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2007. 10. 15) 오후 8시부터 10시 10분 정도까지 서울 대치동 그레텍 빌딩에서 태터&미디어 주최, 곰VT, 프리챌 등등 후원의 [대선후보 블로거 간담회](권영길 편)이 있었습니다. 이 글은 위 간담회의 최소한 버전, 최간략 버전입니다.

제 식으로 정리한 글입니다만 권후보께서 말씀하신 특징적인 언급들을 살리고자 합니다.
(☞ 표시는 제 짧은 느낀 점을 기록합니다.)



0. 권영길 후보 모두발언
: 웹2.0 언급. 네이버 홍은택 이사의 글 언급. 홍이사 글 중에서 "의제설정권의 민주화"언급

☞ 네이버 이사가 '의제설정 민주화'라고 하니까 솔직히 좀 벙찌는 느낌이 없지 않다.
참조 - 홍은택, '웹2.0시대의 의제 설정'

홍이사가 "운영을 맡고 있는 네이버뉴스"가 "의제설정권의 민주화를 위해서" 정치기사 관련 댓글을 구석탱이에 몰아넣었는지 궁금하다.

즉, 정치적 의사 형성에 대해서는 침묵을 '유도하는' 네이버(NHN)가 "의제설정의 민주화"니 "열린 댓글 공간"이니 "다수의 침묵을 깨뜨려야 한다."는 둥의 어처구니 없는 겉멋든 수사를 남발하면 솔직히 좀 민망하지 않나 싶은거지.
"다수가 정보의 선택과정이라도 최소한 참여하도록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웹 2.0시대 인터넷 서비스의 방향인 것 같다."
라고 홍은택 네이버 이사는 말한다.
정말 정말 벙찐다.

잘 나가는 스타 언론인을 데려다가 한겨레라는 좀 진보적인 삘나는 칼럼에 이런 폼나는 글을 쓰게 하면 그게 네이버식 '의제설정의 민주화'인건가? 이럴 땐 정말 금자씨가 간절하게 그리울 뿐이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할까 싶기도 하다.


1. 또 권영길인가? 대선 삼수생 권영길.
: "역시 권영길이다"라고 하더라.

☞ 대언론관, 문국현 후보와 관계와 더불어 가장 궁금했던 질문이었는데, 민주노동당의 경선의 민주성을 강조하면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건 비난이 아니라 정말 느낌이 그렇다는 거다) 잘(?) 넘어간 것 같다. 솔직히 좀더 집요하게 질문하고, 좀더 과감하게 답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2. 대언론관(특히 취재지원선진화 방안 관련)
: 언론 스스로 자기정화력을 갖춰야 한다. 취재지원 선진화(기자실 통폐합, 좀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브리핑룸 통폐합)의 내용이 옳더라도, 국가가 언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

3.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정책은 무엇인가
: 황제식 족벌경영하는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 중소기업을 보호해야 한다.

4. 민주노동당 당명을 바꿀 생각은 없나
: 바뀐 당명을 기억하기도 벅찬 기존 정당들와 우리는 다르다.
"노동당"이라는 레드컴플렉스에 대해서는 일정정도 인식하고 있지만, '민주노동당'이 나는 자랑스럽다.

☞ 크게 공감. 노동당에서 '레드컴플렉스'를 느끼는 유권자, 시민들은 민주노동당이 어떻게 바뀌어도 민주노동당을 지지할 사람들 아니다. 그리고 노동당이 포함된 당명에서 '레드컴플렉스'를 연결짓는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그다지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평가하는 편이다.

5. 문국현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
ㄱ. "가치 연대(연정?)"에 대해 언급.
ㄴ. '가치 연대'의 대상에는 누구도 포함될 수 있다.
ㄷ. 문국현 후보는 기회가 되면 만나겠다.
ㄹ. 다만 문국현 후보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자료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다.
ㅁ. 모 언론사에서 문국현 후보와의 자리를 기획한 바도 있고, 이때 나는 수락했었다.
ㅂ. 문국현 후보의 "사람중심 경제"는 내가 3년전에 이미 말했던 거다. 다만 내 '사람중심 경제'에서는 한미 FTA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점에서 차이가 있다.

6.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에 대해 유화적인 발언을 한 것 같다
: 아니다. 민주노동당의 대기업정책은 바뀌지 않는다.

7. 포털, 인터넷 신생매체에 대해서
: "포털은 언론이다"

☞ 전폭적으로 공감. 포털은 언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권후보의 언론관에 따라 거칠게 추론하면 언론은 건들면 안되고, 포털은 언론이니까, 포털도 건드리면 안된다. ㅡㅡ;;

8. 선거운동 제한(선거법 관련)
: 선관위가 정말 잘못하고 있다.

9. 대언론관을 피력한 답변에서 "(언론은) 풀어주면 된다"라는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가
: 원론적인 답변. 언론의 자율성을 믿어야지 국가 스스로 직접적으로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취지.

