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리님께서 댓글로 꽤 흥미로운 고민(?)을 상담하셨습니다.

네이버에는 파워 블로그가 살고 있는가 (미도리)
왜 네이버에는 파워블로거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미리야) : 위 글에 대한 이견을 담은 글

이하 주로 미리야님 글에 대한 제 의견입니다.
댓글로 남기려다가 역시나 글이 길어지는 바람에 즉흥적으로 두서 없이 써봅니다.

0. 미도리님 글은 '네이버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경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글입니다. 그게 주된 논점이죠. 물론 후반부엔 이런 시스템 내재적인 성향들이 만들어내는 구체적인 사례(소위 파워블로그)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된 논점은 네이버라는 시스템 얼개들의 영향이나 네이버의 정책적인 결정에 대한 비판적 관점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리야님 글은 이 논점을 비틀거나 축소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엔 파워블로거 많은데 왜 미도리란 블로거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거야?' 이런 식 접근이죠. 어떤 관점을 갖고 어떤 방향에서 접근하느냐는 물론 미리야님의 선택입니다만, '논점'에서 좀 벗어낫다는 느낌이 들어요. 즉 문제를 '파워블로거' '혹은 '네이버 블로거 vs. 비네이버 블로거'라는 감정적 이슈로 틀어 버리고 있단 느낌이 강합니다. 미도리님 제목의 '블로그'와 미리야님 제목의 '블로거'는 그 작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커다란 차이를 담고 있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 네이버 블로그들 가운데 굉장히 양질의 콘텐츠 생산력을 갖고 있는 블로그들이 많은 것은 자명한 일일 것입니다. 이는 네이버 블로그에 대한 구체적인 체험(미리야님께서 얼마나 체험하셨는지는 알 수 없으나)에서 나오는 판단이라기 보다는 확률적인 통계에서 나올 수 있는 상식칙에 가까운 것이겠죠. 일단 부피가 어마어마하게 크니까요.

2. 파워블로거와 시스템 혹은 플랫폼
일단 글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한 것은 미리야님께서 생각하는 파워블로거의 모습입니다. : )
'영향력' 표준으로 본다면 미리야님께서 그 직후에 이어서 말씀하신 "블로깅을 하는데 블로깅 기술과 플랫폼의 차이는 필요 없습니다. 근성과 지적 능력만 있으면 되지요."(미리야)라는 말씀은 글쎄요. 갸우뚱합니다. 이게 무슨 대단히 자명한 진실인 것처럼 진술하시는데, 좀 이해되지 않아요. 물론 미도리님께서도 '플랫폼'(조아신)이라는 의미에 대해선 (제가 예전에 종종 관용적으로, 다소 부정확하게 추상적으로 쓰던 것처럼) 블로그 '서비스' '툴' '유통망' 정도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 의미 혼란을 미리야님께서는 더 확대하고 계십니다. 블로깅하는데 플랫폼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여기에서는 '(블로그)플랫폼'을 의미 생산의 물적 토대와 그 토대 위에 구성된 하위 얼개들에 의해 생산/소비/유통되는 메카니즘이라고 간단하게 정의한다고 칩시다. (물론 여전히 다의적으로 쓰이고 있기는 하지만요)

문성실씨께서 영향력(정확히는 대중성. 혹은 상품판매에 관한 영향력, 또는 마케팅 친화도)을 확보한 이유를 말씀하신 '근성과 지적 능력 있으면 되'는 것으로 보신다면... 뭐 그런 요소가 당연히 없을 수 없겠지만, 네이버라는 대단히 폐쇄적이며, 음식 친화적(^ ^;)인 시스템 기제들(네이버라는 플랫폼)이 여기에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부 SNS기제들를 적극적으로 가동하는 네이버의 물적 기제와 그 기제에 의해 유도되는 콘텐츠 생산 패턴과 그 패턴들이 경향화시키는 고유의 문화... 그 플랫폼의 적극적인 영향에 힘 입어서 문성실씨께서는 그 나름의 '영향력'(대중성, 마케팅 '대행' 능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시스템은 그 시스템의 요소, 그 사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것이죠. '근성과 지적능력'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다양한 연결고리들에서 작용합니다.

