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거의 혹은 전혀) 없습니다.

마녀 배달부 키키 (魔女の宅急便: Kiki's Delivery Service, 1989)
별 다섯 만점에 별 넷. (별 넷 반은 없음)


0.
이 유명한 영화를 이제야 봤다(지난 주말에).
물론 [마녀 배달부 키키](이하 '키키')는 의심할 여지 없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걸작이다.
이게 걸작이라는 건 거의 대개는 동의하는 사실이니 이건 그렇다 치고...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사소한 의문들에 대해 적어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여기는 어디인가?

영화를 보는 내내 눈과 마음을 황홀하게 매료시키는 마을의 아기자기한 공간적인 구성, 그 건축양식의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은 그야말로 영화보는 즐거움이긴 하지만, 뭐랄까 좀 이상하달까, 알송달송하달까 그런 느낌에 사로잡힌다.

물론 '키키'는 특정한 시공간이 중요한 영화는 아니다.
그런건 아무래도 좋긴 하다.

하지만 바다가 보이는 이 사랑스런 마을은 아마도 현실적으론 어떤 모델이 분명히 존재하는 현실 세계의 어느 곳인 것 같다. 원화를 그리려면 실제 모델이 필요했을 테니까. 그러니 이 공간적 모델은 유럽의 어떤 마을인 것 같다.

이 마법 같은 영화의 실질적인 시공간을 유추하면 이렇다.
20세기 중후반(TV나 전자레인지, 자동차, 고장난 비행선 등), 유럽 어느 해변가 마을(약간 큰 도시).

거기에는 일본어를 쓰는 사람들(키키의 편지)이 다수의 유럽인들과 어울려 산다.


2. 키키는 일본인인가? 아니면 유럽인인가? 아니면 그 중간인가?

이런 질문이 좀 병맛스럽게 벙찌는 질문이라는 건 알겠는데, 정말 궁금하다.
하야오는 키키를 동양인(일본인)으로 그린 걸까, 아니면 유럽인으로 그린 걸까?
아니면 이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까?
혹은 이런 차이를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지워버린 걸까?

영화를 보면 '키키'는 인종적 구별을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구성한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길 없다. 일단 키키 아빠는 동양인 같다(그런데 키키 엄마는 또 모호하다. 유럽인종에 가깝다는 느낌이긴 하다). 키키의 첫손님은 전형적인 유럽인이고, 그 밖에도 할머니와 그의 집사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키키가 하숙하는 빵집 여주인은 유럽인 같고, 그 남편(제빵사)은 또 동양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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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물론(?) 흑인은 없다.
마녀라는 주제나 공간적인 실질 배경이 유럽이라서 그렇다면 뭐 그런가보다 하지만...

하야오의 이 마술 같이 달콤한 세계에서는 동물과 인간이, 자연과 인간이, 마녀와 인간이 공존한다. 그리고 그 조화와 화해,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들은 하늘을 날며, 도약하는 (하야오 애니메이션의 반복적인) 이미지들, 자의식 충만한 주인공의 도전과 좌절과 희망의 드라마들을 통해 구현된다.

하야오 영화에서, 이것이 물론 의도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동양인과 유럽인종은 매우 친화적으로 묘사되고, 유럽적인 공간적 배경들은 마치 선망의 공간처럼 그렇게 따뜻하고, 사랑스런 배경으로 그려지는 반면에 흑인은 흔히 배제된다.

'키키'와 같이 유럽인과 동양인을 뒤섞어 버리는 탈인종적(?) 구성을 하고 있는 영화에서조차 흑인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은, 이게 좀 벙찌는 관점이라는 건 알겠지만, 개인적으론 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녀가 날고 있는 걸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적인 편견을 뒤집는 열려진 상상력의 공간, 이토록 따뜻하고 이상적인 조화의 공간1에 왜 동양인과 유럽인(백인)들만 있는건지... 그런 아쉬움 말이다. 



* 관련 추천글
레이니돌님께서 댓글로 소개해주신 글입니다. 정말 성실한 글이고만요.. ㅎ 레이니돌님 고맙습니다. : )
http://knura.new21.net/Lit/prosa/miyazaki.htm


* 추가 관련 추천글
손윤님께서 쓴 '키키'에 대한 탁월한 리뷰. 다만 하야오의 정답을 너무 강조하는 듯한 서술 부분은 사소한 아쉬움.
http://www.chirashism.com/4 : 강추.
http://www.chirashism.com/30 : 초강추.


* 추가(부연) (혹 관심있는 독자께선 아래 댓글 링크 참조하시길... ;;; )
http://minoci.net/674#comment14933


Footnote.
  1. 물론 할머니의 싸가지 손녀는 대도시의 싸늘함이나 노인의, 부질없는 외사랑이 갖는, 고독을 암시하고 있기는 하다.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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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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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이니돌 2008/12/01 19:09

    문득 '일본인인가? 유럽인인가?'라는 제목을 보니 예전에 어느 분이 블로그로 하야오 영화에 숨어있는 인종 차별, 혹은 백인과 서양 문화에 대한 광적인 사랑(?)을 분석했던 것이 생각나네요.

