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노이즈(signoise)

2008/11/17 16:50
'큐로보' 간담회 뒷풀이에서 여담으로 '큐로보'란 서비스명은 너무 직관적이지 못한 것 같다는 지적을 했다.
그렇다면 '큐로보'를 대신할 만한 서비스명, 큐보로라는 검색엔진의 정체성을 좀더 직관적으로 전달할 이름은 뭘까, 큐로보 간담회 후기를 쓰다가 생각이 엉뚱하게 삼천포로 빠진다. 그래서 즉흥적으로 만들어본 조어가 '시그노이즈'다. (적어도 나에겐) 직관적이고, 재밌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너무 딱딱하고, 역시나 오덕(후)스런 느낌이다. 그러니 검색엔진 서비스명으로는 별로다. 게다가 이미 도메인도 팔려버렸고. 그래서 아쉬운 김에 '시그노이즈'란 글꼭지나 만들어야지 싶었다.

이 글은 시그노이즈에 수록되는 첫 글이다.

시그노이즈는 물론 시그널(signal) + 노이즈(noise) 다.
영어사전이든, 국어사전이든 이런 용어는 없다.  

듣보잡 조어인 셈인데, 찾아봤더니, 꼭 듣보잡만은 아닌게, 반갑게도, 혹은 아쉽게도, 웹을 중심으로 음악활동을 하는 Modisti가 발매한 앨범 가운데 Signoise란 앨범이 있더라.

정보의 비계급성은 건 명백한 환상이다.
정보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더욱 계급적인 성격을 띈다.
특히나 언어를 통해 만들어지는 정보들은 특히 더 그렇다.
특히나 문자 언어를 통해 만들어지는 정보들은 더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대표적인 계급적 언어가 만들어지는 곳은 저널리즘 공장들이다.

하지만 저널리즘 공장에서는 생산하는 정보들이 갖는 계급적 표지를 그들은 드러내지 않고 숨긴다.
그걸 잘 숨겨야 성공한 저널리즘이 되고, 불편부당한 정론지가 되니까.
물론 우리나라 저널리즘은 그걸 숨길래야 숨길 수 없다.
그 계급적 표지가 너무 노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계급적 표지를 다른 위장물들로 채색하고, 포장하며, 자신을 은폐한다.

흔히 그들은 자신의 계급성을 피상적 객관성으로 포장하고, 휴머니즘으로 채색하며, 감상적 대중심리로 마무리하곤 한다.

가령 유종호가 동아일보에 기고한 종부세에 관한 칼럼은 이런 대표적인 경우다.
유종호는 '늙은 부자의 슬픔'이라는 칼럼으로 종부세 위헌 판결을 적극적으로 두둔한다.
유종호의 계급성은 그가 '동인문학상'(조선일보)의 종신심사위원이라는 그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그가 내세우는 건 그의 계급성이 아니다.
늙고 초라한, 하지만 버블세븐에 사는, 그래서 종부세 내야하는 그런 노인이다.

유종호는 이야기한다.
"인기 없는 아파트의 개척민으로 출발한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 특히 고령자는 특히 난감하다"고.
그 노인들이 얼마나 난감한지 나야 버블 비스무리한 집도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독자로서의 나는 유종호의 칼럼이 참 난감하다. 이 늙은 부자 평론가의 궤변에 대해선 글을 따로 쓸지도 모르겠다.

다시 시그노이즈로 돌아가면,

신호/잡음, 의미/무의미, 진실/거짓, 정보/역정보...
시그널과 노이즈는 서로 침투한다.

시그노이즈에서 그 상호침투는 수용자들에게 착오를 유발하고, 잘못된 환상을 그려내기 위해 설계된다.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는가?
그 상호침투 방식에 대한 설계도, 그 지도를 그려내는 것이 비평을 다시 비평하는 메타비평의 사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이라는 텍스트에 대해 이런 저런 '시그노이즈'들을 만들어내는 그 모든 기만적 담론들을 비판하는 블로거의 책무 역시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다.

그리하여 어떤 정보가 시그널이고, 어떤 정보가 노이즈인지 구별하는 능력은 미네르바 아저씨의 말씀을 빌자면, 더이상 당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학습하고, 연습해야 하는 비판적 인식틀이다.

나는 저널미장센이라는 표현을 종종 쓰곤 한다.
가장 계급적인 언어이면서, 가장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척 하는 대한민국 저널리즘 언어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고민하고 있나. 우리가 막연하게 감상적으로 취하는 계급적 당파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저들의 계급적 당파가 만들어내는 기만을 발전적으로 해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항상 '적대적 공생'이라는 재미없고, 지루한 게임의 희생자가 될 뿐이다.

우리는 저널리즘이 만들어내는 '시그노이즈'에 대해 항상 의심하고, 그것이 왜 시그노이즈인지, 거기서 정보란 무엇이고, 역정보는 어떤 것이지, 유종호라는 늙은 부자 평론가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시그널(나는 계속 부자로 살면서도 세금내기 싫다는데 뭐? 뭐, 어쨌다구?)을 위장하기 위해 어떤 노이즈(휴머니즘, 감상주의, 어떤 객관화된 어떤 지표들)가 그 시그널에 침투하고 있는지를 구별해낼 수 있어야 한다. 혹은 역으로 유종호의 거짓(노이즈)이 어떤 그럴 듯한 진실들(시그널)에 의해 가려지고 있는지를 구별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어울리지 않게 대단한 감투를 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존경해마지 않은 젊는 날의 황지우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범죄자는 때론 거짓을 (숨기기) 위해 진실을 이야기한다.  
그 때의 진실이 중요하다.

