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살짝 이야기했던 주제인 것 같다.
나는 종종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있지 못하다는 강박(까지는 아니겠지만)에 빠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블로그에 쓰고 싶은 글을 쓰지 못하는 건 블로깅의 즐거움, 그 상당부분을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다. 내적인 억압이든 여러가지 조건, 상황의 갈등에 의해 선택하는 것이든, 스스로 그 즐거움을 집행하지 못하는 자기 검열, 좋게 말하면 자기 절제다. 이게 나에겐 불만이고, 내 심약한 마음에 대한 아쉬움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 역시도 내 블로깅의 페르소나다.

나는 사형제도에 대해 쓰고 싶고, 포르노에 대해 쓰고 싶고, 연애감정에 대해 쓰고 싶고, 내가 읽은 이런 저런 책과 문자들이 만들어내는 그 순간 순간의 떨림들에 대해, 궁금증에 대해 쓰고 싶다. 혹은 어떤 망상과 어떤 막연한 소망과 어떤 무책임한 감정적인 자위를 쓰고 싶은, 그야말로 지껄이고 싶은, 풀어놓고 싶은 순간들을 만난다. 그런 주제들을 나는 쓸 수도 있고, 쓰지 않을 수도 있는데, 문제는 이것들이 '써야 할 것 같은' 주제인가라는 어떤 억압이 내부에서 작용한다는 거다. 내면화된 어떤 외적 관극틀, 나는 항상 내 글에 대해 첫 독자니까, 에 의해 주로 그런 주제들에 쓰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혹은 쓰고 난 뒤에도 블로그를 다시 여는게, 내 블로그로 내가 접속하는게 굉장히 부담스럽달까, 부끄럽고 민망하달까... 그렇게 전적으로 '쓰고 싶은' 글을 쓰면 그런 감정이 좀더 강하게 증폭하는 것 같다. 정말 블로그를 열기가 부끄럽고, 두렵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자주 있다. 뭔가 부끄러운 비밀을 들킨 것 같은.. 그런 아이처럼... 짝사랑을 고백했는데, 거절당한 사춘기 아이처럼.

'쓰고 싶은', 그리고 '써야 할 것 같은'이라는 조건에 만족한다고 해도, 마지막 하나가 더 남아 있다. 이 글에 대해 내가 가정적으로 상상하는 내 동료, 나의 독자들은 이것을 과연 나에게 '기대하고 있을까' 라는 거. 그러니 내가 이 소재와 주제에 대해 잘 쓸 수 있나, 이것은 정말 무가치한 글이 아닌가, 이런 억압(?)이랄까.. 그런게 생기는 거다. 이게 '써야 할 것 같은'과 다른 이유는 이것은 '잘 쓸 수 있는가'라는 요소에 좀더 영향을 받고, 그동안 얼마나 호응을 얻었나라는 체험치가 적극적으로 반영된다는 점이다. 물론 이것은 '써야 할 것 같은'과 쉽게 구별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굳이 양자를 다시 구별하자면 '써야 할 것 같은'이라는 요소가 좀더 내 '내부'에서 내면화된 의무의 성격이라면, '써주길 기대받는'은 내가 상상하는 어떤 '외부'에 대한 기대적 추측이라는 점에서 서로 그 방향과 작용점을 달리 하는 것 같다.

글이 점점더 쓸데없이 추상적이고, 관념적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이게 내 글쓰기의 가장 큰 문제중 하나다) 위에 쓰고 싶다는 소재와 주제에 대해서 굳이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쓰고 싶은
사형제도(존치론. 폐지론에 대한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관점으로), 포르노(포르노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이건 예전에 썼지만 더 쓰고 싶다). 여자의 외적 형상(미녀/추녀). 틈틈이 읽는 책의 어떤 문장들에 대한 자유연상들(이건 주로 화장실에서 그런 생각이 자주 생긴다). TV, 영화 등의 순간적인 영상신호에 대한 자유연상들(이건 위 책의 어떤 문장과 흡사하다), 웹서핑 중에서 느낀 문득 문득의 단상들(이건 종종 쓰기도 하지만.. ), 아주 아주 무책임한 어떤 비난(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뒷담화, 아주 작정하고 냉소적으로.. ㅋㅋ...), 타인에게 발견하는 내 안의 속물근성의 어떤 찰나적인 측면들(이건 웹서핑 중에 느낀 문득 문득과 주로 겹치곤 한다), 그리고 커피캬라멜...

써야 할 것 같은
이런 소재나 주제는 내 블로그가 그동안 '정치/사회'에 관한 블로그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분류'되어 버린 일과 관련이 있다.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인데, 왜냐하면 나는 정치나 사회에 대해 그다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이건  겸손이 아니라, 솔직히 그렇다. 그저 이런 저런 일들에 대해 다른 여러 블로거나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좀 알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딱지'가 붙어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소재나 주제에 대해 써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생긴다. 물론 이건 어느 정도는 내가 기꺼이 자발적으로 수용한 의무감이고, 내적인 억압이나 욕구이기도 하지만... 뭐랄까 어쩐지 나와는 멀리 있는 풍경들을 마치 내 살로 촉감하는 것 같은 과장이랄까.. 그런 느낌을 가끔씩 받기도 한다. 항상 강조하는 거지만, 상상력의 빈곤인거다. 정치적 상상력과 사회적 상상력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그것은 궁극적으론 문화적 상상력, 주로 '쓰고 싶은'에 속하는 욕망과 상상력과 서로 만나지 못하면, 정말 가식적(이라고까지 스스로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인 글이 되어버리거나, 그냥 글을 위한 글이 되어버리곤 한다.