    해당글은 찾지 못했지만 검색을 조금 해봤더니 이런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조금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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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01 19:26

      앗, 레이니돌님~!
      간만입니다. ㅎ

      오, 그렇군요. : )
      저로선 좀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생기네요.
      좀 억지스런 주장이나 관점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거든요. ㅎ
      링크가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추.
      어떤 키워드로 검색하셨는지도 살짝 궁금하네요. ^ ^

    • 레이니돌 2008/12/01 20:42

      검색에 잼병인 제가 찾아본 것이니 알려드리기도 뭣할 정도로 민망한 수준입니다.

      대신에 검색하다 이런 글을 발견했답니다. 예전에 봤던 그런 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미야자키 하야오와 인종차별을 직접적으로 엮어 글을 쓰신 분들이 꽤나 보이더라구요.

      http://knura.new21.net/Lit/prosa/miyazaki.htm

    • 민노씨 2008/12/01 22:20

      검색에 잼병이라니...ㅎ
      농담이 지나치시네요.

      소개해주신 글은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본문에 소개해야겠네요. : )

  2. 행복지킴이 2008/12/01 19:31

    이거야 원,민노씨 블로그 찾아다니느라 다른 걸 못하겠네...^^
    하니에는 방명록도 없고, 들렀다는 흔적도 없고.....
    글을 읽고보니 하야오의 에니메이션에서 흑인을 본 경험이...있긴 있는 것 같은데 어디에서였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군.
    아마도 메이지유신때부터 일본인에게 뿌리깊게 박혀있는 백인우월주의 때문이 아닐까?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12/01 19:36

      앗, 행지형님. ㅎㅎ

      항상 마음으로는 자주 가야지 가야지...하면서도...ㅠ.ㅜ;;;;
      앞으로는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언제 쐬주라도 한잔 해야죵.

      날이 꽤 쌀쌀한데, 건강 유의하시구요.
      일단 연말 오프에서 뵈용. : )

  3. kalms  2008/12/01 21:18

    음 댓글도 충분히 있는데 제 생각은 ...
    그 사람의 한계일 뿐 인종차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말이 많은 '미네르바'가 진실을 오도한다고 말하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도
    일개 블로거는 자기 생각을 말할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레이니돌'님'의 링크에서 읽었듯이 그의 유럽선망의 한계일 뿐이 아닐까 합니다.
    좀 심하게 비약을 하자면 참 여러가지 동물들이 많이 나왔는데 특정 동물이 안나왔다고 해서 그 동물을 차별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해 보입니다.
    하필 백인,황인,흑인 이 셋중 하나인 백인이 좋아서 ...
    또다른 예로 여자를 좋아해서 여자 위주로만 영화를 만든 사람이 있다면
    그를 보고 우리는 성차별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성편중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그에게 차별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그를 이미 높게 바라본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12/01 22:16

      논평 고맙습니다. : )

      1. 다만 제 글은 하야오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글은 아닙니다. 그렇게 읽으셨다면 제 표현이 부족한 탓입니다. 일단 이 점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하야오 영화의 소박한 펜으로서 하야오 영화의 걸작 중 하나인 '키키'에 대해 아쉬움이나 안타까움을 피력하는 글이지 하야오는 인종차별주의야!!라고 고발하는 글은 전혀 아닙니다. ^ ^;

      2. 이 글이 목적하는 바는 하야오를 분석하거나, 혹은 하야오 영화 세계를 정치하게 비평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은 영화라는 텍스트의 '수용자'이자 동시에 '참여자'인 관객의 입장에서 하야오 영화의 지배적인 등장인물과 그 주제의 불균형적 시선이 관극행위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을지를 그저 소박하게 추론하는 글입니다.

      3. 차별적 감수성은 과도한 편애나 특정한 성향에 대한 경도에서 비롯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건 일종의 동전의 앞뒤 같은 것일 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모든 경우에 그렇다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 특히 그렇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하지만 관극행위의 관습화된 정형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에서는 어느 정도 그런 혐의(?) 혹은 영향력이 없지 않다고 평가합니다.
      물론 이것은 매우 주관적인 평가이고, Kalms님의 관점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전제에서의 평가이지만요.

      가령 로라 멀비가 그의 논문 [시각적 쾌락과 내러티브 시네마]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영화에 내재된 카메라의 관점(관음주의와 페티쉬즘)은 얼마든지 관객들의 관극틀(좀더 확장해서 이야기하자면 세계관이겠죠)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봅니다. 이 가설은 페미니즘 영화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저는 그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꽤나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하는 편입니다.

      이를 어느 정도 긍정하신다면 동물 비유나 미네르바 예시는 좀 (말씀하신 것처럼) 그 비약이 과하거나 적절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미네르바에 관한 예시는 솔직히 좀 이해가 안됩니다.. ^ ^;; 나중에 혹여 다시 오실 기회가 계시면 풀어주시면 좋겠네요.

