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이면 어떻고, 숭례문이면 어떤가

2008/02/21 12:36
짧게.
예전에 쓸까말까하다가 관뒀는데 정말 간단히.


1. 남대문이면 어떻고, 숭례문이면 어떤가?
2. 뽕이면 어떻고, 방귀면 어떤가? (시원하면 그만이지)
3. 2MB면 어떻고, 이명박이면 어떤가? (삽질만 잘하면 되지)
4. 한글이면 어떻고, 훈민정음이면 어떤가? (영어만 잘하면 장땡인걸)


이상은 물론 농담(유골)이다.
남대문으로 줄기차게 불렀던 그 역사적인, 600년 역사를 스스로 체화한 어떤 상징에 대해, 그 상징의 소실에 대해, 그리고 그 소멸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왠지 폼나는, 왠지 좀더 격조있는 것 같은 '숭례문'을 쓰자는 그 마음에 대해선 어떤 이견도 없다. 공감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남대문으로 (좀더 자주) 쓰고 부른다.
그게 내가 쓰고, 또 불러왔던 바고, 좀더 친근하고, 푸근하게 느껴져서다.
다른 이유 없다.

남대문으로 쓰는게(혹은 부르는게) '숭례문'에 대한 폄하 의도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혹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 이렇게 부르는게 폄하거나, 비하라는 '명확한 근거'를 알려주시면 당장에 '남대문'이란 표현은 버리겠다.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 그 말과 글을 쓰는 사람의 태도와 세계관이 투영될 수 있고, 또 실제로도 그렇다는 걸 긍정하기 때문이다. 가령 노동자라는 말을 얻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싸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에서는, 조중동에선 '근로자'란 말을 여전히 선호한다.

다만...
남대문이냐, 숭례문이냐...
이건 마치 한글을 훈민정음으로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한글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 흡사한 느낌이다.



* 참조 기사

1. 한겨레 (연합뉴스 인용 기사)
남대문은 식민지시대 조선총독부에 의해 조선 고적 제1호로 지정됐다. (중략) 남대문은 조선왕조 개창과 더불어 서울성곽의 4대문 중에서도 당당한 대문이요 정문이었고, 당시 조선건축술의 총화임에 틀림없음에도 그 자체가 마치 식민잔재인양 치부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오명'은 명칭 논란까지 가세함으로써 더욱 가속화했다.(중략)

남대문은 이미 조선 태조 창건 당시에도 숭례문이라는 정식 명칭과 더불어 남대문이라 일컬어졌으며 그 후에도 줄곧 남대문이라 불렸다. 무슨 뜻인지 알기도 힘든 숭례문에 비해 남대문이 훨씬 친숙하며 그 의미 또한 명료했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 국보 1호 남대문 그 영광과 비애 중에서


2. 조선일보
'태조실록' 5년 9월조는 '속칭 남대문'이라고 적어 남대문이 일제의 비칭(卑稱)이 아님을 말해준다. (이덕일)



추.
장어면 어떻고, 곰탕이면 어떤가?
화기애애하게 많이 해쳐먹으면 그만이지.



지랄 옆차기다.
오늘자 동아일보 일면 최상단 좌측 상자기사 제목은 다음과 같다(그러니까 '거의' 머릿기사다).

땀이 기름을 이겼습니다 (상자 상단 줄제목)
태안 자원봉사 100만명의 기적 (상자 안 큰제목)

- 2008년 2월 21일자 동아일보 1면 (태안 = 지명훈 기자)


그리고 13면 거의 전체를 할애(광고와 날씨, 노홍철에 관한 작은 상자 기사를 뺀 전부)해서 자원봉사들을 '찬양'하고 있다. 관련기사는 둘이다. 우선 메인 기사는 다음과 같다.

기름띠 걷어낸 인간띠
"당신들이 자랑스럽다"
(큰제목)

- 2008년 2월 21일자 동아일보 13면 (태안 = 지명훈 기자) 


그리고 그 아래 붙어 있는 기사제목은 다음과 같다.