그 때의 진실은 진실일까, 거짓일까?

흔히 숭고한 것, 아름다운 것, 진실된 것은 더러운 것, 상스럽고, 기만적인 것을 위해 희생되고, 또 파괴되며, 이용된다. 마치 유종호가 늙은 부자들의 슬픔을 위해 베르테르의 슬픔을 이용하는 것처럼.





심리적 압박 겐세이(이거 당구 치시는 분이면 좀 아실텐데..)용으로 간략하게 믹시 메인 분류체계에 관한 논의를 요약정리합니다. 더불어 aucarzy이며, 동시에 Endless9이기도 한 크레이지 엔들리스나인님(이하 '엔들리스나인')께서 블로거이자 믹시대표로서 약속하신 몇 가지 사항들을 못박아 두기 위해 포스팅합니다. 말은 '압박 겐세이'라고 했습니다만, 그저 애정어린 격려, 혹은 동료블로거, 소비자로서 기대한다는 응원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1. 믹시 분류체계 논의

ㄱ. 믹시의 메인 디자인이 '인기글 중심'의 분류체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포스팅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엔들리스나인님께서 곧바로 해명을 겸해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피력하시고, 현실적인 대안을 곧 수립하겠으며, 또 동시에 현재 준비중인 서비스가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클릭 한방)

ㄴ. 믹스업 추천 가중치

아주 간략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a. 조회수와 mixUP의 가중치 정도 : 최대 mixUP(3회)는 조회수 60회
b. 조회수 가중치는 해당 미디어 평균 조회수를 제외한 상태에서 계산 : 즉, 평균적으로 시간당 포스트 한 개의 조회수가 100명인 미디어가 있다고 가정할 때,  새 포스트 조회수가 100명 이상이 되기전까지 조회수 가중치는 0. (이상 엔들리스나인. 자세한 내용은 해당글 및 댓글 참조)

추천에 가중치가 있으리라 예상했습니다만, 그 가중치가 '추천 1 = 조회수 20'이라는 건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상식선에서 이 정도 가중치라면 충분히 추천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가중치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다만, 제가 거칠게 관찰한 바 이런 '추천 가중치'가 현실적으로 별로 힘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믹시 표시체계'를 통해 보여지는 화면에서는 말이죠(특히 주간/월간 인기글).

이에 대해서는 추천에 대한 참여 부족이라는 메타 고질의 딜레마에 대해 말씀 주셨네요.
이하 이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2. 메타의 딜레마 : 추천 저조 및 커뮤니케이션(PR)의 어려움

물론 이는 믹시 뿐만 아니라, 올블이나 블코를 비롯한 메타 서비스에서 공히 느끼는 아쉬움일테죠.
하지만 역으로 추천에 참여하는 소비자(블로거, 독자)로서는 ㄱ. 추천행위 (접근) 편의성, ㄴ. 보람, ㄷ. 기대이익 등에서 그 추천 시스템에 대해 역시나 계속적인 불만을 토로합니다. 가령 이에 관해 논평 주신 LieBe님께 저는 이렇게 했습니다. 

ㄱ. 블코
블코 메인화면 디자인은 다분히 전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블과의 차별성을 견지하면서도, 대중적인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는(?) 블코의 입장이 반영된 것 같아요. 다만 보다 심화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추천 시스템의 영역'은 그 추천이 활성화될 수 있는 현실적인 ㄱ. 편의성이라는 부분 ㄴ. 그 추천행위의 보람이라는 부분 ㄷ. 그리고 현실적인 기대이익이라는 부분에서 다소 아쉬움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추천이 그다지 활발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구요.

ㄴ. 올블
이 문제, 추천활동이 저조한 문제는 올블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적극적 유저(쉽게 비유하면 일세대 블로거들?)들이 그동안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선도업체 올블에서 대중적인 유저들의 참여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 부피랄까 하중이랄까를 현실적으로 올블의 디자인과 시스템적 구성으로 수용하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간략하게 말하면 두 가지입니다(이바닥님의 지적을 다시 빌자면).

a. 점점 볼 글이 없고
b. 내 글이 메인에 잘 안올라간다.

ㄷ. 또 다른 문제 : 다음 블로거뉴스
블로그의 대외적 위상이나 대중화에는 큰 기여를 했습니다만, 블로기즘이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 혼란을 야기하고, 블로기즘을 '유사 저널리즘'화했다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저항력 있고, 자율성을 확보한 블로그 문화의 저변이 형성되기도 전에 너무 급속하게 '트래픽 신드롬'에 다수 블로거들을 '종속적으로' 빨아들이고 있다는 문제도 있을 수 있겠구요. 여기에 모든 블로거들이 소박한 이기심으로 그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은 정말 걱정됩니다. 실은 다음 블로거뉴스에서 '관리'하는 '선수급'(?) 블로거들은 따로 존재하는데 말이죠.

그러니 절대 다수 참여자들이 보람을 얻고,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기 보다는 '일등 경쟁'으로 내몰리게 하는 다소 유치한(그래서 더 심각한) 시스템적 결함을 갖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좀더 관심이 있는 분들은 '여기' 클릭)

ㄹ. 믹시
역시 추천활동이 저조하다고 합니다.
믹시가 그래도 추천 편의성이라는 부분에서는 가장 평가할만한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추천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저 역시 몹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3. 믹시의 약속

이상과 같은 문제상황 속에서 엔들리스나인님께서 다음 사항을 약속해주셨습니다.