    • kalms 2008/12/03 11:46

      제가 좀 공격적으로 썼습니다. 죄송합니다.
      나름 스스로를 돌아보는 중인데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뭐 결국 전체적으로 의견이 맞서는 건 아니네요.
      그리고 지적하신 것처럼 미야자키도 모르고 하는 행동이 아닐 것이라는 것도 말이 됩니다. 또 다른 댓글 속에 이미 충분히 지적 받았고 해명도 했다는 글도 보았습니다.
      해명을 듣고도 그랬다면 뭐 ... 차별적이다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네요. 네, 그렇죠 해명을 듣지 않았어도 평가는 할 수 있죠. 제 뜻도 그렇습니다. 저는 일개 댓글러이고 민노씨님도 충분히 제 입장에서는 미야자키와 동급입니다. 잡설이라고 빠져나갈 구멍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문자그대로 빠져나가는 것일 뿐이겠죠.

      제가 강한 (또는 심한) 비유를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제 논리의 부족에 기인한 것 같다는 생각을
      최근에 와서야 하는 중입니다.
      그런데도 잘 안 고쳐지네요.

    • 민노씨 2008/12/03 21:15

      얼마든지 반론이나 공격적인(?) 논평은 환영입니다. : )
      그것이 근거를 갖고, 또 솔직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면 저에게도 많은 보탬이 되는 것이니까요.

      일개 댓글러라뇨... ^ ^;;
      저도 일개 블로거일 뿐입니다.
      댓글을 통한 대화에서 댓글러와 블로거는 완전히 동급이고, 어떤 대화에서도 권위나 권력의 위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블로거는 블로그의 댓글에 관해 일정한 원칙과 관리 정책을 세울 수 있기는 하지만요.

      추.
      '잡설'이라고 한 것은 제가 다른 댓글 대화에서 제 글을 '잡문'이라고 하신 것에 대한 지적인가요? 아니면 kalms님 논평을 스스로 겸손하게 표현하신 것인가요? ^ ^;; 좀 헷갈려서... (혹 나중에 들르시면... )

    • kalms 2008/12/05 11:58

      여기다 댓글을 다는 게 맞는 것 같군요.
      (오늘도 일부러 이 글에 들렀습니다. 혹 댓글이 달렸나 해서요 ^^.)

      원문에는 '잡문'이었는데 제가 읽으면서 번역을 했나 봅니다. '잡문'과 '잡설'의 차이는 없다고 보시면 되겠죠?
      지적이라는 단어는 제 의도가 아닌 거 맞죠?
      지적이라고 느끼신 게 제 책임도 있겠지만,,
      결국 제 글에 대한 선입견도 작용을 했겠고,,
      선입견이 생기게 한 것 역시 제 책임이 있겠지만,,
      그렇지만,,
      제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 민노씨 2008/12/07 16:05

      또 와주셨군요, 반갑습니다. : )

      댓글은 어디에 남겨도 크게 상관없구요, "지적"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제 쪽에선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 쓴 것은 아니라서, 그저 가볍게 생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

      언제든 가볍게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전해주시면 제 블로깅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저 가볍게 제 입장과 해석에 이견이나 혹은 보충할만한 것들이 떠오르시면 '도움'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 리카르도 2008/12/01 22:06

    저도 미야자끼 하야오의 애니가 좋아서 모조리 다 챙겨봤습니다. 한때 거기에 푹 빠져 살기도 했었습니다만.. 볼때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건, 미야자끼가 잘팔리는게, 메이지 유신때를 배경으로하기 때문이라는겁니다

    말씀하신대로, 애니에 나오는 그 세상은 서양도 아니고 동양도 아닙니다. 왜냐면 세상은 서양이긴 하나 그속에 동양인들도 꽤나 많이 나오거든요.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중요 인물 특히나 주인공등은 아시아인들이고 사회전체적 배경은 서양이라는걸 알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본이 개화기때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세상이 서양화되어갈때
    그속에서 동양적인 정서에 향수를 느끼는 인간의 삶을 그대로 그려낸것이라고 할수 있죠.

    뭔가 대단할것만 같지만.. 알고보면 그 모든게 결국은
    개화기의 향수에다 초인류적인 휴머니즘을 섞은것이더군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12/01 22:28

      리카르도님 정말 오랜만에 논평을 주셔서 반갑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흥미롭고, 과감한 논평을 주시니 더더욱 고맙네요.

      논평하신 바에 대해 상당히 공감하면서... 역시나 미야자키 영화의 매력이랄까, 그토록 사랑스런 생동하는 비약과 비행의 이미지들이랄까...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거절하기 힘들다는 생각도 듭니다. ㅎㅎ

  5. 의리 2008/12/01 22:29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겠군요. 그저 평화롭게만 봐놔서. ㅎㅎ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12/01 22:59

      저도 기본적으론 평화롭게 봤습니당. ㅎㅎ

  6. rururara 2008/12/01 23:15

    미야자키 하야오가 흑인을 에니메이션에 그리지 않는 이유는, 색감이 살지 않아서 그리지 않는다,라고 알고 있어요. 피부가 흑색이니, 눈썹이나 코, 입색이 흰색이 아니라면 명도차가 작아서 눈에 팍- 들어오지 않을테니까요. 흑인을 그리지 않는다는 이유를 예전부터 지적받아 온 것으로 아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지 않는 것을 보아서는 그도 자기 스타일이 무척 강한 사람인 것 같아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12/01 23:24

      오, 그런 항변(?)을 미야자키가 했나요?
      알지 못했던 사실인데, 보충 논평 주셔서 고맙습니다. : )

