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승덕, 한국 교육 실패의 전형 (소요유)
* 블로거들의 이명박, 고승덕 비난은 틀렸다! (여름하늘)


1. 소요유님의 글은 틀리거나 맞거나 할 수 있는 글이 아니다. 그건 자신의 사상, 그러니 역사의식과 세계관을 담아 어떤 정치 행위, 정치 현상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피력한 글이지, 수학문제처럼 검증가능한 명제가 아니다. 그러니 그 글의 설득력이나 진정성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다.

물론 주장에는 그 주장과 비례하는 근거의 무게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소요유님의 글은 한국교육이 잘못이라는 주장(을 위한 글)이 아니고, 고승덕 변호사가 어떤 논리필연적인 과오를 범했다는 글이 아니다. 그 글은 고승덕이 행한 정치행위에 대한 역사적 관점에서 행한 판단이고, 소요유님의 입장일 뿐이다. 그 입장은 그 자체로 자신의 세계관과 역사관을 담은 것일 뿐이다.
 
비유하자면, 이것은 논증 게임이 아니라 설득력 게임이다.
메시지를 주는 것일 뿐.


2. "인터넷의 폐습에 젖어 생산적이지도 못한 논쟁을 유발시키는 악플 수준의 인신공격"(여름하늘)

이렇게 과격하게 말씀하시는 여름하늘님의 취지는, 글 전체를 읽어보면 어느 정도 이해되는 바 없지 않으나, 이런 다소 감정적이고, 과격한 수사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 수사는 '네거티브'를 지양하자는 글 전체의 취지를 배반하고 있다고 느낀다.


3. 고승덕은 기득권이고, 기득권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을 어떻게 비판할 수 있는가? 그의 자유의사일 뿐이다, 라고 여름하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그렇다면 그와 같은 논리로 고승덕이라는 공인의 이명박 캠프 참여에 대한 '정치적 입장 표명'은 소요유님의 자유의사다. 이것을 잘못이라거나, 혹은 틀렸다(이건 앞서도 말했듯 '틀렸다/맞다'가 왈가왈부될 수 없는 문제라고 나는 판단하는데)고 말할 수 없다.


4. 한국교육을 억지로 끼워맞춰서 이명박과 고승덕을 인신공격하고 있다고 여름하늘님께서는 지적하신다. 이렇게 발언하는 소요유님은 이를 정치적 논평의 수사로서, 자신의 입장을 좀더 뚜렷하게 세우기 위해 사용한 것이지 반대 예시들에 의해 이 관점과 세계관이 '교정'되거나, 혹은 이 명제가 '반증'되거나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아닐테다). 이것은 거듭 이야기하지만, 반증이되거나 혹은 논증이 되는 명제가 아니라, 설득의 수사에 속한 영역이다.


5. 물론 나는 전체적으로 여름하늘님의 지적들 중에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고, 특히나 대안을 고민하는 비판, 그리고 흔히 매니페스토(공약검증운동)로 이야기되는 선택을 위한 자료 축적과 그 자료에 대한 토론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블로깅이라는 것은 그저 자신의 진실로 이야기하고, 그저 발언하는 것 자체에 그 본질적인 에너지가, 잠재력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나는 평가한다.
"나의 기록이 당신을 위한 '콘텐츠'가 될 필요는 '전혀' 없다."(가짜집시)


6. 나는 여름하늘님의 글에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여름하늘님의 글을 높게 평가한다. 블로그는 누군가를 위한 콘텐츠(정보나 자료)가 될 필요도 없고, 발언하는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것이지만, 그것으로 비판대상의 예외가 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표된다는 그 자체로 블로그는 공적인 성격을 띤다. 그것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웃집 순이에게 쓰는 연애편지라고 하더라도 그렇다. 그 문건을 연애편지가 아닌 정치적인 선언으로, 사회비평으로 읽어낼 수 있는 가능성은 '해석'을 통해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그러니 공표된 텍스트로서의 블로그는 그저 애정어린 관심의 가장 고양된 표현인 '비판'을 만나 더욱 더 가치있는 어떤 것, 서로 대화의 재료로 삼을 수 있는, 그리하여 공유할 수 있는 어떤 것이 된다. 이 점에서 여름하늘님의 글 중간 이후의 지적들은 음미해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7. 여름하늘님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블로그 상호간 비판은 좀더 적극적으로 진행되어야 마땅하다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정치적 입장에 대해 "틀렸다!" 혹은 "옳다!"라고 선언하는 차원이 아니라, 좀더 세련되게 자신의 입장을 설득하고, 함께 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차원이라면 좋겠다. 이것은 여름하늘님께서 자신의 글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전언이기도 하다(고 나는 읽었다). 발언 강도가 너무 쎈 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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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시사해설] BBK 사건의 진실에 대한 공개질의서