ㄱ. 추천 활성화에 대한 복안 : 믹스업 통합 서비스 개봉박두
"그 동안 단계적으로 추가된 mixUP위젯,mixUP캐스트 위젯, mixUP해준 사람들의 표시기능 등의 장치들이 하나로 뭉쳐져 새로운 가치를 제안드리는 드리는 시점이 11월이 지나가기 전에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시점이 되면 '추천' 이 적음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엔들리스나인)

ㄴ. 마지노선 : 추천글 중심 시스템으로
"만약 이 시점에서도 위 문제(추천이 중요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추천'횟수 때문에 조회수가 중요한 시스템처럼 보이고 있는 상황)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제안해주신 'ㄱ. 최선 : 추천글 중심 시스템으로 '방안을 적극 도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조회수의 가중치를 거의 0에 가깝게 만드는 작업이 될 것 같습니다." (엔들리스나인)

4. 결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이토록 순발력있고, 자신감있게 수용자, 참여자들의 요청과 도전에 대응하는 업체는 제가 경험한 바로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한다기 보다는 미치고 싶다"는 엔들리스나인님 답다는 생각도 들고요. 좀 과장인가요? : )

믹시가 블로기즘이 지향해야 하는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이상적이고, 민주적인 콘텐츠의 분산화된 유통과 이를 통한 다양한 의미와 문화의 파급을 지지하고, 또 포털 중심의 대량적인, 그리고 소수 편집자가 선택하고, 조율하는 폐쇄형 유통구조에서 뭔가 대안적인 믹시만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폐쇄적 거대 유통망이 경향화하는  구조적 종속성'에 대한 항시적인 긴장이랄까요? 이런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믹시와 같은 그래도 응원할만한 메타들이, 참여자들의 에너지를 수용한 합리적인 평판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발아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그렇게 개방적 거대 유통망으로 성장한다면 저는 그것까지를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오히려 응원하고 싶습니다. 이는 믹시에게만 기대하는 것은 아니고, 블코와 올블에게도 기대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믹시든 올블이든 블코든, 서로 파트너쉽을 나누면서 발전적인 경쟁관계를 갖고 커주시길 기대합니다.

메타블로그가 블로기즘이 나아가야 하는 가치를 제시하고, 고양할 수 있다면, 블로거와 함께 호흡하고, 대화하며, 논쟁하면서 그 방법론을 수립해 나갈 수 있다면, 많은 블로거들은 자발적으로 그 취지에 동참해서 함께 고민을 나누고, 또 힘을 보탤 수 있으리라 저는 기대하고, 또 그렇게 믿습니다.

누에님 논평에 대한 답글로도 남겼습니다만, 블로그 콘텐츠 유통은, 포털과 검색환경이라는 지배적 관성과 그 배경을 차치하고 말씀드린다면, 다음 삼각형이 만들어내는 긴밀한 상호 영향, 상호 순환 속에서 발전할 것입니다.

A. 메타블로그라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유저들이 그들의 체험으로 쌓아갈 수 있는 집단적이고, 응축된 형태의  기능성.
B. 블로그 소집단이 좀더 세분화된 주제와 의미적 관심 지향을 갖는 시스템 구축을 시도하는 것.
C. 블로거 각자가 최후의 보루로 남아 자기 나름으로 '궁극의 메타'로서 역할 하는 것.

누에님께선 "C->B->A->B->C"가 되어야 한다고 화살표로 이 순환구조를 설명하시더군요.

물론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는 11월이 지나지 전에 발표해주신다는 믹스업 통합 서비스(?)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대화글 및 발아점
올블과 블코에는 있고, 믹시에는 없는 것
http://minoci.net/659

믹시 mixUP에 대한. (Endless9 혹은 aucrazy)
http://www.aucrazy.com/31




* 양해 말씀
오늘 오전 내내 황당하게도(ㅡ.ㅡ;;) 사이트 접속이 안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이는 제가 도메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생긴 해프닝이었습니다.
혹여라도 방문했다가 헛걸음하신 독자들, 동료 블로거들이 계셨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 안내말씀
이 글에서 다룬 논의는 후속글을 통해 교정(제 부정확한 서술이나 착오 및  오해 부분)되고, 정리되었습니다.
이 글을 굳이 읽으시려는 독자들께서는 이 글 보다는 "요 글"을 읽으시면 논의에 대한 온전한 이해 및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전망을 갖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댓글 대화는 빼구요)


1.  분류 체계와 추천 시스템의 문제

나는 믹시에 꽤나 호의적이다. 그래서 더 아쉽달까, 뭔가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랄까, 그런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올블, 블코, 믹시 시스템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올블과 블코에는 있지만, 믹시에는 없는게 뭘까? 그걸 이제야 알았다(내가 생각해도 내가 참 둔하다...) .

믹시 표시체계는 추천글이 아니라, 인기글 중심 시스템이다.
믹시에서 '인기글'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나는 그게 당연히 추천이 많은 글을 인기글이라고 하는 줄로만 알고 있었던거다. 그러니 믹시가 뭔가를 위장했다거나, 혹은 눈속임했다거나 이런 건 전혀 아니다. 그냥 내가 둔했을 뿐이다. 그리고 실은 최근에야 믹시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곤 하는데, 이 사실을 안 건 불과 일이주 전이다.

그래서 올블과 블코에서는 추천글이 곧 인기글(대체로)이지만, 믹시에서는 추천글(추천이 많은 글)과 인기글(조회수가 많은 글)이 따로 논다. 물론 비례인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하지만. 즉, 믹시 추천 시스템은 '추천'을 기준으로 글을 올리는 시스템이 아니라, '조회수'를 표준으로 글을 올리는 시스템이다.

