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은 좀 편하셨나요?" 질문도 좋았지만, 
"어휴, 감옥 좋았습니다(ㅎㅎ)"라고 답하는 박래군 선생님이 참 좋았다. : )

감옥생활의 고단함을 몰라서, 철없이 좋은게 아니다.
그게 인간을 위한 몸짓에서, 그 간절함에서 비롯된 영광스런 상처인 걸 알기에
그 고단함을 이젠 웃음으로 넘길 수 있는 그 넓은 품과 여유가 좋다, 멋있다.
물론 앞으론 감옥엔 더 안가셨음 한다...;;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인권센터 건립을 위한 문정현 신부 헌정공연장에서 만난 박래군 선생님. 게을러서 이제야 블로그에 옮겨온다. 박래군 선생님을 안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박래군 선생님을 잘 안다고 할 수는 없다. 그저 글로 접한 활동가로서의 지난 세월에 대한 막연한 존경심, 그리고 최근 몇 번 만나서 느낀 막연한 친근감... 이런 정도다.

대추리 싸움(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싸움)과 관련해 대여섯 번 쯤 평택에 찾아가 천막 공연도 보고, 활동가들, 지킴이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눈 적이 있는데, 그 때 '박래군이라는 자'란 제목으로 된 찌라시(PR 문건 ㅡ.ㅡ;)를 접한 기억이 있다. 아, 뭔가 대단한 운동가로구먼, 이런 생각이 잠시 스쳤고, 물론 이내 잊었다. 무너진 대추분교의 쓰라린 풍경들, 마을 곳곳의 반쯤 허물어진 집 담벼락들에 그려진 그림과 시들,  지금도 눈에 선하다.

상지대 싸움을 통해서 처음 만났다. 상지대 비대위 김명연 교수, 상지대 지키기 긴급행동 박숙경 선생님과는 오랜 지인 사이셨던가 보다. 숙경 선생님은 종종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평전 나올 사람은 래군이 형뿐일거다."고 이야기하신다. 처음 만났을 땐 대추리 싸움의 상징이었던 그 박래군이란 사람이 이렇게 생겼구나... 약간은 신기하기도 하고, 대체로 무덤덤했다.

그 이후로 또 잊고 있다가, 박래군 선생님 전화 한통을 받았다. 몸담고 계신 '인권재단 사람'의 온라인 활동, 특히나 인권센터 건립을 위한 온라인 활동에 대해 조언 좀 해주라. 나 같은 '일개 블로거'(ㅋㅋ)에게 무슨 조언씩이나... 그 때 그저 인간으로서의 박래군을 조금은 더 느낄 수 있어서, 또 중견 활동가로선 의외다 싶게, 아이처럼 열린 마음을 발견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근처 매운탕 집에서 알탕 점심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고, 그걸 녹음했는데, 나름 인터뷰로 정리하려고 하다가, 역시나 시간만 죽이고 있다. 인권센터 건립에 부족하나마 힘을 보탤 생각인데, 그 인터뷰는 꼭 올려야겠다. 앞으로도 인권센터와 관련한 소식들은 게으름 피우지 않고 올릴 생각이다. 또 언제 선생님 시간 허락하시면 점심말고 술 좀 사달라고 해야겠다. ㅡ.ㅡ;


* 인권재단 사람 : www.hrfund.or.kr/
* 인권재단 사람 후원하기

추.
1. 래군 선생님도 인정하는 것처럼 인권재단 홈페이지... 좀 너무 고풍스럽다..;;;
능력 출중한 블로거들께서 좀 재능기부로다가 수선 좀 해주시면 참 좋을텐데..;;;

2. 인권위원회가 정권에 따라 얼마나 개판칠 수 있는지를 요즘 실감한다.  오죽하면 보수로 분류되는 인권위원까지 사표내고 나왔을까... 정권에 따라 개판칠 수 있는 인권위가 아니라 시민들이 주인인, 그렇게 늘 든든한 인권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권센터'가 어서 만들어졌음 한다.




트랙백

트랙백 주소 :: http://minoci.net/trackback/1183

  1. Subject : 기적의 저금통 접기놀이, 그리고 박래군

    Tracked from 호기심은 공포를 이긴다 2011/09/24 11:17 del.

    열려라 인권센터 인권센터라는 걸 짓자고 모금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수한 인권문제가 매일같이 터지는 사회이지만, 언제나 그 현장에 달려가고 곁을 지켜주고 권력에 저항하는 이들은 극소수의 인권활동가들이죠. 이런 인권활동가들과 단체들은 현장을 뛰어다니는 데에도 벅차서 살림살이 챙기기가 참 어렵고, 그 적은 재정과 심지어 개인 주머니까지 털어 남 돕는 데에 써버리는 등 수지타산 맞지 않는 삶을 살아가곤 해요. 그러면서도 시간을 쪼개어 끊임없이 공부...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1. The나은 2010/11/13 06:44

    여기에 좋아요 버튼이 있으면 좋겠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10/11/13 07:00

      일찍 일어나셨구먼.

  2. The나은 2010/11/13 06:46

    나도 온 김에 더나은 프로젝트 페이지 홍보하고 가야지

    1. 더나은프로젝트 페이지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thenaeunproject

    2. 더나은 그냥 개인페이지
    http://www.facebook.com/thenaeun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10/11/13 07:01

      홍보가 아니라 PR..;;;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댓글 입력 폼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