써주길 기대할 것 같은
위 ㄱ.와 ㄴ.의 영역과 겹치기도 하고, 서로 겹치지 않기도 하다. 물론 ㄴ.은 역시 ㄱ.에 대한 관계에서 그렇고, 결국은 모두가 모두에 대한 관계에서 그렇다. 이건 그동안의 체험치들을 통해, 관객들의 반응들을 통해 어느 정도 조금씩 구체화된 기대수준이랄까, 그런거다. 이를테면 어떤 이슈, 특히 첨예한 갈등에 대한 이슈에 대해 한참 구경하고 있다고 그 이슈의 이모저모를 정리하는 그런거. 좀더 예시하자면 '블로거축제'나 '올블 사태'와 같은 왁자지껄한 이슈에 대해 '정리 글'을 쓰는 그런거... 이건 좋기도 하고, 내가 무슨 정리하는 사람인가... 이런 생각도 든다. 물론 이런 이슈들은 ㄱ.와 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무슨 큰 불만이 있거나, 내가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나... 이런 자괴감이 드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는 않다. 물론 그럴 때도 종종 있긴 하지만...

위 세 가지 요소는 항상 갈등하고, 어떤 글을 쓰는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어떤 요소가 항상 옳다거나, 혹은 그렇게 쓰는게 좋다거나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 전혀 아니고, 그냥 생각나는데로 써본 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렇게 쓰는 것도 역시나 기존 글쓰기의 관성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위 세 가지 요소들이 가장 극적으로 긴장하고, 갈등할 때 그래도 완성도 높은(이라는 표현은 참 맘에 들지 않긴 하지만) 글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역시나 글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진 것 같은데...
이 글은 내가 무척 좋아하는 어떤 블로거가 새로운 블로그를 만들면서 거기에 올린 쓴 글에 자극 받아서 즉흥적으로 쓰는 글이다. 그러니까 쓰고 싶어서 쓰는 글에 가장 가까운 글이라고 스스로는 생각한다.

그러니까...
앞으론 스스로 민망하고, 몹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쓰고 싶은 글도 좀 써야겠다. 물론 나는 후회는 잘 하지 않는 편이고, 그냥 반성하자는 주의긴 하다. 내가 아는 내 안에 있는 수줍음과 그걸 감추기 위해 스스로 학습한 뻔뻔함 중에서 정말 내가 뭔지... 가끔씩 헷갈린다....




* 발아점
블로그 변경(아틸라)

  

* 제목 수정 : a. 쓰기를 기대받는 -> (원래대로) b. 써주길 기대할 것 같은...으로
제목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a.로 썼었는데, 좀 어색해서.. 처음에 아틸라님 댓글에 썼던 그걸로..




부제 : 한우 먹으면 되지 뭐.. [ㅡ.ㅡ;;]


난 솔직히 광우병이 어떤 병인지 잘 몰랐다.
내가 이렇게 무식하다(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러다가 소요유님 블로그에서 아, 이게 졸라 위험한 병이군! 이랬다니까.

암튼 국민들 성공하길 무지하니 원하는 우리의 이명박 대통령께서 광우병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와우~! 참 잘했삼! 역시 광우병도 미국산이 쵝오~!!

광우병은 소만 걸리는게 아니라, 사람도 걸리는 바로 그게 문제렷다.
인간광우병은 또 얼마나 위험한 병인가, 천하일색 네이버씨에게 물어봤다.
네이버씨가 암만 가두리왕국이라고 해도 사전류 정보에 대해선 그래도 편리하긴 하니까.


인간광우병 [人間狂牛病, v. Creutzfeldt-Jakob disease]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병이며, 광우병과 마찬가지로 뇌의 단백질 이상으로 신경세포가 죽어 스펀지처럼 뇌에 구멍이 뚫려 결국 사망하게 된다. [중략] 잠복기가 10~40년으로 긴 데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조직을 떼어내야 하기 때문에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일반적인 소독법으로는 파괴되지 않으며, 식품뿐 아니라 수혈과 장기이식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일단 발병하면 3개월에서 1년 안에 죽게 되는 치명적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간광우병이 21세기에 가장 위험한 전염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하였다.

출처 : 두산백과사전

그러니까 발견하기도 힘들고, 그냥 발병하면 뇌에 구멍나서 죽는 병이군.

암튼 정부 여당은 미국산 광우병 수입에 즈음해서 한우 대책도 더불어 마련했단다.

"이밖에 수입산 쇠고기의 원산지를 속여 한우로 판매하는 것을 막는 조치를 강화하고, 소의 출생 또는 수입단계부터 최종 소비단계까지 병력 등을 낱낱이 기록하는 '이력추적제도'를 확대하는 등 한우 시장 보호방안도 추진된다."
- 조선일보, '정부, 오늘 '미 쇠고기' 대책 발표 중에서 (2008. 4. 21일자 1면)

고럼 고렇지.
역시 한우 먹는 1% 국민 확실하게 보호하려는 '정부 대책' 참 맘에 든다.
나도 X나게 성공해서 반드시 저 1% 안에 들어 한우만 먹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ㅡㅡ^(불끈!)
우열반에서 X나게 공부하고 있을, 아니 '우'반에서 X나게 공부하고 있을 나의 후배들아, 너희들도 꼭 1%에 들어오거라, 알았지?
안그럼 쇠고기 잘못 먹고 뇌에 구멍날지도 모른단다. ㅡ.ㅡ;

조선일보는 이미 지난 19일자 사설을 통해 다음과 같이 한말씀 하신바 있다.
서민 먹거리 걱정하는 조선일보 논설위원님의 포근따스한 마음이 눈물겹다. (ㅠ.ㅜ;; )

