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디워' 논쟁은 실은 논쟁이 아니다. 이건 동어반복이 얼마나 무한복제될 수 있는지를 실천하는 일종의 행위예술이지 않을까 싶다. 일종의 지구력 테스트다. 쥐뿔 생산성 없는 의견과 주장들. 이 글도 물론이다.

1. 디빠들이 저능아들이고, 초딩들이고, 파시즘의 실천자들이며, '홍위병'이라는 전제가 우선은 잘못이다. 이건 정말 명백할 정도로 오류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게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단순한 두뇌가 놀라울 뿐이다. 물론 그렇게 살면 참 편할테지만. 나도 물론이다.


2. "전형적인 단무지 디빠 논리"라고 김규항의 글을 능지처참하는 글은 '전형적인 단무지 디까 논리'를 실천하고 있는 글이다.

2-1. '전형적인 단무지 디빠 논리'라는 용납 불가능한 수사를 사용함으로써 스스로의 글을 능지처참하고 있다. 그 가학적인 수사는 피학적인 욕망을 불러오고, 대화 가능한 이성 대신 배타적인 투쟁만이, 혹은 허무한 자위행위만이 남는 황무지를 가져온다.

2-2. 그리고 디워가 황우석에 비견된다고 주장하면서 예시하는 그 피상적인 공통점은 전혀 유효하지 않은 공통점이다. 그런 식이라면 황우석 사태와 닮지 않은 이슈들을 오히려 찾기 어렵게 된다. 민족주의, 애국주의, 자본만능, 형식과잉, 앙꼬없는 찐빵, 철학없는 제스처, 실체없는 상품, 미디어의 불구경..   

이토록 촘촘하고, 거대한 그물에 걸리지 않는 게 뭐가 있나? ㅡㅡ;
세상이 전부 그렇다.
이 글도 물론이다.

2-3. '디워'는 영화 논쟁이 아니다.
영화 자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물론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양쪽의 진영은 그 가능성을 전혀 인정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그 책임은 소위 디빠들에게 있음은 물론이지만, 디까들 역시 방구나 뽕이나다. 웃긴 건 디워는 '쓰레기 영화'라고 '만장일치'로 '선언'하는 그 놀라운 자신감이다.

그 이유가 '300'이나 '트랜스포머'에는 있는, '구성'이 없어서라는데, 피식, 이런 회괴한 논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나로선 황당하다. 영화는 관극자에 의해 아무리 구성없는 이야기도 구성되어 수용된다. 그게 영화라는 예술양식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이다.

가령, 아무런 인과없는 영상들을 무작위로 편집해서 당신에게 보여준다고 치자. 당신은 그 아무런 인과 없는(구성이 부재하는) 영상들을 당신의 회로에 풀어놓고, 당신 스스로 이야기를 구성하게 된다. '300'이나 '트랜스포머'에 있는 구성이 '디워'에는 없다는 해석은, 최소한 관극체험의 실제와는 정말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과도한 텍스트 중심주의, 혹은 관념적인 분석일 뿐이다.

2-4. '디워'현상은 영화를 둘러싼 텍스트의 해석에 관한 태도와 마케팅과 미디어, 그리고 이를 둘러싼 한국적 집단주의의 놀랄만한 후진성을 보여주는 해프닝이다. 여기에는 피를 함께 하는 이란성 쌍둥이가 등장한다.

A - '파시즘' 운운하면서 디워를 까면 자신이 진보적인 지식인이 된 듯 착각하는 알 수 없는 한 쪽. 그 '파시즘' 운운이 나로선 더 섬뜩할 뿐이다.

B - 디워를 비판하는 그 자체로 미친듯이 광분하는 피를 함께 한 다른 쪽.

그런데 여기에 영구는 없다.
영구는 그 뒤에서 회심의 미소를 날리고 있다.
쇼박스 역시 즐겁긴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모든 해프닝의 연출자이며, 조정자인 미디어 역시 흐뭇하긴 마찬가지.

여기에 없는 건 '대화'다.
그리고 A와 B 사이에 존재하는 그 무수한 사람들은 투명인간이 되어 버린다.


3. 디워가 영화도 아니다고 비판하는 쪽에서 행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디워 비판은, 현실적으론, 무관심 뿐이다. 큰 이슈는 작은 이슈를 잡아먹고, 큰 목소리를 작은 목소리를 잡아먹고, 허접쓰레기라는 디워는 관심을 갖아야 마땅한 영화들에 대한 관심을 잡아 먹는다.

