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 해프닝과 저널리즘의 무능

2010/10/09 10:55
타블로 사건(?)이 이토록 장기간 롱런한 가장 주된 이유는 '타진요'의 용맹무식한 끈기 때문이 아니라 대한민국 저널리즘의 의도적인 무능력(사실 너희들이 부추기고 즐겼잖오. ㅡ.ㅡ;)과 축적된 신뢰 상실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모든게 대한민국 언론들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모든 사회적인 낭비(MBC 스페셜의 공적 자산으로서의 전파가 이런 해프닝에 소모될 수 밖에 없는 현실)는 기성 거대 언론사들과 그 위성 찌라시들에게 가장 무거운 책임을 돌려야 마땅하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언론작용, 신뢰와 권위를 갖춘 언론 버티고 있었다면, 그런 중추적 언론기관을 중심으로 의미유통이 원활하게 물 흐르듯 흘러가는 사회였다면, 이런 시시껄렁한 이야기가 수개월 동안 '루머'로 유통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와서 타블로 학력 해프닝과 광우병 괴담을 엮어 '인터넷 개구라쟁이들'이라고 드립질하는 조선일보는 스스로가 얼마나 이 '불신 사회'에 기여했는지 반성할 일이다. 대한민국 일등신문이라며? ㅡ.ㅡ;

한편, 연예인들과 관련한 시시껄렁한 이야기들은 적어도 온라인에선 (적어도 그 부피에 있어선) '주류 담론'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한지 이미 오래다. 어떤 사회이든 연예인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주요한 뉴스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분야를 앞도하는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왜곡된 의미유통 시스템에 기여하고 있는 세력은 1위. 포털(특히 카페 시스템과 실시간 검색어 시스템), 2위. 각종 온라인 찌라시들(특히 연예 찌라시들, 여기엔 한겨레, 경향의 일부 온라인 영역도 포함), 3위. 트래픽에 환장한 각종 광고판 블로그, 4위. 정치적 환멸/무관심을 거의 '강요'하다시피하는 무력한 정치권, 5위. 지지부진한 시민사회의 담론유통 역량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관장하는, 이 모든 것들 사이로 흐르는 공기와도 같은 '강박적 비교 문화'는 그 파편으로 '남 잘되는 꼴 못본다' 혹은 '잘 나가는 놈들 다 뒤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체제 순응적 공격성을 내면화시킨다. 그도 그럴게 우리사회에서 잘 나간다는 진상들은 가카께서 주창하시는 '공정사회'의 적들이기 때문이다. 도무지 합리적인 기준이 존재하는 것 같질 않다. 도무지 자격을 갖춘 자가 공직에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능력으로 성공하는 사회도 아닌 것 같다. 어떤 지원서엔 "이재오 조카"가 기입되어 101:1의 경쟁률을 가뿐하게 넘어서고, 청와대는 '양배추' 드립으로 서민들 엿먹인다. 사학비리 대명사로 불리던 세력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시 학교 접수하려 나서고, 국가에선 이런 몰상식을 아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니 조금이라도 더 가진 사람들, 조금이라도 더 행세하는 자들에 대해 (무의식적이나마) 적개심을 내면화시키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이치.

글이 길어졌는데 골자는 이거다.
조선일보의 "지랄"은 자기 얼굴에 침뱉기라는 거다. 일제시대 친일행적이니, 전두환 쿠데타와 광주항쟁 이야기까지 꺼낼 필요도 없다. 황우석 파동에서 보여준 그 변화무쌍한 둔갑술을 떠올려보시라. 누가 누구에게 괴담을 운운하며 훈계하나. 인터넷 찌라시들이 기생적 수익구조(비뇨기과 광고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할 것 같은 이 현실!)에 바탕해 온갖 무의미한 자극적인 휘발성 기사들을 곰탕처럼 거듭 울궈 먹는 이 루머/낚시 천국의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내는 존재로서 누려야 하는 최소한의 고민을 아주 공격적으로 '강탈' 당하고 있다.