한·미 쇠고기협상이 타결돼 살코기뿐 아니라 갈비를 비롯한 뼈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빗장도 풀렸다. 2003년 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금지된 이후 4년여 만이다. [중략] 미국 쇠고기가 수입됐던 작년 7월 대형 할인점들은 한우 등심 100g은 7300원, 미국산은 1550원에 팔았다. 서민들은 한우 값의 20%에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을 수 있었다. [중략] 그동안 미 행정부와 의회 지도부는 "쇠고기 문제가 풀려야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해왔다. 이제 그 조건이 충족된 만큼 미국은 한·미 FTA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한·미 양국 모두 FTA를 살릴 이 마지막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 조선일보 사설, 쇠고기 타결, 미국이 FTA 비준 미룰 핑계 없어져

그러니까 서민되는 날에는 뇌에 구멍날지도 모르는거다, 알간?
꼭~! 꼬오오옥~~!!! 성공해야 한당께.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표어인 "국민여러분, 성공하세요!"가 이렇게 깊은 뜻을 가진건줄, 이렇게 진심을 담아 광우병으로 협박하면서 국민들 성공하길 원한 건줄 예전엔 정말 미처 몰랐다. ㅠ.ㅜ;(감동의 눈물)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정신 못차리는 국민들은 홍정욱 성공스토리 들으면서 정신차리면 좋을 듯 싶기도 하다. 일단 기자 아줌마 질문이 걸작이다.

강인선 : 재산 신고한 게 8억원 좀 넘던데 왜 이렇게 적어요? (8억... 적단다... ㅠ.ㅜ;)

강인선 : 또 어떤 열등감이 있나요?
홍정욱 : "육체적인 열등감도 있어요. 아버지보다 키가 작거든요.(웃음)"
그의 아버지는 키가 180cm인데 홍 당선자는 177cm이다. (이것도 적단다.. .ㅠ.ㅜ; )

홍정욱 : "이렇게 말하면 제대로 '안티'가 생길 텐데…. 사실은 져본 적이 없어요." (화룡점정.. 졌다, 졌어.. 홍정욱 횽아 짱! 안티는 무슨, 당신은 나의 롤모델이라니깐여 +_+)

그런데 지지리궁상 무슨 무슨 연합 연대 네트워크 등등에서는 오늘자로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단다. 그냥 한우만 먹으면 되지 왜 이렇게 난리를 피우는건지... ㅡ.ㅡ;

한미 쇠고기 협상이 광우병을 대재앙을 초래할 일방적이고 굴욕적인 양보로 끝이 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이 광우병 검역을 포기한 소식을 전해 듣는 순간 환호하였다. 그러나 이 시간은 국민들이 광우병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재앙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를 대가로 캠프 데이비드에서 부시 대통령 내외를 태운 골프 카트를 직접 운전하는 영광을 누렸을지 모르나 골프 카트 1회 운전비용으로 맞바꾼 것은 우리 국민의 생명이다. 우리는 한미정상회담 선물로, 한미 FTA를 위한 묻지마 협상의 대가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포기하고 한국을 광우병 미국 쇠고기 쓰레기 하치장으로 만들어버린 한미쇠고기협상의 전면 무효화를 요구한다.

이명박 정부는 30개월 미만에서는 광우병 위험물질이 들어있는 등뼈까지 포함한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미국의 불완전한 사료제한조치와 맞바꾸어, 그것도 강화된 사료조치를 시행하기도 전에 관보에 공포하는 것만으로,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까지 수입하기로 했다. 이것은 협상이 아니라 ‘광우병 검역 포기각서’를 일방적으로 준 것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광우병 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 판단한다. (중략)

- 전문은 여기 : "'광우병 프렌들리' 이명박 정부" (미디어오늘)


2008년 4월 21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녹색연합 문화연대 민주노동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민우회생협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진보신당 참여연대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한국진보연대 환경정의 ICOOP생협연합회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국민감시단


아참, 미투로그 김굴비님께선 다음과 같은 대역죄를 범했는데...
혼 좀 나셔야겠어요, 쫌!!
너무 괘씸해서 미투 한방  : )

미국에서 들여오는 소는 99.9% 안전하고 99.9%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없는 매우 안전한 소라 합디다. 부디 나머지 0.1%는 좆이부실 대통령 따까리 이명박 어르신과 딴나라당 양반들과 그 가족들이 먹고 걸리시길 바랍니다. 보아하니 이미 광우병 걸렸는지도 모르겠구려. - 김굴비

태그 : 광견병걸린줄알았는데광우병이었군


블로거 여러분, 뇌에 구멍나지 않으려면 성공해야겠죠?
우리 모두 성공합시다~! ^ ^
0.1%야 뇌에 구멍이 나든 말든.. ^ ^
서민들이야 한우 20% 가격으로 미국산 쇠고기 먹고 어떻게 되든 말든.. ^ ^




* 관련 추천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진 (소요유)
이메가와 부시의 저 사진 한장을 위해 우리 모두의 목숨이 저당잡혔다. 우리나라 국민 한사람의 목숨 값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으나, 저 사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사진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저 사진보다도 더 비싼 사진들이 앞으로도 5년동안 계속 쏟아질 것이다. 경제가 아니고, 이제 나를 포함한 우리들의 목숨, 우리 자식들의 목숨이 달린 문제가 되어버렸다.

