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민노씨의 이전 성시경 관련 글과는 같은 사안을 다르게 보시는 듯한 생각이 든 것은 제가 이전 글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일까요?

"감정과 정서에 바탕한 판단은 그 편에 선 자들에게는 감정적인 쾌감과 만족감을 줄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정서적인, 감정적인 것에 기반한 제도는 그 자체가 그 사회성원들을 공격할 수 있는 '잠재적' 폭력성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노씨)

성시경의 유승준 관련 발언에 대한 민노씨의 논평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이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을 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되신 것인지 아니면 그것과는 사안이 다르다고 판단하신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 속류히피 )


1.
위에 속류히피님께서 주신 논평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논평에 속한다.
이 질문은 쉽게 할 수 없는 질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전적으로 내 관점이기는 하지만, 이런 질문은 그 대상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관심)과 진실로 대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없다면 던지기 힘든 질문이다.

블로그는 스스로에 대한 기록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 만의 관점이며, 나와 세상 사이의 대화이다.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는 세상과의 대화이긴 하지만 그 대화는 고립되고, 가상적인 대화다. 그래서 블로깅하는 나는 그저 가상적인 자기 안에 자신이 구축한 또 다른 자기로서의 '가상적 세계' 와 대화하기 만를 원하지 않고, 때로는 살아 숨쉬는 또 다른 실존과 대화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대화는 나 아닌 실존이 나라는 세계 속에 적극적으로 그 자신을 던지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하다.

블로그에서 행해지는 링크와 인용, 댓글, 혹은 트랙백을 통한 자기 실존 던지기는 블로깅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블로그의 생명을 담보하는 '대화'의 방식일테다. 그건 흔히 토론이라고 불리고, 논쟁이라고 불리며, 또 소통이라고 불린다.
그 '대화'가 블로그를 위대하게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2.  솔직히 나는 날 잘 모르겠다. 누군가는 나를 이렇게 저렇게 평가할테고, 자신들이 지금껏 살아온 인식적 관성의 틀, 그 관극틀(스키마)에 나를, 나라는 실존의 흔적이라고 생각되는 어떤 텍스트들, 의견들, 관점들을 통해 나를 재조립할테다. 나도 타인에 대해 그렇다.

생각해보니 이런 복잡한 소리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이 글은 속류히피님의 질문에 가능한 한 진심을 다해 답하려는 글일 뿐이다. 그런데 정말 나는 나를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답하려는 이 답이 억지인지, 오류인지, 그리고 어쩌면 이렇게 답하는 내가 나인지도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게 나라고 믿을 뿐일테다.
언젠가 다른 글(빨강머리앤주의자)에도 비슷한 취지로 썼지만, 나는 그저 나라는 갈등과 모순, 그리고 이율배반의 총합일 뿐이다. 그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이건 변명을 위해 쓰는 건 아니고, 정말 그냥 그렇다는 것일 뿐이다.


3. 속류히피님께서 질문을 던진 원인인 그 글 ( 연예인은 공인이다 )에 대해서는 mepay's님께서 적극적인 논평을 주신 바 있고, 나 역시 적극적으로 답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mepay's님의 견해에 대해서는 아직도 그 취지를 깊이 공감하는 바다. 이하의 글을 읽으실 분들께선 위 링크의 글들을 (이하의 글을 계속 읽으실 생각이라면) 읽어주시면 좋겠다.


4.
속류히피님께 답할 차례다.

주제는 국가공권력과 죄형법정주의(의 이상), 그리고 개인(의 인권)과 공동체다.

속류히피님께서는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되신 것인지 아니면 그것과는 사안이 다르다고 판단하신 것인지 궁금해집니다."라고 하셨다.

ㄱ. 이전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나는 매일 매일 다른 생각을 하고,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는 아니며,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는 아닐테다(진지하게 쓰는데도 말장난 같아서 스스로 민망하다). 아무튼 '이전과 다른 생각'을 하지는 않은 것 같고, 나는 그 문제.... 국가공권력 개입을 기본적으로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대체적으로 그렇다.