궁극의 플랫폼인 웹 그 자체에 시선을 돌려보죠. '플랫폼으로서의 웹'이라는 웹2.0에 대한 유명한 명제(팀 오라일리. 팀 오라일리가 이야기하는 생산의 물적 기술적 토대를 강조하는 차원에선 '이런 플랫폼' 설명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를 생각한다면 네이버 시스템, 네이버 플랫폼은 (웹2.0이 사기이든 장사이든 마케팅 수사이든... 상관없이) 웹2.0이 표방하는 개방/참여/공유라는 이상적인 웹의 모습과는 본질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시스템이라는 점이 여전히 '명확'합니다. 경쟁사인 다음, 네이트, 기타 등등도 방구나 뽕이나지만요. 물론 좀더 엄밀하게 이야기한다면 여기에는 각종의 블로그 메타도 포함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 기저에는 '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영리기업의 욕망과 비전은 다수를 충족시키기 보다는 소수를 관리하고, 다수를 삥뜯기하는데 유리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또 그렇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게 훨씬 효율적이고, 영업에 유리하니까요. 구글과 네이버(를 비롯한 기존 포털)의 차이란 구글은 다수 사용자에게 파이를 '일부' 나눠줬다는 것이고, 포털은 그걸 독식해왔다는 차이만이 존재할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플랫폼으로서의 웹'이 갖는 그 본래적인 함의를 생각하신다면, 그리고 그것이 기존의 의미 생산의 토대와 유통 방식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아니 질문을 좀더 적극적으로 던지자면, 그것은 어떻게 의미 유통 방식을 바꿔야 하는지를 이야기해본다면 네이버(블로그) 시스템은 비판받을 여지가 매우 큽니다. 네이버에서 블로그시스템은 네이버 자사 내의 DB를 확보하는 수단이라는 요소가 여전히 강조되고 있지, 여기에서 생겨나는 의미가 어떤 자율적인 네트워크로 확대될 수 있는가에 대해선 전혀 생각이 없을 뿐더러, 그걸 생각할 필요도 없고, 또 그런 시스템의 지배적 관성은 네이버 블로그를 사용하는 블로거들에게 영향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플랫폼으로서의 웹, 그래서 기술적인 개방성이 확대되는 만큼, 그에 바탕해서 의미 생산과 유통도 분산화된 확장 과정을 거치리라는 기대는 점점 더 몽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적인 이슈, 기업 내부의 이슈라기 보다는 민주주의 시스템 전체에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이슈일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네이버에 있는 블로그(블로거)들이 파워가 있네 없네하는 문제보다 본질적이고, 그 현실적인 마케팅 친화적 요소로 '영향력'이 있네 없네 고민하는 것보다 본질적입니다. 미리야님 글은 이 부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그다지 발견하기 어려운 글이라서, 부분적으로 공감하게 되지만, 여전히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길 없습니다.

사족으로 이야기한다면... 블로그얌의 소위 '백서'가 무슨 대단히 신뢰성 높은 자료인 것처럼 인용되고 있는 점은 저로선 다소 저항감이 생긴달까, 그러네요. 서비스형의 관성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티스토리'가 물론 존재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블로그를 평가하는 자료에서 '설치형'을 아예 배제시켜 버린 블로그얌의 백서가 '블로그의 평가' 표준으로 제시된다는 것은 저로선 (제가 설치형 블로글를 운영하냐 마냐를 떠나서) 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참조 : 블로그얌의 신뢰도 높은 데이터?  )

