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 이명박과 오뎅 아줌마

2009/12/19 07:29
한 초로의 아줌마가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자기와 자식들에게 살과 피를 줬을 저 찌그러진 오뎅들. 
저 오뎅들...이 볼썽사납게 널부러진, 저 더러운 길바닥...
저 구질구질하고, 축축한 곳에 퍼질러 앉아,
절. 규. 한. 다.

그리고 서민적인 우리 각하께서는 경호원들에게 둘러쌓여 아주 맛나게 오뎅을 드신다. 얌얌. 아, 맛있어. 잘도 쑤셔 넣는다. 나는 오뎅 아줌마가 절대선이라거나, 법질서 강조하는 전과14범 각하께서 절대악이라거나, 이런 생각은 안한다. 약한 자도 이기적이고, 약한 자에게도 악이 있다. 강한 자에게도 이타심이 있고, 강한 자에게도 선이 있다. 하지만 오뎅이, 길바닥에 저 지경으로, 가뜩이나 추워졌다 이구동성으로 지랄하는 이 한파에, 저렇게 오뎅스럽지 않은 모양새로, 퍼질러져 있어서는 안되는 거다. 법질서고 나발이고, 노점상 단속이고 나발이고, 마포구청이고 나발이고 간에. 이건 정말 오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 확장점
Je respecte n'importe quelle loi dure y aurait. (icelui)
http://icelui.egloos.com/2497803 강추.
"이 모든 것의 원인을 '대한민국 1%' 같은 편리한 개념적 허구에 떠넘기고 ─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2MB 욕만 하고 자기 관심사로 돌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 자신을 언제나 바른 편에 두는 것으로 만족하는, 스스로를 관심으로 가장해서 더 섬뜩한 그 무관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경계심을 품을 줄 아는  관심, 그런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는 1%의 빅브라더에게 휘둘리고 사는 99%가 아니다. 우리에게 이로운 문제에 대해서는 그 허구적 1%에 내색 않고 포함되길 주저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자신의 이익과 관련이 없거나 또는 해로운 경우에만 기꺼이 99%로 돌아서 1%를 비난하기 좋아하는 경계적 존재이다."
(상징적인 의미에서) 1%를 위한 이명박이라는 대한민국 시스템의 핵심이 갖는 전반적인 운동성이 과연 전적으로 개념적인 허구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없지 않지만... 그 문제제기의 취지에 대해선 전폭적으로 공감한다.

써머즈의 논평 (각 링크에 대한 단평은 내가 쓴거임..;;; ) 
고양시는 외형을 동일하게 맞추고, 등록증을 줘서 합법의 테두리로 끌어들였죠. 정말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고양시도 충돌 및 희생 후에 이뤄낸 것이긴 합니다만)
물론 서울은 그렇게 하기 더욱 어려운 면이 있겠죠. 계획도시도 아니고, 노점상 수가 많이 몰려 있는 곳은 좀 줄이기도 해야할테고... 하지만 발상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 발상이 되야 시도를 하고 궁리를 하고 합의라는 게 나올테니까요.

http://www.flickr.com/photos/19135130@N02/2812703975/ : 써머즈의 사진.
http://jumpkarma.com/1046 : 블로그 관련글.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 ··· 00485512 : SBS 관련 동영상(그런데 MS 실버 뭐시기 설치해야 함. 그래서 동영상은 보지 않았음) 및 관련기사.
http://asiailbo.com/detail.php?number=2 ··· %3D29r08 : 아시아일보 기사. 그런데 브라우저 보기 설정, 문자인코딩 유니코드 설정에선 글꼴이 깨짐. EUC-KR로 바꿔야 한다능...;;;;
고양시는 노점상을 기업형 / 생계형으로 나눠 생계형 노점상은 구제하는 방향에서, 위 써머즈 설명처럼 "등록증"을 주고, 관리하는 차원에서 합법 테두리로 끌어들였다고 한다. 이것이 완벽한 해법은 아니겠으나, 현실적 절충안으로는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오뎅 아줌마와 노점상 합법화 (최종욱)
http://link.egloos.com/4302386 강추.
저 기사에서 말하는 홍대역 근처 분식점이면 목 아주 좋은 곳이잖아요. 잘 되는 노점상은 월 수입이 천만원 단위던데. 자리세도 당연히 수천만원을 호가하겠죠. 경기가 나쁘고 날씨가 추울 수록 대목이니, 요즈음은 더 잘 팔릴 것 같네요. 정말 못 사는 사람들은 그런 곳에 발 붙일 수가 없습니다. (...)아줌마가 주저앉은 사진만 보고 넘어가면 거기서 끝입니다. 불법 노점에 분노하건, 매정한 정부에 분노하건,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합니다.