그런데도 왜 이토록 디워를 홍보해주는가?  
심형래와 쇼박스는 진중권에게 크게 한턱 내라.


4. 황파동 관련 궁금한 것 하나.
난 황파동 때 정말 무서웠다.
정말 소름끼치고, 정말 대한민국 무서운 나라구나 싶었다.
여기서 정말 궁금한 거 하나만 묻자. 소위 '디빠'들이 당신들은 무서운가?
무서우면 이렇게 조롱하고 야단치고 갖고 노나?
놀라울 뿐이다. ㅎㄷㄷ.


5. 감정적으로 하나만.
디빠들이 정말 무식하고, 정말 개망나니짓을 했다고 치자.
그걸 '개무시'하고, 조롱하고... 그게 즐겁나?
그러면서 무슨 놈의 민주주의고, 파시즘이고, 히틀러가 어쩌고 저쩌고를 논하나.
황지우 왈, 우는아이 하나 달래지 못하는 게 무슨 말라비트러질 평론가라고.


0. (다시 돌아와서) 정황의 과장
'디까'도 '디빠'도 상대방의 오류와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확대해석한다. 디워가 그렇게 심각한 사회적인 이슈인가 생각해보면.. 현재 사태(?)는 미디어의 논간이거나, 혹은 진중권의 과도한 소영웅주의, 혹은 쇼박스의 탁월한 마케팅일 뿐이다.
혹은 서로 '적대적인 척'하는 놀이였던 건가?
어찌보면, 일종의 '놀이'였는지도 모르겠다.
ㅎㅎ


정말 디워 얘기는 여기서 끝!



덧.
현재시각 아직 올블에는 수집이 안되고 있다(4시간 이상) . ^ ^;
올블을 위한 자료 수집(^ ^;)용으로 기록한다.
수동 수집하지 않으면 싱크률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뭔가 우연적인 오류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암튼 그렇다.      





* 보충
nova님의 반론 - '더위 드신 김규항씨'
http://trivial.tistory.com/172

위 노바님의 반론에 대해서 제 의견을 간단히 보충합니다.

1. 초기에는 말씀하신 바대로 '의미'가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너무 동어반복적이고, 서로에게 배타적으로 생산되어서 논쟁의 최소 접점이 붕괴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심형래와 쇼박스, 미디어, 그리고 진중권씨 자신.
이렇게만 실익을 취한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많은 이들을 소외시키는 거대이슈였다고 해야 하나..
참여자는 많은데 대화한 경우는 극소수인 이율배반의 게임이었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강했습니다.

2. 황우석과 심형래는 다르고, 디빠와 황빠는 기본적으로 다르다고 봅니다.
물론 각각 그 안에서도 많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우선은 제 주변에서 디워에 대해 그래도 '우호'적인 분들을 보면, 대체로 황우석 파동 때 꽤나 적극적으로 황우석와 그 일당들을 비판했던 분들이에요.

그리고 황우석 파동 때 변신합체했던 자본-국가-미디어의 그 완벽한 카르텔이 이번 심형래 디워 소동에서는 훨씬 더 느슨하거나, 혹은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미디어의 상업술, 혹은 상품 마케팅의 범위로 포섭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트랙백

트랙백 주소 :: http://minoci.net/trackback/171

  1. Subject : 심형래,황우석,노무현 그리고 파시즘

    Tracked from ego + ing 2007/08/27 17:49 del.

    * 노무현, 황우석, 심형래를 지지하는 분들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또 그들을 지지한다고 비난받거나, 조소의 대상이 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급된 사례는 일반적인 경우가 아닌, 극단적이거나 병적인 사례입니다. 이 글은 정윤호 닷컴에 올라온 '나는 대한민국이 무섭다'에 대한 댓글을 포스트로 다듬은 것입니다. 노무현, 황우석, 심형래 이들의 공통점은 열렬한 팬과, 인터넷이겠죠? 그 중 노무현은 저에게도 해당하는 것 같군요....

  2. Subject : 대화하세요

    Tracked from ego + ing 2007/08/27 17:49 del.

