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단상 - 1. 책 분류법 혹은 독서법

2008/03/31 02:54
0.
솔직히 이름 만으로 몇 번쯤 들었을 뿐이다. 조선일보 기고자라는 부정적 편견이 없지 않다. 암무튼 조경란이란 소설가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아름다움의 과학]이란 책에 대한 서평은 흥미롭다. 내 주된 관심사인 '자기 모순'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니까 이 서평은 자기가 말하는 바를 스스로 배반하고 있는 글이다. (링크는 접근성 확보를 위한 것일 뿐, 클릭은 비추. 시간 낭비 난 책임 못진다.)

마치 조선일보가 '안중근' 타령하는 그것과 몹시 닮았다. 친일신문이 안중근 내세워 마케팅하면, 참 뭐랄까, 지하에 계신 안중근이 통곡할 일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조경란의 글이 굉장히 후졌다거나, 소설가가 왜 이따위로 쓰는가, 뭐 이런 비난을 하려고 이 글을 쓰는 건 전혀 아니다. 그럭저럭 읽을만한 글이다. 그 글의 자기배반, 자기모순이 나에겐 흥미로웠을 뿐이다.

내가 쓰는 글이 평균적으로 길어서 이 글은 주제별로 나눠서 쓸까 싶다.
일단 흥미로웠던 건 책 분류법이다.


1. 조경란식 책 분류법

조경란은 개인적으로 책을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고 한다.
"친절한 책, 순진한 책, 도발적인 책, 논쟁적인 책, 까다로운 책, 무뚝뚝한 책, 흥미로운 책." (조경란)

ㅎㅎ. (갑자기 위 문장 옮겨 적다가 웃음 폭발. ㅡ.ㅡ;)
암튼 조경란은 그렇게 분류한단다. 뭐, 그렇게 분류하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물론 왜 저렇게 분류하나 궁금하긴 하다. 앞서 폭소가 터졌다고 말했듯, 약간 코믹하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그럼에도 왜 폭소가 터졌는지, 그게 왜 코믹한 느낌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어떻게 분류하건 그건 조경란 마음이긴 하다. 문득 나는 어떻게 책을 분류하나 싶어서 떠올려봤지만... 당장 생각나는건 없다. 조경란식으로 분류하지 않는 건 확실하다. 굳이 내가 책을 분류하는 방식을 적어보자면 이런거다.


2. 나는 책을 어떻게 분류하지?

ㄱ. 여러 번 읽어야 하는 책 / 그럴 필요 없는 책
후자는 끝까지 읽으면 오히려 시간 아까운 책. 또는 끝까지 읽어봤자 남는 게 전혀 없을 것 같은 책도 포함이다. 그러니까 후자의 책이 반드시 나쁘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고, 나와 맞지 않거나, 내가 그 책을 소화하기에 아직은 많이 모자라거나.. 이런 경우까지 포함이다. 단 한번만 읽고 끝내기 위해 어떤 책을 읽는다면, 그 책은, 대체로, 아예 읽지 않는 편이 낫다. 물론 여기에서 소설은 제외다. 소설은 두번 이상 읽는 경우가, 나 역시 거의 드물다. 하지만 역시나 좋은 소설도 여러번 거듭 읽어야 마땅하다.

ㄴ. 상업적 목적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책 / 상업적인 목적이 가장 큰 책의 존재가치인 책
물론 이건 상대적인 개념이다. 출판사가 자선단체도 아니고, 모든 책들이 출간된 이유는 대박내려는 목적이 있다는 거 인정한다. 정지영이 바득바득 지가 번역했다고 우겼던 '마시멜로 이야기' 같은 책은 후자의 책이 아닐까 싶다.