솔직히 이 서울조례 개정 청구가 서울시의회에서 최종 통과된다는 기대도 별로 없지만, 물론 바뀌면 엄청 좋겠지만!! ^ ^,  그래도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뭐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그래서 부랴부랴 홍보용으로 작성. 나도 내일 오후에 잠깐 짬내서 무학예식장 4층에 있는 이른바 '서명 거점'(이게 보니까 민주당 지구당사무실 활용하는 듯)에 방문해서 서명할까 싶다. 우편으로 보내도 되는데, 시한이 촘 촉박하다(19일 토요일까지 참여연대로 보내야 한다던데.19일자 서명-아마 소인-까지 유효하고, 23일까지 도착가능하면 된단다...아래 '보충' 참조) 관심있는, 뭐 별 관심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열 명중에 있을 한 명을 위해서 간단히 알려드린다. 내가 홍보하는 내용은 내일 직접 각 지역 서명거점에 방문해서 서명하는 방법. : )

보충. 서명양식 출력해서 우편으로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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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penseoul.org/ (사이트편의성 C제로)
19일자 소인(?) 23일까지 도착가능하면 족.

이 청구는 허가제인 서울광장 사용을 '신고제'로 바꾸자는 조례개정 청구.  그걸 위해서 최소 8만1천명 서울시민 자필서명이 필요한가보다. 지금 17일 오후 7시 현재 7만7천명이 자필서명했고(95%), 나머지 4천명이 필요한단다. 그 마지막 4천명 가운데 한 분이 되시는 건 어떤가, 뭐 이런 글 되시겠다. 뭐 땡기고, 짬나시는 분들 가운데서 말이다. 관심있는 분들은 다음 지역 거점들 가운데 가까운 곳을 방문해서 서명하시면 되겠다. (직접 방문 서명을 위해선) 토요일까지라서 실제로는 낼 금욜이 유일한 남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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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되찾기 조례개정 청구 시민서명을 위한 지역 거점들!


* 좀더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암튼 해당 사이트에서 긁어오거나, 베껴왔다.

1. 정식 청구종류

지방자치법 제15조 규정에 의한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개정 청구

2. 청구취지 및 주요내용
[서울특별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는 서울광장의 사용목적을 '시민들의 여가선용과 문화활동'으로만 한정하고 있고, 광장사용을 사전허가제로 운영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의 본질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음.
따라서 이 조례를 개정하여 서울광장의 사용목적을 확대하고, 광장사용 허가제를 신고제로 변경하는 등 서울광장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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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penseoul.org/ (사이트 편의성. C제로)


* 발아점 :
@sinbi 의 RT
@sinbi 와의 대화



추천 RSS : Curtis의 'Amusement Park'

2009/12/17 09:09
희미하게나마 익숙한 필명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마도) 오랜만에 다시 발견한 블로그 같다. 그러니까 나만 모르고 있었던 무지 널리 알려진 블로그였던 듯. ㅡ.ㅡ; 왜 나만 몰랐지? 싶어 내 블로그에서 curtis라는 필명 흔적이 있나 찾아봤는데, 캡콜사마 댓글이 발견된다.
capcold !@#...(전략) 한번 읽어보실만한 글: http://curtis187.egloos.com/4364420 ...옙, (굳이 분류하자면) 진보 지지자며, 쿨게이는 대단해 배너를 만드신 분의 블로그입니다.
댓글에 링크 인용된 글은 현재는 아쉽게 삭제된 상태라서 어떤 글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ㅡ.ㅡ; 암튼 긴말 필요없이 일단 한번 방문해보시라. 물론 나처럼 뒤늦게야 이 어마무쌍하게 창조적인 블로그를 알게 된 독자가 계시다면 말이다. 이런 탁월한 감수성이 넘쳐나는, 도무지 가늠할 길 없는 빛나는 센스를 발산하는 블로그를 보면... 내심 아, 나는 왜 이렇게 재미없는 인간일까,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우연히 접하고 뿜어버린 포스트는 '12월 캠페인'  이다. 그야말로 엄청난 센스. ㅎㅎㅎ.


