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올블 도움센터 - 각종 장애 및 신고'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포스팅해서 거기에 링크 거는게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굳이 포스팅합니다.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굉장히 단순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0. 일단 수집지연 문제는... 꽤 향상된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좀 늦어질 때가 많기는 하지만요. 이에 대해선 제가 피드버너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물론 올블에는 다른 RSS 피드(주소+RSS1)를 입력했습니다만, 그래서 지연되는 것 같다는 예전 골빈해커님 말씀도 있고 하니 그려려니 하고. (이건 전혀 이 신고글과 상관이 없는 문제고요).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올블 내에서 수집 분류되는 글의 정보를 바꿀 때 생기는 문제인데요.


1. 카테고리
제가 태그로 설정한 키워드들이 올라옵니다. 이건 예전부터 종종(계속?) 그랬는데, 예전의 수정폼에서는 이런 팝업 형태의 작은 박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별로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왜 태그가 카테고리로 올라오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2.  수정 단추가 안보입니다.
수정폼이 작은 박스의 형태이기 때문에, 저처럼 미세하게(장황하게) 태그를 입력하는 경우에는 그 태그의 부피가 커져서 아래 있는 '수정단추'를 밀어내버립니다. 수정 단추가 이미 밀려났기 때문에 다시 태그를 줄이는 수정을 할
수도 없습니다.


제가 문의드리는 내용은 이상과 같습니다. : )




부제 : 차떼기에 대한 향수는 이성을 마비시킨다.


개발독재의 망령이 또다시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다.
그 망령은 이미 죽은 줄 알았던 매카시즘(저질 색깔론)을 데려오고...
대한민국 일등신문은 그제야 화색이 돈다.

상황은 아주 단순한다.

안상수 왈, "국정파탄세력 퇴출! 좌파법안 정비!"
이에 조선일보 왈, "말로만 해서는 안 듣는 것이 문제"


이하 좀더 살펴보자.


지난 11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란 자가 당대회에서 다음과 같이 씨부렸다고 한다.
1. 지난 10년 국정파탄세력이 야당과 각계 요직에 남아 새 정부 발목을 잡고 있다. 사퇴해라. 김대중, 노무현 추종세력이 끝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국민이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과반 의석을 줘 심판할 것이다. - 국정파탄세력 퇴출

2. 지난 10년간 좌파정권에서 이뤄진 수많은 과잉규제와 과잉입법, 경제활성화를 저해하는 좌파적 법안을 정비해야 한다. 정부, 여당이 '좌파법안 심사기구'를 만들어 제도 정비에 나설 것이다. - 좌파법안 정비

- 조선일보 2008. 3. 12일자(1면)에서 발췌


이에 청와대 핵심관계자란 자는 이렇게 거들었다고 한다.
청와대와의 사전 교감 없었지만 안대표가 왜 그 사람들이 물러나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잘 설명했다.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조선일보는 이렇게 화답하고 있다.
1. 한나라 "정부조직 언론사 문화계서 국정파탄세력 물러나야" 말로만 해선 안 듣는 것이 문제.
- 1면, 팔면봉 중에서


2. 현정권에 남아 있는 노무현 정권 임명 주요인사 명단 (이른바 살생부 되시겠다)
ㄱ. 언론계
KBS 정연주 사장 (특히!)

more..

- 관련기사(3면) 에서 발췌


1. 국정파탄세력 척결 : "말로만 해서는 안 듣는 것이 문제" (아, 그러시구나..)
말로만 해서는 안들으니까 어떻게 할까?

며칠 가둬놓고 고문이라도 할까?
박정희식으로 할까?
아님 전두환, 노태우식으로 할까?
남산에 대공분실 아직 있나?
없으면 어때, 새삥하게 새로 하나 만들지, 오케이?
만족?

쥐도 새도 모르게 사고사로 위장해서 암살해버릴까?
장준하 의문사처럼?
이내창 의문사처럼?
그럼 만족?
OK?


2. 좌파법안 정비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
노무현정권이 좌파정권이었어? ㅡ.ㅡ;
아, 그래서 이라크전에 파병했구나.
그래서 한미 FTA 했던 거였구나.