ㄴ. 그런데 이게 양자택일 문제는 아니다고 본다.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달리진다. 가령, 두 개의 모델이 있다. 국가공권력의 개입을 긍정해야 하는 영역이 있고, 국가공권력의 개입이 최소화되거나 엄격히 금지되어야 하는 영역이 있는거다. 국가공권력이 무식하게 개입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영역이 간통죄다. 나는 간통죄는 정말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의 건전한 성윤리, 성풍속, 성도덕을 보호한다는 아리까리한 말로 재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강수연이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그랬다. "왜 국가가 내 아랫도리 문제에 간섭하는가?" 명언이다.

ㄷ. 그러니 나는 "사안이 다르다"고 판단한다. 성시경이 부당하다고 지적한 '유승준 입국 불허' 사건과 '여자깡패 유관순'판결에서 재판부가 설시한 죄형법정주의의 이상과 표현의 자유 문제는 서로 다른 영역에 속하는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ㄹ. 우선 유승준 사건의 경우는
- 적용되는 법 규정은 출입국관리법이다.

more..


- 나는 이 법에 대해 깊은 이해가 없다. 다만 이 법에서 규정하는 '대한민국의 이익' '사회질서'를 위해 입금을 금지할 수 있는 경우에 유승준이 속한다고 본다.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이것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 유승준은 일단 '공인'이다(나는 인기연예인은 '당연히' 공인이라고 생각한다. 공인의 표준은 그 사회적인 영향력, 그러니 말 그대로 공적인 영향력을 판단표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 '공인'의 사회적 책임은 (마땅히) 가중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는 편이다. 공인이라는 신분은 그 공적인 영향력과 공인으로서 향유하는 가치들(부와 명예)을 생각한다면 좀더 엄격한 법의 잣대로 그들의 행위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 이건 법 앞의 평등과도 전혀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공인'을 형법전에서 '어떤 신분'으로 취급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공인'만이 범할 수 있는 범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그렇게 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공인은 그 사회적인 영향력 때문에, 그의 행위가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 때문에 좀더 엄격한 법의 평가 앞에 서곤 한다. 이는 판결문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된다. 대통령의 행위와 일개 범부의 행위가 서로 달리 취급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특히 가장 대표적인 공인인 공무원들은 그 '신분'을 통해서 그 책임이 가중되기도 한다. 이것은 당연하지 않나.

- 공인은 사회 성원들이 전범으로 삼는 어떤 행위 지향의 모범으로 제시되기 때문에 좀더 엄격하게 그들의 행위를 평가해야 함은 당연하다. 물론 대한민국 사법부가 소위 '강자'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약자'에게는 한없이 냉혹한 판결을 해왔던 전력을 나는 알고 있다.

멀리 갈 것 없다. 정몽구, 김승연 사건을 보면 견적 나온다. 그렇더라도 유승준에게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 민 국가공권력을 나는 찬성한다. 정몽구, 김승연에게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승준에게 가혹하다, 유승준도 봐주자는 논리(이런 입장을 가진 분이야 설마 있을까만은)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ㅁ. '여자깡패 유관순' 사건의 경우엔
- 적용되는 법 규정은 형법 308조(사자명예훼손)다.그리고 이 사건 당사자 피고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 이 사건과 유승준 사건이 갖는 공통점이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속류히피님께서 어떤 점으로 두 사안을 "같은 사안"으로 판단하셨는지 궁금하다. 이건 내가 두 사안의 차이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나도 헷갈린다는 의미다.

- 유승준은 지상파 방송에서 '군대에 가겠다' '해병대에 가고 싶다'고 발언한 것으로 안다. 그리고 그 발언들은 연예인으로서의 인기(돈) 유지에 도움이 되었음이 명백할테다. 그리고는 군대에 가지 않았다. 미국 국적을 선택함으로써 그렇게 했다.

