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난 네이버 검색을 자주 이용하지는 않는다.
결과가 그다지, 개인적으론, 만족스럽지 못하니까.
그렇지만 우리나라 웹을 지배하는 포털로서, 그리고 검색엔진으로서의 네이버를 무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무시하고 싶다고 무시되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절대 다수 사용자들이 네이버 검색에 의지하고 있으니까.

솔직히 그걸 어떻게 일방적으로 무시할 수 있나 싶다. 그 다수 사용자에서 나는 빼줘~!, 이것도 아니라고 본다. 어차피 웹이라는 큰 바다 속에서 네이버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권력행사에 많은 이들이(나도 물론이고) 영향을 받으니까. 그 풍경(맥락)에서 나만 홀로 (영향받지 않는) 예외일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1.
네이버 검색 알고리즘은 뭔가?
이런 거창한 소리는, 나도 쥐뿔 모르는터라, 하고 싶지 않고...

다만, '블로그' 관련 검색에 대해서는 나도 한마디 보태고 싶다.

최근 이안-전원책 이슈와 관련해서 포스팅했다. 것도 두 개씩이나 했다.
그게 그렇게 거듭해서 포스팅할만 사안이었는지 지금에 와서는 좀더 의심스러워졌지만, 암튼 그랬다.
두 번째 포스트에서 나는 그 이슈에 대한 소비방식, 다수 웹사용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했는데, 그걸 알려면 네이버, 혹은 다음을 통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네이버에서 '이안'을 검색해봤다. 인물검색 결과 1위더라. 이슈는 이슈였나보다.

이안관련 통합검색 결과는 다음(daum 아님. 썰렁하네. ㅡㅡ;)과 같다.
내가 관심 있는 건 '블로그'에 관한 거니까 그것만 캡처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통합검색설정으로 '이안'을 검색어로 입력한 경우 (블로그의 경우)



2. 시체애호증 (네크로필리아)


암튼 엽기적인 변태심리 중에서 '시체애호증'이라는 게 있다.
그 성도착심리를 쉽게 풀어놓은 글 중 한 부분을 인용해본다.

그렇다면 이처럼 생명 없는 것에 애착을 가지고 심지어 숭배까지 하는 이상심리가 발생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명백한 이유 중 하나는 그 대상이 우리에게 아무런 해를 가하지 않는 안전한 존재라는 데 있다.

그것은 반항하지 않으며 전적으로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상인 것이다. 즉, 살아있는 존재는 언제고 우리를 곤혹스럽게 하고 불안에 빠뜨릴 수 있고 그들과의 관계는 심신을 지치게 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네크로필리아는 상처받기를 두려워하는 나약한 자아가 개척한 왜곡된 지배욕이고 동시에 영원한 소유를 꿈꾸는 소유욕이다. 그래서 그들은 심지어 살아있는 대상이 파괴되길 원하기도 한다.

- 빠리소년, 네크로필리아(Necrophillia) 중에서



3. 어떤 풍경 - "하늘이 내린 블로거"

위 캡처한 블로그 검색 결과 중에서 인상적인게 하나 있었다.
첫화면 마지막에 링크된 "'이안' 죄송합니다. 하지만 정의는 살아있다"라는 글이다.


소위 '막장테크'(nova) 라는 최첨단기술이 발휘된 위 글은, 이안 싸이주소 친절하게 알려주면서 가뿐하게 스타트 끊고, 나머지 본문은 네이버 '이안 통합검색'을 그대로 복사해서 옮겨붙이고 있다. 이 블로그는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마도 네이버 혹은 다음 (실시간) 인기검색어를 대상으로 검색결과를 통째로 복사해서 옮겨 붙이는 방식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걸 수동으로 하는지, 아니면 무슨 '자동화된 프로그램'이 있는건지는 난 잘 모르겠다.

살짝 해당 블로그 풍경 스케치해보자.
'전체글' 목록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상단에 있는 블랙펄 정보 / 김기범 정보가 인상적이다.
김기범 정보라는 글이 포스팅된 시간은 약 37초다.
16일에 포스팅된 글도 모두 켭쳐하지는 못했는데, "하늘이 내린 블로거" (hof)라는 생각이 당연히 든다.
하늘이 내린 블로거들은 2005년보다 더 많아진 것 같다.
하기는 "단 9일동안 23033개의 글을 올린 블로거"(도아)도 있는 마당에 뭐.


