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란성과 표현의 자유
레진사건은 한국사회의 관습(도덕)과 제도(법률) 전부를 거론해야 하는 거대한 주제를 포함합니다.
이 주제는 하루 이틀 이야기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고, 아무리 치열하게 토론한다고 해도 무슨 뾰족한 해결방법이나 그 논의 결실이 만들어지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문화과 제도가 서로 엉켜 있는 문제이고, 또 그 괴리를 쉽사리 어떤 '입법운동'(?)으로 채울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이건 정말 마라톤일텐데요.
이 문제는 레진 사건의 경우에도 본질적인 질문이고, 문제이긴 하지만, 이미(?) 레진사건의 '민감한 부위'는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식으로든 레진 블로그는 재개장했고, 그 재개장은 블로거 레진과 티스토리간 '현실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의미일테니까요.
물론 이 지점에 대해서도 좀더 글을 쓰고 싶기는 합니다. 특히나 '야구라'의 손윤님과의 추억이나, 한겨레 블로그에서 벌어졌던 '잡*지 글방 폐쇄 사건' 등의 기억들을 회고하고 싶네요. 이건 그냥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그냥 독백으로나마 내뱉고 싶은(그렇습니다, 마스터베이션이죠).. 그런 주제에 가깝습니다다. (참고로, *은 상상하는 바로 그게 맞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구글에서 인정한 '포르노 블로거'이신(물론 저와 좌웅을 겨루다가 저는 탈락해버렸지만요) 그로커님의 견해도 몹시 궁금합니다. 그리고 달키님께서 써주실 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재씨께서 '생물학적 관점'에서 써주셔도 재밌겠네요. ㅎㅎ. 그리고 좀 불경스런(?) 바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낙현신부님께서 '음란성'에 대해 쓰시는 글도 한번 읽어 보고 싶습니다.
2. 정치적인 관점 : 이명박 시대의 대언론정책, 대포털정책이라는 구도
레진 사건의 직접적인 이유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레진 사건과) '유사한'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개연성'으로 여전히 설득력있게 존재하는 가능성이라고 판단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새드개그맨님도 그 의견을 함께 하고 있는데요. 새드개그맨님과는 이 지점에서 좀더 토론을 이어가고 싶은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3. 미디어 역학
이명박의 대언론정책을 지지하는 정치적 버전이 한나라당, 방통위, 그 유사 나부랭이들이라면, 미디어 버전은 조중동일테죠. 이 조중동의 대포털정책에 대한 담론형성, 상징조작, 틀짓기의 양상이 어떨는지도 이번 레진사건의 '확장된' 형태로 미리 짚어볼 수 있는 이슈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에 대한 다음 - 네이버라는 양대 포털의 대응이나 위 미디어들이 양자를 어떻게 함께, 혹은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지도 계속해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문제 역시 새드개그맨님과 좀더 토론을 진행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4. 좀더 구체적인 논점으로는 웹서비스 사업자의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
이 이슈는 레진 사건 초기의 이슈였다고 생각하는데요. 여전히 저는 티스토리 측의 대외적 커뮤니케이션의 방법론이 그 철학으로, 혹은 운영의 원칙으로 대외적으로 표명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해프닝인가요? 좀 두리뭉실하게 넘어가고 있는 모습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와 관련한 그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이에 관한 글들이 부피로서는 가장 많았던 것 같은데요) 구체적인 교훈이 그 토론의 결과로서 도출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지점에서는 떠오르는 사건은 두 개 있습니다.
네이버의 '문성실 사건' : 여기에 대해선 여형사님께서 좀더 글을 써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습니다.
올블의 '채용번복 사건' : 이 사건에 대해선 저는 물론 올블의 입장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었죠.