뉴욕타임즈의 한국 대통령 미국 공식 나들이 보도 (아거)
뉴욕타임즈는 이명박씨의 가면 사진만을 따로 뽑아 ‘오늘의 뉴욕타임즈’ 기사 요약에 따로 보여주고 있다. 분명 위 기사에 실린 사진과는 약간 다른 사진으로 가면을 부각시키는 편집이다. 자기나라를 공식방문중인 한나라의 대통령에 관한 기사에 이렇게 가면 사진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킨 것은 한마디로 개무시한다는 것이다. (만약 일본 수상이나 중국 총리 방문때 이런 가면 사진이 뉴욕타임즈에 올라올 수 있겠는가?)



* 보충 추천글
가즈랑님께서 댓글을 통해 상기시켜준 글입니다.
사회적으로 용인된 '허용된 위험'(가령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다고 해도 차를 없앨 수는 없는 것과 같은)과 같은 차원에서 '먹거리'를 논해야 하는가라는 차원으로 별론으로, 그래도 다른 관점에서 충분히 음미할 지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덧. 들풀님께서 최근에 글을 쓰셔서 대비되는 관점에서 일부 인용합니다.

미국 쇠고기 얼마나 위험한가 (YY) (2007/10/14)
제가 가진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할 때, 한국에 수입된 미국 쇠고기가 광우병을 초래할 위험은 거의 없으며, "미국산 쇠고기가 국제적 기준에 비춰 현저한 위험이 있다는 것은 아직 없다"는 농림부 장관의 말에도 별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또한 광우병의 위험성은 축소, 은폐되기보다는 과장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덧. '미친 분이 불러온 미친 쇠고기 논란에 대한 단상 (들풀)
자신이 실험실의 모르모트가 되겠다면 말릴 수는 없다. 그러니까,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형편없이 낮고, 걸려도 언젠가 치료 방법이 개발될 것이기 때문에, 저는 앞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햄버거든 갈비든 육골이든 내장이든 얼마든지 마음껏 먹겠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도 얼마든지 먹이겠습니다, 하고 선언하고 실천하시기를 바란다. '과장된 공포'에 떠는 사람들에게는 그나마 그 편이 훨씬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발 함께 실험대에 오르자고 하지는 마시기 바란다.

처먹는 것 남에게 알리기 좋아하는 2MB도 매일 아침 수랏상을 수입 쇠고기 육골즙으로 하는 것이다. 잠복기가 몇십 년이랬으니 곧 죽을 사람만으로는 안 되고, 아들 손자까지 모두 함께 드시는 것이다. 이런 장면을 매일 찍어서 내보내면, 국민 모두는 감읍하고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환영해 마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값싼 질좋은 쇠고기세상에서 가장 값싼 질좋은 쇠고기 2 (신생왕)
미국에서 육우를 어떻게 기르는지 동영상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먹는 것이 모두 살로 가게하기 위해 몸을 움직일 여유도 허락하지 않은 맞춤공간에 한 마리씩 집어넣어 최단시일에 최대로 살을 찌게 키운다는 것을 나도 인터넷을 통해서야 알았습니다. 그런 소들은 흙이 어떤지 풀이 어찌 생겼는지 정말 모르는 소들이지요. 그런 소들로 만든 햄버거, 미국 본토인들은 먹지 않습니다. 장담합니다. [...]

최근에 몇 차례나 살코기로 분류된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뼈가 나와 시끄러웠죠? 미국의 어느 시장에서든지 살코기로 명시된 쇠고기 포장에 뼈가 발견된다면 그 업소나 공급업체는 역시 문을 닫거나 엄청난 곤경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에 수출하는 살코기에는 통뼈가 몇 박스씩 그대로 들어가도 아무 문제없이 출하된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싼 질 좋은 쇠고기를 먹을 수 있다”(이명박 왈) 고요?

예, 들판에 싸돌아다니며 큰 쇠고기 닭고기 참 질기지요. 우리 미국 사람들은 그런 질긴 고기 먹습니다. 닭공장, 소공장, 온갖 맛깔스런 화학품 섞어 졸지에 두부처럼 살 부풀려 만들어 내니 얼마나 부드럽고 맛 좋을까요? 이대통령님, 캠프 데이빗에서 질긴 쇠고기 씹느라 아구창 꽤나 고생시키셨지요? 서울 돌아가서 연한 미국산 수입 쇠고기 씹으시니 실감 나신거죠? “세계에서 가장 싼 질 좋은 미국산 수입 쇠고기!”


*
다만 이명박 정부의 정신나간 외교(쇠고기 개방 뿐만이 아니라, 비자면제를 조건으로 생체정보를 담은 전자여권을 만든다는 식의... )는 여전히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단순히 이명박이 행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정치적인 포지션을 강화하기 위해 무조건으로 이명박을 비판하는 일, 합리적 이성의 고민이 없는 즉각적으로 그저 거부하는 것에는 저는 반대합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명박 정부는 너무 문제가 커보입니다.

[지문반대] 전자여권 (아홉그루)
지문날인을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신을 잠재적 범죄인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이런 굴욕적인 제도가 아직도 버젓이 살아있고 거기다 인간 생체 주소까지 등록을 한다 만다 하고 있습니다. [....]
이런 식으로 나가다 보면 내가 어젯밤에 술같이 마신 사람 신고등록법도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

[위 글 관련 홍보글]
인권단체 연석회의 생체여권 대응팀
현재 생체여권 대응팀에서는 '전자여권:자유를 위한 재발급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19일은 이명박 대통령이 조지 부시를 만나서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몽땅 넘겨줄테니, 비자면제 좀 해주십쇼'라고 구걸을 하는 날입니다.

