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는 그저 생겨나지 않는다. 사유를 피어나게 하는 출발점을 갖는다. 나는 그걸 발아점으로 표시하곤 한다. 물론 발아점은 세계 그 자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심코 시선이 떨어진다. 그리고 보도 블록 틈 사이에 난 작은 풀잎을 본다. 그게 발아점일 수 있다. 무심코 지나던 지하철 계단에서 만나는 저 힘없이 파리한 걸인의 동전 바구니가 그 발아점일 수 있다. 친구들과 나눈 정담이 내가 집으로 돌아와 몇 줄이라도 그 기억을 붙잡기 위해 남기는 내 블로깅의 발아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체험은 웹에서 표시하기 어렵다. 내가 느낀 그 감동과 연민과 정감의 '물질적 뿌리'를 당신에게  보여주기 어렵다. 나는 내 발아점을 당신에게 보여줄 수 없고, 연결(링크)해줄 수 없다(물론 간접적인 형식을 통해 가능하지만-가령 유사한 사진이미지들-, 웹과 비교하면 그 기억의 물질적 뿌리를 연결하기란 상대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웹에 있는 기억은 자신만의 주소를 갖고(URL). 대개는 기억의 주인공'들인 사람이 '거기에' 존재한다. 나는 웹을 통해 생겨난 내 사유의 출발점을, '그 사람의 고민과 사유'를 당신에게 직접 보여주고, 연결시켜줄 수 있다. 웹과  (나 아닌 다른)블로그는 블로거로서의 우리에겐 가장 가까운 세계다. 그 세계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실존의 풍경을 접한다. 그리고 그네들의 이야기들을 듣는다. 그들이 도저한 인식을 갖는 지식인이라서가 아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인간을 응시하는 시선, 자기에 대한 성찰,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분노, 무엇보다 그네들의 소망을 접하기 위해 우리는 기꺼이 다른 블로그를 탐독하고, 그들에게 내 관심과 시간을 (자본주의식으로 표현하면) 지불 (주: 타블로이드 블로그에 대한 우려. 초강추. by 게이터로그-MT. 특히 누난의 글을 인용한 부분이 연상되어 참조링크로 소개한다. 우리나라 블로그계가 현실적으로 암울한 이유는 "지적 거래"가 블로거에게 별다른 기대를 주지 못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즉, "마케팅의 귀재"들이 그저 '착한 바보' 취급 받는 풍토가 바뀌어야  블로그 문화의 질적 고양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한다. 블로그들은 그런 관심어린 시선들을 위해, 그러니 자신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그 '인간'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지적 고민과 자기 성찰의 흔적을, 그리고 때론 자신의 부끄러움마저도 드러낸다(나는 내 부끄러움을 드러내는데 소극적인 내 자신에 대해 부끄럽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그렇게 나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함께 살 수 밖에 없는 인간을 좀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세상을 좀더 풍요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러니 모든 블로깅의 종착역은, 무슨 '파워블로거가 되자'는 개풀 뜯어먹는 공허한 사기질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인간이다. '인간'이라는 한자어가 서로 기대어 있는 두 존재를 형상화한 '사람(人)'과 그 '사이'(間)'로 이뤄져 있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적 결핍(그것은 단순히 지적인 결핍을 이야기하는 게 전혀 아니다)을 서로 보태고, 나누는 '대화 시스템'으로서의 블로그와 연계해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링크 없는 블로그에 대해 (좀더 솔직하게 내 사적인 감상을 토로한다면) 나는 그런 블로그를 반쪽짜리 블로그라고 생각한다. 가령 박노자 글방에는 좋은 글이 많지만, 블로그에 각인되어 잠재된 관계성의 차원에서 바라보면 반쪽 블로그다. 박노자는 의미있고, 성실한 학자이며, 많은 고민어린 사유를 들려주는 지식인이지만, 블로그로선 반쪽짜리다. 왜냐하면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바탕(블로거'로서' 자기 존재의 근거이자 바탕이 되는 웹과 블로그)에 대해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부르디외를 인용하며 존경어린 추모사를 쓰는 홍세화 역시 마찬가지다. 부르디외를 인용한 취지를 스스로는 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주: 홍세화는 부르디외 추모글에서 삐에르 부르디외에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행한 첫번째 강연과 마지막 강연을 짧게 소개하고 있다. 부르디외는 사회학 교수로 부임한 첫 강연에서는 그 학교와 교수들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을, 20년 뒤 마지막 강좌에선 부르디외 자신을 주제로 삼았다고 한다. 홍세화는 그 글에서 "사회와 만나는 방식에 관한 지식인의 자기성찰은 사회 참여의 기본 조건이며, 출발점"이라고 쓰고 있다. 홍세화는 필진네트워크, 현 한겨레블로그에서 글방을 열고 상당기간 활동했는데, 그 방식이란 타인이 편집을 대리하는 방식이었다. 명망가에는 보잘 것 없는 공간이었겠으나, 웹이라는 또 다른 사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성찰하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거다. 그저 인터넷한겨레 홍보수단으로 자신의 이름을 빌려줬을 뿐이다. 초기 홍세화 글방에 쏟아진 그 무수한 관심과 시선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런 홍세화글방을 보며 부르디외를 '존경'한다는 지식인의 모습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당시 홍세화는 필벗들-한겨레블로거의 애칭-의 강한 문제제기와 호소, 특히 Uglish가 쓴 '늙은 개에게 신기술 가르치기' 강추.가 기억에 남는데, 를 접하고, '젊은 벗들과 호흡하겠노라' 약속했지만, 그 이후 행보를 보건대 허언으로 끝났다고 본다. 나는 이런 블로그를 '진열장 블로그'라고 생각한다. 요즘 주목받는 우모씨 블로그도 대체로 알 수 없는 사적 잡담의 '진열장' 같은 느낌이고, 대체로 명망있는 지식인란 사람들 블로그가 이런 '사람없는 진열장' 같은 모습이다. 이런 점에선 그래도 박노자 글방은 댓글창으로나마 대화하고 있으니, 그나마 양반이란 생각도 든다.) 

