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깊은 잠에서 깨다.
(이런 잡문에 무슨 부제씩이나... )
*
지난 토요일 오전에는 [소리웹 - 인터뷰]에서 두 번째로 추진 중인 집중인터뷰 주제 [로스쿨]과 관련, 블루룸님과 첫 번째 인터뷰를 했다(여기에 대한 소개 및 홍보글도 쓸 생각이다. 인터뷰는 5회로 예정되어 있다. 엉뚱한 소리지만 많이 좀 들어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그 날 오후에는 행인님께서 추진하신 '명랑좌파 창당 준비 모임'에 갈 예정이었다. 무척 기대가 되는 모임이라서 꼭 참석해야지... 일주일 내내 생각했던 그런 모임이었다.
인터뷰를 끝내고 지난 일주일 동안 좀 피곤했던 몸을 낮잠으로 불러들인게 화근이었다.
목요일에는 동대문 새벽시장을 동기녀석과 함께 헤맸고, 금요일에는 오랜만에 블로거벗들과 조촐한 모임이 있었다.
휴대폰 알람을 믿은 것도 이 후회할만한 낮잠의 공범이었을테다.
어쩐지 좀 오래 잔 것 같아서 휴대폰을 찾아보니 밧데리가 꺼져있었다.
부랴부랴 책상 스탠드를 켜고 시계를 확인해보니...
토요일 정오 쯤 잠이 든 것 같은데, 시계는 일요일 새벽 4시 30분 쯤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 같다.
16시간 넘게 잠에 빠진거다.
약간 몸살 기운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잠을 자리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다.
무엇보다 행인님께 죄송해서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말 하지 않았으면, 혹은 갈지 못갈지 모른다 했으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별일 없으면 꼭 가겠다고 그렇게 말을 해놓고, 아무런 사전 연락도 없이 바람을 놓다니...
아무튼 이러저런 걱정을 하면서, 혹은 스스로의 게으름에 대해 골몰히 생각하면서... 이불 속에 누워있었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실은 행인님께서 주최하신 모임에 가지 못해서 행인님께 너무 죄송하다거나... 혹은 스스로도 너무 아쉽다 이런 것은 아니고...(물론 너무 죄송하고, 또 아쉽지만) 깊은 잠에서 깬 뒤의 느낌들에 대해서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느낌들, 그 이상한 감상들을 기록하고 싶다.
**
이런 일이 종종 있다.
예전에 아거님께서 귀국하셨을 때도 거의 스무 시간을 자는 바람에 (아거님 공식모임(?) 그 다음 날) 약속(그것도 내가 구태여 함께 하고 싶다고 부탁해서 마련한 약속)을 날린 적 있다. 그 때의 느낌과 흡사하다. 지난 주말, 그 깊은 잠에서 깨어날 때의 느낌은...
그런데 이런 깊은 잠에서 깨어날 때 나는, 어떤 중요한 약속을 내가 망가뜨렸다거나, 혹은 어떻게 '핑계'를 마련할까.. 이런 '아동스러운' 걱정들부터...(물론 약속을 깨뜨리지 않고도 종종 긴 잠을 자곤한다) 난 도대체 왜 사나... 이 세상은 왜 이렇게 공포스러운가... 왜 나는 혼자인가... 이런 잡생각으로 이어진다.
언젠가 미투로그에도 썼던 기억이 나는데... 내가 꽤 좋아하는 영화 중에 [언브레이커블]이란 영화가 있다. 미국식 수퍼히어로에 대한 반성적인 메타포라고 나는 평가하는 이 놀랄만한 영화 속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가 이렇게 아내에게 말한다.
"악몽을 꾼 뒤 제일 처음 떠올린 사람이 당신이 아니었을 때"
그 장면은 너무도 인상적이다.
너무 인상적인거다.
***
나는 아주 아름다운 풍경들을 바라보거나 하면, 가령 오늘처럼 눈 쌓인 새벽을 걷는다거나 하면, 새벽 가로등에 비친 그 반짝거림들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정말 세상은 참 아름답구나..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아주 작은 골목들만 그렇지만, 나는 그럴 때 물론, 커피캬라멜을 떠올린다. 이 보잘 것 없는 서울 어느 동네의 골목들을 함께 걷고 싶은거다, 아주 잠시라도... 삼십 분만, 아니 십분 만이라도 그 눈에 반짝거리는 싸구려 다이아몬드 같은 아름다운 별빛들, 그 반짝거림들을 함께 바라보고 싶은거다...