ㄷ. 저자가 있는 책 / 저자가 없는 책 
전자는 '그 저자'가 아니라면 읽을 수 없는 책, 후자는 상대적으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그래서 시간만 있다면 누구나(상대적으로 복수라는 의미에서) 쓸 수 있는, 그럴 가능성이 높은 그런 책이란 의미다. 물론 후자의 책보다는 전자의 책을 좀더 선호하게 된다. 유시민이 지적했듯("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인간"), 마르크스는 이런 분류 방법이라면, 가장 위대한 저자다.

ㄹ. 나에게 이야기하는 책 / 그렇지 않은 책
나에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라면, 글쎄, 대체로 그 책은 읽다가 포기하게 된다. 이건 그 책 내용 뿐만 아니라, 그 책이 만들어내는 목소리까지를 포함한 거다. 이런 분류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홀든은 정말 나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ㅁ. 가슴과 머리로 함께 이야기하는 책 / 머리로만 이야기하는 책 / 가슴으로만 이야기하는 책
이건 키에슬로프스키(십계.The Decalogue, Dekalog와 삼색 연작. 블루. 화이트. 레드로 유명한 폴란드 출신의 감독)가 이야기한 좋은 영화에 대한 비유와 정확히 겹친다. 어떤 영화 기자가 키에슬로프스키에게 물었다.

= 좋은 영화란 어떤 영화입니까?
- 좋은 영화는 가슴과 머리, 그 모두를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이렇게 분류하자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그 책은 정말 가슴과 머리를 모두 함께 따뜻하게 해주는 책이다. 물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들은 거의 모두가 그런 책들이긴 하지만.


3.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멋진 책 분류법

ㄱ. 니체.
가장 멋진 분류법은 물론 니체가 어딘선가 했다는 말이다.
그걸 어떤 책에서 했는지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나는 옛날 버전, 그러니 청하 버전 니체 전집을 갖고 있기는 한데, 물론 그걸 다 읽지는 못했다.). 아무튼 니체가 그랬다고 한다.

"나는 오직 피로 쓴 책만을 읽는다"

그렇다고 니체가 호러를 좋아했다는 의미는 아니고. ㅎ (너무 썰렁했나? ㅡ.ㅡ; )

덧. 여형사님께서 댓글을 통해 알려주신 바에 의하면, 위 언급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등장하는 말이라고 하네요. : ) 제가 그래도 꽤 재밌게 읽은, 완독하고, 전체는 아니지만, 부분 부분 수회독한 거의 유일한 니체 책이 '짜라'인데 민망하네요. ㅡ.ㅡ; 나이가 들긴 든 모양입니다. ㅎ. 여형사님, 보충 논평 고맙습니다. ^ ^. 참고로 새로운 '짜라투스트' 버전인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에 대한 여형사님의 짧고, 간결하면서, 감각적인 서평을 참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관련글 :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니체 (여형사)


덧2. 여형사님께서 직접 구글링하셔서 해당문장을 찾아주셨네요. 다시금 고마움을 전합니다.
일체의 글 가운데서 나는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한다.
글을 쓰려면 피로 써라.
그러면 너는 피가 곧 넋임을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의 피를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게으름을 피워가며 책을 뒤적거리는 자들을 미워한다.
독자를 아는 자라면 독자를 위해 더 이상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한심한 독자들의 시대가 한 세기 더 지속되기라도 한다면 넋조차도 악취를 풍기게 되리라.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배워 읽을 수 있게 되면, 시간이 흐르면서 쓰는 것은 물론 생각까지 부패하기 마련이다.
한때는 넋이 신이었다. 그러다가 그것이 사람이 되더니 지금은 심지어 친민이 되고 말았다.
피와 잠언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그저 읽히기를 바라지 않고 암송되기를 바란다.