이건 이런 문제가 있다.

ㄱ. 콘텐츠 소비 편중이라는 문제, 특히 다음 블로거뉴스에 종속되는 문제
자극적인 미끼글, 혹은 거대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글(가령 다음 블로거뉴스에 송고하는 글, 특히 거기에서 일정하게 노출도를 확보해주는 글은 더더욱)은 믹시에서 따로 도와주지 않아도 알아서 많이 읽힌다. 믹시는 이런 콘텐츠 소비의 편중을 확대한다. 그리고 나처럼 다음 블로거뉴스에 거의 송고하지 않는 (이유는 클릭) 블로그들은 다른 메타사이트(다음 블로거뉴스) 때문에 독립적이어야 할 또 다른 메타사이트(믹시)에서 차별을 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론 나같은 블로그들 입장에서는 차별이지만, 믹시입장에서는 정책이다. 그건 인정한다.

ㄴ. 추천행위 가치 절하
추천행위와 표시체계가 따로 놀면 당연히 이런 생각이 들 수 밖에는 없다. 추천해서 뭐하나? 물론 믹스업 단추와 믹스업 캐스트를 통해서는 소셜 북마크 기능을 블로그 단위로 서로 교환할 수는 있겠다. 그리고 이 편의적 기능에 대해선 아직도 대체로 만족한다. 하지만 위젯은 그냥 폼이었나? 이런 생각도 어쩔 수 없이 겹친다. 왜냐하면 위젯은 전적으로 '추천'행위를 위해서 설계된 것이기 때문이다.

ㄷ. 메타블로그와 평판시스템
메타블로그는 인기글을 유통시키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나는 메타블로그는 인기글과 '가치있는 글'이 있을 때 가치있는 글을 유통시켜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 편이고, 그게 메타블로그의 본령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추천이 많다고 곧바로 가치있는 글이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적어도 그럴 개연성은 높다.

그러니 메타블로그는 본질적으로 '평판시스템'이 기본이 되어야지, 인기글 유통 시스템이 기본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믹시의 분류체계는 이 참여적 평판시스템을 적어도 메인과 그 메인을 통해 보게되는 관련 하위 페이지들(주간/월간 인기글)에서는 굉장히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거나, 적극적으로 방기하고 있다.


1-1. 바라는 점

이걸 전면적으로 개선해달라고 요청할 권리가 나에게는 물론 있다.
하지만 믹시가 이 요구를 거절할 권리도 분명히 있다. (말장난하냐? ㅎ)
믹시가 추천글이 중심이 아닌 인기글을 중심으로 한 표시체계를 갖춘 이유는 뭘까?
그렇게 해야 방문자들이 좀더 자주 찾아올거라고 생각한건가?
나로선 그 이유를 모르겠다, 내 많지 않은 체험치로는 이런 인기글 중심의 분류체계는 실망감과 피로감을느낄 수 있는 확률을 높일 뿐이다. 물론 모든 블로거들이 나같지는 않겠지만... 각설하고 이 문제에 대해 나는 이런 바람을 갖는다.

ㄱ. 최선 : 추천글 중심 시스템으로
인기글 중심 분류체계를 전적으로 추천글 중심 분류체계로 바꾸는 일이다.
이게 나는 상식적인 메타블로그의 기본적인 분류체계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나에게는 100점이다.

ㄴ. 차선 : 추천글 시스템을 더하는 방법
최소한 '추천'을 중심으로 한 분류체계를 첨가해달라는 거다. 
이렇게 하면 UI가 다소 복잡해지는 단점은 있겠지만, 그래도 뭐, 단추 하나 차이인 걸.
그리고 방문자들이 어떤 화면을 기본 화면으로 할 것인지(인기글 중심인지, 아니면 추천글 중심인지) 선택하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덧. 절충(차차천) : 올블처럼 전적으로 '추천수'만을 표준으로 산정하면 가장 깔끔(?)할 것 같지만, 이렇게 해도 노출도가 높은 글이 추천 기회가 높다는 형평문제는 생겨난다(물론 현재는 그런 것 같지도 않긴 하다). 추천의 가중치를 현재보다 훨씬 더 높이는 방법, 혹은 일정한 조회수 이상의 글에서는 글 조회수당 추천수의 비율를 고려하는 방법 등이 절충적인 해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 기타 등등 : 튕기기와 로긴 문제


ㄱ. 튕기기
예전에도 간혹 그랬는데, 어제 오늘 특히 많이 튕긴다.
믹시는 부가적인 공간이동을 요구하지 않아서 좋다. 하지만 믹스업 단추에 추천 한방 남겨야지 하면, 어김없이 로긴을 요구하곤 한다(이게 몇시간이면 풀리는 것 같다, 맞나?). 그런데, 그렇게 로긴하려고 하면, 예전엔 아주 간혹, 근래는 자주, 원래 추천하려는 글에서 다른 글로 나를 튕겨낸다. 이 문제는 어서 완전히 개선되기를 바란다. 튕기기가 첨엔 꽤 황당하고, 코믹한 느낌이기도 한데, 그러는 것도 한 두번이다. 좀 짜증 나려고 할 때도 있다. ㅡ.ㅡ;

ㄴ. 로긴 문제
믹시에서는 쿠키를 잡아두지 않는건가? (나는 여전히 쿠키에 대해 개념적으로 명료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할 수 밖에는 없는데...) 올블과 블코(블코도 이상하게 로긴이 잘 풀리는데... )는 로긴시 입력정보를 쿠키 잡아두고, 재로긴을 구태여 반복하지 않도록 상당기간 설정해 놓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쿠키가 사적인 프라이버시와 연결(?)되는 것도 같긴 하지만(그제 '큐로보' 간담회에서 새드개그맨은 이와 관련해서 질문한 것 같은데... 역시나 명확하게 이해가 되지는 않고, 대충 이해만... ), 이왕에 가입한 사이트이고, 나는 그 쿠키를 가져감으로써 생기는 내 컴퓨팅에 관한 정보들은, 그것이 그다지 프라이버시와 긴요하게 연계를 맺는 정보는 아니라고 알고 있어서, 얼마든지 내줄 용의가 있다.

