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난동자들

2008/09/11 12:1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전, 촛불이 한참이었을 때 캡처한 댓글들이다.
나는 조선닷컴 댓글러들을 무슨 사이코 집단이나 광신도로 일반화하거나, 매도하고 싶은 생각 전혀 없다.
개인적으론, 조선일보의 악질적인 당파성에 대해선 그걸 당파성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한겨레나 오마이의 당파성이 조선의 당파성과는 그 격과 차원을 달리한다거나, 혹은 같은 류의 당파성이라도 그 수준이 현저히 높다거나.. 뭐 이런 생각도 별로 없다. 정치적 당파를 사상시킨다면, 물론 이건 불가능하다, 생산된 기사의 품질은 조선쪽이 높은 경우도 많다고 느낀다.

하지만 내가 조선일보를 정말 인정할 수 없는 건 맹목적인, 성찰없는 자동반복적 증오를 키우기 때문이다.
그 증오는 표피만 있는 최고, 경쟁, 일등 지상주의의 천박함, 그 공허한 욕망과 짝을 이룬다.
그게 그저 끔찍할 따름이다.

촛불 때 저 댓글들이 더 끔찍했던 건, 그 댓글들에 반대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찬성표만 묵묵히 받고 있는 그 풍경이 정말 소름끼쳤던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상식이 피어나는 풍경을 조선닷컴에서도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이런 상식에 찬성의 엄지손가락이 우뚝 설 수 있기를, 물론 그 현실적인 기대감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바란다.



* 발아점
펄, 동아닷컴 댓글러들 대단하시네



중앙일보의 계약직 기자가 퇴출됐단다.
그 퇴출사유란 지난 5월 촛불 관련 글을 '너무 솔직하게' 블로그에 올렸다는 것.
위 퇴출사유가 '사실'이라면, 그 개연성은 매우 높아 보이는데, 뭐랄까, 너무 양아치스럽고, 너무 조폭스럽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선 중앙일보 화끈하게 한번 씹어주는 것 밖에는 할 일 별로 없다.
그리고 이런 양아치 신문 읽고 있는 사람 한번 째려주는 그런 .. (이것도 어째 좀 좀스럽긴 한데.. ㅡ.ㅡ; )


0. 일단 사건의 기초사실들.

ㄱ. 중앙일보 계약제 사원인 A기자가 지난 5월 30일 촛불정국 하에서 중앙일보의 전제적 논조에 반(?)하는 글을 자신의 '조인스 블로그'에 쓴다. (위치 : 조인스블로그. http://blog.joins.com/yiyoyong/9622522)

ㄴ. 이 글은 다음 블로거뉴스에 송고된다. 그리고 '다음 메인'에 걸리면서 30만을 상회하는 기록적인 조회수를 기록한다. (위치 : 다음 블로거뉴스가 매개된 조인스 블로그)

ㄷ. 정규직 인사를 앞두고, 중앙일보는 A기자에게 해고를 통보한다. (핵심 사실)

ㄹ. 이에 중앙일보 측의 보복성 인사라는 보도(특히 첫 보도를 한 피디저널. 그런데 정보원인 해당 기자의 비보도요청을 무시한 기사화였다고 한다. ㅡ.ㅡ; ) 들.

ㅁ. A기자는 "중앙일보를 떠나며"란 글을 올린다. (위치 : 다음 블로그. http://blog.daum.net/yiyoyong )

ㅂ. 그런데 이 글은 (정보통신망법 42조의 2에 근거한) 권리침해신고에 의해 '임시접근금지 조치'


아무튼 이 이슈는 소위 거대언론 중앙일보(뿐이겠냐만은)의 조직문화, 블로기즘와 저널리즘의 관계, 그 가운데 낀 다음 블로거뉴스, 그리고 온라인의 비판적 의견에 대한 정보통신망법 42조의 2 등의 악질적인 활용예라는 차원에서 꽤 중대한 함의를 갖는다.

좀더 풀어서 이야기해보자.


1. 중앙일보를 통해 본 거대 언론의 조직문화

이건 안봐도 비디오라는 생각이 든다. 일전의 치어리더를 방불케 한 "사장님 힘내세용!!" 사건(?)으로 대충 예상가능하지 않나 싶은거다.


2. 블로그에 올린 글이 해고 사유?

이건 정말 정말 코미디다. 표현의 자유와 사고의 다양성을 누구보다 옹호하고, 존중해야 하는 언론기업에서 자신들의 논조와 맞지 않다고 해서, 그것을 이유로 기자를 퇴출시킨다는 건, 뭐랄까 자신의 존재근거 그 바탕을 부정하는 자기모멸적 행태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블로그에 올린 글을 문제삼아, 비록 계약직이라고는 하지만, 정규직 전환이 거의 예정되었다던 기자가 퇴출될 수도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도, 그게 중앙일보라는 극보수언론이라고 해도 매우 우려스럽다. 해당 기자가 법정투쟁을 할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선례는 정말 대한민국 언론의 후진성을 만방에 떨치는 선계로 두고 두고 회자될 테다.

이 주제는 이야기하자면 꽤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강한 유감과 우려 정도로 넘긴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좀더 중요한 주제들은 이하에서 언급하는 주제들이다.