☞ 내 질문(질문하면서 버벅거렸던 게 기억에 남는다. 쪽팔리다. ㅡㅡ; ). 솔직히 '풀어준다' '자율성을 믿는다'라는 것과 "포털은 언론이다"라는 말 사이의 괴리, 그리고 첫 모두발언에서 홍은택 이사의 글을 인용한 것 모두를 짬뽕해서... 너무 추상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10. 간통죄 폐지를 찬성하는 유일한 정당이라고 알고 있다.
: 간통죄는 가족의 가치를 '보호'하지 않는다. 간통죄의 고소를 위해서는 필요적으로 이혼소송이 그 요건이다. 간통고소가 여성을 보호하는 것 같지도 않다. 간통고소자는 남성이 훨씬 더 많다(이건 새롭게 알게된 사실).

☞ 내 질문인데, 이건 후술하는 '주민등록증제도'와 관련해서 사생활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전체의 효율성에 의해 억압당하고 느껴서리. 질문한 거다. 나는 물론 간통죄 폐지 찬성하고, 간통죄는 어떤 범죄보다 먼저 사라져야(비범죄화) 한다고 생각한다.

11. 주민등록증 제도에 대해
: 지문날인에는 반대한다. 전자주민증에도 반대한다. 부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당에서 이미 검토중이다.

☞ 나는 주민등록증 제도에 반대한다. 이게 효율성을 위한 제도인 것은 긍정하지만, 그 효율성과 국민들의 사생활 보호의 가치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당연히 사생활보호의 가치니까. 우리나라 같은 주민등록증 제도를 갖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혹 아시는 독자분들 있다면 알려주시길 바란다. 이건 정말 박정희식 통제적인 국가권력을 위해 만들어진 반인권적 말단 장치다. 최소한 지문날인과 생년월일을 표시한 번호구현방식은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다.

12. 기존 여권에 대한 실망감에 대한 반사이익을 한나라당이 모두 차지해버렸다. 반사이익을 흡수하지 못한 이유는 뭔가. 복안이 있는가.
: 정치는 생물이다.

13. 지난 선거에서 노무현 지지자 측에서 '사표방지' 심리를 자극해서 권후보측의 획득 가능한 표중 상당수를 빼앗아 온 것으로 생각한다(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 간 표차이는 약 60만표). 실질적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셈인데, 얻은게 없다. 이번 선거에서는 뭔가 실질적인 거래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국보법 철폐를 거래조건을 건다거나, 통일부장관을 요구한다거나.. )

: 가치의 연대, 가치 연정은 정책 연정과는 다르고, 현재로서는 위와 같은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14. 주황색 츄리닝(트레이닝복)을 본 적 있다. 왜 하필 주황색이냐. 이소룡 트레이닝복처럼 노랑색이면 더 눈에 띄일 것 같다.
: 좋은 색은 이미 다른 당에서 선점했다. 개인적으론 빨강으로 하고 싶었지만, 레드컴플렉스를 고려해서 주황으로 했다. 하지만 상징꽃은 '빨간 장미꽃'이다.

☞ 간담회 중계를 지켜보던 네티즌의 질문 중 하나. 가벼운 분위기 전환용.

15. 김정일 위원장과 만났다면 어떤 이야기를 했겠나
ㄱ. 가벼운 이야기로는 a. 나이 얘기(3, 4개월 차이) ㄴ. 평화 ㄷ. 영화 이야기
ㄴ. 진지한 이야기로는
a. 지난 정상회담에서 아쉬웠던 실질적인 통일에 대한 이야기
b. 남북 공동체를 위한 체제 연구에 대한 이야기
c.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다자간안보 구상에 대한 이야기.

16. 사형제 폐지에 대해 발언한 것으로 안다.
: "실리보다는 가치"를 추구한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해야"

17. 국공립대학 통폐합 정책. 반발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ㄱ. 교육의 문제는 대학서열화의 문제다.
ㄴ. 서울대를 없애고, 모든 대학을 서울대로 만들어야.
ㄷ. 무상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ㄹ. 교육부를 해체시켜야.

18. 블로그의 산업화 문제
지난 [대선과 블로거] 토론회도 이런 일환이었다.
준비 중이다. 고민하겠다.

☞ 지난 '대선과 블로거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입장으로, 물론 권영길 후보의 발언을 믿고 싶은 마음이지만, 솔직히.. 여타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블로그를 자신의 정치적인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는 측면이 강하지 않나 싶다. 민주노동당에 애정을 갖는(물론 심정적인 지지, 혹은 비판적인 지지이지만) 사람으로서 블로그의 가능성을 블로거들과 함게 능동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정당이 민주노동당이 되기를 희망하는 바다.

19. 이공계. 연구원들의 고용문제
: 듀퐁사례(나일론을 발명한)를 언급. 부담감없이 자유로운 연구분위기를 만들어야.