그리고 좀 지난 이슈이고, 과거이긴 하지만, 이글루스의 '레진 이글루 폐쇄조치'는 어떤 의미를 남겼고, 그 교훈은 무엇이었는지를 정리할 필요를 느낍니다. 솔직히 저는 그 때 그저 먼산으로 구경하던 입장이라서(솔직히.. ㅡ.ㅡ;) 이게 어떤 의미와 교훈을 남기고 있는지, 과연 이글루스의 운영원칙에 어떤 티끌만한 영향이라도 준 것은 없는지, 좀 궁금해요. 이에 대해선 이를 잘 정리한 글이 있다면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물론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hof'님께서 이에 대해 논평해주시면 꽤나 반가울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좀더 확장하자면, 특히 capcold님께서 구글 '블로거'라는 웹서비스의 '쿨하다 못해 차가운' 안내문구를 예시함으로써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진바 있죠. 이 연장에서 '서비스형 블로그가 표현의 자유에 대해 가질 수 있는 합리적인 운영원칙, 정책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뭔가 그래도 의미있는 이야기들을 건저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5. 블로그파워 / 파워블로거
끝으로 레진사건은 대한민국에서 현실적인 '블로그파워'는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그 파워는 어느 정도로 평가할 수 있는가? 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렇게 질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레진님께서 (저는 개인적으론 이런 표현이 좀 웃기긴 하지만) '마이너' 블로거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ㅡ.ㅡ;) 저는 실은 이 질문이 더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이런 차원에서요. 물론 저는 서비스형 툴을 이용하진 않지만요. ㅎ). 이 문제는 블로그 서비스와 블로그 파워라는 혹은 '파워블로거'에 대한 논점으로 파생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에 대해서는 제가 제안한 서툰 토론제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점프컷님과 토론을 이어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점프컷님께서는 위 4.의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계신 것 같지만요. 그런데 개인적으론 환사마께서 이에 대해선 왜 아무런 말씀이 없는건지 것도 좀 궁금하긴 합니다. 그리고 너바나나님께서도 좀 끼어들면 좋을텐데..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파워블로거가 아닌 블로그파워라는 측면에서(물론 양자가 서로 적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블로그계는 양자가 감정적인 적대적 긴장을 갖는 것 같기도 한데요. 이건 참 아이러니 하면서, 또 안타까운 일입니다) 웹서비스가 추구하는 이윤추구모델과의 관계에서 capcold님께서 지적한 "표현의 자유가 갖는 상품가치"의 문제로 연결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질문은 정말 흥미롭고, 심오합니다. 이 질문에 대해선 펄님이나 이정환씨나 foog님이 거들어준다면 정말 좋겠네요. : )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추 생략.. 왠지 좀 예의(?)가 아닌 듯 하여...
아 이런 고의적으로 민노씨께서 의견을 듣고 싶은 분들의 이름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나열하시다니 ㅎㅎㅎㅎ
안쓰면 안될것 같은 압박감이 마구마구 느껴지는걸요 ㅎㅎㅎㅎ
그래도 웃으면서 압박감을 느껴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 )
언제나 심도있는 분석글입니다. 감사히 읽었습니다. :)
(엮인글도 댓글 다는 김에 살포시...)
이 글은 분석이라기 보다는 '부탁글'(^ ^;; )에 가까워서요.
격려 말씀 고맙습니다.
트랙백 글도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한자 보탭니다. http://blog.lawfully.kr/2008/9/5/you-re-wrong-tistory
레진님 좋아하는데...
아틸라님!! ㅎ
정말 이 반가움을 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엉둥하게도 몸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그 반가움이 크긴 큰데...
왜 이렇게 마음이 고요(?)한지 모르겠습니다...
암튼... 이제 컴백하시는건가요?
숙제 제출합니다!
앗, 대단히 고맙습니다~!
오늘 레진님 블로그에 새 포스트가 등록되었군요.
대충 '나라도 그러겠다' 식의 행동을 티스토리에서 하는군요. 방통위에 니 글을 심의맞길테니, 내 기준이 옳았는지 니 기준이 옳았는지 '객관적' 으로 평가해 보자. 두고봐라 씨발...이라고 하는 티스토리의 행동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상당히 아쉬운데요. 더 큰 권위에 맹목적으로 의지하는 것을 둘째치더라도 방통위가 과연 객관적으로 심의할 수 있는 기관이긴 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글루 레진 사태의 경우에도 방통위의 '개자지같은'(레진님의 표현입니다) 기준 때문에 짤렸다고 했었거든요. (당시의 최고 코미디 어록은 : 가슴 사진 한 장은 되는데 여러장은 안된다 라는 방통위의 주장이었습니다)
아무리 욕먹었다고 하더라도 한 서비스 이용자를 상대로 티스토리가 이 정도로 유치한 논리를 펼칠 줄은 몰랐습니다.
좀 생각이 정리되면 글을 쓰고 싶긴 한데, 오늘 1박 2일로 바람도 쐬고 생각도 정리하러 산으로 기어들어가는 것도 있고 해서 민노씨께서 주신 숙제를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다음주에 티스토리-레진의 새로운 떡밥이 생겼으면 좋겠지만 말이죠.
