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2009/12/31 14:24

써머즈가 남긴 짧은 글들(하나. ) 때문에 아주 오랜만에 미투데이에 갔다. 첫화면이 나를 그럭저럭 불쾌하게 만든다. 발걸음하지 않은지 오래지만, 이따금씩 방문할때마다 만나게 되는 가벼운 불쾌감들은 내 의식의 저장고에 차곡차곡 쌓인다. 미투데이는 점점 더 이상한 서비스가 되어가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상한'은 비정상적이라는 뉘앙스가 강한 것 같기도 한데, 비정상이라기 보다 내 취향과 세계관(씩이나...;;;)으로 보자면 마음에 들지 않는 서비스가 되어가고 있다고 해야겠다. 암튼... 거기에 마지막 글을 남기려는데, 사람맘이 참 간사하기도 하지, 계정삭제해야지 했던 그 마음이 첫줄을 쓰다보니 흔들린다. 별 대단한 일도 아닌데... 그건 아마도 그 안에서 교류했던, 이야기 나누고, 때론 가벼운 마음이나마 함께 했던 미친들 때문이었을테지.

시스템은 어쩔 수 없이, 그게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시스템 속에 갇힌 사람들을 감염시킨다. 그래서 트위터라는 시스템과 미투데이라는 시스템은 서로 다른 운동성(세계관)을 갖고 사용자들에게 침투한다. 그건 물론 상호적이긴 하다. 내가 숙주이자 바이러스 그 자체인 시스템이라는 괴물.

싸이월드라는 때론 유치하고, 때론 귀엽기까지한 그 표피적 과시욕과 관음증을 부추기는 시스템
네이버라는 안락한 거대 감옥같은 시스템.
대한민국이라는 경쟁과 끼리끼리즘이 중세 계급사회보다 더 차갑게 내면화된 괴물같은 시스템.
조중동이나 이명박이라는 상징적인 이름으로 불려지는 그 시스템. 
지구라는 점점 더 인간이라는 종의 몰락을 가속화하는 시스템.


그리고,
인간 혹은 휴머니즘이라는 가식 혹은 희망의 시스템.



* 발아점 
써머즈의 트위터
http://twitter.com/iamsummerz  . 초강추. 써머즈의 트위터는 감성과 이성의 완벽한(이라기 보다는), 섬세한 조합이다. 그 조합은 예외적인 발견의 즐거움을 공유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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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S(Bowl Championship Series) 는 종종 BCS(Beyond Common Sense) 라고 칭해진다.  (...) BCS Standings를 결정하는 것이 USA Today Coach's Poll, 컴퓨터 랭킹, Harris Interactive Poll 등으로 사람의 주관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구조로는 진정한 1위와 2위를 가려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오는 것이 바로 ‘플레이오프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이 제안은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다. 그런데도 BCS측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BCS는 사람들의 이런 조언을 받아 들일 의사가 전혀 없는 것 같다. 그들은 이런 논란과 싸움을 즐긴다. 바로 이 모순투성이의 BCS시스템이 대학풋볼 인기를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기 때문이다.

- 팡요, 미국 대학풋볼 5 - BCS 보울, 매치업, At-large Birth, BCS 논란
http://kr.blog.yahoo.com/doorieclinic/3845.html 추천.


* 비합리적인 게임, 해마다 반복되는 '그들만의 잔치'
인용된 글에서 보듯 '의도된 비합리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현상이 미국에는 있다. 오바마마저 '플레이오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대학풋볼 챔프 시리즈(BCS)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다.  BCS는 풋볼 전문가들(기자와 코치 등)이 주도하는 다소 폐쇄적인 성격의 투표에 기반하고 있고, 풋볼펜들로부터 "Beyond Common Sence"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심지어 KKK와 국세청(IRS)를 누르고 미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체 1위로 뽑혔단다(via 아거의 트위터).  그럼에도 이들이 대학풋볼 시즌 동안 매주 발표하는 대학풋볼 전국순위는 미국인들의 열광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 비합리적이지만, 대단히 효율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이유에서 현직 대통령마저 거들며 '플레이오프'라는 좀더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보완하자는 발언을 BCS는 콧등으로 흘리고 있는 셈이다.

