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근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지난 25일 한나라당(고흥길 문체관방통위원장)이 기습적으로 직권상정한 미디어관련법이다(미디어오늘 참조). 이를 capcold는 "각하의 돌잔치상에 바치는 피의 재물"이라고 비유한다. 여기에 MBC본부가 제작한 '텔레토비'스러운 선동 동영상이 등장해 이슈에 흥을 돋는다. 현재 판이 "MB의 언론장악 음모에 MBC가 나섰"다고 볼 수 있는 싸움이고, 이 싸움이 "친일과 독재세력과의 싸움이고, 반민주주의와의 싸움이고, 비상식과의 싸움"(소요유, 'MBC는 MB가 맡는다')이라고 볼 수 있는지... 잠깐 생각해본다.

1. 미디어법이냐? 미디어악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처음에는 MB악법(MB 7대 악법), 언론악법(혹은 언론 7대 악법), 미디어악법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미디어법' 혹은 '미디어관련법'이라는 자못 중립적인 표현을 많이들 사용한다. 거대 담론집단이 사용하는 표현을 쫓은 결과인 것 같다. 특히나 조중동이 큰 역할하지 않았나 싶다. 좋다/싫다, 옳다/그르다를 떠나서 이것이 싸움판이라면, 그리고 그 싸움의 어느 한 쪽을 선택했다면, 그에 합당한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그 선택이 유보적이라면 중립적인 표현을 쓰는 것도 좋겠다. 블로그계에 한정하자면, 주장하는 바는 '언론악법' 타도하자가 분명한데, 이상하게 '미디어법'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적어도 '올블' 태그로 올라온 수치를 보면 그렇다. 이건 좀 이상하다. 단어 선택은 가치관과 철학, 그리고 그 입장을 반영한다. 판단을 했다면, 언론악법, 혹은 미디어악법으로 불러야 마땅한 것이 아닌가 싶다.

2. MBC '텔레토비' 동영상

재밌고, 의미심장한 선동 동영상이다.
앞서 나는 이 동영상을 '텔레토비'와 비유했는데, 정말 수준은 딱 텔레토비다. 텔레토비들이 나와서 서로 다른 외국어로 이야기한다. 특히나 방현주 텔레토비가 참 인상적이다("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ㅎㅎ). 소감은 재밌다. 유치하다. 선동이다. 이 세 가지다. 다만 유튜브와 블로그로 상징되는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매개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선동이 갖는 유치함은 별론으로 방식은 평가할만하지 않나 싶다('금산분리 완화 찬성 동영상과 유사한 방법론을 취한 반대진영 버전'이랄까? 개인적으론 그 금(은)산분리 완화 찬성 동영상이 좀더 저질스럽다고 본다).

이 동영상을 비판하는 입장에 선 하민혁은 이 동영상에 대해서 무한 조소를 쏟아낸다. 민주주의란 토론과 대화의 정신이고, 그렇다면 최소한 그 대화와 토론의 결과물이 존재해야 한다. MBC 동영상은 '판단' '생략'하고, 과정 필요없다는 식 동영상이긴 하다. 여기엔 주장만 있고, 근거가 없다. 그 근거는 마치 선험적으로 전제된 것이거나, 극도로 감정적이고, 추상화된 구호 속에 파묻혀 있다. 자신들의 당파적 이익(좀더 노골적으론 '밥그릇')을 국민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로 곧바로 등치시키는 그 논리는 조중동 사설에서 보여주는 편협한 논리보다 좀더 유치한 수준이긴 하다. 이건 이론의 여지가 없겠다 싶다. 하민혁 주장이 최소한 이 부분에선 전적으로 맞다. 최근 글에선 인기협처럼 최소한의 근거라도 대면서 주장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3. 나는 텔레토비들을 지지한다.

