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위 사설로 촉발된 논쟁이(한창? 이란)다.
소유유 블로그에 갔다가 이제야(오늘 새벽) 알았다. 간단히 쓴다.
1) 전직 대통령의 정치활동은 전적으로 금기시되어야 하는가?
존경받는 전직 대통령의 전통이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 현실에선 전직 대통령들 스스로 좀더 조심스런 태도로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는 게 바람직하다.
친노 인사들은 정치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그들이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든 안 하든 그건 스스로 결정할 문제고, 나중에 국민이 판단할 문제다. 다만, 전직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세 결집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적절치 않다.
- 한겨레 사설 중에서
위 문장들이 핵심 주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렇다.
전직 대통령은 정치활동(이라고 의심될 수 있는 활동까지 포함해서) 하지 마라. ㅡ.ㅡ;
2) 이 '게시판'은 민주주의 2.0이 맞나?
3) 이 '게시판'은 과연 성공하겠나?
위 논점을 다룬 미디어오늘의 '누리꾼 인용' 기사를 보자.
위 기사는 일견 한겨레 사설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사 말미에 '전망'을 겸한 한겨레 사설 옹호론을 예시하면서 균형(?)을 맞춘다.
나는 전자, 전직 대통령의 정치활동에 대한 (마치 그게 상식인양 당연하게 언급되는) 금기가 정당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사설에서는 의도적으로 누락되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니 이 질문은 민주주의 2.0 사이트가 어떻게 굴러갈 것인지를 '전망'하는 것보다 선행해서 마땅히 질문되어야 하는데, 그게 생략됐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이것은 정치활동 재개가 아니다"라고 변명(?)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가 한겨레 사설에는 없다. 그리고 나는 그게 좀 궁금하다. 사설은 그냥 마땅히 그렇다는 식이다.
한겨레 사설에서 제시한 논거라는게 그냥 당연히 그렇잖아라는 식의 선언이거나, 국민감정(ㅡ.ㅡ;)에 대한 막연한 추정이다. 가령 이런거, "얼마 전 노 전 대통령 핵심 측근 두 사람이 골프장에서 사돈을 맺고, 노 전 대통령은 결혼식 주례를 보고, 친노 인사들이 대거 집결한 걸 보면서 많은 국민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게 무슨 논설인가? 이건, 이런 말은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조중동 사설에서 자주 나타나는 논리(라고 하기에는 좀 뭣한) 전개방식이다.
한겨레 사설는 문제제기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나, 상황판단이 생략된 선언적이고, 감상적이며, 예언적인 동어반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논리구조는 이렇다.
왜냐하면 국민들이 나쁘다고 할 것 '같으니까'
국민들은 그게 왜 나쁜지 뻔히 알고 있으므로 '나쁘다'에 대한 설명은 생략.
그런데 나 같은 무식한 국민들은 그게 왜 '당연히' 나쁜지 잘 모르겠다.
물론 이런 생각은 든다.
광주학살을 비롯한 그 무수히 많은 정치적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전두환이나 노태우 같은 이들이 아직도 떵떵거리면서 29만원으로 골프치며서 간간히 뉴스에 등장하는 그 '섬뜩한 코미디'는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정의는 상식적인 시민들의 수중에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파워엘리트들의 손아귀에서만 존재하는 '신비로운' 권력 미학일 뿐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러니까 대외적으로 전노정권에 대한 정치적 정의(쉽게 말하자면 역사적인 복수)가 실현된 바 없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아주 막연한, 주술같은 '부정적인 선입견'이 정당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2.0'은 이제 무슨 세일 구호같다.
여기에는 이제 어떤 감동도, 어떤 울림도, 어떤 실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각설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2.0의 바로 그 '2.0'을 표방한다는 건데 그 형식이 '게시판'이라는 건 좀 의외다.
물론 게시판은 죽은 형식, 블로그는 장땡.
이런 소리 할 생각 전혀 없다.
그래도 좀 이상하다는 거지.
'민주주의 2.0'은 그 표피적인 얼개만으로 거칠게 인상비평하자면, 좀 심하게 어처구니 없는 수준이다.
대충 이런 모습이다.
RSS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무슨 2.0이라는건지 알 길 없다.
트랙백도 당연히(?) 안되고, 그냥 게시판에 '모여서' 토론하라는 것 같다.
그러니까 민주주의 2.0은 그냥 요즘 유행이라니까 '2.0'을 그냥 광고문구처럼 차용하고 있다고 밖에는 평가할 수 밖에 없겠다.
제일 한심한 건 이런 화면을 만났다는 거다.
사이트 바닥에 있는 '약관 / 이용안내 .. ' 등의 링크를 클릭하면 이런 친절한 화면으로 안내해준다.
난들 알겠나.
솔직히 난 이 게시판의 성공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래도 성공하길 조금은 바란다.