"함께 가요 태안으로" 인터넷 카페도 활발
- 2008년 2월 21일자 동아일보 13면 (태안 = 지명훈 기자)


1. 이건 정말 악질적인 휴머니즘이다.

아니, 휴머니즘으로 포장된 반저널리즘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인간애를 가장 악질적으로 활용한 반저널리즘의 사례로 기억할 만하다.


2. 이 기사는 삼성중공업은 증발해버린 '삼성중공업 기름 유출사고'에 대한 기사다.

기사 어디에서도 '삼성' 혹은 '삼성중공업'은 없다. 단 한 줄도 없고, 단 한 단어도 없다.
'책임'이나 '보상'도 마찬가지다. 단 한 줄도 없고, 단 한 단어도 없다.
삼성중공업을 지우는 '삼성중공업 기름 유출사건'에 관한 기사인거다.
물론 기사는 '삼성중공업 기름 유출 사건'이란 표현 대신에 "태안 기름오염 사고"라고 부른다.

기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여기 삼성중공업은 없다.
그 대신에 "함께 가요 희망으로"(삼성 이미지 광고)와 닮은 "함께 가요 태안으로"가 있을 뿐이다.
장난하나?
우롱하나?
뭐하자는 건가?


3.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자.

지금 태안 주민들이 가장 원하게는게 뭐겠나?
삼성중공업과 정부의 확실한 보상과 대책이다.
지명훈이란 자, 세칭 '메이저 신문' 사회부 기자란 자가 이걸 모르겠나?

여기엔 제주도에서 온 시민, "마음은 태안에" 있다는 일본 휴학생, 각종의 종교단체들, 봉사단체들, 태안군청 관계자의 인터뷰는 있지만, 하나가 빠져 있다. 거기에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없다. 삼성중공업과 정부에 분노하며 서울 상경해서 시위했던, 자살 기도했던 주민들의 인터뷰는 없다.
단 한줄도 없다.

이게 무슨 빌어먹을 기산가?
이 기사에는 삶의 터전을 빼앗겨버린, 그래서 자살하고, 서울로 집단 상경해서 시위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발견할 수 없어 자살을 기도한 그 가엾은 주민들은 없고, 뽀송뽀송하고, 살맛나는, 그야말로 동화 속 풍경 같은 휴머니즘만 만발하고 있다.


4. 가면으로서의 휴머니즘

태안에서 고생하신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그 태안에서 자원봉사하면서 '더불어 사는 보람'을 느끼셨던 그 많은 분들, 이제 100만명을 넘어선 그 한없이 착하디 착한 국민들을 생각하면 내가 다 뿌듯하다. 내가 다 부끄럽고, 내가 다 송구스럽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우리나라 저널리즘은 그 분들의 그 아름다운 헌신과 봉사와 인간애를 이따위로 활용한다. 자원봉사들이 그저 자발적으로 헌신하고, 봉사하고, 베풀었던 인간애는 '삼성중공업'이란 이름을 지우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 이게 정말 거지발싸개 같은 우리나라 거대신문 동아일보가 보여주는 '휴머니즘'의 정체다.

기사에는 그저 착하디 착한 천사표 자원봉사자들의 뿌듯함 만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렇게 뿌듯하기만 했던가?
그렇게 뽀송뽀송 사는 맛만 맛봤던가?
그 안에 있는 분노는 어디로 다 증발해버렸나?

그 둘은 서로 다른게 아니다.
그저 한 마음이 다르게 피어난 것에 불과하다.