끝으로 내가 가장 많은 영감을 얻는 어떤 블로그의 소개말...
"I am linked therefore I am."


* 추. 
1. 이 글은 '링크 추천제 : 블로깅 방법론'란 글을 쓰다가 해당부분이 길어져 따로 쓰는 글이다.
2. 각주2.에 등장하는 Uglish의 주된 필명은 아틸라(a77ila)다.




저는 미도리 블로그에 기본적으로 관심과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이런 글도 쓰는 겁니다. 혹여라도 이게 무슨 감정적인 것으로 느끼시는 분이 계시다면, 별로 그런 찌질한 감상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그런 직관적 감상을 갖기 전에 수고스럽겠지만, 제 그동안의 블로깅을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괜한 사족 같아서 뻘쭘하지만, 혹여라도 있을지 모르는 불필요한 노이즈를 방지하고자 하는 취지로 이해해주시고, 너른 양해를 구합니다. 물론 합리적인 근거를 갖춘 적극적인 비판은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기업은 미디어 컴퍼니가 될 수 없는가? (미돌)
http://www.midorisweb.com/581

민노씨 2009/12/11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엽적 이견(가령, 여론의 "관리"라는 표현에서 은연중 드러나는 통제적 마인드. 최소한 수사적으로나마 이런 표현은 순화?해야 하지 않나, 혹은 적극적으로 좀더 다른 철학을 제시/반영할 수 있는 표현을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이 없지 않지만 웹상 의견/정보 공개행위는 PR(단순한 홍보가 아닌, 아거님께서도 강조하는, 본래적 의미의 '대공중관계')활동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원론적으로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의미있는 시사점도 주는 것 같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여전히 '일방적인 홍보 마인드'가 지배적이라고 느낍니다(이는 구체적인 재료들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서 그저 인상적으로 그렇게 '느낀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의 PR 행위가 그저 감성적인 '포장'이 아니라, 일방적인 자사 제품에 대한 과장이나 일방적인 홍보가 아니라, 좀더 발전할 수 있다는 '수정 가능성'(이 기업은 최소한 소비자의 의견을 귀기울이고, 지금은 좀 부족한 제품을 내놨지만 앞으로는 점점 더 좋은 제품을 내놓겠군.. 하는 그 '기대감')의 영역에서 좀더 적극적인 혁신이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미돌 2009/12/12 1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이 블로그에서 기본적으로는 블로그 관리가 아니라'릴레이션'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위 내용 중 위기의 내용은 매경 기사를 인용하다보니 '관리'라는 말이 들어갔네요. 저도 위기가 관리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구요, 오히려 예방이 더 중요하겠죠.

