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일제고사가 10년만에 부활했단다.
난 솔직히 이런게 있는 줄도 몰랐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일단 참 이메가스럽다.


*
'일제(一齊)고사'라는 명칭도 참 뭐랄까, 답답한 느낌, 억울린 느낌을 떠올리게 한다. 다소 과한 연상이겠으나, 일제고사의 '일제'(一齊)는 마치 일본제국주의의 그 '일제'(日帝), 그 군국적 집단주의의 이미지와 겹쳐지기도 하더라.

*
조선일보는 일면에서 일제고사 부활 소식을 사진으로 알리고 있다.
['초등학교 일제고사' 10년만에 부활]이란 제목 아래 아이들이 종이 칸막이에 '갇혀' 기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을 '천진난만'하게 포착하고 있는거다. 참 조선일보스럽다.
물론 시험을 앞두고 기도하는 "청운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모습은 그 자체로 귀엽고, 천진하다. 하지만 적어도 신문이라면, 이런 나름 중요한 사건에 대해선 뭔가 판단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런 건 '생략'했다(관련기사 없다). 이렇게 그 안에 있는 철학과 정책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은 뒤로 하고, 감상적인 삘로 독자들 '흐뭇'하게 하는 거, 이걸 가장 잘하는 게 조선일보다.




그런데...
난 이 천진한 모습이 정말 끔찍하다.
아이들 스스로 만들었을 종이 칸막이가 끔찍하다.
자기점수 빼기지 않기 위해 스스로 감옥에 자진해서 들어가는 아이들 모습이 끔찍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이런 우스광스럽고, 천박한 경쟁을 '학습'시키는 교육정책이 끔찍하다.
그 뒤에서 아가리를 벌리며 웃고 있을 사교육시장의 음흉한 미소들을 상상하는 일은, 가장, 끔직하다.

대한민국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교류'와 '소통'과 '대화'가 아닌 종이 감옥의 격리를 먼저 배우는, 그 속에 갇혀 무엇인지도 모를 경쟁을 '자연스럽게' 학습하는, 그래서 '선택'당하기 위해, 이 무서운 상징 수업을 감내해야 하는 어린 아이들이 너무도 안쓰럽다. 그리고 이 아이들을 둘러싼 이 모든 정내미 떨어지는 상징과 시장의 메카니즘이 나는 정말 정말 끔찍한 거다.


*
물론 사교육 업체와 일부 언론(조선일보 당연히 포함)은 만세부르고 있단다(오마이뉴스. 오마이에서 특히 지적하고 있는 언론은 중앙일보).



추.
위 오마이뉴스 기사는 구글링으로 검색한건데...
구글에 의해 오마이뉴스 사이트가 '위험' 사이트로 분류되고 있다.
들어가서 문제생겨도 구글은 책임안진다는 무시무시한 화면이 일단 뜨더라.
예전에 미몹과 조선닷컴에 이런 경고 문구가 있었던 기억은 있는데... 왜 이런건지... ㅡㅡ;



* 관련 추천기사
[사설]일제고사 부활, 안 된다 (경남도민일보) : 좀 뻔한 내용이지만, 사설이라도 쓴게 어디냐.