그럼 행복한 주말 되세요.
전 생각 좀 정리하러 산으로 기어들어가서 도좀 닦고 오겠습니다-_-;
달키님 댓글 덕분에 새로 올라온 레진님 글도 읽고, 방통심(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이트도 둘러보고 그랬네요.
방통심은 생긴지도 얼마 안되는 기관이 정말 역사적인 결정을 많이도 했네요. 특히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게시글 삭제 결정은 압권이고만요.
ㅡ.ㅡ;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40080701194755
제생각에, 레진님의 블로그를 폭파시켜버린 티스토리의 ,, 뭐랄까, 행동이 참 부족했다고 봅니다. 어째서 스스로 욕먹을걸 알면서 그랬는지, 지금까지 티스토리 참 좋게써왔는데, 레진사건으로 한가지 오점이 남네요.
폭파는 아니구요.
비공개처리이고, 이제는 방통심으로 심의를 요청한 것으로 압니다.
저 역시 티스토리의 대응은 몹시 아쉽네요.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괜한 인사말이 아니고, 이제 뭘쓰지? 고민하고 있었답니다.^^
이렇게 정리해 주시니...감이 좀 잡힙니다.
정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니 저도 다행입니다. ^ ^;
민노씨님의 대화 요청에 많은 분들이 화답하는 이 포스트가 정말 블로거로서 기분 좋은 장면일겁니다.
아쉬운 게 있다면, 제가 거기 못 낀다는 거죠;;; 크흑...ㅜ.ㅜ 마이너의 슬픔은 누가 구제 못해준답니다.
제가 COMO님 블로그에 대한 체험치가 그렇게 깊지 못해서요.. ^ ^;
아쉬움을 느껴주시니 저는 오히려 고맙네요.
다만 이 글에서 부탁드린 블로그들은 그저 제 아주 짧은 체험치에 바탕한 동료로서의 부탁일 뿐인 것이지 그게 무슨 제가 판단하는 블로그에 대한 가치판단(이런 표현도 좀 웃기긴 하지만요)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저도 궁금한게 있는데요.
여러 포스트를 통해서 '티스토리 나빠, 잘못했어'라는 내용들을 참으로 많이 보았고 그중에는 맹목적인 비난이나 사실관계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레진님에의 감정적인 동조에 의한 막연한 비판도 많앗던 것 같습니다.
티스토리 입장에서는 '그래서 우리보고 어쩌라구?'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티스토리는 이러이러해야 했었다 라는 모범답안은 무엇일까가 저는 궁금합니다. 즉, 민노씨가 분업화의 함정에 빠진 티스토리 담당자라면 어땠을까? 어떻게 해야할까? 에 대한 궁금증이죠.
또하나는 어느 분이셨지? 이스트라 님인가요? '레진 사태는 정당했다' 정도의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그 분 포스트에 달린 댓글을 보면 티스토리의 행위 못지않게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댓글이 눈에 많이 띄는데 이에 대한 조명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새드개그맨님의 논평(요 아래 글에 남겨주신 논평을 포함해서요)에 대해선 따로 글을 준비할까 싶습니다. ^ ^
제가 요즘 정신이 없습니다, 용서를 ㅜ_ㅜ
별말씀을요. : )
요즘 졸업준비로 많이 바쁘신가보네용.ㅎㅎ
"불경"은 절대 아닙니다. 사람살이의 한 면모나 현상을 어떤 식으로든 다뤄보자는 것이니 매우 기쁘고 감사한 초대로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이 사안을 아직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또 민노씨의 블로그를 통해서마 볼 때, 여러 광범위한 주제를 한번에 다루고 있기에, 그 범주의 차이들을 분별해서 말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사건의 발단인 블로그를 전혀 알지 못합니다. 민노씨가 쓴 여러 글을 통해, 그리고 몇몇 댓글 혹은 관련 글들이 신앙인이 처지에서 쓰인 것 같은데 그곳에서도 배우는 바가 많았습니다. 한번 좀 진지하게 이 문제들을 생각해보겠노라고만 생각합니다. 약속은 못드리겠네요. 다른 생각들로 좀 복잡해서... 허접한 변명은 이만 마치고, 격려를 보냅니다.
제가 괜히 죄송스럽네요. ^ ^;;
언제라도 자유롭게 써주시면 많이 반가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