그리고 티스토리가 갖는 개방성이나 자유도나 독립성을 충분히 인정한다고 해도 티스토리가 '서비스형'블로그라는 본질적인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건 미도리님이든 미리야님이든 공히 너무 느슨하게 논의 대상에 대해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다음(daum)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티스토리를 자신들의 사업적인 비전에 어울리는 형식으로 그 시스템의 하위 얼개들을 조금씩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 비전이 다수 블로그들가 공유되고, 서로 상생관계에 있는 것이길 바랍니다만, 영리사업을 하는 블로그 서비스 업체에게 기대할 수 있는 철학적인 비전은 한계가 자명한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미리야님께서 스스로 어처구니 없다는 식으로 스스로 자문자답하신 "독점 컨텐츠 계약을 맺는건 컨텐츠 하청(CP)가 맞습니다. 이게 잘못된건가요? 바꿔말하면 저같은 블로거는 다음에 컨텐츠 하청을 하고있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미도리님께선 콘텐츠 집중, 콘텐츠 독점 경향이 '긍정적이진' 않다는 차원에서 지적한 것입니다. 이 구절은 상대방 의도를 의도적으로 확대하거나, 왜곡하거나, 혹은 무시하는 전략이라서 다소 반칙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미리야님께선 CP가 아닌데 어떻게 콘텐츠 하청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시는지 의문입니다. 미리야님께서는 미리야님은 박범신이나 이동진이 아니라서 CP가 아닐 뿐입니다. 제가 박범신이나 이동진이 아닌 것처럼요.

이것은 대단히 중대한 함의를 갖는 것입니다. 저는 부분적으로 개념적 논리적인 오류가 있다고 하더라도 미도리님의 지적이 갖는 문제의식에 크게 공감합니다. CP들은 말씀하신 것처럼 일정한 계약조건에 따라 콘텐츠를 공급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블로그들은 그렇지 않죠. 그리고 블로그의 이상적인 모델이 '포털의 CP'가 되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마치 블로그의 '발전 모델'이거나, 혹은 블로그 성공모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이건 블로그혁명이고, 뭐고, 웹2.0이고 뭐고 할 것 없이 이 모든 건 '구라였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가령 TNM이 골때린다고 저 개인적으론 생각하는게 정운현씨(TNM공동대표)께서 블로그의 발전모델로 이동진을 예시하는 인터뷰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미디어를 표방한다면서 어떻게 네이버 CP를 자신의 이상으로 삼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블로그가 모두 파워블로거가 될 필요는 전혀 없고, 그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파워블로거라는 말이 무슨 김국현씨의 말씀처럼 '업체 마케팅 대신해주는 사람'으로 그 의미가 한정되는 경향을 갖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더불어 기존 명망가들의 거대 포털 CP모델이 그 이상형으로 상정되는 일도 역시나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기존 생산시스템, 소비시스템의 '지엽적인 하위 얼개'로 블로그가 남는다면, 그런 한정적인 의미로만 '파워블로거'라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저널리즘의 '풍선껌' 놀이에만 심취한다면, '블로그? 그냥 농담이었어'라는 것이 그대로 증명되는 것입니다. 블로그는 뭔가 대단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잠재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너무도 평범하기 때문에 잠재력을 갖는 것입니다. 파워블로거들 때문에 잠재력을 갖는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수히 많은 블로거들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평범함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놀랄만큼 다채롭고, 다양한 평범함들입니다. 블로그의 잠재력이 구체적인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면 그것은 무슨 거창한 극소수 파워블로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일상성이 내재된 블로그들의 자연발생적인 네트워크가 정치적 가능성으로, 미디어적 가능성으로, 문화적인 가능성으로 논의될 수 있을만큼 스스로의 자생력을 갖고, 독립성을 확보할 때에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미리야님께서 궁극적으로 글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으셨던 바가 그저 단순히 '네이버 블로그에도 좋은 블로거 많다'였다고 라고 한다면, 네, 그건 당연히 그렇습니다. : )



미도리에게 영감을 주는 블로그
예전에 바통을 받기로 했다가 깜박한 릴레이.


1. 아거. 게이터로그(GatorLog.com/mt) : 어느 블로거의 독백(A Blogger's Monologueblog)
http://gatorlog.com/mt
여전히 깊은 울림을 주는 블로그. 블로기즘(blogism)은 왜 저널리즘과 구별되고, 구별될 수 밖에 없는지를, 왜 가짜블로그(Flog)는 블로그가 아닌지를 깊이있는 인식과 관점으로 이야기한다. 그의 오래된 글들은 지금/여기에서 오히려 더 더욱 현재성을 갖는다.  블로그와 PR(단순한 '홍보'라는 의미가 아닌, '대공중관계'라는 의미에서)에 대한 그 목소리는 쉽게 지워져서는 안될 것이다. 