3. 다음 블로거뉴스 주소로는 더 이상 접근이 안되는 문제의 글

이건 물론 추론이다. 문제의 글은 다음 블로거뉴스라는 유통망을 통해 다음 메인에 노출되었고(이건 사실), 그래서 그 비약적인 노출도(최종 30만 이상의 조회수) 때문에 문제의 중앙일보 윗선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으리라는 상식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상한 게 이게 더 이상 다음 블로거뉴스 프레임 주소로 연결이 안된다는 점이다. 문제의 그 글은 다음 블로거뉴스에 송고되면 '둔갑'되는 그 다음 블로거뉴스 프레임 주소로는 접근이 안된다. 그 해당 기자가 송고설정을 의도적으로 해지하지 않은 이상은 이 주소로 더 이상 연결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이상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239596

위 주소를 주소창에 치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화면이 뜬다.
해당 해직기자가 송고설정을 굳이 설정해지한 것이 아니라면, 다음 두 가지가 문제될 수 있으리라 본다.

ㄱ. 다음 블로거뉴스 위 주소를 자신의 글에서 링크인용한 경우에, 그 링크는 무용지물이 되는거다. 이게 첫 번째 현실적 문제다. 유사한 상황으로 블로그 폐쇄에 따른 퍼머링크의 파괴를 떠올릴 수 있겠다.

ㄴ. 다음 블로거뉴스의 프레임 주소 그 자체도 문제지만(이건 앞으로 개선된다니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다. 물론 다블뉴에 거의 송고하지 않는 나와는 크게 상관이 없을 듯 하지만서도), 자신들이 이차적으로 설정한 주소(URL)을 스스로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이라는 차원, 송고하는 블로거에 대한 신뢰라는 관점에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리라 본다.

물론 이는, 다시 강조하건대, 해직기자가 송고설정을 일부러 지우지 않았다는 전제에서 판단한 거다(확률은 적지만 그랬을 수도 있으니까) .

아, 다음 블로거뉴스에 송고된 그 문제 글의 제목도 살짝 지적하자.
위 조인스닷컴에 보관된 원문 제목은
'5.29 촛물문화제 참관기'라는 매우 단순하고, 무미건조한 제목이다. 그런데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게 오히려 글 본문과는 크게 호응한다. 그런데 중앙일보 기자 퇴출 사건을 다루는 모든 언론의 기사(현재까지는 피디저널,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서울, 데일리서프라이즈 등에서 다루고 있는데)에서 문제 글 제목은 '중앙일보가 기록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로 인용되고 있다.

(이것도 추론인데) (아마도) 다음 메인에 노출될 당시의 글 제목이 '중앙일보가 기록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가 아니었을까 싶고, (그렇다면) 다음 블로거뉴스 편집진이 임의로 송고된 제목을 수정한 것 같다. 뭐, 워낙에 일상다반사라 그려려니 한다. 다만 마구잡이 제목 수정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점은 다시금 강조하고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 블로거뉴스상 제목이 '중앙일보가 기록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임을 알려주는 유일한(?) 인증샷은 해당 다음 블로거뉴스 프레임 주소로 구글링해야 구할 수 있다. 이것도 좀 코미디다.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239596 로 구글링한 모습.
메인링크로는 물론 접근이 안되고, 저장된 페이지를 통해서만 다음 블로거뉴스라는 매개로 유통되는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다.


덧. 이에 대한 블로거 보보(BoBo)의 보충논평 (본문 성격상 경어체 생략)

사실 그 글의 원제가 '중앙일보가 기록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였습니다. 그 글은 민노씨가 말씀하신 대로 많은 이들이 읽게 되었고, 블로그의 주인이 글을 내렸었습니다. 제 추측에는 그러면서 블로거뉴스에서도 뺐을것 같군요.

그리고, 이번에 다시 그 글을 제목을 바꿔 공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얼마전에도 들어가서 보려고 했는데(블로거 뉴스의 링크 말고 원주소로) 비공개로 되어있었습니다. 사실은 스크랩을 해놨던 글이라 이번에 공개되면서 제목이 바뀌었길래 내용을 비교해 봤는데 달라진 것은 제목 뿐이더군요. 블로거뉴스하고는 별 상관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위 논평을 접하니 너무 성급하게 추론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ㅡ.ㅡ;



실은 이상의 문제는 이하에서 다룰 문제보다는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문제다.


4. 다음 블로그 - '중앙일보를 떠나며' 증발 사건

사정이야 어떻게 되었든 간에 해당 중앙일보 해직기자는 온라인 둥지를 '조인스 블로그'에서 '다음 블로그'로 옮긴다. 그런데 더 황당할 수 있는 일을 겪는다. '중앙일보를 떠나며'라는 글이 증발한거다. 이 글은 이 중앙일보 기자 퇴출 사건을 다루는 기사들에서도 언급하는 글이다. 그런데 '권리침해 신고'가 들어와서 사라져버린다(형식상은 '임시조처'지만, 그 실질은 '삭제'라고 해야 마땅하리라 본다).

(추론이지만) 중앙일보 해직기자는 중앙조인스 블로그에서 쓴 글이 문제가 되서 퇴사에 이르렀는데, 다음 블로그에 오니 글이 삭제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한 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해직기자가 새롭게 둥지를 마련한 다음 블로그.
상단 '권리침해신고 접수에 의해 임시 접근금지 조치된 글입니다'라는 안내문구
물론 그렇게 삭제된 글이 그 문제의 '중앙일보를 떠나며'라는 글이다. ㅡ.ㅡ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상단의 '권리침해 신고된 글'이 '중앙일보를 떠나며...'임을 알 수 있다.