      다만 그렇게 효과적인 항변은 아니라는 생각도 살짝 들어요.
      흑인을 표현하는 살색은 검정이라기 보다는 갈색에 가깝지 않나 싶어서... 그리고 그저 인식 가능한 정도로 얼마든지 흑인종에 가까운 유색인종을 표현할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가령 다른 작가의 작품입니다만, '나디아' 같은 경우는 거의 인종적으론 흑인의 살색에 가깝지 않나요? 물론 얼굴은 '만화' 그 자체지만요. ㅡㅡ;

      관객들의 일반적인 벙찜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쉰들러의 명단'에서 붉은 옷을 입은 아이가 (다소 황당하게) 등장하는 경우, 즉 그런 영화 전체적인 시각적 조율이 필요한 상황은 얘기가 다르겠지만요.

  7. LieBe 2008/12/02 00:33

    민노씨께서 이런 소감을 올려주시다니...처음엔 비평을 위한 텍스트인가 하고 두번 읽었습니다. - 행여 이런걸 노리신지도.....OTL

    기실 미야자끼 하야오에 대해서는 그의 널리 알려진 작품 만큼이나 그의 성향에 대한 분석과 작품에 깃들여진 그의 생각이 많이 비평되었고 텍스트들도 숱하게 많기에 설마 민노씨께서 이런걸 안읽어보시지는 않으셨겠지......하는 생각에...ㅡ.ㅡ;;;;;
    (뭐 이렇게 그런 미야자끼라는 인물에 대한 기본적인 독서도 안했냐는 식의 리플을 다는 저는 영화의 영짜도 모르는 사람이라 말하면서도 땀 삐질.... 그저 저페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을뿐..OTL)

    뭐 지금껏 농담이고요....^^
    기실 사회주의로의 지나친 편향과 근대화시기 유럽의 노동계급의 현실을 껍데기만 핥은 유토피아 지향의 근시안이라는 비판도 받고 미야자끼를 읽는데 중요한 키워드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기는 한데....
    제 생각엔 미야자끼 뿐 아니라 그 당시 일본인들의 서구 문명 - 특히 백인문명 - 에 대한 지나친 환상과 칼과 국화로 표현되는 탐미주의의 지나친 표현력에 지나지 않지 않나 합니다.
    딱히 그것을 문제 삼을것도 없고 그저 시대적, 민족적, 개인적 취향이 깊게 배어난...

    - 이상 뻘리플이었습니다....ㅜㅜ

    perm. |  mod/del. |  reply.
    • LieBe 2008/12/02 00:37

      쭉 읽고 나니 리카르도님의 리플을 동어반복한 셈...ㅎㅎㅎ
      기실 하야오의 세계는 근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이 뒤죽박죽 섞인 이상향이라는 비평만은 확실하게 그를 읽는 코드 중 하나인거 같습니다. (많이 거론 되는 주제기도 하고요.)

    • 민노씨 2008/12/02 09:54

      앗, 지송...;;;
      이 글은 http://minoci.net/674#comment14933 에서 말씀드린 그런 취지로 쓰여진 그냥 가벼운 단상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론 리뷰와 프리뷰 중에서 프리뷰에 가까운, 거기에 잔상들을 엮은 그런 잡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

      '제페니메이션'이라는 표현을 쓰시는 것으로 보아, 혹 (종이) '키노' 독자셨나요? ㅎㅎ
      제가 키노의 꽤 열렬한 독자였던 시절이 몇 년 있었는데 말이죠.
      창간호부터 몇 년 동안은 거의 빼놓지 않고 구입해서 보관하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좀 시들해지더라구요...

      추.
      이게 언젠가부터의 습관인데요.
      어떤 영화에 대한 글을 쓸 때 그 영화에 대한 다른 글은 일단은 읽지 않는 편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편견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는 그런 강박적 사고 때문에...;;;; 그래서 다른 분들이 훨씬 더 정교하고, 풍성하며, 깊이있게 이야기한 주제에 대해 어설프게 이야기하는 잡문이 자주 생겨나곤 하는겁니당. ㅎㅎ

    • LieBe 2008/12/02 11:43

      하핫....
      당연히 민노씨께서도 일상의 단상을 적으실수 있는건데..
      짧은 감상이나 여타의 그런 류....
      묘하게도 민노씨께 가지게 된 선입견이랄까? 그런게 주제를 하나 가지면 그에 대해 상당히 생각을 하고 진지하게 접근을 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개인적으론 그래서 상당히 멋지게 생각을 한건데...본의 아닌 태클 같이 비춰졌을까 심히 무안합니다.
      그런 저는 블로그에 주제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어떤 글이라도 막 적으면서 말이죠...ㅎㅎㅎ
      좋은 쪽으로 봐주세요....^^;;;;

      그리고 영화나 기타 등등 뭐 제가 아는 바가 원체 없기에 기회가 생기면 가리지 않고 다 보는 편입니다..
      키노는 상당히 좋게 본 잡지기도 하고요..

      저도 어떤 영화를 보게 되면 간단 감상평을 많이 남기는데 -사전 정보를 저도 꺼리는 편... 영화를 본 직후에 한두시간은 꼭 인터넷을 싸그리 뒤져봅니다.
      특히 보통 사람들의 블로그의 리뷰 같은걸 즐겨보는데 보면 참 사람들은 다양한 생각을 하고 사는구나...해서 즐거운 경험을 자주 해요.

