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한 대물림' - 김승연 귀국 단상

2007/12/17 21:09
새로운 구상이란 것이 과연 무엇인가?
소문 안나게 두둘겨 패는 방법을 이제는 터득하고 온 모양이다. (dr4gm)

김승연 회장 귀국…사실상 경영 일선에 복귀

연합뉴스 인용한 위 한겨레 기사에 "새로운 경영구상에 몰두해왔다"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를 두고 위와 같은 댓글을 남기신 모양이다.

궁금해서 관련 김승연 기사 더 찾아봤는데, 역시 연합뉴스 인용한 각종의 언론사닷컴들(조선, 동아, 한국 등등)이 레이다에 잡힌다.
내용인 즉, 다음과 같다.




한화 주식 300만주(시가 2천 억 원 상당)를 세 아들에게 물려주는(증여) 것으로 귀국 첫 행보를 보여줬단다. 그래서 '군복무, 유학, 고교재학중'인 세 아들은 증여세만 1천 억 원 가량 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런 표현을 쓴다.


'떳떳한 대물림'의 활로를 열어젖힌 신세계 오너일가의 증여 등의 과정에서 정용진 부회장 등 오너일가 역시 올해 3월 45%선의 세율을 적용받아 대규모 증여세 등을 낸 바 있다.

(중략) 

한화의 이번 사례는 재계에 ’부끄럼없는 대물림’ 흐름에 탄력을 붙임으로써 이를 하나의 공식적인 승계 코스로 자리매김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정당한 증여세를 내고 지분이나 경영권을 물려주는 관행이 정착되기위해서는 세율을 낮추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위 기사 중에서


거대 기업이 일개인의 사유물인 듯, 기업의 대물림을 그냥 당연시한다. 그러면서 기사 말미에 재계의 불만을 살짝 덧붙여주는 센스까지.연합뉴스 고형규 기자의 날렵하고, 친화력 넘치는 현실인식에 대해 박수를 보내는 바다.


떳떳한 대물림.
부끄럼 없는 대물림.


할 말이 없다.
어처구니가 없을 뿐.
이런 '대물림'이 우리나라 소위 '재계'가 그토록 외치는 글로벌 스탠다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이런 아름다운 기사를 써재끼는 고형규 기자의 인식을  보면서는, 이게 우리나라 저널리즘의 수준이구나 싶은 생각이 마구 몰려온다. (이 표현, 개인적으론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한국형' 천민자본주의의 환상적인 찰떡궁합을 보는 것 같다.

돈 가진 놈은 천세 만세 내내 그렇게 대물려서 살고,
펜 가진 놈은 그 대물림 그렇게 계속 미화하면서 살아라.
얼씨구나, 지화자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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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세계최초프로그램오픈마켓

    Tracked from PC 앱스토어 2010/09/23 09:18 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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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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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정일  2007/12/17 23:42

    대한생명의 영업사원들의 명함을 주로 제작하는데 아~ 한화가 이런 회사였다니 얼씨구나~ 지화자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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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18 04:05

      정일님 덕분에 무플 면했군요. : )

  2. 엔디 2007/12/18 08:45

    잭 웰치 아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요? 코리언 스탠더드에 따라 GE를 물려받으셔야 하는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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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19 23:47

      삼성식의 편법증여에 의한 경영권 승계 음모보다는 낫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무슨 대단히 자랑스러운 일이라도 되는양 떠벌리는 언론의 수준이 참으로 안습이랄까..
      최소한의 저널리즘, 비판정신이 아쉬운 기사네요.

  3. BoBo 2007/12/18 11:11

    rss로 님에 글을 구독하다보니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오네요. 정말 왕성한 블로깅입니다. 요즘 들어서 법에 관한 포스팅이 많은 듯 한데. 그 재미없는 법쪽에 관심이 많으신듯 합니다. 저는 정말 재미없었는데^^
    그나저나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네요. 잘 돼야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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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19 23:50

      앗, 보보님 ^ ^
      정말 오랜만입니다.

      지난 팟캐스트와 관련해서 사과방송을 했는데...
      그게 기술적인 실수로 날아가는 바람에.. ㅡㅡ;;

      미디어토크 3회
      http://www.soriweb.com/?p=36
      에 간략하게나마 다시 녹음했습니다. : )

  4. 히치하이커 2007/12/18 15:07

    저 밑에서 '한화'라는 간판을 걸고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한화 선수들이 안타깝습니다. (전 그들을 빙그레 시절부터 좋아했던 대전 촌 놈이랍니다~)

    할 수만 있다면 저 '뻬이스'에 '크악~퉤~'라도 하고 싶지만, 후환이 두려워 실제로 못하겠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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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19 23:52

      기업총수들 개개인의 행태들도 문제이고,
      이에 대해 엄정한 법집행을 하지 못하는 사법당국도 문제이지만..
      언론의 문제도 작지 않은 것 같습니다.
      ㅡㅡ;;;

  5. 그로커 2007/12/18 23:44

    감옥에서 출소를 해야지 왜 귀국을 했나 싶었습니다. 감옥에 있지 않고 바깥에서 살았었나 보군요.
    역시 유전거시기. 무전거시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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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19 23:53

      그러게요.
      해외에서 머리 좀 식히고, 경영승계 궁리하고 오신 모양입니다.
      그걸 칭송하는 연합뉴스 해당기사는 정말 짜증이 너무 치밀어오르더군요.

  6. 홍안촌닭 2007/12/19 14:19

    이럴 때 아스트랄하다는 표현이 머리속을 맴도는데, 이는.. 개념을 안드로메다에 두고 왔을 기자와, 더불어 내 정신세계도 지구 밖 우주 멀리 어디론가 날아가버리는 듯한 느낌에, "아스트랄"이란 단어가 "아주지랄"이랑 라임이 잘 맞는 것 같다는 평소 생각이 어우러진 결과일꺼라 자가진단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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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19 23:54

      홍안촌닭님 논평은 정말 아스트랄(이거 원래 좋은 의미로 사용하는 거 아니었나요? ^ ^)합군요! : )

  7. 구루마루 2007/12/19 23:42

    정말 어이가 없군요.

    기업의 족벌체제가 당연시 되는 군요. 과연 이런게 진정한 자본주의, 민주주의 일까요? 요새 나라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후진국보다 더 못한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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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19 23:55

      문화의 의식의 차원에서는 점점더 세련된 야만과 천박한 물신화가 '당연한' 수준으로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의 공기이어야 하는, 가장 대중적인 의식의 차원에 복무하는 언론사들이 이 모양 이 꼴이라는 점은 정말 아쉽기 그지 없네요.

  8. 그럭저럭 2007/12/20 19:46

    언론과 기업의 유착은 이미 갈때까지 가지 않았습니까.
    단지 저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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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21 07:12

      안타까울 뿐입니다(2).
      블로거들께서 작으나마 이런 엉뚱한 저널리즘에 대해 비판하고, 또 관심을 갖고.. 그래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주 작은 울림이더라도 그것이 모아지만 결코 작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실은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좀 암울하네요)

  9. 도아 2007/12/21 16:14

    개인적으로 증여세는 45%가 아니라 60%까지 올려야 한다고 봅니다. 증여세율이 높아 탈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정관에도 나와 있는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을 아예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 일로 보입니다.

    얼핏 귀국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역시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언론이 많았던 모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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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23 03:11

      삼성처럼 편법증여 하지 않는다는 게 '칭송'받을 일이고, 기업 대물림이 '정착'해야 할 우리나라 기업 '문화'라고 쓰고 있는 저널리즘이 기업문화의 후진성만큼이나 심각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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