20. 비정규 문화예술인 문제
ㄱ. "문화예술인을 가장 사랑합니다." 국가의 지원이 절실한 부분이다.
ㄴ. 프랑스 사례. 타이거 우즈 사례(미국 연예인 노조 조합원임) 언급.
ㄷ. 문화예술인의 권익을 위한 노조의 필요성

21. 외국인 노동자 문제
ㄱ. 산업연수생 제도(과거) -> 고용허가제(현재) 이다.
ㄴ. 앞으로는 '노동허가제도'로 나아가야 한다. 실질적인 직업선택,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 전폭적으로 공감. 우리나라 외국인들, 특히나 못사는 나라 외국인들에게 너무 배타적인 것 같다. '미녀들의 수다'같은 대중적인 프로그램들에서 이런 이야기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얼핏 든다.

22. 20대의 정치적 무관심. "88만원 세대"
: 본질적으론 취업 불안정의 문제다. 이는 또 취업위주, 일류대학 위주의 교육정책의 문제이고. 교육개혁이 필요한 이유.

23. 민주노동당은 집권할 준비가 되었는가? 사양산업의 CEO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ㄱ. 어려운 문제다. 사양기업 간의 연대
ㄴ. 노동자들의 경영참가(가령, 운수업에서 자주적 관리모델이 존재)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듯.

24. 프랑스 특파원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안다. 불어 한마디 만.
ㄱ. 싸바(ca va?) 싸바(ca va!) 로 오케이.
ㄴ. "솔직하게 얘기해야죠?" 귀국한지 20년이 넘었고, 노동문제에 집중하다보니..솔직히 기억에 나는 것이 없다.  : )

☞ '솔직하게 얘기해야죠?' 라는 표현을 간담회 종종 유머러스하게 구사하는게 인상적이더라.

25. 권영길 후보 마무리 발언
민주노동당은 경질되고,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곤 한다.
그렇지만 민주노동당은 '성장할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총평]
예상보다 무난하게, 능숙하고, 유연하게 답변한 것 같다.
솔직히 분위기도 예상보다 훈훈(?)했다.
지난 문국현 후보 간담회와 비교한다면 그와 비슷하거나, 혹은 좀더 나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듯 하다.

물론 간담회가 대선에 굉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테다.
솔직히 그렇다.
그렇지만 정말 블로그의 위상이 높아지고, 블로거들 스스로가 블로기즘의 정치적인 가능성, 정치적인 상상력을 블로깅을 통해 자유롭고 즐겁게 표출할 수 있는 그런 문화가 성숙된다면, 대선후보들과 블로거의 만남을 9시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혹은 손석희의 100분 토론에서 블로거들과 대선 후보들이 열띤 토론을 하는 그런 날이 올 수도 있으리라.


* 관련글
문국현 후보와 블로거 간담회


* 시즌 추천글 - 메이저리그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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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예외적으로 제 한겨레 블로그에 동시등록합니다. 물론 메타사이트 발행은 민노씨.네에 등록된 글에 한정합니다.



큰 키는 자르고 작은 키는 뽑아 늘려 모두 병신을 만들고 마는 이 정권의 ‘가짜 평등 교육’의 말로(末路)는 온 국민이 ‘평등하게’ 중국 주인, 미국 회장, 일본 사장 아래서 눈물 밥을 먹는 것밖에 없다. 100년 전 교육으로 민족을 되살리고 나라를 되찾으려 했던 무수한 독립지사들이 “바보들아, 교육이 나라의 운명이다”고 외쳐대던 목소리조차 귀먹은 정권에 지쳐 잦아들고 말았던 5년 세월도 이제 서산(西山)에 걸렸다.
- 강천석,  '바보들아, 교육이 나라의 運命이다 중에서


1. 칼럼 요약(요약할 가치가 있는 내용인지는 정말 의문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자문자답버전이다.
열심히 혼자서 자문자답 하면서, 첫 번째 문제 내겠다, 두 번째 문제 내겠다, 이러는데, 그 정답은 모두 '교육자'이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은 그 중요한 '교육'을 '가짜평등교육'으로 망쳤다는 게 골자고.
 
'망쳤다'에 대한 어떤 구체적인 논거도 없다. 당연히 마땅히 그렇다는 식이다. 나 역시 노무현 정권의 교육정책 전반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이렇게 두리뭉실하게, 감정적이고, 야만적인 수사를 뒤집어 쓰고 전적으로 잘못이고, 전적으로 뻘짓했다는 투는 좀 놀랍다.

이 글 쓴 강천석이란 분은 세칭 언론인, 쨔날리스트,  논설위원, 칼럼니스트다.
이거 명심하자. 나 같은 이름없는 블로거도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기 위해, 그것을 감정적으로 선동하기 위해 '병신'이니 '바보'니 하는 정말 위험한 수사는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놀라운 건 '병신'이라는 단어다.
병신이란다. 병신.
마음 한 구석에서 뜨거운 뭔가가 치밀어 오르지만, 최소한 강천석 칼럼의 저질스런 차원으로는 추락하기 싫어서 일단 꾹꾹 눌러 참는다.
이에 대해선 후술한다.