    • 민노씨 2008/12/03 21:09

      실은 제 입장에서는 독자나 블로거벗들께 가장 많이 오해(?)받는 것 중 하나가 '진지하다'라는 이미지인 것 같은데요. 물론 저는 '가볍게 진지하자'를 모토(?)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실은 진지하다와는 거의 상관이 없는.. ㅡ.ㅡ;; 멋대로주의자에 가깝고, 대책없어주의자에 가깝기 때문에...;;;;;

  8. JNine 2008/12/02 01:46

    흐...미야자키 하야오 뿐 아니라 일본에서 힘좀 쓰고 인기좀 끌었다 싶은 작가들은 '환상속의 중세 유럽'에 대한 동경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소재면에서 그게 잘 먹히거든요. 거기에 작가가 약간의 주제의식을 가지고만 있으면 '명인'이나 '장인'의 반열에 오르지요. 다른 분들 논평도 공감 90%이상이네요.

    일본이 되고 싶어했던 1800년대 말 1900년대 초의 서구 열강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이상한 뒤틀림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작품 자체가 재미있으니...벼랑위의 포뇨를 기다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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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02 09:55

      말씀처럼 독자들의 논평 때문에 저로선 많이 배우게 되네요. : )
      그런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나 너무도 매혹적이기 때문에...;;;

  9. 쿨짹 2008/12/02 03:38

    미야자키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에요. 저도 엄니가 너무 유러피안 룩을 갖고 계셔서 좀 혼란스러웠었죠. 그 외에도 많이... 이런저런 의문 점이 있었지만...

    결론은 특정한 시공간이 중요한 영화는 아니라는 거였어요. 언더라잉 메세지가 마음에 들었던 영화... 그래서 보고나서 기분이 좋아졌던 영화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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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02 09:57

      ㅎㅎ
      그렇죠, 보고 있으면 행복감이 밀려오는 그런 기분 좋은 영화죠.
      이 영화에 그런 본질적인 매력이 없었다면, 이런 이야기들도 별 다른 감흥이 생기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0. k 2008/12/02 04:51

    지엽적인 얘기입니다만, 마녀 배달부 키키의 작화 배경은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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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02 10:04

      아, 그렇군요. : )

      레이니돌님께서 소개해주신 링크을 따라가면, 공간적 배경에 참조한 지역이 '스칸디나비아 반도'라고 언급되어 있는데, 이견(?)이 있는 영역인가 보네요.

      보충 논평 고맙습니다.

  11. 민노씨 2008/12/02 10:06

    * 댓글 링크 부연 참조로 본문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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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silent man 2008/12/02 15:55

    위에 레이니돌님이 링크한 글을 보니, 제가 '미야자키 하야오론'이란 책을 갖고 있단 사실이 퍼뜩. 내용은 어째 기억이 잘 안 납니다만.
    -_-;;;

    좌우간 키키는 아직 못 봤습니다. 붉은 돼지도 못 봤고...이런 제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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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03 21:11

      하이커님 간만에 와주셨고만요. ㅎ
      요즘은 재미가 좋으신지 모르겠네요.

      붉은 돼지...
      저도 본지가 오래되서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처음에 코미디인줄 알고 봤다가 로맨스(전적으로 그런건 아니긴 하지만요)인 걸 알고 얼마나 황당(?)했던지요. 물론 기분 좋은 황당함이긴 했지만요.

  13. nooe 2008/12/04 07:49

    좀 뜬금 없는 이야기인데요.^^;

    일본이 유럽에 준 영향도 만만치 않답니다. (제가 알고 느끼는 것은 대체로 프랑스일뿐이지만요. 나머지는 주로 미디어를 통해서만..^^;) 특히 한국 사람들은 인정하기 싫어하는 부분일텐데요. 일본 문화는 크고 힘이 있습니다.

    라디오나 텔레비전 혹은 학교, 강의 등등에 나오는 작가나 예술가 전문가 교수 등등 많은 분들이 일본 문화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실질적으로는 일본 만화나 게임이 훨씬 힘이 크지만요. 문학, 예술, 철학 쪽의 일본 문화의 힘도 엄청납니다. 유럽 문화에 결코 뒤지지 않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일본 문화를 동경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고요.

    무엇보다도 교류의 빈도와 정도, 깊이 등이 넓고 두텁다는 것. 문화라는 것도 역시 소통하며 변화하고 발전하고 뭐 그런다는 것. 그런 과정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것에 있어서 일본문화는 계속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다는...

    음...현실이란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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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04 21:36

      저도 그렇다고 이런 저런 간접적인 매체들(주로 신문이나 방송이겠죠)을 통해 일본의 문화적 위상에 대해선 종종 들은바 있습니다.

      영상(애니메이션, 만화까지) 쪽에서만 한정한다고 해도 구로자와는 헐리웃의 스필버그나 루카스 등에, 야스지로는 유럽의 작가주의적 경향에 굉장히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알고 있습니다.