-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ㄴ. 홀든 콜필드.
영원한 아이 홀든이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그런다. 어떤 책을 읽었을 때, 그 책의 저자에게 전화(편지인지 전화인지 헷갈린다. 암튼)를 걸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지는, 언제라도 그렇게 대화를 해줄 것 같은 책. 물론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암튼 그 비스무리한 말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 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나는 코울필드라고 쓰여진 문예사판을 읽었는데, 콜필드가 대세인가보다. ㅡ.ㅡ;)

ㄷ. 김현, 혹은 롤랑 바르트.
[텍스트의 즐거움]에서 텍스트의 '단절'을 이야기하는 구절이 서설에 등장한다. 이것도 오래된 기억이라서 정확하진 않다. 번역자의 해설에서 등장하는 것 같기도 하다. ㅡ.ㅡ; 암튼 그 기억이 정확한가, 정확하지 않은가는 중요하지 않고, 그 메시지가 중요하다. 좋은 책은 독자에게 아부하지 않고, 그 독자를 괴롭힌다. 좋은 텍스트는 자기만의 '절벽'을 갖고 있어서 독자들을 괴롭히고, 그 독자들이 그저 그 책의 메시지와 의미에 빨려드는 걸 방해한다. 글읽기에 의식적인 단절과 불편함을 가져오는 것이다.

[한국문학의 위상]에선가(?) 김현도 이와 같은 취지로 이야기를 한다. 세상에 대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문학은 그 무능력함으로 인해 오히려 가치를 얻는다. 그 문학의 비실용성, 상대적인 자율성으로 세상에 대해 발언하는 것이다. 근대문학은 자신이 '아부'해야 하는 일차적인 독자인 '파트롱'(patron. 보호자. 후원자.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듯)을 상실한다. 그것은 대혁명으로 상징되는 근본적인 환경의 변화다.

문학은 명시적인 파트롱을 잃음으로써 자율성을 확보하지만, 대신에 문학의 계급성(당파성)은 여전히 작용해서, 자신이 과연 누구를 위해서 써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시달리게 된다. 하지만 이제 '눈에 보이는 파트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 암흑 상태에서 저자는 진실에 대해, 아픈 세상의 진실에 대해 쓸 것을, 그 세상을 문학 속에 반영할 것을 명령받는다. 그게 확률적으로, 아주 이기적으로 판단해도, 자신이 독자에게 가장 쉽게 호소하는 방식, 아부하는 방식이기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이 아픈데, 그 세상(의 진실)을 반영하는 문학이 행복하기만 하다면, 그것은 기만이거나 거짓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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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1. hey 2008/03/31 08:17

    그럼 결국 '내 책', '내 책이 아닌 책'으로 나눌 뿐이잖아요? 분류 - 라고 할 순 없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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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3/31 14:27

      그것도 좋은 분류네요. : )

      단, 앞으로도 이렇게 익명으로 투정부리시면... ^ ^;
      삭제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엔디 2008/03/31 09:08

    가끔 듀이십진분류를 배워볼까도 했지만, 이사를 한두 번만 다니면 책은 분류할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 책장에 꽂아놓는 순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분류해도 좋겠습니다: 무덤까지 갖고 갈 책-그 전에 버릴 책. 물론 그 이전에 이런 분류가 선행됩니다: 살 책-빌릴 책-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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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3/31 14:28

      프랑소와 트뤼포가 당대의 프랑스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던 말이, 그 '무덤'이라는 말 때문에 떠오르네요. 찬양해야 하는 영화와 무덤에 파묻어야 하는 영화. ㅎ

  3. 이정일 2008/03/31 09:22

    민노씨의 글을 찬찬히 읽노라면 제가 얼마나 그동안 책을 안읽고 있었나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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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03/31 14:30

      별말씀을요.
      저도 요즘 책 거의 안읽습니다.
      그런데 강유원씨의 지적처럼('책과 세상'), 현대인들은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진 것 같은데, 꼭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막심 고리끼의 비유를 빌자면, 세상이 모두 대학이고, 세상이 모두 텍스트인 바에야 반드시 '책'이라는 명시적인 텍스트를 통해 지식과 깨닫음을 얻을 필요는 없겠죠.