과거와 달리 PR 2.0시대에는 통제에서 관계의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개인의 말은 쉽게 의심없이 믿으면서 기업이 이야기를 하면 색안경을 끼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부터가 편견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 기업에 몸담아보지 않은 분들의 예상치에 근거한..) 기업도 솔직할 수 있는 한계를 점점 늘려나가야겠지만 말입니다. 민노씨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 위 댓글 대화를 위 해당 글이 있는 댓글창에서 이어가려다가 혹여라도 이 대화에 관심있는 제 블로그 독자들의 의견을 듣고 싶은 마음에, 그리고 글 자체로도 좀 길어져서 제 블로그에서 대화를 이어 갑니다.

1. 저는 "위기"는 당연히 관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기를 관리"하는 것과 "여론을 관리"하는 것은 공통분모가 있을지언정, 그 관점과 철학은 대단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위 인용하신 매경 기사는 해외의 구체적 사례와 우리의 관행적 체험치에 따른 '인상들'을 대조시키면서, 좀더 솔직한 '관계'를 중시하는 해외사례(노키아)를 시사점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그 표현들에서 여전히 모순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그걸 인용한 미도리님의 글에서도 그런 모순의 흔적이 없지 않다 느꼈고요(이게 물론 지엽적 꼬투리 잡기라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요. ^ ^). 관리/통제적 마인드의 관성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해외의 '선진' 혹은 '유행'이라는 것만을 피상적으로 인용하는 것 같다는 그런 아쉬움이랄까, 균열감이랄까를 미세하게나마 느낀 것입니다.

2. "기업에 몸담아보지 않은 분들의 예상치"라는 지적(표현)은 PR하시는 분으로선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기업이 이야기하면 색안경 끼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부터가 편견"이라구요? 판단 기준은 '소박한 소비자'이지 해당 기업의 종사자가 아니지 않습니까? 어떤 취지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한편으론 이해가 되지만, "기업이 이야기를 하면 색안경 끼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건 평범한 소비자들의 당연한 체험적 관성이라고 해야지(그러니 그 책임이 지금까지의  기업의 일방적 홍보 관행에 존재한다고 해야지), 그런 현상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돌리거나, 혹은 너희들은 전문가가 아니라서 몰라, 이런 식으로 반문, 혹은 아쉬움을 표한다면, 저로선 그 관점에 대해선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군요.

그간의 사정(단순히 블로그 매개 마케팅의 조악한 풍경을 이야기하는 것만은 아니지요)을 뻔히 알만한 분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니 정말 의아합니다. 이런 보편적 인식의 평균치를 제공한 것이 정말 소비자의 억지스런 의심/편견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그동안 일방적으로 축적되고, 관성화된 기업의 계몽적/현혹적/통제적 홍보방식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당연히 후자에 훨씬 더 큰 책임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최근 저질 광고의 극악치를 보여준 "T옴니아2 광고. http://journalog.net/coolpint/21231 "는 우리나라의 PR 현주소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요? 이런 광고들은 당연히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의심('억지스런 편견'이 아닌)을 형성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추.
1. 매경 기사 짤방은 지우셨나요? 분명히 제가 처음 본문을 접했을 때는 그 기사에 수록된 간단한 표양식의 짤방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혹여라도 그러셨다면, 제 나름의 적극적 토론 상황에서의 블로그 수정 원칙에서는 아쉬움이 있네요.
2. 우클릭 제한 설정하셔서 제가 쓴 댓글 긁어가는 것도 쉽지 않네요. 저 개인적으론, 이건 그저 주관적인 견해인 것만은 아니지요(그러니 편견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CCL + 우클릭 제한 설정은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관계"의 PR을 이야기하시는 분께서 이런 설정을 유지하고 계신 점은 아쉽네요.
 

