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댓글( 재활용 ) 덧붙여 몇 마디 더.

072. MBC의 자충수 (09.01.06)
http://sadgagman.tistory.com/82


방송 재밌게 잘 들었습니다.
저로선 생각지도 못한 참신한 관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 : 위 팟캐스트는 MBC가 꺼내든 파업이라는 투쟁 방법론이 과연 (장기적으로) 효과적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차라리 방송사 내부에서 자신들이 확보한 '입'을 통해서 좀더 효과적인 투쟁(대국민 설득)을 벌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하고 있죠. 이 쇼가 제작된 직후 (우연의 일치인지) MBC는 파업을 잠정 중단했습니다(언론노조의 파업 잠정 중단).

언젠가 어떤 문인에게(누군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요) 기자인지 누군지가 물었다고 하죠.

"당신의 작품은 어쩌면 그리도 독창적인가?"

이에 그 문인이 대답했다고 합니다.

"나는 그저 근원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애썼을 뿐이다"

이 방송을 들으니 그 근원, 그 질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여전히 말씀처럼 블로그는 한줌의 모래알에 불과하고, 웹을 통해 유통되는 담론의 상당수는 조중동이 차지하고 있고, 대다수 평범한 시민들, 국민들은 경제도 엉망인 판국에 언론 7대 악법이니 MB 악법이니 관심이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현재 파업이 잠정 중단된 상황에서 각 방송사별 손익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는데 있어서 그 '시민'의 여론이라는 것이 과연 KBS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는 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MBC나 SBS의 손을 들어줄 거라는 성급한 기대를 갖지는 않지만요.

촛불이 흐지부지 꺼져버리고, 대다수 시민들은 그저 팍팍한 일상으로 돌아가 주말 버라이어티의 세계 속에, 아침 드라마의 세계 속에 빠져들었습니다만.... 적어도 촛불의 기억들이 아직 채 일년이 되지 않았고, 또 마봉춘 노조원들 가운데 스타급이라고 할 수 있는 아나운서들의 파업 지지 언급이라던가, 거리 시위도 어느 정도는 시민들에게 어필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심지어 중앙일보에서는 이를 '연예기사'로 싣는 해프닝을 연출할 정도니 이번 파업의 영향이 없지는 않아 보입니다.

MBC 파업(중단)과 관련해서 기사 몇 개 살펴봤습니다.
다음 두 개의 기사가 눈에 띄더군요.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901070447&top20=1 (동아)
'손석희 시선집중에 나와 딴소리만 하다가 간 홍준표에 관한 가십성(?) 기사인데요.
댓글들이 어마살벌하네요.
물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인줄은 몰랐습니다.
'엠븅신'이라는 표현은 이기사의 댓글에서 처음 접해봅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44487&PAGE_CD=22 (오마이)
위 기사는 어떤 구체적인 판단자료도 없이 그저 '삘'로 엠비시가 이번 파업의 '성공'을 이끌어냈다고 쓰고 있는데요. 즉 파업의 성공(!)은 엠비시 노조원들의 적극적인 투쟁 덕분이고, sbs도 선전했으며, KBS는 완전히 외면당했다.. 뭐 이런 구도로 기사를 쓰고 있더만요.
이건 희망사항을 쓴건지 아니면 정말 그렇게 판단하는 뭔가 근거가 있는 것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오늘자 한겨레사설은 "'언론악법' 저지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그래서 "7대 악법 중 언론중재법과 전파법은 이번 회기에 처리하고 방송법과 신문법, 아이피티브이(IPTV)법 등 나머지 5개 법안은 저작권법과 함께 시한 없이 합의처리를 하도록 노력"한 여야의 타협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일단은 소강국면에 들어선 같아 보입니다.