이 글은 해당 블로그를 비판하려는 목적으로 쓰여지는 글은 아니다.
도대체 왜, 어떤 목적에서 이렇게 운영하는지도 그다지 알고 싶지 않다(알고 싶지 않아도, 대충, 알아지긴 하지만). 다만 좀 너무 노골적으로 이러지는 않으셨으면 한다, 정도랄까...


4. 네이버 검색, 혹은 시체애호증

각설하고..
이 글은 네이버 검색에 관한 글이니까, 글 본래 목적에 충실하고자 한다.

이건 시체애호증이다.
네이버 검색은 자기복제, 혹은 시체애호증에 기반하고 있다.
그건 "상처받기를 두려워하는 나약한 자아가 개척한 왜곡된 지배욕이고 동시에 영원한 소유를 꿈꾸는 소유욕"이다. 적어도 블로그 검색, 아니 적어도 자극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그런 것 같다.

네이버 검색엔진이 '일등'인 건 인정한다.
물론 점유율 기준으로.
사실이 그러니까.

다만 이런 검색엔진을 '토착적인 한국 특유의 검색엔진'이라고 우기면, 나같이 무식한 블로거는 어떻게 받아들어야 하나?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누가가 좀 알려주시길 바란다.

거기에 언론인 출신이자 NHN 이사 홍은택씨가, 그래도 진보지라는 한겨레에서, 이런 '고상한 칼럼'으로 네이버 실시간 인기글의 가치(?)를 항변하면, 나만 이상한 놈 같다. 나만 세상의 지배적 가치와 표준에서 밀려나버린, 억지소리하는 사이코 같다.
새삼스럽게 우울해진다.




* 참조글
빠리소년, 네크로필리아(Necrophillia)
http://juny.tistory.com/trackback/1753077

* 관련 링크 및 추천글
nova, 막장테크에 공감?
http://trivial.tistory.com/143

hof, 하늘이 내린 블로거
http://www.hof.pe.kr/wp/archives/1105

도아, 단 9일동안 23033개의 글을 올린 블로거
http://offree.net/entry/Junk-Blogger



p.s.
부족한 글이지만, 오랜만에, 올블 [나의 추천 글]에 올립니다.




#.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던 순서, 발견하고 느낀 순서대로. 그리고 재미삼아 별점. 별 다섯개 만점.



1. 블코 링크 주소 ★
이 글로 대신한다.  


2. 불여우 ★★ ->
일부 레이아웃 깨진다. 첫화면 경우엔 상단좌측.
이건 조속한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조속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믿고, 기대한다.
물론 미리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덧.] 
불여우로 들어가니까 정중앙 태그 박스 태그중 하나를 클릭해도 텅빈 화면만이 나를 맞는구나. ㅡㅡ;;
익스로 들어가니 제대로 하위 정보들로 접근된다.
불여우 유저를 포기하겠다는 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지만, 시급한 개선을 바란다.
불여우 유저를 포기하겠다면... 불여우 유저들 상당수가 블코를 포기할수도 있을 것 같다.
덕분에 별점 조정.


3. 영향력 지수 ★★
어떤 표준으로 어떤 알고리즘을 구현해서 순위놀이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연말 이벤트 정도로 만족했으면 한다. 여기에 순기능이 없지 않겠지만, 상시적으로 하겠다는 건 좀 그렇다.

ㄱ. 카테고리별 순위로 만족하거나
ㄴ. 월단위로만 순위 산정하거나(참여도와 기여도를 적당히 보호하면서, 동시에 새롭게 진입한 블로거들에게는 장벽을 낮추는 차원에서)

하는 정도가 절충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4. 중앙 움직이는 태그상자 ★★★★
이건 재밌다.
너무 요란하지도 않고, 적당히 시선을 붙잡으면서 다양한 화제에 선택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 그런데 태그가 좀 추상적인 것들만 있고, 좀 식상한 느낌이다(첫날이라 그런가?). 얼마나 빨리 즉각적으로 수집되는 글의 태그가 구현되는지도 궁금하다.