* 발아점 : 약간 이견이 있지만, 자극받은 단상..
역시나 조선일보가 타블로 사건에 대해 한면을 털어서 "광우병 같은 괴담이 인터넷에 횡횡하고 있다"고 지랄을 했다. 타블로사건이 보여주는 건 오히려 사이버스페이스의 허약함과 공신력 있는 언론/기관(MBC)의 파워 아니던가? 지들이 못난걸 왜 다른데 똥칠해 (coldera)


* 타블로 해프닝에 기울일 관심의 1/00만이라도 이런 재밌고, 유익한 일에 보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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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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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허대수 2010/10/09 11:49

    한국 저널리즘이 무능하기 짝이없다는 말에 십분 공감합니다. "정치적 환멸/무관심을 거의 '강요'하다시피하는 무력한 정치권"이라는 표현은 참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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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10/09 16:14

      논평 고맙습니다. :)

  2. BoBo 2010/10/09 12:44

    저작권 퀴즈 재밌네요. 발아점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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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10/09 16:15

      아이고, 이게 누구십니까?
      보보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

  3. 이대팔 2010/10/09 13:26

    좋은글 즐겨 읽었습니다.
    본문과 살짝 비껴 가는 이야기지만 어쩌다 누가 어디서 신문기사 사이트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면 그 기사 자체의 어떤 가치 판단은 둘째치고 그 것을 담는 그릇인 요즘의 신문사 사이트는 이건 뭐 그야말로 찌라시가 아니라 쓰레기더군요.

    어디 심령공포 사이트에서도 울고갈 플래시 팜업 광고창(그것의 '클로즈'버튼은 대부분 페이크고-_-;;)에 혐오스러움이 느껴지는 성형광고와 헐벗은 섹시광고?가 양사이드에서 마우스 스크롤을 이세상 끝까지 추격하며 기사의 본문에서는 마우스 포인트를 따라 자잘하게 터지는 팜업들 때문에 읽기를 방해하니 마치 지뢰밭을 걷는 기분에 이쯤되면 내 모니터에 대고 홈키파 약이라도 뿌리고 싶은 충동이 듭니다. 다시는 클릭하고 싶지 않은 기피 사이트가 되는 거죠.

    이 것은 우리나라 어느 신문사 가릴 것 없이 거의 그렇더군요. 이 것이 그 언론사에 얼마나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신뢰도(요즘에 와서는 그 신뢰도라는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으나)에 치명적이라고 생각하는데...그럴바엔 차라리 종이 신문은 신문대로 팔고 인터넷 기사는 그냥 포털에 넘기는 것이 더 깔끔하니 좋지 않나 생각입니다. 그런 쓰레기 사이트는 폐쇄하는 것이 거기서 일하는 기자들이나 독자들에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입니다. 거기 기자들 어디가서 거기 사이트 박혀 있는 명함이나 제대로 내 밀 수 있을 까요? 그 쓰레기 사이트 생각하면 어디 전단지 명함 돌리는 기분 들어서 말입니다.

    아무튼 또 거기에...'발로 뛰어 쓴 기사'라고 칭하는 것이 어쩌면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하는데 요즘의 일부(일부라고 해두죠.) 기자들은 인터넷에서 여러가지를 스크랩해서 짜집기하는 식으로 그냥 의자에 앉아 엉덩이로 기사를 쓴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요즘의 여러가지 그런 것에 관련된 환경은 달라 졌다고는 하지만...그 것을 위해서 수집한 여러가지 소스에 대한 저작권은 싸그리 무시되는 반면 그렇게 만들어지는 기사에 대한 저작권은 철밥통입니다. 이 것은 신문사 뿐만 아니라 방송사들도 그런데 방송사들이 더 비열하다고 까지 생각이 되더군요. 뭐 생각의 틀이 좁아터진 제 개인적인 의견일 뿐일 수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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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10/09 16:19

      이대팔님의 고감도 댓글 논평을 접하니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
      "모니터에 대고 홈키파 약이라도 뿌리고 싶은 충동"을 저도 아주 자주 느낍니다. ㅎㅎㅎ

      말미 문단에 주신 의견은 이번 인터넷 저작권 컨퍼런스에서도 다뤄질(수도 있는) 주제입니다. 다른 주요 주제들이 산적해서 얼마나 심도있게 다뤄질지는 모르겠지만요. 컨퍼런스의 주요 프로그램인 참석자들과의 '토론 시간'에 이대팔님께서 토론의제로 제안해주시면 고맙겠네요. '(특히 온라인) 언론의 민망한 저작권정책'(가령 말씀하신 것 외에도 해외 저널 배껴먹기 행태)은 한번은 제대로 조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늘 생각해오고 있습니다.

  4. 껄껄 2010/10/09 18:36

    조선일보가 못났으면, 천안함 폭침이 북한짓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천안함 괴담 신봉하는 프레시안,오마이,한겨레,경향은 얼마나 더 못났다는 건지 말씀해주시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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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양파뉴스 2010/10/09 21:12

    저작권 퀴즈 Q1 "다음 중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은?"의 항목을 읽다보면 이게 풍자나 과장이 아니고 현실이라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풍자만 현실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현실도 풍자를 닮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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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양파뉴스 2010/10/09 23:25

    저작권 얘기가 나와서 미국에서 공정 이용의 재미있는 사례가 있어서 소개할까합니다.