블로그 주소 : http://curtis187.egloos.com/
태그 1. 정당로고의 의인화
태그 2. 모에MB
태그 3. 민선의 기묘한 모험

RSS 주소 : http://rss.egloos.com/blog/curtis187




* 발아점
아이폰 열풍? 신드롬? 노이로제! (필로스) 강추.

뭔가 물타기, 혹은 시선분산 유도에 참조할 만한 사례라는 사악한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가 몹시 궁금하기도 한 사례. 낯선 사례는 아니고, 종종 익숙하게 보곤 하는 댓글창 풍경들 가운데 하나다. A라는 글(추천) 대해 (다소 비이성적인) 비난 댓글 쇄도. 그런 와중에 비난 대열에 동참한 댓글러 甲이 삑사리를 낸다. 가령 '위피(WIPI)'(위키백과.추천)'와이파이(Wi-Fi)'(위키백과.비추)구별하지 못하는 삑사리.

좀더 설명하면, 글 A에는 아이폰 장점을 설명하면서 "와이파이(Wi-Fi)가 잡히는 곳에선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라는 서술 부분이 나오는데, 甲은 이에 대해 "와이파이가 멉니까.. 위피."라고 (엉뚱한, 무식한) 댓글을 남긴다. 그리고 댓글창은 전세역전(까지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암튼). 이제 댓글은 글 A에 대한 비난보다는 甲의 (있을 수 있는) 무지 혹은 착오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신한다. 甲의 댓글이 그 어투가 좀 절묘하게 깨는 느낌인 건 사실이다. ㅎㅎ.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위 '위피'나 '와이파이'는 서로 헷갈리기 쉬운 게 맞다. 그래서 위 링크로 건 한글위키백과 '위피'에서도 "WIPI를 무선인터넷과 혼동하는 오류가 많이 발견된다. WIPI는 플랫폼이며, 무선인터넷과 다르다."거나, "WIPI를 Wi-Fi(와이파이)와 혼동하는 오류가 종종 발견된다."고 서술하고 있다. 나도 역시 위피가 뭔지는 대략 알고 있었지만, 와이파이가 뭔지는 최근에야 알았다. 그리고 양자는 혼동하기 쉬울 것 같다는 당연한 생각이 든다.

암튼, 나름으로 정리하면...(실은 독자들께 대답을 부탁드려보면...) 
1. 상식적인 글이 부당한 비난을 받는 경우에는 위 甲처럼 살신성인 자세로 '지능형 안티'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좋겠다. 즉, '댓글 여론'이 보여주는 '무지에 대한 분노 성향'을 이용하는 것. ㅎㅎㅎ. (이거 혹시 진지하게 듣는 독자는 없겠지?)
2. 왜 우리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착오, 혹은 무지에 대해 이토록 분노하는가? 차별적인 앎은 왜 이해의 도구가 되지 못하고, 흔히 공격의 도구로 전락하나? 이건 특수한 경우의 양상인건가? 아니면 앎에 내재된 일반적 속성인건가? 혹은 앎이 아직 성숙하지 못해서 생기는 미성숙의 문제인가?



* 발아점 : inuit의 글
블로그 어워드 (1) : 랭킹의 의미 . 추천. (이하 '관련글 1') 
블로그 어워드 (2) : 과거 그리고 현재 . 비추. (이하 '관련글 2')


0. 서
우선 (블로그) 어워드 일반에 대해선 inuit의 관련글 1의 입장과 대동소이하다. 그 글에 표현된 합리적인 관점들의 대부분을 나는 대체로 긍정한다.(반론 가능성을 '우물에 독풀기'식 원천봉쇄적 수사에 의해 제한하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지만. 그런데 나도 이런 수사를 아주 가끔 쓰기도 해서리... ㅡ.ㅡ;; ) 즉 (블로그) '어워드 일반론'으로 보면 대체로 합리적인 관점이라고 본다. 다만 어워드 일반론이 아닌, '블로그 어워드'란 구체성을 통해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쉬움이 없지 않다. 특히 inuit이 쓴 관련글 2의 입장은 다소 아리까리한 잔상을 남겼는데, '블로그' 그 자체가 내 관심사이기도 해서 한번 선정된 블로그 유형을 간략히 분석(씩은 아니겠으나..;;;) 해봤다.

