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지방법원 2007나9003 (2008. 5. 29.선고)

인터넷 사이트의 출산 및 육아 관련 정보 제공 코너에 산모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조치(모자이크 처리 등)를 취하지 않은 채 그 산모의 수중분만 장면을 게재한 경우의 법률관계 (출처)


이하 위 대법원 사이트(전국법원 주요판결)에 있는 요약문을 읽기 쉽도록 재구성한 것이다. 괄호는 독해 편의를 위해 임의적으로 삽입한 것이다.



[판결 내용 요약문 정리]

쟁점은 명예훼손 여부(X) 및 초상권 침해 여부(O)다. 


1. 사실

인터넷 사이트의 출산 및 육아 관련 정보 제공 코너에 산모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조치, 즉 모자이크 처리 등을 취하지 않은 채 그 산모의 수중분만 장면을 게재한 경우 문제되는 법률관계


2. 초상권 침해 및 명예훼손 여부 판단

ㄱ. 내용의 전체적인 흐름, 화면의 구성 방식, 그 내용이 시청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 등을 고려할 때, 그러한 장면 게재로 인하여 산모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명예훼손 부정)

ㄴ. (그러나) 산모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피촬영자인 산모의 식별을 곤란하게 하는 별도의 화면조작, 이른바 모자이크 처리 등이 없이 그대로 이 사건 장면을 이 사건 사이트에 게재하여 사용한 이상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해야 한다. (초상권 침해 긍정)

ㄷ. (초상권 침해는 일단 구성되었는데, 이 침해행위의 위법성을 없앨만한 위법성 조각 사유는 있는지 판단하면) 공익 목적을 지향하여 제작, 방영한 것이라 하여도, 그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이 사건 사이트에 산모의 초상이 들어간 이 사건 동영상을 게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필연성이나, 이 사건 동영상을 게시함에 있어 미리 산모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생략, 배제해도 용인될 만큼의 무슨 긴급성도 엿보이지 않는다. (필연성, 긴급성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혀 공적인 존재가 아닌 산모에 대하여 단지 사이트 자체의 공익성만을 내세워 그 초상권 침해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는 없다.


3. 판단
(결국) 산모의 초상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판결에 대한 단상... ]

1. 판결을 지지한다.

2. 판결과 관련해서, 물론 판결은 인터넷사이트의 동영상을 다루고 있지만, 요즘 케이블 프로그램들 이야기를 좀 해보자.

가령 [X보이프렌드]나 [커플브레이킹]과 같은 몰카 프로그램들, 좀더 급수(?)가 높은 프로그램들을 예시하자면, 이제는 '재현'이라고 밝힌 [스캔들] 같은 '고상한' 프로그램들이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정말 가공할만큼 악질적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특히나 이런 프로그램에 주로 관심을 보일 시청자층이 중고딩이나 대딩 수준의 감수성 예민한 젊은 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그렇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사생활(보호)에 대한 전도된 감수성을 적극적으로 유포한다. 도무지 프라이버시는 그냥 악세사리라고 생각하는건지, 그냥 폼으로 있다고 믿고있는 건지... 보고 앉아 있노라면 내가 다 엿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혹자는 이렇테다. 그걸 왜 보고 앉았냐구. ㅡ.ㅡ;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저질 프로그램을 보고 앉아있는 이유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적극적으로 유혹하는 그 세속적인 호기심과 속물근성 때문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왜 득세하겠나, 이런 프로그램을 왜 굳이 제작하겠나, 무슨 대단한 재미가 있어서, 무슨 대단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무슨 대단한 감동을 전해주고 싶어서... 전혀 아니다. 이런 막장 프로그램이야 말로 미끼질에는 최적의 조건을 두루 구비하고 있기 때문일테다.

그러니 그저 세속세계의 신민들을 끌어당기는 그 속물근성과 세속적 호기심을 무기로 쉽게 미끼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꽂히면 그 다음을 확인하게 하는 마력(ㅡ.ㅡ;)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 보고 나서는 이런다, "오늘 또 눈 버리고 시간 버렸구만..." (그래서 이런 프로그램이 우연히라도 걸리면 바로 채널을 돌리는 습관을 억지라도 만드는게 최고이긴 하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가급적 케이블 채널 번호를 외워서 이런 막장 프로그램은 건너 뛰는 방식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

암튼 이런 프로그램들은 무슨 대단한 사명감으로 뒷조사하고, 잠복하고, 몰카로 사람 훔쳐보고 앉아계신데, 마치 대단히 고매한 사명감으로, 무슨 일제시대 독립운동하는 마인드로 대단히 공익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착시현상마저 생긴다. 그 뻔뻔함과 야만에 대해선... 뭐랄까, 욕을 한사발 먹여주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뭐, 내 세속적인 호기심도 방구나 뽕이긴 하니까...


3. 판결로 돌아가자.

이 판결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공익적 성격이 있는 사이트라고 할지라도(물론 판결문을 모두 읽으면 그 공익적 성격과 더불어 사익적 성격도 있다고 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 초상권을 침해한 불법행위가 면책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공익성으로 면책되지 않으며, 긴급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법원은 판단하고 있다.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이라고 본다.