마봉춘을 사랑하고, 엠븅신을 증오하는 거대한 두 개의 세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새드개그맨님께서 염려(?)하시는 것처럼 마봉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죠. 그리고 '주말 버라이어티의 포로'인 우리들의 어머니, 우리들의 누이와 동생, 아니 그저 우리들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언론 7대 악법이나, MB 악법에 우리들의 진심을 다해 관심을 가질 수 있을는지도 솔직히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저 좀더 재밌는 '무한도전'을 위해서라면, '1박 2일'이나 '패밀리가 떳다'를 위해서라면, 마봉춘이든 KBS든, 아니면 SBS든 그게 무슨 대수냐, 뭐 이런 평범한 우리들 자신이 있습니다. 그런 우리들은 무엇보다 게으르고, 이런 저런 세상 꼬라지에 이미 질려버렸죠. 촛불도 싸늘히 식어버리고, 촛불든 유모차 아줌마를 겁박하는 국회의원 나리들이 버젓이 국민의 대표를 참칭하는 이 아수라판에서 솔직히 이 싸움이 누구를 위한 싸움인지도, 또 과연 우리가 이 싸움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인지도 의심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앞으로의 싸움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그리고 과연 마봉춘은 우리들의 친구이고, 정의의 사도들일까요?
새드개그맨님께서 말미에 말씀해주신 언론인 스스로가 통렬한 자기 반성을 거치지 않는다면, 내일 다시 우리들의 눈과 귀를 막아버리는데 일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마이 뉴스 기사 얘기를 다시 꺼내는 이유는 이런 이유입니다.
MBC 파업이 잠정 중단되었습니다. 이 의미를 분석하고, 정리하며, 방송사들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이 어떠한지를 지적하는 기사는 매우 필요하고, 당연한 저널리즘입니다. 하지만 그 기사가 그저 당파성의 포로에 머물 뿐인 기사라면 문제가 있죠. 어떤 구체 근거도 없이 일부의 피상적 체험들을 바탕으로 '희망가'를 불러서는 안될 노릇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 오마이 기사는 '엠븅신'으로 MBC를 증오하는 동아일보의 충성스런 독자들의 시각(물론 그 시각은 조중동 일반의 시각이겠는데요)과도 별로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물론 조중동의 악질적인 프레이밍에 비할 바는 아니겠습니다만, 역시나 희망사항을 틀짓기하고 있다는 점에선 다를 바 없어 보여요.

희망은 냉철한 현실 판단 위에서 비로소 생겨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근거 없는, 근거 희박한 희망으로 생겨나는 것은 전혀 아니겠죠.
그리고 그 현실에 대한 냉철한 판단은 새드개그맨님의 말씀처럼 통렬한 자기 반성, 자기 성찰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언론사만 자기 반성할 것이 아니라, 마봉춘과 엠븅신이라는 극단적인 '이분법'에 둘러쌓인, 그 벽의 이 편과 저 편에서 여론몰이의 양떼들로 전락하고 있는 우리들 역시도 반성하고, 성찰하고, 회고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 높이 들어올린 촛불이 어떻게 이토록 쉽게 잦아져 버리고, 일상이란 괴물은 얼마나 잔인하게 우리들을 다시금 '버라이어티의 뽀샤샤한 풍경' 속에서 가두고 있는지를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물론 그렇다고 엄숙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겠지요.
그저 다만 좀더 기억하고, 좀더 생각해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나저나 정말 앞으로 어떻게 이 싸움이 전개될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군요.

앞으로도 좋은 팟캐스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4만 히트 축하드립니다. : )



* 발아점
072. MBC의 자충수 (0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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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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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퍼렁어 2009/01/09 02:47

    현재로선 엠븅신이 확실하군요. 사태가 소강상태가 되는것이 사태가 해결되는것이 아닙니다. 상당히 근자에도 느끼지 않았나요 쇠고기 협상만 봐도 잘아실분들일텐데? 결국 엠븅신은 또 바보짓을 하는군요 차라리 캐븅신이 지조 있어 보일정도네요. 정말 국민과 뜻을 같이하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 시키려 한다면 기업논리가 아닌 시민의 연합으로서의 행동이라고 보여질 만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쥐박이'게임은 지금부터 시작된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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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1/13 12:01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네요.
      2월을 좀더 신중하게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언론 관계법이나 소위 MB 악법들을 찬찬히 학습(?)하면서 말이죠. : )