- 유관순 사건의 경우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표현의 자유'다. 사상의 시장 매커니즘을 통해 이런 '유해한' 견해(백범이 살인마라는 둥, 유관순은 깡패라는 둥)는 자연적으로 정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기대수준으로 존재한다.
아무도 '유관순을 깡패'로 묘사한 그 개념 없는 작가를 동경하거나, 그를 위해 환호하지 않는다. 그리고 법원은 그 '단순한 의견 개진'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나는 이 입장을 지지한다.

- 유승준은 다르다. 유승준 사건이 정말 심각한 이유는 사회질서(사회성원들의 사회적 행위가치)와 매우 긴밀하고 폭넓게 관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아마도 많은 청소년들이 유승준을 비난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동경할(수 있을)테다.

하지만 유승준은, 아마도 철없는 청소년들은, 그를 통해 지상파 방송에서 거짓말을 일삼아도, 이렇게 한국땅에서 떵떵거리고 돈 벌고, 인기를 누리면서 살수 있구나 생각할 수 있을테다. 용서를 구한다면서 눈물 한 두 방울 똑똑 떨어뜨리면 모든게 해결되는구나(가정적 상황이지만) 이럴 수 있다고 본다.

- 이건 사회질서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매우 심각한 경우다. 난 이럴 가능성 충분하다고 본다. 그래서 난 유승준 입국을 금지한 국가공권력에 찬성한다.

- 물론 속류히피님께서 던진 질문의 취지, 그리고 mepay's님 의견에 담긴 취지 역시 깊이 공감하는 바다. 내가 다른 입장을 갖는다고 해서, 속류히피님이나 mepay's님의 견해에 공감할 수 없는 것은 아니고, 내 의견과 입장이 전적으로 옳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며, 내 견해가 내 일관성을 해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내 일관성이라는 가상적인 추상의 관념을 해치기 때문에 내 입장, 그것이 비록 매우 불완전한 입장일지라도, 그 입장을 바꾸고 싶지도 않다.

왜냐하면 그게 나니까.


p.s.
정리가 제대로 안되지만...
글이 너무 무작정 길어지는 것 같아서 줄입니다.
속류히피님께는 다시금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 댓글이 담긴 글
여자깡패 유관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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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va  2007/12/05 04:07

    친일 작가와 관련된 판결과 출입 제한의 주체가 국가이고 두 사건 모두 대중의 감정은 강한 처벌을 원한다는 점에서, 국가가 창작자의 자유를 보장한 것을 높게 평가하는 민노씨와 한 가수의 입국 권리를 차별한 것을 정당한 것으로 여기는 민노씨가 서로 다른 입장인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겠지요.

    출입국관리소가 '이중국적이었다가 한국국적을 포기해 군대에 가지 않은' 모든 여행자의 한국 출입을 제한했다면 모르겠으나 유승준만 특별히 그런 처분을 내린 것은 그 영향력을 고려한 것이 분명할 겁니다. 따라서, 유승준이 '공인'이냐는 논점이 누군가의 판단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할 수도 있겠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전 '둘리를 유사 공인으로 생각하실 수 있습니까?'라고 묻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진 공인 개념은-감정적인 이유로 가끔 흔들리기는 하지만- 대체로 발언의 전파력보다는 발언의 공신력에 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연예인의 발언이 가지는 공신력, 기업가나 정치인의 발언이 가져야 하는 공신력. 이 둘이 별 차이가 없다는-다 거짓말 투성이라는- 현실 때문에 공인일 필요가 없는 부류까지 공인 취급을 받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가끔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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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05 04:48

      앞서 주신 말씀은 저도 대체적으로 그런 취지로 히피님께서 말씀 주신 것 같다는 '예상'은 합니다. 그런데 '같은 사안'이라고 말씀하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다소간 호기심이 생긴다는 그런 취지였습니다. : )

      나머지 말씀에 대해서는

      1. 저 역시 그런 고려가 있었으리라 생각하구요. 이것이 다소간 '괘씸죄'라는 부정적인 관행과 무관하지는 않겠지만, 괘씸죄라기 보다는 말씀하신 유승준이라는 '상징'의 영향력을 크게 고려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 연예인에 대한 우리사회의 낮은 평가에 대해서는, 솔직히 연예인과 연예산업 시스템 그 자체가 그런 평가를 초래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연예인이 아닌 대중문화인, 대중예술인으로서의 연예인을 찾아보기가 몹시 힘드니까요. 다만 그 사회적인 영향력, 정신적인 영역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해서는 그 실제적인 역량이랄까, 파워랄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노바님께서 말씀하신 공신력이라는 표준도 꽤 유용할 수 있는 표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

