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극락 같은

2010/01/27 23:53

* 발아점 : foog트윗
http://twitpic.com/10002v - 21세기 대한민국 서민의 환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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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마약이다. 이 마약은 우리시대의 대통령을 결정하는 강력한 주술이고, 용산의 불기둥을 차가운 물대포로 지워버리는 망각의 샘이며, 그 영혼들을 그저 알박기의 화신으로 냉소해버릴 수 있게 하는 자본주의적 자기 정당화의 근거다. 이 마약은 바위 위에서 죽어간 대통령의 유훈을 농담으로 만들어버린다. 이 마약을 통해 우리는 정치적 상상력을 인테리어적 상상력과 맞바꾼다. 그리고 그 인테리어적 상상력 속에 놓여 있는 저토록 탐스럽고, 저토록 아름답게 빛나는 아, 저 명품들을 한없이 한없이 행복하게 꿈꾸며... 우리들은 그 뽀샤샤한 욕망이 만든 괴물같은 감옥의 수인이 되어간다. 우리는 결코 그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아니 나올 생각 없다. 이 성스런 감옥을 파괴하는 자에겐 죽음만 있으리, 우리는 다짐한다. 우리는 기꺼이 그 감옥으로, 감옥으로 자진해서 스스로를  밀어넣고, 그 감옥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그 누군가를 한없는 질투와 시기로 끊임없이 모방한다.


* 글 제목은 이강백의 희곡, '느낌, 극락 같은'을 차용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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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노비가 노비를 착취하는 한국사회

    Tracked from Digital Intelligence 2010/01/28 00:26 del.

    한국민 대부분은 어이없는 중생들, 특별한 전문직이 아닌한 크게 봐서 고작 평생을 공노비 또는 사노비로 살다가 생을 마감하면서도 그 주인집 테두리 안에서 노비들끼리 서로 좋은 외투 하사품 한 번 챙겨 보겠다고 가족, 친구 다 버리고 직장에서 지금 이 야밤에도 술 퍼마시고 있을 인간들이, 과연 그들의 노년 임종 마지막 1분 전에라도 삶이 헛되지 않고 뜻깊었다고 돌이켜 생각할 수 있겠는가? 한국의 사회는 미쳐 돌아가고 있다. 자신의 삶이 피폐한 것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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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퍼렁어 2010/01/28 00:02

    보통시민의 길은 멀고도 험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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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28 20:07

      명품 아파트 구입할 정도면 보통시민이라기보단 약간특별시민(?)인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

  2. rince 2010/02/09 12:47

    좋은 아파트가 언제부터 행복의 잣대가 되었는지...
    참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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