정말 믹시는 너무나 자주 로긴을 요구한다.
이것 좀 어떻게 해줬으면 참 좋겠다.

끝으로,
"Endless9님 믿숍니닷~!"





추. 조언 구합니다.
이상하게 업로드가 안되네요.
아무리 [파일 업로드] 단추를 눌러도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원래 간단한 캡처를 올리려고 했는데 말이죠.
ㄱ. 텍스트큐브 자체의 문제일 확률이 높은가요?
ㄴ. 아니면 호스팅 쪽의 문제인가요? (너바나나님 조언에 따라 이 전 글의 pdf 파일도 내렸는데 말이죠)



* 본문 수정 사항
'쿠키'와 '캐시'에 관한 착오부분(ㅡ.ㅡ;) 수정.
물로 여전히 개념적으론 명료히 이해되지 않지만...



미네르바 추천도서 및 드라마

2008/11/16 06:30
미네르바 사건은 정말 씁쓸함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합니다.

한 개인의 의사표현이 이런 저런 국가적인 억압기제(신원조사)와 담론기제(이를 보도하는 언론기제와의 관계 속에서)의 폭력 속에서 스스로 침묵을 강요당하다고 느끼는 상태("국가가 나에게 침묵을 명령했다")라면 그것은 이미 민주주의의 최소한에서 멀어진 국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 X까라 그래"라는 어떤 영화의 한 장면(이게 맞는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권상우가 그랬던가요?)이 떠오르더군요.

흔히 우리는 입닥치라거나, 아가리 닫으라거나… 이런 상스런 모욕에 가까운 언사를 하는 사람들을 혐오합니다(저는 그래서 신해철을 별로 좋아하지 않죠, 물론 음악은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하지만요). 그것이 소시민의 사회에 대한 정치에 대한 비판적인 격정의 표현이라면 물론 그 비판적 언어를 달리 평가해야 겠지만요. 그런데 국가가 시민에게, 그것도 한 개인에게 이렇게 '아가리 닫으라'고 '명령'하는, '강요'하는 사회는 혐오스럽다기 보다는 공포스럽습니다.

여하튼 미네르바님은 "마음 속에서 한국을 지운다"고 고백하시고, 은퇴를 선언하셨습니다.
하지만 미네르바님께서 그동안 열정적으로, 격정적으로 쓰신 글은  '미네르바 글 모음 까페'(daum)가 PDF를 제작했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 빈나무님 블로그 )

PDF는 두 개인데요.
첫 번째 파일을 방금 전에 읽었습니다(분량이 꽤 방대하더라구요).
마치 전쟁 속의 참호에서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포탄이 여기저기 떨어지고, 금방이라도 총알이 제 심장을 뚫고 지나갈 것 같은 그런 느낌이요. 필력이 정말 대단하시더군요. 대부분은 그런 격정과 분노의 목소리로 점철되어 있었지만, 때론 자애로운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도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좀 꼼꼼하게 읽으려고 했는데, 이게 도무지 경제학에 대한 제반지식이 없다보니 꼼꼼히 읽기에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중간 이후부터는 스킵신공으로 대충 통독했습니다. 아무튼 PDF  첫번째 파일을 읽고 느낀 소회 중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ㄱ. 국가권력과 매트릭스
자본주의 대한민국의 메카니즘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면 미네르바님께서 비유하신바, 국가 엘리트집단이 만들어 놓은 '매트릭스'에 갇혀, 계속 당하고 살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역시나 들지 않을 수 없더군요. 글을 읽으면 97년 IMF 사태가 자주 등장하는데, "두 번은 안속는다"고 거듭 거듭 말씀하고 계시죠. 그러니 국민들의 애국심에 호소해서 순박한 국민들 등골은 빼먹는 파워엘리트 집단에 대한 분노, 국가권력에 대한 배신감(?)을 절절히 표현하고 계시죠. 이와 대비해서, 중소기업, 자영업, 농업과 축산업에 종사하는  서민에 대한 깊은 연민들도 꽤 자주 표현되고 있구요.

ㄴ. 공부해라
당하고 살지 않으려면 공부하라고 강조하시던데요. 솔직히 이하에 소개하는 미네르바님의 추천도서들을 제가 읽을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읽던 읽지 않던, 소개할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서요. 경제학 전공자 독자들께서는 다른 추천할만한 책들도 댓글로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 추천도서는 목차를 달리 해서 요약 정리합니다.


* 이하 물론 전부 인용문입니다.

 [일반적인 추천 교양서 및 드라마 ]

1.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 리오 휴버먼 : 저번주에 오래간만에 다시 본 책으로 토론을 했는데, 참 쉬우면서도 보기 좋은 책입니다. 경제를 모르는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쉽고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볼 수 있죠.  처음에는 다 이렇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제 아무리 전문가도 처음부터 전문가가 아니듯이

2.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 막스 베버 : 한층 더 이해의 강도가 깊어 질 것입니다.