황송하게 저도 이번 Top 100에 선정되었습니다. 전 여기까지로서 충분히 만족이지만, 제가 아는 명망있는 블로거 분들이 안 보이는게 섭섭하고, 리스트에 오른 블로거 중 당연히 순위가 높으리라고 생각되는 블로그가 투표에서 뒤지는 이유를 갸우뚱 생각해보다 글을 적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나중에 더 좋은 시스템을 만들려는 분들께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개선 포인트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글 적어 보겠습니다. (관련글 2.중에서) (강조표시는 임의적 선택)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위와 같다(빨강으로 강조한 부분). 그런데 inuit글에서 특이한 점은 "제가 아는 명망있는 블로거 분들이 안 보이는게 섭섭하고"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는 거다. 각설하고, "명망있는 블로거 분들이 안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거의 단언컨데), 이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가 '독립형(설치형) 블로그'를 완전히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강한 추정). 그런데 그 이야기가 inuit 관련글에는 전혀 없다. 이 글의 문제의식은 거기에서 출발한다.

1. 대한민국 블로그어워드의 성격 : 서비스형 블로그의 분포

100 개 후보 블로그를 네이버블로그, 다음블로그, 티스토리, 싸이블로그, 이글루스, 야후블로그, 파란블로그, 구글텍스트큐브닷컴,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다음뷰, 태터앤미디어, 예스24, 시니어파트너즈 등 14개 기관의 추천으로 선정했습니다. 연합 추천이라는 점은, 안배가 되었든 취합이 되었든 그 어떤 엉성한 알고리듬이라도 저는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합니다. (관련글 2.중에서)

"안배가 되었든, 취합이 되었든" "긍정적인 의미 부여"가 가능한 리스트인지 한번 가장 넉넉한 비판표준으로, 그러니 비판수위를 낮춰서, 개별 블로그에 대한 가치판단을 배제한 상태로, 그저 선정 블로그의 서비스별 분포를 살펴보자. 예시로 일단 파악해본 문화/예술 분야에 선정된 블로그들의 서비스별 유형은 다음과 같다.

4개 : 네이버블로그
3개 : 다음블로그. 태터앤미디어(이것도 분류상 좀 아리송)
2개 : 예스24. 이글루스. 야후블로그.
1개 : 싸이블로그. 파란블로그. 구글텍스트큐브닷컴. 시니어파트너즈. 티스토리.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다음뷰 : 0개(?) 독립형(설치형) 블로그를 후보 추천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지만 보는 바와 같다. 

more..



나머지 네 개 분야의 리스트는 아직 살펴보지 않았지만(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막노동 수준은 아니겠지만, 별 재밌는 일은 아니라서. ㅡ.ㅡ; ), 이와 유사한 분포를 가질 것으로 '예상'한다. 조만간 각 영역별로 서비스형 분포를 간략하게 표로 작성해 공유하고, 포스팅할 생각인데, 이런 재미없는 일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혹여라도 '블로그'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기초자료로서 도움이 될까 싶어서다. 
보충. 표로 작성하겠다는 건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유감 (2009/12/18)(이승환) 이 글로 대체.

2.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의 (숨은) 함의 : 독립형(설치형) 블로그는 꺼져주셈!
이번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가 상징하는 가장 큰 의미는 '독립형(설치형) 블로그'에 대한 극단적인 배제다(나머지 네 개 영역에서도 비슷한 서비스형 블로그의 나눠먹기일 것이라는 강한 추론을 전제로). 이번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는 대한민국에서 블로그는 서비스형이거나, 혹은 최소한 블로그 에이전시(TNM. 태태앤미디어)에 소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영화제로 치면 메이저 제작사에 제작한 영화는 선정대상으로 취급하고, 독립 제작사에서 제작한 영화는 배제하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 정말 이래도 되는건지 모르겠다(물론 이래선 안된다. ^ ^).

