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짧은 글.
때론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하나의 포스트에 담으려고 했던 것 같다. 물론 처음 글을 쓸 때부터 그런 건 아닌데, 이야기를 하다보면 점점 이야기가 이야기를 낳는다. 앞으로는 가급적 최소 단위의 주제와 소재에 맞춰 간단히 이야기해야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글은 요즘 블로그계에서 논란(?)이 되는 연예인의 대선후보 지지에 대한 이야기 중 작은 에피소드(?ㅡㅡ;) 중 하나(로 볼 수도 있지만)라기 보다는, 어처구니없는 저널리즘의 일상적인 해프닝을 다룬 글이다. 나는 일단 연예인의 대선후보 지지를 지지한다. 이에 대해선 곧 쓸 생각이다.


1. 기사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교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준호 측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동의 없이 이 후보 지지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고 밝혔다. 정준호 측은 "정동영 후보 측이 선거를 도와달라고 부탁했을 때에도 고사했는데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오미정,정준호 '내 이름 빼줘'…연예인 이명박 지지선언 논란
- 노컷뉴스 입력시각 :  2007-12-06 15:51:37
- 파란 송고기사 입력시각 : 2007년 12월 06일 (목) 15:48  : 이건 이 기사 처음 본 장소. 링크는 생략.

그러니까 정준호(혹은 정준호의 의사를 대리하고 있다고 신뢰되는 정준호'측')는 인터뷰를 통해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닌, '오해'이며, 이를 철회한다는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고 있다. 기사를 살펴볼 필요 없이 제목이 '내 이름 빼줘'다.


2. 그런데 기사 말미의 '이명박 지지선언 연예인' 명단이, 속된 표현이지만, 골 때린다. 기사 내용 내내 정준호의 지지선언은 오해이며, 이를 정준호(측)이 철회했다는 기사를 써놓고, 정작 요약정리판으로 작성한 지지선언 연예인 명단은 다음과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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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정준호 뿐만이 아니고....

가수 에릭 역시 이 후보 지지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에릭 측은 "이경호 이사장과 통화를 한 일이 없다"며 "연예인 노조 활동을 해서 이름이 올라간 것 같은데 에릭이 정치를 잘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김정은과 한재석의 소속사인 예당 엔터테인먼트 측 역시 "본인들의 동의는 구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수종의 소속사 측은 "추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 오미정, 위 노컷뉴스 기사 중에서

에릭과 한재석(누구?)도 마찬가지다.
다만 김정은 해당 기사의 내용과 명단이 일치한다. (지지철회 표시)


3. 저널리즘이든 블로기즘이든 그 일장일절은 '사실에 대한 불가침'이다. 그리고 어떤 의견과 사상도 사실을 뛰어넘어 따로 존재할 수는 없다. 그리고 연예인을 다루는 기사이든, 정치인을 다룬 기사이든 간에 그 최소한의 사실, 기사의 바탕이 되는 기초사실에 대한 확인은 필수적이다. 사실에 대한 존중과 확인은 말할 필요도 없고, 강조할 필요도 없지만, 거듭 지적하고,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테다.

오미정씨 블로그도 쓴다니까 트랙백 날려야겠다. : )
트랙백 날리려고 확인했는데 트랙백 주소를 확인할 수가 없다. 신기한 블로그..다.
사족이지만, 트랙백이 블로그의 필수요소로 정착된 건 무버블타입이 이 트랙백을 탑재한 뒤라고 하던데... 그게 아주 아주 오래전이라고 안다. 친교하는 블로거께서 노컷뉴스 사이트 운영팀에 계시는데... 그 분께 건의라도 드려야겠다는 생각도 살짝.

해당기사는 오미정씨 블로그에도 있다, 불행중 다행, 창고용 블로그인 것 같지만, 거기라도 수동으로(댓글로) 트랙백 쏴야지(반론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라지만... 속으론.. 별짓을 다..이런 생각도 살짝. ㅡㅡ;; )


p.s.
오미정 기자에게는 유감 없다.
누구나 실수는 하지 않나.



* 보충 : 성명도용인가, 지지철회인가 (새드개그맨)

기사와 제 본문에 사용된 '지지철회'라는 용어에 대해 새드개그맨님께서 다음과 같은 논평을 주셨습니다. : ) 지적하신 취지에 전폭적으로 공감합니다. 이에 새드개그맨님께서 주신 논평을 본문의 오류와 부정확한 용어사용을 교정하는 의미에서 보충합니다. 새드개그맨님께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지지철회라는 말은 틀린 표현입니다.
철회(撤回)라는 것은 처음에는 동의(지지)했으나 나중에 맘이 바뀌어 그 뜻을 거두는 것 (즉, 애초의 뜻을 도로 거두어들이는 것)을 말하는 것이거든요. 즉 철회라는 것은 애초에 이명박을 지지하였다가 나중에 맘이 바뀌어 지지 안한다 라고 했을 때 철회가 되는 것이지요. (얼마전에 총학생회장들이 우르르 판넬 들고 쑈하다가 욕먹으니까 지지철회 했던 사건들...그게 철회인거죠) 하지만 애초에 동의 내지 지지한 적이 없는 정준호 기타 몇몇 연예인들, 애초에 취지를 잘 모르고 어영부영 끌려나왔다가 알고보니 이건 아니더라 하는 연예인들은 애초에 지지나 동의가 없었으니 철회라는 말을 써서는 안됩니다.