전자여권이 전면 재발급된다는 하반기 전에 "덜 침해적 대안"인 현행 여권을 발급받고, 여권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받고 지문날인을 못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22일 선언문 낭독은 선언을 진행한 개인들의 연명으로 발표될 것입니다. 선언을 아직 안 하셨다면 ---> 클릭: 지금바로 선언하러가기


* 관련 동영상
KBS 스페셜 -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 : 미국산 쇠고기 보고서 (작년 자료인 듯.. ) : 중간에 끊겨서 다 보지는 못했지만... 이 영상자료 보면 또 굉장히 심각한 것 같고...


* 관련 동영상 보충 - 피디수첩 2008. 4. 29일자 방영분 -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피디수첩 페이지(물론 광우병 관련 29일자 방송 홍보를 위해) : 로긴을 해야 하고, 뭔가('imbc 온라인 서비스'라는 소프트웨어... 이건 왜 갈 때마다 설치하라고 하는건지.. ) 설치해야 한다는 점이 좀 그렇다...
PD수첩 - 광우병(원제 :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 한 블로거께서 올린 위 광우병 피디수첩 동영상 (영상이 가끔 잘 안보일 때도 있는데, 마우스 흔들면 다시 보이더라는.. ) 나는 한편에선 좀 과장된 우려가 아닌가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이번에 피디수첩을 보니 마음이 싹 바뀐다..
위 블로그가 동영상 가져온 출처(?) : 물론 본래적인 의미의 출처는 아니지만... 워낙에 공익성이 크니.. 아무 곳에서든 꼭 시청하기실 바라는 마음이다.



점프컷님께서 피력하신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 개인적으론, 점프컷님께서 글 서두에 말씀하신 (인터넷)한겨레에 큰 기대를 했었지요.
한겨레가 탄생한 역사적 맥락과 그 상징성 때문에, 그리고 개인적인 체험들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세상을 가장 먼저 알려준 매체는 뭐니 뭐니 해도 한겨레였으니까요. 여전히 우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이제는 그다지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인터넷 영역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제가 이렇게 비관적인 판단을 하게 된 것은 그저 감이 아니라, 저 나름으로는 어느 정도 객관화된 체험치를 통해서라고 스스로는 생각합니다. 좀더 특정해서 지적하자면 (인터넷)한겨레가 블로그를 바라보는 마인드는 조중동이 블로그를 바라보는 마인드, 포털이 네티즌을 바라보는 마인드와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어떤 점에서는, 특히나 기술적인 발전을 수용하는 태도에서는 더 후진적이기까지 합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관료적이고, 권위적이며, 게으르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어요.

한때 '필진네트워크'로 불렸던, 지금은 '한겨레블로그'로 불리는 공간에는 아직도 제 블로그가 존재합니다. 한겨레 블로그 초창기에는 정말 한겨레 미디어에 우호적인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한겨레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한겨레는 그 자발적이며 우호적인 에너지를 수용하지 못했다고 평가합니다. 지금 한겨레블로그는 아주 작은, 아주 아주 작은 커뮤니티로만 남아 있습니다(물론 저는 여전히 '필벗'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 한겨레블로그에 깊은 고마움을 갖고 있기는 합니다). 초기 우호적인 에너지들은 이미 식어버렸거나, 상당 부분은 실망감으로 돌아섰습니다.

인터넷한겨레, 좀더 특정하면 한겨레블로그의 난맥상에 대해 좀더 이야기해볼까요?
필벗들과 함께 나름으로 분주하게 시도했던 이런 저런 개선, 활성화 노력들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만을 이야기할까 싶어요. 개편을 통해서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노출된 적이 있었습니다(비밀글로 입력했던 방명록 공간이 공개되었던 거죠). 거기에 기존에 블로그에 쌓여 있던 댓글이 시간과는 상관없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렸습니다. 상당부분 수정되었지만, 아직도 종종 제 한겨레 블로그에서 그 개편의 후유증으로 뒤죽박죽된 댓글을 보곤 합니다. 이정도면 개편이 아니라 '개판'이죠. 이런 일은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버젓이 벌어졌습니다. 여전히 한겨레블로그 사이트의 로딩속도는 매우 답답한 수준이고, 외부와의 연결고리들도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검색엔진 적합도나 블로거들과의 협력적인 파트너쉽에 무고민이랄까... 등등). 물론 소수인력으로 노고가 크신 점은 십분 이해합니다만, 나타나는 모습으로만 보자면, 인터넷한겨레, UCC콘텐츠팀은 어떤 전략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 정말 그 속을 모르겠습니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한겨레 미디어에 대해 말해보죠.
냉정하게 말하자면, 거대수구언론과의 '적대적 공생'이라는 메카니즘 속에서 자신의 존립 근거를 찾아가고 있구나 싶은 좌절감이랄까, 배신감이랄까, 한계랄까를 느끼기도 합니다. 한겨레 스스로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스스로 권위화되고, 관료화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물론 최근 삼성 비자금 사태에 대해서 만큼은 한겨레나 경향, 오마이, 프레시안의 존재에 큰 가치를 부여할 수 밖에는 없겠다는 생각을 더불어 합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한겨레에 대해선 여전히 아쉬움이 커요.

정치경제적 당파성이 드러나는 기사들에서는 저는 여전히 한겨레를 응원하고, 한겨레의 입장에 상당히 호의적입니다. 하지만 그 밖의 영역에서 한겨레는 매체로서의 경쟁력을 상당부분 잃어가고 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그리고 정치경제적 당파성이 드러나는 부분에 있어서도 중구난방인 모습들을 보여주곤 합니다. 지난 '대추리 싸움'(한겨레21은 제외)에서도 그랬고, 포스코 노동자 사망사건과 관련한 금속노조 광고 거절사건도 그렇습니다(그 구체적인 어려움에 대해선 이해하는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만...).