5. 카테고리 ★★★★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건 '만화'와 '도서'가 각각 독립 카테고리라는 점이다. 참신한 시도라고 본다. 'IT/게임'이 함께 설정된 것도 특이하다. '블로그'를 독립범주로 설정하지 않은 건 좀 아쉽다.

태그 상자 중심 세우면서도, 기존 전통적인 카테고리를 통해 분류체계를 보완하는 시도는 적절한 것 같다.


6. 올블 배너 ★★★★★
올블에도 블코 배너가 있던데, 이거 참 보기에 좋다.
흐뭇하달까.
블코가 올블와 함께 양대 메타블로그로 커가길 바란다.
다만 서로 개성을 달리 하면서, 보완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고,
서로 비슷비슷하게 닮아가는 건 반대한다.


7. 블로그-잇 ★★★
이름이 참신하다. ㅎㅎ
기능이야 모든 메타블로그의 관련 팝업창과 유사한 것 같은데.. ^ ^;

ㄱ. 태그중심 관련글 소개. 태그중심은 당연한 것 같고.  
ㄴ. 영향력 : 이건 앞서도 반대한다고 말했고.
ㄷ. 친밀도 : 이건 괜찮은 전략인 것 같다.

다시 문제는.. 영향력 순위 ㅡㅡ;;
어떤 표준으로 그 순위를 계산하겠다는 것인지 일단 궁금하다. 순위라는게 속물근성을 은근 자극하고, 경쟁심리를 부추기면서, 그 사이트에 대한 충성도 경쟁을 유발하는... 메타블로그로서는 포기하기 힘든 유혹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리고 설명적 기능도 일정 부분 인정한다.

다만 객관성과 더불어 개성있는 표준을 구현해야 할텐데.. 그게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솔직히 객관성에 대한 기대는 별로 하지 않는다. 어차피 메타블로그도 개성시대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유저들의 선택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순위라면 객관성이라는 것 자체도 어차피 상대적인 객관성일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고.

일단 나로선 이건 좀 빼기를 바란다. ㅡㅡ;;
물론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지만.





- 일단 여기까지. 이제 좀 딴짓 해야겠다.
지금 생각으로는 이 글에 업데이트할 생각이긴 한데..
워낙에 게을러서 정말 업데이트할는지는 모르겠고..




p.s. 블코 번창하시길.. !
그런데 왜 하필 샌드위치 휴일에 낀 날을 런칭일로 하셨는지.. ^ ^;;
빨간 날과 블로깅은 반비례하는 것 같은데 말이죠.




#. 정말 짧은 글


개별 블로그들을 모아주고, 그 포스트를 수집분류해주는 메타블로그는 블로거들에게는 정말 소중한 존재다. 그건 필수불가결하다. 메타블로그에 대해 느끼는 가장 큰 아쉬움 중 하나. 정말 반복적으로 지적되어온 문제인데, 그건 개별 블로그 주소를 존중하지 않는, 그래서 개별 블로그 주소를 삼키는 '메타블로그 링크용 주소'다.

난 그걸 '블로그 창씨개명'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메타블로그에 자기 블로그 포스트 보내면, 자기 블로그 고유주소가 어떤 식으로는 변형된다. 그게 뭐 대수야, 이렇게 반응한다면, 블로그 고유주소(도메인) 혹은 아이디가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생각해보자. 얼굴이다. 문패다. 블로그 '성씨'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메타블로그는 블로그들을 인위적으로 '창씨개명'한다.

1. 다음 블로거뉴스 - 금메달
창씨개명 정도를 보면 가장 악랄하게 창씨개명하는 건 daum 블로거뉴스다.
트랙백을 보내는 순간, 내 고유 블로그의 주소를 완존히 증발시켜 버린다. 개별 블로그 정체성을 완존~~히 무시하는 처사로 밖에는 보여지지 않는다. 트래픽 폭탄을 안겨줄 수 있는 '수퍼 갑'이라서, 포털은 힘이 쎄니까 그래도 되나? ㅡㅡ; (이 글은 블로거뉴스에 꼭 트랙백 보내야지. ㅎㅎ)


2. 올블로그 - 공동 2위
올블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그리고 나도, 이야기했으니까 생략하자.
다음 글을 참조하면 된다.