4-1. 권리침해신고 제도 : 정보통신망법 42조의 2, 3, 6, 10

위 코믹한 일이 발생한 근거를 제공하는 정보통신망법, 특히 42조의 2를 비롯한 42조의 부가규정들은 '권력'의 편에서 온라인 콘텐츠, 특히나 포털과 같은 거대 유통망을 통해 유통되는 '노출도 높은 콘텐츠'가 어떻게 '합법적으로''신속하게' 사라지는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이 사건을 통해 극명하게 예시하고 있다. 내가 굳이 이런 재미없는 글을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쓰는 이유는 바로 이 문제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가장 중대한 논점이라고 생각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http://cs.daum.net/redbell/right/libel_noti.html (게시자 안내)
'유해정보신고센터'는 레진사건을 떠올린다. ㅡ.ㅡ ;
물론 이번 사건은 레진 사건의 확장형이라고 나는 평가한다.
 

이 글은 그저께 저녁에 쓰다가 말고, 다시 이어서 쓰는 글인데, 너무 답답하고, 황당해서 블로거 행인과 전화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 규정은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정말 확실하게 '합법적으로' 침해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이 규정들은 이명박 정부 하의 방통위에서 마련한 만든 것도 아니다. 노무현 정권하의 정보통신부 정부개정안으로 마련된 규정들이고, 개념없는 의원ㅅㄲ들이 정말 아무런 생각없이 통과시킨거다. 

30일의 임시조치가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인터넷상의 이슈 유통기간은 채 일주일을 넘기기 힘들다.
아무리 거대한 이슈라고 해도 한 달 이상을 끌기는 어렵다.
권리침해를 당했다는 측에서는 이렇게 신고 한번 날리고, 급한 불만 끄면 그만인거다.

여기에 대해 포털이, 블로거들의 자유와 독립성을 그토록 존중하고 지켜줄 것 같은 블로거뉴스가 과연 이런 '신고'들이 '중앙일보'나 '국회의원 나리' 같은 '힘있는 자들'에게서 왔을 때, 버텨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음 블로거뉴스나 포털 다음을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려되는 현실 그 자체에 대해 예상해보는 거다.


5. 결

'중앙일보를 떠나며'는 왜, 도대체 왜 다음 블로그에서 사라진 걸까?
여기에 어떤 내용이 있길래 이 글은 다음 블로그 측에 권리침해 신고된 것일까?
그리고 누가 그 신고자인가? (이거야 상식적으로 역시나 추론이 가능하지만...)

그 내용에 대해선 미디어오늘의 기사 중에서 그 개요를 요약하고 있는 글이 있다.

중앙, 자사 촛불보도 비판 기자 재계약 거부 논란 (미디어오늘, 안경숙) (2008년 09월 10일)


9일 자신의 블로그에 ‘중앙일보를 떠나며’라는 글을 올려

△연봉 계약직으로 옮겨올 당시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되는 일종의 무기 계약직으로 받아들였고, 회사 쪽에서도 지속적으로 그런 뉘앙스를 풍겼던 점

△담당 부서 에디터와 데스크 모두 중앙일보 정규직 기자가 아니면 외부에서 경력 기자로 들어오려고 하겠느냐는 얘기를 여러 차례 한 점

△중앙일보로 옮긴 지 1년 후 연봉 협상을 할 때 담당 에디터가 ‘형식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그 결과 계약 기간이 한창 지난 9월 중순에야 연봉 계약에 사인한 점

△해고 사실을 당일에 통보한 점 등을 들며 “해고 명분이 부당한 것은 물론 절차 역시 잘못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거듭 강조하건대, 이 정보통신망법의 규정은 인터넷상 콘텐츠의 전파성과 복제기술을 생각하건대, 회복할 수 없는 권리침해에 대한 예방적 조처로서는 그 의미가 없지 않다. 하지만 이 규정이 적용되는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설정되지 못한다면, 일방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실질적인 인터넷 상의 공론화와 소통 가능성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악질적인 규정으로 남을 확률이 높다고 본다.

덧2. 해고당한 기자 "<중앙일보>가 안됐다" (서프)

깜박하고 있던 기사였는데, 블로거 .cat이 알려줬다. : )
위 기사에 '중앙일보를 떠나며'의 전문이 게재되어 있다.


판례는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한계를 다음과 같은 비교적 명료한 기준 하에서 판단한다.

ㄱ. 글 대상이 되는 사람이 공인인가 사인인가.
ㄴ. 글 소재와 주제가 공적인 사안인가, 아니면 사적인 사안인가.

당연히 글이 다루는 인물이 공인일수록, 사안의 내용이 공적일수록 표현의 자유는 더더욱 두텁게 보호된다. 그렇다면 요청을 받는 서비스 사업자(포털)로서도 위와 같은 기준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 아닌가? 도무지 아무리 극단적인 추론을 하더라도 '중앙일보를 떠나며'가 권리침해 신고에 의해 이토록 손쉽게 접근금지된 상황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티스토리 레진 사태로 짜증이 나는 판에 짜증 받고 짜증 더다.