미디어 기업으로서 한겨레는 '고급지 전략'을 채택하고, 이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말뿐입니다. 어떤 고급지를 만든다는 것인지, 어떤 전략과 구체적인 전술을 갖고 고급지를 실천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기존의 모습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어 보여요. 구체적인 스케줄도 없고, 이를 실천할 프로그램도 없습니다. 그냥 말뿐이예요.

이상 한겨레에 대해 이런 저런 아쉬움을 전했습니다만, 여전히 저는 한겨레와 경향, 오마이, 프레시안, 레디앙 등등의 진보적 미디어들을 우호적으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오마이를 제외하고는(물론 그렇다고 오마이 전략이 대단히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요) 블로그 전략에 대해선 매우 회의적이고, 또 아쉬움을 느낍니다. 한겨레에 대해 한마디만 더 하자면, 왜 한토마와 같은 더 이상 발전하기 힘든 게시판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한토마와 한겨레블로그를 어떤 식으로든 통합하려는 노력이 왜 없는지 모르겠어요. 그 상호 통합의 시너지를 의도한 기획이 인터넷한겨레의 하위 사이트들을 기계적으로 '통합'시킨 '필통'시스템이라면 할 말 없습니다. 필통을 하시던지, 연필을 하시던지... ㅡ.ㅡ;

주로 한겨레의 예를 통해 대안언론, 혹은 진보언론이라고 우리들이 이야기하는 언론사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제는 블로그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블로그가 스스로 대안적인 미디어의 잠재력을 표출할 수 있는 방식을 이제는 스스로가 현실적으로 고민할 단계에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블로그의 미디어성에 대해 선입견을 갖는 분들도 있을테고, 블로그가 무슨 언론이냐, 이렇게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을테죠. 블로그와 기존 미디어와의 관계는 '대체'가 아닌 '보완'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는 그것이 대체이든 보완이든 그런 관념적인 논의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블로그가 기존 미디어를 대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새로운 미디어 모델들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것은 그저 대체냐 보완이냐는 추상적인 논의가 아니길 기대합니다.

그저 단순히 기존 미디어를 '보완'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존의 미디어 기업들에서 생산하는 콘텐츠들과는 전혀 다른 내용과 전혀 다른 창조적 유통 구조를 스스로 마련해가는 '실험'이자,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미디어에 대한 인식의 '혁명적 전환'이 블로그를 통해서 가능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런 기대는 현재로선 정말 말도 안되는 기대입니다.
왜냐하면 웹 콘텐츠의 유통 구조는 언론사닷컴도 게임이 안되는 수준으로 포털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근엄하고, 잘나가는 언론사(닷컴)'들도 점점더 포털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포털의 지배력에 의미있는 수준으로 '몸부림' 치는 업체는 여전히 거대 보수 언론사 몇개에 불과한 수준이죠.  특정하자면 조선닷컴 정도입니다. 왜 포털에 대해서 조선이 그토록 부정적인 기사들을 싣고 있는지를 상기하십시오. 왜 변희재란 친구가 조선에 칼럼을 쓰는지 생각해보십시오.

포털과 거대 신문들이 지배하는 의미생산 및 유통구조 , 그리고 앞으로 개정될 것이 분명한 신문법을 통한 거대수구언론들의 방송업계 진출은 우리나라 담론 생산 및 유통의 구조가 더더욱 특정의 기득권에 의해 조정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정말 암담한 현실이죠. 이런 거시 시스템 구조에서 블로그를 통해 뭔가 의미있는 균열을 일으키는 일은 정말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당연히 인정합니다.  

하지만 아주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깨지더라도 이제는 정말 무엇인가를 시도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작은 힘들, 작은 에너지들을 모아서, 기존의 미디어 구조에 의미있는 균열을 낼 수 있는, 창조적인 파괴를 자극하고, 그런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작업들을 기존 미디어에 바라는 것은 정말 부질 없는 바람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말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수 있더라도, 정말 보잘 것 없는 좌절로 끝나더라도 우리들 블로거들이 이런 창조적인 균열, 창조적인 파괴의 에너지를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비극적 액션'(레이몬드 윌리엄스)만이 지배적인 기득권이 만들어놓은 시스템과 관성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그 시스템에 조금이라도 부딪혀가면서 그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이제 블로거들 스스로 빨간약을 삼켜야 하는 순간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이 '비참한 현실'을 스스로 확인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 부딪히고, 좀더 철저하게 좌절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좌절을 오히려 자양분으로 삼아 스스로 성장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말입니다.


이상입니다.



추.
그 '비극적 액션'에 대해선 앞으로 점차로 각론의 수준에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 발아점
대안언론의 등장 참 힘드네요. (점프컷)




* 공익을 위한 홍보글 : 닷네임코리아 미스터리 시리즈. 아직 여름도 아닌데 미스터리 호러물이 등장했네요. 3부가 이어진다면 저도 적극적으로 이 미스터리에 참여할 생각입니다. 관심을 당부드립니다. :(
더러운 손 (1부)
수상한 손 (2부)






어제는 미친 소식이 있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 자율화 3단계 추친 계획'을 발표했어요.
이중 가장 눈길이 가는 소식은 우열반과 0교시 수업 부활이겠지요.
전국 초중고교 전부를 대상으로 합니다.

자율화라는 미명하에 3단계에 걸쳐 '규제'가 철폐된다고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상투적인 레퍼토리지요.
자율과 규제 철폐.
이름은 썩 좋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건..
이건 정말 아니지 않습니까?

