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라서 쓰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 글은 19금이다. 다만 이를 강제할 장치를 알지 못하는 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님들하께선 자율적으로 피하시길. 야한 짤방도 없고, 음란한 문구도 없지만 괜히 신경쓰여서. 암튼 짧은 글.

0. 사건개요 : 지상파 국영 공영 TV 방송인 [미수다]에서 여대생이 떼로 나와 소위 "미녀들"(ㅎㅎ. 개인적인 감수성으로 말하면 이게 정말 제정신인가 싶다. 코믹 컨셉인가? 자막으로 "미녀들" "미녀들" 이러는데 돌아버리겠더라)과 수다를 떨었는데, 그 중 한 여대생이 "남자 180Cm 이하는 루저"라고 발언. 무개념 루저녀로 찍혀 신나게 마녀사냥 당하고 있는 중이다. 간단히 지적하고 가는데 이건 마녀사냥 맞다. 기운 남아돌면 "남자 180cm 이하는 루저"라고 생각하는 여대생들 다 찾아서 족치시던가. 정말 기운 남아돌고 할 짓 없으면. ㅡ.ㅡ; 연예 찌라시즘에 공짜 노예로 착취당하지는 말자.

1. 우선 : 종종 밝혔던 바, 나는 포르노 합법화를 지지한다. 포르노에 대해 별다른 부정적 편견 없다. 소프트 포르노라면 뭐 꽤 좋아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물론 하드 포르노는 그다지 취향이 아니고, 여기에서도 벗어난 포르노는 범죄가 맞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것만은 규제 찬성이다. 그러니 나는 제한적인 포르노 합법론자다. 룸살롱 왕국 대한민국은 주지하다시피 포르노가 불법이다. 돈 있는 놈은 텐프로에서 '레알'로 신났는데, 돈 없는 놈은 '눈알'로 대신하겠다는 것도 (어쨌든) 불법인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참 동방예의지국스럽다. 뭐 좀 위악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사실이 그런 걸 뭐. 섹스는 무엇보다 정치적이다. 그런 이유에서 나는 대체로 하루키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또 그런 이유에서 "섹스는 공짜"를 그럴듯하게 이야기로 꾸며내는 하루키에 대해선 끌리지 않을 수도 없다. 섹스는 공짜라니... 이런 잠꼬대 같은 소리를 어떻게 그토록 그럴듯하게 지어낼 수 있단 말인가!!

2. 시청 소감 : 사족이지만 나는 TV가 없다. 한 1년 남짓 됐다. 그래서 무려 다운 받아서 봤다. 지루함을 예상했지만 이 정돈지는 몰랐다. 1.5배속으로(종종 2배속에 가깝게) 돌려보는데도 지루해 죽는줄 알았다. 이 프로그램이 아직도 살아남은게 정말 이해되지 않는데, 뭐 취향이야 제각각이니까. 자신이 졸 이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 발랄끔찍한 표정 다수 포착된 여대생들이 나와서 굉장히 짜증나는 무개념 발언들을 끊임없이 연속콤보로 날린다. 그 발언들이 문제되니까 특히 찍힌 무개념 루저녀는 "대본을 강요했다"고 설레발치고, 제작진에선 "강요한 적은 절대 없"다고 설레발친다. 물론 연예 저널리즘은 신났고, 4대강 첫 삽질도 신났다. 대본이라고 그냥 읽는 그 루저녀도 루저녀지만, 문제되니까 강요는 안했다는 미수다 제작진도 뭐 막상막하다. 그래서 이게 마녀사냥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시큰둥한거다.

