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트위터와 블로그 - 에피소딕 기억과 시멘틱 기억의 양극화.

#. 블로그 연구 수요모임(제2차 정규모임) 후기
, 내 맘대로 버전입니다. 객관적인 버전은 거의 속기사를 방불케하는 필력을 보여주신 펄님께 양보하고요(어서빨리냉큼 올려주시길 부탁드리며.. 덧. 드디어 올려주셨네요. : ). 본문 인용들은 불완전한 기억으로 인해 왜곡된 것일 수도 있으니 참석자들께서는 귀찮으시더라도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

#. 장소/일시/참석자
장소/일시 : 성대 비오니아. 2009년 10월 14일 오후 7시~오후 10시 40분. (식비 지원 : 언론재단)
참석자 : 강정수. 링크. 민노씨. 새드개그맨. 써머즈. 신비. 펄. 한날. (이승환은 야근으로 불참)

#. 주제(키워드)
블로그, 트위터, 미투데이, 매신저, 커뮤니케이션, 아이폰, 아카이브, 기록문화, 시장, 생산채널, (재)유통채널, RSS, 메타블로그.


0. 개인적인 아쉬움 : 소박하지만, 중요한 질문
너무 시장에서의 성패를 중심으로, 또 거시적인 관점으로 대화가 진행된 감이 있다. '그건'(그게 트위터든, 블로그든, 아이폰이든) 내 삶에서 어떤 의민가? 그거 재밌나, 재미없나? 그거 좋은건가, 나쁜건가? 좋으면 왜 좋고, 나쁘면 왜 나쁜가? 내가 가장 궁금한 건 이런 초딩스러운거다. 소박한 일반인(?)의 관점이 부족했던 것 같다. 물론 참석자들이 웹과 IT, 미디어, 경제 영역에서 (준)전문가라서 더 그랬을테다. 장단점이 있겠으나 나 같은 문외한의 관점, 달리 표현하면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관점이 좀더 보완되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개인적으로 어떤 현상을 체험/관찰하는 몇 가지 관점. 가장 우선해서 본능적인 직관/정서적 관점(그게 나를 행복하게 해주나?  좀더 쉽게 말하면 그거 땡기는건가?), 효율성의 관점(그게 나에게 도움을 주나?), 그리고 굳이 더불어 적어보면 사회적/규범적 관점(그게 '우리'에게 필요한건가?). 특히 마지막 관점과 관련해선 시장에서의 성패보다도 그 성패가 갖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 왜 성공해야 하나? 왜 실패해야 하나? 자기 관련성. 실존 투사적 고찰의 필요성. 물론 땡기면 장땡이긴 하다.

1. 블로그는 기록매체고, 트위터는 정보유통형 매신저다.(다수의견) 
블로그를 트위터가 대체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게 중론이었다. 트위터는 블로그에 대한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 성격을 갖는다(긴 글은 못쓰니까). 블로그는 웹에서 가장 범용적인 기록매체로서의 성질을 유지하고, 트위터는 실시간 정보 유통의 공간으로서, 쉽게 말해 '정보교환적 속성이 강한 매신저'로서 자신을 포지셔닝할 것이다(한날). '트위터는 블로그 킬러?'에 대한 대답 : 다만 '열혈 트위터'가 '열혈 블로거'였을 뿐(강정수). 다만 극히 비관적인  별개 의견. '블로그는 망하고, 트위터나 아이폰도 우리나라 시장에선 좀 힘들고, 미투데이는 좀 가능성이 있다.'(새드개그맨)