* 관련추천
블로거 아거가 말하는 블로그와 PR : http://www.minoci.net/666



트위터 할까말까 ... 대학생들이 주저하는 이유 (광파리. 링크는 아래 발아점 참조)
위 글(이하 '광파리 글')은 대학생 36명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트위터 하는 사람 손?' 이랬더니, '썰렁~' 했다는 글이다. 나도 좀 의외이긴 했는데 암튼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사소하게 갸우뚱한 부분도 있어 끄적여본다. 

1. 우선 광파리 글에서 인상적인 언급( 및 인용) 몇 가지. ㄱ. 트위터에는 아저씨들 많아서 구리다. 물 안좋다.(아주 공감. ㅎㅎ) ㄴ. 3,40대 아저씨들이 직무와 관련한 수준 높은 정보 내놓아서 기 죽는다.(정말?) ㄷ. 트위터보다 미니홈피나 메신저 좋아한다.(그런데 트위터가 메신저.. 아닌감?)   특히 ㄴ.과 관련해서 광파리글 해당 부분을 인용해보면 이렇다.
현재 대학생들은 고등학생 시절 내신등급 때문에 친구에게도 필기장을 빌려주길 꺼렸던 세대입니다. 공개하면 손해라는 생각을 했을 지도 모릅니다. 공개할 만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것도 부담이 되겠죠. 3,40대 아저씨들이 직무와 관련된 수준 높은 정보를 내놓는 걸 보면서 기가 죽었을 지도 모릅니다. (...) 제 얘기는 우리 사회가 ‘개방’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웹2.0 붐이 한창일 때 개방/공유/참여를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 했습니다. 요즘엔 굳이 이걸 거론하지 않습니다. 이미 사회 깊숙이 스며들었기 때문입니다.(광파리)

2. 좀 의아한 건 트위터가 무슨 대단한 정보 교환의 공간이고, 자신의 '숨겨진 자료'를 내놓는 공간으로 이미지화되었다는 점이다. 웹 콘텐츠 링크 소개(정보 필터링/정보 유통)하고, 가끔씩 단상 올리고, 서로 안부 묻고, 농담 따먹기하는 공간. 이게 내가 생각하는 트위터다. "공개할 만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 부담"이 된다는 광파리의 지적은 내가 모르는 뭔가가 트위터에서 정말 공개되어 교환되고 있는건가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또 한편으로는 트위터 이미지가 무슨 대단한 지적 공간, 고급 정보의 유통 공간으로 과장되는 것 같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솔직히 내 체험치로만 보면 후자의 의심이 좀더 강하다.

3. 물론 나는 트위터를 꽤 좋아한다. '개방성'가 친한 매체로 웹의 개방성을 잘 구현하는 매체로 트위터가 이야기되는 건 나도 대체로 찬동하지만, '고급정보의 유통공간'으로 과장되는 건 이상하다. 그러니까 대학생들이 트위터를 잘 쓰지 않는 이유가 "아저씨 많아서 구리다."라는 (좀 비과학적이지만) 설득력(ㅎㅎ) 있는 게 아니라 "공개할 만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라는 내 체험치와는 동떨어진, 그래서 적어도 나로선 별로 설득력 없는 것이라면 좀 아쉽다. 이런 과장된 이미지가 젊은 친구들의 접근을 오히려 방해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트위터가 별건가. 그냥 쓰다가 땡기면 계속 쓰는거고, 다른게 좋다고 생각하면 안쓰면 그만이다.