노무현과 그 일당들(이건 우호적인 표현이다. 딴지 반사)이 조중동과도 좀 제대로 싸워주고, 이명박 정부의 대언론정책, 대포털정책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공론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블로거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뭐 그러면 나쁠거야 없잖나, 싶은 그런거지, 뭐.
그런데 (물론 현시점에서 거칠게 전망건대) 성공할 확률은 매우 적은 것 같다.
ㄱ. 위 미디어오늘에서 적절히 인용한 것처럼 소위 '노무현 지지자'들의 일방적인 목소리만 응집되는 공간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인다. 그러니까 '토론'과는 상관없는 공간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ㄴ. 더구나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개방적 소통기제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특히나 블로그와의 연계는 전혀 고려사항이 아닌것 같다).
ㄷ. 결정적으로 노무현 전대통령은 직접 (사이트 운영에)'참여'하는 건 아니란다. ㅡ.ㅡ; (이건 뭐 허무개그도 아니고... )
언젠가 블로거 소요유는 '노무현 대통령은 블로거가 되라'고 주문했다.
이런 이름만 '빌려주는' 게시판보다는 블로거 노무현을 보고 싶다.
추.
나는 '대추리의 기억' 때문에...
(특히 그 때부터) 노무현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참조 : http://www.hani.co.kr/arti/SERIES/57/122428.html )
* 발아점
한겨레신문의 살리에리 중후근 (소요유)
* 이 글 제목과 주소
민주주의 2.0 단상 : 차라리 블로거 노무현을 보고 싶다. http://minoci.net/603
트랙백
트랙백 주소 :: http://minoci.net/trackback/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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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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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살펴보겠습니다만...
앞뒤 취지 생략하시고 이런 홍보성 비밀댓글은 좀.. ^ ^;
추.
살펴봤는데요.
건성으로 살펴봐서 그런지 뭘하자는 플러그인인지 잘 와닿지가 않는다능...
ㅈㅓ도 노무현 블로그라면 좋을듯하네요 민주주의2.0의 모델은 합리적이지도 못할뿐더러 아고라보다도 못합니다.
그러게요.
좀 아쉬운 점이 많네요.
토론이란건 찬성과 반대입장이 토론을 하는 것인데..
저런식으로 정치세력이 있는 곳에서 한다면 당연히 자신들의 입장끼리만 놀게되고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도 않는 거죠..
자기들 끼리 놀아보라고 해봐요 'ㅅ';;
아고라 같은 경우도 아고라의 대다수의 입장의 반대대는 입장은 알바로 매도하는데 -ㅅ-;;
정치세력이 개입되면 얼마나 더하겠나요.. 아이디 영구제명이런 거 시킬지도 -_-?;;
그런데 전체로서의 담론시장이라는 차원에서는 의미있는 담론출구가 하나 더 생겼다고 호의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너무 크다는 것이죠.
노무현 하나 잡아서 일석삼조 효과를 얻는 조중동에게 새로운 먹잇감이 생긴것같네요
그 싸움이 정말 벌어지면 좀 재밌겠는데 말이죠. ^ ^;
그게 정말 제대로 된 싸움으로 벌어진다면 저로선 환영입니다.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둘러보면서 이것저것 참 아쉬운 점들이 많이 보여서 안타까웠는데, 핵심을 찔러주셨습니다.
차라리 노무현 블로그를 만드는게 어떨지, 봉화로부터의 편지 시리즈를 좀 더 확장해 볼 생각은 없는지, 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딴지일보의 독투가 그랬고, 지금의 아고라가 그렇듯이, 게시판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할 때 특정한 이해관계 없는 단발성 화제로 모이는 게시판 집단들은 결국 어중이떠중이들의 해우소가 되어버리는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보면서 기존의 토론 게시판들이 지니고 있던 위험성들에 대한 대비책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많이 아쉬웠구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지난 주말 모임은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조만간 시간 내서 연락 드리겠습니다^^;
게시판이라는 형식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닐테지만, 한국적인 이야기 생성과 소비, 그 유통이 왜 게시판이어야 하는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제 블로그가 있는 마당에, 좀 아쉬움과 함께 비판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추.
네, 연락주세용. ㅎ
진솔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한명의 블로거였으면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그게 사실 불가능하겠죠 'ㅅ';
저도 그런 걸 기대했는데...말이죠.
핸드폰 번호 없어도 가입하게 해달라고 글을 남기려했지만 로그인을 해야 글을 남길 수 있는 아픔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저도 그 로그인 시스템이 가장 눈에 거슬(?)리더군요.
어떤 필요에 의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로긴을 강요하는 태도는 '2.0'이라는 표어와는 어울리지 않네요. ㅡ.ㅡ;
아쉬운 점이 많군요. 웹 2.0 을 표방해서 이름도 붙였을텐데..
