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빨강머리 앤 주의자다.
그리고
필명에서 눈치챘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나는 마르크스주의자이다.

그리고 나는
뻔뻔주의자이다.
아주 뻔뻔해. 너무 뻔뻔해서.. 가끔 그런 내가 민망하다.

나는
탐미주의자다.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 행복하다.
아, 그 행복들은 황홀해서.. 그건 마치 중독같다.

이를테면,
가장 흔하게 그 아름다움은 시각을 통해 들어온다.
바람이 있는 거리들이거나,
환하게 웃는 친구들이거나, 후배들이거나,
날씬한 모델이거나,
귀여운 고등학생이거나, 중학생들이거나..
그리고 아이들,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데 세상을 온통 자기 맘대로 바라보는
그 욕망이 아무렇지 않게 허용되고, 용서되는 아이들의 눈..
은 아름답다.



그리고 나는
스칼렛주의자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테지.
아니면 말구.

그렇다.
나는 낙관주의자다.

그 낙관의 절벽에 서면..
허무의 나무가 한그루 서 있다.
나는 허무주의자인 거다.

아, 나는..
그러니 어떤 주의자도 아니며,
그 모든 내가 애착하고, 바라는 모든 것들의 동지이며, 친구이다. 

그러니 그 주의와 주의의 갈등과 모순은..
온전히
나의 몫이며..
그것은 당신에게도 같다고 생각해.


가장 싫은 건..
교조주의자들이다.





p.s.
이 글은 발행하지 않았던 글이라서 발행합니다. : )
예전에는 (여기)에도 있던 글입니다.
여기였던 거기에 있던 글은 지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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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블로그 탐미주의

    Tracked from {가즈랑집} 2007/07/24 16:37 del.

    모니터를 볼 때면 마치 캔버스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모니터 위에 펼쳐진 모든 선과 글자들은 내가 적었거나 혹은 다른 누군가가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것...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1. 겨울종소리 2007/03/17 23:05

    연습^^
    이거 댓글 어떻게 다는건가 한참 찾았네 ㅎㅎ
    잘 지내고있는건가요??
    필넷시스템이 문제인지 또 안되네 오랜만에 들어갔는데
    .
    .
    .
    이글 예전에 봤던건가? 생각은 안나지만
    목소리는 사춘기같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3/18 00:13

      그러게요.
      접속이 됐다 안됐다 하네요.. ㅡ.ㅡ;

      사춘기라니.. ^ ^;;
      정말 멀리 지나버린 시절이네요.
      ㅠ.ㅜ;

  2. 겨울종소리 2007/03/17 23:10

    근데 빨강머리앤 주의자는 어떤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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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18 00:13

      그건 빨강머리앤을 어떻게 떠올리는가(해석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 싶지만.. 그냥 저는 마구 마구 빨강머리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 )

  3. 너바나나 2007/03/18 10:35

    전 어떤 주의자가 되지말자는 주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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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19 09:57

      저랑 비슷하면서 좀 다르네요. : )

  4. 내가 내냐? 2007/03/18 16:21

    아직 이쪽 동네로 이사온지 얼마안되어서인가 방문자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군요. 민노씨의 열화와 같은 블로그 활동을 고려하면 여기 북적거리는 것도 시간문제겠지요. 민노씨가 언급한 모든 `주의` 를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전 민노씨 필명으로 마르크스주의를 전혀 짐작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을 따서 필명을 정했나...라는 생각은 했습니다만.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3/19 10:15

      격려 고맙습니다.
      그런데 북쩍.. ^ ^; 에 관해서는요.
      오늘 새벽 아거님의 글을 읽었는데요.
      [모든 블로거들이 "관계"를 소중이 하는 그 날까지]
      http://gatorlog.com/?p=673

      저 역시 블로그의 본질적인 재미랄까, 그 블로깅의 목적은 공적인 영향력의 확보/확대라기 보다는, '관계'의 그 깊이와 질에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양자 모두 블로거에게는 깊은 관심사라고 생각하지만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블로거들이 '동시에 모두' 유명해진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렇다면 유명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것은 블로깅을 스스로 따분하게 하는 혹은 그 블로깅 재미를 느끼기 힘들게 하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만명 십만명의 독자들도 물론 의미가 있겠지만, 진심으로 '관계' 맺고,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는 한 두명의 동료 블로거가 있다면 그 블로그는 정말 스스로에게 굉장히 의미있는 블로그가 될 수 있지 않나 싶네요.

      p.s.
      블로그는 없으신가요?

  5. 은물결 2007/03/18 21:40

    이참에 민노씨 시를 쓰면 어떨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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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19 10:19

      농담이시죠? : )

  6. grokker 2007/03/18 23:24

    은물결님 말씀처럼 시를 써도 괜찮을 듯 한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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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내가 내냐? 2007/03/20 09:43

    아거님의 말씀이야 천부당 만부당 지당하신 말씀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거 온라인 활동을 해보신 분들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좋은 말씀이군요. 전 블로그 운영하지 않고 있구요.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 같네요. 맘 먹고 써놓은 글 며칠뒤에 읽으면 몸에서 두드러기가 나고 얼굴이 새빨개지는 병이 있어서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03/20 11:03

      그런 부분이 있죠.
      우리 모두는 어느정도는 속물적인 욕망이 있는거니까요. ^ ^

      저도 그런 부끄러움이랄까..
      아주 자주 느낍니다.
      이런 부족한 글을 공개해도 되는걸까.. 혹시 누가 욕하지는 않을까.. 뭐, 그런 소심한 생각이 들곤해요.

      그래도 뭐, 잘난 사람만 글쓰는 것도 아니고, 잘쓴 글만 공개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좀 편하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블로그 하나 장만하시죠.

      : )

  8. 가즈랑 2007/07/24 16:40

    적고나서 구글에서 블로거와 탐미주의로 검색해보니 이 글이 맞아주는군요.^ ^; 반갑게 트랙백 보냅니다. 예전같으면 부끄러워서 이런 글을 적지도 못했을 텐데, 저도 많이 철면피가 되가는 거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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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7/26 21:31

      앗! 분명히 댓글을 남겼다고 생각했는데.. ^ ^;;
      제가 마음 속으로만 혼자 그렇게 대화했다고 착각한 것 같습니다.
      매력적인 글 트랙백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

  9. BoBo 2009/05/14 23:44

    울음: 연애에 대하여 를 읽고, 민노씨는 시를 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당 글에 댓글창이 안열리길래(막아놓으셨나?) 기왕에 민노씨 연애담이나 읽어볼까하고 위 카테고리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윗댓글 중에 은물결님이 저와 같은 생각을 글로 써놓으셨네요. 시도 아닌 글에... 우연치곤 재밌네요.

    덕분에 좋은 뮤직비디오를 감상했습니다. 문득, 바로 바로 볼 수 있는 한국에서 보는 저 영상과 이곳에서 삼십분 걸려서 겨우 볼 수 있는 영상은 같은 감성이라도, 소중함의 무게가 틀리것 같다는 생각이... 물론 영상뿐은 아니고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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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5/15 00:43

      보보님 반갑습니다. : )
      정말 오랜만에 흔적을 남겨주셨네요.
      그나저나 답글은 보보님 방명록에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왠지 여기에서는 민망함이 앞서서 말이죠... ^ ^;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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