3. 결론 : 이건 포르노다. 포르노는 포르논데 말로 하는 포르노다. 대한민국에 넘쳐나는 욕망을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포르노다(포르노그래피의 정의는 성교행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글, 그림, 동영상). 그리고 좀  하드하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나치스럽다. 그러니까 내가 좀 많이 싫어하는 류다. 이 "미수다 루저"편은 좀 심하게 악질적인데, 왜냐하면 자기가 포르노라는 걸 모른 척하고, 그걸 위장하며, 심지어는 포르노도 교양이란 말야! 우기는 것 같은 포르노이기 때문이다. 나는 도덕이나 관습으로 뭔가를 억압하려는 시도에 대해 극단적인 반감을 갖는 편이지만, 좀더 솔직히 말하면 이런 개차반을 지상파로 틀어주느니 그냥 소프트 포르노를 합법화해서 틀어주는 게 훨씬 낫겠다. 더불어 이 방송 15금이던데 이건 15금으로 할게 아니라, '여자 170cm, 남자180cm 이상만 시청가'로 해야 한다고 생각. 물론 농담(유골)이다.

4. 잠시 딴 생각 : 최근에 알게 된 미국 드라마 중에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화창. It's Always Sunny in Piladelphia]이란  드라마가 있다. 여기서 주인공들(남자 셋 + 여자 하나 + 데니 드 비토)이 하는 짓도 정말 개차반인데, 이건 보고 있노라면 저질도 이런 생저질이 없다. 그런데 그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개차반이란 걸 안다. 자신들이 생저질이란 것도 알고, 그걸 뭔가로 위장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럴듯한 도덕적 합리화를 시도하지는 않고 스스로 개차반 루저가 됨으로써, 스스로 극악의 막장들을 실천함으로써 오히려 사회의 위선과 기만을 그 드라마는 까발긴다. 그러니까 [미수다]랑 정반대 컨셉이다.

5. 이유 : 좀더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포르노에서 남자란 KㅓK 크면 장땡이다. 미수다 "루저"편에서 남자란  키크면 장땡이다. 거의 동일한 논리로 어쨌든 크면 장땡이고, 그게 좋다는거다. 그런데 포르노에선 구질구질하게 KㅓK이 크면 장땡인 걸 합리화하거나,  KㅓK이 작다고 조롱하지는 않는다. 특히 소프트 포르노에선 더욱 그렇다. 무슨 무슨 이유를 들어 설명하지 않는다. 크면 큰대로 장땡이지만, 작다고 뭐라 타박하지 않고 열심히 붕가붕가한다. 그런데 미수다에선 아주 구질구질하게, 그리고 때론 역겹게 KㅓK이 크면 장땡인 걸 설명하고, 합리화하려고 아주 무던 애쓴다. 내가 이쁜 여자 좋아하는 것처럼, 그 루저녀는 큰게 좋다는거다. 인간동물이란게 다 마찬가지지 뭐. 여기까진 뭐 공평하다. 그런데 문제는 "180cm 안되면 루저다"라는 그 나치스런 발상에 있다. 이게 정말 대본 설정이라면, 그러리라 추정하는데, 개인적으론 방송역사상 이휘재의 '롱다리' 발언 이후로 최고 막장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20대 초반의 여대생들 심리에선 이런 발언들은 별다른 쇼킹할게 없다. 사회적인 미성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인다. 문제는 그런 막장을 계산해서 의도적으로 설계한 미수다의 하드코어한 구성에 있다고 하겠다. 정말 저질들이야, 미수다 제작진들은. :D 그 제작진들에 비하면 차라리 포르노는 귀엽고, 순진한 느낌이다.

