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설'이라고 불리는 곳
연평도 사태로 나라가 뒤숭숭하다. 연평도 사태가 아니라 연평도 사태 할아비가 와도 아주 아주 고요한 곳이 있다. 마치 이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곳. '시설'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중증 장애인들이 사는 곳이다. 9시 뉴스가 시작되기 전에 TV를 꺼야 하는 곳. 그곳에 있는 장애인들은 매일 매일 1년 365일 정해진 규칙과 반복되는 일정표대로 살아가야 한다.

2. 시설에서 나와 가장 좋았던 일은...
그래서 그 시설에서 나와 가장 좋았던 일은 마치 비장애인들이 초등학교 때에나 바랐던 그런 일들이다. 늦게 일어나는 일, 제 때에 밥을 먹지 않아도 되는 일, 외출해서 늦게 와도 아무도 뭐라고 야단하거나, 간섭하지 않는 일.. 그런 일이었다고 라나씨는 전한다.

3. 활동가 라나씨가 당신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말...
스스로 장애인의 몸으로 장애인을 위한 일을 하는 라나씨. 노들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가이자 상담가로 일하고 있다. 이번 [이음여행] 문화행사(17일)의 사회자로도 멋진 솜씨를 보여줬던 라나씨의 이야기. [더나은 사람들]에서 그 라나씨가 전하는 이야기를 잠깐 들어봤다.

나은이가 마지막으로 질문했다. '이 영상을 보시는 분들께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라나씨는 답했다. "없었던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았을 뿐"이고, "문제가 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라나씨는 직접 시설에서 생활하진 않았지만, 활동가로서 경험한 이야기를 이렇게 전했다. "시설은 인간답게 살지 못하도록 만들어진, 국가가 가장 쉽게 만들어 놓은 '수용소'일 뿐"이고. 그리고 그 시설은 인간이 인간으로 사는 공간이 아니라, 그저 "너무 쉽게 도구화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문제들, 이런 인간적인 결핍들에서 생겨났던 그 모든 바람과 소망들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분명히 있어왔다는 걸 기억해"주길 라나씨는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 부록  : 라나씨 노래 솜씨 좀 들어볼까요? ^ ^


김정(장애인 노래패 '시선')과  이라나(노들 장애인자립센터 활동가)가 함께 부르는 "한결같이"
[이음여행] 한결같이 (김정/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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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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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0/11/24 04:58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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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11/24 05:57

      아, 좋은 지적이시네요.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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