RSS 나 트랙백이 가능한 블로그형이면 더 좋았겠죠. 하지만 아직은 그런쪽 까지는 생각을 못하는듯..
블로깅 하는 사람의 한명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고 재미있게 표현하는 장이 넓어졌으면 합니다.
로그인 필요하므로 저 사이트는 패스 '-'
요즘 2.0은 (거의 전적으로) 마케팅 용어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슨 연예인 악세사리 유행하는 식으로 유행하는 것 같아요. ㅡ.ㅡ;
또 재밌는 글 읽고 갑니다.
무차별적인 비난이 성행할 것이므로 전대통령의 정치활동 (그 비슷한 것도) 안된다라..
정말로 왜 '나쁘다'고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고찰은 없군요.
이번 정부는 사람들은 너무 우민취급한다는 생각에 씁쓸합니다.
덧. 소요유님의 '한겨레신문의 살리에리 중후근'이라는 제목.. 센스 넘치네요!
항상 잼없는 글 잼있게 읽어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추.
공짜 영화 획득(?) 축하드립니닷.
=>ㄷ. 결정적으로 노무현 전대통령은 직접 (사이트 운영에)'참여'하는 건 아니란다. ㅡ.ㅡ; (이건 뭐 허무개그도 아니고... )
그냥 새로운 사이트가 하나 만들어졌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평범한 사이트겠구만요. 별 특색없는 후발사이트가 홍보를 하기 위해 얼굴마담으로 노무현을 써서 홍보한 것밖에는.. 가장 큰 경쟁이 될 사이트인 서프사람들을 데려오는데는 가장 효과적이겠구만요. 뭐, 원래 2.0이니 뭐니는 다 마케킹 용어였으니 어울리네요.
후발사이트가 '비지니스 마인드'로 만든 사이트 같지는 않고요.
게다가 노무현 전대통령이 무슨 얼굴마담으로 '사이트 하나' 홍보하기 위해 나설 분 같지도 않고... ^ ^;;
아무튼 그냥 노무현 블로그 하나 만드는게 훨씬 낫겠다 싶습니다. : )
예전에 노하우가 (지금은 서프 대체. 현재 서프는 망한듯) 성공했던 이유는, 추/비추+해우소 기능덕분이었습니다. 자연적으로 집단지성이 생기게된 단순한 기능이었죠. 양질의 컨텐츠가 다량의 게시물로 이슈에서 벗어나는것을 추천기능으로. 별 상관없는 광고나 안티글등은 비추천으로 해우소로 이동... 그리고, 정치웹진치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점수주는 눈팅들(해우소로간 의미있는 반대글은 논객/눈팅들이 다시 끌어올리고)... 그걸 2001년 말부터 경험했죠. 아직도 경이로운 경험입니다.
rss에 대한 지적은 좀 의미가 없지않나싶습니다. 2.0과 무슨관계가 있는것도 아니고, 트랙백같은 역링크는 저장소 관련 문제가 남는건데... 아마 이게 제일 고민거리였을듯합니다. 다음이고 뭐고간에 sp에서 접근을 불허해버리면 말짱황이니... 독립서비스라면 몰라도... 그리고, 블로그는 비공식적인 의견교환정도가 적당하지... 정보를 담기에는 너무 모자라지않나요? 윤활유 이상은 아닌듯한데요.
2.0은 마케팅 용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철학적인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미 우리가 일상에서 경한한 것들이지만, 그게 동기/비동기 네트웍으로 올라오면서... 효과가 상상이상으로 크다는...
쩝. 뻘글이었슴돠. (덧. 정치적인 성향은 좀 다르지만, 민노씨네에서 교집합을 찾을려고 노력하는 눈팅 올림 ^^)
RSS와 웹2.0, 특히나 담론생산소비유통 시스템에서 의미가 없다(관계가 없다는 뜻인가요?)는 주장은 굉장히 파격적이네요.
좀더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는지요? ^^
요즘 저는 rss feed를 안봅니다. 너무 많아서요. rss feed중에 누가 나랑 성향이 비슷하다던지(sn가미), 혹은 다수의 추천을 받는(ci가미) feed라던지 등등... 하면 제가 좀더 집중하며 볼것 같습니다. 이게 2.0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현재 rss피드 등록된것들을 하루한번씩 읽으면.. 몇시간은 그냥 지나가버립니다.
이젠 rss가 나왔던 시기와 비교할때 컨텐츠의 양이 너무 많아서 단순함이 만들어내는 복잡함에... 초심(rss의 철학)정도만 받아들이는게 좋지 않을까하는 의견이었습니다.
아고라게시판에 rss를 다는게 의미가 있을까요. 그 엄청난 게시물의 홍수는 기계(bot)가 아니라면, 없느니만 못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현재는 올블을 쓰지만 이것도 '심미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군요.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