2. 조중동네 변신합체모드... 그리고 저널리즘의 당파성과 적대적 공생. 
칼럼은 요즘 한참 이슈가 되는 이명박식 교육정책에 대한 측면 지원 성격이다. 이건 뭐 길게 이야기해봐야 입 아프다. 네이버도 '알아서 기는 판국'에 조중동이야 아주 신났다.

물론 이 문제는 오마이의 '문국현 올인'정책(미디어오늘)과 함께 논해야 하는 문제이긴 하다. 오연호(오마이뉴스 사장)는 "조중동+네 시대가 됐다"고 비판하면서, 우리는 '조중동네'와는 다르다고 말하지만, 적대적 공생이라는 한국적 언론권력의 역학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조중동과 오마이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나는 평가한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연호의 주장에 공감하는 바가 있다면, '뉴스가치'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 그 저널리즘이 표방하는 역사관이나 정치 철학의 측면이다. 쉽게 말해서 정치적 포지션이 상당부분 겹친다는 것 외에는 조중동의 당파성과 (그 본질에서는) 달리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나로선 차라리 (전통) 저널리즘이 추구한다는 객관성이라는 거짓 신화를 적극적으로 깨뜨리고, 우리나라 언론들이 보여주고 있는 정말 대단히 '노골적인' 정치적 당파성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편이 좋지 않나 싶다. 아무리 객관적이라고 외쳐봐야 눈에 뻔히 보인다.

전통 저널리즘의 객관성, 중립성을 표방하고 싶은 언론은 지금처럼 그렇게 외치되, 정말 그런 실질을 보여주고, 그걸 지킬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매체들은 당당하게 자신의 정치 경제적인 당파성을 드러내는 게 오히려 이런 기만적인 불편부당의 허망한 구호를 외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다.

더불어 잠깐 네이버 이야기를 하자면, 정치기사에 대한 댓글일원화에 대해 이렇게 대답한다.
"댓글 일원화는 심층적인 토론문화 위한 것"(프레시안)이라고. 
 
기사는 강북에 있는데, 토론은 강남 가서 하라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나? 이게 '심층적인 토론문화를 위해서'라고 강변하는 네이버에 대해서는 정말 비판하기조차 낯뜨겁다. 자기들도 뻔히 알고 있지 않나. 이래서는 정치기사에 대한 순발력있는 토론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걸.

정말 궁금한 독자들은 그 '심도있는 토론문화'가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확인하길 바란다. 그리고 대선미디어연대가 포털의 대선뉴스를 분석한 결과(프레시안)도 더불어 살펴보기 바란다 .

다시 칼럼으로 돌아가자.


3. 칼럼의 야만성 : 막말의 수사학
조선일보 칼럼/사설에서 새롭게 개척한 영역이 있다면 그건 '막말의 영역'이다. '병신'이라는 단어가 전통저널리즘을 추구한다는, '대한민국 일등신문'이라고 자랑하는 일간지 칼럼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된다.

놀라움을 넘어서 비통하다.
쓴웃음이, 헛웃음이 나온다.
이건 정말 웃어도 웃는게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락프로그램 훈계(조선닷컴)








이제 조선일보에 잘못 걸리면 '병신' 소리도 감수해야 하는 '야만'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러면서 북한인권 운운하고, 이러면서 지상파 오락 프로그램의 시청률 지상주의와 '막말 문화'에 대해 훈계한다. 이건 정말 '친절한 금자씨'가 떼로 와도 도저히 감당 안되는 적반하장이고, 자기배반이다.

이제 대한민국 일등신문 칼럼니스트 '강천석'은 '병신'이라는 단어와 함께 기억될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럴것이다.

'병신'소리 듣기 싫다면 최소한 분노라도 하자.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



* 이 글은 올블 [나의 추천 글]에 올립니다.
* 이 글은 예외적으로 제 한겨레블로그에 동시등록합니다.



찌라시 저널리즘과 기사 읽는 훈련

2007/10/11 03:42
캡콜드님의 캡쑝 쿨~한 글 '기자의 악의를 자극하면'을 읽고 드는 생각은 이런거다. 일단 위 글에서 캡콜드님은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뉴스 읽기의 가장 기본적인 두 가지 요소, 그것은 바로 “기사의 출처가 어디냐(기자, 언론사 등)”, 그리고 “언제 쓰여졌냐” 라는 것이다. 그것들이 바로 기사에 맥락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 중략 ...) 한국언론은 역시 안된다느니, 낚시꾼들이 난무한다느니 하는 지당하고 뻔한 푸념을 늘어놓는 것도 좋지만, 이놈의 세상 당하고만 살 수는 없지 않는가. 자기 자신의 뉴스 수용 능력의 근육도 좀 키워야지. - 캡콜드, '기자의 악의를 자극하면'


(언론기업에서 생산하는 이른바 '뉴스'를 읽는) 독자들은 '기사 읽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건 그런데 비판적인 뉴스 읽기(해석)와는 좀 다른 영역에서의 지적이다. 캡콜드님의 지적을 해석하면, 일단 그 뉴스의 '출신성분'에 대해서 점검해야 하고, 기사 내용이 '상상력의 산물'인지를 또 확인해야 한다고 나는 읽었다. 즉 좀더 풀면 일단은 그 기사가 '포털 하청업체'로 전락한지 오래인 온라인 찌라시업체에서 생산된 뉴스인지, 혹은 정치적인 당파성의 차원에서는 조중동, 혹은 오마이나 한겨레, 경향에서 생산된 뉴스인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고, 그 기사내용이 최소한의 시공간적인 한계(ㅡㅡ;)를 위배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라고 나는 읽었다).