안상수란 자가 거론한 "정비할 좌파 법안"은 다음과 같다.
ㄱ. 공장총량제 : 다들 중국으로 뜨는 판에 수도권에 공장 더 짓게 해서 뭐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암튼 이건 그렇다 치고.
ㄴ. 사립학교법 : 이건 한나라당와 열우당이 공모해서 걸레된 법안이다고 이 합의 때문에 로스쿨도 야매로 통과됐다. 이미 걸레된 법안으로도 만족할 수 없다면, 아주 그냥 없던걸로 할까? 아니면 사립학교 이사장들 모아놓고 게네들끼리 법안 만들라고 할까?
ㄷ. 신문법 : 조선일보가 쌍수 들고 '화답'한 이유가 다 있다. 방송사업 진출해야 하니까. 어쩜!! 그러셨구나!!!

결국 이런 선동질의 논리적 귀결은 삼성의 금융업 진출을 위해 금산법(은행법의 금산분리에 관한 규정) 수술 일정 잡는거다. 과잉규제, 과잉입법, 경제활성화를 방해하는 '좌파법안'을 정비해야 한다구? (이런 개소리는 듣다 듣다 처음 듣는다. 미안하다. 좀 흥분했다.) 그리고 출총제도 손보겠지. 하긴 어차피 재벌들의 나라인걸, 뭐.

하나만 묻자.
내 정말 궁금해서 그런다.
차떼기가 그리운거야, 그런거야?


3.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꿈꾸는 세상
아이들은 제 나라말도 못하면서 되도 않는 발음으로 영어 씨부려대고, 사교육 시장에서는 이메가 각하 만세 만세 만만세 삼창 울려펴치며, 대운하로 한 몫 챙긴 건설재벌들은 요트타고 대운하 유람하시는, 그리고 조선일보는 IP TV와 지상파에 진출해서 바야흐로 미디어를 통합, 아가리계의 지존으로 굴림하는.... 그리고 가끔씩 '종이 감옥에서 기도하는 아이들' 사진이나 찍어대는...

이런 멋진 신세계, 이런 멋진 별천지. 이게 이자들이 꿈꾸는 세상이다.

불만세력들?
비판세력들?
시민 나부랭이들?

일단 이렇게 훈계한다.
"너희들은 반엘리트주의를 버리거라"
"너희들은 반기업정서를 버리거라"
"너희들은 그냥 국으로 가만히 있어,쫌!"

그러다 안되면 이렇게 한다.
"이런 빨갱이 좌파같으니라구!!"
(노무현정권이 좌파가 되는 판에 그냥 걸리면 들어가는 거지, 뭐)


안상수가 그토록 간절하게 기다리는...
총선이 머지 않았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이 뭐냐구?
정신차리지 않으면 우리 정말 닭대가리된다.






* 이 글은 불펌'도' 환영합니다.
물론 링크와 인용을 더 환영하지만요.





일제고사 단상 : 종이 감옥 속의 아이들

2008/03/12 09:35
초등학교 일제고사가 10년만에 부활했단다.
난 솔직히 이런게 있는 줄도 몰랐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일단 참 이메가스럽다.


*
'일제(一齊)고사'라는 명칭도 참 뭐랄까, 답답한 느낌, 억울린 느낌을 떠올리게 한다. 다소 과한 연상이겠으나, 일제고사의 '일제'(一齊)는 마치 일본제국주의의 그 '일제'(日帝), 그 군국적 집단주의의 이미지와 겹쳐지기도 하더라.

*
조선일보는 일면에서 일제고사 부활 소식을 사진으로 알리고 있다.
['초등학교 일제고사' 10년만에 부활]이란 제목 아래 아이들이 종이 칸막이에 '갇혀' 기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을 '천진난만'하게 포착하고 있는거다. 참 조선일보스럽다.
물론 시험을 앞두고 기도하는 "청운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모습은 그 자체로 귀엽고, 천진하다. 하지만 적어도 신문이라면, 이런 나름 중요한 사건에 대해선 뭔가 판단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런 건 '생략'했다(관련기사 없다). 이렇게 그 안에 있는 철학과 정책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은 뒤로 하고, 감상적인 삘로 독자들 '흐뭇'하게 하는 거, 이걸 가장 잘하는 게 조선일보다.




