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여행 2 : "시설장애인도 자기 돈이 필요해요!" (발바닥 김정하)

어제(16일)부터 2박 3일로 <이음여행>이라는 의미있는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대방동 여성플라자). <이음여행>은 자립한 장애인과 자립을 준비하는 시설에 수용된 장애인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인연을 이어가기 위한 자리인데요. <이음여행> 준비에 한창이었던 지난 일요일(13일) 영등포구청 부근에 있는 '장애와 인권 발바닥행동' 사무실에서 김정하 활동가를 만났습니다. : )

정하씨께선 특히 "장애인의 자기 돈 문제"를 강조하셨는데요. 친한 법무법인의 후원을 받아 2박 3일 동안 숙식을 포함해서 이번 행사의 참가비는 3만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거의 공짜에 다름 없는 그 참가비 조차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에게는 대단히 부담스럽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정하씨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설에 계신 장애인들께선 한달에 10만원(서울 기준), 한달에 7만원(지방 기준)의 장애수당을 받고 계시다는데요. 한달 10만원, 7만원으로 어떻게 제대로 된 소비행위를 할 수 있겠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행위는 자기 실존을 구현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동할 수도 없고, 제대로 된 소비를 할 수도 없는 장애인들은 그렇게 반강요된 시설에 갇혀서 살 수 밖에는 없는거죠.

장애인의 자기 돈 문제!
어서 합리적인 해결방식이 제시되어야겠습니다.
솔직히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이번 <이음여행>에서는 그 문제를 포함해서 많은 장애인 문제들이 솔직하고, 재밌게, 또 때론 진지하게 당사자인 장애인들이 주체로 당당히 서서 이야기될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_ _)


<간단한 설명 및 행사소개>
* 탈시설운동 : 고립적인 격리 시설 위주의 장애인 정책에서 지역공통체가 함께 고민하는 우리 문제로!
* 이음 : 당사자인 장애인 스스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만들어낸 자발적 모임
* 발바닥 : 장애인 활동가들이 2005년 결성한 장애인 인권단체. 현재 8명의 상근활동가가 활동중.
* 이음여행 :
  <이음>과 <발바닥>이 함께 여는 연례행사. 2박 3일간. 자립한 장애인과 자립을 준비중인 시설 장애인들, 그리고 장애인활동가들이 서로 만나 정보를 공유하고, 인연을 만드는 자리. 앞으론 비장애인들도 널리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만들어가길 소망함.. : )

* <이음여행>은 2박3일 동안 하루종일(아, 빡씨다..ㅡ.ㅡ;) 열리는데요. 17일 저녁 7시부터 열리는 '문화행사'에 참여해주셔도 좋습니다.  낮부터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씽크카페'처럼 주제별 소그룹(모듬)에 들어가 시설 체험을 가진 장애 인들, 활동가들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수도 있습니다. ^ ^ 관련 부대행사로는 '바자회' 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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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16, 17, 18일 하루종일! 어느 때고 오세요! 특히 17일 저녁엔 문화행사가 있어요!
장소 : 대방동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여성플라자>



* 관련글
이음여행 : 시설은 넘어 공동체로, 장애를 넘어 인간으로
이음여행 2 : "장애인도 자기 돈이 필요해요!" (발바닥 김정하)
이음여행 3 : 바자회를 여는 이유 (발바닥 이현경)
이음여행 4 : 박홍구, "우린 동물원의 동물이 아니잖아요"
이음여행 5 : 신지은, "연애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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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howTime 

내가 유일하게 시청하는 가장 흥미진진한 미드. 이 드라이하기 짝이 없는 연쇄살인마의 독백에는 슬프고, 때론 감미로운 에세이의 운율이 있다. '덱스터' 시즌5.를 관통하는 테마는 "구원"이다. 덱스터가 구원에 이르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아빠되기. 나머지 하나는 복수하기. 이 두 가지가 결합하면 결론은 미국식 보수주의로의 회귀다. 가족주의와 정의실현. 수퍼히어로물의 전형화된 코드. 다만 덱스터에선 그 주인공이 연쇄살인마일 뿐이다.

텍스터는 어떻게 자신의 이방인성을 유지하면서, 미국식 보수주의의 함정을 피해갈 수 있을까. 결론을 유추해보면 길은 두 가지다. 시즌4.처럼 그 이방인성에 대한 잔혹한 반대급부를 지불받는 길(리타), 물론 이 길은 비극의 길이다. 혹은 덱스터의 이방인성,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현대인의 이율배반을 드러내기 위해 문화적인 코드로 이식된 광포한 야수성을 박탈당하는 길이다. 두 번째 길은 시즌6.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길이다. 그렇다면 덱스터 시즌5.는 덱스터로부터 무엇인가 빼앗아 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흥미로운 출발점에 선 텍스터.
그는 어떻게 운명이 결정된 자로서의 파멸을 받아들일 것인가.
그가 파멸하지 않는다면 덱스터라는 드라마는 구원받을 수 없고,
그가 구원받는다면 텍스터라는 드라마는 파멸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예정된 슬픈 엔딩, 덱스터의 마지막 표정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 생존신고차 올린 이 글의 단상을 좀더 이어서 씀.