더불어 초상권 침해는 인정하지만, 산모의 허락을 받지 않고 수중분만 장면을 공개한 것만으로는 산모의 명예훼손까지를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이 점은 좀 생각해볼 문제인데, 시청자가 분만 장면을 성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시청한다기 보다는 정보적인 가치로 시청한다는 점, 그리고 위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제작한 목적에 공익적 성격이 다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다.




드디어 미국산 쇠고기 위생조건에 관한 장관고시가 확정 발표되었다(2008. 5. 29. ). 그리고 행정안전부에 관보 고시를 의뢰했다고 한다. 이 고시가 관보에 게재되는 오는 3일(2008.6.3)이면 그동안 수입이 중단되었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이 재개된다고 한다.


*
별 감흥 없다.
산책 삼아 청계천 광장이나 가볼까 생각하기도 하지만,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신거다, 요 며칠 잠도 제대로 못잤구. 피곤해 죽겠어. 소위 '정치/사회' 블로거로 (나와는 상관없이 한RSS에서 그렇게 한거지만) 분류된 블로거 민노씨(때론 정말 민노씨라는 내 또다른 온라인 실존은 나와 멀어져서 객체화되기도 하는데... 이건 오프라인 실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긴 하다. 그러니 '나'는 항상 주체이지만, 나에게조차 '객체'다.)가 미국산 쇠고기 장관고시에 관해 전해 듣고 떠올리는 건 이런 잡생각들이다. 아, 그리고 지금은 EBS에서 '빨강머리 앤'을 할 시각이군, 이런 생각도 잠시. 일요일 오전에 몰아보면 되지, 뭐... 이런 따위의 생각들을 블로거 민노씨는 멍 때리며 하고 있는 중이다.


*
대한민국에 산다는 건 흥미진진한 모험이다.
멍 때리며 뽀송뽀송하고, 그래도 훈훈한 '1박2일'이나 보면서 하하호호하거나, 온갖 대출광고로 도배되다 시피한 케이블의 막장 프로그램들 보면서 세속적인 호기심과 욕망을 끊임없이 시험 당하는, TV 브라운관이라는 21세기 매트릭스에 갇힌 죄수... 그게 대한민국의 소시민들이다. 그러니까 정권에서도 이렇게 국민들 만만하게 보고 막 나가는 거 아닌가 싶고....

(어제는 여기까지 썼다... 다시 이어서 쓴다... )


*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을 "언제든 자를 수 있는 종업원" 취급하거나, 혹은 '인터넷 찌질이' 취급하고 있다. 처음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이자들 하는 짓거리를 보건대) 그럴 것 같다.

영혼이 없는 공무원들은, 이제 없는 영혼을 탁한 구정물로 채워넣고, 국민들을 인터넷에 중독된 찌질이 취급한다. 보람없는 대국민담화씩이나 하면서 명박도 이제 소통을 운운하지만, 이건 모두 "훼이크"다. 토론하기 죽기보다 싫어하는 이 CEO는 자신이 인기가 없는 이유를 거기에서 찾는 것처럼 연기한다. 그런데 실은 이자들이 하는 생각이란 건 소통에 대한 갈망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종이 유사의 어떤 것'(조중동)에서  피력하는 '엘리트주의'(그런데 물론 이자들이 떠벌리는 엘리트주의는 본래적인 의미의 제한적으로나마 의미를 갖는 그 엘리트주의와는 전혀 상관이 없기는 하지만... 이런 허접한 엘리트가 세상에 어딨나.. ㅡ.ㅡ; )에 기반한다. 이명박과 그 일당들이 하는 짓거리를 보면, 소통이 부족한 게 아니라, 무식하고 찌질한 국민들에 대한 '세뇌와 선동'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
잡설이 길었는데, 어제 [미디어토크]를 녹음하면서, 링크님께 들은 소식이 장관고시 발표 뒤의 느낌과 겹쳐서 끄적거렸다. 이 별 길지도 않은 글을 이틀 동안이나 나눠 쓰다니... 요즘은 뭘해도 기운이 나지 않는다, 얼마전에는 스팸댓글 때문에 블로그툴을 오랜만에 업데이트했는데(텍스트큐브 1.6.3버전으로), 이전에 피드버너 포워딩과 관련한 설정 때문인지 RSS도 먹통이 되어버렸고... 지금은 임시변통으로 그 포워딩 설정을 지워버리긴 했지만(피드버너 기입주소 기존 RSS 주소로), 이게 제대로 한건지도 모르겠다(덕분에 RSS 구독자 수도 꽤 줄었고.. ㅎㅎ. 물론 수치에서만 사라진거지만..)

암턴... 그렇다.
우리는 우리가 세운 정부에 의해, 그 정부에서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밥먹는 공무원들에게 찌질이 취급 받고 있다.