그런데...
난 이 천진한 모습이 정말 끔찍하다.
아이들 스스로 만들었을 종이 칸막이가 끔찍하다.
자기점수 빼기지 않기 위해 스스로 감옥에 자진해서 들어가는 아이들 모습이 끔찍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이런 우스광스럽고, 천박한 경쟁을 '학습'시키는 교육정책이 끔찍하다.
그 뒤에서 아가리를 벌리며 웃고 있을 사교육시장의 음흉한 미소들을 상상하는 일은, 가장, 끔직하다.

대한민국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교류'와 '소통'과 '대화'가 아닌 종이 감옥의 격리를 먼저 배우는, 그 속에 갇혀 무엇인지도 모를 경쟁을 '자연스럽게' 학습하는, 그래서 '선택'당하기 위해, 이 무서운 상징 수업을 감내해야 하는 어린 아이들이 너무도 안쓰럽다. 그리고 이 아이들을 둘러싼 이 모든 정내미 떨어지는 상징과 시장의 메카니즘이 나는 정말 정말 끔찍한 거다.


*
물론 사교육 업체와 일부 언론(조선일보 당연히 포함)은 만세부르고 있단다(오마이뉴스. 오마이에서 특히 지적하고 있는 언론은 중앙일보).



추.
위 오마이뉴스 기사는 구글링으로 검색한건데...
구글에 의해 오마이뉴스 사이트가 '위험' 사이트로 분류되고 있다.
들어가서 문제생겨도 구글은 책임안진다는 무시무시한 화면이 일단 뜨더라.
예전에 미몹과 조선닷컴에 이런 경고 문구가 있었던 기억은 있는데... 왜 이런건지... ㅡㅡ;



* 관련 추천기사
[사설]일제고사 부활, 안 된다 (경남도민일보) : 좀 뻔한 내용이지만, 사설이라도 쓴게 어디냐.






부제 : 돌발영상 '마이너리티 리포트' 사건은 저널리즘 교과서에 수록되어야 마땅한 사례다.


0. 논점들

0. 청와대 대변인의 엠바고 요청 : 이건 쟁점이 전혀 아니다.
YTN에서 엠바고를 위반했다고? 개뿔이다. 여기에는 위반할래야 위반할 수 있는 엠바고의 '목적'이 없다.

1. YTN 돌발영상 마이너리티 리포트 '증발' 사건
: YTN의 간판 꼭지가 어느날 갑자기 증발했다.

2. 청와대 기자단의 YTN 청와대 출입기자 징계 사건
: '청와대 출입 기자단'은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충분히 국민에게 알려야 마땅한, 그런 보도가치를 갖는 사건이 있다(A).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 청와대 대변인의 '편의'가 존재한다(B). 이 자들에겐 대변인의 편의가 국민들의 알권리보다 더 우선한다.

3.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대다수 언론사들의 '침묵의 카르텔'에 있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기사, 욕먹을 기사는 국민들이 궁금해하건 말건, 쓰지 않는다는 거. 그게 우리나라 저널리즘의 정체다.

위 사건을 합쳐 이하 '돌발영상 사건'이라고 부르도록 한다.

돌발영상 사건의 함의는 의외로 중대하다.
이 사건은 이명박 취임 초기 대한민국 저널리즘의 무개념 만개한 장엄한 풍경을 만천하에 떨쳐 보여주고 있다. 소위 잘 나가는 '청와대 출입기자단'의 반저널리즘적 작태에 대해 진정한 저널리스트라면 반면교사로 삼아야할테다. 돌발영상 사건은 저널리즘 정신에 대한 의미있는 바로미터로 평가되어야 하고, 후세 저널리즘 학자들은 '교과서의 한 페이지'에 기록해야 마땅하다. 그래서 그들을, 저널리즘을 자신들의 알량한 기득권을 위해 내팽개친 바로 그들 말이다, 마땅히 냉정하게 평가해서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제발 이따위로 하지 말거라" 두고 두고 가르쳐야 하는 사건이다. 혹 코미디를 쓰는 극작가라면, 시나리오 작가라면 그대로 훌륭한 소재이기도 하다.

흥분하고 있다구?
천만에.