3. 블로그코리아 - 공동 2위
그리고 오늘 블코(블로그코리아)가 드디어 개봉박두, 박두, 박두하다가 개봉했다
런칭 시각이 몇 시간 늦어졌는데, 이건 액땜으로 생각하고 싶다.
글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솔직히 고백하건대, 블코는 그동안 친교하던 블로거께서 스텝으로 참여하고 계셔서, 막연하게나마 호감도 크다.
우선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런데 블코 역시나 개별 블로그 주소(URL)을 잡아먹는다.
좀 많이 아쉽다.

[덧.] 블로그코리아 링크주소의 끊질긴 생명력.
블코에서 개별 포스트를 클릭해서 가보면 우측 상단에 '블로그 잇'이 뜬다. 그걸 지워도, 게다가 해당 블로그의 다른 카테코리, 다른 포스트를 클릭해도 블코 링크는 사라지지 않는다. ㅡㅡ;; 이건 정말 좀 심한데..

(보충) 이는 버그
라고 합니다. 필로스님께서 확인해주셨네요. 빠른 개선을 부탁드립니다.




p.s.
난 프로그래머가 아니라서 모르겠는데,
팝업창과 주소를 분리해서 팝업창에는 추천 및 부대기능을 집어넣고, 개별 블로그 주소는 보호할 수 없는건가?
궁금하다.





#. 이안-전원책 이슈가 이렇게 거듭 포스팅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조금은 회의적이지만, 그 의미가 아주 없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간단하게 포스팅합니다.


1. 전체 토론 보고 나서

전체토론 보고 이야기하자. 라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 아니 많지는 않고, 많아지는 것 같다. 환영할 만한 입장이다. 당연히 찬성. 나 역시 이안-전원책 이슈를 포스팅한 블로거로서, 의무감 때문에(솔직히 2차 자료를 통해 대충은 살펴봤지만) 그 전체토론 두 번 봤다. 결론은, 이안씨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랬던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이안씨 행동이 더 이해되지 않더라.
그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다고 전원책이 잘했다는 거 아니다.
전원책도 오한숙희도 피장파장인 것 같다.
그런니까 토론 전반에 대해서는 딱히 언급하고 싶지 않다.
중구난방에 서로에 대한 감정적인 적대감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한심한 토론이라고 평가한다.
서로 자기만 옳다고 우기고, 상대편 이해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데 무슨 토론이 되나.

일례.
전원책씨는 뜬금없이 여성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한숙희씨는 답답하다면서 방청객에게 "답답하지 않나요?"라고 선동(?)하고(그 이름도 유명한 오류인 '감정에의 호소'다). 이게 무슨 토론인가? 토론 참석자(물론 사회자 포함) 모두가 조금씩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이런 한심한 토론도 정말 오랜만이다.

초점은 그 문제의 이안 발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좀더 살펴보자.


2. 부분과 전체, 이미지와 내용.

토론과 관련, 문제가 되는 것은 '이안 발언'(유튜브를 통해 유포된 그 20초짜리 동영상)이 전체 맥락 속에서 얼마나 '이해'할 만한 여지가 있는가에 있지, 이안 발언이 토론 맥락을 통해 '정당화'될 수 있는가가 있지 않다. 나는 그렇게 판단한다.

아무리 그 부분만이 편집되어 유포되었고, 또 그 부분만이 토론 맥락과 동떨어져(그런데 이번 사안의 경우에 이게 얼마나 가능한지는 난 잘 모르겠다), 이안으로선 다소 억울하게, 과도한 비판을 받고 있더라도, 난 그 '부분'과 그 '이미지'만으로 얻은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공적으로 비판할 만한 재료라고 판단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보니, 더욱 그렇다는 의미다. 즉, 그 '20초 유튜브 동영상'이 갖는 맥락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던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것 같다는 말이다.