이를 블로그계 평판시스템, 특히 연말 이벤트인 블로그 어워드와 연계해 생각해보자.  현 블로그 어워드 시스템의 비합리성이나 '그들만의 잔치'라는 식상함은 물론 문제다. 하지만  '관심을 갖고 재미로 참여할 수 있는 독특한 게임 룰'이 없다는게 더 문제 아닌가 싶다. 최근 언론재단과 블산협의 '대한민국 블로그어워드' 같은 행사는 물론 너무한다 싶게 비합리적이고, 블산협 소속 회원사들 끼리 무슨 대종상 흉내내기처럼,  대한민국 '대표' 블로그라는 낯 뜨거운 이름으로 서로들 나눠먹고 있어서 탈이긴 하지만, 정작 문제는 이런 식상하고, 관습적인 권위 강요(권위도 없다는게 문제지만) 보다는 어떤 이슈도 이끌어내지 못하는 재미없는 행사라는 게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거다. 그러니 우리나라 블로그 어워드는 "예측가능한 (소비자들의) 비합리성"(아거)에 기대지도 못한다. 그러니까 비합리적이라고 욕은 욕대로 먹고, 그 욕먹는게 어떤 부가적인 화제를 만들어내지도 못한다. 그러니까 재미도 없는 게, 즉, 별 이슈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게 가장 문제 아닌가 싶다.

* 문제는 비합리성이 아니라 재미 없다는 거 ㅡ.ㅡ;
가령 올블이나 이글루스의 블로그 어워드만 해도 기수상자들이 계속 반복적으로 수상하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가고 있다(물론 그나마 이글루스 탑100을 통해선 몇몇 좋은 블로그를 처음으로 접했다는 개인적인 수확?이 있지만). 즉, 올블이든 이글루스든, 아니면 외부 기관이 참여한 것이든, 기수상자들은 '심사위원단' 같은 자리로 또 다른 인정할만한 권위를 주고, 그들이 좀더 좋은 블로그들을 '발굴'할 수 있는 역할을 공적으로 부여하는 그런 분위기가 되면 좋겠다. 블산협의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처럼 블산협 회원사 간부나 대표들이 서로 후보추천하고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것도 뭐 나쁘지는 않지만, 그 심사위원들이 블로그를 얼마나 '읽는지' 얼마나 실제로 그 필드에서 '체험치'를 갖는지에 대해 나는 다소 회의적이다.

내 경우 올블 블로그어워드에 올해도 선정되었지만, 그래서 기분이 좋으면 좋았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다지 큰 감흥은 없다. 다른 방식으로 이런 '잔치'를 이끌어가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만 깊어진다. '마케팅'이든 '이벤트'든 식상한 방식이 아닌, 좀더 블로그다운, 좀 독특한 전통(?)을 만들어가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무슨 큰 돈 드는 일도 아닐텐데 왜 기존 메타들에서 나름의 방식을 추진하지 않는지 안타깝다. 미국의 BCS처럼 욕먹더라도 최소한 관심 받는 행사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싶은 속물근성으로 몇가지 단상들을 끄적여봤다.


추. 
연말 이벤트가 아닌 상시적인 (메타)블로그 평판시스템은 트위터 부가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링크 중심 검색엔진 탑시( http://topsy.com )모델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 최근 한 블로거벗이 이런 모델로 메타서비스를 구현해보마 이야기한 적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상용화되면 참 좋겠다. 탑시는 써보면 써볼수록 똑똑한 서비스다. 탑시는 링크가 왜 중요한지, 링크와 인용이 없는 블로그(물론 이 경우는 트위터지만)가 왜 단팥없는 찐빵인지 사용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일깨운다.