4. 광파리의 언급 가운데 "개방/공유/참여(라는) 시대정신"이 "이미 사회 깊숙이 스며들었"다는 지적은, 이게 그저 막연한 기대감을 표명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우리사회가 그렇다는 것인지 아주 헷갈린다. 나는 우리사회가 '개방/공유/참여'와 친하지 잘 모르겠다. 실은 이런 가치와 별로 친하지 않은 것 같다. 네이버는 여전히 표면적으로만 '개방'으로 위장하고 있고(물론 해피빈 콩 같은 건 좋다/그런데 이런 건 정말 좀 고치자), 대학생들 리포트 팔아먹는 해피캠퍼스 따위의 웹서비스가 돈 잘~ 번다. 메타블로그들도 J준의 지적처럼 "광고주와 블로그들 사이에서 광고 브로커 역할에 불과"한 것으로 "변신"한지 오래다. 국민들에게 당연히 정리되어 제공되어야 마땅한 국가기관의 공적 자료들(가령 입법정보, 예산안, 주요 재판자료 따위)을 관리하는 웹사이트 서비스는 정말 개판이다.

5. 써머즈의 "2009년 12월 현재 한국에서 트위터를 대체하는 서비스는?"은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웹서비스의  메카니즘과 관련해 아주 설득력 있고, 흥미로운 시사점을 준다. 적어도 대학생(뿐만은 아니겠지만)이 트위터를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강력한 힌트를 주지 않을까 싶다. 이 써머즈 글에 대해서도 짧게나마 글을 쓰고 싶다(지만 밀린 글이 너무 많다...;;; ). 일독 강추한다.


* 발아점
트위터 할까말까 ... 대학생들이 주저하는 이유 (광파리)

* 관련글
트위터 줄세우기 서비스 : 거짓전도사들

* 관련 추천 : 강추.
2009년 12월 현재 한국에서 트위터를 대체하는 서비스는? (써머즈) : 특히 '실시간 인기검색어' 혹은 '급상승 검색어' 이 거지발싸개 같은게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 정보유통 수준의 질적 하락은 피할 길 없다는 강한 소신(ㅡ.ㅡ;)을 나는 갖고 있다. 그래서 최근 구글코리아가 "한국형"을 내세우며 사이드바에 '핫이슈'를 내세운 정말 생뻘짓에 대해 나는 아주 강한 유감을 갖는다.



별 생각이 없어 인식하지도 못했던 건데 유튜브 업로드 제한 설정이 시간상 10분인가보다. 이에 관한 트위터 대화. 트위터는 역시나 단일 주제에 대한 대화를 하나로 묶어서 파악하기엔 난점이 크다. 단편적인 단상과 정서적 메시지 교환, 글 소개(정보 필터링)를 위한 공간이고, 그렇게 실시간으로 흘려보내는 트위터의 설계는 의도적이겠지만 가끔씩은 좀 아쉬워서..

조아신 질문.

유투브에 일반인들이 동영상을 올리면 10분 이내로 제한이 되잖아요. 그럼 10분 넘는 동영상들은 어떻게 가능한가요? 유료버전이 있는거 같진 않고,파트너쉽을 체결하나요? 궁금합니다.
about 3 hours ago from web  

아거 질문 동참
답을 아시는 분 계시나요? RT 
about 1 hour ago from Twittelator

써머즈 답변
@gatorlog @asincho http://bit.ly/8B2cdp 유튜브 도움말 페이지 보니 파트너쉽이라고 하는군요
about 1 hour ago from TwitBird iPhone in reply to gatorlog

용호 보충 답변
@iamsummerz 그리고 또 한가지는 유투브 초기에 10분 제한 해제를 요청하면 풀어줬었는데 그 당시 무제한 사용자들은 지금도 무제한입니다. 저는 그럴때 @vimeo 를 쓰는데 자막 기능이 없는것 빼고는 괜찮더군요 @asincho @gatorlog
about 1 hour ago from web in reply to iamsummerz