    한쪽은 태도가 문제라고 하고, 다른 한쪽은 본질이 문제라고 합니다.태도와 본질이 다투고 있는 걸까요?아니예요. 이 둘은 처음부터 싸우지 않았어요.싸우고 있는 것은 부끄럽게도 우리들 뿐이예요.물론 그 맘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예요.맘에 들지 않는 것에 대해 일갈해버리면 속이 후련하겠죠.그런데 말이죠.이런 식으로는 누구도 행복해지지 않아요.좋아하는 사람은 더욱 가까워지겠지만,싫어하는 사람은 더욱 멀어질거예요.이러다가는 안드로메다까지 갈지도 몰라요.세...

  3. Subject : 더위 드신 김규항씨

    Tracked from trivial matters 2007/08/27 21:14 del.

    민노씨 덕분에 김규항씨가 디워 관련 글을 썼다는 걸 알았다. 김규항 같은 이가 디워 신드롬이 보여 주는 쇼비니즘적 징후를 무시하고 취향 이야기를 꺼내는 건 누군가에 대한 컴플렉스의 발산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우리 사회가 박정희 신드롬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이나 디워빠들의 행태에서 파시즘, 쇼비니즘의 징후를 보았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 설정 가능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인기가 박정희 망령에 기대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면 디워..

  4. Subject : 민노씨게 답함 : 왜 영화와 영화를 둘러싼 현상을 구분해야 하나?

    Tracked from Bad Land 2007/08/29 17:23 del.

    이 글은, 민노씨께서 올리신 글 "오류들 - 디워, 동어바복의 무한복제(이 글도 물론).[+노바님 반론에 대해]에 트랙백으로 보내는 글입니다. 저는 이 글 밑에 영화 <디워>를 까는 것과 <디워>를 둘러싼 현상을 까는 건 구분해야 한다는 리플을 달았고, 민노씨께서는 이런 구분에 어떤 실익이 있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실익'이라... 뉘앙스가 좀 묘하군요. 그 둘은 당연하게 구분돼야 하는 것 아닌가요? <영화에 대한 비판>과 <영화를 둘러싼 현상>에 대..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1. egoing 2007/08/27 17:52

    이미 본 글이겠습니다만, 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트랙백으로 걸어봅니다.
    히틀러, 민주주의, 파시즘... 요런 것들 딱 제가 쓴 글에 들어있는 내용이내요.
    다시한번 찬찬히 읽어보면서 스스로 돌아봤습니다.
    저도 디워 이야기는 간간히 댓글이나 달고, 트랙백이나 보내면서 관망할 생각입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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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8/27 21:35

      이고잉님 글을 예전에 읽어봤는데요.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 ^
      손수 귀찮으실텐데 글 엮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

  2. 푸른가을 2007/08/27 18:04

    이른바 '~빠' 나 '~까'와 같은 극단의 대립을 달리는 양 진영이 존재하는 경우,
    계속 반복되는 말들 뿐이라는 부분에 동의합니다.

    해결 방법은 어느 한쪽이 지거나, 지치거나 쯤일까요? 지구력 싸움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결론없는 전쟁일 뿐 이라는 것..

    논쟁의 이유조차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뿐 입니다.. ^^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8/27 21:37

      논쟁의 생산성 차원에서는 소위 디빠 진영에서 왜 이 싸움을 계속하는 건지 솔직히 의문입니다. 일종의 미디어가 조장하는 '적대적인 공생'을 위한 노이즈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다는 의심마저 들 지경이네요. 그냥 관심 접으면 좋을 텐데.. ^ ^;; 디워가 이상하게 관심을 계속 갖게 하는 마력(?)이 있는 것 같네요. : )

  3. 자유 2007/08/27 20:48

    우선 영화를 봐야 무슨 이야기를 할 터인데 아직도 못 봐서, 이거... :)
    좋게든 나쁘게든 이를 기회로 하여 좀더 우리 나라 영화가 조금 더 성숙해 질 수 있겠지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8/27 21:37

      영화 안봐도 충분히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케이스가 아닌가 싶기는 합니다. ^ ^;

  4. 민노씨 2007/08/27 21:34

    덧. 입력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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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쟈칼 2007/08/27 21:55

