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꼭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왠지 딴 짓이 하고 싶은거다.
이 포스팅도 그런 짓 중 하나다.

http://delusionlaboratory.tistory.com/77 (SM, 본명 : 히치하이커)

위 글을 읽다가 문득..

이 영화를 보는 재미는 브래드 피트가 아니라 케이트 블란쳇이다.
이 영화 제목처럼 브래드 피트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연기력도 거꾸로 나이를 먹는 것 같다.
눈에 띄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나이를 거꾸로 먹는 건 케이트 블란쳇이다.
놀라운 매력으로 마치 다시 첫사랑에 빠질 것 같은 설레임을 안겨주는 케이트 블란쳇은 마치 다시 20대 자유분방한 처녀라도 된 듯이 스크린을 매혹적인 회고적 감수성으로 물들인다(그녀는 이제 두 달 반 뒤면 마흔살이다).

그 밖에는 별 다른 감흥은 없는 영화다.
미국평론가들은 굉장한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들 그러는지 모를 일이다.
히치하이커의 태그를 살짜쿵 빌자면, 파이트클럽이 백 배, 조디악이 천 배 낫다.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유일한 이유는 무슨 대단한 스토리텔링도 아니고, 이게 무슨 대단한 스토리텔링인지 모르겠다, 그냥 '아이디어' 영화에 가깝지, 브래드 피트 때문도 아니다. 그저 오직 케이트 블란쳇 때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게 그렇게 강력한 동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녀가 166분 동안 계속 나오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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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_CGV

    Tracked from 몽상연구소™ 2009/02/28 01:21 del.

    David Fincher 내세가 있을끼? 윤회는? 영혼이 있긴 한 걸까? 하기사 설령 그런 것들이 있다 해도 상관 없다. 어차피 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전생이 있든 천국이 있든 그 어떤 것도 알 수도 느낄 수도 없으니. 우리가 알 수 있고, 할 수 있는 건 단 한 번 뿐인 삶을 살아내는 것 뿐이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공평하게 흐르지만, 같은 시간을 어떤 식으로 보내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벤자민 버튼(브래드 피트)에게 있어 시간은 기이한 방식으로 흘러간..

  2. Subject : [영화,멜로] 특별한 여행자의 이야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2008)

    Tracked from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2010/07/29 23:14 del.

    이미지출처 : rkjun.tistory.com 어릴적, 요즘과 같은 날씨였을까,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던 동네 뒷산에 올라 생각해 봤던 소재가 영화로 나왔다. 이 영화를 보는 동안.. 벤자민 버튼 '참 이해심 많구나.' '나름 고민이 많을텐데도, 화도 잘 안내는군.' '생긴건 늙었는데 행동은 참 그나이 답다.' 뭐 이런 생각도 들고, 벤자민 버튼 참 재미있게 살고 있는것 처럼 보였다. 참 열심히 사는 편이지만, 하기 싫은걸 억지로 하는 장면은 있었는지..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1. 하민혁  2009/02/27 03:10

    저도 이 영화 보면서 이게 대체 뭔가 싶었습니다. 블란체 머시기 하는 아줌씨도 저는 잘 모르니까 거기에 의미를 둔 것도 아니고.. 근데, 그런 거는 있는 거같았습니다.

    언더스탠드 - 글 그대로 풀면 '아래에 있다'는 뜻이잖아요. 사람이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그러니까 단순히 그가 인간이라는 이유에서 자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건 아니고 거기에 시간(경험)이 더 해져야 가능한 일이라는 거를 말해주고 있다고나 할까요. 뭐, 제가 주로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그런 쪽이어선지는 몰라도 이해(요즘 유행하는 말로 '소통')라는 관점에서 보기에 좀 불편했습니다. 한때 제가 심취했던 로크같은 이는 그가 인간오성론이라는 책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서 그렇게 말합니다. 지금 우리가 서로 논쟁을 일삼으며 부닥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은 거의 우리 인간의 지각범위가 얼만큼인지를 모르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그러므로 논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가 대체 어느 정도까지 생각할 수 있고 말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지를 함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이는 예컨대 배를 육지에 안전하게 접안하기 위해 추를 통해 물속의 깊이를 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 일이다. 고 말이죠. 그때는 엄청 감동을 먹었던 말인데요(그래서 그거 읽으면서 논문 주제도 아예 그걸로 정해버렸지요. ^^), 그것이 나이브한 생각이었다는 거를 아는 데까지는, 다시 말해 논쟁의 원인이 거기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기제는 사회적 경험-그것도 시간을 통해 얻게 되는 경험-이라고 보게 된 때문이었으니요. 아무리 완벽한 이라 해도 불통 되는 지점이 있게 마련인데, 그게 바로 시간을 통해 얻게 되는 경험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지점이라는 거였지요. 그런 점에서 저 영화는 언더스탠드 - 다른 이 아래 선다는 사고를 가진 이들의 관점에서 볼 때는 꽤 의미심장한 주제가 아니었겠나 싶습니다. 에니웨이, 우리 말로 다시 풀어 말하자면, 우쨌거나 혹은 워쨌든둥, 영화, 정말 재미없더만요. 아~ 멋진 이는 한 사람 있었습니다. 선장. 좋잖아요. 인생이 꼬였거나 말거나 다만 전쟁의 도구로 쓰였거나 말거나 그런 게 뭐가 대수겠어요? 어차피 한 세상 살다가는 인생인 것을. 제멋에 겨워 살다간다는 거.. 참 아름답기까지 하더만요. 젤로 부러웠습니다. 그런 인생 산다면 죽는 날에 능히 에스 이스트 굳!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같다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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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2/27 10:46