결론을 미리 이야기하자면 두 가지다.
우선 나는 하민혁 지적은 충분히 이유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나는 하민혁의 입장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나는 '텔레토비' 동영상의 저열한 수준을, 그 유치한 선동을 충분히 인정하지만, 그 텔레토비들을 지지한다. 그렇다, 나는 MBC 노조가 정말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무슨 대단한 독재권력에 저항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MBC 노조를 지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한민국에서 정의(혹은 최소한 최악이나 악에서 멀어지는 방식, 혹은 내가 속한 '당파적 이익')는 조중동 사설 주장의 반대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것이 정의고 나발이고 간에 조중동 사설 반대 쪽 당파성에 내가 서 있기 때문에, 이것이 거대담론권력의 헤게모니 쟁탈이라고 할지라도, 그래서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일지라도, 나는 그들의 밥그릇 싸움에서 좀더 나에게 유리한 편에 서고자 한다.

이건 하민혁이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판단의 세계'에 속한 싸움이 아니라, 정말 지저분한 정경언 역학 속에 있는 그런 이전투구(泥田鬪狗.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 이익을 위한 비열한 다툼을 비유)다. 그게 순결한 반민주 투쟁이 아닌 이전투구라는 걸 인정하는 전제에서, 나는 조중동 편이 아니라 MBC 편이다. 이건 내 체험이 만든 선입견이긴 하지만, 나는 이것이 정당한 선입견에 가깝다고 판단한다. 어느 정도 머리가 굵은 이후로 이 선입견이 부당했던 적은 거의, 아마도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이것이 하민혁도 인정한 '경험'과 '체험'에 바탕한 평범한 소시민의 판단 노하우라는 것이다. 물론 그 입장은 완전하게 견고한 것은 아니다. 이 판단은 '유보'적이다. 조중동이 전적으로 옳지 않은 주장만을 하는 것도 아니고, MB정부가 전적으로 악마들의 집단은 아니다. MBC도 마찬가지다. 싸우더라도, 너무 '선동'에 묻히지 말고, 차근차근 따져보자. 미디어법은 미디어'악'법으로 왜 '악'이라는 수사를 굳이 붙일 만한 것들인지, MBC 주장은 전적으로 옳기만 한 것인지, 조중동류 주장에도 일말이나마 긍정적인 검토할 만한 지점은 없는지, 동료 블로거들과 함께 공부해가면서, 소박하게 이야기해보고 싶다. 특히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이건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에게 당장 닥친 일이다...



* 관련 추천
http://sadgagman.tistory.com/75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 나경원안 검토)
http://sadgagman.tistory.com/83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 성윤환안 검토)

* 이 글은 예외적으로 '유사 저널리즘 유통망'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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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MBC 노조의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기생질

    Tracked from 하민혁의 민주통신 2009/03/01 22:12 del.

    나름대로 성의를 다해(일부러 시간을 내어 포스팅해주는 그 정도의 성의면 성의를 다했다고 봐도 좋습니다) 앰비씨(MBC) 노조가 만들어서 뿌린 세계인에게 보내는 메세지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근거가 없다느니, 이건 개그였다느니 하는 딴소리를 계속하는 분들이 없지 않기에 보론 겸 하여 한번 더 지적해둡니다. 민주주의가 위태롭다는 김정근 아나운서의 절규가 뇌리에 박힙니다. 언론노조가 왜 파업을 해야 하는지, 그들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다시...

  2. Subject : 지금 중요한 건 ‘MBC 동영상’이 아닌데, 답답한 양반들

    Tracked from 김기자의 인터넷안주 2009/03/02 14:25 del.

    블로고스피어가 '미디어악법'으로 물든게 아니라 'MBC 동영상'으로 물들었다.그 동영상에는 근거도 없고 주장만 담겨있다며 빈수레가 요란하다고들 난리다.그거 분석들 하시느라 수고가 많았다....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1. SuJae 2009/03/01 22:35

    솔직히 말하면 MBC 동영상... 벙 쪘습니다. 민노씨 말씀대로 "왜"가 빠져있어서요.
    프랑스판이였던가요? '조중동'이라는 우익보수들에게 유리한 언론을 만들려고 한다. 정도?
    말 그대로 선동에 가깝게 느껴져 과연 민주주의를 운운할 수 있는 동영상인가 싶더라구요.
    미디어법 자체에 대한 찬반 여부는 ...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별 고민은 안해본 사안이라서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3/01 23:13

      솔직히 내용은 전혀 없고..
      막 전쟁 날 것 같은 '분위기'만 있는 동영상이죠. ^ ^;
      그래도 방현주 노조원의 코믹함은 '예술적인' 평가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D

  2. 하민혁  2009/03/01 23:15

    "특히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이건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에게 당장 닥친 일이다."