*
이명박이 스스로 국정홍보처를 없애서 후회한다는 소식을 듣고, 윤인촌은 그렇다면 문화부가 그 역할을 해야겠다고 설레발 치던 그 연장인 것 같기도 한데... 뭐랄까, 이런 정부라면, 이런 걸 '공부'씩이나 하는 정부부처라면, 세금이 아까운 건 둘째로,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건 둘째로, 이런 진짜 찌질이들이 국민을 위해 봉사씩이나 한다는 공무원이라는게 서글프다.

왜 문화부에서 5공 때 안기부가 하던 짓거리를 21세기에 하고 앉았나?
정말 이러면서도 밥은 먹고 다니는건지...

정말 정신차리자.
우리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박찬희 같은 어처구니와 이런 자를 강사로 초빙해서 공부씩이나 하는 문화부 홍보지원국 공무원들에게, 그러니까 '엘리트씩'이나 되는 황당무계들에게 계속 찌질이 취급이나 당할 수 밖에 없다.


문화부 홍보지원국 교육 자료 입수

‘외롭고 가난한’ 네티즌 대응방안은 ‘세뇌와 조작’

“(인터넷) 게시판은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의 한풀이 공간.”
멍청한 대중은 비판적 사유가 부족. 잘 꾸며서 재미있게 꼬드기면 바로 세뇌 가능.”
어차피 몇 푼 주면 말 듣는 애들에게 왜 퍼주고 신경쓰는가.”

[...] 이 자리는 이명박 정부가 5월 초 홍보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가 집담회였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던 시점에 마련됐다.

문화부 홍보지원국 소속 공무원 12명이 참가한 이날 정책 커뮤니케이션 교육에는 68쪽짜리 ‘공공갈등과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역할’ 자료가 활용됐다. <한겨레21>이 입수한 해당 문건의 내용은 홍보담당 공무원 교육용이라고 보기에는 위험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 특히 방송이 감성적 선동의 온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중매체는 기본적으로 감성에 민감하다. 신문의 상대적 위축과 방송의 부상 속에서 <미디어오늘> 출신 방송쟁이가 <조선(일보)> 데스크만큼 괴롭힐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식한 놈이 편하게 방송하는 법이 대충 한 방향으로 몰아서 우기는 것이다. 신강균, 손석희, 김미화 등 대충 질러대서 뜨고 나면 그만이다.”

포털 사이트 등 인터넷 공간을 기본적으로 ‘저급 선동의 공간’이라고 정의한 뒤 젊은 층은 아무 생각도 없고 비판적 이성의 밑천도 바닥이라고 폄하한 대목도 문제다.

“이해찬 세대의 문제는 그야말로 아무 생각도 없고 원칙도 없다는 것이다. 학력이 떨어지니 직업전선에 더욱 급급하고, 하다 안 되면 언제든 허공에 주먹질할 것이다. 최루탄 3발이면 금방 엉엉 울 애들이지만 막상 헤게모니를 가진 집단이 부리기엔 아주 유리하다.”

황당한 대응방안도 나왔다. 핵심 키워드는 ‘세뇌’와 ‘조작’이다.

“다양해진 미디어를 꼼꼼하게 접하고 이해해야 한다. (인터넷) 게시판은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의 한풀이 공간이지만 정성스런 답변에 감동하기도 한다. 멍청한 대중은 비판적 사유가 부족하므로 몇 가지 기술을 걸면 의외로 쉽게 꼬드길 수 있다. 붉은 악마처럼 그럴듯한 감성적 레토릭과 애국적 장엄함을 섞으면 더욱 확실하다.”

이날 교육에서는 마지막으로 언론 대책과 관련해 “절대 표 안 나게 유학과 연수, 정보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한 주요 기자와 프로듀서, 작가, 행정직의 관리가 필요하다”며 “소프트 매체에 대한 조용한 (취재) 아이템 제공과 지원도 효과적”이라고 끝맺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한겨레21>과의 통화에서 “해당 교육은 문화부 공식 행사가 아니라 홍보지원국 소속 12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부모임 같은 것”이라며 “(문제의) 교육 내용을 문화부가 그대로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단지 여러 의견 가운데 하나로 참고하겠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 한겨레21, '“부정적 여론 진원지, 적극적 관리 필요”' 2008년05월26일 제712호 중에서



* 관련 기사
"대중은 멍청…인터넷매체 몇푼 쥐어주면 돼"
정부 홍보담당자 교육자료, 박찬희 교수 '황당한 '강연내용 (미디어오늘)

(2008년 05월 28일 (수) 16:08:34)

"조중동에 꿇던 것 30%만 꿇으면 더욱 확실한 공작효과. 인터넷 게시판은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의 한풀이 공간. 비판적 미디어비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특히 비판적 미디어비평을 하는 기자나 시민단체 활동가들에 대해 "비판성의 상당부분이 메인 스트림에 못낀 좌절을 포함한다"며 "(이들에게) 엉겨주면 너무 뿌듯해한다"고 했다.