6. 사족 - 미수다 "루저" 편의 구조 : 대본에서 전체 이야기 구조를 미리 설계하고 있다는 전제에서(당연히 그러리라 생각하는데) 미수다 "루저" 편의 구조를 간략 분석해보면 이렇다.
ㄱ. 여대생들은 전반적으로 '무개념 + 된장녀' 모드를 의도한 것 같고, '미녀들'은 주체적이고, 합리적인 여성형을 의도한 것 같다. 그리고 이건 상식적인 추정인데, 여대생들은 대체로 대본에 좀더 종속적인 것 같고, 소위 "미녀들"은 좀더 자율성을 부여받은 것 같다. 암튼 양자는 당연히 충돌, 갈등하고, 왔다갔다의 핑퐁게임을 거치면서 결국엔 화해모드에 돌입하는 하는데, 이번 방송분에선 '갈등'국면에서 좀 심하게 삑사리 난 거다. 갈등을 증폭시키려는 제작진 욕심이 커서 좀 심하게 여대생 쪽에서 무개념이 탄생한거지. 하지만 [미수다]의 주인공은 소위 "미녀들"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ㄴ. 여대생들의 무개념 발언들로 소위 "미녀'들과의 갈등은 좀더 부각되고, 여기에서 연예인 남성 출연자들은 양쪽의 양념 역할을 하면서 그 갈등을 조율한다.
ㄷ. 특히 캐나다의 뭐시기양, 대만의 뭐시기양은 합리성과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역할을 맡게 되고, 크리스티나는 이 모든 갈등을 결국 조정하는 화해자 역할을 맡게 된다.
ㄹ. 그러니까 결국 루저녀가 이 논픽션인 척하는 철저한 픽션 토크쇼의 도구이자 희생양이라는 (그녀 자신의) 주장은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다시 개인적인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는 바, 이 프로그램은 없는게 낫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건 '노이즈 마케팅'을 의도했다고 보기엔 너무 막장이고, 너무 저질이다. 그냥 제작진의 삑사리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프로그램은 지상파에선 사라지는게 낫겠단 생각엔 변함없다. 아니면 '4대강에서 삽질하는 미녀들 편'을 제작해주던가.



추.
 '지하철 똥꼬치마' 논란을 함께 다룰까 싶었는데 귀찮아서 포기. 공 떠넘기기 혹은 희생양 만들기랄지, 막장 대한민국의 욕망, 그 바닥을 교양스럽게 꾸민다는 설정이랄, 양 사건은 구조적인 유사점이 다수 관찰된다. 다만 이미 좋은 글이 있다. 마법사님께서 쓰신 글인데 공감가는 구절이 참 많다. 일독 강추. 다만 블로그 우클릭 제한 설정 좀 풀어주시면 참 좋겠는데... ^ ^;

마법사, 엣지있고 간지나는 진보??
http://blog.naver.com/wizaard/20092972159


* 발아점
"심지어 미수다에게도 지고 있다-_-;;;;;"
이 구절을 읽고 이게 뭔가 싶어서... 찾아보게 됐다능..;;;


* 관련 추천
내 상스런 관점과는 전혀 시각을 달리하는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들.
키는 경쟁력 : 대한민국 표준에 대한 욕망 (레오포드)
무개념 루저녀와 공작새 꼬리효과 (아거)

* 관련 후속
루저녀 단상 2. 스펙사회와 신나는 마녀사냥



바보 정운찬?

2009/11/11 04:48

국회 대정부 질문 중에서


바보같다.
생전에 노무현은 '바보'라고 불렸고, 그 별명을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그 바보라는 말에는 당당함이 있었다. 완고한 세상에 부딪혀 쓰러지더라도 계속 싸우는 우직한 바보의 모습. 그건 말그대로 애칭이었다. 동영상에 비친 정운찬 모습은 그냥 바보 같다. 그 똑똑한 양반이 731부대에 대해 몰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뭐 물론 그럴수도 있겠지만. 아무렴 어떤가. 문제는 당황하고 겁에 질린 그 이미지 자체에 있다. 가카처럼 좀 뻔뻔하게 동문서답을 하던가. 이건 어중간해서는... 그 모습이 한편으론 인간적인 연민을 자아내기도 한다. 다만 정운찬이 다음 대선에 출사표 던질 생각이 정말 있다면 이런 겁에 질린 나약한 지식인의 이미지는 가장 먼저 지워내야 할거다. 보기 심히 민망하다. 예전처럼 "재계약에 탈락한 우모 조교의 앙심(양심 아님)에서 비롯되어 억울한 사람(가해자 교수 지칭)이 사회적 매장을 당한 사건"이라며 성희롱 가해 교수를 두둔한 그런 당당한 소신(?)을 보여주는게 차라리 나아보인다.