    Tracked from 실천하자 6.15남북공동선언 2007/11/23 23:26 del.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에서 제작한 '이명박, BBK사건의 진실'의 제목의 시사해설 동영상이 국민의 관심을 이끄는 가운데,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전략기획팀장인 고승덕 변호사의 '고승덕이 말하는 BBK' 또는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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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퍼렁어 2007/11/23 00:37

    그러고 보면 참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처럼 보이네요 비판할 시간이 많은분들 같네요 저는 뉴스는 커녕 사진찍을 시간도 모자라서 요즘 슬픈걸요... 뭐 노동의 댓가는 신체적 성장과 유지로 돌아오지만 정신적 만족감을 위해선 좀더 시간을 아껴야 겠다고 생각드는 연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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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1/23 11:03

      최소한의 애정과 관심이 없다면 비판이라는 골치아픈 일을 누가 하려고 하겠어요. 저로서는 이런 비판과 비평, 그러니 대화들은 좀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

  2. 댕글댕글파파 2007/11/23 00:51

    민노씨 블로그에서 두개의 글을 처음 보았습니다. 링크된 두분다 제가 RSS로 구독하시는 분들의 글인데 이런식의 논쟁이 일어나니 좀 씁슬한 기분이드네요..
    soyoyoo님의 글도 저는 동감을 하고 여름하늘님의 글은 일부 공감되는 글이 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은 여름하늘님께서 soyoyoo님의 글을 악플수준의 인신공격이라고 하셨는데 다르게 해석하면 여름하늘님의 글은 soyoyoo님 입장에서는 인신공격이 될 수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트랙백이라도 했으면 어떠했을까...아쉽네요...
    서로의 견해가 다른것을 틀리다라고 할 이유는 없는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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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1/23 11:04

      그러셨나요? ^ ^;
      저는 오히려 이런 비판행위들, 이런 적극적인 대화의 시도들은 좀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그 대화와 토론 중에 서로 불필요한 감정적인 소모는 최소화하기를 바라구요.
      말씀 고맙습니다. : )

  3. egoing 2007/11/23 09:16

    민노씨의 균형잡힌 시각에 공감합니다. 귀한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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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1/23 11:05

      별말씀을요.
      그냥 저도 제 나름으로 짧게 논평한 것에 불과합니다.
      격려 고맙습니다. : )

  4. 다만 2007/11/23 11:49

    퍼블리싱되는 글들의 공적인 성격, 블로거 간의 열린 토론.
    그에 비해 악플수준의 인신공격이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왜 트랙백을 하지 않았는지, 그 행태가 몹시 씁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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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1/23 16:22

      악의적으로 그랬을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본문을 수정한 것으로 아는데요.
      누구나 사소한 실수(?)는 하는 것이라서요.. ^ ^;

  5. 너바나나 2007/11/23 13:33

    민노씨의 이런 완곡한 표현은 좀 배워야하는디~
    여튼 블로거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글이 그보다 더 악랄하게 써있구만요.
    덜렁 링크 하나 걸구서 "인터넷의 폐습에 젖어 생산적이지도 못한 논쟁을 유발시키는 악플 수준의 인신공격"이라고 말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 악질적인 인신공격이군요.
    네거티브를 지양하자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내거티브가 아닐 수 없구만요.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 위하여 별고민 없이(타이핑을 줄일 목적이라니) 다른 사람의 글을 난도질 한 것으로 밖에 안 보입니다.(이것도 겁내 악플인 듯싶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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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1/23 16:24