[.... ]

박찬희 중앙대 교수는 2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대중이 멍청하며 선동과 조작의 대상'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하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취지로 작성했을 뿐 대중이 멍청하면 되겠느냐"며 "어차피 논문도 아닌 강의자료인데 말할 수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자료 아니냐. 그런 표현을 갖고 몰아세우거나 꼬투리를 잡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관련 팟캐스트
미디어 토크 25회 - 시민과 정부와의 치킨게임 (link & 민노씨)


* 관련 추천글
펄의 Feelings… :: 광우병 괴담(?)과 대우조선 해외 매각 괴담: 인터넷은 놀랄만한 잠재력을 지닌 가능성이다. 그 힘을 스스로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자기비판 없는 비판권력은, 그 비판주체가 시민(이라는 이미지로 위장한 어떤 특정한 당파적 집단)이라도 조중동과 다르지 않을테다.




부제 : 이명박정권, 죽일 것인가 살릴 것인가.


0. 촛불, 이명박을 태우다.
나는 촛불문화제를 사랑한다. 이건 주관적인 감정이다(물론 이건, 나로선, 이성적인 판단이기도 하지만). 나란 놈은 원래 감상주의자고, 무정주의적 성향이 강한 놈이다. 하지만 내가 보는, 물론 이 판단 역시 매우 주관적인데, 촛불문화제는 감상주의다. 촛불문화제는 무정부주의적 저항의 혐의가 매우 높다.

촛불문화제가 촛불든 모든 시민들, 그리고 촛불 들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응원하고, 공감하는 더더욱 많은 시민들에게 그네들의 삶 한 가운데서 정치와 일상이 다르지 않음을 몸으로 체험케하는 그 역사적,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함의에 대해 나는 물론 긍정하고, 이것은 내가 감히(!) 촛불문화제를 감상주의라고 폄하하더라도, 촛불문화제가 무정부주의적 지향이라고 우려하더라도, 이 위대한 가치는 결코 변하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나 역시 저 촛불들이 이명박정권을 완전히 태워버리길 바란다. 하지만 저 아름다운 촛불에 불타고 있는 이명박보다 먼저, 강준만이 김영삼 정부 시절 환기시킨 문익환이 떠오른다.

"김영삼 정권의 실패는 우리 모두의 실패이므로 그를 도와줘야 한다." (문익환)


우선 여기 답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타도하고, 의회 해산시키고, 새로운 선거를 통해 정치권력을 재구성하겠다는 건가, 아니면 그 권력을 우리가 접수하겠다는 것인가. 이것도 아니라면 이명박 정권의 실패를 막기 위해서 우리는 촛불을 들었는가. 이 질문은 그 다음 액션을 결정하는 질문이다. 당신은 여기에 대해 어떻게 답하겠는가. 당신이 저 작은 촛불들이 아름다운 바다가 되고, 장엄한 파도로 넘치는 광장에서 촛불을 들지 않았더라도, 당신 마음 속 그 어둠과 분노를 심지 삼아, 촛불을 들었다면, 당신은 여기에 답해야 한다.


1. 우리는 왜 촛불을 들었나
광우병 파동은 과학을 빙자한 확률게임이 아니다. 광우병이 얼마나 위험한지,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위험에 어떤 확률로, 어떤 구체적인 근거들을 갖고 노출되어 있는지는 이제 문제되지 않는다.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시장에서 유통될 경우 국민들의 건강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 축산 농가의 실질적인 피해는 어떠하고,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 수치와 퍼센트로 예상하고, 대비하는 과학자들의 메마른 지식에 바탕해서 정치적인 기술관료들이 감언이설로 설득하고, 씨부리는 그런 차원을 이미 넘어섰다.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이유는 명백하다. 저 이명박 정권과 '종이 유사의 어떤 것들'(거대신문들)이 떠드는 것처럼 이 파동은 광우병과 관련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논쟁이 아니다. 이 쇠고기 파동, 광우병 파동은 "국민이 아니라 언제든 자를 수 있는 종업원 취급"받는 국민들이 내가 선출한 권력이 나를 조금도 존중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황당함과 당혹스러움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에 가깝다. 미국산 쇠고기 값싸게, 맛나게 먹고 싶어 환장한 '어떤 것'으로 취급받은 국민들의 공포와 두려움, 그 소박한 마음에서 비롯된 명백한 거절의사에 대해 정권과 '종이 유사의 어떤 것들'이 그 대답으로 들려준 끊임없는 무시와 선동과 뻘짓에 대한 노여움이다.

부자되고 싶어서 이명박 찍은 국민, 뉴타운 공약에 환장해서 홍정욱 찍은 세속세계의 유권자들도 자기 생명에 대한 본능 같은 자기존중의 감수성을 찾아가고 있고, 누구나 느낄 수 밖에 없는 공포와 두려움에 대해 무지와 선동의 결과물이라고 끊임없이 '안전하다'를 강변하는, 그리하여 급박한 호소를, 거기에 더한 분노를 거지발싸개로 취급하는 이 정권과 이 정권의 나팔수에 더이상은 참을 여력이 남아나지 않은 거다.