인간애 가득한 착하디 착한 국민들의 따뜻한 손길에도 불구하고,
그 휴머니즘을 삼성중공업을 씻어내기 위한 걸레로 사용하는 동아일보와 그 일당들에 의해
태안은 여전히 울고 있다.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이 이상하기 짝이 없는 사고 처리 방식은 일반인의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중략)

액슨 발데즈호 사건의 처리 과정을 보면 국민을 배려하는 정부와 그렇지 못한 정부 사이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미국 정부는 직간접 피해 보상은 물론 청소비용까지 남김없이 지급하게 했다. 책임감 있는 정부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셈이다.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사고 유발 기업에 철저한 책임을 묻는 선례를 명확하게 확립해 놓아야 한다. 지금 정부가 무엇보다 우선 해야 할 일은 백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흘린 땀의 대가를 징구할 방법을 찾는 일이다. 그 부분은 청소비용으로 당연히 사고유발 기업이 부담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주먹구구로 계산해 보아도 그 금액은 천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울고 있는 태안을 달랠 유일한 방안은 직간접 피해 전액을 보상해 주는 것밖에 없다. (중략) 중과실을 입증해 사고 유발 기업에 무한책임을 묻든지, 아니면 정부 스스로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만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가 피해 주민에게 속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이준구 칼럼, '태안이 울고 있다' 중에서 (한겨레)


* 관련 추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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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인용하는 정현종 시의 어투를 빌자면..
우리에게는 공동의 적이 있고,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큰 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공동의 적, 혹은 그래도 조금은 보이거나 느껴지는 적...
저는 그것이 어떤 특정의 인물이라기 보다는 특정의 인물들이 유지하려는 기득권의 메카니즘, 그리고 그 메카니즘 속에서 만들어지는 담론의 구조들, 그리고 그 핵심담론에 대한 접근을 방해하는 각종의 노이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매혹적인 노이즈는 연예산업의 해프닝들이겠죠.

굳이 특정하자면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수구적 기득권 정당과 그들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는 소위 '보수 야당', 또 이제는 정치권력와 맞겨룰만큼 성장한 거대신문들, 그리고 각종의 폐쇄적인 기득권 그룹들, 그리고 이들을 막연한 이미지로 선망하고 피상적으로 비판하는 비교와 경쟁에 길들여진 대중들, 그러니 나와 수많은 '나들'의 이기심(이것은 당연하기조차 하고, 이기심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것들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엉켜있다고 느낍니다.

소시민의 소박한 행복이란 것은 얼마나 많은 기만과 외면, 침묵과 스스로 인식조차 못하는 악에 대한 동조 위에 세워질 수 있는 것인지요. 이런 생각을 하면 문득 끔찍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괜한 소리가 길어졌네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인간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희망이 어리석고 불쌍한 인간을 그래도 살아가게 하는 것이겠지요.

민노씨 드림.



추.
그냥 문득 기억하고 싶어서 포스팅한다.
커피캬라멜 한모금 마시면 좋겠다.






태안 삼성중공업 선박에서 기름이 유출됐다구?  
그게 무슨 대순가?
남대문이 불타고 있는데.

남대문이 불탔다구?
그게 무슨 대순가?
장어곰탕이랑 맛나게 먹으면 그만이지.

그깟 노동자 나부랭이들 열 세명이 죽었다구?  
그게 무슨 대순가?
우리의 노홍철이 정신병자 괴한에게 습격당한 판에...


2008년 2월 20일 대한민국의 풍경.
2008년 2월 20일 대한민국 저널리즘의 풍경.
2008년 2월 20일 우리들과 전혀 상관없는 풍경들.


나는 나 아니에요.
오늘 데이트 있어요.
바쁘단 말이에요.
아, 무릎팍도사도 봐야하구요.

그런데.. 누구세요?

- 나는 너다.