위 '중앙일보를 떠나며'의 경우를 위 기준에서 추론해보자(원문을 모두 읽지 않았으니).
이건 현직에 있던 한 기자가 자신이 블로그에 쓴 글이 이유가 되어 해직당했다고 판단하는 (상당한 정도의 개연성을 갖는) 상황하에서 그저 중앙일보 고참기자나 중앙일보 사장을 '개인적으로' 비난하기 위해서 쓴 글은 아니다. 백보양보해도 중앙일보 현직 기자들의 명예가 훼손되거나, 중앙일보 사장의 명예가 훼손당할 여지가 있더라도, 그 비판이 갖는 공적인 함의와 의미가 크기 때문에 그 비판행위로 인한 명예의 하락은 마땅히 감수하고 용인해야 하는 것이 되는거다.

이에 대해서 중앙일보가 억울하다면, 그 글에서 언급된 해당 기자들이 억울하다면, 언론인답게 '반론'으로서 대응하면 그만이다(물론 이는 권리침해 신고를 중앙일보 측에서 했다는 전제에서 판단한 추론이다). 이렇게 정보통신망법상 권리침해신고 제도(44조의 2)를 악질적으로 활용해서 글에 대해 접근을 차단하는 반언론적 자세는 스스로가 反저널리즘 철학을 갖고 있음을 인정하는 꼴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한마디로 꼴값이다.

이 법 규정은 당장은 포털 블로그를 이용하는 다수의 블로거들에게 악의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리고 트래픽 폭탄을 미끼로 점차로 블로그들을 무슨 콘텐츠풀로, 무슨 뉴스 하청업체처럼 활용하는 다음 블로거뉴스가 블로거들이, 마치 위 기자처럼 난처한 경우에 처할 경우에 이를 공론화시켜주거나, 혹은 법개정 싸움에 도움을 줄 것 같지도 않다.

물론 포털 다음이, 블로거뉴스가 이 문제를 공론화시킬 의지가 있다면, 나는 지금까지 다음 블로거뉴스에 가했던 그 모든 비판과 비난을 철회하고, 다음 블로거뉴스를 응원할 준비가 됐다.

하지만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고, 또 블로거들 역시도 "내 문제도 아닌데 뭐.. ." 이럴 것 같다.
그런데 이 문제는 정말 당장에 우리 문제다.
당장에 글을 읽을 수가 없잖나?

궁극적으론 우리가 우리를 돕는 수 밖에는 없다.
제발 관심 좀 가져주시라.



* 사건을 다룬 주요 기사
중앙일보, 자사 비판기자 퇴출 '파문' (피디저널. 2008년 09월 08일)
: 첫 보도.  재밌는 건 취재대상인 해직기자의 일시적인 비보도요청을 피디저널 측에서 무시하고 쓴 기사라는 점이다. 이것도 좀 생각해볼 문제다. 그 해당 정보원이 없다면 쓰여질 수 없는 기사에 대해 정보원이 명시적으로 '일시 기사화 유보'를 부탁했다면, 무슨 긴박한 시의성의 요구가 없는 한은 그 요구를 존중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중앙, 자사 촛불보도 비판 기자 재계약 안해 (미디어오늘. 2008년 09월 08일)
: 위 피디저널 기사를 바탕으로 한 기사다. 물론 그게 메타언론으로서의 미디어오늘의 주된 업무이기도 하다.

한 온라인 저널리스트의 퇴출 (최진순. 2008/09/08)
: 내가 처음으로 소식을 접한 글이다.




* 권리침해 신고 관련 (daum)
http://cs.daum.net/redbell/right/libel_base.html (관련근거)
http://cs.daum.net/redbell/right/libel_prog.html (권리침해신고)

다음 서비스 약관 중에서  
제6조(이용자 탈퇴 및 자격 상실 등)
제11조(이용자의 의무)
제12조(공개게시물의 삭제)
이용자의 공개게시물의 내용이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 "Daum"은 이용자에게 사전 통지 없이 해당 공개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고, 해당 이용자의 회원 자격을 제한, 정지 또는 상실시킬 수 있습니다.
1. 다른 이용자 또는 제3자를 비방하거나 중상 모략으로 명예를 손상시키는 내용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 (정보의 삭제요청 등)
①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인하여 사생활의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당해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이하 "삭제등"이라 한다)를 요청할 수 있다.

more..

more..


제44조의3 (임의의 임시조치)

①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는 자신이 운영 ·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가 사생활의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임의로 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임시조치에 관하여 제44조의2제2항 후단, 제4항 후단 및 제5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more..




* 추.
본문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너무 답답한 마음에 블로거
행인에게 전화를 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행인은 이 정보통신망법을 '망법' '망법' 줄여서 부르던데, 이 법은 정말 이대로 두면 '망법'(亡法)이 된다. 건 그렇고 행인이 이 주제에 대해 짬이 난다면 글 좀 써주면 참 좋겠다. 물론 짬내기는 어렵겠더라도... 그냥 그런 바람이 있다는 거다.


* 이 글은 예외적으로(송고하지 않는게 당연히 원칙이다)  다음 블로거뉴스에 송고한다. 다음 블로거뉴스의 운영철학이나 편집철학에 전혀 찬성하지 않지만, 다음 블로거뉴스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사안의 중대성도 너무 커보이고... 다음 블로거뉴스의 (악질적이긴 하지만) 프레임주소가 과연 얼마나 버티는지도 궁금하고... (취소줄은 BoBo의 논평 때문)
이 글의 다음 프레임주소는 '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772606 '이다.
(이 다음 블로거뉴스만의 프레임 주소는 어서 사라지기를 바란다...뭐 없앤다고 했으니 일단 기다려봐야겠지...  : )
 



0. 유재하 듣는다.

