는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공식적인 블로그업체들의 단체라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블로그의 발전모델을 고민해주길 바란다. 의미있는 수준으로 시장의 파이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정체기에 빠져있는 메타블로그의 위기 상황에서 뭐라도 좀 시도해보고, 뭐라도 좀 실험해보면 어떨까 싶은 아쉬움이 깊다.

내가 제안하고 싶은 건 정말 단순한 거다.
당장의 자사 이기주의는 한편에 밀어두고, 메타블로그의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수립하기 위한 연대와 전략적 제휴다. 그 현실적인 기대치는 다음 블로거뉴스라는 거대한 플랫폼에 점차로 빨려들어가는 블로그 콘텐츠 유통의 획일화를 제어하고, 그 지배적인 경향에 '긴장'을 불러 올 수 있는 정도의 경쟁력이다.

어제는 홍대 앞 '테라스'라는 작은 까페에서 소리웹의 링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블로그의 미래, 팟캐스트의 미래를 불길하게 전망하는(ㅡ.ㅡ;) 와중에 올블 이야기도 했는데, 그 대화에서 내가 한 이야기는 이런거다.

ㄱ. 각 메타사이트가 새로운 통합적인 평판시스템을 구축할 수는 없겠냐는 점이다. 이를 위해 서로의 시스템 속에서만 제한적으로 작동하는 (쉽게 말해서) '추천단추'를 하나의 표준으로 통합할 수는 없겠나 하는 바람이 있다. 이런 '화학적인 융합'이 불가능하다면, 일단 단계적으로 그 단추만이라도 '물리적으로 묶어주는' 위젯(?) 같은게 나왔으면 한다. 이런건 어려운 것도 아닐텐데 말이지. ㅡ.ㅡ;

ㄴ. 이것이 기술적으로,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적어도 각 메타사이트(한RSS를 포함해서) 농축된 분류(가령 어제의 추천글 따위)를 한 공간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다.

ㄷ. 그것도 어렵다면 각 메타사이트들 간 자료만이라도 서로 공유해서 좀더 다양한 블로그 콘텐츠의 의미있는 체계적 분류를 시도해보면 어떨까 싶다.

이게 지금 말이 되는건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너무 글이 늘어지다 보니 어서 끝내야겠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이..ㅡ.ㅡ; ), 암튼 적어도 다음 블로거뉴스라는 거대 플랫폼와 서로 발전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정도로 '전문' 메타블로그들이 성장해주기를 나는 바란다. 그런데 현재의 추세가 고정적으로 견고화되고, 그 소비패턴이 경향화되면... 메타블로그의 미래도 그다지 밝지는 못할 것 같다는 불길한 느낌이 든다.


추.
이 글은 올블 4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쓰는 글이다.
"올블 4주년 축하드림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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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흥미로운 글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따로 쓰고 싶다.
이하 위 글에 남긴 댓글(나중에 글 쓸 때 접근 용이성을 위해 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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