  2. nova  2007/12/05 06:07

    연예인이라고 하던 대중예술인이라고 하던 그의 작업이 자유로운 상상에 기반한다면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 주면 되겠죠. 전파력이 크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도덕적이고 모범적인 가치관을 강요하는 분위기 때문에 가끔 만화가가 철창에 갇히고 소설가 민증에 빨간줄이 가는 일이 생기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성시경이 가진 동성애에 대한 생각과 이명박이 가진 동성애에 대한 생각은, 생각이라는 것에선 같지만 인권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가 공인의 발언에 대해 문제를 삼는 건, 공인이란 사회의 보편타당한 가치 체계를 바탕으로 그 권위를 인정 받는 것이라 그의 발언 역시 그 보편타당한 가치 체계의 범주에 속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고, 이걸 권력이라는 관점에선 풀면 누군가의 발언이 공권력이라는 제한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냐는 관점에서 '공인', '공적인 발언'의 범주를 규정하는 것이 발언의 자유를 보장하는 한 방법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런 의미에서 성시경의 유승준 발언은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고 그가 공인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하는 건 좀 지나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뒤늦게 이런 이야기를 해서 좀 머쓱하긴 합니다. ^^;

    P.S. 홍준표 같은 공인이 기자 질문에 '식사했어요?'라고 답하는 것이 진짜 코메디인데 무릎팍도사는 엄한 애한테 엄한 질문을 해서 머리 아프게 만드네요 ;-)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12/05 06:49

      저는 지나치게 도덕적이거나 혹은 모범적인 가치관(그 정체에 대해서는 차치하구요)을 연예인에게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예시하신 마광수나 장정일의 필화사건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이구요. ^ ^;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과 어떤 의견을 비판하는 것은 서로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고, 성시경씨 입장이 제 입장과 다르면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죠. 그 역도 성립하구요(히피님께서 혹은 mepay's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요). 이에 대해선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 )

      그런데 공인의 표준, 혹은 공적인 발언의 표준이 '공권력' 행사 가능성이어야 한다는 말씀에는 다소 이견이 있습니다. 저는 이명박 혹은 국회의원 아무개가 갖고 있는 생각과 견해가 '제도'화될 가능성은 물론 더더욱 크겠지만, 아무개 가수가 혹은 아무개 영화배우가 갖는 현실적인 '상징권력'은 여느 정치권력, 입법권력 못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발언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자는 것은 전혀 아니라 ^ ^; 그들의 발언을 '매개'삼아 그 영향력 높은 발언들은 충분히 시민사회에서 토론되고, 또 그 발언이 문제있다면 비판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그 발언의 일개인을 비난/비판하는 의미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발언을 통해 공동체가 고민해야 할 가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것이죠. 그것이 공적인 권력, 혹은 상징 권력 그 자체인 '공인'들이 갖는 사회적 역할(혹은 쓰임새?)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p.s.
      YTN 돌발영상 (일명) "식사했어요?"는 저도 보다가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
      http://www.ytn.co.kr/_comm/pop_mov.php? ··· 38147763