추억이 마구 마구 몰려온다.
어떤 깊은 밤, 열띤 밤, 대학 노천극장…
나는 그 때 고등학교 자퇴생이었다.
첫사랑이었던 어떤 몹시도 아름다웠던 아이의 목소리.
그 목소리는 마치 바람소리처럼… 들리진 않지만… 내 온몸을 감싼다.

울뻔했다.
지금은 뭐, 괜찮다.


2. 감상적이다. 와 공격적이다. 가 늘 함께 온다.

"다 죽어버리면 좋을텐데..."

에반게리온을 보거나, 유재하를 듣거나...
추억에 휩쓸리거나, 미래를 아무런 열정도 없이 습관처럼 욕망하거나...


3. 중앙일보 기자 퇴출 사건
가장 중요한 논점은 중앙일보의 권위주의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그 천박한 기업문화가 아니라(이건 홍사장 딸랑이들의 "사장님 힘내세요" 퍼포먼스로 이미 다 알려진거 아닌가?), 개인적으론 '다음 블로거뉴스'라는 유통망을 통해 확산된 그 과정상의 디테일들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정보통신망법 42조의 2, 3, 6, 10... 여기에 대해선 어제 행인과 늦은 밤에 꽤 긴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야기할 수록 답답하더라.

3-1. 시사인
이 사건을 다루고 있을지 궁금하다. 아니 그 전에 시사인와 다음 블로거뉴스의 전략적인 공생이 이 이슈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과연 유효한 질문인지 궁금하다.

중앙일보 퇴출 사건을 시사인이 다뤘나 궁금해서 시사인 사이트를 찾았는데(고재열 블로그에서는 다룬 것 같지 않고), 검색하려고 했더니 로그인 하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놀고 있다.
미친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잠시...
사이트 운영자, 밥은 먹고 다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4. 블로거 아거는 지금 뭘하고 있을까...
그의 빈자리가 예상보다 훨씬 깊고, 넓다.
물론 아틸라가 다시 컴백하기는 했지만, 아틸라는 내가 읽기엔 그 관심사의 풍경이 나와는 좀 다르고, 나에겐 너무 어렵다...


5. 커피캬라멜
문득 달달한 진로 포도주를 사서 귀엽거나 아름다운 아이와 함께 노래방에서 가서 유재하 노래를 실컷 부르면 참 좋겠다는 별 그지 같은 상상을 해본다. 물론 커피캬라멜이 떠오른다...


7. 싸움
블로그계가 발전하려면 '싸움'이 최고다(라는 생각을 요즘 종종 한다). 그 싸움이 오히려 진정한 '격려'를 가능하게 하지 않을까 싶다.


13. 올블
점점더 걱정스럽다. 새로운 스태프를 뽑는다던데, 이번에 정말 뭔가 보여주지 못하면, 위태로울 수도 있겠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쥐뿔 근거없는 생각이 스친다.


15. 믹시
믹시업 위젯(본문에 다는 거)과 믹시캐스트 위젯(사이드바)을 설정할까 생각중이다. 블로거 펄의 영향.


17. 뒷북
시정잡배의 블로거 리뷰에 대한 리카르도의 비판은 흥미롭다. 시정잡배의 블로그 리뷰가 진화하고, 발전하기를 나는 누구보다도 바란다. 하지만 리카르도와 같은 비평에 대한 비평이 없다면 그렇게 되기 힘들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리카르도의 비판은, 적어도 그 디자인 운운하는 부분들과 불필요한 과장적 수사, 감정적 수사들...은 무의미하다.

리카르도 블로그는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묘하다.


18. 스폰서와 블로거

테크토크 가장 최근 방송분은 스폰서와 블로거들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굳이 말하면 2부다. 1부는 크롬이야기... 크롬...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면 나는 종종 쓰는데, 블로그 편집기에서의 위지윅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 것 같다. 나만 그런건가? 소소한 팝업창도 쥐똥만한 크기로 나오고... 특히나 팟캐스터 링크의 지적처럼 플래시 많은 사이트는 그렇게 빠른 것 같지도 않다...


암튼 2부의 그 '파워블로거'들 누군지 좀 밝히면 좋았을텐데...
꽤 궁금하다.

물론 나도 어떤 경제교육업체(에듀머니)의 블로그 운영에 편집자(?) 조언자(?) 역할을 하면서 돈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그 업체에 대해선 그 철학과 방법론에 공감해서 별 다른 고민이 없었다. 원래 알던 분이 운영하는 업체이기도 하고.

소개를 통한 비슷한 의뢰가 한건 더 있었는데, 이건 고민하다가 흐지부지...


21. 나는 왜 이렇게 생각없이 사는지 모르겠다.