블로거 아거가 말하는 블로그와 PR
블로그 매개 마케팅을 기획하는 기업의 담당자들이나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블로거들 모두 블로거 아거가 이야기하는 블로그와 PR에 관한 논의들을 한번쯤 참조하면 좋겠다. 이 글의 발아점인 글을 쓴 블로거 미도리를 위해, 블로거 아거의 '독백'을 첫 머리에 올린다.

2. 주낙현. '비아메디아'(viamedia) : 주낙현 신부의 성공회 이야기
http://viamedia.or.kr/
언젠가 나는 그의 블로깅은 그 자체로 기도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 기도는 타인을 용서하는 기도가 아니라, 타인의 잘못과 실수를 이해하는 기도가 아니라, 그 타인이, 그 타인의 잘못과 실수가 스스로에게 체화된,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는 좀더 성숙한 기도다. 그 성찰로서의 기도는 쉬운 화해와 용서를 이야기하지 않고, 회의와 의문을 불러온다. 그래서 그 기도들은 치열하게 현실 속에서 자기 자신이 피 흘리는 치열한 실천으로서의 기도들이다. 가령 김수환의 선종으로 비롯된 그 치열한 기도의 흔적들은 만나길 권해본다.
보이는 것들과 감추인 것들…
보이는 것들과 감추인 것들 2
이미지와 이콘 사이에서 - 보이는 것들과 감춰진 것들 3

3. 이바닥. 이 바닥이 원래 그래...
http://ebadac.textcube.com/
누군가 나에게 "민노씨, 그 블로그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묻는다면, "아, 저는 그 블로그 펜입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블로그들은 정말 드물다. 나는 스스로 유순한 반골기질을 갖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편인데('유순한'에서 고개를 사정없이 갸우뚱거릴 독자들이 꽤 있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서 누군가의 펜이 된다는 건 내 성향과는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는다. 이바닥의 블로그는 그런 블로그들 가운데 하나다. 그는 원래는 어우야(eouia)였다가, 멜로나(melona)이기도 했다가, 현재는 '이바닥'(ebadac)이다. 이 바닥이 원래 그런 바닥이다. '어우야'였을 때의 그와 '이바닥'인 현재의 그는 좀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여전히 냉소적이지만 우아한 그 블로깅의 아우라 만큼은 (별로..ㅎㅎ) 변함이 없다.

4. 채승병. Periskop over Military History
http://blog.periskop.info/
리승환 동무(리동무의 글도 꽤나 흥미로운 지적 영감을 주고,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자극하는데... : )  '본좌'라고 스스럼 없이 말할 수 있는 블로그는 몇이나 되겠는가? 채승병의 블로그를 안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블로그다. 블로깅 일차 자료에 성실한 태도와 탄탄하고, 개성 넘치는 관점은 SadGagman엔디의 블로깅와 비견할 만큼 감탄스럽다(SadGagman하니까 언젠가 김기자의 논평이 떠오른다... "민노씨는 새드개그맨님의 추종자? 추앙자?로 보입니다" 물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김기자의 솔직과감한 논평도 이견이 많기는 하지만 자극이 된다. 그리고 내가 좀 새드개그맨의 팟캐스팅을 많이 좋아하긴 한다. : ) 엔디는 최근 블로깅을 거의 중단한 것 같은데... 몹시 아쉽다. 다시 블로깅을 재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무튼 다시 채승병의 블로그로 돌아오면 최근 그가 쓴 '블로그의 가치는 무엇으로 평가해야 하는가'는 블로깅의 본질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그 근원에서 진지하게 질문하고 있다. 그의 역량과 관심 일부를 '블로깅이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블로거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고, 고민하는 그 문제로 돌린다면 그야말로 많은 블로거들에게 블로깅에 관한 풍성한 사유와 관점을 선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를 갖는다.