그나마 페니웨이 블로그가 독립형으로선 유일하게 '문화/예술'분야에 선정되었는데, 페니웨이 블로그의 물질적 존재형식(아마도 텍스트큐브.ORG 툴 + 외부호스팅)은 독립형(설치형)이라 하더라도, 역시 태태앤미디어 파트너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어워드 주관사이자 블산협 소속사인 태태앤미디어에 배분된 지분 행사라는 추론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물론 그렇게 이번 행사를 꼼꼼하게 기획했는지에 대해선 대단히 회의적이긴 하지만).

3. 칸영화제 이야기 : 공신력과 대표성을 강조하는 행사라면...
이번 행사에는 협의의 블로그 서비스사뿐만 아니라 '언론재단'과 같은 외부의 공신력 있는 단체, 그리고 '올블' '블로그코리아' 협의의 메타블로그사와 '위자드웍스' 같은  광의의 메타블로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위젯제작사까지 포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 대외적, 표피적 위상으로만 보면 '대한민국'이라는 대표성, 혹은 스스로 강조하는 '공신력' 따위의 수사가 어울릴 법 하다.

칸 영화제 얘기를 해보자.
내가 이런 이벤트성 행사에 대해서 늘 비유하는 행사가 칸영화제다. 이게 정말 영화 예술에 관심과 순수한 열정으로 개최된다고 생각하나? 천만의 말씀이다. 칸영화제 는 그야말로 얼굴마담이다. 칸 영화제의 실질적 효용은 '필름 마켓'이다. 그러니 나는 블로그 어워드 행사가 갖는 홍보 이벤트의 성격, 그리고 참여하는 서비스사들의 '지분권 행사'(?)를 무슨 대단한 순수성으로, 세상물정과 상관없는 고결한 도덕성으로 비난하고 싶은 생각 전혀 없다. 나도 속물인데 뭐.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칸 영화제는 그것이 비록 얼굴마담일지라도 거기에 최소한의 문화적 가치와 공신력, 쉽게 말해 권위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만큼은 객관성을 고민하고 있다고 본다. 칸 영화제 심사위원들이 잘나서가 아니다. 최소한 영화에 대해 거의 평생을 고민한 인간들이 그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에 그런 최소한의 객관성, 신뢰가 담보된다고 보는거다. 그 최소한의 객관성을 우리나라의 블로그 어워드들도 고민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글을 쓴다. 이건 정말 좀 심하게 '소꼽장난'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사전에 블로그 서비스업체의 추천을 통해 후보자를 선정함.
• 이중 심사위원단에서 1차 심사를 통해 최종 카테고리별 20개씩 100개의 후보선정
• 대상 및 카테고리별 우수상 : 네티즌 투표 50% + 심사위원단 심사배점 50%

한영(태터앤미디어 대표, 블로그산업협회장)
김진수(예스24 대표)
이지선(미디어유(블로그코리아) 대표)
• 표철민(위자드웍스 대표)
• 김영주(한국언론재단 미디어연구팀장)
• 송은아(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 차장)
• 허진호(네오위즈인터넷 대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
• 이두호(한국콘텐츠진흥원 전략기획팀 과장)
• 김익현(아이뉴스24 기자)
고준성(다음커뮤니케이션 오픈플랫폼TF팀장)
위 심사위원들 가운데 언론재단(김영주, 송은아)과 한국 콘텐츠 진흥원의 이두호, 아이뉴스24의 김익현, 좀더 느슨하게 보면, 허진호 등을 제외하고는 최소한의 객관적 신뢰지표 차원에서 심사위원으로 합당하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직간접 이해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재판에서 법관의 제척/기피/회피제도가 왜 있나 생각해보면 바로 답 나온다고 본다. 블로그 서비스사에서 후보 추천한 것도 모자라서 서비스사의 핵심 관계자들이 심사위원이라니, 이건 좀 너무 심하다.