물론 여기에는 '피디수첩'으로 상징되는 전통적인 매스미디어라는 촉발점이 존재한다. TV라는 거대한 담론권력은 이 공포와 분노을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되었고, 뉴미디어 전쟁의 전초전적 상황에서 조중동은 황우석 파동의 그 때처럼 '피디수첩 죽이기'를 위해 신성동맹을 결성했다. 하지만 사태는 이미 이런 미디어 전쟁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미디어 전쟁이라는 차원의 관극틀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고, 이것이 나는  현사태의 또 다른 핵심 국면이라고 생각하는데). 촛불든 사람들은 이 정권을 끝장내야겠다고 말한다.

촛불문화제는 시민혁명을 원하는가. 아니면 그저 미국산 쇠고기만은 도저히 먹을 수 없겠다는 건가. 과연 지금/여기에서 촛불문화제에 대한 객관적인, 냉정한 평가가 가능할 수나 있나. 이 질문이 물타기라면 나는 그 비난을 기꺼이 감수하겠다. 하지만 이 질문은 여전히 중요하고,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중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촛불문화제는 무엇이고, 또 어떤 의미로 역사 속에서 평가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지금/여기에서 계속되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촛불이 그저 감상주의라서, 이것이 어떤 구체적인 지향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무정부주의적 저항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이 촛불이 아무런 구체적인 결실도 얻지 못하고(물론 그 실천 자체가 기억으로,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남겨지겠지만...), 어떤 시민적 각성의 현실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그저 한 때의 소중한 추억만을 남기며 꺼져버리기엔 너무도 아름다워서다.


2. 이명박, 우리가 뽑은 대통령
우리의 속물근성과 세속적인 욕망은, 우리의 세련된 정치적 무관심은(실은 세련되게 위장된 그 이미지만큼이나 무지와 야만이었을 뿐이긴 하지만) 이명박을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한나라당을 제18대 국회의 다수 정치권력으로 만들었다. 나는 지금 촛불든 그 많은 시민들 중에, 그리고 마음 속으로 촛불을 열심히 초를 태우고 있을 침묵하는 더 많은 시민들 가운데, 이명박과 이명박 정당인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그들을 청와대와 국회로 보냈던 시민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지 못한다. 통계로 위장된 정치공학적 잔머리즘을 씨부릴만한 자료들도 없을 뿐더러, 이런 자료들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지금 중요한 것은 이명박을 니가 뽑았니, 내가 뽑았니 하는 정치적 당파의 지저분한 흙탕물 싸움이나, 것봐라, 역시 노무현이잖아라는 회고적인 향수에 젖는... 그런 것이 전혀 아니다.

정동영에 표를 던진 시민이든, 돌아온 극우보수 이회창에 표를 던진 시민이든, 이제 그 돌아온 극우보수와 짝자꿍하는 문국현에 표를 던진 시민이든, 미워도 다시 한번 권영길에 표를 던진 시민이든... 그리고 지탄 받고 반성을 촉구 당하고(?) 있는 이명박에 표를 던진 시민이든, 그 잘잘못을 복기하고, 그 책임을 분배하는 일은 정말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일이다. 정치적인 기억들을 반성적으로 회고하고, 그 기억들의 의미를 미래에 대한 교훈으로 삼는다는 그 당연한 가치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현재 국면에서 국민들을 이명박표 국민과 민주당표 국민, 노무현표 국민, 진보정당표 국민(설마 아직도 문국현표 국민이 있는 건 아닐테지)으로 나누는 일은, 다시 강조건대, 지금 당장은 너무도 그 무의미가 자명하다.

그 자극적이고, 지리멸렬한 분열적 책임공박의 무의미성만큼 자명한 것은 어쨌든 이명박을 '우리가' 선출했다는 사실이다. 이명박으로 상징되는 '괴물'을 만들어낸 독극물을 우리가 하수도에 뿌렸다는 거다. 이것이 부정할 수도 없고, 부정해도 안되는, 그리고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상식적인 전제다.  

촛불문화제가 시민혁명이라면, 그래서 이명박 정권과는 더 이상 한 하늘을 지고 살 수 없는 최후통첩이라면, 그 시민들, 이명박을 선출한 '정치적 의사 실현체'로서의 유권자들은, 그러므로 우리들은 자신들이 만든 괴물과 싸우기 전에, 아니 싸우는 그 순간순간에도 그 괴물이 결국은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혹은 자신들이 그저 체념적으로 순응한 그 온갖 욕망들, 세속적인 이기심과 야만일 뿐인 정치적 무관심의 결과물이라는 자명한 사실과도 싸워야 한다. 그것은 어느 한편으로 휩쓸리거나, 정치적 투쟁이라는 혁명적 낭만감에 취하는 그런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방패들고 있는 저 전경들과 피 흘리는 내 옆에 있는 어떤 여자와 노인을 상투적인 관념형으로 스테레오타입으로, 선과 악으로 그 순간 맞바꿔서는 안된다. 오히려 내가 이명박이고, 내 욕망이 만들어놓은 상징의 요체가 이명박이며, 그래서 이명박과 한나라당이라는 2008년 대한민국 정치시스템을 만들어낸 정치적  주체가 자기 자신임을 아프게 자각하는 일이다. 시민들은 언제나 선이고, 우리들은 항상 정당하며, 그래서 우리의 싸움은 마땅히 숭고하다는 '착각'은 감상주의도 아니고, '무정부주의적 저항'의 근거도 아니며, 그냥 자뻑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3. 해법은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다.
해법은 지극히 단순하다. 적어도 현상황을 타계할 수 있는 해법은 너무도 단순하다. 재협상 카드를 받아들이고, 장관고시한다고 씨부리는 그 아가리 다물고, 똥씹은 표정으로 고개 숙이는 그 퍼포먼스 걷어 치우고, 국민들과 대선 때에도 굳이 피했던 '대화'와 '토론'을 하는 일이다. 그것은 쉽게 말해서 우리가 뽑은 대통령 이명박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일이다.