'사실'은 불가침이다.
이건 저널리즘의 일장 일절이고, 저널리즘과는 그 괘를 달리한다고 나는 생각하는, 블로기즘에서도 일장일절로 삼아야 마땅한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다. 사실을 떠나서는 어떤 '해석'도 '견해'도 '주장'도 생겨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석과 견해, 혹은 주장을 치장하는 온갖 현란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그것을 앞도하는 진실 그 자체에 닿아 있는 경우가 많다.

각설하고, 찌라시 저널리즘, 혹은 과도한 당파 저널리즘에 둘러쌓인 한국 독자들은 이제 보도된 기사내용의 '사실' 그 자체를 의심하고, '읽어내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것은 자신의 관점에 따라 비판적으로 기사를 재해석하는 '뉴스 해석'의 차원이 절대 아니다. 이는 마땅히 기사 내용의 얼개가 '사실'에 바탕하고 있음을 당연히 신뢰해야 하는 독자들에게 부여하는 '여분의 노동'이다.

우리는 불필요한, 불필요해야하는 훈련과 노동을 강요받고 있는 셈이다.



* 발아점
캡콜드, '기자의 악의를 자극하면'


* 관련 추천글
위에 링크된 글도 좋지만, 개인적으론 그 '후속글'이 훨씬 좋다.
그런데 좋은 글이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왜 댓글이 없는지 신기할 지경이니까(너무나 탁월해서?).
캡콜드님의 멋진 지적을 음미하길 권하는 바다.



#. 어제(10월 9일) 프레스센터에서 행해진 민주노동당 미디어홍보본부에서 주최한 '2007대선과 블로거' 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 대강의 내용은 민주노동당 뉴스에서 참조하시구요 (사진은 제가 보기에도 정말 민망하군요. 살 좀 빼야겠습니다. ㅡㅡ; ) 이하 제 간략한 소감을 후기삼아 적어봅니다. 토론회 자체에 관한 내용보다는 민주노동당 미디어홍보본부 관계자들과의 뒷풀이에서 느낀 점들을 주로 적어볼까 싶네요.

1. 호기심 : 왜 프레스센터에서?

이는 제 개인적인 호기심이었는데요. 한국언론재단에서 일정 정도의 요건을 구비하면 토론공간을 '지원'하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더 궁금했구요. 그런데 전혀 그런 것은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김훈미 미디어 팀장께 여쭤봤죠. 거의 100만원의 대실료(실제 80만원)를 지불하셨다고 하시더만요. 풍족하지 못한 민주노동당에서 이런 다소간 '위압적인 포스'를 내뿜는 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를 개최한 사연이 궁금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토론회의 사회를 담당하신 민주노동당 미디어홍보본부 윤영태 실장께서 다음과 같은 취지로 말씀하셨습니다. 대한민국 전통언론의 상징인 '프레스센터'에서 '대선과 블로거'(2007년 대선, 인터넷이 대통령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도발적인(?) 주제로 '블로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 갖는 상징적 의미, 역설적인 의미를 의도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듣고 보니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더군요.

다만 이런 점이 홍보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더불어 그 자체로 의미있는 토론회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홍보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 같아서 이 점 역시 개인적으론 아쉽게 생각합니다.