아, 그러시구나...
안녕히 돌아가세요.
굿빠~






* 연합뉴스 관련 보도
(일부 발췌 인용)

1. "한국타이어 돌연사, 직무와 관련 있다"(종합)
작업장내 고열, 연장근무 등 과로 가능성 지적. 산업안전공단, 역학조사 최종결과 통해 밝혀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한국타이어 노동자 돌연사 사인규명을 위한 역학조사 결과, 노동자들의 돌연사가 작업환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20일 오후 2시 인천 부평구 공단 강당에서 역학조사 최종결과 발표를 통해 "심장성 돌연사의 유발요인으로는 작업장 내 고열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요인으로는 교대작업 및 연장근무 등으로 인한 과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중략)

조사팀은 그러나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돼 왔던 화학물질에 의한 심장성 돌연사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대전 및 금산공장, 연구소에서는 2006년 5월부터 2007년 9월까지 7명이 급성심근경색, 관상동맥경화증, 심장마비, 급성심장사 등으로 숨지고 5명이 폐암과 식도암, 뇌수막종양 등으로 숨진 데 이어 1명이 자살하는 등 1년여 사이 모두 13명이 사망했다.


2. <`한국타이어 돌연사' 유족 "다행이지만..">
  "회사측 책임 인정 다행".."원인 규명 촉구"

(인천=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한국타이어 직원들의 잇단 돌연사는 `작업환경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한국산업안전공단의 발표에 유족들은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앞으로 추가 조사를 통한 명확한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20일 인천 부평구 한국산업안전공단 강당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돌연사'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의 발표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심장질환 돌연사와 관련, 회사에 문제가 있다는 발표가 나와 그나마 다행"이라며 "공단 측이 밝혔듯, 앞으로 추가 조사를 통해 사망의 구체적인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3. <`한국타이어 역학조사' 박두용 연구원장 문답>

인천=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한국산업안전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박두용 원장은 `한국타이어 돌연사'에 대한 역학조사와 관련, "한국타이어에서 발생한 심장성 돌연사 등 질병으로 인한 직원들의 사망은 작업환경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20일 밝혔다.

   박 원장은 이어 "심장성 돌연사와 관련해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는 요인을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심장성 돌연사의 유발요인으로는 `고열'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요인으로는 `교대작업 및 연장근무 등으로 인한 과로'의 가능성이 추정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원장과의 일문일답
-- 심장성 돌연사와 관련해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는 요인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말은
▲ 돌연사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단일한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돌연사에 이르게 한 명확한 인과관계의 유발요인을 밝히지 못했다.

   -- 화학물질에 의한 심장성 돌연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했는데
▲ 심장성 질환을 악화시키는 것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은 구별돼야 한다. 현재 화학물질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연구원.자문위원들은 의견 일치를 보았다.

   -- 이번 발표가 산재 판정에 어떻게 작용하나
▲ 산재는 개별적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해야 한다. 근로복지공단에서 필요한 개별적인 사안을 산업안전공단에 요청하면 개인적인 작업환경 등을 포함한 자료를 넘겨 줄 것이다.



4. <`한국타이어 돌연사' 역학조사 종료..논란은 계속>
  회사-유족측, 결과놓고 서로 다른 해석


(대전=연합뉴스) 윤석이 박주영 기자 = 20일 한국산업안전공단이 한국타이어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집단 돌연사와 관련해 최종 역학조사 결과를 내놨지만 유족과 회사측 모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논란은 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이날 오후 최종 역학조사 결과 발표 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화학물질에 의한 심장성 돌연사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며 되려 "역학조사팀의 조사방법과 기준 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유족측 역시 `작업환경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에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사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추가 조사를 통한 명확한 원인 규명을 촉구했다.

이는 역학조사팀이 "심장성 돌연사와 암 등에는 개인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망한 직원들의 산업재해 처리 여부는 개별 사망사례의 업무 관련성 여부를 판단해 심의해야 한다"는 `어정쩡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로써 지난해 8월 유족들의 문제제기로 촉발된 `한국타이어 집단 돌연사' 사인(死因)논쟁은 공공기관의 최종 역학조사가 결과 발표로 6개월여만에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고 있지만 이해 당사자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결론으로 갈등의 씨앗은 그대로 남게됐다.