아주 어릴 적에 [믿거나 말거나]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배트맨에서 잭 니콜슨이 있는 범죄집단의 두목으로 나왔던 잭 팰런스 아저씨가 진행하는 기기묘묘한, 믿기지 않는 세상사의 이모저모를, 가벼운 흥미 위주로 전해주는 오락프로그램이었죠.

그 [믿거나 말거나]에 우리나라 학생이 등장한 일이 있습니다.
이따만한 가방을 메고 우리나라 학생들이 서 있는 사진을 보면서, 잭 아저씨가 그럽니다.

"정말 저런 책가방을 들고 학교에 가는 학생들이 있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요."

[믿거나 말거나]란 프로그램이 아직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없을 것 같긴 하지만, 만약에 있다면, '믿거나 말거나'에 나올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자율화'라는 미명하에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4.15 쿠데타에서 일단계로 폐지되는 지침들을 살펴보면요.
우선 앞서 말씀 드렸던 우열반과 0교시 수업이 부활했습니다.
방과후에는 학교에서 외부 학원강사가 참여하는 수업이 가능해집니다.
학원 등에서 출제하는 사설 모의고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이신문 '단체구독 금지'도 풀린답니다(소년조선일보 소년동아일보 좋겠네요).
교육감과 학교장에게 전권을 부여했어요.
앞으로 벌어질 일은 눈을 감아도 총천연색 파노라마로 펼쳐져 보입니다.

얼마전이죠.
영어몰입교육의 광풍이 몰아칠 던 그 때, 교육학을 전공하는, 그리고 한 아이의 학부형이기도 한 누나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 때 그 누나가 그랬죠. 이제 교육의 중심이 공교육이 아닌, 이미 예전에도 그랬지만, 사교육임을 대외적으로 선언하고 있다고요. 국가가 나서서 말입니다. 도무지 이 엄청난 일들이 자율과 규제 철폐라는 미명하에 벌어져도 괜찮은 일인지 우선 궁금합니다.

국가가 나서서 공교육을 사교육이라는 괴물에게, 쿠데타세력에게 넘겨줬습니다.
하기는 사립형사립고 100개 만들어서 사교육 잡겠다는 정부에게, 영어 몰입교육으로 영어사교육 잡겠다는 교육당국에게 무슨 기대를 할까마는,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어제 [피디수첩]도 이 문제와 겹치는 주제를 다뤘더군요.
소위 MB물가지수의 포퓰리즘과 실효성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한 꼭지가 있었는데요. 상위층, 중산층, 하위층 가릴 것 없이 가계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항목은 '사교육비'였습니다. 계급을 초월해서 공히 1위였죠. 피디가 한 학부형에게 묻습니다(기억에 의존한 것이라서 정확한 인터뷰 내용은 아닙니다만, 대충 이런 풍경입니다).


피디 : 영어몰입교육은 좀 주춤하지 않았나요?
학부형 : 주춤, 주춤이라구요? 누가 그래요? 누가 주춤했대요? [.....]



그 뒤에 열변을 토하는 학부형은 상상에 맡깁니다.
질문한 피디가 오히려 당황하더군요.

스스로 '종이감옥'에 갇혀서, 공동체를 배우기 전에 '성공을 위한' 비교와 경쟁을 배우는 아이들. 이기지 않으면,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패배하고, 낙오하는 참혹한 군사문화, 아니 차라리 전쟁문화를 그렇게 스스로 내면화할 아이들. 학교현장에서 이제 노골적으로 '자율화'라는 이름으로 이런 야만의 풍경들이 펼쳐질 겁니다. 이제 전인격적인 교육의 이상은 엿장수도 사지 않을 골동품이 되었습니다. 그걸 당당히 이명박 정부는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성공'이라는 놀라운 마법과 주술로 아이들의 영혼을 갉아먹고, 가뜩이나 물가가 올라서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는 대다수 서민들의 지갑과 가계경제를 갉아먹을겁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겼습니다. 그리고 그건 너무도 당연합니다. 0교시 수업과 방과후 심야 보충 수업에 지쳐서 돌아온 아이들은 '영어로 만든 우리동요'를 배우는 이효리(상상플러스)를 보면서 키득거릴테니까요.

문득 [베를린 천사의 시](원제 : 베를린의 하늘)에서 브르노 간즈가 영화를 여는 그 장면에서 읊조리던 시가 떠올랐습니다. 이 황망하고, 어처구니 없는 소식에 놀란 마음을 위로 받고자 찾았던 주신부님 블로그에서 '삶을 응시하며 노래하기'라는 글을 읽었기 때문인데요. 거기에 [베를린 천사의 시]에 관한 짧은 언급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가물거리는 기억을 붙잡고, 그 시, 페터 한트케의 시를 찾아봤는데, 정말 우연처럼, 엔디님 블로그로 저를 안내하더군요.

아이가 아이였을 때,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
나는 왜 나이고, 네가 아닌가.
왜 나는 여기에 있으면서, 저기에 있을 수 없는가.
내가 아직 나이기 전에, 나는 무엇이었는가.
언젠가는 나란 존재는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이가 아이였을 때 산딸기를 따러 높은 곳에 올라갔고,
지금도 그렇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낯선 사람 앞에서 쑥스러워했고,
지금도 그렇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창던지기도 했고,
그때 꽂힌 창이 지금도 흔들리고 있다.