추. 아래 동영상은 지난 총리 후보자 청문회의 한 장면.
이건  정운찬이 아니라 질문하는 나성린 때문에 올린다. 나성린과 비교하면 정운찬은 무슨 좌파같다. ㅡ.ㅡ; 참 그 양반 대단하다. 자기계급 이해를 대변하려면 이렇게 뻔뻔할 필요도 있겠단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 아 ㅆㅂ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도 당연히 든다.이건 무슨 처음부터 끝까지 감세감세감세... 이 사람 뇌 속엔 감세밖에 없어 보인다.

 


박정희 천지창조 신화와 김훈

2009/11/10 21:32

“우익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고, 세상을 책임지는 거야. 좌익과 진보는 세상을 맡을 수 없어. 물적토대가 없으니까. 비참하게도 우리 시대의 물적토대의 역사는 우익이 만든 거야. 좌익이 반항하더라도 우익 토대 아래서 반항한 거라고. 그리고 한국사회의 물적 토대를 건설한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이야."(김훈)
- http://daswandern.tistory.com/8 에서 재인용

1. 그런 인물중심 영웅사관이야말로 김훈 스스로 소위 좌익과 진보의 부정적인 속성으로 언급한 "낭만적" 세계관이다. 대한민국 토대를 건설한 무수히 많은 (좌우익을 떠난) 국민들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이름들을 지우고, 숨기는 절대적인 권력의 상징으로서 박정희가 있었을 뿐이다. 무슨 박정희 혼자서 '천지창조'했다는 식의 영웅사관은 심한 거부감이 생긴다. 그리고 우익과 좌익, 보수와 진보의 나눔이 무슨 사회과학적 엄밀성을 요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토록 손쉬운 감상적 편의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마치 조중동이 스스로 보수를 자처하는 전도된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2. 관련해서 읽은 김훈의 글이 하나 더 있다. 대단히 감동적인 글이다. 살벌한 현실에 대한 무서운 직시와 체험이 어떤 가식도 없이 날 것 그대로 투영된 글이다. 물론 그런 날 것의 과시, 짧고 단호한 문장들은 전체로선 이 글을 어떤 현란한 수사로 장식된 글보다 훨씬 더 화려한 글로 만들어주고 있기는 하다. 김훈의 '밥벌이 지상주의'는 '밥벌이 만능주의'로 변질될 위험을 안고 있다. 밥벌이는 위대한 것이고, 그것이 기만적으로 문자화되고 화석화된 도덕 보다 우위인 것도 맞다. 다만 그것이 피상적으로나마 남져긴 도덕을 적극적으로 배반하는 현실의 모순구조와 부조리에 대한 방패는 아니며, 그럴 수도 없다.

김훈의 글 : http://drchoi.tumblr.com/post/237820711


* 관련글
박정희 시대를 말한다. http://minoci.net/62

* 발아점
1. http://twitter.com/aleph_k/status/5553320403
2. 그리고 알렙(aleph)의 재밌는 논평.

@minoci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 박정희를 부국의 "아버지"라고 부른 인간들이 김구, 김대중을 숙부 대접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난 지금 열심히 우파로 잘 살았을 것임. (먼산)
http://twitter.com/aleph_k/status/5553921445



다음 뷰 개편 단상 : 메타의 종말

2009/11/09 15:37

다음 뷰 개편에 대한 몇 가지 단상. 어찌어찌 다음 뷰 개편 소식을 들었다. 11월 6일부터 개편 체제로 돌입했다더라. 나는 다음 뷰에 대해선 신경을 끊고 블로깅한지가 어언... 너무 오래라서 잘 생각나지도 않는다. 다음 블로거뉴스였던 시절의 초기에 잠깐 관심을 갖고 그 뒤에는 쭉 관심을 끊은 것 같다. 그게 곧 이 글의 단점이나 장점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개별 블로그들의 이해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은 장점일테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다음 뷰에 민노씨.네 글을 송고하는 일은 거의('전혀'가 아니라 '거의' 글 열개나 스무개 중 하나 정도의 의미) 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다음 뷰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그 안에서 거의 체험하지 못한 건 이 글의 치명적인 단점일테다. 그러니 이 글은 그저 직관적이고, 피상적인 관찰에 불과하다. 부족한 점에 대해선 직접 체험분들께서 깊이있는 조언 주시길 바란다. 그래도 땡기니까 한번 써보자. 그게 블로깅 아닌가? 아주 짧게 쓴다.