하지만 이건 '동화'에서나 벌어질 일이고, '종이 유사의 어떤 것'에 등장하는 연재소설에서나 벌어질 일이다. 우리는 안다. 결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우리가 뽑은 이명박 대통령이 결코 국민들과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하고, 토론하고, 스스로 반성하고, 또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고, 다시 한번 잘 해보자 격려할 일 없다는 걸 우리는 너무도 잘 안다.

우리는 그저 우리 집값 올려 달라고, 땅값 올려주고,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아나서 누구 배를 채울지 알 수 없는 '경제 살려달라'고 이명박을 뽑았을 뿐이니까. 토론 싫어하는 대통령이고, 토론 나와서도 동문서답 하며 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상식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정신세계를 가진 대통령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아니까.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전제한 상태로 다시 질문해야 한다. 우리가 든 저 촛불, 우리가 마음으로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밝고 환하게 태우고 있는 저 촛불은 누구를 위한 것이고, 무엇을 위한 것이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떡검에서는 5공 따라하기 놀이에 여념이 없고, 삼성은 여전히 하하호호하고 있으며, 우리가 신뢰하는 미디어들 역시 광우병 마케팅으로 한몫 채우려는 속셈이 다분하다(이것은 비난이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거지). 다른 놈만 욕하면 안되지. 우리는 어떤가. 우리가 갑자기 애국지사가 되었거나, 갑자기 한 소식 얻은 도사급 민주시민이 되었거나, 'Save the Korea'해야 하는 사명감에 사로잡힌 '히어로즈'가 된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냥 열받았고, 분노했고, 여전히 계속해서 대답으로 들려오는 이명박 정권과 그 일당들의 뻘짓 연속 콤보에 짜증이 치밀어 오를 뿐이다.

그럼 결론은?
내가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촛불은 촛불대로 계속 켜지고, 떡검은 떡검대로 5공 놀이(촛불 배후세력 색출하자!!)에 심취하며, 거대신문들은 '떡검 화이삼~!' 응원하고, 청와대는 원로 언론인들 모아다가 바베큐 파티하며, 소위 이럴 때만 진보언론에서는 '우리가 세상을 구하리라' 호들갑 떨고, 여전히 '무한도전'과 '1박2일'이 서로 자웅을 가리며 하하호호 즐거운.... 분명히 달라졌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그런 무시무시한 일상과 관성과 망각과.. 이 모든 것들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시스템, 그 색도 향도 없는 무시무시한 매트릭스다.

여전히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믿고 있을, 최후의 보루처럼 시민들의 건망증과 우리사회에서 가장 진보한 '망각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기를 그냥 멍 때리면서, 시간 되면 장관고시 하면서, 종업원들(시민들, 국민들) 지랄하면 떡감에게 5공 놀이 시키면서, 이 모든 상황이 그저 서서히 잊혀지기를 기다리는 것. 우리의 이명박 대통령은 아마도 그럴 것 같다. 마치 주말 드라마를 시청하는 그런 기분으로 이 모든 촛불들의 축제를 그렇게 멍 때리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하고 있는 것 같다, 저건 내와는 상관없는 세상이잖아... 이러면서...


4.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가스파르 노에는 [돌이킬 수 없는]에서 이렇게 출발한다.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돌이킬 수 없는 우리들의 이 무모하고, 아름다우며, 그래서 더더욱 형편없이 숭고한 액션들, 그래서 더 더욱 허무하고, 슬프기 짝이 없는, 동시에 기쁘기 짝이 없는 이 모든 액션들, 이 모든 촛불의 기억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한단다. 그러니 그 시간을 붙잡으렴, 문득, 저 하늘 위에서 알프레도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는 것 같다. 알프레도 할아버지가 토토에게 들려준 이야기. 왜 그 청년은 99일 째 되는 날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공주를 떠났을까...

싸움은 지금부터다. 그리고 그 싸움은 당신들의 속물근성과 우리를 둘러싼 망각시스템, 그리고 여전히 사랑스러운 우리들의 이기심을 정말 높은 차원에서, 정말 심각한 차원에서 시험하는 어려운 싸움일테다.

떠올려야 하는 교훈.
노태우와 SK.
노태우는 지워졌지만 SK텔레콤은 장수만세다.