조아신 감사멘트
@gatorlog @iamsummerz @yonghokim 파트너쉽이군요. 대학,비영리와 같은 경우 해당될 수 있겠네요. 고맙습니다. ^^
18 minutes ago from Echofon in reply to yonghokim

조아신 보충 질문
@yonghokim 근데 vimeo 의 경우는 다 좋은데 국내에서 이용하려면 많이 느리다는 이야기들이 있어서요
16 minutes ago from Echofon in reply to yonghokim

이상 개요를 다시 정리하면(이걸 뭐 정리씩이나 할 필요가 있겠냐만.. ㅎㅎ) 
1. 파트너쉽
2. 서비스 초기에 무제한 요청한 사용자는 여전히 무제한.


추.
예민한 독자라면 눈치챘겠지만 각 트윗들이 올라온 경로가 참 다양하다.
나야 기술적 이해도나 기기(아이팟터치/아이폰/기타 핸펀을 통해 올리는) 적응도가 낮아서 각 트윗의 작성 매체에 대해 잘 모르지만, 위 인용한 네 명이 작성한 트윗들은 각각 web(가장 보편적인 방식. 웹에 접속해 트위터에서 직접 작성), TwitBird iPhone (그런데 써머즈님 경우에 아이폰 구입을 미뤘다고 본 것 같은데.. 아이팟터치로 올린건가?? ),  Twittelator, Echofon (각각 아마도 데스크탑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인듯.. 추정. ^ ^ 아이폰/아이팟터치 트위터용 어플리케이션 ) 등을 통해 다 다른 매체를 통해 올라온 것도 참 이채롭다.

* 관련 추천
고화질 동영상 업로드 사이트 비교 (뽕다르) : 비메오와 유튜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진짜공유와 가짜공유 : 브립 대 유튜브 (아거) : 유튜브를 "가짜 공유 사이트"로 비판하고, 블립을 "진짜 공유 사이트"라고 평가한 레식을 통해 블립에 접하게 되었다는 글. 그런데 위 뽕다르의 글과는 달리 블립에서의 업로드 속도가 꽤 빠르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건 미국과 한국의 지리적 차이 때문에 그런건가?



0. 아거님의 트위터 링크 소개을 통해 바로 RSS 추가했습니다. : )

소비자보다 아이폰이 더 무서웠던 SK텔레콤과 삼성전자 http://tinyurl.com/yj27arw
3:57 AM Dec 6th from API

언젠가 추천 블로그(추천 RSS)에 관한 글을 쓰면서 "앞으로 좋은 블로그를 만나면 그때 그때 짧게나마 소개하고 싶다"고 쓴 적 있는데요. 그 글이 생각나서, 쓰다 만 글, 밀린 글도  여럿이지만, 짧게나마 오늘 처음으로 접한 멋진 블로그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다만 이 글이 행여라도 제가 소개하는 그 블로그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http://www.journalog.net/coolpint/20795
'저널로그'라는 상위 주소를 갖는 블로그 형식인데요. '저널로그'가 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 ^; 
RSS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journalog.net/rss/coolpint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FF 주소줄의 우측 끝에 RSS단추가 활성화되지 않는 건 좀 이상하네요...)


1.  'Alternative Hypothesis'
블로그 제목인데요. 뭔가 싶어 찾아보니 주로 통계학에서  '대립 가설'로 번역되는 용어더군요. 한국어 위키백과의 표제어 설명을 빌면, "통계학에서 귀무가설에 대립하여 '모집단에서 독립변수와 결과변수 간에 관련이 있다'라고 기술하는 명제"를 말하고, "연구가설 혹은 유지가설"이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어떤 가능성에 대해 확률적인 가설검정을 할 때 귀무가설과 함께 사용"한다고 설명되어 있네요. 저로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ㅡ.ㅡ;  관련 용어인 '귀무가설'을 찾아봤더니 좀더 쉬운 비유적 설명이 있습니다.