5. 애리. 필름보이닭껌
http://thefilmboy.com
블로그 매개 마케팅을 하려면 이렇게 하렸닷! 블로그를 통해 이벤트라고 불려지는 '상품 홍보 캠페인'에 동원되고, 그래서 돈을 벌겠다는 블로거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나는 그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블로그로 돈 벌고 싶은 그런 (자연스런) 속물들 가운데 하나고, 물론 그 방법론과 정도는 달리 한다고 해도,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일테다. 블로깅도 하고 돈도 벌면 일석이조지 뭐. 하지만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 돈 많이 번다는 블로그들의 행태가 그다지 바람직하다는 생각도 않는다. 

그다지 그  권위를 인정할 수 없는 풍선껌 같은 허명으로 무슨 대단한 마케팅 전도사라도 되는 양 (내가 보기엔 아무리 생각해도 그저 기업의 상품 마케팅에 전적으로 종속되는 것 같은데) 자신의 블로깅을 포장하는 것도 꼴불견이다. 필름보이닭껌은 자신의 개성을 상품 마케팅에 종속시키지 않고, 상품 마케팅을 자신의 개성 있는 블로깅에 종속시킨다. 나는 이런 '블로거의 개성'이 발현되는 블로그 매개 마케팅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한다. 애릴린은 통통 튀는 탁구공처럼 가볍고, 봄날의 제비처럼 날렵하다. 거기에는 그런데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어떤 애수가 거기에 깃들여져 있는 건 아닐까 상상하게 한다. '이벤트 참여 포스트'도 좋지만 그 민감하고, 예외적인 감수성이 나는 좋다.

7. 그리고... egoing capcold 써머즈 행인은 서로 다른 방식과 느낌으로 나에게 자극을 준다. 한 달 전에 썼다면 하민혁의 블로그을 당연히 넣었을 것 같은데, 요즘은 잘 모르겠다. 그도 많이 지친 것 같달까... 페이스를 잃어버린 것 같달까.. 그런 느낌도 든다. 요즘은 글 전체에 전면적으로 저항하게 되는 글들도 많다. 다만 여전히 하민혁의 블로깅은 매우 고된 싸움이고, 의미있는 싸움이다. 어떤 시인의 어투를 빌자면, 그는 스스로 고해받고 싶은 은사시나무 같다... 너무 지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더 이야기하고 싶은 블로그들은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아, 이 어서 완전히 컴백하면 좋겠다! ㅎㅎ
블로깅 조언자 Y양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더불어 이 테마(스킨) 볼 때마다, 그러니 매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hi8ar블로그에도 깊은 고마움을 더불어... 


* 바통 넘기기 (설마 한 명은 받아주겠지요....)
소요유
하민혁
nooe  BoBo 책읽는키노
brainchaos
김기자
(그리고) 내가내냐? 



'네티즌'이라는 말 : 아주 짧게

2009/03/16 21:30

[윤PD의 연예시대③]`장자연 유서 원본 떴다`...네티즌 모럴 해저드 심각 ( 클릭 절대 비추 )
정말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그럼에도 불구하고 게네들도 인간이다) 정말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될 쓰레기 같은 짓을 했다는 기사를 아주 성스럽게 비판하고 있는 글이다. 물론 나도 화가 나고, 정말 짜증이 치밀어 오르지만... 이 기사는 좀 문제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있는 '극소수' 쓰레기들이 극악의 쓰레기 같은 짓을 한다. 지금/여기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 인간이 해서는 안되는 말종 같은 짓을 하는 인간은 언제나 있어왔다. 위 기사는 그런 말종들을 비판하는 기사다. 그런데 이 기사 참 재밌다. 제목도 제목이지만(이건 무슨 미끼형 도덕 훈계 같다), 그 쓰레기 짓 하는 쓰레기에게 한결 같이 '네티즌'이라는 표현을 쓴다. '극소수 네티즌'도 아니고, '일부 네티즌'도 아니고, 그냥 '네티즌'이다. 위 윤PD란 이의 기사를 읽고 있으면 네티즌은 무슨 인간의 (나쁜 의미에서) 반대말 같다.