우리들은 피디수첩의 선동(이것은 비난이 아니다)에 이끌린 유도된 허수아비가 아니다. 나는 피디수첩의 선동을 지지한다. 이것이 조중동의 선동보다는 훨씬 더 고양된, 성숙하고, 폼나는 것이라서 그렇다. 피디수첩 역시 드디어 조중동의 전쟁선포에 응전하고 있고, 이런 와중에서도 거대신문들은 18대 국회가 어서 활짝 열려 방송법과 신문법이 개정되기만을 손가락 빨며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선출한 18대 국회의 대문이 열리고, 우리가 뉴타운에 환장해서 뽑은 저 멋진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뻘짓에 여념이 없을 때, 그래서 지금 세상을 밝히는 저 모든 촛불의 기억이 사라질 즈음, 우리를 둘러싸고 있을 미디어의 촉수들은 조중동의 품에서 나온 달콤하고, 향기롭고, 그래서 더더욱 짜증나게 혐오스러운 어떤 것이 될지도 모른다.

이런 관극틀은 조중동류의 관극틀이라고?
그건 아무 상관 없다.

준비하라.
미디어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준비하라.

우리가 갖고 있는 건 작은 마이크, 작은 일기장, 작은 대자보일 뿐이다. 우리의 목소리는 작지만 위대하다. 우리의 목소리는 중심없이 이어지는 산포, 시스템 없는 시스템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긴장 잔뜩 때리고 기억하고, 기록하라.

이제 우리가 미디어다.
우리는 블로거다.


* 관련 추천
도덕의 롤러코스터 (아틸라) : 때론 솔직한 폭주는 순수하고, 아름답다. 엉엉 울고 싶은 순간 눈물을 그치고 더 환히 웃을 수 있도록 미래를 생각해보자고 조언하는 것, 춤추고 싶은 순간 이제 함께 책을 펴보자고 김 빠지게 하는 일. 정말 짜증나는 일이다. 조심하고, 절제하는 건 때론 비겁해보이기도 한다. 지난 시각을 되돌려 반성하고 성찰해보자는 건 맥 빠지는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엉엉 울고 있거나, 춤추고 있을 수는 없다.

괴테의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언제나 악을 원하지만 결국은 선을 행하고야 마는…” 물론 이 말은 바울의 회한의 패러디입니다. “언제나 선을 원하지만, 결국은 악을 행하고야 마는…” (출전은 대충 파우스트나 성경 어디 찾아보면 나올겁니다).
- 도덕의 롤러코스터 중에서

051. 촛불문화제 vs. 거리시위 (08.05.27)  (새드개그맨)



100분 토론 어록 - "자동차를 샀어요"

2008/05/23 10:36
어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이명박의 대국민담화가 있었다.
이런 아리까리하고, 뻔뻔한 담화는 도대체 사태의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석달(이건 정말 석달이 아니라 30년쯤은 지난 것 같은 피로감인데.. ㅡ.ㅡ;)에 대한 백분토론이 있었다.

손석희의 언급처럼 요즘엔 전화시청자들이 유명해지는 경우가 있는데(지난번 광우병관련 3시간 토론에서 이선영 주부처럼), 이 탁월한 비유도 마땅히 인구에 회자될만한 것 같다. 패널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물론 의미있는 것이었지만, 다수 국민들의 심정을 이보다 적절하게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말이 또 있을까 싶다.

기억에 의존해서 옮기는 것이라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옮겨본다.
때론 장황하고, 불필요하게(?) 긴 글보다 이런 상징적인 비유들이 본질을 꿰뚫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이보다 더 탁월하게 사태를 함축하는 비유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광주에 사시는 한 아저씨(?)께서 이명박 정부 석달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신다.

국민들 맘 안들면 자를 수 있는 종업원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명박 대통령께선 국민을 종업원이 아니라 소비자로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

자동차 샀어요.
의자가 좀 불편해요(강부자. 고소영 내각). 참았어요.
핸들이 이상한거예요(영어몰입교육). 참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엔진이 말썽인겁니다.(대운하). ㅡ.ㅡ;
.... 그러다가 결국 이 차가 브레이크가 망가진 차였다는 걸 안거죠(미국산 쇠고기 수입).
그래서 소비자들이(국민) 리콜해달란거잖아요.

- 광주에 사시는 전화시청자 (지난 5월 22이 백분토론 중에서)


추.
100분토론이 다시 12시로 시간을 옮긴다고 한다.
10시로 시간을 옮겨도 시원찮을 판에 11시에서 12시로 옮긴다니.. ㅡ.ㅡ;
정말 아쉽다.




Hanrss 구독자수를 기반으로 한 블로거 top 1000 (고감자)


저는 RSS를 매우 높게 평가하는 블로거지만...
실은 (아직도, 여전히) 우리나라 블로그판에서 RSS 구독형태(독자수)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논의, 평가될 수 있는가라는 차원에서는 회의적입니다. 그리고 블로그의 '대중성' 판단지표로 사용될 수 있나에 대해선 더욱 회의적이구요(그렇다고 해서 RSS가 여전히 유용한 하나의 판단자료라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RSS가 뭔지 모르는 블로그 독자들이 꽤 많고(저는 절대다수라고 여전히 생각하는데요).
2. 위 1의 이유에서 IT 친화적인 블로그 구독에 대한 편향이 높을 수 밖에 없으며(독자층의 편향),
3. Channy님 말씀처럼 블로그 운영 기간에 대한 고려도 빠져있고
4. 결정적으로 단순한 독자의 수만으로는 실질 열독률을 계산하기도 어려움이 있으며
5. 허수도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6. 끝으로 역시나 포털블로그는 시스템적으로 소외될 수 밖에 없는 기형적(?) 웹구조라는 점도 지적해야겠네요.