      흥미로운 말씀이시네요.
      때론 매트릭스에서 스미스 요원이 말하는 것처럼 인간이란게 굉장히 '반'자연적인 존재라는 생각도 문득 들곤 합니다. 그렇게 '생겨먹는' 족속인 것 같단 결정론이랄까... 뭐, 그런 것이요.

      선장은 잠시 잊고 있었는데, 아, 그렇군요.
      참 멋진 인물입니다...

  2. login 2009/02/27 10:07

    그냥 전 이런 생각을 하게되더군요. 늙어서 태어나 아기가 되어서 죽는 것이 지극히 일반적이라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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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2/27 10:47

      글쎄요...;;;;
      한번 써주시죠. : )

  3. 내가 내냐? 2009/02/27 13:04

    데이빗 핀처 라는 감독의 작품이 워낙 호불호가 갈리는 감독인데 이번 영화도 여지없나 보군요. 그래도 핀처와 피트라는 이름덕에 사람들 기대는 엄청나게 몰고 다니는 모양이던데요... 아카데미상 13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하고요(물만 실컷 먹고 말았습니다만)

    핀처라는 감독하면 떠오르는 말은 첫째도 스타일, 둘째도 스타일, 세째도 스타일... 그놈의 스타일덕에 말아먹은 영화도 에일리언 3편과 패닉 룸 이고 (제가 1편 다음으로 좋아하는 에일리언 시리즈입니다만) 스타일덕에 터뜨린 영화도 세븐이고 스타일 덕분에 호불호의 최전선에 위치한 영화도 파이트 클럽이고... ㅎㅎㅎ (전 사실 파이트 클럽 에 대해서는 선뜻 호쪽에 표를 던지기가 좀 망설여집니다)

    데이빗 핀처가 그 `스타일` 을 확실하게 양보한 덕에 발표한 전대미문의 걸작이 조디악 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영화 역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이지요. 참 핀처 라는 감독은 당대에 평가하기 어려운 개성넘치는 인물같아요. 언젠가는 자신의 일대기를 스타일리쉬하게 영화로 만들면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

    벤자민 버튼 은 그 내용만으로는 그렇게 기대를 하기 어려운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브래드 피트 의 이름값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기대하기에는 피트의 연기력이 좀, 아니 많이 떨어지지요. 매니아를 그토록 확보하고 있는 파이트 클럽조차 냉정하게 보자면 극을 이끌어나가는 실질적 주인공은 피트보다는 에드워드 노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븐을 가끔 다시 감상하면서 전설적인 케빈 스페이시도 당연하지만 기네스 필트로의 짧은 등장이 없었다면 그야말로 피트는 꼬붕형사노릇에 멈추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피식 웃곤 하는데 벤자민 버튼 에서는 케이트 블란쳇의 도움을 많이 받나 봅니다. 실제생활에서나 극중에서나 여복은 여전하군요.

    데이빗 핀처같은 개성넘치는 재능을 가진 감독의 대중적인 감각의 수용이 그만의 스타일을 잠식하는 독약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그의 팬으로 바라며 벤자민 버튼의 dvd 출시를 기대해봅니다. 근데 상영시간이 166분이라니 정말 어느 이십자평대로 포레스트 검프 2탄이 되지는 않았을지 걱정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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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2/27 14:08

      앗, 내내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 )

      말씀하신 바에 대해선 대체로 공감합니다.
      저도 패닉룸은 정말 밋밋한 느낌이었다는 잔상이 여전히 남아 있네요.
      조디 포스터가 가장 소모적으로 소비된 영화들 가운데 한 편이 아닌가 싶습니다.

      브래드 피트라는 헐리웃 대표 미남을 캐스팅한 것 부터가 너무 좀 상투적이랄까... 너무 속보이는 짓이랄까...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여성 관객들을 너무 노골적으로 목적으로 삼은 영화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좀 거시기하더라구요. 물론 저로선 의외로 케이트 블란쳇의 황홀한 연기를 볼 수 있기는 했지만요... 평소에도 꽤 좋아하는 배우이긴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추.
      저는 검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말이죠.. ^ ^;;

    • 써머즈 2009/02/27 17:48

      실제로 포레스트 검프에 참여했던 사람이 이 영화에서도 각본에 참여했죠. 에릭 로스던가? ;;;

    • 민노씨 2009/02/28 13:43

      그렇군용!
      영화 전체의 지배적인 스토리가 따분 그 자체라서..
      디테일한 소품(인물)적 이야기 설정들은, 그 매력에도 불구하고 전체에 파묻혀 버렸달까... 그런 느낌이 듭니다.

