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짜잘한 후속편

띠보 2009/03/10 15:38

홍세화씨 얼마전 강연에서 만났는데
초창기 입사 때와 다르게
구독신청서 가지고 다니더라구요
이휴...(후략)

최근 경향신문 기자 월급 반토막 났다는 소식도 그렇고, 여전히 조선일보 일등신문이라고 잘난 척하는 꼴도 보기 사납고, 그렇다면 소위 '진보매체'들이 블로그를 위시한 웹 유저들과 친해지는 방법은 뭐 없을까 생각해봤다. 가장 돈 적게 들면서, 나름으로 홍보효과를 노릴 수도 있고, 또 세상 돌아가는 소식도 전해주는, 그렇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은 뭐 없을까 생각하다가.... 역시나 언론사(닷컴)들이 갖고 있는 건 콘텐츠이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유통망이 없다. 그걸 거의 모두 포털에 빼앗겼다.

그래서 생각한 게 이런 거다. 만평 위젯. 아래와 같은 식으로 제공하는 거다. 지금 당장 돈 별로 안들고, 블로거들을 비롯한 다수의 적극적인 관객들에게 생색도 내고(온신협의 압박적이고, 짜증스러운 저작권 정책은 좀 유연하게 조정하자), 포털에 기생해서 얻어가는 트래픽도, 물론 지금 당장은 적겠지만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겨레, 경향, 프레시안... 이런 언론사들은 이런 위젯 하나 만들어서 배포하면 어떨까 싶다. 만들면 가장 먼저 달 생각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붉은 박스에서는 만평과 관련있는 (혹은 추천하는, 인기있는) 기사 두세 개 쯤 제공하고, 아래에는 구독신청 링크나 프레시안 같은 곳은 '프레시앙 되기' 뭐 이런 링크를 심어놓는 간단한 구성이다. 이거 만드는게 무슨 대단히 돈 들어가는 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만평 제공하는게 무슨 대단히 언론사의 자산가치를 빼앗는 일이라는 생각 안든다. 사이즈가 좀 문제긴 한데.... 위 예시는 가로 250이다. 가로 200으로 했더니 풍선말이 너무 작다...

물론 위젯을 반드시 만평으로 해야 하는 건 아니고, 대체할 수 있는 볼거리(?)가 있다면 그것도 좋겠다. 혹은 군소 언론사들끼리 사설들을 연계해서 올려주는 것도 좋겠고.... 개인적으로 미디어오늘을 자주 읽는 편인데, 젤 아쉬운게 뭐냐면 '아침신문 솎아보기' 같은 기사들은 따로 RSS를 공급해주면 참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다. 참세상도 그렇고, 몇몇 군소 언론사닷컴들에선 개별 섹션에 대한 디테일한 RSS를 공급하지 않는데, 이것 좀 어떻게 해주면 좋겠다. RSS  세분화하는게 무슨 큰 돈 들어가는 일 아닌 것 같은데...(내가 몰라서 그런가?)


* 발아점
임시닉의 댓글,
띠보의 댓글.
그리고 누에의 댓글...(그런데 누에 댓글은 좀 감이 안 잡히긴 한다... 암튼 후속은 후속이니까..  ^ ^;; )
그런데 이 글은 후속글이 있나요? 아니면 새로운 실험을 하시려는 건가요?
그동안의 민노씨 블로그의 느낌과는 너무나 다른 글이라서요. 물론 매끄럽게 풀어가는 글의 완성도는 높다고 생각하지만요. 이 글만 봐서는 문제설정과 취하고 있는 관점(글쓴이의 입장설정), 개념 정의, 전제를 인정하는 방식 등등에서 민노씨 블로그의 장점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발성', '선정성', '대중성' 등에서 보자면 멋집니다만요.^^;
그냥 제 생각과 느낌입니다.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 nooe 2009/03/10 17:52


* 확장점
나눔꽃 캠페인과 만평 위젯 (액션툴즈, 조아신) : 한겨레신문에서 시도하는 구독운동인 나눔꽃 캠페인(구독료 중 3천원을 시민단체에 후원하는 캠페인)과 만평 위젯 제안을 함께 소개하고 있는 글.
경향닷컴 - 장도리 RSS / 위젯 만들다가... (써머즈) : ... 만들다가... 만들다가... 실패해서... 잠시 포기했다가 다시 시도해서 성공(비슷하게)한 사연(앗, 스포일러 유출!! ^ ^; 지송.. )


봄밤

2009/03/09 23:34
내가 사랑하는 봄밤
달콤한 바람
낮게 불켜진 골목
남아 있는 겨울 기억들을
녹여 버린다.
 