그 상황은

ㄱ. 전원책이 가부장주의 옹호 발언 하고,
ㄴ. 이를 오숙희 이안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고,
ㄷ. 이를 반박하기 위해(이게 반박이 될리 만무하지만) 이안이 논제와는 상관없는, 상관없어야 하는 전원책 개인 일신상 조건을 끌여들어 인신공격(비아냥?)한거다.

이게 그 맥락이다.

강조하지만..
전원책 좋아해서 전원책 옳고, 이안 틀렸다. (혹은 그 역)
좋으니까 옳고, 싫으니까 틀렸다.
거기에 더해 나는 옳으니까 옳다.
이게 독재다.
독재는 비이성과 동어반복을 그 기본 메카니즘으로 하니까.

하나 더 강조하자.
설령 전원책이 정말 사이코 같은 행동을 했다고 치자.
정말 개마초 발언으로 일관했다고 치자.
그러면 이안 발언은 '정당화'되나?
이안은 억울한 누명 쓴게 되나?

이건 너도 반칙했으니까, 나도 반칙해도 된다는 것과 같다.
니가 야만이니까, 나도 야만해야지와 쌤쌤이다.
이런 논리에 대해서는 언급할 가치 없다고 본다.

전원책이 그 토론에서 보여준 발언과 태도가 옳지 않기 때문에, 이안이 정당화되는건 전혀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그 전원책의 태도가 왜, 무엇 때문에, 어떻게 잘못인지를 비판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당신이 보기에 이안이 억울하다고 판단한다면, 전원책이 토론에서 보여준 태도와 발언이 갖는 문제를 이안이 보여준 태도와 발언이 갖는 문제와 비교형량해서 제시하면 그만이다. 물론 이안을 비판하는 것과 똑같은 표준으로.

다만 나는 그럴 생각 없다.
간단히 언급하면, 전원책이 심한 소리 많이 했다는 거 충분히 인정하지만, 적어도 토론주제와의 관련성이라는 표준으로 판단하건대, 그 범위에서 크게 일탈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즉 토론이 허용할 수 있는 '한계' 안에 있다고 나는 본다. 오숙희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안 경우엔 다르다.
양자를 냉정하게 비교형량해도 이안씨 발언은 그다지 이해될 측면이 크지 않다고 나는 평가한다.
이안씨 사과문에서 아쉬운 부분은 이 부분이다.
이건 이쯤하자. ㅡㅡ;

좀더 솔직히 말하면, 오숙희씨 억지나 이안씨 어처구니를 보면(특히나 토론 내내 알 수 없는 웃음소리, 낄낄, 히히.. 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왜 저러나 싶다), 전원책 마초 발언들은 그다지 놀라운 수준도 아니다. 그리고 이안씨 문제 발언(전체 토론의 41분 쯤에 등장하는) 이후 전원책씨 태도는 오히려 내가 미안한 마음이 생기더라. 나라면 정말 화나서 토론진행이 힘들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건 나를 모욕한 것 뿐만 아니라, 내 배우자를 아프게 한 거 아닌가?

이걸 이안이 알았네, 몰랐네..
이러는 건 솔직히 좀 납득할 수 없는게, "애 없습니다", 분명히 이랬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토론과 전혀 상관없는 자기 사생활, 가족사 고백하고 토론 시작할까?

각설하고...
부분은 전체 맥락을 통해 그 의미가 적극적으로 변화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미지는 때론 그 실체적인 진실을 위장하는 화장과 둔갑술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이미지와 부분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진실과 본질요소가 드러나기도 하며, 또 그것이 단순히 이미지이고, 또 부분이기 때문에 거짓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좀더 적극적으로 해석하자면, 이미지 그 자체가 이미 메시지이자, 본질요소의 일부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계속 길어지네.. ㅡㅡ; )


3. 이슈의 생성과 소비, 그 순환과정

이안씨가 정식으로 사과문 발표했다.
이것까지 물고 늘어질 생각 없다.
물론 그 사과문을 분석할 생각도 없고, 그럴 만큼 관심이 생기지도 않는다. 솔직히 그렇다. 다만 그게 진심이기를 소박하게 바랄 뿐이다(솔직히 그 사과문도 부분적으로, "뭐지?" 하게 하는 부분 없지 않다. 개인적으론. 이건 정말 이쯤하자).