      만화 경우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이토 준지와 후루야 미노루입니다. 이노우에의 '배가본드'도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이고, 물론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들도 굉장히 좋아하죠.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의 영화들에도 일본문화의 흔적들은 적잖이 반영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실례로 '희생' 같은 걸작에도 일본풍의 의복양식을 주인공 시인이 입고 있었던 것 같구요. 이런 예시들은 굉장히 많겠죠...;;;

  14. Jerohm 2008/12/08 02:19

    어쩌다 흘러들어와서 눈팅 잘 하고 갑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 왜 흑인이 없을까 의아해하곤 했는데, 저만 이렇게 생각했던 게 아니었군요! 반가워서..ㅎㅎ 주인장 님의 '취향'에는 마녀배달부 키키보다는 폼포코 너구리대작전이 어울릴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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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08 23:27

      어찌어찌 이런 누추한 곳까지 흘러오셨고만요. ^ ^
      눈팅도 고마운데 이렇게 댓글까정...
      반갑습니다. ㅎㅎ

      추.
      [헤이세이 너구리 대작전]는 예상하신 것처럼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다만 '키키'도 정말 사랑스러운 영화이긴 하지만용. ㅎ

  15. 더조은인상 2008/12/10 02:35

    10여년전쯤 몰입하게 만드는 완성도에서 충격으로 다가왔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바로 이어서본 원령공주를 볼때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개인적으로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토토로였습니다. 아이덕분에 수십번은 본듯...
    국내에서 개봉전인 포뇨는 아이와 같이 보러가기로 했는데 기대하는중이고..마녀배달부 키키는 아직 못본것 같기도(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앞부분을 보다가 무엇때문인지 중단했던듯...) 토토로는 하야오의 작품중에서는 일본적인 정서가 강하긴하지만 어린시절에 한번쯤 경험했음직한 부분이 감동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기도 한듯합니다.

    지금은 많이 희석되긴 했다지만, 아직도 유효하다 할수있는 부분이 실질적으로 남아있는 현재 상태임을 감안하더라도 일본을 대놓고 무시하는 것은 전세계에서 한국인뿐이라는 이야기가 귓가에 맴돕니다.

    일본에 대해선, 성리학이 동아시아의 학문의 주류였던 시절에 중국과 한국에서 발달한 것과 다르게 김용옥이 이야기한 자연(스스로그러함)의 상대적 대척점에 위치한 작위(作爲)론의 발달이 아직까지도 가장 강하게 다가왔습니다.(이어령이 집필한 축소지향의 일본인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국인은 집밖의 자연이 정원인데 일본인은 집안에 정교한 정원을 구축할려는 경향이나 꽃꽂이등의 발달을 예로들면서..) 이런 사고방식은 근대 서구문명이 특히 근대과학이 이룩한 것들을 극동아시아에서 가장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는 토대였다는 흥미로운 분석이기도 했지요.(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부분은 이러한 서구 근대문명은 현재의 시공간에서 과학적 성과를 필두로 물질문명을 꽃피우긴 했지만 인류역사를 전반적으로 볼때 짧은시간의 우연성이 강하게 개입한 사건일수도 있다는 시각이 전제되어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외의 문명이 아주 훌륭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즐거운 연말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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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10 15:41

      풍성한 논평에 감사드립니다.

      관련해서 연상되는게 '일본식 표현에 대한 극단적인(?) 거부감' 같은 것입니다. 이것이 이상한 이유는 '영어식 표현에 대한 상대적인 호감'에서 비롯한 것인데요.

      그러니 영어 표현에 대해선 그토록 호의적이면서, (아무리 식민지 역사의 아픈 체험을 상기하더라도) 일본어 표현에 대해선 무슨 대단한 매국노인양 깜짝 놀라면서 지적하는 태도에 대해선... 뭐랄까 그런 역사적 배경에 대해, 그 역사를 통해 형성된 자연스런 감수성에 대해 깊이 공감하면서도...(그러니 저 역시 일본식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쩐지 좀 이율배반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길 없습니다...

      더조은인상님께서도 따뜻한 연말연시되시길... ^ ^
      저는 이번 겨울도 좀 추울 것 같네요...;;;

  16. 이정일 2008/12/10 23:53

    저도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일본 애니메이션에는 국적 불명의 등장인물이 참 많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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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11 00:10

      ㅎㅎ
      국적불명의 등장인물..ㅎㅎ
      간결하고, 탁월한 표현이네요.

      위에 논평을 주신 많은 분들의 지적처럼 서구문화에 대한 경도랄까...
      그런 것이 반영된 결과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17. 손윤 2008/12/11 21:02

    하야오 작품에 흑인이 등장하지 않는 것 때문에 이전부터 말이 많은데 ,,, 그 이유는 위에 어떤 분이 적었듯이 색감 문제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 하야오가 유럽을 배경으로 동양인과 유럽인이 어우러져 있는 것은 국적 불명이 아니라 저 시대의 하야오의 사상적 모태가 소비에트에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에트가 무너진 후에 하야오가 상당히 충격을 먹고 벙쪄있다가 모노노케 히메부터였나 새로운 대안을 찾아서 그걸 강조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썩 마음에 들어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 하야오의 작품을 한국에서는 영화 평론가도 그렇고 상당히 오해하는 게 그가 동화적인 세계를 그리고 있다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얼핏 보면 그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가 그리는 세계만큼 극 현실적인 세계도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든 일전에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쓴 것이 있어서 트랙백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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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12 02:36

      ㅎㅎㅎ
      아껴두고 있다가 이제야 답글을 남깁니다. ㅎㅎ

      언젠가 레디앙에서 '세계의 사회주의자들'(정확한 제목이 맞나 모르겠네요)란 연재에서 미야자키 하야오를 다룬 것 같다는 기억도 얼핏 나네요.