그건 너무 감미롭고,
또 너무 사랑스러워서,
아, 나는 살아있구나...  
그렇게 나즈막히 내 귀에 속삭이는 것 같아.

그런데,
그러면,  
그 행복의 감촉들이 너무 쓰리다.
멀리 있는
거기 있는
바람이 만지고 있을
어떤 사람 때문인가 보다.

바람이 되어
그 사람 머리카락
잠시라도
만질 수 있다면
참 좋겠어.


- 2007/02/07 어느 저녁에 머물렀던 기억에 대한 변주.


이 단상에 흐르는 배경음악은...
이루마의 When The Love Falls.
내 네이버 블로그에 잠시 올린다.
파폭으로 들어가면 안들리고, IE로 바꾸면 들린다...(ㅡ.ㅡ;)



블로그래픽 제9차 공개회의입니다.
회의는 대외비로 할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공개를 원칙으로 합니다(2009년 1월 1일 부터.)
블로거라면(독자도 물론이구요) 누구나 회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 이번 주 ★  새로운 동인들과 함께~!

지난 보름 동안 '새봄 동인'(ㅎㅎ)을 모셔오기 위한 물밑 작업이 있었습니다.
아직 참여 가부를 확인해주시지 않은 분이 계시기 때문에 아직 공표하기는 좀 그렇지만, 새봄 동인들과 함께 새로운 마음으로 블로그래픽의 내일을 열어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블로그래픽에 참여하고 싶은 동료 블로거가 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데요(네, 김칫국 마시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참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도 좋지 않겠나 싶습니다.

아무튼 참여하기로 약속해주신 새봄 동인들께는 이번 주 내로 참여절차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드릴 예정입니다. 뭐 간단한 과정이지만요. ^ ^; 그리고 다음 주, 혹은 다다음 주 정도엔 봄맞이 오프를 하는게 어떤가 싶습니다.

[공개 회의 안내]

1주 1회 원칙.
일요일 혹은 월요일을 공개 회의안 작성일로 정할까 합니다.

[지난 주 쓴 글]

메타블로그와 포털의 연계 모델에 대해 by 민노씨 (2009년 03월 05일)


[제안]

1. 온라인 컨퍼런스 준비 위원회 [여전히 미진]

동인 여러분과 동료 블로거들의 협조가 절실합니다. (_ _)
주제에 대한 논의는 준비위원회가 가동되면 논의해야 하는 문제겠습니다.
온라인 컨준위는 최소 2월 중 구성 가급적 빨리, 다만 투명한 참여 원칙을 통해 내실을 기해 구성하고, 실질적인 온라인 컨퍼런스는 가급적 3월, 4월, 늦어도 5월중에는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컨퍼런스 기간 : 일회성의 '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회의가 될 수 있도록 최소 보름 이상으로 (물론 미정)
회의 방식
- 단계별 발제 : 발제자가 단계적으로 전체 주제를 조율할 수 있는 글을 발표
- 토론 지정 패널 : 위 발제에 대해 의무적으로 참여
- 자유 참여 패널 :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
새로운 동인을 모셔오는 일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검토에 들어갔으면 합니다.

2. 책임 카테고리제 [진행중]
동인 일인당 하나씩 주제를 정해서 '책임 연재' 하는 방식입니다. 기존 블로그와의 교통정리 차원에서 기존 자신의 쓰던 카테고리의 하나는 '포기'(?)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동인들께서 자신이 담당하고 싶은 카테고리(주제)를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민노씨 : '메타블로그' '블로그 서비스' '포털' '블로그 매개 PR' 주제는 블로그래픽에 쓸 예정입니다.
- 진간장비빔밥 : 블로그 마케팅(블로그 매개 PR)를 비롯한 블로그 리뷰를 기획중이십니다. 
- 님 : 미디어 부문에 대한 글을 쓰시기로 하셨습니다. 

