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씨.네 __ 강남좌파와 선거혁명

강남좌파와 선거혁명

2010/01/23 05:18
* 강남좌파
* 강남좌파와 시골우파 에서 이어지는 글.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보수적인 방식은 선거다. 선거혁명이라는 말은 역설이다. 왜냐하면 혁명을 불가능하게 하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체제의 최후 보루가 선거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독히도 보수적이고, 무던히도 안정희구적인, 아주 소박하고,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선거 민주주의'라는 관점으로 보더라도, 강남좌파라는 말은, 아직은, 여전히 허상에 가깝다.

왜냐하면 강남 혹은 소위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대한민국 어느 곳 보다도 가장 충실하게 '계급 투표'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최근 선거에서 보여준 흐름들을 살피면, 강남좌파는 현실을 은폐하는 '자본주의 문화 논리', 그렇게 상품과 문화가 상호 불가분인 고도화된 소비사회에서의 신상품(의식상품)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나는 물론 이런 소비문화를 단순히 배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품의 선택에 담겨 있는 소비 철학을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읽어내며, 그 문화를 좀더 정치적인 상상력으로 엮어내야 하고, 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그 소비문화 안에 담긴 최소한의 긍정적 가능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와 같은 명확한 계급투표, 자신의 존재에 충실한 의식으로서의 투표, 자신의 부동산 가격을 유지시켜주거나, 혹은 자신의 세금을 덜 뜯어갈 정당에게, 후보에게 투표하는 양상이 계속된다면, 강남좌파는 신기루이며, 현실을 기만하는 위장술에 불과하다. 즉, 강남좌파가 최소한의 사회적 함의, 정치적 함의를 '객관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현재와 같은 투철한 계급적 투표의 양상을 깨뜨리거나, 혹은 최소한 그 균열의 흔적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일이 생겨나지 않는다면, 강남좌파는 자본주의 소비문화논리가 만들어낸 자기 기만적 해프닝에 불과하다.

* 발아점
강남좌파와 아이폰 (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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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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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노씨 2010/01/23 08:16

    * 임시알림 삭제 : 로딩 장애 해소
    (임시 알림글) 아직 블로그 로딩장애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ㅠㅠ; 블로그 직접 방문하시는 분들께 답답함을 드려 죄송합니다. 가급적 빨리 문제해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별짓을 다해봐도 원인이 뭔지 파악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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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뭘더 2010/01/23 09:16

    이젠 창이 제대로 뜨는 것 같기도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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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23 23:32

      얍! 이제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 )

  3. icelui 2010/01/23 10:10

    현실를

    관련글들이 아주 재밌네요. 아주 뻔한 소리를 ─ 개념적 실체성을 증명할 근거가 너무 희박하지 않나 하는 류의 ─ 하려다가 댓글들 보고 하는 사이에 쏙 들어갔습니다.

    다음 선거가 관건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자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였던 시절에는 합리적이지 못했고, 이명박 현 대통령이 후보였을 무렵에는 만사를 다 귀찮게 여겼는데, 다음 선거는 좀 잘해보려고 해도 심각한 혼란만 느끼거든요. 딴나라당은 엉뚱한 아가씨가 튀어나올 것 같고, 민주당은 대체 누가 나올지도 모르겠고, (집권 가능성도 여력도 거의 없는 군소정당을) 당을 보고 찍어야 할지 사람을 보고 찍어야 할지 ……. 거기에 새로운 의문이 하나 더해지는 오늘입니다. 허구든 아니든, 혹은 허구는 아니어도 과도한 상징적 의미를 부풀리고 있든 간에 '강남좌파'와 '시골우파'의 불분명한 경계가 내가 ─ 그리고 술자리에서, 점심식사 자리에서 정책마다 태클을 걸지만 투표는 딴나라당에 하는 대다수 사람들이 ─ 서있는 지점이 아닌가 하고. 이 논의를 반드시 좌우가 아닌 객관과 합리의 틀로, 보수당이니까 까고 진보당이니까 밀고 하는 생각 자체를 깨버리는 곳으로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덧. 또 한 달 정도 어디론가 갑니다. 이번엔 인터넷이 좀 잘 되는 곳이었으면 좋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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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23 23:33

      아, 너무 반가왔는데, 다시 또 떠나시는근영.
      저 역시 다시 떠나는 곳에서는 인터넷이 잘되길 바랍니다. : )

  4. mu 2010/01/23 11:22

    저는 반드시 계급투표성향을 보여준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특히, 교육정책과 관련 진보진영의 방안(예: 대학평준화)이 그리 마땅한 대안이라 할수 없거든요. 경쟁 자체가 나쁜게 아니라, 질이 떨어지는 경쟁을 벌이도록 하는 구조가 문제인데, 자꾸 경쟁자체를 문제삼고 있거든요.
    (트랙백을 보내려고 하는데, 보내지질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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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23 23:35

      그런가요?
      저는 이 정도면 거의 묻지마 수준의 계급투표를 보여준 것 아닌가 싶은데요... (트랙백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 이 블로그가 이상하게 트랙백을 튕겨낼 때가 많아서요...)