* 발아점 :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최근 [블라인드 사이드]라는 꽤 재밌는 영화를 한 편 봤다(미 남부 보수 중산층의 다소 뻔한 휴머니즘에 기반한 영화지만, 이게 실화라는게 정말 감동을 준다. 특히 남자주인공의 연기가 참 좋다). 이 영화 보고 미시시피 대학은 어느 컨퍼런스인지, (풋볼) 전국대학순위가 궁금해져서리... 풋볼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프라이데이 나이트 라이트]('FNL')라는 미국 드라마를 통해 조금씩 관심이 생겼다. 'FNL'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다소 뻔한 장르 영화긴 하지만 굉장한 감동을 준다. 각설하고, 미국대학풋볼이 벌어들이는 돈은 상상을 초월한다. 최상위 대학들은 연간 1억불을 상회하는 수익을 올린단다. 그리고 이런 각 지구의 컨퍼런스별로 대단히 차등적인 수익구조를 갖는단다. 그 차별이 좋다는 건 전혀 아니지만, 최소한 BCS(Bowl Championship Series)  미국대학 풋볼 랭킹은 시즌 내내 전국적인 화제를 낳는다고 한다. 욕을 먹더라도 이렇게 화제라도 뿌리면서 욕을 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 관련
블로그어워드 : 독립형 배제의 의미
http://minoci.net/1017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유감 (이승환)
http://www.realfactory.net/1166 . 강추.



각하의 발상 : 삽질교육대

2009/12/24 16:38
크리스마스 이브를 훈훈하게 만들어주시는 이명박 각하의 한 말씀.

"인문대를 나온 학생들, 특히 지방대를 나와 취업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졸업자들을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시켰으면 좋겠다"
- 위대하신 이명박 각하께서 24일 청와대 제40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하신 말쌈!

아예 간편하게 인문대도 없애고, 지방대도 없애면 좋겠군효! "특히" 단계적으로다가 지방인문대를 없애면 좋겠습니다! 아니, 이번 기회에 지방인문대는 아예 처음부터 직업학교로 전환하는 건 어떨까효? 그 편이 좋겠습니다. 역쉬나 각하의 빛나는 혜안에는 어안이 벙벙해질 뿐. 삽질공화국에 저해되는 모든 사회부적응 잉여들은  "1년 혹은 6개월 직업교육"으로다가 정.신.개.조!!하고 말이죠. 전두환 각하의 삼청교육대가 부럽지 않습니다. 자손대대 칭송받는 이명박 각하의 삽질교육대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두 기립, 박수!)

짝짝짝!!!
짝짝짝!!!
짝짝짝!!!

(그리고 장엄한 코러스. 삽~삽~삽~삽삽~삽삽삽사삽~~)

via @jonghwan



* 이 글은 영화 소개를 위한 가벼운 단상입니다. 스포일러 (예민한 독자라도 거의) 없습니다.

2009.12.18. 00:05 ~ 02:57. 왕십리 CGV. IMAX DMR 3D.

1. 단절.
카메론은 '3D영화' '입체 영화'가 뭔지를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완성도로 제시한다. 영화는 어쩔 수 없이 시각 예술이다. 타르코프스키는 글로 예술 할거면 시나리오 쓰지 말고, 소설이나 희곡을 쓰라고 말한다(자서전 '봉인된 시간'). 영화는 글로 만들어지는 세계, 문장이나 언어로 환원되는 세계가 아니라, 무수히 연속된 그림이 만들어내는 어떤 비언어적 느낌이 막 언어가 되기 직전의 세계, 그렇게 끊임없는 언어와 비언어의 경계에서 잔상들로 이어지는 열려 있는 이야기의 세계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질료로서의 이미지, 현실을 압도하는 더 현실같은 입체, 그 본 적 없는 질감을 [아바타]는 '창조'했다. 이건 말 그대로 창조의 영역이다. 이 창조를 접하는 충격은 마치 소리의 영역에서  "모노에서 스테레오를 처음 접하는 바로 그 충격"(링크)이다. 이제 후세 영화사가들은  '아바타 이전의 영화적 경향'과 '아바타 이후의 영화적 경향'에 대해 쓰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재즈 싱어'가 그랬던 것처럼, 마치 '시민케인'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영화는 (싫든 좋든) '아바타 이전과 '아바타 이후'로 나뉜다.