  4. 엔디 2008/03/31 09:37

    참, 그러고보니 "책은 지문 묻을까봐 손을 씻은 뒤 읽으며, 초판만 읽지 재판은 읽지 않으며, 책에는 볼펜자국을 남기지 않으며, 한 번 본 시들은 모두 외우다시피 한다"는 전직 시인이 생각나는군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3/31 14:30

      누군지 궁금하네요. ㅎ

    • 엔디 2008/04/01 00:22

      햄버거에 대한 명상, 길안에서의 택시잡기, 아담이 눈뜰 때, 너에게 나를 보낸다,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내게 거짓말을 해봐, 삼국지(<--뭔가 뜬금없는!).

    • 민노씨 2008/04/01 01:18

      장정일이 그런 말을 했군요. : )
      장정일의 독서일긴가 뭔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특히 '서울에서 보낸 3주일'과 '길 안에서의 택시잡기'는 꽤 좋아했던 시집입니다.
      장정일하면 언젠가 잡지 합숙(?) 인터뷰에서 박일문을 개박살(ㅡㅡ;;)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박일문이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그 직후였던 기억인데, 제가 읽기에도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은... 정말 가식적인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5. mariner 2008/03/31 09:49

    조경란작가님의 분류법이 재미있네요..
    저의 책장이 어떻게 정리가 되어있나 잠시 생각을 해봅니다. ㅎ
    저는 2-ㄱ과 비슷하네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3/31 14:31

      저도 처음에는 참 소설가다운 분류법이네, 이랬는데...
      저와는 잘 맞지 않는 분류법인 것 같습니다.
      분류의 표준이 그다지 명료하지 못한 느낌이라서요. ㅎ
      부족한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6. 2008/03/31 10:12

    저는 다음과 같이 분류하는데..

    돈 버는 게 책을 쓴 제1목적인 책 / 돈을 버는 건 2차적 목적인 책

    전자의 경우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재테크 책과 대리작가에게 쓰도록 한 자서전 같은 게 들어가겠죠.

    어떤 책을 쓰든 많이 팔려서 인세 받는 걸 싫어할 작가가 있겠느냐마는 그게 제1목적인 책은 별로 읽고 싶지가 않아요. 자기 안에 쓰고 싶은 것이 넘칠 때 그걸 쓴 책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3/31 14:33

      펄님 서평 잘 쓰고 계시죠?
      펄님 서평도 앞으로 좀 챙겨서 읽어야겠습니다. : )

      언젠가 펄님 서평이 아닌, 펄님 이름으로 된 책을 한권 서평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ㅎㅎ. 그 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네요. 암튼 오랜만에 댓글창에서 뵈니 기분 좋군요! 흐흐.

  7. DalKy 2008/03/31 14:46

    올해 들어서 이바닥님이 작성하신 책을 통한 재테크 포스트를 읽고 굉장히 깊은 인상을 가지게 되어서 주구장창 한달에 10만원 정도씩의 도서를 구매하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이거 언제 다봐? 매달 10만원씩이나 살만한 책이 눈에 들어오기나 할까? 라는 생각이었는데, 아니 왠걸요, 책이 쌓이니까 뭔가 기분좋은 압박감이 책을 펴보게 만들고, 책을 사는 버릇을 들여보니 벌서 장바구니에 80만원 상당의 책이 담겨져서 차레대로 구매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더군요.(금전적 한계가 있으니 매달 10만원 이상은 절대 구매하지 않겠다고 엄격히 다짐해 둔 터라 ㅎㅎ)

    책을 산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인 것 같습니다.
    요 몇년 회사일한답시고 책을 거의 사보지 않다가 올해부터 읽기 시작하는 책의 홍수속에 행복에 겨워 있었는데 반가운 분 블로그에서 반가운 내용의 포스트를 보니 댓글을 달지 않을 수가 없더라구요.