내가 정말 궁금한 건 이런 '이슈'에 관심을 갖는 많은 사람들이다.
왜 사람들은 이런 이슈에 관심을 갖나?

그건 뻔하다.  
이건 자극적이고, 세속적인 이슈다. 쉽게 말해 재밌는 이슈다. ㅡㅡ;
여기에는 여자/남자, 구세대/신세대, 마초/페미, 권위/탈권위.. 온갖 흥미를 유도하는 미끼들이 내포되어 있다. 좀더 풀면, 여기에는 남성 대변자(?)로 떠오른(?) 전원책이라는 표상에 대한 호감과 소위 '꼴페미'라고 비하되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이 내포되어 있고, 그 역으로 마초에 대한 불편한 선입견과 페미니즘에 대한 옹호적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그러니 나름 정치적 함의를 갖는 이슈라고 나는 평가한다.

그런데 내가 관심을 갖는 건, 최소한 이 글에서 관심을 갖는 건, 그 토론을 둘러싼 권력관계, 역학, 입장 및 당파성이 아니라, 다수가 이슈에 접근하는 태도, 그리고 이런 이슈가 생산되고, 유포되고, 확대재생산하는 과정,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이 순환하고 나서 생겨나는 의미다. 그건 뭔가?

나를 포함한 누리꾼, 블로거, 시민 안에 자리한 그 의식의 풍경들이 나는 궁금하다.
이 이슈에 대해 발언하고, 토론하고, 화내고, 찌질대고, 욕하고, 미워하고, 증오하고, 옹호하고, 반대하고, 비난하고, 비판하고... 이 모든 과정이 끝난 뒤에 그들은, 우리들은 무엇을 얻었나?  


4. 마녀사냥 원정대 - 포퓰리즘과 참여적 가치

흔히 냄비근성과 포퓰리즘이 결합해서 마녀사냥 원정대가 구성된다.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한다.
이안씨 사건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 역시 우려를 함께 한다.
어떤 블로거께서 말씀하신대로, 좀 적당히 하자.
반복되는 논리지만, 이안 개인을 인신공격해서 이안에 대한 못마땅함, 파괴적인 감정을 해소하고자 한다면, 당신이 이안을 비판했던 이유를 당신 스스로가 실천하는 셈이다. 누구나 실수는 한다. 이쯤 했으면 되었다고 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Goya

마녀사냥이 악랄한 이유가 뭔고 하니, 이건 어떤 사회적 공적 행위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어떤 이슈, 그 모순(문제)을, 그 모순이 만들어진 시스템(구조적 원인)에 대한 비판을 거세시키고, 그 행위자에 대해 일방적인 증오를 쏟음으로써 그것을 대리적으로 만족시킨다는 점에 있다. 거기에는 이성적 회의와 비판작용이 있지 않고, 일방적인 증오만이 그것을 대신한다.

그러니까 사회적 구조적 모순에 대해서는 눈을 감게 하고, 그 모순이 갖게 한 억압들, 불만들을 한 인간에게 모두 투사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그 인간은 다수의 야만적 폭력을 만족시키는 희생양이 된다. 그런데 결국 그 인간의 '행위'를 만들어낸 시스템, 구조적 모순, 구조로서의 관습, 행위 안에 내재한 사고패턴은 다수에게 다시 온존하게 되는 '헛짓거리'가 되는 셈이다.

다만 포퓰리즘이라는 이름으로 마땅히 권장되어야 하는 사회적인 관심, 그 참여적 가치가 폄하되는 일이 있어서도 안된다. 솔직하고, 책임있는 의사표명이라면 이를 단순히 포퓰리즘으로 폄하해서는 안될 것이다.

나는 아무리 자극적이고, 세속적인 이슈라고 하더라도, 그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발언하고, 또 대화한다는 것 자체에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이는 일상적인 차원에서 민주적 시민으로서의 기본 소양이 되는 토론과 대화를 학습하고, 또 그 자체로 즐거운 유희가 되니까.

이런 '토론과 참여의 일상적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은 인터넷과 블로그다. 나는 그 유기적인 메카니즘이야 말로 충분히 정치적인 잠재력을 함축하고 있다고 믿는다. 물론 우리가 주의해야 하는 건 스스로를 '마녀사냥 원정대' 일원이 되어 억울린 감정을 파괴적으로 소모하는 일일테다.