2. 토론에 대해 : 블로거라는 정체성, 그리고 선거법

저는 블로거를 대표하는 자격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것이 물론(!) 아니고, 그저 블로거의 일인으로서 토론회에 참석한 것입니다(패널 중 많은 분들께서 '블로거'이신데, 기자 자격으로 소개되셔서요. 저만 '블로거 민노씨'로 소개되었죠.). 어떤 토론, 어떤 간담회가 있더라도 거기에 패널로 초대된 블로거들은 각자가 그저 블로거의 일인으로서의 '자율성'을 갖는 것이고, 또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거를 단일한 어떤 이미지로 고정하는 것은 옳지도 않을 뿐더러, 불가능
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거를 대표한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블로거는 그저 자신을 개별적인 블로거로서 스스로를 대표할 수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제가 주제인만큼 블로거들의 의견(다수설적인 공통분모랄까요)을 좀더 확실하게 전달하지 못한 점에 있어서는 몹시 아쉬움이 생기는 한편으로, 또 죄송한 마음마저 생기네요. 특히나 선거법에 관련해서는 임성규 중앙선관위 사이버조사팀장께 좀더 구체적인 질문을 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또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시키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더 큽니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인터넷 선거운동'을 자유화하는 문제에 대해 선관위 내부에서도 논의(2003년과 2006년 말)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네요. 오프에서의 선거운동 제한이 갖는 취지는 긍정할 만한 부분이 큽니다. 자금력을 앞세운 불법선거운동이 선거판을 어지럽힐위험이 그만큼 크니까요. 다만 모든 시민들께서 손쉽게, 또 공간적인 제약없이 그저 '그 축제로서의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장(場)'인 인터넷(선거운동)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법률 개정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더군다나 자금력에 있어 현저한 열세에 있는 정당에게는 인터넷은 실질적인 '정책'과 '의견'으로서 거대정당과 경쟁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인터넷 선거운동의 자유는 좀더 두텁게 보호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전체적인 토론의 분위기는 열띤 토론이라기 보다는 다소 '학술적'인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선 토론을 주최한 민주노동당 미디어홍보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발제자이자 패널로 참석하신 민경배교수께서도 아쉬움을 피력하시더라구요(토론회 후기는 민경배교수 블로그에서만 확인했습니다). 뒷풀이에서 나온 표현을 빌자면, '너무 점잖은' 토론회라는 것이었죠(이는 구로구위원회 사무국장 김용연님의 말씀 : ).  

토론회 패널 선정에 있어서 토론의 실질을 유지할 수 있을만한 (견해를 달리하는) '상대방'이 없어서 좀 심심해진 측면, 좀 학술적이고, 일방적인 발표형식으로 치우친 측면이 강한데요(물론 선관위 사이버조사팀장으로 임성규님께서 참석하시긴 했지만요). 저로선 토론의 주제를 좀더 특정했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깊기는 합니다. 이는 기획의 취지에서도 다소 어긋한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생각하고, 토론회 과정 중 시행착오들은 미래를 위한 의미있는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 역시 패널로서 토론을 심심하게(ㅡㅡ;) 만든 책임을 통감하는 바입니다. 다만 이런 이벤트 성격의 일회적인 토론회로는 어떤 의미있는 결실도 얻어내기 힘들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목차를 달리해서 좀더 이야기할가 싶네요.

3. 뒷풀이 - 1. 이벤트로서의 토론회, 홍보수단으로서의 블로그

뒷풀이에서도 민주노동당 미디어 홍보본부 관계자 여러분께 강조한 점인데요. 저로서는 블로그를 주목하는 모든 정당의 관계자 여러분들께서 '블로그'를 그저 일회적인 홍보 수단으로 바라보고, 이런 목적성을 갖고 접근하는 것에는 단연코 반대합니다. 다만 블로그를 통해 정치문화와 토론문화를 고양시킬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또 블로거들을 정치적 이슈와 정책에 대한 의미있는 토론 '파트너'로서, 그리고 비판적인 협력자로서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해요.

이런 점에서는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앞으로는 '프레스센터'라는 거창한 공간이 아닌, 그저 포장마차에서, 아니면 알뜰한(^ ^;;) 토론공간(토즈나 민토 같은)에서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블로거들과 함께 정치와 블로그 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더군다나 그다지 풍족하지 못한 민주노동당으로서는 거창한 이벤트로서의 토론회(그 의미가 물론 있다고 생각하지만요)보다는 정말 현장(블로그계) 활발히 활동하는 블로거들의 목소리를 청취할 수 있고, 또 정치에 대해 허심탄회한 날선 육성을 들을 수 있는 토론들이 블로거들에게도, 그리고 민주노동당에게도 좀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지속적인 토론이 가능할 수 있다면, 민주노동당 미디어홍보 관계자들께서 한 목소리로 아쉬워하신 민주노동당에 대한 단편적이고, 추상적인 외부의 편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민주노동당의 비전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더불어 갖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4. 뒷풀이 - 2. 민주노동당 사람들

뒷풀이에서 제 닉네임인 '민노씨'에 대해 궁금해하셨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일전에 시선집중 출연 당시에도 손석희씨께서 살짝 질문하셨던 내용이었습니다(이 부분은 편집된 것 같지만요). 손석희씨께서 닉네임은 '민주노동당'과 관련 있나, 이렇게 질문하셨죠. 저는 딱히 직접적 관련은 없고, 그저 어감이 친근하고, 쓰기에 쉬워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씀드렸구요.

물론 위 대답은 맞습니다만, 제가 '민노씨'라는 닉네임을 최초로 사용한 당시의 취지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심정적인 지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여전히 민주노동당에 대해, 물론 당원은 아니지만, 호의를 갖고 있고, 또 민주노동당에서 일하시는 상근 당직자분들께는 더 큰 호의를 갖고 있어요.

토론회보다는 토론이 끝나고 나서 민주노동당 미디어홍보본부 관계자분들와의 뒷풀이(패널들께서 참석하신 것은 1차까지였구요. 저는 3차까지 갔습니다. ㅎㅎ) 시간이 저로선 정말 정겹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는데요.