2. 비관적인 전망 : 블로그는 망한다.
나는 소수의견에 가깝다. 새드개그맨이 피력한 비관적인 전망의 재료들, 우리들(블로거)은 게으르고, 우리들이 소비해야 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끈쌔끈한 상품들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그걸 소비하기도 벅차며), 블로깅은 트래픽 강박증에 걸리거나, 미끼질에 스스로를 길들이지 않는 한 우리에게 별다른 보답(그게 그저 순수한 교류의 교감, 즐거움이든, 명예욕이든, 아니면 물질적인 이익이든)을 주지 못한다. 특히나 '귀차니즘'은 블로그 최대의 적이며, 블로그라는 묘비명조차 가라앉힐 늪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에 나 역시 공감하는 바 크다. 그렇다면 트위터와 같은 매체는 그 귀차니즘의 피난처로서, 블로그를 (매체적 성질로서가 아니라, 그저 실제적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여전히 든다. 물론 어느 새벽 신사동 커피숍에서 새드개그맨과 이야기했던 것처럼 블로그는 '웹의 게토(ghetto)'로 혹은 '게릴라들만의 해방구'로 여전히 미력하게나마 자신의 영토를 유지하겠지만 말이다.

3. 에피소딕 기억과 시멘틱 기억의 분화 혹은 양극화.
좀더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은 맥락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선 ㄱ. 기록매체로서의 블로그에 기록할만한 콘텐츠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해볼 수 있다. 블로그계의 오래된 잠언, "내 글이 당신을 위한 콘텐츠가 되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라는 말은 기성의 관습적 의미 생성 및 분류와 그 위계에 대한 적극적인 항의를 담고 있다. 나는 나를 기록할 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블로그의 본질이다. 아거식으로  분류하면, 블로그는 '에피소딕 기억'과 '시멘틱 기억'을 남긴다. 기성의 관습적 위계에서 기록할 가치가 있는(과연 무엇이 '의미'인가? 과연 무엇이 우리가 읽어야 하는 뉴스인가?) 콘텐츠는 '시멘틱 기억'들이다. 하지만 블로그의 본질은 오히려 '에피소딕 기억'에 있다. 물론 양자는 서로 명확히 구별되지 않으며, 특히나 블로그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다만 대체 가능하고, 균질화된 의미교환과 친한 정보를 시멘틱 정보라고 하고, 개별적인 정서적, 실존적 개입으로 그 의미가 보편적으로 획일화되기 어려운 정보를 에피소딕 정보라고 다소 거칠게 분류해보자. 트위터가 만들어내는 정보 생성 및 소비 패턴은 시멘틱 정보와 에피소딕 간의 고립과 분화, 양극화를 가속화시킬 공산이 크다.

왜냐하면 ㄴ. 트위터 역시 기록매체로서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콘텐츠 생성, 기록 매체로서의 블로그와 (재)유통매체로서의 트위터가 각각 역할을 분담한다고 해도, 트위터 역시 '기록 매체'로서의 성질을 갖는다. 물론 트위터의 기록 공간은 매회 140자로 한정된다. 그래서 더더욱 정서적인 정보(에피소딕한 기억)들을 기록하는 매체 성질을 강하게 띤다. 즉, 즉각적인 감성의 토로, 에피소딕 기억을 표하기 좀더 손쉬운 매체 사용 패턴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블로그는 '시멘틱 기억'의 공간으로 한정되고, 트위터/미투데이 등이 '에피소딕 기억'의 공간으로 경향화되면, 다소 과한 우려라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라는 것 자체를 새롭게 규정하고, 형성하는 블로그의 미디어성은 기성의 관습적 표준(에피소딕 기억이 제거된 메마르고 시멘틱한 정보, 이른바 기성저널리즘의 '뉴스')에 유도될 공산이 크고, 에피소딕한 기억들이 사회적인, 정치적인 함의를 띠는 새로운 '실존적인 뉴스 내러티브'는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즉, 에피소딕 기억이 시멘틱한 기억들과 충돌하는 새로운 미디어 공간으로서의 블로그는 기성의 획일화된 이분법적 콘텐츠 위계(뉴스인 것과 뉴스 아닌 것, 시멘틱한 것과 시멘틱하지 않은 것)의 양극화 속에서 기성 패턴에 함몰되고, 에피소딕 기억들은 '하나의 글'로 그 조각들을 온전하게 완성시키지 못하고, 파편화된 기억의 편린들로 트위터나 미투데이 등에서 휘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물론 이것은 기우일 수 있다. 그리고 기우이길 나는 바란다.