2. 두 개의 질문, 두 개의 대답.
그러니 서사로서, 이야기로서의 약점을 들어 [아바타]를 공격하는 관점은 있을 수 있는 관점이지만, 영화가 그저 글로 환원될 수 없는 시각적 내러티브, 비주얼 내러티브라는 또 다른 세계라는 걸 인정한다면, [아바타]를 그저 다른 영화들과의 줄거리 비교를 통해 평면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좀 우스운 일이다. [아바타]라는 영화의 순간순간을 만들어내는 시각적인 충격들은 전체로서의 이야기 속에 스며들고, 그 '비주얼 내러티브'의 편린들은 전혀 다른 '메시지'로 조직된다.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다. 그리고 질문은 당연히 둘이다. 영화(라는 형식)은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라는 것이 그 하나라면, 또 다른 하나는 반인간주의다.

3. 영화라는 형식에 대한 대답 : 이제 이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가령 최근 영화인 [서로게이트. surrogate]와 비교해보자. 서로게이트는 영화 '속' 주제와 소재 차원에서 '대리/대리인'의 문제를 말한다. [아바타] 역시 제목 그 자체에서 '아바타(화신.化身)'라는 문제, 대리라는 문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양자가 영화를 바라보는 관점은 정말 전혀 다른 세계관이다. [서로게이트]는 영화 소재로서,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이야기로서 '대리'의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아바타]는 영화 '그 자체에' 대해, '영화가 무엇인가'라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해 '아바타'를 이야기한다. 즉, [서로게이트]는 [서로게이트]라는 제목이 전혀 이상하지 않지만, [아바타]의 영화 제목이 [나비] 혹은 [판도라]가 아니라, 다소 쌩뚱맞다고도 볼 수 있는 [아바타]인 이유는 이것이 영화 그 자체에 대한 '카메론의 대답'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건 카메론의 또 다른 영화 [트루 라이즈]를 연상시킨다. [트루 라이즈]가 영화라는 형식에 대한 가벼운 농담투 대답이었다면, [아바타]는 심각하고, 진지한 대답이다. 이제 영화의 형식은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는 것. 카메론은 아주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아바타]를 통해 이렇게 답하고 있다. 그리고 이 대답은 중층적으로 영화의 표면적 주제인 '반인간주의'와 맞닿아 있다.

4. 반인간주의 : 이제 인간은 다시는 그곳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바이오) 테크놀로지의 미래는 인간이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인 인간이라는 껍질을 벗는 것이라고 [아바타]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이것은 물론 모순적이다. 인간 그 자체인 이성의 성과물인 테크놀로지가 추구하는 세계는 인간 세계가 아니라, 인간이 더이상 돌아갈 수 없는 시원의 세계, 동식물이 서로에게 교감하는 완벽한 조화의 세계. 인간이 추방된 공간이다.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으로 영화의 형식을 밀어붙인 [아바타]의 결론은 인간이 없는 공간이다. [아바타]에 표현된 '생태주의'가 고민없는 유행 짜깁기라거나, 혹은 하야오에 대한 표절이라는 그저 진지하기만 한 입장도 수긍이 가지 않는 바 아니나, 카메론은 이미 그런 진지하기만 한, 질문을 위한 질문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아바타]가 목적하고 있는 건 우석훈의 섹스생태학 같은 호객행위가 아니다. [아바타]는 현대 미국의 패권주의 전쟁(자원 쟁탈을 위한 이라크전쟁)을 노골적으로 묘사하면서, 인간의 퇴장, 인간의 종말에 대해 이야기한다. 놀랄만한 테크놀로지의 결론이 반인간주의, 인간이 배제된 초록의 판타지라는 건, 기계인간이 미래로부터 돌아와 인류를 구원한다는 [터미네이터]를 떠올린다면, 정말 변신이다. 그리고 그렇게 변신한 카메론은 익숙한 영웅 탄생의 서사극 속에 압도적인 판타지의 놀랄만한 이미지를 재현하며, 우리를 아주 아주 오래전, 인간이 아직 인간이 아니었을 때 꿈꿨을 반인간주의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

* 관련 대화 
무비토크 : 아바타



* 밀린 글 마저 쓰기 차원. 밀린 글이 한 열댓개 되는데...빨리 마무리 할 수 있는 순서대로..;;

* 발아점

마법사 우석훈 (socio)
http://socio1818.egloos.com/3486869  강추

개요(극단적 요약 버전).