  3. nova  2007/12/05 08:04

    저는 민노씨의 글을 '공인이기 때문에 어떤 견해를 표명해서는 안 된다'라고 읽었기 때문에 이 긴 스레드가 탄생하게 되었네요. 민노씨가 이견이 있다고 말한 제 기준은 이런 오해(?)를 줄이기 위한 한 방편이기도 합니다. 성시경이 나와서 출입국관리소를 찌질하다고 말하는 것도 신해철이 나와서 대마초쯤은 허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다 들어줄만한, 그리고 상대에 대한 비난 없이 토론해 볼만한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민노씨 글에 있는 공인 성시경에 대한 비난이 좀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1. 민노씨의 댓글들을 읽어보면 민노씨의 성시경 비난은 '공인이라는 것을 빌미로 어떤 견해를 차단하는' 의도가 전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왜 전 그렇게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글 읽는 감각이 좀 떨어진 것일지도 -.-a
    2. 동시대에 수십만명이 읽는 책을 불온서적이라고 규정하던 시대를 살아온 탓인지 민노씨가 말하는 '현실적인 상징권력'이라는 말이 여전히 좀 모호하게 들리기는 합니다.
    3. 오랜만의 댓글 러시. 혹시 할 말이 더 생기면 몇 시간 후에 달겠습니다. 잠시 외출해야 해서요. ;-)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7/12/06 12:49

      그러셨고만요. ^ ^;
      저는 성시경이 유승준에 대해 엄격했던 국가권력을 비판하는 방식이 자신들이 연예인으로서 누리는 그 모든 사회적인 관심과 혜택과 균형감을 상실하고 있다고 느꼈을 뿐입니다. 그래서 저 나름으로 비판한 것이구요.

      그리고 해당 방송 마지막 부분, 저작권과 관련해서 베이시스 아무개씨와 얽힌 '프랑스 노파' 사례를 들려주는 장면이 있는데... 솔직히 좀 웃긴달까.. 그런 생각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제도적인 환경, 콘텐츠 유통 시스템과는 전혀 딴 얘기를 무슨 '감동적인 이야기'랍시고 하는데... 좀 심하게 거부감이 들더만요.

      제가 성시경이라는 '상징'(이미지)에 대해 갖는 일정한 선입견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솔직히 그다지 관심이 가는 연예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성시경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비난)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노바님께서 그렇게 느끼시고, 판단하셨다니.. ^ ^; 제 표현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지만요.

      2. 저 역시 중, 고등학교 때 소위 불온서적(마르크스 서적과 노해문을 가방에 넣고 다니곤 했는데요) 때문에 불신검문에 걸려서 파출소에 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국가권력의 자의적인 폭력과 억압에 대해선 누구보다 반대한다고 스스로는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체의 국가공권력을 반대하지는 않습니다(물론 노바님께서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구요. ^ ^; ).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유승준' 입국 불허에 관련한 국가공권력의 개입에 대해서는 그것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러니 그 반대입장에 대해서도 공감하지 않는 바 아니지만, 굳이 제 마음을 개량화한다면, 7:3, 혹은 6:4 정도로 그 불허방침을 지지한달까... 뭐 그렇습니다. ^ ^;

      3. 외출하신 일은 잘 보셨는지요? 답글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 )

    • nova  2007/12/06 13:45

      비난이 항상 인신 공격인 것은 아니지만 인신공격인 경우가 많죠. ;-) 물론 저는, 민노씨가 '인신공격(비난)을 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미 밝혔듯이 '공인이기 때문에 어떤 견해를 표명해서는 안 된다'고 읽었다는 뜻입니다.

      민노씨가 30%나 40% 정도는 공감하다는 입장을 성시경은 방송에서 말했고 그 말에 대해 민노씨가 쓴 표현은 '막말', '무책임한 발언' 등이고 그 근거는 '공인의 사회적인 책무'였다고 파악했거든요. 상당한 수준으로 수긍하는 의견에 대한 반박으론 표현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P

      뭐, 저도 부러 좀 강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니 민노씨가 자신의 의견을 좀 강하게 주장했다,라는 것은 짐작하지만 표현이 그렇게 된 이면에 다른 기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 지리하게 말꼬리를 잡고 있습니다-요즘 재밌는 것이 없어서 이러고 있는지도-. 속류히피님의 판단 근거가 궁금합니다아~

      P.S. '언제 한 번 봅시다'로는 만남을 실현하기 힘들 것 같고 다음 주 수요일 쯤 강남에서 함 볼까요?