저는 처음 RSS를 접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_+
이것은 마치 (공간의) 타임머신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히려 '공간이동장치'가 더 적절한 느낌이겠지만, 암튼 타임머신을 떠올렸습니다. ㅡ.ㅡ;
왜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랬습니다. ^ ^

RSS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웹상에서 생산되는 정보 컨텐츠에 대한 발행 및 구독 기술(형태)이죠. 저는 RSS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고, 또 블로그에 대해 기대가 큰 블로거로서, (마땅히) RSS를 이용한 구독자의 저변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러니 RSS 구독 문화가 대중적으로 정착하기를 바라죠. 더불어 RSS 리더기들도 좀더 사용자 친화적으로 발전하기를 바라구요.

암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우리나라 블로그계에서 RSS 구독자수(특히 한RSS 구독자수)를 통해 소위 '인기블로거'(저는 이 말도, 소위 '파워블로거'란 말과 함께, 좀 개인적으론 시기상조에다 논의 방향도 좀 아니올시다라고 생각하는데요...^ ^;; )를, 블로그의 대중성을 판단할 수 있는가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특히 6.과 관련해서는 포털 블로그(이글루스. 언론사닷컴 포함)는 자체내에서 내부 사이트 링크(소위 '이웃'링크)를 통해 직접 접근하고, 구독하는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그럴 것으로 예상하고, 또 이 분들은 아무래도 1.의 구독자일 확률도 매우 높기 때문에) 아무래도 RSS에 바탕한 구독형태와는 매우 다른 구독문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물론 추정이긴 하지만요). 이 점은 RSS 구독이 갖는 커다란 장점들과 블로그 문화의 고양이라는 차원에서도 좀더 개방성을 살린 정책들이 구현되기를 기대합니다.

허수와 관련해서는, 한RSS 경우에는 이메일을 기반으로 계정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허영'심리 혹은 '장난'심리에 바탕한 허수 비율은 상대적으로 꽤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니 여러 개의 이메일을 마련해서 자신이 자신의 블로그를 중복 구독하는 거죠. ㅎㅎ(이래서 어쩌겠다는건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저도 이런 세속적인 허영심 물론 있고, 또 충분히 심정적으론 이해합니다. ㅎㅎ).

한RSS 하단 '재미삼아 이벤트 성격'(이라고 저는 평가하는) "[테마] ....한 블로거(그)는 누구인가요?" 설문을 보면, 종종  이런 어뷰징(이라고 하기에도 뭣한..ㅡ.ㅡ;)이 강하게 의심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납니다(물론 추정입니다). 물론 재미삼아 이벤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뭐라 문제제기하기도 뭣하고, 참여율도 매우 저조하기 때문에 더더욱 정색하고 비판하는 건 뭐랄까, 좀 꼴이 우습지만요. ^ ^;

하지만 한RSS의 "....한 블로거 누구?"가 장차로 객관성과 신뢰성을 기대하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라면, 그러니 그저 장난이나 가벼운 흥미 위주가 아닌 정보적 가치를 염두에 둔다면, 위와 같은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도 차차 마련해야 할 줄로 생각합니다. 저는 이거 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가즈랑님 소개로 글을 읽었다가 댓글로 써도 될 글이 좀 길어져서 포스팅했습니다.




* RSS (초보 블로거를 위해)
저도 생각해보면 RSS를 안지 겨우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블로그를 편하게 구독할 수 있는 기술적 지원(형식)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각 블로그(혹은 정보를 생산하는 사이트라면. 가령 언론사닷컴) 사이드바에 보면 RSS 단추가 있잖아요, 이걸 누르면 그 사이트에서 생산되는 글들을 시간의 역순으로, 자동적으로, 획일적인 규격(RSS 구독형태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으로 구독할 수 있습니다.

물론 'RSS 단추를 누르기 전에' RSS 리더기가 있어야겠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RSS 리더기는 '한RSS'입니다.
그리고 '구글리더'도 널리 쓰이는 것으로 압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RSS'를 쓰기는 하지만, 주로 파이어폭스(FF. 브라우저)에 기본으로 장착된 '라이브 북마크'를 이용해서 직접 그 블로그 사이트에 접근하곤 합니다. 브라우저 상단에 폴더(블로그 관련 리더용 폴더는 9개이고, 구독하는 블로그수는 150개 정도입니다)를 만들어서, 그 때 그 때 찾아보죠.



* 발아점 및 대상글
Hanrss 구독자수를 기반으로 한 블로거 top 1000 (고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