1. '시사'의 후퇴, '일상'의 전진배치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가롭고, 평화로운 풍경. : )

시사 카테고리가 맨 뒤로 빠졌다. 별 감흥 없다. 사라지지 않은게 어딘가. 그동안 독자들의 호응도와 상업적인 효용를 고려한 다음 뷰의 선택이라고 예상해본다. 또 정치나 시사에 관한 글들은 다음으로서도 별다른 메리트가 없을거다. 무슨 돈 되는 트래픽을 불러오는 것도 아니고.  괜히 골치아픈 일 생기면 자기들만 손해라고 생각할테지. 예전에도 강조했지만 다음은 무슨 '시사 전문지'도 아니고, 무슨 '정치 투사'도 아니고, '포털'이라고 불리는 웹서비스다. 다음의 모든 하위 서비스는 그 상업회사의 골격과 원칙 하에서 이뤄진다고 봐야지 무슨 이용자들의 정치적 성향이나 소박한 바람이 반영된다고 생각하면, 이건 무슨 동화도 아니고, 깨몽하시는게 좋겠다. 시사에 관심이 많으면 찾아서 읽자. 그게 현시점에서의 답이다. 다음이라는 테두리가 그걸 무시하면 그 테두리를 벗어나서 정말 '정치'에 대해 '시사'에 대해 쓰는 블로그들을 한번 스스로 찾아보자. 네이버나 다음에서 보여주지 않으면 (웹)세상에 없는건가? 그건 아니다.


2. 프레임주소와 구독시스템
블로거뉴스에서 다음뷰로 넘어가면서 블로그 URL을 돌려준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무척 반가웠던게 기억나는데, 다음뷰 메인화면에서 글 몇 개 클릭해서 들어가보니 다음뷰의 프레임주소 그대로던걸? 마이뷰가 확대되면서 거기에 모든 웹 콘텐츠 유통서비스들의 유혹인 무시무시한 연계장치들이 부담스럽게 주렁주렁이더라. 구독시스템도 이게 RSS와 어떤 관계를 갖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보편적인 웹 기술설정인 RSS를 홍보하기 보단 자사 서비스 내의 '구독'뭐시기로 이걸 대체하는게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것도 그려려니 한다. 자기 서비스 내에서 뺑뺑이 돌려야지, 그래야 네이버처럼 성공하지.

3. 순위놀이 
각 카테고리별 순위, 구독자들을 현출시켜주는 표시체계를 구현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도 그려려니 한다. 아니 이건 진즉 표시했어야 제정신이란 생각이 든다. 순위 시스템이나 비교 표지들은 "‘예측가능하게 비합리적 인간의 선택 행위’를 예측하고 그런 비합리적인 게임을 부추기는 기능들" 가운데 가장 기본에 속한 것이다. 쉽게 말해 "사용자들이 방구석에 쳐박혀 앉아 (...) 이처럼 아주 쓸데없는 일에 신경을 곤두세울 것"임을 서비스 기획자들은 잘 알고 있다.