      때론 강한 개성 때문에 공통분모로서의 현상과 사물에 감수성이 다소 협소해지는 것 같기도 한데요. 대화하려고 맘 먹는다면 이야기하지 못할 것이 또 뭔가 싶습니다. : )

      그런데 저도 그런 실수 자주 하는 사람이라서... ^ ^;
      큰 취지를 먼저 헤아리고 대화한다면 불필요한 감정적 소모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6. 동의 2007/11/23 13:44

    윗글에 동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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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1/23 16:25

      그러시군요. : )

  7. 이스트라 2007/11/23 16:56

    중재자로서의 글이네요..
    전 여름하늘님의 글을 보면서.. 소요유님을 정면 비난한 부분을 빼고는
    비판받을만한 부분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리플을 보면 글을 오독한 부분이 많이 보이더군요.

    안타깝죠~ 리플을 다는 사람도.. 신중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p.s제가 이렇게 리플달면 이명박 빠돌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까요? 예전에 어떤 유빠분의 글을 비판하니 이명박 지지하냐고 하시더군요.. 그런 말을 살면서 처음 들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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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지금은 2007/11/23 18:17

    지금은 글이 많이 순화되서 다르게 보입니다만,

    오독할 것도 없는 것이 그 사람의 주장이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그 사람의 행태가 틀렸다라는 말이 많던데요.

    글을 버젓이 링크해 놓고 얘 좀 봐라. 요즘 블로거라는 수준이 다 이 모양이더라, 비방과 논쟁만을 유도하는 인신공격하는 악플 수준 밖에 안되는 글이다. 라고 하고는...

    그에 대해 지적하는 댓글에 대한 변명이라는게,
    그 글을 논박하려는 것도 아니고 관심도 없었다라는 건 좀 아니니 않습니까?

    이미 그 글을 전제로 논리를 전개하면서, 그 글에 대해 논박도 관심도 없다라니요.

    게다가 그 사람 변명 대로
    [글의 주제는 최근의 어긋난 선거운동에 대한 성찰입니다..]

    그런 배경을 가지고 글을 시작했다면 굳이 그 글을 예시로 들 필요 없이,

    요즘 블로거글의 행태가 이렇다,저렇다 시작하면 되지 관심도 없는 그 글을 왜 예시로 든다는 말인가요?


    수정된 글 이전에는 그 사람의 그런 글쓰기 행태를 지적한 것이지,
    논의 자체에 대해서 오해하는 댓글 그다지 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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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지금은 2007/11/23 18:27

    그리고, 어긋난 선거운동의 성찰이라 하는데요.

    틀린 말 입니다.

    전, 이명박이 말이 너무 자주 바뀌니 대통령으로 믿음이 가지 않아서
    그에 대해 글을 씁니다.

    위장전입은 없다하더니, 위장전입이였고...
    자녀들의 위장취업은 오해라더니,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수단이였고
    하다못해 집사람의 운전수 역시 위장취업에..
    99년에는 한국에 없었다고 하더니, 99년에 고대인가에서 강의한다는 동정기사가 난 적이 있고...출입국 기록에도 나오고
    자기 도장 아니고 위조된 도장이라고 하더니, 그렇지 않았고
    명함은 쓴 적도 없다 하더니, 받은 사람이 나오고.

    자...이런 점 때문에 걱정되는 바가 큰데, 이런 글 쓰면 제가 다른 당의 알바라도 되는건가요?

    전,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이명박 아니고 박근혜 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 합니다. 자 ...이래도 제가 명까 입니까?

    님이 명빠라고 오해 받는 것을 걱정하는 것 처럼, 다 명까라서 이런 글 쓰고 보고 고개 끄덕 거리는 것 아닙니다.

    그리고 선거운동의 성찰이라...

    그럼 왜 요즘 선관위의 행태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는 지 모르겠군요.

    아주 몇 줄의 자신의 의력 표현만으로도, 또는 스크랩 만으로도
    자신의 동네도 아닌, 광주, 서울, 대구 이렇게 불려 다는 행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에 대한 포스트도 있지 않아야 할 지.

    http://vote2007.or.kr/bbs/board.php?bo_table=report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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