* 이데일리 관련기사 (경제관련 전문 통신사)

1. 한국타이어 "산업안전공단 발표, 영국에서만 하는 방법"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한국타이어(000240)는 20일한국산업안전공단이 발표한 역학조사 결과에 대해 "분석방법이 법적인 작업환경 측정방법으로 채택되어 있지 않으며, 단지 영국에서만 시행하는 시험법과 규제치를 적용하고 있어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 사보 삘...


2. 한국타이어 직원 돌연사 `직무와 관련 개연성`(상보)
"화학물질에 의한 돌연사 가능성은 높지않은듯"

[이데일리 김종수기자] 한국타이어 직원들의 잇따른 사망이 직무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20일 "한국타이어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직원들의 심장성 돌연사 등 질병사망은 직무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발표했다.

작은 제목이 인상적이다.



* 언론사닷컴의 인용기사 및 관련기사 

프레시안 : (주로) 연합 기사 1. 3. 발췌해 종합적으로 인용
한겨레 : 연합 기사 1. 2. 인용.
경향 : 없음.

조선 : 연합 기사 1. 토대로 요약(특이점 기자이름 없다). 연합 기사 4. 인용.
동아 : 연합 기사 1. 2. 4. 인용.
중앙 : 연합 기사 1. 3. 4. 인용.


* 방송
KBS : 한국타이어 의문사 “직무 관련 개연성 있다”



추.
0. 화학약품과의 직접적인 인과를 밝히진 못했지만, 여타의 환경적 요인들에 대해 '업무관련성'을 긍정한 점은 높게 평가한다.

1. 내가 무슨 대단한 사회적인 정의감이나 노동자에 대한 관심이나... 이런거 쥐뿔 없다.
한국타이어 사건도 우연히 접했다.
몰랐으면 그냥 지나갔을거다.

다만.. 안 이상... 그래도 쓰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저널리즘은 이런 사건에 대해 일단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저 연합뉴스 기사들 인용하고 할 일 다했다는 식이다.
그리고 그저 잊혀질테다.
나도 곧 잊겠지.
솔직히 별 생각 없다.
나란 인간이 원래 그렇다.

다만 노홍철 피습 사건보다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 사건이 아주 조금은 더 중요하다는 건 안다.
노홍철 피습사건이 중요한 만큼, 그 만큼이라도, 아주 잠시만이라도 진심을 다해 이야기해보자는 거다.
별거 아니다.
잊더라도 이 악질적인 구조, 이 좀비 같은 대한민국에 대해 한번 쯤은 부르르 떨어보자는 거다.
그렇다고 노홍철 사건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진심으로 쾌유를 빈다.

.....

죽음을 기억하라.

아주 잠시만이라도 그 죽음들을 기억하라.
그 죽음들은 나와 당신, 그리고 이 대한민국의 기이하고, 야만적인 침묵과 무관심이 공모하고, 방조한 죽음이다...




* 관련글
17. **타이어 노동자 사망 사건 - 한국타이어와 저널리즘








여전히 대운하는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들이라면 관심을 가져 마땅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 MBC [피디수첩]에서는 이 대운하를 심층취재 했죠. 한반도 대운하(혹은 경부대운하)의 허구성에 대해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시청자들이라면 누구나 그것이 왜 잘못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명료하고, 합리적인 '판단의 재료'를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제 방영된 '친일파 후손들의 토지 사기행태'에 관한 내용도 무척 훌륭했지만요.

'무한도전'이 재밌는 만큼 [피디수첩]도 재밌게, 그리고 유익하게 즐길만한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어요. '무한도전' 감상문을 즐겨쓰시는 연예 찌라시 기자들처럼, 혹은 그와는 다르게, 우리 블로거들은 [피디수첩] 감상문을 즐겁게 썼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의미있는 사회현상, 정치행위에 비평과 감상은 블로기즘의 가장 주요한 영역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블로거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건 TV 매체이기도 하죠. 물론 리뷰어로서의 블로거가 읽는 텍스트는 온 세상이며, 블로거에게 쓰지 못할 소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설하고..  
이 글은 대운하에 대해 알아야 하는 최소한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러니 이 글은 독자들을 위한 글이면서, 동시에 대운하, 막연하게 불안하긴 한데 왜 대운하를 반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다지 명료한 반대 근거를 알지 못하는 저를 위한 정리글이기도 합니다.