[지난 주 경과]

- 써머즈 : 반대
"기존 블로그에서 떼어내야 한다고 했을 때, 해외 소식 정도를 하면 어떨까 합니다.
1. 번역이 된다면 관심있을 기사 (혹은 글)을 번역하고 간단하게 의견을 추가하는 포스팅
2. 해외 IT 서비스와 국내 IT 서비스의 비교
이런 류의 글들을 적으면 좀 커버리지가 겹치지 않을 듯 합니다." (지난 주 공개회의 댓글 의견)

3. 새로운 동인 [마무리 단계]
내부 절차는 마무리되었습니다.
블로거들께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지난 주 경과]
이제 의사타진도 마무리 단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주 내로 과정을 완료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4. 해외 서버로 이전 건의 (피노키오)
해외 서버로 이전하는 것이 좋겠다는 피노키오님 의견이 계셨습니다.
여전히 피노키오님께서는 서버 이전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계십니다(스카이프 회의).

참조할 만한 글.
채승병  2009/02/25 15:50
.... 처음 블로그를 열 때는 국내 웹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capcold님 지적 마냥 (아주 가~끔) 트래픽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는 결국 웹호스팅 망명(?)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나니 상당수의 문제가 해결되더군요. 해외 웹호스팅 서비스는 HDD, DB, 트래픽 무제한이 기본인 곳이 많은데다 제공하는 관리도구도 충실하고, (환율이 많이 올랐음에도) 이용료도 아주 저렴합니다. 국내 호스팅 업체 이용할 때와 달리 자잘한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심적 부담이 훨씬 덜한 느낌입니다.

유일한 결점은 서버가 외국에 있다보니 방문객 입장에서 체감 로딩속도가 느리다는 점이겠지요. 하지만 제 블로그같은 한적한 듣보잡 블로그에 설마 속도 조금 느리다고 발길을 끊으실 야박한 분은 별로 없을 것 같고…… 서버가 외국에 있다는 점은 어디선가 들이닥쳐 서버 차단하고 압수한다는 발칙한 상상(?)을 할 필요가 없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여하튼 관리하는 입장까지 감안하면 확실히 장점이 단점을 훨씬 능가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 경과]

써머즈님 의견 : 반대
전화로 의사 표현을 했는데, 다시 글로 남기자면 "별로 메리트가 없다고 봅니다.
우리 스스로 트래픽이나 요금에 대한 압박이 있다던지 혹은 검열과 맞서야 한다든지 등의 이슈가 발생할 때 논의해도 늦지 않을 듯 합니다.
물론, 만약 금전적인 문제가 중요한 이슈라고 한다면 옮겨야겠지요.(지난 주 공개회의 댓글 의견)

진간장 : 반대 (온라인 협의를 통해 반대의사를 밝히셨습니다). 문제가 되면 생각해도 늦지 않고, 당장 별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십니다.


[함께 쓸거리]

0. 각 동인들께선 언제든지 자유롭게 각 카테고리에 글을 올릴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1. 올블어워드 평가 (새 제안)

관련글 블로그래픽에 올렸습니다.
관련글은 이번 주에도 블로그래픽에 올릴 계획입니다.
동인 여러분께서도 이 주제에 대해 관심이 계신 분들께서는 좋은 의견을 보태주시길 바라봅니다.

2. 리뷰 / 광고의 경계 설정. (진행중)
한풀 꺾였습니다만, 여전히 매우 중요하게 잠복한 문제라고 봅니다.
이번 주 내로 약속 했던 두 번째 글을 쓸까 싶습니다.
진간장님과 써머즈님께서도 관련글 한방 부탁드립니다.

3. 이전에 올렸던 주제들
2008년 블로그계 10대 사건(마감)
언론 7대 악법 검토 : 현재는 '100일 간 휴전상태'에 돌입한 것 같습니다.
미네르바
강호순

용산 참사 (잠정 중단) : 이하 사건 경과

more..