이 문제는 특히 트위터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데, 자신의 기록을 전적으로 트위터에 의존하는 유저들은 자기 실존의 기록들(온라인 자아의 역사)이 그저 휘발된 채로 사라질 수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는 ㄷ. 트위터가 아카이빙하지 않는다(써머즈)는 대단히 의도적이며 의미심장한 설정에 기인한다. 즉, 트위터는 정보를 기록/보관/분류하는데 별 다른 관심이 없다. 그리고 정보를 다시 회고하게 하는 검색(블로그 콘텐츠의 회고적 성격)과도 전혀 친하지 않다. 트위터의 포지셔닝는 마이크로 "블로그"가 아니라, 다시 강조하는 바, 모바일과 연동한 실시간 "매신저"다. 즉, 트위터에서 기록은 현재적 소비를 그 목적으로 갖지 회고적 성격을 갖지 않는다. 블로그의 매체성 역시 시의성과 친하지만, 블로그의 본질적인 미디어성이 자기 실존적 성찰과 그로 인해 차차로 형성되는 온라인 실존의 자전성에 있다고 한다면, 트위터는 그 성찰적 회고성을 거의 무에 가깝게 지워버리는 매체적 속성을 갖는다. 즉, 이런 점에서 트위터는 블로그와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4. 유통 채널로서의 트위터
이상의 전망이 기우이길 바라며, 정반대의 가능성도 상존한다. 트위터가 블로그의 정보 생산을 촉진하는 보완재로서 충실하게 그 기능을 수행하는 가능성이고, 상호간 역할 분담이 조화롭게 서로에게 순기능하는 가능성이다. 즉  '에피소딕 기억'과 '시멘틱 기억'의 맹아들의 임시보관 장치로서 블로그 순발력을 보완하며, 강력한 '블로그 리더/블로그 리뷰' 공간으로("재유통채널"-한날-)로 기능하는 가능성이다. 이 모델은 다소 공상적이다. 특히 임시 저장장치로서의 기능은 열혈블로거 혹은 거의 전문적인 프로블로거에게는 의미를 가질지 모르지만, 트위터에 짧은 단상을 남기기도 벅찬 다수의 사용자들에게는 별다른 의미도 없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질문은 마지막 가능성에 관한 질문이다. 이 질문을 좀더 구체화시키면 트위터가 RSS리더나 메타블로그를 대체할 것인가라는 질문와 닿아 있다(강정수). (이어서 '이 글' 계속 쓸 예정)


추.
이 글은 완성된 글이 아닙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다음주 초에 다시 "여기에" 이어 씁니다. 그러니까 다음주 초까지 블로깅 쉽니다. 아주 짧은 쓸 글이 있다면 또 모르지만요. 그런데 이 글도 거의 일주일만에 쓴 글이고만요...;;; 


* 관련글
블로그 수요모임 -2차- 보고 (펄). http://pariscom.info/318




안티촛불집회를 개최한 단체는 노노데모. (....) 그리고 이 집회의 중요한 슬로건은 '촛불집회 할 시간에 북한인권에 관심가져라'
- joeaney 의 트위터 http://twitter.com/joeaney/statuses/4835512370

물타기는 누구나 쉽게 저지를 수 있는 논리적 오류다. 그리고 물타기는 흔히 가장 유치하고, 저열한 반칙이기도 하다. 촛불집회와 북한인권 간에 어떤 논리적인 인과가 있는지 알 길 없다. 가령 홍준표가 시선집중에 나와 손석희에게 던졌다는 말, "그나저나 우리 손 박사 '100분 토론' 그만 둔다면서요. 고액출연료 때문에 그만둔다는데 좀 깎아주지 그래요." 이게 일국의 국회의원이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인터뷰 주제와 전혀 상관없이 했다는 말이다. 참 애쓴다.