쉽게 말하자.
이 자들, 즉,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이 사건만으로 평가한다면, 상식을 달나라로 여행시킨 자들이고, 정말 기자라는 호칭을 붙이기도 아까운 족속들이다. 그러니 YTN 기자단에게 징계를 결의한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이하 '게네들'이라고 호칭하도록 하자. 여기에는 조선일보가 따로 없고, 한겨레가 따로 없다. 경향과 중앙이 따로 없고,  한국과 동아가 따로 없다. 모두 '게네들'이다. 이들은 저널리스트가 아니다. 저널리스트라면, 최소한의 저널리즘 정신을 붙잡고 있는 기자들이라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보일리 만무하다.


1. 이메가 시계와 시간을 달리는 청와대

소식을 처음 들었던 건 며칠 전이다.
이메가 시계와 대한민국 표준시(아거).
이 글이 '시간을 달리는 청와대'(허지웅)로 나를 인도했다.
난 속으로 이랬다, '이런 황당무계한 사건이 다 벌어졌군. 참 이메가스럽네.'
(그러니) 난 당연히 청와대 대변인의 사과(혹은 해명, 그 비슷한 무엇이라도)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사태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던 거디었던 거디다.


2. 엠바고 논란? 개뿔이다.

엠바고(embargo)란 "
특정 뉴스의 보도를 특정 시점까지 제한하자는 취재원-기자 사이 약속"(조선 '만물상' : 지난 황우석 파동 직전의 글)이다. 엠바고는 취재원(이 사건의 경우 '청와대 대변인)이 요청하는 경우도 있고, 기자들끼리 합의하는 경우도 있다.

이건 정말 논할 가치도 없지만, 살짝 짚고 넘어가자.
그러니까 이런 풍경이다.

사제단 : 떡값 먹은 인사들 오후 4시에 발표합니다.
청와대 : 떡값 먹은 인사들 우리(청와대)가 조사했는데요. 떡 안먹었어요. 이건 오후 4시 이후에 써주세요. - 오후 3시.
사제단 : 저는 떡값 먹는 인사들을 발표하지도 않았는데, 떡 안먹었다는 발표가 있었더군요. - 오후 4시.

이게 당신의 상식으론 가능한가?
사건 발생 시점 이전의 '사전' 브리핑이라는 전제 자체가 상식을 초월한 넌센스에 기초하고 있는데, 무슨 엠바고 타령인가? 도무지 '저널리즘'이란 게 상식 바깥에 존재하는 무슨 기묘한 '마술'이 아니라면, 엠바고를 운운하는 정신나간 청와대 대변인의 두뇌 구조가 나로선 궁금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엠바고가 준수되는 필요와 목적에 대해 굳이(정말 굳이) 간략히 살펴보자.

ㄱ. 국익·안보·인명에 직결되는 사건이 진행 중일 때
ㄴ. 중요 사건이 언제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울 때
ㄷ. 전문적 사안의 발표에 앞서 사전 취재가 필요할 때
ㄹ. 협정·회담에 관한 양국 동시 발표를 기다릴 때

-
조선일보 '만물상'  중에서

혹은

more..


청와대 대변인의 기상천외한 "예언"은 도무지 위 어디에 해당하는 것인가?
나에게 부디, 제발, 쫌! 알려달라.

다시 강조하지만, 이번 청와대 대변인 이동관의 엠바고가 어떤 상식도 뛰어넘는, 그래서 '비상식' 위에 존재하는 '마술'이 아니라면, 엠바고고 나발이고, 존재할 수 없다. 내가 저널리즘에 대해 너무도 무지한지라, 이런 '마술'이 저널리즘의 '관행'이고, 게네들과 취재원(청와대)의 '편의'를 위해 고안된 '대단히 존중할 만한' 관례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효율적인 관례'를 내가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면, 여기서 다시금 강조해서 말하겠다, 앞으로도 그런 관례는 무시하겠다. (참조 : 조현호 미디어오늘 기자, '기자, 취재원 편의 위한 엠바고 피해야')

정말 쓰잘데기 없는 논점으로 시간 낭비가 심했다.
진짜 논점으로 들어가보자.


3. YTN 돌발영상 마이너리티 리포트 '증발' 사건

YTN에 뭘 기대하냐구?
청와대에서 살짝 찔렀더니 YTN에서 알아서 삭제했다구?