이하 [피디수첩] '대운하 심층취재' 의 보도내용을 토대로 이해를 돕기 위해 가급적 간략하게 재구성합니다. 물론 '다시 보기'를 통해 [피디수첩]을 제대로 시청하시길 권합니다만, 시간이 부족하신 분들께는 이 글이 그 역할을 대신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0. 피디수첩은 왜 독일의 MD 운하를 찾아갔을까요.

이명박씨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운하가 독일 MD 운하라고 합니다.
현장의 사정을 밀착취재하고, 우리 사정과 비교해서 경부대운하가 과연 제정신인 정책인지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전하고 있습니다.


1. 독일 MD 운하와 한반도 대운하를 한번 간략히 비교해보죠.

독일 MD 운하는 ㄱ. 총연장 171Km ㄴ. 갑문 16개 ㄷ. 평균운행시간은 36시간입니다.  
한반도 대운하는 ㄱ. 총연장 540 km ㄴ. 갑문 19개 ㄷ. 운행소요 (예상) 시간이 명박측에선 24시간을 자신을 하고 있고, 인터뷰에서 말하기는 현재 기술로 36시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참 장하네요. 킹왕짱입니다. 정말 가능한지는 이하에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2. 취재 피디가 동행취재한 보스만스 부부 및 기타 인터뷰이들

운하를 통해 주로 석탄, 곡물 등을 운반하는 벌크선 브리조호 선장 피에르 보스만스(남편)과 부선장 티베르기어 보스만스(부인)를 밀착 취재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은 운하에서 잔뼈가 굵은 분들이죠.

물론 그 밖에도 여러 관련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요.
이하 보스만스 부부와 독일 현지의 관련자들이 말하는 의견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우리 사정과 비교해서 이해하기 쉽도록 이명박씨 쪽 의견 (추부길씨 비서실 정책기획팀장 외 홍보영상물의 해설-이건 이번에 문화부 장관으로 발탁된 유인촌씨가 하고 있더만요)을 함께 전하고, 이에 대해 간략 정리하고 논평합니다.


3. 운행속도는 얼마나 되나요?

보스만스 :
현재 배의 평균시속은 10Km입니다(부선장).
더 높은 속도를 내면 운화가 파괴되요.
운하는 고여있는 물이라서 물결(파랑)이 치면 제방이 파괴될 위험이 있습니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경제성. 이하 글 참조)

대운하 홍보영상 나레이션(유인촌 목소리) :
평균 운행속도 시속 24 Km 어쩌구 저쩌구....

추부길 :
MD 운하는 수심이 4m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수심을 6m로 만들거라서(물론 이를 위해서는 540Km에 달하는 모든 하천의 바닥을 '삽질 공사'해야 하죠) 속도 더 낼 수 있습니다. 운하의 기초를 알면 그런 소리 못합니다.

첨언 :
운하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게 '갑문'을 통과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게 산을 넘는 일이기 때문인데요. 경부 대운하의 경우에는 그 산을 통과하는 통로(?)가 '편도'라서 상대편과 겹치는 3시간을 서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4. 속도 좀더 낼 수 없나요? (결론, 내고 싶어도 못냅니다) 정말 경제성이 있는건가요? (결론, 없습니다)

보스만스(아줌마) :
결정적으로 운송 속도를 증가시키는 그 세제곱의 운송비용이 소모되서 평균 10 Km 이상으로 운해해봤자 수지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10Km는 경제속도인 셈이죠. 그 이상의 속도가 기술적으로는 물론 가능할지 몰라도 경제성이 전혀 없습니다.

추부길 :
공산품 하루 일찍 만들어서 어쩌구 저쩌구... 경영을 아는 오너들의 상식 어쩌구 저쩌구.