어제(일요일)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이라는 장애인 인권단체에 다녀왔습니다. 제 글에 종종 등장하는 박숙경 선생님께서 몸담고 있는 곳이죠. 내일부터 2박 3일 동안 열리는 <이음여행>행사를 준비하는 일을 잠깐 도와주고 왔는데요. 처음에는 노가다(짐 옮기는 이런 거)를 시킬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초등학교 공작시간을 다시 경험하고 온 것 같습니다. :D 얇은 스트로폼(?) 판넬을 칼로 오려서 '바자회'라는 글자를 만들고 왔네요. 이게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리더만요.

아무튼 겸사겸사 <이음여행>이란 행사가 뭔지, 그리고 탈시설운동이란게 뭔지, 인터뷰를 통해 살짝 들어봤습니다.  남은 인터뷰가 있는데, 편집이 완료되는대로 올릴게요...;;; 정하씨, 현경씨 지송..;;



* 탈시설운동 : 고립적인 격리 시설 위주의 장애인 정책에서 지역공통체가 함께 고민하는 우리 문제로!
* 이음 : 당사자인 장애인 스스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만들어낸 자발적 모임
* 발바닥 : 장애인 활동가들이 2005년 결성한 장애인 인권단체. 현재 8명의 상근활동가. 한달 활동비 일인당 67만원(45만원으로 시작해서 해마다 올라가는 중. 어서 670만원까지 올라가길!!) 
* 이음여행 :
  <이음>과 <발바닥>이 함께 여는 연례행사. 2박 3일간. 자립한 장애인과 자립을 준비중인 시설 장애인들, 그리고 장애인활동가들이 서로 만나 정보를 공유하고, 인연을 만드는 자리. 앞으론 비장애인들도 널리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만들어가길 소망함.. : )


<간단한 행사 소개>
1. 행사는 2박3일 동안 하루종일(아, 빡씨다..ㅡ.ㅡ;) 열리는데요.
2. 17일 저녁 7시부터 열리는 '문화행사'에 참여해주셔도 좋습니다.
3. 낮부터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씽크카페'처럼 주제별 소그룹(모듬)에 들어가 시설 체험을 가진 장애인들, 활동가들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수도 있습니다. ^ ^
4. 관련 부대행사로는 '바자회' 등이 있어요.



많이 많이 와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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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지만 장애인 네트워크<이음>에서 활동하는 장애인들께서 직접 만든 포스터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 정감이 가네요.. ^ ^




인권센터 건립을 위한 문정현 헌정공연 '가을의 신부, 길 위의 신부'에서 만난 문정현 신부
2010.11.6.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올해로 고희(古稀)를 맞는 '길 위의 신부'는 부끄럽다고 했다. 쑥스럽다고 했다. 이 싸움쟁이 노인네에게 쑥스럽다는 고백을 듣다니... 자신을 비추는 저 존경과 빛들과 저 고마움의 노래들이 문정현 신부를 쑥스럽게 만들었다. 그 깊은 연륜들 안에 숨겨져 있던 소년의 수줍음을 꺼내왔다. 그리고 그 소년이 나를 정말 부끄럽게, 하지만 따뜻하게 만들어줬다.

나은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문정현 신부 이야기가 나왔다. 문신부는 우리시대의 희망을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연민"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정말 진부하고, 상투적이기 짝이 없는 말들. 정말 지겹다는 말을 하기도 지겨울만큼 익숙한 이야기.

하지만 그 말이 더할 수 없이 깊은 감동을 주는 까닭은 문정현이 걸어온 마음의 길, 육체의 길, 슬픔의 길, 고통의 길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슬픔이 있는 어디에나, 울음이 넘쳐나는 어디에나 그가 있었다. 함께 전경들에게 곤봉으로 매맞고, 숱하게 연행당하면서, 감옥의 수인으로 그 긴 세월 갇혀 지내면서도, 그는 빛나는 대한민국의 밑바닥에 있는 그 깊은 어둠을 그렇게 오래 오래 응시했다.