이런 명백한 언론 자유에 대한 침해상황이 ㄱ. '자발적인 복종'에 의해 이뤄졌든, ㄴ. 아니면 청와대의 막가파식 '압박'에 의해 이뤄졌든, ㄷ. 혹은 그저 끼리끼리즘에 의해 '이심전심'으로 이뤄졌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마땅히 청와대와 게네들 사이의 이 어처구니 없는 '작태'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이란 자의 놀라운 '예언'에 대해 국민들은 그 '놀라운'(게네들의 놀라운 '관행'이 아니고선 도무지 해석이 안되는) 보도를 접해야 하는 권리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게네들과 정치인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아가리로만 국민, 국민을 되네인다는 점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 사건의 '고민 가치'와 '흥미 가치'는, 적어도 내 주관성이 강하게 개입되었다는 것을 충분히 인정하는 전제이지만, 매우 높다. 청와대 대변인이 스스로 무당이기를 자처하고 있고, 그 무당의 굿거리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떼로 놀아나고 있으며, 보도의 동기가 '한탕주의'이든, '저널리즘 정신'에 입각한 기자정신이든 정말 상관없이, 이런 '가공할 만한' 비상식이 버젓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을 국민들은 알아야 할 필요가 있고, 그래서 대한민국 정치 저널리즘의 그 한심한 수준에 대해 확인할 권리가 있다. 이 점에서는 YTN의 돌발영상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어떤 깊이 있는 정치 보도물에서도 보여주지 못한 심각한 메시지를, 유쾌한 패러디의 양식을 통해 전해주고 있는 거다.

그런데 결론은?
YTN 기자단이 나머지 청와대 출입기자단에 의해 '징계'를 먹었다.
이게 이 황당한 사건의 결론이고, 그러니 YTN 취재단은 '기자 윤리'를 '특종 욕심' 때문에 엿바꿔 먹은 '배신자'가 된 셈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자.
누가 배신자인가?
누가 (좀더 높은 차원의) 취재 윤리를 저버리고 있는가?
취재원의 '편의'와 국민의 알권리를 저울에 올리면 과연 그 저울은 어디로 기우는가?

현재까지의 결론은 취재원의 '편의'는 국민의 알권리를 압도한다.
그래서 그 '편의'보다는 국민의 알권리를 강조한 '배신자'들은 징계를 받았다.
이건 정말 코미디다.
이건 정말 수치스러운거다.

당신은 왜 기자가 되었나?
당신과 청와대 대변인 편의를 위해 당신은 기자가 되었나?
그 대변인이란 자의 '마술 같은' 예언을, 그 신비를 보존하기 위해 당신은 기자가 되었나?
당신이 마땅히 기자라면 청와대 대변인의 놀라운 '예언'에 대해 펜으로써 대답했어야 했다. 그런데 당신은 펜으로 대답하지 않고, 당신의 동료를 '징계'하는 것으로 대답했다. 그 대답이 청와대를 향한 윙크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의 목소리를 듣기 원하는, 당신이 쓴 기사를 읽기 원하는 당신의 독자들에게는 당신은 침묵함으로써 침을 뱉은 것이다.


4. 청와대 기자단, YTN 청와대 출입기자를 징계하다

세상이 이런 코미디가 어딨나?
마땅히 보도할 만한 가치 있는 사건에 대해 이를 취재하고, 이를 보도한 기자가 단지 '침묵'하지 않았다고 해서, 취재원의 '편의'라는 모호한 이익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해서, 청와대 대변인의 '예언'의 신통력을 부정했다고 해서 징계를 받아야 하는가?

그것도 같은 기자인 청와대 기자단에 의해 이 징계가 결정되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저널리즘의 정체에 대한 정말 심각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실 통폐합 이슈'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결국은 끼리끼리즘에 의해 유지되는, 그저 피상적인 상징들을 통해 국민들을 현혹하거나, 혹은 그저 국민들의 피상적인 당파성을 대리하는 척 서로 '적대적' 제스처를 연기해보일 뿐인, 결국은 이익집단의 '공생'관계에 불과한 것이 대한민국 저널리즘 집단임을 만천하에 드러내놓고 밝힌 셈이다.