    그렇습니다.

    이 문제는 그렇게 풀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언론노조가 취하는 방식은 그게 아니지요. 일단 '악'을 붙이고 올인하는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는 백날을 해도 이 싸움에서 못 이깁니다. 이번 '텔레토비'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부 결속용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대외적인 용도로는 (제가 보기에는 환전) 실패작입니다. 그런 걸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런 '대갈님'들 먼저 박물관에 모셔야 할 일입니다.

    <덧> 홈페이지가 완전 탈바꿈을 했네요. 멋있습니다. 근데, 늘 궁금했던 건데요. 왜 한글로 '민노씨'라고 쓰면서 영어는 '민오씨' 혹은 '미노씨'로 쓰는 건가요? 주소 치고 들올 때마다 항상 헷갈립니다. 불편하구요. ^^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3/01 23:24

      대대적인 폭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공감을 표해주시니 어안이 벙벙합니다. : )

      덧.
      일반적인 영어철자상 일반적인 발음은 그렇겠죠.
      '마이노싸이, 혹은 민오싸이, 말씀하신 민오씨, 미노씨'로 발음될 확률이 훨씬 더 높은 것을 인정합니다. 다만 이것도 나름 제가 만들어낸 '고유명사'이기 때문에..ㅋㅋ.. 제 나름으로는 그렇게 발음해주길 바라는 것일 뿐입니다(마치 '레오스 까락스'처럼요).

      처음에 꽤나 고민을 하다가 6자로 끊고 싶어서 그랬던 것이기도 하구요.

    • 민노씨 2009/03/01 23:26

      추.
      아참 이 방법론의 '효용'을 말씀하셨는데요.
      저는 이것이 전혀 실패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저처럼 '드라마적 관극틀'을 좋아하고, 감정에 흠뻑 취해서 '민주/반민주'라는 비장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소시민'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조중동의 '선동'이 어떻게 그토록 비논리에 기반하고 있으면서도 이토록 (결국은) 성공적이었는지를 상기해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방법론이 전적으로 잘하고 있는 짓이라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요.

    • 하민혁  2009/03/01 23:29

      그렇다면 뭐 저도 '그 방법론'에 일조를 함 셈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아닙니다. ^^

  3. 하민혁  2009/03/01 23:26

    위에서 덧글로 왜 저 얘기를 했느냐면요. 저 위에 있는 타이틀이 '미노씨'로 나오길래 한글 이름을 바꿨나 하고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아니더라구요. 릴로드를 하면 잠깐 동안은 '민노씨'로 나왔다가 이내 '미노씨'로 바뀌는 걸로 봐서는요. 무튼, 일반적인 상황에서 지금 이 블로그 디자인의 타이틀 부분이,

    http://www.mintong.org/images/temp/minoci.gif

    이렇게 '미노씨'로 나온다는 거 알고 있는지 싶어 캡처 화면을 링크합니다. IE7 에서 본 화면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3/01 23:31

      IE6 에서 PNG 투명 이미지(제 블로그 타이틀)를 제대로 표시하기 위해서 웹초보님게서 포스팅하신 글을 참조했는데요.(제 타이틀이 IE 6에서 제대로 안먹는다는 제보가 있어서요..;;; )

      http://www.choboweb.com/348

      이게 완전하게 먹히지 않은 모양이네요.
      다시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ㅎㅎ

  4. Skyrunner★ 2009/03/02 00:53

    소요유님은 지금현재 MBC를 옹호하는 쪽으로 나서셨네요.
    http://www.soyoyoo.com/archives/767
    지금 현재 까지로 보면 MB가 취한 자세가 결코 옳지않고, YTN과 KBS가 점령당한 마당에, MBC라도 소신있는(소신있다=/ 옳다) 자세를 취해줘서 좋았습니다.