저에게 인상에 깊이 남은 것 중 하나는 민주노동당 당직자라는 '직업'을 통해서 생활이 가능할 수 있을까라는 세속적인 궁금함에 대해 질문한 것이었습니다(물론 제가 누구 걱정할 계제는 아니지만요. ㅡㅡ; ). 직급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아래 수정 참조) 보통 15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고 하시더라구요. 대기업에서 5천만원 넘는 연봉을 받으시다가 뜻한 바 있어 민주노동당에 투신하신 분도 저 앞에 걸어가고 있다(이 질문은 장소를 이동하면서 했던 얘기라서요)고 하시더라구요.

수정. 위 취소줄로 표기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합니다. 곰실님(김훈미 팀장)께서 댓글을 통해 알려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이하 곰실님께서  알려주신 내용입니다.
민주노동당 당직자의 월급은 직급에따라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는 나이와 가족(아이) 차이에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오히려 민주노동당은 최고위원등이 당직자도 보다 적은 돈을 받습니다. (김훈미  미디어홍보 팀장)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민주노동당 당직자분들께 폐가 되는 일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을 온정주의적인 시각에서 접근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구요. 저로서는 자신의 정치적인 신념과 소망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하시는 그 분들 모습이 참 훈훈하게 느껴졌고, 또 이웃집 친구들, 오래된 선후배들을 만나는 것 같은 정겨움을 느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을 뿐이니까요.

5. 뒷풀이 - 3. 권영길과 문국현

민주노동당의 당연한 고민은 역시나 대선이겠죠. 좀더 특정하면 권영길 후보, 혹은 다른 말로는 문국현 후보라고 생각합니다(ㅡㅡ;). 저는 솔직히 권영길 후보의 '삼수'에 대해서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고, 오히려 심상정 의원이나 노회찬 의원이었다면... 하고 아쉬워하고 있는데요. 특히나 선거에서 미디어가 갖는 중요성을 생각하면 그 아쉬움이 더 큽니다. 아무래도 권영길 후보 보다는 심상정의원이나 노회찬의원이 좀더 미디어에 친화력을 갖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해서요(이는 권/심/노에 대한 가치판단이 아니라, 미디어 친화도라는 표준으로는 그저 그렇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구도 하에서 문국현 후보에 대한 관심이 좀더 증가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현실적인 대응책은 그다지 뚜렷해보이지 않습니다. 실은 마땅한 현실적 대응방법론이 있기도 힘들겠다 싶습니다. 문국현 캠프 쪽에서는 이명박-문국현의 양자구도를 강조하는 것 같고,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는 것으로 느껴지고 말이죠(특히나 지난 문국현 간담회에서의 경험은 이런 추정을 더욱 강하게 들게 하데요). 물론 이것은 문캠프 쪽의 현실적인 선거전략일테고, 이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대선 구도에서는 그 정책의 상징성, 공약의 선명함으로 본다면, 권영길 후보를 떠올려봐도 그다지 '이거다!' 싶은게 없기도 합니다. 이명박이라는 절대적인 여론조사 1위 후보의 '경제대통령' 이미지와 '맞짱' 뜰 수 있는 상징성은 아무래도, 문캠프 쪽의 '사람중심의 진짜 경제'라고 생각되니까요. 이 문제는 앞으로 있을 15일 권영길 후보 블로거 간담회에, 혹 참석하게 된다면, 정말 질문드리고 싶은 사안이기는 하네요.

6. 결 : 정치와 블로그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블로그가 정치적인 홍보수단으로 취급되거나, 특정정당에서 특정한 목적을 갖고 블로그에 접근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단연코 반대합니다. 블로거들은 그렇게 순진하지 않습니다. 그런 '일방향' 구애가 유효할 것 같지 않아요. 이 점은 정당 관계자 여러분들께서 깊이 숙고하시길 권합니다.

하지만 블로그가 정치적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하고, 또 블로그를 통해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증대할 수 있는 '정치참여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하며, 또 블로그가 그런 '풀뿌리 시민정치'의 맹아이자, 거대한 나무로 성장할 수 있기를 누구보다 바랍니다.

블로그의 정치적 가능성, 블로그 민주주의의 실험은 소수의 파워블로거들에 의해, 특정한 정파적인 이익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정당이나 그 관계자, 혹은 정치인들의 블로그를 통해 실현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시도들 역시나 부질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현실적인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깊습니다만... 이는 특히나 전체 웹의 지배적 시스템으로서 작용하는 포털에 대한 우려입니다).