글이 너무 길어졌다.  
마무리 하련다.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이슈에 참여하자.
다만 제발 '마녀사냥 원정대'가 되지는 말자.





"나의 가치를 지향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가치를 이해하고 그것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반면에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고 자신을 선으로 규정하는 것은 언제나 쉬운 일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 jinny, [중도] 중에서  






p.s.
이안씨 사과문과 전체토론 동영상 링크는 의도적으로 게시 혹은 링크 설정하지 않습니다.
혹 궁금하신 분은 아래 추천글을 참조해주세요(사과문 경우).




* 관련 추천글
푸른가을, 포퓰리즘이 만들어낸 '비난'은 어떻게 거두어들일까?
http://greenyfall.com/127
http://greenyfall.com/trackback/127



게임과 블로그 민주주의

2007/07/15 04:15
#. 예전에 썼던 글이고, 보존공간 이동 차원입니다. 관련글(#. 140. 141. 142. 이 글은 142)을 함께 옮길 필요(링크)때문에 마지막으로 함께 옮겨오는 겁니다. 이 글에 혹여라도 관심이 생긴 분이 계시다면 위 글들을 함께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현시점에 맞게 보충하고, 추고합니다.


사려깊고, 약간은 괴팍한 블로그 친구 후딘과 2, 3시간 동안 새벽통화를 한 적 있었다.
그 대화를  정리한게 [대중 VS 시민, 블로그 민주주의]란 글이다.
거기에서 누락한 대목이 있는데, 그건 '게임'이다.
이 글은 게임에 관한 글이다.

나는 21세기형 사구체 논쟁, 혹은 그 논의가 고답적인 사회과학자들의 '세미나'형 담론들, 아카데믹한 추상론으로 흘러서는 그다지 '현실 적합성'을 얻을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게임' '미디어' '영화' 등 소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관한 논의야 말로 21세기적인 사구체논쟁의 중심에 선 하위 주제들이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우리 삶에 피부처럼 와닿아 있는 문제들이고, 이런 것들을 매개로 해야만 그 실천적인 방법론의 차원에서 좀더 큰 효용을 갖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NL? PD? 주사파?] 중에서


1. 시민과 대중, 그리고 삼성공화국

후딘과의 대화로 돌아가서, 후딘은 집단으로서의 사회성원을 '시민'과 '대중'으로 나눠서 평가했다.
모든 존재들이 그런 것처럼 우리에게는 쉽게 배반가능한 이율적인 존재가치가 한 몸에 혼재되어 있다.

대중은 자신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진 존재인지도 모르는 바보이다. 그들은 조종받고 있으며, 기꺼이 순응적으로 마취당하기를 원한다. 그 대중은 물론 당신과 나, 그리고 후딘, 그러니 우리 모두다. 우리는 주체적인 역량을 가진 시민이면서, 동시에 그렇게 대중이다. 우리는 각종의 담론공장들(가령 기만적 담론생산집단으로서의 '조선일보')과 복잡하게 엉켜진 시스템의 포로, 어떤 상품마케팅의 목적이면서, 어떤 권력이 스스로를 세우기 위해 들러리로 내세우는 추상명사, 어떤 숫자들, 실체없는 허수아비, 그러니 대중이다.

이제 자본주의 제1권력은 정치권력이 아니라, 자본권력이다. 고전인 제1권력인 정치권력은 물론이고, 입법, 사법, 행정권력은 자본권력에게 기생하는 '형식적 권력기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나는 거칠게 감촉한다. 그걸 상징하는 자본권력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물론, '삼성'이다.

이상호 기자는 "대한민국은 삼성 독재 치하에 있는 형식상의 민주주의. . .  "라 고 말했다. 그 수사가 과장이든 아니든, 최소한 삼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완전하게 '능동적인' 포로다. 삼성공화국, 삼성의 감미로운 독재 치하에서 우리는 '무노조'를 전통으로 인정하고, 삼성 SDI 노조설립운동의 그 반인권적인 행태와 쓰라린 패배에 무관심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건 다만 열광하고, 찬미하는 의무뿐. 삼성의 성공을 우리의 성공으로 착각하면서, 흐뭇한 포만감, 내가 부자된 것 같은 그 사이비 민족주의에의 포만감을 느끼면 그 뿐이다.