4. 25만원 / 10만원 / 2만원이라는 인센티브
이번 개편과는 상관없이 이전부터 있던 제도 같다. 주간 베스트 글에는 25만원, 좋은 글 많이 추천한 열린 편집자 3명에겐 10만원씩의 다음캐쉬(환금가능)가 공급된다고 한다. 돈 만큼 확실한 인센티브는 없다. 돈은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다. 나는 이런 인센티브 제도에 대해 별다른 반감이 없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 정책을 찬성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인센티브는 블로거의 자율성과 개성에 대한 장애요소로 역기능할 가능성이 여전하고, 대중추수적인 추천(편집)행위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 이에 대한 견제장치가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 가령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노출도'가 커서 당연히 조회수가 많은 글을 베스트로 선정하는 그런 식은 좀 자제하면 좋겠다. 물론 그 베스트에 '조회수'가 반영된다는 전제에서 그렇다(나는 베스트 글이나 우수한 추천자 선정 기준에 대해 잘 모른다. 아시는 분 설명 부탁.)

5. 메타의 종말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비전은 '미디어'가 아니다. 최소한 대안적인 미디어로서의 블로그가 다음의 거시적인 비전 속에서 큰 위상을 갖는 것은 전혀 아닌 것 같다. 물론 이런 거대한 흐름 속에는 다음을 영원한 2등으로 압도하고 있는 대한민국 웹의 지배자인 네이버가 있다. 또 다음에게 기회를 제공할지도 모를 눈 앞으로 다가온 모바일 혁명이 있다. 광의의 블로그 메타 사이트로서 다음은 다음뷰를 축소하긴 했지만 이를 유지 존속시키면서 다수의 열혈 블로그 커뮤니티를 조직해냈다. 그것은 의미있는 성과다. 나는 그 의미를 폄하하고 싶지 않다.

다만 상호 수평적인 대화 시스템으로서의 블로그 미디어에 대한 고민이 다음에는 없다. 기성 뉴스 콘텐츠를 연성화된 블로그 콘텐츠로 '보완'하려는 다음의 방향은 여전히 블로그를 '유사 저널리즘' 혹은 '저널리즘 이중대'라고 보는 것 같다. 물론 이것은 내 직관적이고, 추상적인 관찰에 불과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바다. 그것은 개인적으로 깊은 아쉬움이다.

다음 뷰는 블로그 미디어의 대중성을 확장하고, 적지 않은 블로그들에게 미디어적 위상을 부여할 수 있을만큼의 부피를 부여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더 이상 남은 것은 없다. 열린 편집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치장되더라도 본질적으로 다음 뷰는 (소수 편집인들의) 관리 시스템이다. 블로그 메타는 블로그를 관리하려고 해선 안된다. 역으로 블로그는 메타에 관리되어선 안된다. 블로그의 독립성에 기반해 그 '관계의 미디어성'을 확대하는 것이야 말로 블로그 메타의 사명이되어야 한다. 순위 놀음은 그 다음 일이다. 물론 이런 잠꼬대는 앞서 내가 다음 이용자들에게 이야기했던 충고를 나에게 돌려서 이제는 내가 깨몽할 차례다. 

메타 시스템에 긴장을 주는, 메타 시스템의 구심력을 조율하는 개개 블로그의 원심력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그런 즉, 블로그와 피드백 시스템으로서의 블로그 메타의 상호 공존과 생산적인 긴장으로서의 시스템, 그 블로그와 블로그 메타의 공존은 종말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 바꿔 말하면 블로그는 그 스스로 미디어가 되어야 한다. 스스로 미디어가 되지 못할 때 블로그는 더 이상 블로그가 아니다. 그건 어떤 것의 부속품일 따름이다.


추.
참고로 올블은 이제 소수 이용자들에게 시스템을 장악 당했다고 평가해야 할 것 같다. 이것은 다음 뷰와는 정반대의 상황인데, 아쉽고, 유감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블코나 믹시 사정은 잘 모르겠다. ㅡ.ㅡ;;


* 관련
민노씨.네 글 중에서 '다음 블로거뉴스' 관련글 
블로그의 미래 : 위기의 블로그


* 발아점과 경로
http://blog.daum.net/yiyagy/13754962 : (아랫글 칭찬하는 글) : 발아점. 다음 뷰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서 훈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이 동해 아랫글로 이동.
http://blog.daum.net/theroad2you/3468669 (열린 편집에 열심인 블로거 글): 위 글 소개로 이 글을 읽었다가. 역시 나와는 방향을 달리하더라도 이런 글을 읽는 건 마음이 훈훈해지는 일이다.

