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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잡생각.
한 일본인이 쓴 글을 번역한 글을 봤다. 새해 결심에 관한 글이었는데, 새해 결심이란 뭔가 다른 사람, 뭔가 좀더 좋은 사람이 되자는 다짐일 터, 그런데 그 일본인(당근 누군지는 모르겠다)은 결심이 부질 없다 말한다. 그 별로 길지도 않은 글을 다시 요약하면, ㅡ.ㅡ;

사람이 변하는 세가지는 1. 시간배분  2. 장소(옮기기) 3. 만나는 사람(바꾸기) 밖에 없다는 거다. 4. 가장 부질없는 것이 결의를 다지는 것이라고 하더라. (그 일본인의 텀블러. 트위터. 블로그)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게 좀 순환논법 같기도 하고, 도로아미타불식 이야기 같기도 하다. 1. 시간(배분) 2. 공간(이동) 3. 사람(교체)..  그 123을 위한 ‘결심’이 일단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그렇고, 각각에 대해서도 1은 결의(의지를 굳건히 세우는 일)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2는 물리적인 한계(자금이랄지, 상황이랄지)가 클 것 같고, 3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그래서 나는 왜 그토록 그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을까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뭐 결론이랄 것 까지는 없는데, 굳이 정리되지 않는 생각을 정리해보면, 막연하게 여겨지는 상식을 뒤집으면서(4.), 그 상식적인 이야기를 다른 식으로 , 좀더 구체적이고, 좀더 선언적으로, 그리고 좀더 상징적으로 풀어 놓으면(123), 그건 뭔가 그럴 듯 한, 섹시한 느낌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순환논법 비스무리라고 한거다. 아무튼 그렇다는 거다.


* 도로아미타불
나는 처음에 '도루아미타불'로 썼다가, 좀 갸우뚱해서 찾아보니, '도로아미타불'다. 우리말 '도로(다시)'+'아미타불'(아미타부처님)이 합쳐진 말이더라. 아래 서방정토와 타방정토는 같은 의미다. 타방정토사상는 정토가 서쪽에 있다는 사상이란다. 그리고 이 서방정토(극락)을 만든 게 아미타불이라고 한다. 정토가 내 마음에 있다는 건 유심정토(사상)이다. 

"10년 공부 도로 아미타불"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공든 탑이 무너진 경우를 빗대어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10년 동안 아미타불(아미타부처님)이 서방정토에 계신 줄 알고 염불했더니, 그 서방정토는 내 마음에 있었구나'라고 하는데서 유래된 말이다. 즉 타방정토(他方淨土)에 가고자 지극정성으로 발원하고 기도했더니 그 정토는 저기 먼 곳이 아닌, 내 마음에 있었다는 유심정토(唯心淨土)라는 것이다."(정운

* 발아점
새해 결심과 인지적 부하 (아거)
http://gatorlog.com/?p=1840 강추.
: 아주 새로운 이야기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러니 위 일본인 글처럼 '섹시한 글'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담담하게 그래도 새해 결심을 하는게 낫다는 걸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 같다. 다만 그 결심이 너무 빡시지 않도록 조절하라는 당부도 덧붙이고 있는데(부하 걸리지 않게), 결심이 결심을 실천하는 장애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주 소박한 새해 결심(댓글에 답글 달자!)을 한 바 있는 펄의 댓글이 있을 것 같았는데, 정말 펄의 댓글이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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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지배

    Tracked from ego+ing 2010/01/08 18:52 del.

    습관은 의지를 지배하고, 환경은 습관을 지배하고, 의지는 환경을 지배하고, 습관은 의지를 지배하고, 환경은 습관을 지배하고, 의지는 환경을 지배하고, 습관은 의지를 지배하고, 환경은 습관을 지배하고, 의지는 환경을 지배하고, 습관은 의지를 지배하고, 환경은 습관을 지배하고, 의지는 환경을 지배하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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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t 2010/01/06 17:18

    핫핫핫.
    그래서 제 올해 목표는 없습니다. (응?!)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10/01/07 22:41

      ㅎㅎㅎ.
      제 새해 결심은, 블로그에 한정하면, 짧게 쓰자인데...
      이게 참 쉽지 않네요.

  2. 김원철 2010/01/06 19:03

    요 글도 참고하세요:
    http://korgnet.net/zb41pl7/bbs/zboard.php?id=data_1&no=42
    "자제력, 의지력이라고 하는 것은 나의 타고난 인품, 능력이 아니라 얼마든지 학습, 보완, 개선 가능한 하나의 인지적 기술이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10/01/07 22:42

      오, 좋은 글 소개 고맙습니다. : )

  3. 아거 2010/01/07 13:27

    김원철님이 링크한 이정모 교수의 글을 보니, 역시 인지심리 전문 저널리스트 조나 레러(Jonah Lehrer)의 월스트리트저널글이군요. 차니님이 링크한 변지섭님의 블로그에서도 그걸 요약번역했구요. http://jpyun56.wordpress.com/2010/01/01/새해-결심은-원래-실천하기-어려운-것이다/

    이정모님처럼 심리학 박사학위를 가진 분의 생각도 이제 저널리스트들이 견인하는 시대가 되었나요? '잘 키운 과학기자 한 명, 열 박사 부럽지 않다' 시대가 되었습니다.

    저도 요즘은 조나 레러의 덫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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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07 22:44

      앞으로는 아거님 블로그가 권위있는 레퍼런스(?) 혹은 많은 블로거들의 생각을 견인할 수 있는 발아점 역할을 해주시길 바라봅니다. : )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요.

  4. egoing 2010/01/08 18:53

    저도 순환논법 하나 트랙백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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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08 23:46

      순환논법이라기 보다는 철학적인 사색에 가까운 것 같던데요? : )
      반가운 트랙백 고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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