    예전에 NOM이라는 단체에서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TV광고를 방영했습니다.

    Gathering Storm: http://www.youtube.com/watch?v=Wp76ly2_NoI

    이 광고에 기반해 reddit.com의 유저들이 모여서 패러디광고를 만들었습니다.

    Gathering Storm, Reddit parody: http://www.youtube.com/watch?v=yicYaAsc1V4

    패러디광고는 원래 광고의 영상은 거의 그대로 두고 소리만 바꿔서 인종간의 결혼을 반대하는 듯한 광고로 탈바꿈시켰죠. 미국은 공정 이용의 범위가 정말 광범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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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비밀방문자 2010/10/10 22:01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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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10/11 10:07

      다시한번 검토하고 확인해서 그 비율이 틀린 경우라면 서둘러 반영하겠습니다.
      적극적인 관심에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 ^

      추.
      다만 말씀해주신 '경우의 수'에 대한 고려는 숙지하고 있습니다. :)

    • 민노씨 2010/10/11 10:26

      저는 처음에 작사, 작곡자가 '각각' 9%라는 취지로 말씀하신 줄 알았는데요.
      작사자, 작곡자 합쳐서 9%라는 말씀하신가요?
      그렇다면 문제는 제대로 된 것 같은데요..;;;


      "현행 음원요율을 근거로 살펴보면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의 경우 실연자인 가수에게 약 4.5% 가량이 몫이 돌아간다. 이외 작사·작곡자에게 각각 4.5%(도합 9%), 음반제작자에게 25%, 나머지가 이동통신사(32%)를 비롯한 콘텐츠제공업체(19%)와 ASP업체(10%)에게 분배된다."
      http://joynews.inews24.com/php/news_vie ··· 3D311061

      어떤 점이 부정확한 서술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인지...^ ^;;;
      말씀해주신 '역할 중복 경우'는, 앞서 말씀드렸듯, 이미 숙지된 상태에서 구성한 문제입니다. 문제 구성상으로도 그 '역할 중복'에 따라 수입이 달라진다는 건 당연히 상식적으로 그런게 마땅하니, 독자들(퀴즈 참여자)들께서 그 누진적 비율 부분에 착오를 일으킬 것 같지는 않습니다.

  8. montreal florist 2010/10/14 00:49

    항상보면 글 재밌게 잘 쓰시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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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Playing 2010/10/17 12:22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저는 이번에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한 개인의 인권(사적인 부분, 사생활)은 보장되어야 하는데 그걸 깡그리 무시하며 깔뽀는 수준 낮은 악플은 그런 행동을 배려할 수준이 아니잖아요
    왜냐하면 폭력이니깐요.. 언어 폭력이지만, 길 다니다가 모르는 사람한테 욕설 듣고, 또 지나가다가 모르는 사람한테 또 욕설 듣고, .. 점점 심해져서 집 근처에서도 욕설을 하게 되면 상황이 매우 심각해지죠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 폭력을 당했고, 그걸 어찌할 도리가 없을만큼 한 개인의 인권이 무시 당하는 사회가 지옥이 아닐까요?

    P.S 물론 말씀하시는 것은 이런 것들을 바로 잡아줄 수 있는 언론의 역할을 말씀하셨는데 글의 논점을 곡해했다면 사과드립니다
    단지 근래 진보적인 것이라는 블로그는 물론 유명 블로그에서조차 한 개인의 인권을 가쉽꺼리로 보면서 단지 '허세'끼 있으니 그랬다거나 한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충분히 웃음거리가 될만했다거나, 한국 인터넷의 수준이 원래 그렇다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말로 즐기는 게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서요
    흙흙 그 의혹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한 사람을 보는 시선이 '사람'이 아니라서요

    과연 옆동네 아는 동생이 그런 시선을 받아야 한다면 어떠신가요? 그 대상이 본인 가족이었다면요.. 자신을 그렇듯하게 포장했던 그 수많은 사람들이 수준이 들어났고, 이건 언론이나 정치인이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그 자신들이 이겨내야 할 꺼 같아요(물론 이곳에도 있는 댓글 알바분들 포함됩니다)
    자신보다 힘 쎈 사람에게는 무릎을 꿇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정작 자기보다 약한 사람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그 사람의 그릇 같고, 한국 사회 수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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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0/10/17 12:33

      말씀하신 취지에는 깊이 공감합니다.
      논평 고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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