2. 비판권력으로서의 언론

언론이라는 또 다른 권력기구가 남아 있다.
언론은 사회를 감시하고, 사회공동체가 추구해야 할 지향점을 제시하며, 또 그 사회가 건강해지기 위해서 무엇을 토론해야 하는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제시(의제설정 기능)해야 한다.
언론이 권력이라면, 그건 권력을 해체하기 위한 권력이면서, 그 권력 작용을 감시하기 위한 권력이다.
언론은 항상 비판권력일 때 그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비극은 이런 비판권력으로서의 언론권력이 실질적으로 붕괴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에서 비판권력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수행하는 언론은 점차로 위축되고 있다. 저마다 스스로 폐쇄적으로 권력화하고, 관료화했다. 그들 역시 자본권력의 포로일 뿐이며, 스스로 권력일 뿐이다. 희망을 걸어야 하는 언론들은 무기력과 무능과 현실적인 전략부재가 위험한 수준이다. 쉽게 말해서 생존조차 위태로운 지경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적 가치를 추상적으로 위장하기 위한 민주주의, 그 형식적인 민주주의를 거절하고, 스스로의 실존적인 육성을 담아 낼 수 있는 실체적인 민주주의, 참여 민주주의의 미래는 암울하다.

그런데 불현듯 기술의 진보는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내고, 그 형식은 새로운 '빛'을 우리에게 가져오니, 내가 보기에 그 '빛'은 블로그다. 블로그 민주주의, 블로기즘을 통해 시민으로의 자각과 놀이와 즐거운 학습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가능할 수 있다고 나는 기대한다.


3. 게임과 블로그 민주주의

다시 후딘에게 돌아가면, 나는 블로그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그 희망을 이야기했다.
후딘에게 돌아온 말은 부정적이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게임 때문에 안돼..."

이건 진짜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와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이런 게임 말이다.
그 게임에 쏟아야 하는 시간과 정력 때문에,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참여 기회' '학습 기회'는 사라진다. 여기서 '게임'은 실제로 그 게임이면서, 또 상징이다. 그 게임을 '영화' 'TY 드라마' "스포츠"  그 밖의 모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풍경들로 바꿔도 상관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추리'를 게임으로 만들면 어떨까? (출처 : 오마이뉴스)

하지만 나는 여기서 가능성을 본다.
블로그는 '일종의 게임'이다.
그건 자기 실존을 투사하는 게임이면서, 다른 블로거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또 그 반응들에 복잡다단하게 다시 반응하는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게임'인거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유희적이다.  

게임 그 자체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다면, 그래서 게임을 통해서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참여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그게 그저 고민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 일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여기에서의 '게임' 역시 비유적인 하나의 상징일 뿐이다.

위(Wii)는 이제 고전적인 게임 패러다임, 관습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이 게임기가 등장하면서 게임기 육체는 '손가락'에서 '팔'로, 온몸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제 게임 영역(정신)을 단순한 흥미에서 '사회'와 '정치'와 '언론'과 '시민사회'로 이동시킬 차례다.

나는 스타크래프트가 리니지가 그저 '신화'와 '공상과학'의 단편적인 전략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그 사회의 제도와 정치와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의 복잡한 이슈들, 사건들을 '게임'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훌륭한 '민주적 장치'들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다. 그것은 충분히 실현가능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전망한다.
21세기적 혁명가는 게임을 통해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게임 중 하나는 '블로그'라는 게임이며,
그런 날이 온다면,
우리 블로거들은 그 혁명의 가장 충실한 동지들일 것이다.





* 발아점
아거
3등의 반란: 위(Wii), 핵심역량인가 이노베이션인가? [연재 1]
http://gatorlog.com/?p=626

닌텐도 위(Wii) : 핵심역량인가 이노베이션인가? [연재 2]
http://gatorlog.com/?p=628



* 확장
cansmile, 게임같은 블로깅, 블로기즘
http://cansmile.tistory.com/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