3. THE BOX : 현대 컨테이너 역사의 시작과 국제 물류 시스템의 큰 그림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죠.

4. 하게타카 (콘돌)(6부작 경제 드라마) : 거기에 시간이 나시면 2007년도 1/4 분기에 반영된 하게타카 (콘돌) 이라는 6부작 경제 드라마가 있죠. 이건 헤지 펀드가 일본 국내에서 활약하면서 벌어지는 걸 드라마로 만든 것인데, 가만 보면 예전 98년도 IMF 당시 한보 사태와 기업 매각을 보는것 같은 착시 효과가 들 정도로 임팩트가 대단하더군요.

5. 리스크 - 피터 L 번스타인 : 이 정도의 소스를 처음 접하신 후에 피터 L 번스타인의 리스크 라는 책을 보시면 왜 현재 가장 많이 쓰는 단어인 리스크의 그 근본적인 어원적 분석과 그 진정한 의미. 리스크의 현대적 의미의 측정 방식등의 다양한 시각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이 책은 쉬운데 컨설팅 업게에서 신입이 무조건 읽어야 하는 50권 중 하나죠.

6. 어프랜시스 : 그 대표적인 인물이 도널드 트럼프다. 어프랜시스는 시즌 6까지 무조건 다 봐라. 이건 돈 주고도 못 보는 오히려 숨겨 두고 나만 봐야 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책과 함께. 가만 보면 여태 얼마나 당했는지 처절하게 알 수 있다. 이런 놈들은 동물적인 타고난 재능이지만.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보고 학습 하는 수밖에 없기 떄문에 돈을 주고 그 노하우를 사는 것이다.


[체계적 학습을 위하는 독학자를 위한 추천 도서]

패턴은 경제원론-미시경제학-거시경제학-화폐금융론-경제사-국제 경제학.
이 정도로 요약이 되고요.

1. 경제 원론
ㄱ. 경제학 원론/ 이준구 : 이 책은 수리적인 해석이 약간 부족하지만 쉬워서 접근성이 좋은 책이죠 일반 대학 교재로 굉장히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ㄴ. 경제학원론/조순: 조순이 미국 대학에서 예비군 군복 입고 학교 다녔다는 일화는 너무 유명해서 미국 동네에서 현역 군인 유학 출신인 줄 착각까지 했다는 분이신 데 이건 좀 난이도가 높아서 비추지만 보실분은 볼만 하시고요.

2. 미시 경제
ㄱ. 미시 경제학/이준구 : 주 교재
ㄴ. 미시 경제학/이영환: 보조 교재

3. 거시 경제
ㄱ. 거시 경제론/정운찬.김영식
ㄴ. 거시 경제학/이우현: 이 책은 다른 책 보다 수식이나 그래프가 좀 많은 편인데 현실과의 접목면에서 우수한 편이고요... 경제 수학이나 수학에 딸리시는 분들은 그런 수식은 무시하고 개념적 차원에서 독학서로써 보시면서 그래프를 이해 하시면되고요.
ㄷ. 맨큐의 경제학(맨큐의 거시 경제학) : 사실 이건 딱 보면 무슨 잡지 저널 처럼 쉽다는 분들이 많은데, 한 번 볼 때하고 두 세번 볼때하고는 또 틀리더라고요. 진짜 초단기로 이해 하시고자 하시면 미시/거시 다 보시면 되고요.

4. 화폐 금융론
화폐와 금융시장/정운찬 : 보통 쉽게 잘 쓰여져서 많이들 보는 책이고요.

5. 국제 경제학
국제 경제론/김인준 : 이 책은 통상 갑자기 기억이 안나는데..국제 금융 연구회인지 위원회인지 에서 나온 국제 금융론 이라는 책이 있는데 그것과 같이 보면 좋습니다. 처음에는 갑자기 이해가 안 갈수가 있는데. 국제 경제학이란 국제간 거래에 대한 경제학 원리를 학습하는 것으로써 환율이나 비교 우위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정립이 가능해 집니다.

*
대충 갑자기 급조해서 쓴 건데 통상 대학생이나 일반인이나 접근하는 패턴은 경제원론 + 미시 경제 + 거시 경제 + 화폐 금융론 + 경제사+국제 경제학, 이 정도 가뼈다귀고요. 지금 급조해서 쓴건 말그대로 입문서로 쉬운것 위주로 입문서로 솔직히 고등학교 3학년 정도면 차근차근 천천히 보면 다 이해 가능한 수준입니다.
경제 원론은 일반인 분들이라면 보면 좋지만 초 스피드를 원하시면 그냥 점프 하셔도 무방하시고요. 대량 한 6권? 소장 가치도 훌륭할 뿐더러 어디 가서도 이 정도만 아셔도 비전문가라는 소리는 안들으시고 프리젠 테이션으로 일반인 강연회하실 정도는 되고요.

사실 이게 절대로 어려운게 아니거든요? 돈 아까우면 빌려서 보면 되고 번역서는 폴 크루그만 껄 본 적이있는데 번역이 개판이더라고요.

[그 밖에 취미로 볼 만한 책 및 기타]

괴짜 경제학 / 경제학 콘서트 / 경영 유감 / 시티즌 경제학 / 경영창조: 톰 피터스가 쓴건데 인상 깊은 좋은 책이더군요/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죽은 경제학자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 끊없는 도전과 용기.

기억이 나는건 이정도 수준이고요.