    글 잘 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3/31 15:01

      알라딘을 통한 재테크 (이바닥)
      http://feeds.feedburner.com/~r/ebadac/~3/210445211/
      을 말씀하시는건가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 )
      말씀처럼 책을 사는 일은 정말 흥분되고, 그 책을 구입하는 행위 자체에 묘한 설렘이 있는 제의적인 느낌마저 들 지경입니다. 마치 발터 벤야민이나, 장정일이 책에 대해 느끼는 그 사제적 태도처럼 말이죠.

      달키님께서도 좋은 하루되시길.. ^ ^

      추.
      지난 번 미투데이 포스트는 달키님 포스트에 의견을 담고 싶은데 제 게으름의 관성이 너무 크고, 이번 '네이버 블로그의 성공이유'도 보충한다고 했는데, 역시나 그 이슈타이밍이 지나버리니, 하기 싫은 숙제처럼 남겨져 버렸네요. ㅡ.ㅡ;

  8. 민노씨 2008/03/31 15:02

    * 한 두 줄 추고 및 보충. 그리고 오타 수정.

    perm. |  mod/del. |  reply.
  9. 여형사 2008/03/31 15:36

    저는 일과 관련있는 책, 없는 책으로 구분합니다. ^^;

    니체의 말은 '짜라'에 나온 말 아닌가요?

    너희들은 아무 책(글이라고.. )이나 읽지만 나는 피로쓴 글만 읽는다. 대강 그런 구절이었던 것 같네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3/31 16:10

      그러시고만요. : )
      가장 실용적이면서, 또 단순명쾌한 분류네요.

      짜라에서 나온 말인가요? ㅎ
      그래도 니체의 책들 중에서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이 짜라인데.. ㅡ.ㅡ;
      몹시 민망하네요.
      본가에 아직 붙어 있을지 모르지만 다시 가져와서 읽어보고 싶네요.
      보충 논평 고맙습니다.

  10. 민노씨 2008/03/31 16:17

    * 3-ㄱ. 짜라 부분 여형사님 보충 논평 입력.

    perm. |  mod/del. |  reply.
  11. 너바나나 2008/03/31 16:20

    블로그를 돌아댕기다 보면 책 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매번 들구만요.
    만화책은 열심히 읽고 있지만요.. 흐흐

    추신수: 이왕이면 스킨과 더불어 빨갱이 같은 저 파비콘도 이번에 좀 바꾸심이..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3/31 19:49

      ㅎㅎ
      그러시군요. : )
      저도 만화책은 늘 사랑하는 '책'인데.. 요즘은 만화책도 잘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추.
      빨갱이 같은 파비콘이라니..
      농담이신가요? 진담이신가요? (갸우뚱 : )

    • 너바나나 2008/03/31 23:20

      빨간색을 보면 늘 하는 농담이라 걍 생각없이 얘기했구만요. 죄송합니다 (__)
      이번 기회에 파비콘도 같이 바꾸시면 좋겠다 싶어서요. 파비콘이 좀 강하게 보여서요.

    • 민노씨 2008/04/01 01:19

      ㅎㅎ
      그런가요? ^ ^
      저도 종종 그런 생각을 하긴 하는데..
      그래도 꽤 정이 든 파비콘이라서요.
      색을 한번 바꿔볼까요? : )

  12. 여형사 2008/03/31 19:00

    구글링을 해보니 바로 찾아지네요.
    (로그인이 필요해서 저장된 페이지 링크 보냅니다)

    http://72.14.235.104/search?q=cache:sg3 ··· Bgl%3Dkr

    어떤 판본인지 모르겠지만 원문은 이렇다고 합니다.