      다만 저같은 소박한 수용자의 입장에서는(그러니 독자반응비평적 관점이랄까..;;; ) 미야자키의 심리적인 배경보다는 그 텍스트에 표현된 물적 현실태를 보고 그저 자신의 심리적 환경에 그 텍스트를 투영시키는 것이 상식적(?) 혹은 보편적(?)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니 '색감'과 '소비에트'의 문제는 뭐랄까... 그게 물론 존중될만한 이유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저로선 다소 여전히 갸우뚱하게 된달까요?

      모노노케 히메는 저는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들 가운데 하나인데...
      손윤님의 평가는 좀 의외네요.
      그래서 더 흥미롭습니다.

      손윤님의 글, 아까 살짝 통독하긴 했는데...
      다시한번 찬찬히 읽고 관련글을 써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
      물론 제가 워낙에 과문해서 그럴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대단히 감솨~!!!

  18. 손윤 2008/12/11 21:05

    무슨 문제인지 몰라도 트랙백을 보낼 수 없다고 하네요 ... ㅠㅠ

    http://www.chirashism.com/4

    http://www.chirashism.com/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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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12 02:37

      이상하게 티스토리 쪽에서 오는 트랙백은 죄다 튕겨네네용...ㅠ.ㅜ;;

      수동 트랙백 고맙습니닷!!!

  19. rilla 2008/12/15 09:59

    최근의 그의 신작을 두고 사람들의 극단적 반응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하야오의 신작을 다운받고자 기다리는 입장에서!! ㅋㅋ. 보면,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이나 보여주고 싶은 것이 넘쳐서 표현될 경우엔
    그나마 감동의 비율이 조금 높아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

    즉, 키키는 뭔가 하울 식의 억지가 약간 보이고,
    그에 비해 붉은 돼지와 코난은 돌아버릴 정도의 감흥을 주기땜에
    다른 틈!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식의.. 그런 느낌.

    그래도 포스팅일지라도 컴텨 화면에서 하야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은
    기쁨입니다.

    참고로 현재 제 메인은 토토로이고, 아이구글 화면은 아니메임다. 쿄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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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8/12/15 15:32

      조교수님 : )

      하야오를 무척 좋아하시는군요. : )
      그런데 "다운"이라고 말씀하신 건... 비유인가요? ^ ^;;
      요즘 워낙에 저작권법(솔직히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법률이라고 생각하지만요.. )이 워낙에 기승(?)이라서 말이죠...;;;

  20. Hyeon 2011/04/16 06:16

    이리저리 떠돌다가 우연히 들렀는데, 민노씨의 흥미로운 글 정말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지막 덧글이 2008년인 것으로 보아 저는 뒷북을 쳐도 한참 뒷북이군요^^; 그래도 이 근사한 토론의 장에 끼어보고 싶어서 한 글자 남깁니다.

    일단은 제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단한 팬이라는 것을 미리 알리고 싶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미야자키의 어떠한 매력에 어떤 방식으로든 매료되어 계시겠지요^^ 제가 그의 작품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미야자키 팬들과 같은 이유일거라 생각해요. 그의 작품만이 만족시켜줄 수 있는 우리의 소녀적/소년적 감성 때문이 아닐까요. 저 역시 그의 국적불명 배경과 등장 인물에 대한 질문을 가져본 적이 있습니다. 어디에선가 토토로(88)는 이제껏 국적불명의 애매모호한 작품만을 만들어온 미야자키에 일본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의미로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얼핏 읽은 적이 있고요. 그의 작품들은 미야자키가 지나친 서양 문화에 대한 열광주의와 인종차별주의에서 쉽사리 헤쳐나오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했지요.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싶습니다. 미야자키 뿐만 아니라 한국/일본을 포함한 동양인들, 특히 그의 세대를 살아온 일반인들의 의식 속에는 누구든지 조금의 서양문화가 세련되었다는 무의식적인 동경이나 그에 따른 열등주의, 그리고 희지않은 살결에 대한 막연한 부정이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요? 누구든 "나는 아니야. 난 달라"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저 역시 그래요;) 우리는 그런 사회에 공공연한 가르침과 의식에 영향을 받고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사회의 현상이지요. 저 또한 그런 사상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쉽사리 고쳐질수 없는 지극히 존재하는 '실제'임을 인정하고 말아요. 저는 미국에서 유학한지 꽤 오래되었고, 자연스레 실제 존재하는 인종차별주의를 꽤 자주 목격하게 되곤 한답니다. 씁쓸하지만 현실이지요.. 따라서 제 결론은 그런 '현실'적인 사람들의 취향과 경향을 충실히 고려한 끝에 만들어낸 미야자키의 마법같은 세상은, 우리의 그러한 취향과 경향을 충실히 고려했기에 더욱 달콤하게 느껴지는게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인기도 따라온 것이겠지요. 그렇지 않았더라면 오늘날의 우리가 사랑하는 미야자키의 작품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그의 국적불명주의를 함께 사랑해주고 서포트해주었기에 그의 걸작들이 계속 동서양, 현제와 과거를 넘나드는 판타지 속에서 탄생할 수 있었던 거겠지요. 저는 미야자키가 "우리가" 보고싶어하는 것만 골라서 보여주고 있는, 손자손녀의 작은 손을 잡고 눈이 돌아가도록 화려한 사탕가게 안의 인자한 할아버지가 아닐까도 생각해봅니다ㅎㅎ 저는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국적불명적인 면을 안타깝게도 생각하지만, 그의 그런 점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의 작품들은 저에게 마법같은 상상력으로 깨지 않아도 되는 꿈을 꾸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존재하지 않는 마법의 세계라면 굳이 현실에 존재하는 국적이라든지 인종이라든지가 판타지 세계에서조차 반영될 필요가 있나- 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미야자키의 작품에 나오는 그 사랑스런 등장인물들이 백인이라고도, 동양인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굳이 칭하자면 미야자키人들이 아닐까요? ㅎㅎ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종들이라고 생각해요. 그저 현실에서 조금 달아났기 때문에 더 꿈같은 이야기들이 될 수 있었던 거지요.