http://v.daum.net/user/join?tab=2 : (다음뷰 가입하기 페이지) : 여기 잠깐 들리고,
http://daumview.tistory.com/23 (열린 편집 안내글) : 열린 편집이 뭔가 싶어 확인차 이 글 읽어보고,

http://daumview.tistory.com/79 (개편 안내) : 다음 뷰에서 설명하는 개편 내용이 뭔가 싶어 이 글 읽고
http://ppayaji.tistory.com/175 (개편 비판글) : 위 글에 트랙백 설정된 이 글을 읽었다. 추천.

중간에 몇몇 글을 더 읽었지만 집중도 차원에서 생략.


* 관련 추천
"자신의 글이 메타에 송고되지 않으면 불안한가? 당장 없어질 조회수와 댓글이 아쉬운가? 그게 노예근성하고 다를게 뭔가" (마하반야) : 다소 어조가 격하지만 전폭적으로 찬동.



대한민국 웹서비스는 검색에 적대적이다.라는 명제에 대한 체험적 논거를 이하 기술한다. 그러니 실증적 논거가 전혀 아니다. 실증적 논거, 그러니 통계 등의 자료가 계신 분 조언 부탁드리는 바다.   

1. 포털 검색엔진은 자발적 검색이 아닌 유도된 검색을 의도한다. A 검색하러 갔다가 전혀 상관없는 B.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나 A'연관 검색어 따위로 유도된다.

2. 언론사닷컴의 연예/이슈 선정주의와 포털 검색엔진, 그리고 급상승 검색어가 삼위일체를 이루면 더더욱 '검색'의 의미는 유명무실해진다. 간단히 말하면, 검색하러 갔다가 '낚인다'.  

3. 포털은 사용자들의 정보 검색 패턴을 꾸준하게 수동화시킨다. 정보는 자발적 탐색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편집된 화면을 통해 접근한다(주는 밥만 먹는다).

4. 이상은 상대적으로 비상업적인 키워드의 검색 영역을 염두에 둔 것이다. 상업적인 키워드와 관련한 검색시장에 대해선 '검색문화' 자체를 논할 여지가 없을 정도다. 그냥 스폰서 링크 도배다.

그렇다면 대안은 뭔가. 
소극적 대안 : 블로그들 각자가 좋은 정보들을 편집, 분류, 리뷰, 비평하는 포스트를 생산. 
적극적 대안 : 군소 메타 유통 서비스들이 제대로 된 공통 채널을 만드는 일(산업적인 가능성으로 포털 시스템가 경쟁하는 일) 

* 발아점
후기) 블로그 vs 트위터, 기록을 공유할 것인가 감각을 공유할 것인가 (신비)
위 글 중에서 특히, "최근 구글에서 트위터 검색이 가능해지긴 했던데.."에 대한 연상작용.
1. 점점 더 거대해지는 트위터 유통정보과 이에 대한 검색(시장) 쟁탈전과 관련
ㄱ. 구글과 빙(MS)의 연계 서비스 ㄴ. 트위터의 독자적인 검색서비스. ㄴ.의 가능성이 커진다면 트위터는 지금과 같이 구글이나 빙 등에 대한 비우호정책(외부 검색 크롤러에 대해 비우호적인)을 고수할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ㄴ) 이건 비판받아야 하는건가?(웹의 개방성이라는 차원에서)  
2. 그런데 일단 구글(혹은 빙)의 한국점유율은 여전히 낮다.(최근 통계치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 아닐까 싶다).
3. 1-ㄴ.의 연장에서 트위터가 한국시장에서 성공할지, 성공한다고 해도 얼마나 의미있는 검색품질을 제공할지 미지수...

생각이 정리가 안되서 여기까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