손석희 100분토론 하차가 MBC 경영상 이유라면 질문은 단순하다. 손석희는 출연료에 부응하는가? 손석희는 MBC 경영에 도움을 주나 피해를 주나? 이걸 질문하면 된다. 그래서 손석희 출연료랑 손석희가 MBC 간판 토론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MBC에 기여하는 그 유형무형의 재산가치를 비교해보면 된다. 참고로 인터넷 저질들...총이 있어도 쏠 수 없다"는 분을 제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넘버원으로 뽑힌 이가 손석희다. 이건 무슨 오프라 윈프리에게 '너 돈 많이 받으니 꺼져주셈.' 이러는 거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참 경영에 도움되겠다. ㅡ..ㅡ;

김제동 퇴출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동물의 왕국, 명상의 시간만 보시는 고상하신분들 신나셨구만...." 유재석이 지난 3년간 MBC에서만 받은 출연료가 26억이라는 조선닷컴 기사 달린 댓글이다. 해당 기사에서 거룩하게 주장하는 스타시스템, 출연료 양극화, 스텝들 처우개선에 대한 지적은 옳다.  그런데 타이밍이 염병이다. 이  타이밍은 '김제동 물타기'다. 거룩하고, 고상한 조선일보답다.

'오컴의 면도날'(Ockham's Razor). 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여러가지 가설, 논리들 가운데 간단한 걸 따르라. 괜히 불필요하게 복잡한 가정을 세우지 말라. 그걸 오컴의 면도날이라고 한단다. 이것은 진위 판단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손석희와 김제동 퇴출에 대해선 많은 시사점을 준다. 왜 괜히 출연료 운운하면서 짱구 굴리나? 이미 '괘씸죄'라는 간단한 설명이 있고만.... 괜히 용쓰지 말라는 거다. 그럴수록 구질구질하다. 문득,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얼마 받는지 궁금하다. 민주주의 경영상 문제로 퇴출시켜야 할 양반들 꽤 많을 것 같은데 말이지.


* 추천
"상식을 원한다는 김제동의 한마디 한마디는 지금의 지배계층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소요유) 



방금전 새드개그맨님과 통화했습니다. 모처럼 시간을 쪼개 야구보러 인천에 가신 모양인데요. 두산과 SK의 플레이오프 5차전이 비로 연기되었다고 하더군요. ㅠ.ㅜ; 이 얘길 왜 하냐면, 내일 블로그 연구 수요모임에 새드개그맨님을 객원으로 초대했습니다. 그래서 내일 모임 장소와 기타 준비사항에 대해 짧게 전해드리려는데, 전화로 길게 이야기할 성질은 아니라서, "어디에 전해드릴까요? 트위터가 좋을까요? 블로그 방명록이 좋을까요?" 이렇게 여쭸더니, "그냥 민노씨 블로그에 써주세요. ㅎㅎ" 이러셔서 이 글 쓰고 있습니다. ㅡ.ㅡ;

1. 시간 장소 : 14일(수) 저녁 7시 비오니아 (혜화동에서 성대 진입로 부근)
혜화동 4번 출구 성대방향 진입로(던킨도너츠) 따라 20M 올라가서 우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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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차모임 장소는 종로 한 민속주점이었는데요. 비교적 조용하고, 식사와 대화를 하기에도 다른 여타의 주점들과 비교해 그렇게 나쁜 조건은 아니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주점은 주점인지라 대화에 집중하기 좀 어려운 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모임에서는 양식당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10명까지 외부와 분리된 방에서 좀더 대화하기에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소 섭외는 펄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