일단 경제 신문을 하나 신청해서(주 : 혹은 인터넷에서)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 되더라도 계속 봅니다.
그럼 처음은 몰라서 두 세번 보다보면 모르는 단어나 용어가 연결이 돼서 주기적으로 자주 나오거든요.

그 사이에 짬짬이 위에 있는 책도 버거우시면 그 중에서도 한 2.3 권으로 압축해서 개념 잡으신 다음에 주식.채권.선물/옵션.부동산.국제 경제. 외환. 그런식으로 개별적으로 영역 확장을 해서 개별적으로 독학을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나중에는 그게 상호 연결이 되서 보이는 단계로 접어 들게 됩니다.

그 다음에서야 외국에서 석유값 폭등이 국내 환율 변동의 영향이나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가격 영향력이나 여파가 어떤식으로 미치고, 대충 언제 투자 시점인지 태풍이 올건지 보는 시각이라는게 생기는거죠.

이건 무슨 전문가일 필요도 없고요. 일반인도 일하면서 자기 노력에 따라 고등학생 정도만 되도 한 2~ 3년 정도만 기초 잡고, 분야별 세부 학습한 다음에는 자동으로 연결 되서 한 눈에 딱 보입니다.

그 다음에서야 이제 대응 전략이라는게 나오게 되죠.
왜냐면 너무나 뻔하거든.

최대한 입문서 위주로 쉬운걸 추천해 드린 독학서고요.
원래 가장 톱 클라스 전문가는 전문 분야를 유치원 7살짜리 애한테도 이해 시켜 줄 정도로 쉽게 말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진짜 전문가라고 예전에 학교에서 들엇던 말이 생각이 나는군요.

경제는 어설프게 배우면, 개인별로 혼란스럽죠. 햇갈리고 오판 = 손실로 연결 되고 또 미친 애널이나 찌라시 애들한테 휘둘리기 때문에, 개념 정립이라는게 중요 하기 때문에...
일반인 분들이 가급적 접근성이 용이하게 말씀 드렸어요.

1년이면 몰라보게 개념 정립이 되서 주식, 채권, 부동산 어느 분야를 보든 이해의 속도나 폭이 훨씬 더 넓어 지실거예요.

왜냐하면 기초가 있는 사람하고 없는 상태에서 한 부분을 이해 할려고 덤비는 거는 하늘과 땅 차이거든요.
기본이 중요하다는걸 말씀드리는거고요... 요즘에는 맨큐의 경제학 강의 동영상이라는것도 나왔더라고요?

일반인 분들한테 CFA 수준이나 MBA 수준을 요구 하는건 아니죠.
최소한 어떻게 돌아 가는 고스톱 판인지는 알고서 머니 게임을 하셔야죠. 그래서 말씀 드린 거에요.

사실 자본주의 역사에 대해 공부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경제학은 원래 태생부터 더러운 학문이에요. 진흙탕 싸움이죠. 그런 판떼기에 순진 무구하신 분들 기웃 거리면 그냥 밥이죠. 밥.
거기에 모르기까지 하면 뭐 이건 시쳇말로 껌?

- 이상 미네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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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아점
빈나무 블로그 (여기에서 pdf를 다운 받으실 수 있습니다)
미네르바 글 모음 까페 (여기에서도 당연히 다운이 가능할테구요.. )


* pdf 내립니다. (댓글 참조)
트래픽 때문에... ㅠ.ㅜ;;
너바나나님 조언 고맙습니다.




파워블로거 1. 서(序)

2008/11/15 03:28
* 이 글은 일종의 판타지 소설인데, 이 글을 소설로 읽던, 개지랄로 읽던 그건 당신 자유다.



0. 황무지

본질적인 딜레마는 누에의 그림 속에 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황무지]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거지는 부자가 되길 원하고,
부자는 왕이 되길 원하고,
왕은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황무지...

어느날 기적적으로 블로그가 생겨났다.
그건 마치 천지창조와도 같았다.
우리는 처음으로 동등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다.
거기에는 부의 높낮이도 없었고, 지식의 높낮이도 없었으며, 학연이나 지연으로 편을 가르지도 않았다.
우리는 그저 블로거였다.

우리 모두 동등하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새로 태어났다.
마치 요나가 된 것 처럼.
인터넷이란 바다에서 새로 태어난 것처럼.

세속 사회의 학연이나 연줄이나 쥐뿔만큼 차이나는 지식이나 손톱만큼 차이나는 글솜씨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의 진심으로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우리에게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의 희망을 키우며, 이 더럽게 외롭고, 이 지랄맞게 쓸쓸한 세계에서 내가 좀 부족하더라도, 그저 대화 나눌 수 있고, 서로 티격태격 싸울 수는 있어도, 당신과 내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그런 따뜻함 같은거, 그런 감상주의... 빌어먹을 휴머니즘, 그런게 아직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우리는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건 황무지다.
그 황무지는 우리 모두를 부자가 되길 원하는 거지로 만들고 있고, 왕이 되고 싶은 부자로 만들고 있으며, 더 이상은 만족할 수 없는 왕으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
우리들의 세속적인 욕망, 뭔가 뽐내고 싶은 그 한없이 인간적인 감정, 대한민국에 태어난 죄로 내면화시킨 비교와 질투와 서열과 끼리끼리즘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과 갈망, 그리고 나도 일등되야지하는 그 똥덩어리 같은, 하지만 자꾸만 화장실 가서 그 똥덩어리 확인하고 싶은 그 감정, 주류와 비주류를 나누고, 파워블로거와 마이너블로거를 나누는 그 온갖 위계와 순위놀음의 유치한 속물근성을 우리는 우리가 키우길 원했던 평등, 나눔, 더불어 함께 하는 가치보다 사랑했을 뿐이다.