- 페터 한트케, 아이가 아이였을 때… (Als das Kind Kind war...) 중에서 ( 출처 : 엔디, 글쓰다 )


소리 없는 붕괴와 말없는 아우성들    
지구가 무너지는 소리 들리십니까?
당신 욕망이 꿈틀거리는 소리 들리십니까?
당신 아이들이 벌레처럼 꿈틀거리며, 당신과 내가, 우리시대가 만들어놓은 욕망의 얼개들 사이를 기어다니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너무 서두르지는 마세요.
앞으로 내내 듣고, 보실테니까요.

아, 그리고...
국민여러분, '성공하세요'  



* 관련글 및 팟캐스트
인터뷰 - 교육전문가 K누님
일제고사 단상 : 종이 감옥 속의 아이들


* 인용 및 참조
삶을 응시하며 노래하기 (주낙현)
아이가 아이였을 때: Wim Wenders《베를린 천사의 시》(엔디)


* 관련 동영상
피디수첩, 'MB 물가지수'(2008. 4. 15. 일 방송분) 중 '대학등록금' 부분



부제 : 엠파스, 밥은 먹고 다니냐?
(인터넷한겨레 검색은 엠파스에서 지원한다)

실은 '어린 왕자와 상표권 분쟁'을 포스팅을 하면서 함께 쓸까 싶었는데, 주제가 서로 이질적이고, 글 전체의 분량 문제도 있고 해서(워낙에 스크롤바 압박에 대해 독자들께서 종종 말씀하셔서리.. ㅡ.ㅡ;) 따로 쓴다. 위 포스팅과 관련해서 관련 기사들 검색하다가, 언젠가 '한국타이어' 사건에 관한 포스트에서 지적한, 인터넷한겨레의 검색문제는 아직도 여전한지 궁금해서 굳이 어린 왕자를 인터넷한겨레 사이트에서 검색해봤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여전하시다.

일전에 한겨레블로그(예전 이름 '필진네트워크')를 제1블로그로 삼았을 때, 이런 저런 인터넷한겨레 문제, 한겨레블로그 문제에 대해 (순전히 내 생각일 뿐이지만) 나름 애정으로 열심히 비판했다. 그 중에서 정말 심각하게 생각했던 문제 중 하나가 검색이다. 이건 정말 도무지 언론사 사이트라고는 볼 수 없는, 언론사닷컴으로서는 있어서는 안되는 '허접'(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한 검색시스템을 방치하고 있었다. 종이신문은 날로 쇄락하고, 인터넷 영역의 중요성은 날로 증대하는 시점에서, 한겨레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정말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나는 생각했다.

당시 인터넷한겨레 측의 초대로 몇몇 필벗들(필진네트워크에서 함께 활동했던 블로거벗들)과 함께 인터넷한겨레 책임자(부국장), 인터넷한겨레 UUC팀장을 만난 일이 있다. 그 만남에서도 꼭 다짐(이라고 하니까 좀 이상하지만, 암튼)을 받았던 것 중 하나가 검색 문제였다. 그 때 꼭 개선하마, 약속하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때 언급했던 액수도 기억난다. 그 만남으로부터 1년 반이 지났다. 그런데도 인터넷한겨레는 여전하시다. 정말 이런 허접한 언론사 검색 시스템은 보다 보다 처음 본다. 그것도 명색이 한국을 대표하는(여기에 대해선 이론이 없지 않겠으나) 언론사의 인터넷사이트가 이 지경이라는 사실에는, 안타까움을 넘어서 분노가 치밀어오를 지경이다.

이하 '어린 왕자' 기사를 낸 언론사 사이트들에서 '어린 왕자'를 키워드로 검색한 모습이다.
내가 사용한 브라우저는 FF2고, 오마이는 검색시스템 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뭔가 오류가 있는 것 같다. ㅡ.ㅡ;

한겨레가 가장 후졌고, 조인스(>조선닷컴)가 가장 낫다.
이게 자본력의 차이만이라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다시 강조하지만, 기본의 문제다.

기본도 못하면서 무슨 놈의 고급지 타령인가.
조선은 아이리더니 뭐니 난리도 아니다.
제발 정신 차리자.



확대

구글 > 한겨레 > 조선 > 한국 > 세계 > 조인스 > 오마이 순 (크게 보려면 enlarge 클릭)


* 관련글
어린 왕자와 상표권 분쟁


* 관련 추천글
점프컷, 조선닷컴의 오버추어 어뷰징 행위


* 보충. - 2008년 4월 17일 새벽 1시 쯤.

사용자 삽입 이미지

ByoungHoon Kang님께서 저에게 메일을 보내 다음과 같이 댓글로 표시하고 싶었지만, (아마도 제 댓글창이 일시적으로 이상해서??), 이메일로 다음과 같이 알려주셨는데요. 저는 정확히 어떤 점을 말씀하시는 건지.. ^ ^; 아무튼 다시 인터넷한겨레 사이트에 가서 '어린 왕자'를 검색해보니 위에서 캡처한 것처럼 검색결과가 올라오네요. 이하  ByoungHoon Kang님께서 이메일을 통해 전해주신 내용입니다. 이메일을 보내주신 취지가 '비밀내용'이기 때문이 아니라, 댓글창의 오류(?) 때문인 것 같아서, 그러니 공개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기 때문에, 즉 ByoungHoon Kang님의 추정적 승낙을 강하게 예상하기 때문에 공개합니다.
 
한겨레 사이트 프레임 설정이 잘못되어 있네요 -_-
검색결과는 다 나왔는데리...
스크롤바도 없이 숨어 있네요...
어떡해...
마우스를 긁으면 움직인답니다. 쩝. (ByoungHoon Kang님)

위 내용에 대해 풀어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시면 풀이를 부탁드립니다. ^ ^;
대충은 감이 오는데 정확히 해석이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