****
다시 그 새벽, 일요일 새벽으로 돌아가자.
컴퓨터는 지난 2년 반동안 나에게 가장 가까운 물건이다.
그건 솔직히 물건 이상이다.
그 안에는 내가 '온라인 실존'이라고 부르는 무수히 많은 실존들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건 인터넷이고, 블로그다.
나는 블로그를 온라인 실존의 집이라고 비유하곤 한다.
그건 집이자 광장이고,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전장이다.
블로그는 그저 소박한 사춘기 소녀소년들의 일기장이고, 나같은 고등놈팽이들(실은 나는 그다지 '고등'하지는 않지만)의 놀이터이다. 그리고 블로그는, 나는 그러기를 희망하는데, 민주주의를 질적으로 고양시키는, 그런 잠재력을 갖는 시민사회의 의식적 하부기제이기도 하다(물론 이건 희망사항이지만).
*****
컴퓨터를 켜는 일이 몹시 두려울 때가 있다.
그 두려움은 관성을 갖는 것 같다.
시간이 길어지면 길수록 그 관성은 더 커진다.
이렇게 길게 잠에 빠진 뒤로 컴퓨터를 켜면, 블로그에 접속하면, 내가 과연 왜 다시 여기에 들어온거지... 이런 생각을 하곤한다. 그리고 생각하는거다. 사람들은 잠에 빠져 있거나, 무한도전을 열심히 시청하고 있거나, 연인들과 아름다운 데이트를 하고 있고, 또 새벽을 하얗게 만드는 신나는 섹스에 빠져 있을테다....
그리고 나는 왜 블로깅을 하는걸까...
그렇게 두려움에 빠진 채로 가까스로 컴퓨터를 켜고, 내 블로그에 들어오면...
문득 내 블로그가 너무도 낯설다.
그건 마치 세상이 나에게 낯선 것처럼, 그렇게 낯설고...
내가 소망하는 그 모든 풍경들이 나에게 멀리 있는 것처럼 그렇게 멀리 있는 것만 같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이 낯선 느낌들을 그냥 한번, 언젠가는 써보고 싶었다...
* 이 글은 '블로깅의 즐거움'과 이어진다.
(이런 잡문에 무슨 부제씩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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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오전에는 [소리웹 - 인터뷰]에서 두 번째로 추진 중인 집중인터뷰 주제 [로스쿨]과 관련, 블루룸님과 첫 번째 인터뷰를 했다(여기에 대한 소개 및 홍보글도 쓸 생각이다. 인터뷰는 5회로 예정되어 있다. 엉뚱한 소리지만 많이 좀 들어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그 날 오후에는 행인님께서 추진하신 '명랑좌파 창당 준비 모임'에 갈 예정이었다. 무척 기대가 되는 모임이라서 꼭 참석해야지... 일주일 내내 생각했던 그런 모임이었다.
인터뷰를 끝내고 지난 일주일 동안 좀 피곤했던 몸을 낮잠으로 불러들인게 화근이었다.
목요일에는 동대문 새벽시장을 동기녀석과 함께 헤맸고, 금요일에는 오랜만에 블로거벗들과 조촐한 모임이 있었다.
휴대폰 알람을 믿은 것도 이 후회할만한 낮잠의 공범이었을테다.
어쩐지 좀 오래 잔 것 같아서 휴대폰을 찾아보니 밧데리가 꺼져있었다.
부랴부랴 책상 스탠드를 켜고 시계를 확인해보니...
토요일 정오 쯤 잠이 든 것 같은데, 시계는 일요일 새벽 4시 30분 쯤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 같다.
16시간 넘게 잠에 빠진거다.
약간 몸살 기운이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잠을 자리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다.
무엇보다 행인님께 죄송해서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말 하지 않았으면, 혹은 갈지 못갈지 모른다 했으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별일 없으면 꼭 가겠다고 그렇게 말을 해놓고, 아무런 사전 연락도 없이 바람을 놓다니...
아무튼 이러저런 걱정을 하면서, 혹은 스스로의 게으름에 대해 골몰히 생각하면서... 이불 속에 누워있었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실은 행인님께서 주최하신 모임에 가지 못해서 행인님께 너무 죄송하다거나... 혹은 스스로도 너무 아쉽다 이런 것은 아니고...(물론 너무 죄송하고, 또 아쉽지만) 깊은 잠에서 깬 뒤의 느낌들에 대해서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느낌들, 그 이상한 감상들을 기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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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종종 있다.