궁금해서 한번 네티즌이란 말을 몇 번이나 했나 확인해봤다.
1. 얄팍한 술수의 네티즌들
2. 자신들이 잇속을 채우려는 네티즌들
3. 문제는 상당수의 네티즌들이 이같은 행태를 비난하고 있는 반면, 해당 포털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4. 네티즌들의 몰지각한 모습
5. 전문가들은 “죽은 사람들을 이용한 네티즌들의 잇속 채우기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면서

- 위 기사 중에서

ㄱ. 사람들은 `해도해도 너무 한다` 식의 반응
ㄴ. 죽은 사람을 이용해 호객 행위를 해서야 되겠냐

- 위 기사 중에서

유일하게 3.에서만 네티즌은 '사람처럼 묘사'된다. 나머지 네 개의 문구에서는 네티즌은 사람도 아닌 것 같다. 나머지 네 개의 문장들은 이 글의 다른 문장에 쓰인 '사람'(ㄱ.)과 서로 대립하는 의미항을 구성하고(1,2,4,5 vs. ㄱ), '전문가'와도 그렇다. 윤PD란 이가 그래도 나름으로 매일경제에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라고 한다면, 이런 마구잡이식 표현을 쓰는 건 재고할 필요가 있겠다. 이렇게 언어를 함부로 다루는 사람은 가급적이면 대중매체에 글을 쓰지 않았으면 한다. 이건 마치 어떤 사이코 기자가 개떡같은 기사를 쓴 걸 보고, 기자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네티즌'이라는 말, 넷(net)을 빼면 '시민'이라는 말 아닌가? 어떤 특수한 행위를 한 행위자를 비판하기 위해서 네티즌이라는 말을 쓰는건 찬성하기 어렵다. 어떤 시민이 '살인'을 했다. 그 시민이 한 서너명, 아니 수십명이 된다.고 치자. 그렇다고 해서 '시민은 인간도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하지는 않지 않나? 네티즌이라는 말이 이렇게 함부로 나뒹굴어 다니는 건 정말 문제다. 나도 네티즌이고, 당신도 네티즌이다. 좀 심하게 기분이 상한다.


덧.
이런 경우에는 '파렴치한'이라는 적절한 표현이 있다.
파렴치한 [破廉恥漢] [명사] 체면이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스러운 사람. 



* 관련
장자연 자살 이슈 : 사이비 도덕의 호객행위
: 이 글이 비판하는 글에 더 어울릴만한 글은 위 윤PD의 기사인 것 같다. 제목을 누가 뽑았는지, 그걸 편집자가 했는지, 도덕군자 윤PD가 했는지는 몰라도, 참 거시기하다.



블로그래픽 제10차 공개회의입니다. 회의는 대외비로 할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공개를 원칙으로 합니다(2009년 1월 1일 부터.) 블로거라면(독자도 물론이구요) 누구나 회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1주 1회 원칙. 일요일 혹은 월요일을 공개 회의안 작성일로 정할까 합니다.


* 지난 주에 쓴 글

메타블로그에 바란다 1-1. 올블의 메인디자인 (민노씨. Mar 15th, 2009 )