    하민혁님이 작성한 포스트를 보고는 MBC가 너무 레프트윙의 자세를 취하고 있나, 라고 생각을 하게되네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3/02 14:17

      그러셨고만요. : )

  5. EastRain 2009/03/02 00:55

    그간 RSS로 구독하면서 두번째 댓글이 아닐까, 뭐그런 생각이 드네요. :)

    지난시절 1992년 MBC의 파업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데는
    대중의 관심과 참여가 큰 몫을 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적어도 MBC는 그 당시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던
    근원적인 힘이 무엇인지 잊지 않은 것 같고요.

    이번 영상이 비록 유치한 느낌이 든다곤 하지만
    대중에게 보다 많이, 보다 가깝게 다가간 영상물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적어도 그들은 지금 시대에서 가장 파급력 있는 방식의 선전물이 뭔지는 확실하게 꿰뚫어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차차 깊이 있는 UCC들을 만들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정의 힘'이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한다지만
    글쎄요, 이번 동영상에 대한 판단은 '긍정의 힘'으로
    (더 나은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지지해줘야 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아,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건필하세요. :)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3/02 14:18

      앞으로도 종종 논평 부탁드립니다. : )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전폭적으로 공감합니다.

  6. freesopher 2009/03/02 00:56

    무엇을, 어떻게, 왜 지지 혹은 비판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설명해주신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뭐랄까... 민노님 '개인'으로서의 자각을 제가 느낄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참 표현하기 어렵군요) 언제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3/02 14:21

      이 글 역시나 매우 추상적인 글인데, 그렇게 좋게 봐주셔서 반갑습니다.
      저 개인적으론 가장 고마운 논평을 주셨네요.
      블로깅이라는게 무슨 대단한 인식의 성취를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니고(물론 그럴 수 있다면 좋겠지만요), 그저 서로 조금씩 이야기 나누면서 배워가는 그 대화의 즐거움과 과정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인 전달이 주는 인식폭이나 깊이가 아니라, 그 대화가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의 크기가 블로깅의 본질적 에너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한번 논평에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7. black_H 2009/03/02 01:17

    사실 하민혁님의 뿌리깊은 MBC를 증오하는(왜인지는 몰라도) 의도 이전에
    주장 전개 부터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민노씨님이 얘기하신 편견과 비슷한 내용인데요 편견중에는 대의적으로 옳은것도 있을 수 있고 그른것도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민혁씨의 주장은 의미있는 편견도 '편견' 이란 단어만 집착해서 투견처럼 물고 늘어지는 꼴이거든요.
    어쨌든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민혁씨는 이렇게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들으려고를 하지 않는듯 보여서요... 저는 조리가 딸려서 이렇게 잘 얘기하지는 못하겠네요 ㅠㅠ

    perm. |  mod/del. |  reply.
    • 하민혁  2009/03/02 01:38

      에혀~ 그런 거 아닌디.. 나도 다른 사람 말 잘 듣는디.. 그리고 이번 건은 제가 맞는 건디.. 아무래도 제가 썰을 잘못 푼 성싶습니다. 아무래도 하나 다시 써야 할까 봅니다. ;-P

      간단히 함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하민혁표 답글 서비스는 블로고스피어 최고를 지향합니다. ^^)

      그러니까, 이번 엠비씨 영상 건의 문제는 국민들을 줄세우기 했다는 데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각개로 나누어서 케이스바이베이스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를 (민노씨님이 적절히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악'법이라는 걸로 모두 하나로 몰빵한 다음, 국민으로 하여금 '올인'을 강요했다는 얘기입니다. 이거 국민을 졸로 보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대단히 비민주적이고 몰상식한 일이다는 게 내가 하고 있는 주장이구요.

      예컨대, 위에서 민노씨님이 "특히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이건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에게 당장 닥친 일이다." 했는데, 그 댓글서도 내가 말하고 있지만, 이런 문제는 이렇게 케이스바이케이스로 풀어가야 할 문제지 '악'법으로 몰빵한 다음 줄세우기를 시켜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하나 더 예를 들겠습니다. 제 블로그에 보면 '인터넷실명제 반대' 리본이 걸려 있습니다. 이건 제가 10년 전부터 주장해오고 있는 일입니다. 만일 이 건이 문제가 되는 거라면 나는 백날이고 천날이고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요. 하지만, 지금 엠비씨가 하는 식은 그게 아니니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런 짓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뭐, 생각나는대로 대강 적어봤는데요. 그래도 잘 이해가 안 간다면 다시 한번 더 물어주세요. 아~ 물론 제 블로그에서 물어주셔야 합니다. ^^ 그러면 다시 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원정 서비스 답변 끝>