  5. ikechoi 2010/01/23 17:08

    강남좌파가 존재한다면, 그 좌파를 이끌어 힘으로 표현해 줄 아이콘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적당한 그리고 매력적인 아이콘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응집 되어 표출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이콘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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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23 23:36

      흥미로운 지적이십니다.
      막상 떠올려봐도 잘 떠오르지는 않고... (그런데 정치인들 가운데서 그 이미지를 생각하시는건가요?) 그나마 '이계안' 정도가 떠오르는데... 좀 쿨한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6. 손윤 2010/01/24 01:07

    이건 민노씨한테 하는 말은 아니지만, 강남좌파의 정확한 의미가 뭔가요. 종종 듣는 말이지만, 귀찮아서 넘어가고는 했는데 정확한 정의가 막연한 느낌이라서요.-_-;;

    어쨌든 첨 이 단어를 들었을 때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통상적으로 강남이 하나의 부의 상징이지만, 강남이 상징하는 건 부동산 투기였는데(그후 테헤란 등 신흥귀족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 링크된 강남좌파란 걸 보면, "좋은 집안에서 혜택 받고 자란 소위 ‘강남 좌파’의 상반된 욕망"이라고 정의한다면, 이건 꼭 지금 시대만은 아니거든요. 90년대도 80년대도 70년대도 자신의 물적 토대와는 다른 상반된 욕망을 보여준 이들은 꽤 많죠. 대표적으로는 80년대 초 운동권 리더로 민정당 대표인 윤모 씨의 자제분도 있었을 정도니까요.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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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24 16:30

      저도 대체로 이 '강남좌파'라는 말은 아리까리한, 최소한의 개념 필요적 요소들을 추출하기도 어려운 시대의 느낌들을 스케치한 정도의 표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은 이 글에서도 은연중 드러냈듯, 상품소비 능력이 꽤나 큰 계층(강남으로 상징되는)의 소비성향을 반영하는 문화상품의 논리, 그러니 좀더 노골적으로(ㅡ.ㅡ;) 말하자면, 한겨레나 경향, 혹은 시사인이나 위클리경향 등의 지식상품 생산자들이 상품 소비자들의 외연을 확대해보려는 시도들 가운데 하나로 파악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이 현상이 실체와 정치적, 사회적 함의를 좀더 크게 부여할 수 있는 것이라면(그것이 적어도 선거를 통해 입증?된다면), 그때 좀더 심각하고, 진지한 논의가 가능해지겠지요. 그런데 그런 정치적, 사회적 함의를 획득하기 위해서라도 이 현상을 그저 '불불명한 정체불명'으로 접어버리는 관점보다는, 그 최소한의 개념적 요소들을 추출해가는 '관심'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긴 합니다.

  7. 써머즈 2010/01/24 22:58

    개인적으로는 "좌파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선입견(?) 속에서 태어난 게 '강남좌파'라는 용어가 아닌가 생각해요.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 '경제성장은 사치이고, 모든 부자들을 감옥으로 보내고, 철이도 초코파이 한 개 순이도 초코파이 한 개 하는 세상이 올 거야' 하는 그런 잠재적인 공포를 가진 사람들 중 몇몇이 보기에는 부자들이 자유와 (기회에 대한) 평등을 주장하고 있으면 '쟤, 좀 이상하네. 자유와 평등, 사회혁신을 이야기하려면 너의 모든 기득권을 낱낱이 다 내놓고 그런 주장을 해야하지 않겠어? 그 전에는 "강남"좌파야.' 뭐 이런 거?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지내는 사람 중에) 실제 실천은 전혀 하지 않은 채 키보드로만 자유와 평등을 외치는 사람들을 조롱하기 위한 의미로도 쓰이는 것 같고요. (그런 의미라면 '유사좌파'라는 말이 더 맞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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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26 03:10

      비판적인 관점으로 그 '용어의 사회심리학'을 이토록 간결명료하게 풀어주셨군요.
      어떤 용어/표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써머즈님의 그런 비판적인 전망이 그 용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의미관계를 좀더 성숙한 것으로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ㅎㅎ

  8. Vincent 2010/01/25 08:28

    '강남좌파'라는 현상(?)에 대해 아직까지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저는 대략 자기 자신의 즉물적인 이해 관계보다는 합리적인 판단과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기반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판단하는 사람들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보기 힘든 '합리적 보수' 정도가 더 가깝지 않을까요. 좌파라는 건 사실 어불성설이지만, 좌파 혹은 진보진영의 외연확대를 위해서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껴안을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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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1/26 03:11

      저도 대체로 그렇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 )
      말미에 주신 그 "껴안은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말씀에는 아주 공감합니다.

  9. 영국백곰 2010/06/17 12:31

    강남좌파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좌파의 기준이 평등의 정도에 있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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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06/17 12:38

      오래된 글에 댓글을 주셨네요. :)
      너무 짧게 의견을 주셔서 제가 헤아리기 좀 어렵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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