    • 민노씨 2007/12/06 18:12

      그러셨군요.
      아무래도 제 선입견이나 그간의 불만(연예인의 행태에 대한)이 어느 정도 개입된 것 같습니다. ^ ^;; 그런 감정적인 요인 때문에 제 목소리가 필요이상으로 감정적이거나, 혹은 강해진 측면이 없지 않은 것 같네요.

      저도 요즘 돌아가는 대선판도 그렇고...
      개인적인 연애사도 그렇고...
      사는게 그다지 재밌지는 않네요. ㅡㅡ;

      p.s.
      안 그래도.. ㅎㅎ
      댓글로만 봅시다 봅시다.. 이래서.. 좀 찔렸더랬습니다.
      제가 연락드리겠습니다. : )

  4. 속류히피 2007/12/05 18:28

    제가 논의를 시작해놓고 발뺌하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입장의 차이는 명확한 것 같습니다. 같은 용어, 같은 개념을 사용하고 그 함의도 동일하지만, 적용의 영역에서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게 개인의 총체적인 가치관의 구현인 이념(이념으로 틀짓기를 별로 안 좋아하시는 걸 잘 압니다만, 달리 적확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습니다.)의 문제인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같은 사물을 봐도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 대부분에서는 같고 각론에서만 사소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할 사람도 분명히 있을 텐데, 저는 이 문제가 근본적인 가치관의 차이를 드러내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런 차이가, 직접 민노씨와 논쟁을 한 것은 아니지만, <디 워>등을 비롯한 여러 문제에서의 명확한 입장차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뜬금없으시겠지만 제가 민노씨의 글을 읽으면서 느낀 점입니다.). 이건 엄숙주의나 권위주의, 계몽주의 등을 혐오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고, 너무 거친 일반화임은 분명하지만, 필연적으로 여러가지 문제에서 입장차가 드러날 것이 분명합니다. 말하자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란 것이죠. 소통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란 겁니다. 민노씨와 저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적인 이념 틀짓기를 차용한다면, 이게 무슨 소용있겠습니까만, 세분화해서 보지 않더라도 민노씨와 저는 다른 영역에 속해 있을 겁니다.

    제가 이 논쟁(?)을 이을 것인가 좀 고민을 했습니다만(심지어는 무릎팍도사 성시경 출연분도 구해 보았습니다), 결국에는 입장차만 확인하는 평행선 논쟁이 될 확률이 높은 것 같아 회피하고자 합니다. 물론 이런 논쟁도 필요하고, 중요한 논쟁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또 민노씨와 멋진 생산적인 논쟁(물론 전적으로 민노씨에 힘입어서 말이죠.)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만, 저의 현상태는 이런 논쟁을 하기에는 좀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사실 여기에 투자할 시간이 없습니다. 앞으로 몇 달간은 좀 그렇습니다.) 민노씨와 제가 이념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도 불필요한 소모일 것 같습니다. 이해 바랍니다. 그리고 논의는 잇지 않고 엉뚱한 이념 소리를 떠든 것은 저의 근원적인 문제제기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것도 없이 그저 논의를 회피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논쟁의 끝에서 드러날 결론을 주제넘게 제가 먼저 언급한 것이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근원적인 언급을 한 것이 매우 후회되기는 합니다만, 너그럽게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기분이 상하셨다면 비난도 달게 받겠습니다.

    이런 진지한 응대는 바람직한 소통을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블로그를 통한 소통'이라는 '이념'을 실천하시는 민노씨의 열정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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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2/06 12:56

      전혀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
      그리고 비난이라뇨. ^ ^;

      히피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차이가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거나, 혹은 관점의 결핍을 보충할 수 있는 것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제가 어떤 이념을 가진 존재인지, 내 실존은 어떤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헷갈릴 때가 많은데요. 히피님께서는 스스로에 대해 확신을 가지신 것 같아서, 그 점은 부럽기도 합니다.

      오히려 이렇게 직접적으로 꺼내기 쉽지 않은 솔직 담백한 말씀을 들려주셔서 제가 고맙죠. 앞으로도 종종 시간과 여유가 허락하신다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
      언제 오프에서 한번 뵙고 싶네요.
      기회가 닿는다면요.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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