* 본문 참조 링크
시사인 :
http://www.sisain.co.kr/news/articleList.html
행인 : http://blog.jinbo.net/hi/

아틸라 : http://blog.lawfully.kr/2008/9/10/religious-discrimination : 이런 글은 잘 읽혀서 고마운 글. : )

시정잡배의 블로그 리뷰 :
http://jabbae.tistory.com/
리카르도의 비판 글 : http://infobox.tistory.com/633/

올블 : http://www.allblog.net/
믹시업 위젯 : http://mixsh.com/widget/mixup/index.html
믹시업캐스트 위젯 : http://mixsh.com/widget/mixupcast/index.html
펄 : http://pariscom.info/

에듀머니닷컴 : http://edu-money.com/
태크토크(3회) 크롬(1부) 블로거와 스폰서(2부) : http://www.soriweb.com/tech2/?p=17



언젠가 블로깅의 시의성에 대한 내적인 요구, 그 압박감에 대해 쓴 적 있다.
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이상 쓴 기억이 있다.

나는 시의성의 가치를 존중하고, 거기에 꽤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편이다.
그건 (
언젠가도 썼지만) 그 시의성이라는 가치가 동시대에 유통되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대상이 되는 '어떤 사건' '어떤 현상'을 '함께' 고민하고, 그 이슈에 자신의 관점과 철학을 투사함으로써 동시대적인 고민이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실존적이며, 능동적인 참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시의성 문제에 대해 지금은 잠시 블로깅을 쉬고 있는, 내 블로깅에 가장 많은 영감과 자극을 준, 그리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블로거 중 한 명인 아거는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시의성(timeliness)은 중요한 뉴스가치(news value)중 하나입니다. 또한 시장의 매스 미디어나 통신사 글에 의견을 다는 우리 블로거들에게도 중요한 가치중 하나입니다. 요즘 들어 발견하는 재미난 현상은 아무리 빠른 외신이라도 어느 블로거에 의해서 순식간에 전파가 된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저도 이런 특종 게임(
http://gatorlog.com/mt/archives/002027.html)을 해보곤 했습니다만 요즘은 그런데 의미를 전혀 두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미국발 기사일 경우에는 먼저 구글 검색을 해본 후 누군가 글을 올렸으면 가급적 올리지 않거나, 완전히 재가공해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이를테면  "경이로운 위키피디아의 한국관련 엔트리들"이라는 글(http://gatorlog.com/?p=652)은 원래는 "마소"의 위키관련 사건을 보도하려다가 전혀 다른 형태로 가공한 예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블로기즘에서는 시의성이라는 것이 별로 매력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블로그의 글에서 기억하는게 "빠른 뉴스"인가 아니면 그 블로거의 "독특한 관점"인가를 생각해 보면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가 명확해 지는 거지요... 

관점이 많아지면 이제 그때는 누가 더 많은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내는가가 중요하겠지요? 
누구도 들어보지 못한 진한 에피소드의 감동....그게 진짜 멋있는 블로그 아닐까 싶습니다...


- 아거


나는 지금도 여전히 시의성을 존중하기는 한다. 하지만 이전에 느꼈던 시의성에 대한 의미부여에 대해선 점점더 회의적이 되곤하는데, 이건 그 어떤 이슈에 대한 '완결성'이 담보되지 못하는 현실에 있다. 블로그파워가 구현되는 방법론으로서, 실천론으로서, 온라인 시민사회의 의식적인 하부기제로서의 블로그가 갖는 민주적인 역할은 여전히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나는 평가한다.

그렇게 블로거 스스로 이슈에 뛰어들어 그 이슈를 탐색하고, 공동체 성원으로서의 상상력을 고양시키며, 궁극적으론 다름과 차이에 바탕한 다양한 의견들과 대화함으로써 민주적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것. 나는 그것이 여전히 블로깅의 시의성이 갖는 공동체적인 의미, 사회적인 의미, 민주적인 가능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는 다수로서의, 전체로서의 블로그파워는 이런 시의성에 대한 순발력 있고, 즉각적인 반응들에서 발생할 여지가 크고, 그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축적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안된다. 개성있는 관점과 철학을 블로기즘의 가능성은 아무래도 좀더 소수일 수 밖에 없는 이른바 (이 표현은 현재로선 허상이라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파워블로거의 역할로 좀더 강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 영역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점점 더 커지는 거다.

쉽게 말해서 악순환이다.
시의성에 투철한 이른바 '속보형' 블로그들은 점차로 득세하고, 좀 더디고 늦더라도 자신의 철학과 관점을 적극적으로 투사함으로써 스스로의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는, 그리고 어떤 이슈에 대해 '끝장'을 보려는 블로그들은 점차로 그 속보형 블로그가 득세하는, 득세할 수 밖에 없는 거시적인 메타 환경 속에서 소외된다. 점점더 숨겨지고, 소통의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 여기에 이런 환경 속에서 점차로 시의성의 요구라는 내적인 압박에 직면하게 되는거다.

이런 경향을 가장 먼저 강요하는 환경은 가장 직접적인 블로그 메타인 올블, 다음 블로거뉴스, 블코 등등이다. 이들 메타환경에서 시의성은, 각종의 현안 이슈들은 블로그의 개성이나 철학이나 관점 보다 좀더 강조되어 그 디자인(UI)으로 분류체계로 구현된다. 물론 그 정도의 차이(가령 블코는 이런 주제설정에 대한 억압이 좀 덜한 편인데, 이게 좋기만 한 것은 또 아니다)는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믹시는 시간(오늘, 일주일, 이달)과 공간(단순 펼침)에 대한 효율적인 분배로 이 문제에 그래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물론 믹시의 디자인은 그 자체로  그 만큼 효율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별다른 준비 없이도).