  4. 명이 2009/02/27 15:41

    전...처음부터 끝까지 아무생각도 안하고 봤으니..-_-;;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아..근데 왜 영화가 끝나고도 감흥이 안생길까요 아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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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2/28 13:44

      ㅎㅎ
      그러셨군요.
      저도 영화 보는 동안은 아무 생각 없습니다. : )

  5. 너바나나 2009/02/27 17:05

    SM, 본명 : 히치하이커

    본명은 히치하이커이고 sm은 호인가요? sm 히치하이커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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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2/28 13:45

      ㅎㅎㅎ
      사일런트맨ㅡ> 싸맨 -> SM으로 표기한 것입니다.
      그게 호인줄은 몰랐는데, 오, 역시나!
      엄청난 발견이시군용. ㅎ

  6. Skyrunner★ 2009/02/27 21:10

    파이트클럽......
    피트가 나온것중 가장 멋진거죠 ㄷㄷㄷㄷㄷ
    거기서 다이너마이트를 만들다니 참 ㄷㄷㄷㄷㄷㄷ
    미성년자라 못보지만 크면 꼭 볼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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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2/28 13:46

      파이트클럽을 좋아하시는 분이 꽤 많은 것 같네요! : )

  7. silent man 2009/02/28 01:21

    SM의 달인 히치하이커입니다.
    ㅡ,.ㅡ

    정말 딱 '나쁘지 않다'였어요. 글고 취향 상 전 아역으로 나온 그 아이가 귀여워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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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2/28 13:47

      "SM의 달인"
      .....
      오, 부럽부럽...;;;

  8. JNine 2009/02/28 10:54

    번개 7번 맞은 할아버지 덕분에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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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2/28 13:47

      그러셨고만용!

  9. 키노 2009/03/01 21:26

    데이빗 핀처의 전작들은 다, 전부 다 엄청 좋아하는데요. <조디악>을 보고 나서 '이 다음은 어떤 초걸작을 만드시려고...'하고 엄청 기대하고 있다가 , <벤자민> 씨 때문에 실망한 상황입니다. 취향의 문제겠지만, 전 정말 핀처 씨께 실망했답니다. ㅠㅠ 그리고 전 <세븐>이 10000배 더 좋아요! ㅠㅠ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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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3/01 21:36

      핀처를 굉장히 좋아하시나보네요. : )
      개인적으로 '벤자민 버튼'을 (친)누나가 굉장히 좋아한다길래 다시 한번 봐야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10. egoing 2009/03/02 12:21

    저는 전반부의 특수효과를 마지막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부분이 참 졸속으로 보이더군요. 영화찍다가 지쳐버린 듯한 느낌이랄까? 그래도 브래드피트가 오도바이몰고 코너링하는 장면에서는 질투가 나더군요. 그리고 할머니에게 책 읽어주는 여자 줄리아 오몬드가 가을의 전설의 상대역이었고, 피트보다 2살 어린 65년 생이라는 점에서 브래드는 살짝 시간을 비켜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되더군요. 물론, 케이트 블란쳇은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이 여자가 인디아나존스의 악역이었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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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3/02 14:50

      저도 그런 들더군요.
      줄리아 오몬드는 갑자기 조로해버린 것 같은 느낌인데(처음엔 좀 뜨악할 만큼 늙었군화..뭐, 이런 감상도...), 브래드 피트는 여전히 이팔청춘 연애 영화를 찍고 있으니...;;;

      인디존스에서의 케이트 블란쳇. ㅎㅎ

  11. 굿모닝 2009/03/15 01:04

    안녕하세요^^ 제가 글을 올린것은 처음이네요~~무척 설레이기도 하고 ....
    저는 이영화를 보면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것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노인으로 태어난 아기가 시간을 거꾸로 가면서 젊어진다는것...
    흔히들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시는 눈은 세상에 태어난 아기들을 ^^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아갈꼬~~!!!"라고 말씀하시는분들....
    영화는 절묘하게 그걸 표현했다고 봅니다.
    아버지의 사랑의 부정으로 인해 아기는 타인의 사랑 혹은 세상의 사랑을 먼저배우는 과정을 우리는 화면으로 접한다는 ~~~!!!
    그리고 그 세상을 향해 도전라고 진실되게 젊은 육신으로 개척하는 ....
    기존의 세상 사람들의 세상을 조롱하듯이,
    나이는 숫자에 불구하다는것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닌가 하네요^^
    주변을 둘러보지 않아도 나이에 비해 정신이 젊은분들이 많잖아요^^
    아무리 고통속에 태어나도 주어진 삶은 소중하고 ,그 소중함을 감사히 맞이하면
    젊음은 늘 간직할수 있지않나 싶네요^^
    항상 좋은글 남다른 시각을 배우고 가는 사람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9/03/15 19:18

      이런 이 글이 웬일인지 휴지통에 가 있었네요...;;;;
      (어찌된 일인지... 그래서 부랴부랴 복원했습니다)
      영화가 무척 감동적이었나 봅니다.
      굿모닝님의 논평을 듣고 보니 다시 영화를 보고 싶네요.
      좋은 논평 고맙습니다. : )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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