* 블로그래픽 홧팅!
http://blographic.net 

* 의견 주세용! ^ ^

욕망일보 : 조선일보가 일등신문인 이유

2009/03/08 23:28

[조선 사설] MBC 귀족 노조 '대한민국은 독재국가'라고 세계에 외치다 (2009.03.02)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3/02/2009030202057.html (클릭 비추)

하민혁의 글은 위 사설을 한 예시로 조선일보가 일등신문인 이유를 풀어간다. 그리고 그 대척점에 선 소위 진보매체인 한겨레, 특히 '한겨레 씨네21' 이라는 잡지를 예시로 지적 현학취미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현재 그 진보매체들, 한겨레와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의 경영난 등을 이야기한다. 한 문단 인용하면 이렇다.

".... 위에 나열한 저 신문들을 보고 있자면 때로 숨이 막히곤 한다. 특히 사설이나 칼럼을 보고 있자면 차라리 초등학생에게 지면을 맡기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넘어온다.

왜 이럴까 싶어서다. 논리는 없고 주장만이 넘쳐나는 때문이다. 주장만 넘쳐난다면 모를까 듣보기에 역겨운 자기자랑까지가 있는 지경이면 두 번 보기가 역겨워진다. 정신 제대로 박힌 이 가운데 누가 이런 신문을 제돈 주고 사서 보랴 싶다."

- 하민혁, 조선일보가 일등신문인 이유

의미있는 문제제기라고 생각한다. 하민혁이 주장하는 바는 매우 단순하다. 조선일보가 성공하고 있는 '대중성'이라는 가치에서 진보매체들은 실패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달리 표현하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라'일텐데, 그 취지에 일견 찬동한다. 소위 '진보매체'들의 잘난 척에 대해선 나도 가끔 왜 저러나 싶을 때 있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특히 조선일보가 일등인 이유가 이런 대중성이라던가, 독자와의 눈높이라던가, 제너럴리스트로서의 기사, 칼럼, 사설 쓰기의 기본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거기에 조선일보라는 조직도, 간접적으로 들었을 뿐이지만, 매우 효율적이라고 한다(쉽게 말해서 부지런하다, 혹은 일 제대로 부려먹는다...쯤의 의미). 하지만 이건 표피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일보가 일등신문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라고 생각한다.(물론 여기서 홍세화 아저씨가 지겹게 주장하는 '자전거 일보'는 별론으로 하자. 조선일보를 자전거 일보라고 비판하면, 그와 같은 관점에서 한겨레는 왜 홍세화를 앵벌이시키나, 이런 비판이 가능해진다)

조선일보는 독자의 욕망을 읽어내고, 더 나아가 그 욕망을 학습시키는 신문이다. 조선일보는 당대의 고민가치에 주목하지 않고, 당대의 욕망가치에 주목한다. 저널리즘이 지향해야 하는 최소한의 객관성과 사회적인 공기로서의 역할에 주목하기 보다는, 그래서 사실과 지식과 토론을 주재하는 신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강박적 욕망들을 그 최전선에서 학습시키는 신문이다. 그 욕망의 풍경은 이런 것들이다.

  • 무한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욕망.
  • 분단국이라는 현실과 냉전 이데올로기의 지겨운 관성이 만들어내는 레드 컴플렉스.
  •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아리까리한 수사로 상징되는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뒤쳐진다는 국가 경쟁 이데올로기.
  • 황우석 파동으로 상징되는 애국주의 이데올로기.
  •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감상적인 휴머니즘(가끔씩 신문 일면을 장식하는 우리 사회의 '지지리궁상들'에 대한 휴먼 다큐적인 접근)

이런 욕망들과 욕망을 기만하는 위장으로서의 휴머니즘을 학습시키는 조선일보는 또 게다가 부지런하고, 거기에 놀랄만한 둔갑술(정세파악능력 현실 적응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일등신문에서 그 '일등'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 길 없으나, 이러니 현재의 조선일보가 그렇게 떵떵거리는 거구나 싶기는 하다.

우리나라 저널리즘의 모든 문제를 함축하고 있는 사건은 몇 해 전에 있었던 황우석 파동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더 멀리 갈 것도 없다. 이 황우석 파동에서 한겨레라는 소위 진보매체도 그 바닥을 드러냈다고 나는 본다. 마초 쇼비니스트(맹목적 애국주의자)로 커밍아웃한 김어준 사례로 대표되는 한겨레의 뭔지 모를 관점과 정세 파악능력,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포지셔닝, 그 우왕좌왕을 떠올려보자. 황우석 파동 내내 홍세화 칼럼 몇 개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의미있는 액션도 취하지 못했지만, 막판에는 무슨 대단히 한 건 했던 것인양 기자들 모여서 '방담'이라는 짓거리를 하는 그 한가한 풍경을 떠올려 보자. 정말 지금 다시 생각해도 어처구니 한참 없다.