나는 파워블로거도 아니고, 무슨 블로기즘의 전도사도 전혀 아니고, 그냥 민노씨고, 안분지족의 교훈을 견지하려 노력하는 평범한 블로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나름으로 어떤 이슈에 대해 좀더 천착하고 싶다는 내적인 욕구, 좀더 찬찬히 살펴보고, 좀더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서 끝장을 보겠다는 그 욕심이 점점더 쉽게 사라지거나 쉽게 지워져버리고 있는 내 자신을 느낀다. 그건 물론 일차적으로는 내 타고난 발군의 게으름 때문이겠지만, 변명처럼 이야기해보자면, 속보형 블로그가 득세하는 블로그계의 풍경들 속에서 느껴지는 시의성에 대한 압박, 혹은 다른 동료 블로거들은 이미  관심도 없은 걸 나 혼자 붙잡고 있는거 아냐? ... 뭐 이런 썰렁한 느낌... 그런 내적 소외감도 꽤 작용하는 것 같다.

원래는 쓰던 걸 마무리 못하고, 묵혀두는 글이 점점 더 늘어만 가는 것 같아서...
그런 글들이 한 자리에서 두 자리로 넘어가려는 즈음에, 왜 이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아주 짧게 쓰려고 했는데, 역시나 또 글이 (약간) 길어졌다....

암튼 어제부터 쓰던 글은 '중앙일보 기자 퇴출 사건'에 대한 글인데, 이것도 메모장에서 엉켜진 실타래처럼 방치되어 있는 상태다. 오늘 중으로 그 사건의 숨겨진 함의에 대해(기존의 글들이 소홀하게 취급하거나, 혹은 언급하지 않은 미시적인 영역이지만, 꽤 중대한 의미라고 나는 생각하는 그 지점에 대해) 글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이 사건은 레진 사건의 확장형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흥미로운 주제다. 물론 레진 관련글도 나름으로 최소한의 의미를 정리할 수 있기를 스스로에게 바란다. 물론 그 정리는 나 혼자로 되는 건 전혀 아니고, 동료블로거들에게 배우고, 또 그들과 대화하면서 그 '과정들'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추.
블로그래픽도 뭔가 대책이 필요한데...ㅎㅎ
이건 추석 이후에나 구체적인 실마리가 풀릴 것 같다.



* 관련글
포스팅 타이밍
http://www.minoci.net/34
포스트 유통기간 http://www.minoci.net/183



* 관련 추천글
블로그계의 거대떡밥 (레일린)
[....] 웹상에서, 하나의 이벤트(사건)가 지속성을 유지하기란 참 어려운 것 같다.
1분1초마다 많은 이슈가 쏟아져나오고 있으니, 하나만 오래붙잡고 있기가 왠만한 끈기 아니고서는 힘든 듯.
당장 저번에 일부층을 뜨겁게 달궜던 이글루 패션밸리 사건도, 지금은 누가 운운이나 하고 있냔 말이지.

결론, 떡밥은 금방 쉰다.
떡밥에도 여러번 푸욱~~ 끓이고, 익혀야 하는 곰탕급이 있고, 그냥 간식으로 먹고 나서 꺼억~! 트름 한번 하면 그만인 햄버거급이 있다. 그걸 구별하는 것도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0. 레진 사건 현재 스코어
티스토리가 바통을
방송통신심위원회으로 넘겼다. 레진 블로그 문제의 글(들)에 대해 티스토리가 그 심의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뢰했단다. 이 티스토리의 판단에 대해선... 일단 유감스럽다(물론 그 속을 다 알 수는 없겠으나... ).
회원님께서 운영중인 블로그(http://lezhin.com)에 대해, 아래와 같이 '포스트비공개' 되오니 확인 바랍니다. 티스토리는 만 14세 기준으로 운영되며, 이 기준에 위배된 포스트에 대해서는 비공개 조치되었습니다. 비공개된 포스트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며, 심의결과에 따라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지은 엉덩이
아키하바라 살인사건
봉천동 진순자 김밥
Isabeli Fontana
병원에 가자

* 비공개 사유 : '가슴노출' 및 '성행위 묘사' 포스트 게재로 인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요청

※ 티스토리는 만 14세 기준으로 운영됩니다.
※ 비공개된 포스트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심의 요청될 예정이며, 심의결과에 따라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 심의기간 동안 해당 포스트에 한해서는 공개 전환은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레진,
http://lezhin.com/147 중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는 최시중이 위원장으로 있는 방통위와는 '형식상' 별개의 기관이다. 이건 그저 형식적인 의미가 아니다. 방통심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하위기구가 아닌, 독립적인 기관(심의기관)이라는 의미고, 그래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방통심이 방통위에서 독립한 기관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별로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방통심이 방통위의 '시다바리'라고 많은 언론학자들이 시민단체들이 진보적인 저널들이 지적하고 있으니 말이다.