★ 따끈한 이야기 ★

1. 앞으론 여기에 새로운 소식이나 제안들을 그냥 두서없이 쓸까 합니다. 그리고 기존에 있었던 제안들이나 경과들은 '가리기/펼치기'로 처리하면 좋을 것 같아요. 긁어 붙이기가 너무 많은 분량을 차지해서 좀 민망뻘쭘하기도 하고요. 아무튼 이번주에 가장 이야기하고 싶은 건 이겁니다.
글 좀 씁시다!!! ㅎㅎ
저도 부랴부랴 약속했던 연재를 거의 즉흥적으로, 땜빵식으로 쓰고 있기는 합니다만... ^ ^;; 자발성을 모토로 하는 블로그래픽입니다만... 요즘 같아서는 팍팍 부담을 드리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군용..ㅎㅎ 농담이고, 그저 '블로그래픽 죽지 않았다(?)'는 정도는 보여줄 수 있을만큼만 참여를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2. 진간장님과 최근 온라인을 통해 협의합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 가운데 이런 의견을 주셨습니다. 매주 단위로 블로그래픽 동인들이 함께 추천하는 글들을 간단히 정리해서 함께 블로그래픽에 올리자는 의견인데요. 블로깅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고까지 저는 생각하는 상호 비평과 상호 격려는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것은 최근에는 많은(?) 블로거들께서 자신이 '발견'한 보물같은 블로그들을 자신의 블로그에서 널리 알리는 활동들을 하고 계신데요. 미페이님도 그렇고, 벅샷님도 그렇고, 요즘 정말 왕성한 활동을 하는 리승환 동무도 그렇고요. 이런 상호 비평과 격려의 문화가 좀더 융성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블로그래픽이 처음 만들어진 취지 가운데서는 '숨겨진 좋은 블로그'를 발굴하자는 취지도 꽤나 중요한 가치였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취지도 여전하리라 생각하고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3. 새봄 동인 초대가 마무리에 있습니다. 초대 메일을 발송하는 단계인데요. 조만간 새로운 동인들과 함께 좀더 재밌게 블로그래픽에서 함께 놀 수 있으면 좋겠네용.


★ 미지근한 이야기 ★

[제안]

more..


[함께 쓸거리]

more..





* 블로그래픽 홧팅!
http://blographic.net 

* 의견 주세용! ^ ^

블로그래픽에 올블에 메인디자인에 관한 개인적인 불만이랄까, 나름의 소박한 개선안(물론 즉흥적으로 생각한 것이지만요)이랄까를 올렸습니다.(참조 : http://blographic.net/entry/1033 )  이 글은 블로그래픽에 올린 어설픈 글(블코의 어설프군님이 떠올르는군요. : )에 대한 간단한 후기(?)이자, 단상입니다.

우선 가장 아쉬운 건 복잡성과 공간 구성의 비효율입니다.
이는 어느 정도의 체험치가 도달한 유저들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인 불만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올블이 현재 신경써야 하는 가장 큰 우선 과제는 공간의 비효율을 가급적 개선하고, 좀더 많은 글들을 메인에서 소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메인에서 모든 글을 소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그렇다고 해도 현재 메인이 소화하고 있는 글은 너무 적어 보입니다. 특히나 사이드바의 공간 낭비는 치명적인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위 블로그래픽에 송고한 글에서는 이 부분을 가장 염두에 뒀습니다. 가급적 많은 글, 그것도 가급적이면 새로운 신인들의 글을 올블 메인에서 소화하는 것입니다. 특히 사이드바는 '자발적인 참여'의 공간으로서의 효율성을 생각해서 지난 올블에서 꽤나 많은 호응을 받았던 '나의 추천글'(현재의 시스템에서는 이건 너무 세분화되어 그 자체의 매력이 반감되었고, 또 위치상으로도 너무 밑바닥에 내려가 있어서 더더욱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를 사이드에 귀환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메인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글들에 대해선 어떤 식으로든 효과적인 표시체계와 분류체계를 마련해서(저는 어워드 수상자들은 메인에서 지우고, 그 수상자들을 서브 페이지에서 좀더 디테일하게 활용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서브 페이지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는 것이 올블이 취해야 하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올블은 메인 페이지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고, 그 메인페이지에서 취할 수 있는 액션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미디어적 기제로서는 메인을 강화할 필요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메타 아카이브로서는 서브 페이지를 좀더 심화시켜야 할 필요가 존재합니다.

특히나 디자인 전반에 대해선 메타의 선도업체로서의 존재감을 생각하는 디자인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현재의 디자인은 복잡하기만 하고, 실속은 없는 디자인라고 생각해서요. 단순이즘을 강조하면서도, 그 기능을 강조하는 메인에서 올블의 미디어성을 강력한 어필하고, / 서브 페이지에서 올블이 그동안 축적한 DB를 좀더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디자인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이상입니다.

참조 : http://blographic.net/entry/1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