대한민국 일등 발명품 싸이월드의 해외여행 사진 퍼레이드 같은거.
폼나는 레스토랑에서 별 그지 같은 스테이크 위로 빛나는 포크와 나이프가 가지런하게 놓여 있는 그런 뽀샤샤한 사진 같은거.

우리는 좀더 알길 원했고, 좀더 이해하길 원했고, 좀더 관심받길 원했고, 좀더 따뜻하길 원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드디어 온라인에서 강요받고 있다고 느낀다. 낙오자 딱지를 여기에서도 받으면 안되지. 니 이마에 낙오자 딱지 붙여주마, ㅎㅎㅎ.

이제 초기 블로기즘이 꿈꾸던 세계, 온라인 공동체, 고립적이면서 동시에 관계적인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조화로운 이상은 깨져버렸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극적인 역전. 온라인 밖에서 사육되고 있는 너희들이 진짜 매트릭스의 노예들이다! 그렇게 외치며, 사회의 위선과 가짜 권위를 불살라 버리리라, 당신과 함께 의기양양하게 저 높은 위선의 성채에 돌을 던지던 당신의 친구는 이제 당신 곁에 없다.

블로그계의 현인들은 그저 소리 없이 이 똥덩어리판을 조용히 접어버리거나, 그들만의 고립된 섬을 향해 스스로 유배를 떠나고, 남겨진 욕망의 전사들은 그들을 한번도 본적 없는 것처럼, 그들과 한번도 말조차 섞은 적 없는 것처럼, 육교 위에서 옷핀을 파는 늙은 노파를 지나치듯 그렇게 쉽게 잊어버리고, 온라인 투쟁에서 생존하는 방법들을 짐승처럼  어슬렁거리며 찾아다녔다.

모든 것은 욕망에서 시작했다. 미끈한 스포츠카 타고, 저 풍만한 여자를 따먹어야지 하는 그런 욕망, 원초적이면서, 또 자본주의적인 그 욕망.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학습받은 조선일보식 병맛 엘리트주의. 그게 돈이든, 명망이든, 당신들이 스스로에게 내면화시킨 빌어먹을 위선이든 뭐든 간에 그런 거. 타자기 위에서 딸딸이 치게 만드는 그런 좆같은 거. 그리고 아, 씨바 오늘 한건 했군, 이런 만족감을 트래픽에서, 애드센스에서, 스폰서에서, 가식적인 위선에서 찾기를 원했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실망했다.
조금씩 우울해졌고, 더 쓸쓸해졌으며, 고립됐다.


1. 욕망의 게임에서 당신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이제 블로그를 둘러싼 온갖 유치하고, 저열한 아수라장이 펼쳐진다. 저 씨발놈은 글도 좆도 못쓰면서 왜 인기블로거야, 저 우라질 새끼는 왜 맨날 미끼질이야, 저 새낀 왜 지만 고상척 지랄이야, 저 병신은 외국 블로그 도둑질하면서 뭔 놈의 생색이야. 우리들은 핑계를 찾고, 컴플렉스와 공격 욕구를 마구 마구 고양시키며, 이명박이처럼 성공해야지 신화를 내면화시킨다.

우리는 서로 이해하기 위해 비판하지 않고, 서로를 짓밟기 위해 비난한다. 서로를 이용하기 위해 아부하며, 그 비난과 아부를 자라게 하는 효과 만점인 숙주, 우리 공동의 적을 드디어 찾아낸다. 저 좆같은 빠워블로거 새끼들. 지랄 쌈싸먹고 있네. 그리고 댓글로는 알흠답게 한 마디. 아, 참 좋은 글입니다! 역겨운 정치질이 시작된다.

이제 블로그계에도 경제논리가 바야흐로 도입되고, 외교적 수사가 폼나게 유행하고, 때론 양심의 대변자인 양 고독한 투쟁을 펼치기도 한다. 나 홀로 세상을 위해 싸우는 것처럼, 내가 세상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지랄육갑팔색의 총천연색 삽질. 찌라시즘은 블로그판 생리도 모르면서 깝죽대고, 포털은 블로거들을 우리 안에 가둬 사육하며, 메타는 미끼놀음에 여념이 없고, 그 삽질 시스템에서 지쳐버린 블로거들은 싸늘하게 읊조린다. 이런 병맛...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수라장에서 당신은 성공하길 원한다.
저런 병신 같은 새끼들도 강연이네, 파트너네 지랄 염병하는데, 나라고 왜?

하지만 당신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
당신은 당신이 만든 욕망의 사슬, 우리가 방관하며 지나온 그 모든 기회의 순간들을 이미 지나쳐 버렸다. 당신은 당신을 위해서 한 방울 눈물도 흘려주지 않을 친구들을 위해 당신의 위선을 모두 사용했다. 그리고 당신 역시 그 누구를 위해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릴 수 없다는 걸 이제야 안다.

아, 씨바, 좆됐네.

이제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나오지도 않는 마른 눈물을 흘릴 수 있을 뿐이다. 좋은 시절은 갔다. 이제 빠워블로그의 세상이 도래했도다. 씨바, 빠워블로거 되기가 왜 이렇게 어려워, 그렇게 낮게 탄식하며, 욕망의 콜로세움이 되어 버린 블로그판에서 사자밥이 되는 순간, 당신은 블로그에 첫 줄을 쓰던 그 들뜬 설렘의 기억을 망각 속으로 영원히 밀어버린다.



* 발아점
1.
2.

* 확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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