1. 방통위와 방통심 (찰떡궁합)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방통심의 관계는 대충 이렇다. 예시해보자. 방통위가 야심차게(쉬는게 도와주는 것 같지만...) 마련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오는 11월 정기국회 제출 예정). 그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으로 평가되는 '삭제 요청에 따른 임시조처'(침묵은 금!이라는 엽기적인 신념의 결정판) 관련안을 보면 이렇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논란이 제기됐던 조중동 광고 불매 관련 글들이 앞으로는 방통심의위에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사라질 전망이다."(조이뉴스. 2008년 08월 20일)

우선 방통위는
ㄱ.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요청 받은 삭제 또는 임시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보통신망 법 개정안을 마련."(미디어오늘) 하고, 
ㄴ. 서비스사업자(포털)은 관련 문제 콘텐츠를 '방통심'에 넘긴다(7일 내에 방통신의 심의를 거치도록).
ㄷ. 방통심의 심의결정이 어떻게 나든, 최소한 그 7일동안 '그 문제의 콘텐츠'는 웹상에서 사라지게 되는거다.

이거 누구를 위한 제도같나? 정말 방통위는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는 걸까?  이거 정말 명예훼손 등으로 심각한 권리침해를 입을지도 모르는 '선량한' 시민을 위한 제도 같나? 아니면 마땅히 좀더 두터운 표현의 자유를 통해 비판할 수 있고, 또 비판되어야 마땅한 '공인'(정치인은 가장 대표적인 공인일텐데, 국회의원,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을테고)들이 국민들, 말 안듣는 블로거, 네티즌들 아가리 다물게 하려는 제도 같나? 조이뉴스의 기사는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게시글을 아주 적절한 예시로써 활용하고 있는데, 인용하면 이렇다.
"방통위 안대로 법안 개정이 이뤄진다면 달라진다.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글은 해당 신문사나 광고주가 문제를 제기하는 즉시 인터넷에서 사라진다. 나중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지만, 최대 일주일(7일) 동안은 인터넷에서 볼 수 없는 것이다." (조이뉴스. 2008년 08월 20일)

2.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통심에 대해 좀더 살펴보자. 그러기 위해 사이트에 갔다.
http://www.kocsc.or.kr/
일단 소감은 이렇다. 이런 사이트에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내 자신이 처량해질 지경이다.
우리 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찾아주신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방통심은 방송내용의 공공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고, 정보통신 매체의 건전한 문화를 창달하기 위하여 설립된 기관입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는 다양해지고, 사이버공간상에 유통되는 정보의 양은 방대해지면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공공성과 윤리 규범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방송내용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정보통신매체의 올바른 이용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그리고 격려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박명진
방통심은 방송과 통신매체의 콘텐츠를 '심의'한다. 그런데 그 심의절차가 어떻게 이뤄지는건지는 사이트를 봐도 감이 안온다. 사이트를 둘러봐도 어떤 과정을 거쳐서 심의가 이뤄지는건지, 그 심의의 구체적인 절차와 결정의 영향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홈피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환영"한다면 이런 방문자들의 기본적인 방문 목적을 만족시켜줘야 하는게 아닐까?  큰 꼭지는 이렇다. 위원회 소개 / 알림마당 / 정보마당 / 전자민원 / 정보공개

앞서도 말했듯, 위원회 소개, 별 의미없는 인사말과 약력 소개가 가장 먼저다!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인터넷 게시물 삭제라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결정을 한 기관답다는 느낌이다. 방통심이 뭐하는 단체인지 알려주는 가장 유명한(?) 결정은 물론 조중동 광고불매 인터넷 게시물 삭제 결정.(관련기사:
미디어오늘)이다. 물론 PD 수첩에 대한 사과결정도 눈에 띈다. 이하 방통심 사이트를 스케치한 풍경이다.

ㄱ. 조직체계
사용자 삽입 이미지


ㄴ. 레진의 글을 심의할 팀은 '유해정보'심의팀이 될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ㄷ. 그동안 심의한 결과들 가운데 중요한 것들은 보도자료를 보니 알겠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ㄹ. 2008년 상반기 주요 포털 심의현황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레진, 그 문제의 글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낸들 아나. 다만 그다지 낙관적이지는 않다. 방통심 자체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지경인데, 거기에서 심의하는 결과가 기대될리 만무하고, 더욱이 레진의 콘텐츠가 심의까지 필요한 무슨 대단히 '비도덕적이고, 유해한' 어떤 것이라는 그 혐의 자체가 불쾌할 지경이다. 아무튼 이제 공은 방통심으로 넘어갔다. 사전 검열이 아닌 (사후) 심의는 물론 합법적인 절차다. 그리고 이런 '사후' 심의절차는 그 심의를 통해 어떤 콘텐츠를 규제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그 콘텐츠를 합리적인 시각으로 심사함으로써, 그 콘텐츠가 합법적으로 유통될 수 있도록 그 콘텐츠에 투여된 작자의 표현의 자유와 열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방통위가 준비하고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나, 그간(그 짧은 기간동안!) 통심위가 저절러놓은 각종의 문제있는 결정들을 보건대... 이런 소박한 바람이 충족될 것 같지는 않다. 이는 오히려 궁극적으론 표현의 자유와 창작열을 위축시키고, 실질적으론 검열적 작용으로 악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한 사회에서 유통되고, 소통되는 어떤 의미든 간에 그게 그 사회의 자율적인 사상시장의 경쟁메카니즘에 의해 해소되지 않고, 어떤 국가기관의 판단에 수동적으로 좌우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특히나 이런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이슈에서 국가의 개입은 2차적이어야 하고, 그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