배경 : 현대차 사장 출신 전민주당 의원 이계안(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유력) 2.1 연구소 개소(이사장)
사건 : 개소식에 온 우석훈(2.1연구소장 내정) 왈, '이명박식 토건경제(4대강 삽질) 때문에 붕가붕가(섹스)도 못하고 있다구!'

socio(이하 '소시오')글은 아주 진지한 비판이다. 소시오는 우석훈 발언이 왜 말이 안되는지를 조목조목 합리적 근거를 들어 비판한다. 그런데 우석훈이 그런 과학적 근거, 실증적 근거의 중요성을 몰랐기 때문에 그런, 갸우뚱한 가설이라기 보다는, 뻥을 친건 아닌 것 같다. 쉽게 말해 미끼질 한 것 같다. 이하 이 두번째 가능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좀더 해보자. 즉, 이 문제는 생태주의와 토건경제의 양립할 수 없는 경제관, 세계관, 철학의 문제가 전혀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이 용인될 수 있는 한계에 관한 문제라고 나는 생각하는 편이다.

두번째 가능성에서 생각해보면, 이건 진지한 학술토론의 공간, 학자로서 자신의 학문적 자존심을 걸고 주장하는 가설의 공간이 아니라, '정치'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저열한 '쇼 비즈니스'의 세계다. 가장 닮은 세계는 아마도 연예 저널리즘이 수행하는 미끼 찌라시즘의 세계랄까... 그러니 이 쎅드립질의 최종적 '대차대조표'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이게 두고 두고 욕먹을 거리를 제공할지, 아니면 탁월한(?) 광대로서 우석훈을 재조명하는 사건이 될지. 다만 이거 하나는 말할 수 있는데, 우석훈이 '쎅드립질'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계안의 '2.1 연구소 개소식' 소식은 아마도 내 귀(실은 눈)에까지 도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그래, 내가 붕어다. ㅡ.ㅡ;

나는 잘 모르겠다. 한편으론 우석훈에 대해 잘 모르고, 별다른 호감도 없는 입장에서, 굳이 말하자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은 인상들이 하나씩 쌓여가는 상황에서, '아, '우석훈은 저런 작자였군' 이럴수도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우석훈은 자신의 학자적 자존심(양심?)마저도 '쇼 비즈니스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 양보(?)하고, 살신성인하는구나. 정말 프로답게(?) 아주 치열 쌈빡하게 발악하는구나. 이야, 이건 참 투철한 정치 마인드로군! (그게 직업이든, 비유의 의미이든)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

물론 이 쎅드립질이 학자로서, 진지한 가설 차원에서 주장한 거라면.... 음... 뭐랄까, 우석훈을 소재로 한 불후의 걸작 일러스트.초강추.를 하나 소개한다. 이 걸작 일러스트를 보면서 마음껏 웃어보자꾸낫. ㅍㅎㅎㅎㅎㅎ. 그리고... 우석훈은 깔끔하게 잊자.


추.
1. 이계안 블로그 최근 글을 보면 이건 작정한 마케팅이란 생각을 지울 길 없다. 그 제목이 "주민섹스위원회 어쩌구 저쩌구"다. 관심있는 분은 올블 어제의 추천글 찾아보시라.
2. 이 글은 필로스님께 위 걸작 일러스트의 맥락(일러스트 제작자인 커티스 블로그 추천글 참조)에 대해 다소 감을 잡지 못하신 것 같아 그 맥락을 소개하는 의미로도 작성하는 글이다.


* 관련
우석훈 인터뷰 (이정환) : 아무래도 진담으로 대답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ㅎㅎ
"섹스 많이 하는 나라 만들자"(미디어오늘 기사 버전) 추천. 이정환닷컴에도 역시 같은 글이 있는데, 댓글창에 있는 트위터 질문에 대한 짧은 설명이 재밌다. 몰랐는데, 트위터로 질문을 미리 받았나보다.


* 참조링크 : 댓글창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