예전에 아거님께서 귀국하셨을 때도 거의 스무 시간을 자는 바람에 (아거님 공식모임(?) 그 다음 날) 약속(그것도 내가 구태여 함께 하고 싶다고 부탁해서 마련한 약속)을 날린 적 있다. 그 때의 느낌과 흡사하다. 지난 주말, 그 깊은 잠에서 깨어날 때의 느낌은...
그런데 이런 깊은 잠에서 깨어날 때 나는, 어떤 중요한 약속을 내가 망가뜨렸다거나, 혹은 어떻게 '핑계'를 마련할까.. 이런 '아동스러운' 걱정들부터...(물론 약속을 깨뜨리지 않고도 종종 긴 잠을 자곤한다) 난 도대체 왜 사나... 이 세상은 왜 이렇게 공포스러운가... 왜 나는 혼자인가... 이런 잡생각으로 이어진다.
언젠가 미투로그에도 썼던 기억이 나는데... 내가 꽤 좋아하는 영화 중에 [언브레이커블]이란 영화가 있다. 미국식 수퍼히어로에 대한 반성적인 메타포라고 나는 평가하는 이 놀랄만한 영화 속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가 이렇게 아내에게 말한다.
"악몽을 꾼 뒤 제일 처음 떠올린 사람이 당신이 아니었을 때"
그 장면은 너무도 인상적이다.
너무 인상적인거다.
***
나는 아주 아름다운 풍경들을 바라보거나 하면, 가령 오늘처럼 눈 쌓인 새벽을 걷는다거나 하면, 새벽 가로등에 비친 그 반짝거림들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정말 세상은 참 아름답구나.. 이런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아주 작은 골목들만 그렇지만, 나는 그럴 때 물론, 커피캬라멜을 떠올린다. 이 보잘 것 없는 서울 어느 동네의 골목들을 함께 걷고 싶은거다, 아주 잠시라도... 삼십 분만, 아니 십분 만이라도 그 눈에 반짝거리는 싸구려 다이아몬드 같은 아름다운 별빛들, 그 반짝거림들을 함께 바라보고 싶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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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 새벽, 일요일 새벽으로 돌아가자.
컴퓨터는 지난 2년 반동안 나에게 가장 가까운 물건이다.
그건 솔직히 물건 이상이다.
그 안에는 내가 '온라인 실존'이라고 부르는 무수히 많은 실존들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건 인터넷이고, 블로그다.
나는 블로그를 온라인 실존의 집이라고 비유하곤 한다.
그건 집이자 광장이고,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전장이다.
블로그는 그저 소박한 사춘기 소녀소년들의 일기장이고, 나같은 고등놈팽이들(실은 나는 그다지 '고등'하지는 않지만)의 놀이터이다. 그리고 블로그는, 나는 그러기를 희망하는데, 민주주의를 질적으로 고양시키는, 그런 잠재력을 갖는 시민사회의 의식적 하부기제이기도 하다(물론 이건 희망사항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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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켜는 일이 몹시 두려울 때가 있다.
그 두려움은 관성을 갖는 것 같다.
시간이 길어지면 길수록 그 관성은 더 커진다.
이렇게 길게 잠에 빠진 뒤로 컴퓨터를 켜면, 블로그에 접속하면, 내가 과연 왜 다시 여기에 들어온거지... 이런 생각을 하곤한다. 그리고 생각하는거다. 사람들은 잠에 빠져 있거나, 무한도전을 열심히 시청하고 있거나, 연인들과 아름다운 데이트를 하고 있고, 또 새벽을 하얗게 만드는 신나는 섹스에 빠져 있을테다....
그리고 나는 왜 블로깅을 하는걸까...
그렇게 두려움에 빠진 채로 가까스로 컴퓨터를 켜고, 내 블로그에 들어오면...
문득 내 블로그가 너무도 낯설다.
그건 마치 세상이 나에게 낯선 것처럼, 그렇게 낯설고...
내가 소망하는 그 모든 풍경들이 나에게 멀리 있는 것처럼 그렇게 멀리 있는 것만 같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이 낯선 느낌들을 그냥 한번, 언젠가는 써보고 싶었다...
* 이 글은 '블로깅의 즐거움'과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