    • 민노씨 2009/03/02 14:21

      두 분 대화는 잘 끝난건가요? ^ ^;

  8. outsider 2009/03/02 06:18

    저는 해당 동영상이 이슈되는 것을 블로고스피어 통해서 알다가 재생이 버벅거려서 보는 것을 포기했었죠. 그랬다가 조선닷컴 통해서 유튜브에 올려진 영상을 봤습니다.

    첫인상은 재밌다^^. 하지만 중국쪽에 '호소'하는 것은 좀 생뚱맞다 정도였구요.

    '왜'가 빠진부분은 저는 이렇게 이해했어요.

    저 마져도 깊은 내막을 잘 모르는데요. 심지어 외국인들에게 '뭐지?'라는 정도의 관심을 끌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봤네요. 관심이 가고 이슈가 되야 좀더 심도 있는 고민과 액션을 취하게 되겠죠.

    덧붙여서는 해당 동영상의 여러 유통채널과 반응을 훑어보고 그런 측면에서 포스팅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은 들기는 했는데 말이죠^^. 비겁하게도 '생업' 핑계만 늘어놓게 되네요^^.

    아무튼 좋은 글 잘 봤어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3/02 14:23

      저는 이런 유치한 방법론도 원칙적인 방법론이 견지된다는 조건에서는 시도해볼만하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너무 선동만 강조해서는 당파에 따른 임기응변에 머물고 말겠지만요.

      아웃사이더님께서도 글 하나 써주시죠? : )
      혹여 글 쓰시면 트랙백 한방 부탁드립니다.

  9. rainyvale 2009/03/02 07:44

    "이건 하민혁이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판단의 세계'에 속한 싸움이 아니라, 정말 지저분한 정경언 역학 속에 있는 그런 이전투구(泥田鬪狗.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 이익을 위한 비열한 다툼을 비유)다. 그게 순결한 반민주 투쟁이 아닌 이전투구라는 걸 인정하는 전제에서, 나는 조중동 편이 아니라 MBC 편이다."

    이것이 저는 핵심이라 생각하고 공감합니다.

    정연주 사장 퇴진을 외치고 결국 관철시켰던 KBS노조가 지금 KBS에 가져온 결과를 상기해 보면 MBC의 경우도 뻔히 보이죠. 정연주 사장이 흠이 없을 수 없다는 건 당연하지만 그 사람을 퇴진시켰을 때 현정권이 보낸 낙하산 코드 사장이 올 것이라는 것을 뻔히 예측할 수 있는데도 현실에 안 맞게시리 이상적인 구호만 외치다가 상황만 악화되었죠. 당시 현실에서는 정연주 라는 당시 사장과 현정권이 보낼 것으로 예상되는 낙하산 코드 사장, 이 두 가지 선택 밖에 없었는데, 자꾸 어딘가에 "이상적인 사장"이 있다고 공상하면서 정연주 사장을 쫒아낸 거죠. 지금 우리에게 남은 선택은 지금의 MBC와 미디어법 통과 후에 변화될 MBC 이 두 가지 선택 밖에 없을뿐 공명정대하고 불편부당한 MBC는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MBC에 대해 "왜 너희는 어떤 이상적인 나라에서 이상적인 노조나 방송국이 취하리라 생각되는 이상적인 투쟁 방법을 택하지 않느냐?"라고 나무라면서 "나는 정말 공정해. 나는 정말 이성적이야."라고 스스로 흐뭇해해서는 안 되겠죠. 그 동영상이 내용없고 선동적이라 비판하시는데... 그게 뭐가 문제인지 저는 잘 모르겠네요. 어차피 선전으로는 힘도 안 생기고 지지자도 못 모으로 해결이 안 됩니다. 지난 번 대선에 2MB가 당선된 것은 뭐 이성적인 설득의 결과인가요? 아니죠. 단지 '내가 경제대통령'이라는 선동이었죠. 선동이 대중적인 거고, 대중적이어야 힘이 생깁니다. 일을 제대로 하려면 당연히 선전 뿐 아니라 선동을 해야 해요. 괜히 '이성의 판단에 따르는 이상적인 국민'을 가정하고서 모두 이 '이상적인 국민'에 맞추어 활동을 하자는 건 비정상적인 판단이죠.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3/02 14:28