독립형(설치형) 블로그를 이토록 철저히 배제하고서 "대한민국"이라거나, "공신력"을 강조하는 행사를 계속할 생각이 있는지 다시한번 고민해주길 강하게 주장하는 바다. 좀 강한 비유로,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4. 결 : 독립형 블로그 배제의 의미
간략히 정리해보자. 2009 블로그 어워드 자체의 규모나 내용, 대표성이나 권위, 혹은 마케팅 효과 등등을 차치하자. 그저 블로그계 전반의 흐름을 통해 이 현상을 바라보자. 이 어워드를 통해 추출할 수 있는 가장 큰 의미는 '독립형 블로그'의 배제다. 이건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내가 독립형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혹은 내가 좋아하는 블로그들이 독립형 블로그를 운영해서가 아니다. 혹여라도 그런 소아병적 관점을 갖는 독자가 있다면, 진심으로 조언한다. 이 지루한 글 읽을 시간에 자는게 이익이다. 그냥 주무시라. 각설하고, 좀더 풀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현 블로그 어워드에선 블로그 미디어의 독립성 가치에 대해 최소한의 고민을 발견하기 어렵다.
2. 블로그 산업의 유미의한 영역으로서 독립형 블로그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즉, 독립형 블로그를 '논외'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다.
3. 이런 서비스형으로의 몰빵 경향/현상이 강화되면 대한민국에서 블로그 독립성이라는 가치, 독립형 블로그에 대한 필요는 현실적인 대중 블로그 시장, 블로그 담론 시장에서 완전히 멸절할 수도 있다.
4. 독립형 블로그들의 연대 필요성이 현실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 가치를 좀더 적극적으로 피력할 필요가 이제는 정말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 후기.
'독립형 블로그 = 좋은 블로그'라는 엉뚱한 소리를 하자는게 전혀 아니다. '서비스형 블로그 = 나쁜 블로그'라는 나치스런 이야기를 하자는 게 전혀 아니다. 하지만 블로그라는 미디어에 대해 눈꼽만큼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독립형(설치형) 블로그가 왜 반드시 '블로그계'에 필요한지에 대한 강조는 사족에 불과한 것이리라. 우리나라 블로그계를 간략히 되돌아보면 독립형에서 서비스형으로의 대이동이 두 번에 걸쳐 벌어진다. 첫번째는 '티스토리' 탄생이다. 정말 많은 블로거들이 독립형(설치형)에서 티스토리로 떠났다('티스토리 천하' 참조). 두번째는 지난해 구글이 인수한 '텍스트큐브닷컴'이다. 본격적으로 텍스트튜브닷컴을 런칭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많은 독립형 블로그들이 텍스트큐브닷컴으로 둥지를 옮겼다.

독립형 블로그라는 그 형식 자체가 블로그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다만 독립형 블로그를 유지하는 그 이유/철학은 분명하다. 블로그라는 자기만의 미디어를 장악하기 위해, 그 자율성을 확보하고자, 그 자유의 물적 기반으로서 독립형(설치형) 블로그를 '불편하지만' 유지하고 있는거다. 그렇다고 해서 서비스형 블로그가 타율적이거나, 자유와 전적으로 친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서비스형에 가입하는 순간 '해당 서비스사'의 약관에 '동의'하는 계약을 체결하게 되고, 그 계약은 권리이면서 동시에 '의무'이기도 하다. 특히 자율성을 제한하는 분명한 제약의 근거라는 점은 명백하다. 블로그를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쓰이는 '일인미디어'에 내재된 '독립성/자율성/자생성'을 필연적으로 제약하는 속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가령 레진사건를 떠올려보시라. 레진사건는 레진이 '티스토리'라는 포털 다음의 하위 서비스, 그렇게 14세를 기준으로 하는 콘텐츠 유통 관리 의무를 갖는 서비스사에 '약속'(약관)한 의무/권리의 한계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서비스형 블로그는 그 부피로는 여전히 지배적인 블로그의 물적 형식으로 자리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블로그라는 미디어의 전체적 발전은 의미있는 독립형 블로그의 부피를 최소한으로 견지하고, 독립형 블로그 영역이 '존중'받는 토대에서 가능할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현재처럼 서비스형 블로그로의 획일적인 통합은 전혀 바람직하지도 않고, "대한민국"이라거나 "공신력"을 내세우는 행사에서 독립형 블로그가 이토록 철저하게 배제되는 것은 장기적인 블로그 산업/ 블로그 문화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대단히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