    -이상 저의 짧은 소견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절대 죽지않았으면 하는 이 세상의 100인을 꼽으라면 미야자키를 강력 추천하고 싶네요! 지친 일상을 살다보면 그의 매력적인 마법 세계가 그리울 때가 있거든요^^ 활력소같은 존재가 되어주는 것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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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1/04/18 16:52

      "미야자키人"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네요. : )

      요 며칠, 아니 묘 몇달 블로깅에 몹시 게을렀는데, Hyeon님의 풍성한 논평과 감상을 담은 댓글을 접하니 블로깅하는 그 처음 이유들을 떠올리게 되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찾아오신다면, 가볍게 논평/단상을 남겨주세요!

  21. Dan 2012/07/03 11:59

    마녀로서 키키네 혈통이 왜 약해지는지, 왜 나는 법을 다시 깨우치고 나서도 고양이와 이야기를 못 나누는지 궁금해서 검색하다 여기까지 흘러왔네요 :)
    잠깐이긴 하지만, 저도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제 의견도 여기 살며시 올려놓고 갈게요^^;
    참고로 전 미야자키씨에 대해 거의 모릅니다 :(

    1. 다른 분들이 말하셨다시피, 미야자키씨가 흑인이나 흑인문명에 대해 평균 이상의 편견을 가지고 있긴 힘들다 봅니다. 오히려 편견이 없기 때문에, 미야자키가 흑인을 작품에 집어넣지 못하는 것이 아닐지요. 홍인들을 집어넣지 않는 것과 같이요.
    즉, 단순히 미야자키씨는 흑인들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아닌지요.
    그가 백인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그 자신은 그 "편견"이 "사실"이라 믿을테니 자신있게 작품에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흑인들이 말하는 방식이나, 그들의 옷차림. 무엇보다, 그들의 주거공간등에 대해 미야자키가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모른다면, 집어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모르니까 사실에 바탕한 상상력을 뽐낼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조사, 계획, 그리고,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거쳐 흑인을 집어넣는다고 해도, 그것을 반길 사람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목표 관객은 일본인일테니까요.
    2. 어느 분이 지적해주셨다시피, 검은, 무채색 계통의 색은 지브리스튜디오가 컴퓨터를 안 써가면서까지 표현하려는 '투명감 있는 색'에 반대됩니다. 굳이 안 쓸 필요까지는 없지만, 우울한 효과를 주는 무채색을 사람의 살에 칠하기 싫은 지브리 색채설정팀의 취향이 아니련지요. (뭣하면 스크린 샷 중에 하나를 골라, 키키를 갈색으로 칠해보세요. 느낌이 확 달라집니다)
    3.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어느 도시를 배경으로한 곳에 관객이 일본인이니 일본인까진 넣을 수 있다 해도, 갑자기 까만 사람을 넣으면 관객은 이질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 위험부담을 줄이려고 한 것이 아닌지도 생각해봅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천공의 성 라퓨타나 토토로등을 보았을 때, 미야자키 개인과 친밀한 공간은 동화속 유럽이나 일본 시골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의 상상력이 터를 잡고 필 수있는 공간은 그에 한정돼있지 않을련지요. 굳이 그걸 넓히려는 마음도 없고요. 전 미야자키의 공간속에서 굳이 아프리카까지 안 가더라도 이집트, 이스라엘, 미국 원주민들의 문화도 볼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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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2/07/03 18:10

      오랜만에 장문의 댓글을 만나니 그동안 꽁보리밥에 물만 말아먹다가 오랜만에 고기반찬에 쌀밥 먹은 기분이네요. 물론 모든 댓글이 그 길이와 상관없이 소중하고 고마운 것이지만요. : )

      아까 찬찬히 읽어보고, 아, 그럴 수 있겠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을 경청했습니다.

      정겹고, 따뜻한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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