그럼 황우석 파동의 와중에 우리의 조선일보는 어땠나?
조선일보는 MBC 피디수첩 죽이기에 앞장 섰고, 난자 축제에 앞장섰고, 황우석 이순신 만들기 프로젝트에 앞장 섰고, 결국은 '황우석이 누군가요?' 구미호가 울고 갈 놀라운 둔갑술로 마무리했다. 이게 대한민국 일등신문 조선일보다. 이건 하민혁이 이야기하는 그런 '대중적인 글쓰기'라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다. 대중의 욕망을 읽어내고, 그 욕망을 조종하며, 그 욕망을 둘러싼 세계의 흐름에서 적극적으로 언제든지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진실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 그래서 언제든지 '둔갑술'을 펼칠 준비가 되어 있는 조선일보의 진면목이라고 할 수 있다. 욕망의 연금술사로 불릴만한 조선일보라는 거대한 기만적 담론공장의 노련함과 뻔뻔함과 둔갑술은 저널리즘이라는 가치와는 친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조선일보는 저널리즘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그 근본에서 회의하게 하는 정말 인정할 수 없는 신문사가 맞다.

하지만 그 신문사가 대한민국 일등 신문사다. 그게 대한민국의 비극이고, 소위 대한민국 지성계의 비극이다. 조선일보는 대한민국의 중층적 욕망구조 그 자체이다. 그 자가증식적인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자기 배반과 건망증, 유치한 속물근성과 그 속물근성의 마취제로 역할하는 표피적 휴머니즘, 그리고 이 엿같은 세계에서 생존하고 말리라는 경쟁적인 자본주의의 부속품으로 전락한 소시민의 욕망과 생존본능... 조선일보는 이 모든 것들 그 자체이며, 그 결정체다. 그것은 역시나 세계를, 그 세계를 구성하는 상징적인 욕망체계들을 그러니 우리들이 만들어내는 욕망의 표상을 반영한다.

문제는 조선일보가 지배하는 담론권력의 구도를 깨뜨릴만한 역량이 현재의 소위 '진보 매체'에 존재할 것인가라는 아픈 질문이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다. 나는 그 궁극적인 창조적 분열의 에너지가 저널리즘이 아니라 블로그에서 나오길 기대한다. 물론 이것도 대단히 회의적이긴 마찬가지지만.


* 사족
위 조선일보 사설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하면 위 사설은 쓰레기 사설이 맞다. 이 사설 역시 아리까리한 애국주의에 편승해서 우리나라를 욕보인 나쁜 것들 = MBC노조, 아나운서 = 성적 아이콘... 이런 저질스런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얼마전 끝난 아카데미에서 수상자들이 수상소감에서 사회 비판적인 발언을 하는 걸 미국 바깥의 시청자들이 보고 '미국을 엿먹였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군, 이렇게 평가하지 않을까? 공격하려면 계속 이 관점으로 공격했어야 맞다. 그리고 한편으로, 조선일보가 일본제국주의 하에서 민족지의 자부심을 내팽게치고 변절하고, 부역한 그 사실을 단 한번도 반성하지 않는 것, 전두환 신군부 하에서 앞장서서 '용비어천가' 불어제낀 그 행태를 단 한번도 반성하지 않는 것, 이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짓거리야 말로 말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한국의 저널리즘'을 엿먹이는 짓이다.


* 사족2.(이상하게 '각주' 플러그인이 안 먹어서...여기에)
그런데 씨네21이 그렇게 지적인 현학취미를 보여줬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전체적으론 대중적인 성격이 강하지 않았나 싶은데... 물론 가끔씩 글에 별 도움도 안되는 이런 저런 철학자들 이름 열거식으로 나열하는 그런 병맛스런 평론(이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짜증났던 기억은 있다. 지적 현학취미라는 관점으로 보면, 종이 '키노'가 발군이었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키노 애독자였던 나로선, 키노는 여전히 최고의 영화잡지였다는 생각을 한다.그리고 키노는 무슨 대중지를 표방하지도 않았으니까 뭐. 키노를 읽었던 시절에 씨네21을 바라보면 '씨네21은 싸구려 잡지지, 뭐' 이런 이상한 지적 허영을 갖기도 했던 것 같다... 정말 어릴 적 이야기고, 정말 오래 된 이야기다...