그 어둠이 없었다면, 그 끝 간데 없이 깊게 깊게 패인 고통의 주름이 없었다면, 문정현이 이야기하는 그 희망의 정체라는 건 그저 미스코리아의 '세계 평화'처럼 아무런 감동도, 아무런 울림도 없었을거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공기의 틈, 그 사이에 알알이 박혀 있는 이 슬픔의 빛나는 조각들이 없었다면, 문정현 신부가 이야기하는 그 상투적인 희망, '고통에 대한 연민'을 당부하는 그 식상한 이야기가 나를 울게 하지는 못했을 거다.

우리 시대는 점점 더 분노를 잃어버리는 시대다. 우리 시대는 절망할 수 있는 감수성을 박탈당하는 시대다. 그 분노가 없다면, 그 절망이 없다면, 희망...은 거짓말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은 없어...
마음이라도 줄 수 있는... 
마음이라도 줄 수 있는....

* 인권재단 사람 : www.hrfu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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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은 좀 편하셨나요?" 질문도 좋았지만, 
"어휴, 감옥 좋았습니다(ㅎㅎ)"라고 답하는 박래군 선생님이 참 좋았다. : )

감옥생활의 고단함을 몰라서, 철없이 좋은게 아니다.
그게 인간을 위한 몸짓에서, 그 간절함에서 비롯된 영광스런 상처인 걸 알기에
그 고단함을 이젠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그 넓은 품과 여유가 좋다, 멋있다.
물론 앞으론 감옥엔 더 안가셨음 한다...;;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인권센터 건립을 위한 문정현 신부 헌정공연장에서 만난 박래군 선생님. 게을러서 이제야 블로그에 옮겨온다. 박래군 선생님을 안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박래군 선생님을 잘 안다고 할 수는 없다. 그저 글로 접한 활동가로서의 지난 세월에 대한 막연한 존경심, 그리고 최근 몇 번 만나서 느낀 막연한 친근감... 이런 정도다.

대추리 싸움(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싸움)과 관련해 대여섯 번 쯤 평택에 찾아가 천막 공연도 보고, 활동가들, 지킴이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눈 적이 있는데, 그 때 '박래군이라는 자'란 제목으로 된 찌라시(PR 문건 ㅡ.ㅡ;)를 접한 기억이 있다. 아, 뭔가 대단한 운동가로구먼, 이런 생각이 잠시 스쳤고, 물론 이내 잊었다. 무너진 대추분교의 쓰라린 풍경들, 마을 곳곳의 반쯤 허물어진 집 담벼락들에 그려진 그림과 시들,  지금도 눈에 선하다.

상지대 싸움을 통해서 처음 만났다. 상지대 비대위 김명연 교수, 상지대 지키기 긴급행동 박숙경 선생님과는 오랜 지인 사이셨던가 보다. 숙경 선생님은 종종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평전 나올 사람은 래군이 형뿐일거다."고 이야기하신다. 처음 만났을 땐 대추리 싸움의 상징이었던 그 박래군이란 사람이 이렇게 생겼구나... 약간은 신기하기도 하고, 대체로 무덤덤했다.

그 이후로 또 잊고 있다가, 박래군 선생님 전화 한통을 받았다. 몸담고 계신 '인권재단 사람'의 온라인 활동, 특히나 인권센터 건립을 위한 온라인 활동에 대해 조언 좀 해주라. 나 같은 '일개 블로거'(ㅋㅋ)에게 무슨 조언씩이나... 그 때 그저 인간으로서의 박래군을 조금은 더 느낄 수 있어서, 또 중견 활동가로선 의외다 싶게, 아이처럼 열린 마음을 발견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근처 매운탕 집에서 알탕 점심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고, 그걸 녹음했는데, 나름 인터뷰로 정리하려고 하다가, 역시나 시간만 죽이고 있다. 인권센터 건립에 부족하나마 힘을 보탤 생각인데, 그 인터뷰는 꼭 올려야겠다. 앞으로도 인권센터와 관련한 소식들은 게으름 피우지 않고 올릴 생각이다. 또 언제 선생님 시간 허락하시면 점심말고 술 좀 사달라고 해야겠다. ㅡ.ㅡ;


* 인권재단 사람 : www.hrfu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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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1. 래군 선생님도 인정하는 것처럼 인권재단 홈페이지... 좀 너무 고풍스럽다..;;;
능력 출중한 블로거들께서 좀 재능기부로다가 수선 좀 해주시면 참 좋을텐데..;;;

2. 인권위원회가 정권에 따라 얼마나 개판칠 수 있는지를 요즘 실감한다.  오죽하면 보수로 분류되는 인권위원까지 사표내고 나왔을까... 정권에 따라 개판칠 수 있는 인권위가 아니라 시민들이 주인인, 그렇게 늘 든든한 인권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권센터'가 어서 만들어졌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