청와대에 출입하는 중앙언론사와 지방사 등 기자 대표 운영위원들은 9일 기자단 운영위원회를 열고 YTN 돌발영상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실명 비보도 원칙을 어겨 '상호 신의'에 위배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YTN 기자의 청와대 출입을 3일 동안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
오마이뉴스, 돌발영상 징계한 '청와대 프렌들리' 기자단 중에서

참 장하다.
참 장한 일 했다.
이게 우리나라 저널리즘의 현주소다.
무당의 불가사의한 예언을 '상식'의 편에서 서서 비판한 기자가 철퇴를 맞는 이 진풍경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비상식이 상식을 처단하는 이 전도된 '저널리즘'을 우리는 무엇으로 불러야 하나.


저널리즘 의식이 1mg도 없는 기자단
과 정보공개나 대국민 소통에 대한 프로페셔널리즘이 0.1mg도 없는 청와대가 같이 손잡고 명랑하게 야매의 언덕을 뛰어노는 광경


- capcold, 청와대 예언 영상 삭제사건의 야매성에 절망하다 중에서

이 "야매의 언덕" 위에 과연 어떤 열매가 열릴까?
국민들 닭대가리 취급하는, 국민들 졸로 보는 청와대와 기자단의 이런 저질스런 놀이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답해야 하나?


5.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언론사들의 기이한 침묵의 카르텔

ㄱ.  조선(조선닷컴) (이데일리 인용) : 단편적인 사실 소개. '삭제' 사건 까지만을 밋밋하게 다루고 있다.

ㄴ.
중앙(조인스닷컴) (검색어 '돌발영상') : 없다.

ㄷ. 동아(동아닷컴) (검색어 '돌발영상') : 당연히 없다.

ㄹ. 한겨레 (인터넷한겨레) : 아쉽게도 없다.
엠파스가 워낙에 무시무시한 검색능력을 보여주는 터라서, 검색에서 누락되었나 싶어, 구글로 검색해봤는데도 없다. 구글링을 통해 검색한 바로는 한토마와 한겨레블로그에 꽤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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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경향 (검색어 '돌발영상') : 혹시나 했는데 없다.

ㅂ. 한국 : 깔끔하게 없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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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기이한 침묵을 기억하라.

기억하지 못하면,
그래서 청와대 대변인과 게네들의 '편의' 만도 못한 취급을 당연하게 여기면,
그 때는 우리가 정말 닭대가리다.



* 관련 추천 기사

프레시안. (등록시각순)
'돌발영상' 징계한 靑기자단, 그들은 정당한가? (김종배)
<돌발영상>은 기자 사회를 어떻게 '도발'했나 
'시민의 상식' 사라진 언론  (강이현)
: 기자의 반성적 고찰이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홍성태의 '세상 읽기'] 언론의 적

오마이뉴스
돌발영상 징계한 '청와대 프렌들리' 기자단 (백병규의 미디어워치)


미디어오늘 (등록시각순)
"<돌발영상>, 청와대 수정요구 있었다" (김수정)
'돌발영상' YTN에 3일간 춘추관 출입금지 (김수정·조현호)
"한국언론 망명지 된 유튜브" (류정민)
'기자들 편의'를 위한 '사전 브리핑'(김수정)
"YTN '돌발영상' 삭제 잘못된 판단" (김수정)



* 관련 추천 포스트
본질은 엠바고가 아니라 팩트 왜곡과 담합이다.(이정환)  : 사건의 핵심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는 글. 원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거의 다 있어서 이 글 쓸까말까 했었다. ㅎ
청와대 예언 영상 삭제사건의 야매성에 절망하다 (capcold) : 특히나 본문에서 인용했던 깔끔하고 멋진 '결론'이 맘에 든다. 그 함축적 비유는 정말 탁월하다.
돌발영상 사건은 별 일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하늘빛마야) : 냉정하고, 예리하다. 언론사 내부 상황에 대한 추론 부분이 특히 재밌다. 프레시안에 대한 부분은 다소 견해를 달리한다. 프레시안은 그래도 좀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거다.

* "유튜브로 망명"한 '마이너리티 리포트'






이호성 사건의 결론은 우리의 세속적인 기대를 배반하고 있다. 이호성은 자살했고(KBS), 네 모녀는 시신으로 발견(한겨레. 연합인용)되었다. 그러니 너무 쉽게 끝나버린 것이다. 아, 이호성이 누군지 궁금하면 그의 고향신문에서 쓴 기사(무등일보)를 읽어보길 권한다. 이호성 사건은 지극히 세속적인 이슈다. 이 자극적이고, 미스터리하며(했으며)(현재는 거의 모든 의문들이 밝혀졌거나 혹은 미뤄 추정이 가능한), 거기에 온갖 상상적 이미지(물론 그 이미지들은 범죄영화의 상투적 이미지이긴 하지만)을 내포한 이 사건에 대해 별 관심 생기지 않는 경우를 나는 솔직히 상정하기 어렵다.