블로그는 그저 무수히 많은 점들의 연결, 중심없는 개별적 온라인 실존들의 거대한 연결체입니다. 중앙집중적인 시스템 장치를 통해 유지되지도 않고, 거대 중개자(특히나 포털), 각종의 메타사이들 역시나 블로그의 미디어성을 강화하는 하나의 장치에 불과한 것이지 이것이 블로그의 본질적인 미디어성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이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에 대해서는 관련 추천글로 올린 아거님의 글을 일독하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블로그는 그저 일상의 일부로서 즐겁게 블로깅에 참여하는 그 무수한 블로거들의 그 '블로깅'에 내재한 공동체적인 지향, 자신의 개인적인 기록을 다수에게 열어두고 소통하고자 하는 그 자체로서 큰 가능성을 갖고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이야 말로 블로그의 민주적인 가치를 논할 수 있는 본질적인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 라는 명제가 있습니다.
저는 이 명제를 지지합니다.

블로그가 정치적일 필요는 없고, 정치적인 이야기를 굳이 강요할 필요도, 또 정치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빠질 필요도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필요이상의 편견을 갖고 바라볼 까닭도 없죠. 다만 우리를 둘러싼 이 모든 것들을 정치적인 상상력을 통해 새롭게 해석하고, 또 그것을 가볍지만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즐거운 블로깅의 일부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 관련 추천글
블로거는 긴꼬리를 남긴다 [February 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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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와 다양성의 혁명이 만났을 때 [통합버전] [May 23rd, 2005]
더불어 아거님의 쾌유를 바랍니다.

* 관련 팟캐스트
테크 토크 5회 - 네티즌에게 언론의 자유를 허하라 (link & 민노씨) (약 40분)
: 한마디로 말하면, 쫄지 말자.

* 참고
민경배 교수 발제문은 '여기'의 '여기'를 누르시면 다운 받아 볼 수 있습니다.
민교수님의 추정적 승낙을 강하게 예상하는 바라서요. .

* 덧.
올블 수집 관련..
글 발행후 대략 1시간 40분쯤 뒤인 12시쯤 확인하니 아직 수집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수동수집으로 막 등록은 했지만...
올블 수집이 좀더 신속하고, 정확하면 좋겠습니다. : )



요 며칠 블로깅을 왜 하나 싶은 생각이 엄습(까지는 아니지만) 했다. 이런 생각은 순간 순간 스며드는 불특정한 간격의 가속도를 갖고 있어서, 멍하니 딴질을 하다가도 이미 이 생각의 풍경 속에 갖혀버리고, 젖어버리게 된다.
요 며칠 그랬다.

그러다가 읽은 글이 그로커님의 글이다.

거기에 이런 문장이 있다.
"지금은 올블100이 되지 않아도, 매일 포스팅을 할 수가 없어도, 이슈가 되는 주제에 참여하지 않아도, 그리고  포스팅의 글에 추천게이지가 하나도 없다고 해도. 마음이 평화롭고 자유롭다. 소통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그것때문에 블로깅을 해야 할 이유 또한 전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거대)이슈에 참여해서 토론하고, 또 이런 저런 공통점과 차이들을 통해 즐겁게 타인과 소통하는 것은 블로깅의 큰 기쁨 중 하나지만, 거기에 자기가 희미하게 바래져 있다면, 역시나 그 즐거움 마저도 공허해지기 마련이다.

블로깅은 무엇보다 자기를 향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하는 편이다.
암튼 요즘 며칠 블로깅의 기회비용들을 나는 떠올리고, 또 지나가버린 시간들을 떠올리고, 또 정말 정말 멋진 어떤 포스트들을 떠올리고, 그런 포스트를 작성해야지 하면서... 결국은 캬라멜을 떠올렸다.

그로커님께서는 내가 "가을을 타"는 것 같다고 하시는데..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암튼..
그렇다.

나에게 정말 중요한 건 손에 꼽을 정도다.
그건 누구나가 다 아는 그런 것들이다.
그건 가족, 친구, 선후배들, 그리고 캬라멜...

우리가 IT업계의 어떤 어떤 사건들에, 대선후보 누구누구의 이런 저런 일들에 관심을 갖고, 또 블로깅한다는 것, 그리고 글을 쓰는 일, 그리고 누군가의 글에 댓글을 담아 목소리를 더하는 건, 실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손에 꼽을 정도'의 사람들을 위해서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그 사람들을 위해서 그러는거다.

말이 좀 억지처럼 되었는데, 암튼 그렇다는 거다.
나는 블로깅을 한다.
그런데 그 블로깅은 결국은 나를 위한 블로깅이어야 한다.
그런데 결국 그게 '손에 꼽을 정도'의 사람들을 위한 블로깅이다.
말이 여전히 웃긴데,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세상 속에 있고, 세상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있으며, 우리가 사는게 세상이니까.

우리가 때론 분노하는 이유는
마땅히 행복해야 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는 상실감, 결핍감들 때문이다.
나는 그렇다.
나는 행복할 자격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캬라멜을 위해서... 나는 좀더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p.s.
오늘은 원래 요즘 이슈(?)가 되는 '모리꼬네 할아버지' 이야기, 혹은 언론의 당파성과 관련해서 오연호 사장의 '조중동네' 이야기를 쓸까 싶었는데... 그건 왠지 오늘 만큼은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이야기들은 나와도, 그리고 당신과도 여전히 아주 '조금은' 상관있는 이야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