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 블로그(제목이 '더 블로그'인데, 조어가 좀 과분하게 과감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뭐 잘 선점했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에서 오픈300일 방문자 30만을 기념해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벤트 내용은 경품 걸고 오픈캐스트 구독자나 트위터 팔로워 늘리긴데, 경품은 명품 노트의 대명사인 '몰스킨' 10명, 친환경 연필세트 10명, 스타벅스 기프티콘 10명이다. 무슨 큰 미끼 경품은 아니고, 소박하다. 암튼 이에 관한 간단한 질문을 트위터에 올렸다. 생각보다 응답주신 트윗벗들이 많아(무려... 6명.. ㅎㅎ) 정리해서 옮겨본다.
* 미리 사족 : 생략 가능 ^ ^.
블로거벗인 미도리에 대한 호감(종종 대화하면서 쌓인 미운정 고운정이랄까?)이 반영되어 그런지 몰라도, LG (E)블로그에 대해선 (잘은 모르지만) 호의적인 편이다. 체험치 극히 부족한 선입견일 수 있지만. 뭔가 열심히 하려는 것 처럼 보이고, 블로그와 호흡하려는 모습도 느껴지고, 그래도 (상대적으로) LG가 양반이군... 이런 정도 인상을 갖고 있다. 뭐 추상적인 감상일 뿐이지만. 물론 다른 기업블로그에 대해선 더더욱 체험치가 없고, 워낙에 블로그 마케팅 시장이 개판이라는 건 직접 목격하기도 하고, 간접적으로 듣기도 많이 들어서.. 암튼, 이 작은 설문(?)이 LG(E) 블로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 문의
minoci (비추. 필요링크라서) : 경품걸고 구독자(오픈캐스트) 팔로워모집(?)하는 방식. 직관적으론 거부감. 좀더 생각해보면 내가 좀 예민한가 싶기도. 왠지 자전거일보도 떠오르고. 트윗벗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 답변
NudeModel 요즘 이런 거 많습니다, 수치로 보이는 게 보고에도 중요하다보니 여러 문제 알아도 어쩔 수..
gorogge 아파트가 경품으로 나온 것도 아니고, 꽝 없는 백퍼 당첨도 아니고.. 평범한 사용자들도 배를 갈라보이는 용기만 있으면 시도해봄직한 정도로 보입니다. 초기 웹이 그랬듯 트위터도 곧 닷컴들이 몰려오는건가요
lovedweb 오픈캐스트는 구독을 증명할 방법도 없고 트위터는 이벤트 경품을 미끼로 팔로워모집을 하니 이벤트 끝나거나 득템 못하면 그냥 언팔하면 되지 않을까요? 서로 필요한 만큼 이용하고 이용당하면 될듯.. 신경쓸만한 일은 아닌듯 싶어요
feelgrey 갠적으로 숫자에 민감하게 지낸건 학창시절로 충분함 그래도일단 거부감들지만 운영자입장에선 달리 반짝아이템이 없었나보다 싶네요
gurumaru 요새는 개인 정보 대신 팔로워를 모으나보죠?
2listen2 경품만이 목적이라면 팔로윙의 의미가 없어지네요. 한편으로는 이용 당하는 느낌도 들고.
* 정리
정리라고 할게 있겠냐만, 러브드웹(윤초딩) 의견을 참조하면 이 이벤트로 구독자 배가 운동(ㅎㅎ)에 성공하더라도 장기 구독자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한편에선 일단 구독 혹은 팔로잉한 뒤에 그걸 다시 삭제하는 것도 귀찮아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뭐, 이승환의 지적처럼 일단 모집에 성공하면 '보고'하기는 좋겠다. "이용하고, 이용당한다"는 표현이 새삼 인상적이고, 약간은 씁쓸한 느낌이 들기는 한다. LG전자 블로그의 이벤트에 대해선, 물론 표본이 너무 적어서 객관성 확보는 어렵겠지만, 대체로 크게 무개념은 아니다라는 반응인 것 같고, 그럼에도 살짝 문제가 있긴 하다, 거부감이 좀 생기기도 한다 정도 정서인 것 같다.
나는 기본적으로 블로그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물질적 대가 관계로 만들어선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독자의 자연스런 관심이 물질적인 대가를 낳는 건 자연스럽고, 또 권장할만 하다. 그게 구글애드센스 같은 것이든, 아니면 독자들의 관심과 신뢰를 통해 책을 내거나 어떤 사업을 구상하든, 그건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 하지만 독자의 관심을 경품이나 돈 같은 물질적 대가로 유도하는 건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의) 모든 블로깅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즉각적이든 잠재적이든 (물적) 대가에 대한 기대심리에 기반하고 있기는 하다. 그게 지금 당장의 직접적인 교환 방식이냐, 아니면 평판이나 신뢰를 쌓고, 좀더 먼 미래에 그런 평판이나 신뢰를 바탕으로 뭔가를 꾀할 수 있는 잠재적 차원이냐 뭐, 그런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그런데 점점 더 즉각적인 물질적 교환 방식이 주된 블로깅에 대한 생산자/독자들의 기대심리를 반영하는 하나의 경향이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이게 좀 아쉽다.