2. 모임 논의주제에 대한 최소한의 준비  
지난 모임에서는 다소 '친목회' 같은 성격이 없지 않았습니다. 연구모임에 참여해준 블로거들께서 정말 좋은 말씀 많이 주셨습니다만, 논의가 다소 중구난방으로 치우친 감도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펄님께서 각자 이것만은 꼭 논의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주제들을 간략하게나마 정리(문서로 정리해오면 가장 좋겠구요 ^ ^)하면 어떨까 의견 주셨는데요.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3. 트위터와 블로그는 제로섬 게임인가? : 시민사회의 실존적인 웹 근거지에 대해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소 추상적입니다만, 이는 내일 대화를 통해 여러 참석자들의 혜안을 통해 보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단문블로그(트위터, 미투데이)와 기성블로그는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 관계에 있는지, 아니면 상호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플러스섬 게임(plus sum game) 관계에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어느 한편이 확정적으로 옳은 결정론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웹의 유통구조(기업) 및 사용자들(소비자) 패턴, 법과 제도(국가, 정부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디어법이나 저작권법 따위) 까지를 이 문제와 연계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사용자들의 웹 콘텐츠 생산 및 소비 패턴의 유형에 따라 그 접근법을 달리 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무튼 최근에는 "트위터는 블로그 킬러"라는 이야기까지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트위터(미투데이)와 블로그의 관계에 대한 논의는 가장 기본적으로 논의주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어느 한쪽이 옳거나 그르다는 문제는 전혀 아니지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는 웹을 통해서 스스로 좀더 인간적으로 성장해가고 있는가, 관계를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관계를 통해 더불어 함께 산다는 것의 가치를 되새기고 있나. 이런 가장 단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를 둘러싼 웹 커뮤니케이션 기제들을 우리들는 과연 얼마나 주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가를 더불어 질문해야겠지요. 특히나 트위터나 블로그는 과연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는지, 그 풍경이 어떨지, 아니 어떠해야 하는지를 질문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이면서, 또 어떤 측면에서는 저항적인 속성까지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웹에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무수히 많은 서비스와 유통장치들, 그 도구들은 우리 삶을 고양시키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고, 함께 고양된 즐거움을 꿈꿀 수 있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인가라는 질문은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인격적인 성숙과 세속적인 즐거움, 그리고 시민사회의 커뮤니케이션 하부 구조로서 웹의 실존적인 근거지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트위터와 미투데이로 상징되는 단문블로그, SNS, SN 기제들이 아이폰과 같은 무선웹의 총아인 스마트폰과 그 결합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대단히 의미심장한 시기입니다.

이상입니다.



#. 관심있는 독자 및 동료블로거들께 준비과정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모임 참여 동인들에게 보낸 이메일의 일부를 블로그에도 옮깁니다. 써머즈님과, 펄님, 강정수님 등께서 주신 의견을 반영했습니다. 외부 전문가 초대 부분은 아직 내부적으로 완전히 조율되지 않은 부분이라서, 혹여라도 아래 주제에 대해 추천하고 싶은 분이 계시면 독자와 동료블로거들께서 추천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수요 블로그 연구모임 10월 논의 준비안입니다.

장소 :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박씨 물고 온 제비’(예정)
일시 : 009년 10월 14일 수요일 오후 7시 (예정)

주제 : 무선웹 시대의 도래와 블로그/기성미디어의 과제
요약 1. 트위터, 미투데이와 같은 단문블로그 혹은 SNS가 블로그, 기성언론(특히 온라인언론)에 미치는 영향. 이를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
요약 2. 특히 무섭웹 환경이라는 시대적 변화는 웹 미디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라는 측면(최근 출시예정인 아이폰 등과 관련해서)

블로그 역시도 새로운 웹 미디어의 진화에 따라 오래된 기성미디어가 된 것 같은 착시현상을 겪는다. 특히 최근 트위터와 미투데이를 비롯한 새로운 웹 미디어 환경 변화는 무선웹에 바탕한 모바일 혁명의 한복판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다.단문 블로그인 트위터와 미투데이로 대표되는 신생 웹 콘텐츠 유통 기제들은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맥서비스(SNS)의 성질이 강한 이들 웹 기제들은 그 자체로 콘텐츠 생산에 관여하는 위상보다는 기존 온/오프 미디어 활동을 확산 보완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무선웹에 바탕한 모바일혁명, 특히 이제 곧 출시가 예정된 아이폰 등과 같은 모바일기제 커뮤니케이션 기제들과 강한 연계성을 갖고, 새로운 경향들을 만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블로그(전문 메타사이트)와 기성미디어들(특히 온라인언론사와 언론사의 온라인사이트)은 이 변화를 어떻게 수용하고, 또 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새로운 팀원 :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상근활동가 '장상미'(신비)
일단 전화통화로 긍정적인 답을 얻은 상태입니다.
연구모임이 내년으로 이어진다는 전제에서 신비님의 참여는 매우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http://feed.action.or.kr/ : 함께하는 시민행동.
http://episode.or.kr/amy/ : 신비님의 개인 블로그.