      저 역시 대체로 같은 현실인식과 방법론을 공유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선전/선동는 보조적인 한계, 일테면 '얼굴마담' 정도 역할만으로 족한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시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하면서, 또 때론 이런 '미끼질(?)'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또 동시에 진지하게 문제의 본질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알려야 하는 것도 최소한의 상식적인 담론권력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네요.

      항상 좋은 논평 고맙습니다. : )

  10. j준 2009/03/02 07:22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내에서 이런 류의 문제가 발생할 때 가장 큰 벽이 되는 것은 인터넷 환경의 차이더군요. 동영상을 보려면 하염없이 기다려야되고(그것도 될 때도, 안 될 때 있고) 결국 떡밥에 새끼발가락이라도 걸칠 요량이면 '원론적'이거나 '본질적'인 문제만을 이야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네요.

    "'주장'을 대중에게 이슈화하기 위해 취한 '방법'은 유치하기 그지없으나 그 주장마저 철회할 수는 없다."가 정답일지 모릅니다. 그런데 계속 절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방송이라는 유사절대권력을 쥔 자들이 이슈화하는 방법이 저것밖에 없었나?하는 궁금증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3/02 14:31

      이룬.. 인터넷 환경이 재준님을 도와주지 않는고만요...;;
      대중심리(여기에서 저도 물론 포함인데요)를 자극하는 방법으로는 저런 유치한 선동이 꽤 효과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저로선 이왕 유치하게 망가질거 좀더 나아가지 못한게 아쉽다는 생각도 얼핏 드는고만용.

  11. koreasee 2009/03/02 08:14

    가벼운 마음으로 ...... 잘봤습니다.
    늘 좋은 글 아니 이번주도 좋은 내용 보고 가겠습니다.
    몸과 마음이 편안한 한주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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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3/02 14:32

      한국씨께서도 삼월 첫 주, 즐거운 마음으로 활짝 열어가시길~! : )

  12. A2 2009/03/02 10:20

    밑도끝도 없이 까는 글들과 달리 많은 부분이 공감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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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띠보 2009/03/02 17:10

    언론학 전공해놓고도
    논쟁 파악하기가 참 버겁습니다.
    취업을 하고싶은 졸업생 입장에서 '선동' 동영상을 본 소감은
    외국어 참 잘하시는구나.. 요런거입니다... 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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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3/02 19:51

      저도 그런 생각은 물론 했습니다. ㅎㅎ
      특히나 방현주씨 참 귀엽(?)더라구요. "아마추어 같이, 왜 이래!"

  14. 덱스터 2009/03/02 23:19

    선동적인 동영상인건 사실이지요 ㅇ-ㅇ(앞에 10몇초 정도만 보았지만 블로고스피어 반응을 보면 확실히 선동성에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이런 감정에 호소하는 동영상들이 원래 반응을 잘 이끌어내는 법이라는게 조금은 그렇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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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3/02 23:33

      아무래도 동영상의 선동성은 매우 의도적이라고 보여집니다.
      MBC 노조가 바보들의 집단도 아니고 말이죠. : )
      말씀처럼 선동이라는게 정말 지금 당장 전쟁날 것 같은 분위기를 몰아가야 하는 것이라서요... ㅎㅎ 재밌긴 하죠.

      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미드 중 하나인 덱스터가 왜 감감무소식인지 모르겠습니다... 문득 덱스터 댓글을 뵈니...;;;

  15. 여형사 2009/03/03 20:09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MBC 동영상 보면서 좀 당황스러웠는데요.. 이유가 공중파에서 보던 정갈한(?) 아나운서들이 집에서 쓰는 카메라로 스스로 만든 UCC 동영상을 보는 느낌이었달까요? ^^; 암튼 논리나 내용을 떠나서 이런 걸 만들어서 인터넷으로 배포한다는 사실 자체가 신선한 충격을 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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