    " 일체의 글 가운데서 나는 피로 쓴 것만을 사랑한다.
    글을 쓰려면 피로 써라.
    그러면 너는 피가 곧 넋임을 알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의 피를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게으름을 피워가며 책을 뒤적거리는 자들을 미워한다.
    독자를 아는 자라면 독자를 위해 더 이상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한심한 독자들의 시대가 한 세기 더 지속되기라도 한다면 넋조차도 악취를 풍기게 되리라.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배워 읽을 수 있게 되면, 시간이 흐르면서 쓰는 것은 물론 생각까지 부패하기 마련이다.
    한때는 넋이 신이었다. 그러다가 그것이 사람이 되더니 지금은 심지어 친민이 되고 말았다.
    피와 잠언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그저 읽히기를 바라지 않고 암송되기를 바란다."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3/31 19:51

      이렇게 논평 A/S까정. ^ ^

      그냥 즉흥적으로 쓴 글이라서 정보적 성격의 부분에 대한 검토가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키에슬로프스키 관련 링크는 네이버영화로 연결해놓긴 했지만요.

      정말 고맙습니다. : )
      본문에 추가로 반영해야겠네요.

  13. 민노씨 2008/03/31 19:55

    * 니체 관련 서술 부분 덧2. 입력.

    perm. |  mod/del. |  reply.
  14. 용추 2008/04/02 17:01

    전 '저자가 있는 책, 저자가 없는 책' 이 분류가 가장 흥미롭네요.

    음악을 들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거든요.

    아, 요거 요거 얘 아니면 못해. 이런 것들.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다 보면 분명히 '있던' 사람들이 휑하니 사라져 버리곤 해서 안타깝죠.

    이문세 덕분에 좋은 블로그를 알게 되서 기쁘네요.

    -글을 읽으면서 '난 어떻게 분류하지? 하고는 있나?' 하고 생각해 봤는데 하나 떠오르는 게 있네요. "닮고 싶은 문장이냐, 아니냐" 좀 많이 편협한 듯 ㅋ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4/07 01:59

      앗, 이제야 댓글을 발견해서리.. ^ ^;
      말씀 고맙습니다.

      추.
      닮고 싶은 문장.. ㅎㅎ
      저도 책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 종종 합니다.

  15. 대학생 2010/04/11 12:27

    이런 분류법이 있다니 ㅎㅎ
    저도 나만의 책 분류를 한번 해봐야겟어요 감사합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10/04/12 01:36

      오래된 글에 댓글 주셔서 저도 참 오랜만에 제가 쓴 글을 읽네요.
      제가 이런 글을 다 썼었군요... : )

  16. 지운 2011/05/23 15:25

    아이들이 커버리고 나니 그동안의 책들을 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데 참 유익한 글이었습니다..저도 000, 100... 이런 거 말고 나름대로의 분류법을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참 재미있을 것 같아서 살짝 흥분도 되고 그러네요.. 그리구 '호밀밭의 파수꾼' 정말 마음에 닿는 책이지요..제 아들이 대학에 가면서 다른 건 다 두고 궂이 챙겨들고 간 유일한 책이 바로 그거였답니다.. 책 제목 하나에 괜히 아들 생각도 나고 반갑기도 하고.. 해서 댓글 한마디 남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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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1/05/23 20:01

      뜻 깊은 날 잊혀진 글에 따뜻한 댓글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 )
      블로그 운영하시면 주소도 좀 알려주시죠? ^ ^

  17. Derick 2012/02/20 23:21

    장정일의 독서일기는 왜 그닥 좋아하시지 않는지요? 저는 최근에야 읽었는데 크게 싫지는 않았는데요, 책에 대해서 경건하기까지한 태도에 좀 놀라고 새로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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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2/02/22 08:35

      아주 오래된 기억에 의존한 아주 무책임한 인상평에 불과하니 제 댓글 속 장정일의 독서일기에 대한 평은 계념치마시길 바랍니다... 댓글로 썼든 장정일의 시집은 몇 권 읽었지만, 그의 독서일기는 서점에서 두세 시간 정도 아주 거칠게 통독한게 전부예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김현을 아주 좋아하는데, <행복한 책읽기>를 그 당시에 너무 좋아했던 나머지 장정일의 책이 약간 거칠고, 시시하게(?)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물론 이것 역시 아주 무책임한 인상에 불과하겠지만요.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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