* 발아점
하민혁, 조선일보가 일등신문인 이유


* 확장점
결국 독자들에게서 해답을 (jawoon) : 매우 흥미로운 관점. 이 관점은 물론 오래된 논쟁거리들 가운데 하나이긴 하다. 조선일보 매체력을 약화시키는 방법으로서, 조선일보 쌩까는게 낫나, 아니면 까는게 낫나.. 뭐 이런 거다. 이 글의 해답처럼 결국 궁극의 포스는 '독자'(시민, 국민..;;; 이렇게 가면 물론 해답은 역시나 매우 추상적이긴 하다)인데, 독자들은 별 생각이 없다(기 보다는 세상 먹고 살기에 바쁘다).



캡콜드님은 왜 저주받았을까요?

캡콜드님이 다음 블로거뉴스는 물론이고(캡콜드님께서 다음 블로거뉴스에 대해 그다지 비판적인 관점을 갖고 계시지는 않거나, 혹은 내심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그걸 대외적으로 표출하지 않는 점은 개인적으로 좀 아쉽지만요), 올블, 블코 등의 메타블로그에서까지 저주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평소 캡콜드닷넷을 즐겨읽는 독자이자, 동료블로거로서 간단히 그 이유를 써봅니다. 두 가지 표피적인 이유. 근본적인 한 가지 이유가 있지 않나 싶은데요. 표피적인 이유는 제 주관적인 느낌이라면, 근본적인 이유는 제 주관적인 느낌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객관적인 이유라고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표피적인 이유.
ㄱ. 글이 '너무' 있다. (눈높이, 대중성이라는 차원에서)
ㄴ. 제목이 너무 문학적(예술적)이다. 검색적합도나 '미끼친화도'이라는 차원에서..;;;

근본적인 이유.
'블로그는 링크'입니다(http). 이 블로그의 육체적인, 정신적인 조건에 대해 블로거들, 네티즌께서 너무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부터 거듭 이야기하지만, 블로그는 관계적인 도구입니다. 그것이 아무리 개인적인 독백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동시에 방백이고, 누군가에게는 대화입니다.

웹은 링크고 ('웹+로그'의 합성어인) 블로그는 따라서 당연히 링크인데, 어떤 블로그 관련 서비스도 링크를 통한 관계의 확장에 대해선 그다지 적극이지 않은 것 같아요. 그 링크가 자신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링크(인용)를 통한 블로그의 확장된 관계성을 무시하고 있는 각종의 메타들과 유저들은 정말 심각하게 한번 쯤 자신을 되돌아 보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몰라서 그럴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고, 또 실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좀 합시다. 링크와 인용은 대단한 배려가 아니라, 블로깅, 좀더 나아가면 게시판을 포함한 모든 웹로깅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블로깅과 관련된 서비스는 물론이고, 모든 블로거들에게 공통입니다. 그동안 네이버가 그토록 비판받은 이유는 바로 이 하이퍼텍스트 링크에 기반하고 있는 웹이라는 관계적 확장성, 그 개방성을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네이버 자신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그렇게 한 것입니다.

특히 메타블로그에 한정해서 이야기하면 링크를 평판시스템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블로그 상호간 링크를 좀더 적극적으로 인용하게 하고, 또 이 링크를 통해서 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링크의 철학에 바탕한, 그러니 가장 기본이 되는 그 최소한에 바탕한 메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블로그는 링크고, 링크는 곧 블로그입니다.



* 관련
링크와 인용 : 블로그에서 마지막까지 남겨야 하는 두 가지
하이퍼텍스트 1  하이퍼텍스트 2 (약간 이견... 이라기 보다는 암튼) 하이퍼텍스트 3  (egoing)

* 발아점
캡콜닷넷과 메타블로그의 저주 ( capcold, 2009. 03. 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