암튼 LG전자 블로그의 이번 이벤트를 곧바로 자전거일보식 홍보로 볼
수 있는지 여전히 갸우뚱하다. 경품으로 내건 물건들도 소소하고, 뭐 가볍게 보자면 훈훈한 이벤트일수도 있겠다. 구글 텍스트큐브닷컴처럼 아예 블로그를 옮기게 하는 맥북프로 쏟아지는 이벤트도 아니고, 뭐(나도 구글 맥북프로 때엔 좀 욕심이 나긴 하더라능... ㅎ). 하지만 나는 이런 방식이 별로 맘에 들지는
않고, 차라리 LG전자 블로그에 대한 체험치를 갖는 독자들에게 조언/충고/장단점 등등에 대한 의견을 문의하고, 그 중에서 좋은 의견에 경품을 주는 그런 방식이라면 낫겠다
싶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귀찮아서 응모(?)하지 않으려나? ㅡ.ㅡ;;
* 끝으로...
독자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간단하게 논평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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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민노씨.네
2010/01/18 20:23
del.
경품 구독자, 경품 팔로워 에서 이어지는 글. 위 LG전자 블로그의 30만 방문자 기념 경품 팔로워 모집에 대해 섰던 것처럼 나는 경품 건 팔로워(구독자) 모집 방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경품 걸고 어떤 상품을 홍보하는 모습, 너무 당연하고,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블로그, 트위터에서의 관심마저 돈(경품)으로 구하는 건 어쩐지 좀 찜찜하다. 블로그든 트위터든 사람의 (실존적) 행위다. 그게 비록 전적으로 상품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
한 일본인이 쓴 글을 번역한 글을 봤다. 새해 결심에 관한 글이었는데, 새해 결심이란 뭔가 다른 사람, 뭔가 좀더 좋은 사람이 되자는 다짐일 터, 그런데 그 일본인(당근 누군지는 모르겠다)은 결심이 부질 없다 말한다. 그 별로 길지도 않은 글을 다시 요약하면, ㅡ.ㅡ;
사람이 변하는 세가지는 1. 시간배분 2. 장소(옮기기) 3. 만나는 사람(바꾸기) 밖에 없다는 거다. 4. 가장 부질없는 것이 결의를 다지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 일본인의 텀블러. 트위터. 블로그)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게 좀 순환논법 같기도 하고, 도로아미타불식 이야기 같기도 하다. 1. 시간(배분) 2. 공간(이동) 3. 사람(교체).. 그 123을 위한 ‘결심’이 일단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각각에 대해서도 1은 결의(의지를 굳건히 세우는 일)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2는 물리적인 한계(자금이랄지, 상황이랄지)가 클 것 같고, 3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그래서 나는 왜 그토록 그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을까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뭐 결론이랄 것 까지는 없는데, 굳이 정리되지 않는 생각을 정리해보면, 막연하게 여겨지는 상식을 뒤집으면서(4.), 그 상식적인 이야기를 다른 식으로 , 좀더 구체적이고, 좀더 선언적으로, 그리고 좀더 상징적으로 풀어 놓으면(123), 그건 뭔가 그럴 듯 한, 섹시한 느낌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순환논법 비스무리라고 한거다. 아무튼 그렇다는 거다.
* 도로아미타불
나는 처음에 '도루아미타불'로 썼다가, 좀 갸우뚱해서 찾아보니, '도로아미타불'다. 우리말 '도로(다시)'+'아미타불'(아미타부처님)이 합쳐진 말이더라. 아래 서방정토와 타방정토는 같은 의미다. 타방정토사상는 정토가 서쪽에 있다는 사상이란다. 그리고 이 서방정토(극락)을 만든 게 아미타불이라고 한다. 정토가 내 마음에 있다는 건 유심정토(사상)이다.
* 발아점
새해 결심과 인지적 부하 (아거)
http://gatorlog.com/?p=1840 강추.
: 아주 새로운 이야기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러니 위 일본인 글처럼 '섹시한 글'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담담하게 그래도 새해 결심을 하는게 낫다는 걸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 같다. 다만 그 결심이 너무 빡시지 않도록 조절하라는 당부도 덧붙이고 있는데(부하 걸리지 않게), 결심이 결심을 실천하는 장애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주 소박한 새해 결심(댓글에 답글 달자!)을 한 바 있는 펄의 댓글이 있을 것 같았는데, 정말 펄의 댓글이 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