  2. 명이 2009/01/09 17:14

    이 싸움은 대략 참..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그저, 어떻게 진행될지.. 저도 참 궁금합니다. 뭐가 분하고 화가 나는지는 정확히 알겠는데 누구편을 들지 모르겠어서 고민하다가 조금 덜 나쁜놈 편을 들어야 하는 그런 이상구리한 기분입니다. -_-;;;;;

    오늘,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시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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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1/13 12:02

      저도 좀 덜 '나쁜 놈' 편을 들까 싶습니다. : )
      절묘한 표현이시네요.
      한참 빙그레 웃었다능...

      답글이 늦어져서 지송... ^ ^

  3. 김기자 2009/01/13 17:19

    민노씨 블로그 애독자로서 느끼는 부분은요.
    민노씨는 새드개그맨님의 추종자? 추앙자?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던건데요.

    읽다보면 소름끼치는 종교같아요. 새드개그맨님의 글이 이상한데 너무 맹신하는 것 같다는 그런 방식이 아니고요.

    전혀 관심없다고 보는 1인인데 뭐 연관 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봐도 이건 홍보,광고대행사 같기도 하고요. 발아점이라고 써놓은 포스팅의 절반 이상은 그 분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해 봅니다.

    근거도 없고 주장도 없는 그저 그런 느낌 휘갈기고 도망갑니다요. =3=3=3=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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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1/13 19:19

      그랬나요? ^ ^;
      저로선 예전에도 아거님과 관련해서 그런 조언이랄까 염려랄까 불만(?)이랄까를 사적으로 들은 바 있습니다. 우선 어려운 말씀이실텐데 이렇게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물론 제가 새드개그맨님을 추종한다는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애독자이신 동료 블로거에게 이런 지적을 받는 입장에서는 그 의견을 두텁게 참조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이런 이유입니다.

      1. 새드개그맨님의 팟캐스트 내용이 우선 무척 좋습니다. 제가 하고 싶고, 또 하려고 했던 분야에 대해 디테일한 리서치를 통해 명쾌하고, 흥미로운 분석과 비평을 들려주시니 저로선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죠. 그러니 이건 제 게으름과 관련을 맺는 것 같습니다. ^ ^;

      2. 두 번째로는 팟캐스트 영역에 대한 수요 확대랄까요? 그런 것을 의도한 의식적인 동료애랄까...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요. 제가 soriweb.com 에 참여하고 있어서 더더욱 그런 성격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3. 이것 역시 게으름과 관련한 것인데요. 제가 좋은 글들에 대한 체험치가 그다지 왕성하지 못합니다. 이는 제가 읽는 글들(포스트)가 너무 적어서 그런 것이겠지요.

      4. 가장 중요한 이유인데요. 새드개그맨이라는 블로거의 노력과 컨텐트의 품질, 그러니 진정성, 대중성, 정보가치(물론 유희성, 대중성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요)이라는 관점에서 너무 '소홀하게' 취급된다고 생각되어 입니다. 동료 블로거로서 소홀하게 취급되고, 숨겨져 있는 보석이라고 생각하는 포스트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역할은 동료블로거로서, 그리고 블로그계를 더불어 즐겁게 발전시켜야 하는 독자로서의 작은 의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저는 새드개그맨님을 물론 친애하는 동료라고 생각할 뿐입니다만... 다만 그것이 무슨 종교적인 믿음이나 무조건적인 맹신과는 상관없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다만 김기자님의 어려운 조언에 대한 그 의견과 지적을 무겁게 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

  4. 의리 2009/01/14 16:41

    언론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참 위험한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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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silent man 2009/01/14 17:20

    그래도 캐병신과 씨방새 보단 엠븅신이 차악은 된다고 봅니다.

    덧_근데 '싸맨'은 너무 에로틱하지 않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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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덱스터 2009/01/14 19:54

    지금은 잠깐 숨 돌리는 것이겠지요.

    둘다..-_- 12월에 워낙 치고박고 했으니...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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