    저 역시..정색을 하며 파시즘을 운운할만큼 일부 극성디빠들이 두려운 존재인지 상당히 의문스럽니다.블로그테러..?그거는 그저 귀여운 악당들의 얄궂은 헤프닝정도로 보는데 사람들은 상당히 견제하더군요..전 그런 일부 극성디빠들 보다 소위 전문가들의 오만함과 권위의식 그리고 거침없이 `편협한 애국주의`라고 말해버리는 그 독선에서 몇배의 억압감을 느끼느데 말이죠..^^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8/27 22:15

      분명히 일부 극성펜들의 훌리건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 그런 글로 '테러'할 만큼 '철부지'에 불과한 꼬마들'을 상대로 달래지는 못할 망정 '파시즘' 운운하는 살벌함(ㅡㅡ;;)에 대해서는..

      엉덩이 툭툭 치면서 달래야 할 상대방에게 쌍도끼를 휘날리는 모습이랄까..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그나저나 반갑네요, 쟈캴님! ㅎㅎ

    • N. 2007/08/29 03:47

      백분토론 때도 스포츠조선 기자님이 사이버테러를 가볍게 말씀하시던데, 그거... 그렇게 가볍고 귀여운 일 결코 아닌데요. 밤길 조심하라는 말이 블로그에 수백개에 전화로까지 온다면 전 제발로 정신병원 뛰어갈 것 같습니다.

    • 민노씨 2007/08/29 04:15

      '그 사이코'의 행태가 '디빠'를 대표하는 행태라는 말씀이신지요? 어떤 '탁월한(ㅎㅎ)' 사이코가 그 집단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대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 반대 경우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생각해보셔야 할 것 같아요. 이것은 디빠든 디까든, 이런 양분법과는 그다지 큰 관련이 없는 논점입니다.

      어디에서나 사이코는 늘 있어왔습니다.
      그래서 사이코들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지만요.

    • N. 2007/08/29 19:53

      민노씨 / 저는 사이코가 디빠를 대표하는 행태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쟈칼님께서는 분명 "일부 극성디빠들"이라고 말씀하셨고, 전 그 "일부 극성디빠들"의 사이버테러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었다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님이야말로 1) 일부 광적인 사이코들을 디빠 일반으로 확대해석하고 계시거나, 2)그 사이코를 문제삼는 것을 디빠 전체를 문제삼는 것으로 확대해석하거나, 인 것 아닌가요? 어느쪽이든 별로 '탁월하(ㅎㅎ)'지 못한 왜곡이라 생각합니다만.

    • 민노씨 2007/08/30 00:51

      제 '글의 뉘앙스'에 오해가 계신 것이라면, 제 표현력의 한계를 충분히 인정하는 전제에서 그 오해를 풀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것이 논의, 혹은 논쟁의 전제를 파괴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제 부족함에 대해서 논하시고, 그 잘못을 지적하는 것과는 별개로, 제 태도에 불쾌를 느끼셨다면 진심으로 그것은 제 본의가 아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6. 히치하이커 2007/08/28 00:09

    누가 뭐래도 승자는 디워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죠. 우후훗~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8/28 00:21

      건도버전인가요? 우후훗~! ㅎㅎ

  7. 하늘이 2007/08/28 01:30

    요즘 피드가 10만개에 가까워지면서 수집기 성능이 예전만 못하더라고요. 조만간 좀 더 영리하고 디버깅이 확실한 수집기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빨리 도입해서 수집에 불편함 없도록 해드릴께요! ㅠ_ㅜ)/ - 커밍 쑨!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8/28 03:40

      그렇고만요. : )
      어서 개발되기를.. !

  8. 프시케신전 2007/08/28 16:13

    글 잘 읽었습니다. 줄기세포 사건을 디워에다 엮는 분들이 가끔 계신데, 참 뜬금 없는 논리의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줄기세포 사건도 사실 따지고 보면 복잡한 면이 있어요. 단 한 마디로 잘라서 좋은 나라 나쁜 나라 그렇게 가릴 문제는 아닙니다. 서로 다른 면에 주목하는 관점의 문제인 면도 강했고요. 어느 편을 드냐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가 공정하고 객관적이었느냐의 문제라고 봅니다. 진실이 드러나지 않아서 얼마나 혼란스러웠습니까. 게다가 감정적인 문제에 이권까지 끼어들어서 아주 정신 없었지요. 그 문제에 관심 있는 국민들이 바란 건, 최소한의 공평성, 공정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뭏든, 괴수영화에 줄기세포 사건을 끼워맞추는 짓은 참 어이 없다고 봅니다. 서로 아무 상관도 없는데 말입니다.