* 관련
블로그 연구모임 : 개요. http://minoci.net/960
수요블로그연구모임 1차 후기. http://minoci.net/965
블로그 수요모임 뒤늦은 후기 : http://pariscom.info/312




최근 어떤 블로그에서 '파워 트위터'(이게 도대체 뭔가?)를 분류(씩이나) 하는 글을 읽었다. 나는 이런 글이 싫다. 직관적으로 거부감이 우선 생긴다. 그 이유를 좀더 생각해보면 인간의 가장 유치한 속물근성인 덧없는 인정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그렇고, 이게 무슨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객관적 표준에 의거한 것도 전혀 아니며(내 제한된 체험치 안에선 적어도 그렇게 보인다. 이게 선입견일 수 있다는 건 당연히 인정... 블로그얌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과거에 형성된 부정적 인상이 떠올려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쓸데없는 줄세우기 같아서다.

그렇지만 항상 강조하듯 우리는, 누구보다 나는, 속물이고, 이런 줄세우기, 분류가 갖는 효용들이 없으리란 법도 없다. 아니 우리는 모두 속물이라서 이런 순위놀음, 줄세우기는 언제나 항상 강력하다. 더불어 각 영역별(정말 그런게 실제한다면) 트위터들을 효과적으로 묶어내고, 그들간의 끼리끼리즘을 좀더 의미있는 네트워크의 재료로 (그들에게) 부여하고, '관객'들에게는 정말 영향력있고, 유익한 트위터를 소개하는 기능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웹에서 최소한의 존중을 표할 수 있는 권위는 점점 더 사라져간다고 느낀다. 점점 더 실망스럽다. 물론 스스로에게 가장 실망스럽지만. 나는 웹이 만들어가는 의미의 풍경들은 기본적으로 권위 저항적 속성을 갖는, 그러니 끊임없는 비판과 도전 속에서 성찰과 반성이 자연스럽게 이끌려져 나오는 그런 '관계적 권위'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쉽게 말해 인기영합이나 줄세우기가 아니라, 최소한 내용 그 자체로 인정받는 대중적인 친화력과 부족하더라도 진심이 통하는 '순진한'(순수한이란 표현은 자제하자) 공동체적 맹아를 키워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순진했던건지, 아니면 내가 게을렀던건지.. 아무래도 둘 모두였겠지만, 점점 더 기성 오프라인의 권위가 아무런 의심없이 웹으로 이식되고(물론 웹 그 자체에 바탕한 활동들도 점점 더 진입장벽이 높은 폐쇄적 질서와 권위의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느낀다), 거기에 줄세우기라는 속물근성의 강력한 코드가 심어진다. 그리고 이런 유치찬란한 우리들의 노예근성은 트위터라는 새로운 별천지에서 암처럼 자라난다.

추.
트위터는 아무리 생각해도 개개 트위터를 고립적인 개별체로 생각해서 파워 트위터니 뭐니 불러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 개별 트위터 단위의 무슨 의미있는 권위(그러니 무슨 파워, 권력)가 생겨날 수 있는 미디어 공간이 아니다.  혹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그런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하다. 점점 더 전적으로 상업적인(이게 무조건 나쁘다는게 아니라) 전략게임의 가장 유치한 호들갑에 속한 부분으로 전락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블로그얌이 제공하는 객관적인 자료...그런게 실제로 있는건지, 정말 의미있는 원리와 표준 설정이 가능한건지, 편견에 따른 부정적인 기억은 차치하고, 몹시 궁금하다. 진심이다. 아, 물론 가장 궁금한 건 어떤 트위터가 '파워 트위터'인지에 관한 것이다. 그건 도대체 어떤 트위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