영 가설(0 假說, null hypothesis, H0) 또는 귀무가설(歸無假說)은 통계학에 서 처음부터 버릴 것을 예상하는 가설이다. 차이가 없거나 의미있는 차이가 없는 경우의 가설이며 이것이 맞거나 맞지 않다는 통계학적 증거를 통해 증명하려는 가설이다. 예를 들어 범죄 사건에서 용의자가 있을 때 형사는 이 용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추정인 대립가설(Alternative hypothesis)를 세우게 된다. 이때 귀무가설은 용의자는 무죄라는 가설이다. 통계적인 방법으로 가설검정을 시도할 때 쓰인다. 로날드 피셔(Ronald A. Fisher)가 1966년에 만든 개념이다.
- 한국어 위키 '귀무가설' 중에서


2. 첫인상 : 부드러운 건조함.
글 주제나 어조가 미닉스님 블로그와 비슷한데, 미닉스님 블로그가 좀더 감성적 느낌이 강하다면, 'Alternative Hypothesis'(이하 '대립가설' 블로그)는 부드러운 어조이긴 하지만, 좀더 지적인 건조함이 강하네요. 아거님께서 소개한 글 앞 뒤에 있는  "첫 단추를 잘못 꿴 NHN의 한계"와 "스마트폰이 최저가격 보상제의 속임수를 밝힙니다"라는 글을 더불어 읽었습니다. 그리고 RSS 추가를 바로 결정했습니다. 인상적인 글들입니다. 물론 제가 과문해서 이 좋은 블로그를 이제야 발견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지난 달 초에 처음으로 "Clomedia"를 접하고, 꽤나 반가왔던 기억이 있는데, 저만 몰랐던, 알만한 분들은 다 탐독하고 있던 블로그였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 ^;  

3. 좋은 블로그에 대한 개인적인 기준
최근 이슬뤼(icelui)님과 댓글 대화하는 재미가 쏠쏠한데요. 이슬뤼님과 좋은 블로그에 대한 개인적인 기준이랄까, 이런 것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런 저런 기준을 다 떠나서 글이 좋은 블로그가 일단은 좋은 블로그라는 점에선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직 글 세 개를 읽었을 뿐입니다만, '대립 가설' 블로그는 정말 좋은 블로그라는 '삘'이 그대로 꽂힙니다. ^ ^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대화 시스템'으로서의 블로그를 강조하는 바, 링크와 인용, 즉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타인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그 목소리들을 자기 사유의 발아점으로 삼는 블로깅 방법론을 꽤나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넉넉함은 나누고, 부족함은 채우는게 저는 블로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소개글도 그런 작은 실천이라고 생각하고요. 

4. 사족. ^ ^
저 개인적으론 전문 블로그 메타는 위기를 넘어서 그 실질이 붕괴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메타가 담당했던 정보 필터링과 유통의 기능을 점차로 트위터와 같은 SNS, 그리고 이와 연계된 아이폰 같은 모바일 기기들에 내재된  새로운 유통매개들이 차지하겠지요. 이런 와중에 전통의 메타블로그인 올블로그가 새롭게 '올블로그-루비'( http://ruby.allblog.net )를 오픈했더군요. 좀 늦기는 했지만, 진심으로 기대하고, 또 응원하고 싶은 마음입니다(이에 대해선 짧게나마 따로 글을 쓰고 싶네요). 다만 여전히, 아니 지금 상황으로선 더더욱 궁극의 메타는 블로그 그 자신일 수 밖에 없습니다. 유선웹이든, 무선웹이든, 트위터와 연계되든, 아이폰과 연계되든 웹을 통한 기록과 의미의 생산/유통 기제로서, 웹의 지배적이고, 보편적인 형식으로서 블로그는 여전히 건재할 것으로 저는 기대합니다(물론 기대죠. ^ ^; ). 블로그는 최후의 메타입니다. 그것은 블로그라는 형식이 존재하는 한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추.
참고로 저는 RSS리더로 주로 파이어폭스 부가기능인 "Brief"를 사용합니다.

추2. 아이코. 깜박했네요.
위 대립가설 블로그의 RSS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journalog.net/rss/coolp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