    디워의 경우에는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고 봅니다. 줄기세포 사건의 경우에는 밝혀내야 할 진실이라도 있었지, 디워의 경우에는 원하는 누구나 다 보고 솔직히 자기 감상을 말하면 되는 문제일 뿐입니다. 이걸 갖고 관객의 수준 운운하는 폭언까지 나왔다는 데에 씁쓸함을 느낍니다. 예술영화만 봐주어야 할 의무 같은 건, 내 돈 내고 영화관 가는 관객들한테 없거든요~ ^^;

    아뭏든 저는 평범한 한 사람의 관객 입장에서 '애국주의'라는 이상한 표딱지를 제 이마에 철썩 붙이려는 시도가 못마땅해서 제 자신과, 부담없이 괴수 영화 한 편 즐긴 관객들을 변호할 마음으로 글을 써보았던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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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8/29 00:16

      저 역시 황우석 파동과 디워 현상은 피상적인 공통점보다는 변별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국가권력의 조직적인 개입이라는 차원, 미디어의 적극적인 담합구조, 정치권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적극적 가세 등등에서 큰 차이를 갖는다고 봅니다.

      말씀처럼 다소 과열된 '문화상품'을 둘러싼 마케팅 코미디의 차원이 점점 더 개인적으론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황우석 파동 때와 마찬가지로 미디어의 개입이 어느 정도는 가세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적극적인 논평에 감사드립니다. : )

  9. N. 2007/08/29 03:58

    영화 <디 워>를 까는 것과 영화 <디워>를 둘러싼 현상을 까는 것은 구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둘을 계속 섞고 계시네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8/29 04:10

      일단은 그것을 구별했을 어떤 실익이 있는지 조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

  10. N. 2007/08/29 17:18

    답글이 길어져 트랙백으로 대신하겠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8/30 00:52

      잘 읽었습니다. : )

  11. N. 2007/08/30 01:55

    민노씨 / 제가 뭘 오해했다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쩝;;;

    트랙백으로 오간 글이야 서로 다른 입장과 해석의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쟈칼님께 드린 제 리플만큼은 님께서 (뉘앙스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 해석하신 것이 맞고, 전 그에 대해 반박을 드렸을 따름입니다. 거기에 님께서 제게 사용하신 표현을 살짝 빌려쓴 것뿐이고요. 그런데 이게 왜 갑자기 오해하지 말라는 호소를 받아야 하는 건지... ^^a;; 의도하신 건 아니겠으나 졸지에 제가 이상한 사람으로 몰리는 기분이군요. 님께서야말로 (님의 표현을 살짝 빌려쓴) 제 리플에 감정이 상하신 건가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8/30 04:13

      다시 여러번 읽어보니 N.님 말씀이 맞습니다. : )

      일부 극성디빠가 위험하다. 라는 N.님 지적에 대해 제가 '확대해석'하고(질문으로 끝나거나, 거기에 대해선 공감합니다, 정도로 끝나야 하는데), 거기에 자문자답하는 식으로, 엉뚱하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그리고 이에 대해

      1) 일부 광적인 사이코들을 디빠 일반으로 확대해석하고 계시거나,
      2) 그 사이코를 문제삼는 것을 디빠 전체를 문제삼는 것으로 확대해석하거나, 인 것 아닌가요?

      라고 지적한 것은 제 자문자답에 논평이시네요.

      맞습니다.
      제가 너무 성급하게 답글을 담았네요.
      그러니까 제가 오해한 것이 맞습니다. : )

      다시 제 입장을 정리하면

      1)과 같이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2)의 '그 사이코'에 대해 너무 필요 이상으로 '몰두'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논의가 생산성을 가지려면,

      http://coolleft.egloos.com/1391383

      위 글에 언급된 "실증적인 연구가 선행"되거나, 혹은 최소한으로나마 좀더 밀도 있게 고민되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어디서 꼬였는지 저도 좀 헷갈렸는데, 제 성급함 때문이었네요.
      그리고 이로 비롯된 오독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N.님 논평에 감정이 상한 정도는 아니었는데, 다소 저도 모르게 어떤 편견을 갖고 접근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적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 )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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