나 역시 어느 정도는 관련 뉴스들을 살펴보면서,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는 이호성에 대한 어렴풋한 추억, 그것도 매우 호의적인 기억이 작용한 바 없지 않지만, 그보다는 CCTV에 찍힌 '과거 잘나갔던 프로야구 선수'라는 자의 어렴풋한 실루엣, 그리고 그 가방들이라는 '상투적 이미지'가 좀더 자극적으로 나의 호기심에 작용했을테다. 이런 경우 어떤 윤리적인, 도덕적인 경계심들도 그 호기심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한다. 호기심은 윤리와 도덕에 우선한다. 우리들의 대부분에게는.

그렇더라도 우리는 죽음에 대해선 경건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내 스스로를 돌아보건대, 나는 비교적 이런 자극적 이슈에 대해 둔감하거나, 혹은 무관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혹은 그런 척 하려고 스스로를 속이는 편이긴 하다. 그런데 이런 나도 이 사건에는 어쩔 수 없이 관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증폭하더라. 그러니.... 언론사들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내심 언론사들은, 특히 노컷뉴스는, 몹시 허탈해하고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이호성이 좀더 도망을 다니면서, 이런 저런 목격자들을 만들어내고, 이런 저런 상상력들이 증폭해서, 이런 저런 음모론들이 만들지면  좀더 '우려'먹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지. 이호성의 자살과 네 모녀의 시신 발견으로 너무 급작스럽게 사건이 종결되는 분위기다. 그리고 미스터리 대부분이 풀려버렸다. 혹은 쉽게 추론이 가능해졌다.

......
나는 왜 이따위 글을 쓰는가....
라는 따위의 윤리적, 도덕적 억압 등등이
다 무슨 소용인가
.....


'이호성'으로 '뉴스'를  구글링하면, 단연 '노컷뉴스'의 설레발이 인상적이다. 중앙일보도 꽤나 적극적이고, KBS도 이런 저런 소식들을 전해준다. 설레발이라고 하긴 했지만, 이런 정도의 관심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이런 흥미가치가 높은 사건에 대해 오히려 보도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하긴 하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다. 프레시안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 프레시안에서 '이호성'을 검색해봤다. 현재 시각(3.11. 오전 1:37) 없다. 단 한 줄도 없다. 대신에 이런 기사들이 나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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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회성원들이 흥미를 갖는 뉴스와 그 사회성원들이 고민해야 하는 뉴스들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갖추는 일은 몹시 어려운 일이고, 나는 개인적으로 이것이야 말로 '(전통) 저널리즘'이 '저널리즘'으로 불릴만한 그 처음이자, 그 마지막이라고까지 생각한다. 왜 한겨레처럼 '연합뉴스'를 인용하는 것조차 하지 않았을까? 인력이 부족해서? 아니면 프레시안 자체 내의 보도 기준 때문에? 물론 삼성이라는 가공할만한 '적'이 자신들을 집어 삼키기 위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판에 이런 세속적 이슈에 기울일 여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세속적인 욕망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래서 그 욕망이 어떻게 작동하고, 소위 뉴스라는 콘텐츠가 어떤 욕망의 구조 하에서 유통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런 세속적 욕망들을 각종의 '근엄한' 언론들과 '민주주의적인' 포털들이 어떻게 놀랄만큼 유치하고, 노골적으로 조장하고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또 그런 이슈 유통의 메카니즘에 대해 교활하게 편승하며, 또 창조적으로 대안을 세우지 못한다면.... 삼성이 지배하는 '이상한 나라의 저널리즘' 속에서 프레시안이 살아남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세속적인 드라마의 인상적인 구절 하나.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거다. 프레시안의 건투를 빈다. 부디 끝까지 살아남기를 바라는 바다.


추.
네 모녀의 명복을 빈다...
이게 다 가식이라고 해도, 그 죽음은 너무 허망하다...
그 아이들은 도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