원시적으로 의사표현(이) 존재하지 않았거나 잘못 알고 표현된 의사이니 애초에 의사표시 자체가 없었거나 무효인 것이고 그냥 한국 대중문화 복지회에서 성명을 무단 도용한 사건인 것이지요.
-
새드개그맨

p.s.
사연 속에 비친 세상 (새드개그맨께서 운영하시는 또 다른 팟캐스트 블로그)



* 민노씨.네 관련글 및 관련기사

나는 연예인의 이명박 지지선언을 지지한다.

이명박 지지’ 연예인 명단 “내 이름이 왜” (한겨레)

최수종·소유진 "이명박 지지한 적 없다" (조선)



* 대선 관련 추천 방송 - 놓치신 분들은 일단 한번 보시라!

* KBS1 '쌈' 웹페이지
* 다시 보기 :[쌈 : 대선후보를 말한다 - 무신불립]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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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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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og 2007/12/07 15:01

    바람잘 날 없는 대선판에서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나 봅니다. 암튼 이덕화씨는 각하를 홈모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서 그렇다 치고 이경일씨는 무슨 자다가 봉창 뜯는 소린지 모르겠더군요. 이명박 씨에게 연예인 4대 보험 보장을 요구하다니.. -_-;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12/07 16:13

      4대 보험... ㅡㅡ; 그런 일이 있었군요.
      물론 재원이 충분하다면야 뭐...

      아무튼 아직 쓰지는 못했지만, 연예인들의 대선 후보 지지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관련글을 쓸 생각인데요. ^ ^;
      혹시라도 이견이나 보충하실 의견 계시면 듣고 싶네요.
      논평 고맙습니다. : )

  2. SadGagman 2007/12/07 16:00

    지지철회라는 말은 틀린 표현입니다. 철회(撤回)라는 것은 처음에는 동의(지지)했으나 나중에 맘이 바뀌어 그 뜻을 거두는 것 (즉, 애초의 뜻을 도로 거두어들이는 것)을 말하는 것이거든요. 즉 철회라는 것은 애초에 이명박을 지지하였다가 나중에 맘이 바뀌어 지지 안한다 라고 했을 때 철회가 되는 것이지요. (얼마전에 총학생회장들이 우르르 판넬 들고 쑈하다가 욕먹으니까 지지철회 했던 사건들...그게 철회인거죠) 하지만 애초에 동의 내지 지지한 적이 없는 정준호 기타 몇몇 연예인들, 애초에 취지를 잘 모르고 어영부영 끌려나왔다가 알고보니 이건 아니더라 하는 연예인들은 애초에 지지나 동의가 없었으니 철회라는 말을 써서는 안됩니다. 원시적으로 의사표현지 존재하지 않았거나 잘못 알고 표현된 의사이니 애초에 의사표시 자체가 없었거나 무효인 것이고 그냥 한국 대중문화 복지회에서 성명을 무단 도용한 사건인 것이지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12/07 16:34

      오, 새드개그맨님 정말 반갑습니다. ^ ^

      새드개그맨의 지적이 맞습니다. : )

      실질적인 의미가 생겨났다는 차원에서는(법률효과의 발생여부를 통해 철회와 취소를 구별하는 취지에 비유해서요) 이미 정준호 혹은 여타의 연예인들이 이명박 지지를 했다더라는 '일차적인 저널기사 발표의 메시지' 효과는 발생한 것이고, 이것이 독자들에게 수용되어 다시 수정(교정)되지 않을 가능성을 살피면, 그 일부는 실질적으로 취소 혹은 철회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닌가(법률적인 용어의 용례나 효과가 아닌 일상적인 용어의 용례와 그 담론의 효과를 따진다면요) 싶기도 합니다.

      다만 새드개그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은 너무도 합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하고, 그 말씀의 취지에 전폭적으로 공감합니다.

      본문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 ^

      p.s.
      오는 12. 12. 일 수요일에 조촐하게 블로거들과 작은 모임이 있는데요.
      혹시라도 마음과 시간이 허락하시면.. ^ ^;
      꼭 뵙고 싶습니다.

      '사연 속에 비친 세상'의 마지막 포스트에도 짧게 글 남겼습니다.

  3. 민노씨 2007/12/09 13:14

    * 알림 : 관련 기사 보충

    ‘이명박 지지’ 연예인 명단 “내 이름이 왜”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255591.html

    최수종·소유진 "이명박 지지한 적 없다" (조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2/08/2007120800194.html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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