MD 운하 최대의 수혜도시 뉘른베르그 운송정책 담당자 :
운하 별로 이용하지 않습니다. 70% 이상이 도로 이용해요. 하이테크산업에서 생산되는 물품의 이동은 신속성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보스만스 : (보스만스 부부에게 한반도 지도를 보여줬습니다)
왜 운하 파려고하나요? 바닷길 이용하면 훨씬 빠를 것 같은데...

MD 운하에 대해 초기에는 우호적이었던 IFO 경제연구소 교통경제학자 힐피가르트 아놀드 로트마이너 :
오히려 지금은 도로가 더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부정적 평가로 바뀜)


8. 레인보우 벨트

운하의 경제성 논란에 대한 물타기(?)용으로 이명박 측에서는 미래 산업으로서의 관광을 이야기합니다.
이에 대해서 한번 들어보죠(이른바 '레인보우 벨트' 구상입니다)

추부길 :
국민소득 3만 달러 어쩌구 저쩌구 1박 2박 하던 휴가문화 바뀌고... 어쩌구 저쩌구.. 5박, 6박 될거에요. 국민소득 4만 달러 어쩌구 저쩌구 네 가구당 요트 한 개 꼴로 보급.. 어쩌구 저쩌구... (이 분은 꿈을 꾸시는 것 같아요)  

운하 이용해서 연휴 즐기는 가상 시츄에이숑 안내 해설 중 :
ㄱ. 3일차, 박정희 기념관 방문
ㄴ. 4일차, LG, 삼성 창립자 생가 방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엽기적인 여행코스 (ㅡ..ㅡ; )


뉘른베르그, 유람선을 운행하는 선주 풉씨 :
처음엔 기대가 컸죠. 호기심들도 많았고. 휴가철을 제외하고는 운행하지 않고 있구요. 고객들 항의가 많았습니다.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는 방법들도 훨신 다양해졌죠. 최근 유람선 팔기로 작정했습니다.


8. 비용편익

* 참조 : 비용편익 1이상이면 수익성. 가령 0.52면 100원 투자해서 52원의 가치.

MD 운하의 역사 및 비용편익 :   
ㄱ. 1921년 처음 기획 (당시 전쟁등으로 미뤄지다가)
ㄴ. 48년 브랑코연구소에서 비용편익 0.52로 결론
ㄷ. 그러던게 앞서 IFO에서 비용편익을 0.98로 계산해서 현재의 MD 운하가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비용편익은 1이 되지 않았지만 비용편익 1이 넘는 운송수단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추부길 :
곽승준 교수 연구결과를 보면 한반도 대운하의 비용편익은 최소한 2.3 (ㅡ..ㅡ; 정말 킹왕짱이십니다)

네덜란드 교통 컨설팅 업체 DHV 관계자 :
대운하 관련 기자회견에서 "수익성 있답니다"라고 했을 때 병풍으로 서있던 외국인이 이 컨설팅 업체 관계자라고 합니다

ㄱ. (정말 수익성이 있다고 했습니까?) 그렇게 말한 적 없습니다. 다만 경인운하는 비용편익 1.2로 판단, 수익성이 있다고 말했고, 경부운하도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ㄴ. (임기 내에 가능하긴 한가?) : 기술적으로 가능하긴 합니다. 물론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잘 갖춰져 있다는 전제에서요(-__-;). 미스터리 야심 자체는 좋습니다. 하지만 좀더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죠. 


9. 마무리

독일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체로 '찬성론자'들이었습니다(그런데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는 의미겠죠). 미래 운송수단으로서의 운하에 대해선 거의 모두가 부정적이었고, 관광 영역도 별로 가능성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피해가 자손만대에 미칠 수 있으니 만큼 아무리 신중해도 모자람이 없겠죠"
"경부 운하 구간 중에는 72곳의 문화재, 177곳의 매장 문화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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