2008/03/12 09:35 2008/03/12 09:35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ADDRESS
http://minoci.net/trackback/455
tracked from 거리로 나가자, 키스를 하자
tracked from Hola
wrote at 2008/03/12 10:58
이상한 어른들 때문에 아이들만 죽어나요ㅠ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ㅠ
민노씨 
wrote at 2008/03/12 12:19
정말이요.
아이들에게 미안해집니다..
wrote at 2008/03/12 11:35
저기 벽속에 갇힌 아이는 과연 어떤 기도를 올리고 있는 것일까요? 옆자리의 누구머리를 밟고 올라서게 해주세요? 선생님도 아이도 학부모도 모두 스트레스 받을수 밖에 없는 교육 환경. 벌써부터 숨이 막혀 오는 것 같네요.
민노씨 
wrote at 2008/03/12 12:19
저는 저런 사진을 버젓이 올려놓고 '흐뭇'해 하고있을 기자가 도대체 제정신인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wrote at 2008/03/12 11:40
저 아이들이 뭔 죄가 있다고.. -.-;
어른들의 장난질에 아이들만 고생합니다.. -.-;
민노씨 
wrote at 2008/03/12 12:20
이메가는 아마도 사교육 시장 집중 양성과 대운하 건설경기 부양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건지도 모를 일입니다.
민노씨 
wrote at 2008/03/12 12:18
* 사소한 표현들 추고 및 한줄 정도 보충.
비밀방문자 
wrote at 2008/03/12 13:15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민노씨 
wrote at 2008/03/12 15:12
별말씀을요.
당연히(?) 오마이뉴스 쪽에서도 사실을 앍고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아닐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좀 께름직한 기분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추.
그런데 굳이 임시필명을 사용한 연유는 살짝 궁금하신 합니다. : )
wrote at 2008/03/12 17:08
... 어쨌거나 아이는 참 귀엽네요. 가끔 조선일보의 노회함을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민노씨 
wrote at 2008/03/12 17:52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 귀여운 표정이라니...
그 아이의 천사같은 이미지 뒤에 있는, 어른들이 만드는 다른 풍경들은 그토록 끔찍한데 말이죠.
wrote at 2008/03/12 21:24
중학생도 봤는데요 참 ㅡㅅ ㅡ 아무 공부도 안햇는데 보라니까 깝깝하더군요
민노씨 
wrote at 2008/03/12 23:23
중학생이신가요? : )
고생하십니다.
wrote at 2008/03/13 03:15
정말 말그대로 재미있게 놀 나이에 저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요,
우리나라 메이저 신문사 중에 한곳이 철학도 없이 저렇게 내보냈다니 참 환장할 노릇입니다. 잘 봤습니다~
wrote at 2008/03/24 07:16
뒤늦게 댓글 확인하네요. ^ ^
wrote at 2008/10/07 02:02
사진 선택이 정말 악랄하군요. 이런 기사와 사진 선택은 물매를 맞아야된는데 이게 아무문제 없이 넘어가는 사회라니... 미치고 환장하겠네요.
민노씨 
wrote at 2008/10/07 03:20
악랄한 만큼 지능적이랄까... 혹은 아무 생각이 없달까...
전자인지 후자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홈사이트 :
비밀글 :
*1  ...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  *161  ... *545 

rss
전체 (545)
기억들 (1)
블로그 (240)
팟캐스트 (7)
저널리즘 (63)
단상 - 안 (45)
단상 - 밖 (117)
(37)
창조자들 (16)
영화 드라마 (13)
기타 등등 (6)
쓰다만 글 (0)


블로그코리아 meet me at me2DAY


아거 Monologue GatorLog(Blogism) MPR


Forget The Radio! 뮤지컬이야기 사비세





달력
«   2008/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의혹  영상  홀든  조화  sk  미루  제닉스  블로그래픽  박만  산업안전공단  자살보도 권고기준  곰TV  미국산 쇠고기  KBS 심야토론  영어광풍  담론집단  국가보위입법회의  민초  방송법 52조  기능적 저작물  능동  서아람  허수경  원더걸스  재테크  토론  미친  특종  낭비  변희재    소비 패턴  토론카페  블로그 민주주의  시사평론가  저널리스트    필넷  창간 특집호  사인  수치심  백면  대단한 블로거님  황색언론  쇼박스  공익  손배액의 산정  단계적 접근  김민수  인간애  일실수입  허윤  자기반성  신정아 귀국  나신하  리들리 스콧  렘브란트  삼청각  정체성 확보의 기술  조준웅  다인  손해배상  깊은 밤  네버 다이  바베큐  사실관계  카미트리아  공정이용  국가공권력  연합기사  사정봉  캬랴멜  아기자기즘  폰투유  애플  숭미  권위주의  안부근  기술적 문제  40년 뒤  오버추어  예견가능성  마법사  뉴스  조례개정안  백골단 부활  솔벤트  체코  색깔론  BBK 특검법  아이들  엄숙주의  콘텐츠 유통  blogcsi  땅바기  담론의 위계  고수민  출총제  전문가  이불정책  윤금이 살해사건  랭키닷컴  달콤함  엠바고  노총각  아거셔스  정연주  기사  복구는 어렵다  교훈  전직 대통령  필그레이  가상공간  shain  취재  법사위  언론정책  지식노동자  국민건강    삥뜯기  집단지성 삥뜯기  엔시스  재벌  커피프린스  스토리 내러티브  콘텐츠 관리의무 
Cand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