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새드개그맨님께서 제작하신 팟캐스트에 대한 애청자로서, 그리고 동료 블로거로서의 단상을 적은 글에 불과합니다. 지난 2008. 5.8. 공정위의 포털 조사결과가 발표되었죠. 이를 토해 네이버(좀더 정확히는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이하 네이버는 'NHN'을 의미)는 '검색시장'에 대해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되었습니다. 새드개그맨님의 팟캐스트는 이를 비롯해 여타 포털 사업자에 대한 공정위 판단을 공정위의 관련 보도자료를 검토하고, 논평한 것이구요. 이 글은 그 팟캐스트를 듣고 문득 문득 생긴 단상들을 정리한 글입니다. 그 팟캐스트에 댓글로 적은 것을 다소 다듬고, 보충해서 올립니다.




잘 들었습니다. : )
선입견을 갖고 사안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방식에 대해 경계해야 할 필요는 물론이겠죠. 저 역시 마지막에 주신 말씀에 대해 십분 공감합니다(저 들으라고 그런 말씀을 해주신 것 같아서 살짝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ㅎ).

하지만 대체적으로 제가 주목하고자 했던 관점과는 다소 다른 관점에서, 사안을 '공정위 보도자료'만을 바탕으로 해서 분석하고, 논평해주신 것 같아, 물론 그것이 기본적으로 당연하단 생각은 듭니다만, 항상 아무런 조력도 드리지 못하고, 기대만 큰 애청자로서 송구스러움과 함께, 다소간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몇가지 이견에 대해 생각나는 것들을 끄적여 봅니다.


1. '포털' 도대체 뭔가? : '포털'혹은 '포털 (검색)시장'을 개념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가
저는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몇가지 개념 필요적 요소들을 그 요건으로 설정하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고, 가령 각종의 사이트 랭킹 사이트들에서 축적된 분류방식들도 있으리라 가정하구요. 제가 생각하는 포털의 개념 필요적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ㄱ. 망라적인 주제를 갖춘 미디어적 특성을 갖는 메인창과 연계된 하위 페이지들
ㄴ. 이와 연동하는 검색시스템
ㄷ. 관련 이메일 서비스의 유무
ㄹ. 블로그와 카페등의 연계 서비스 유무
ㅁ. 콘텐츠를 공급받는 외부 cp의 성질과 숫자 등등으로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2. 검색엔진으로의 최소한의 객관성과 그 검색을 통해 이뤄지는 상품거래

검색엔진이 검색엔진으로서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객관성이란 것이 있잖아요.
이를 네이버는 거의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니다.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큰 차원의 정보 유통 뿐만이 아니라, 검색을 매개로 하는 상품거래 시장에서 네이버 검색시스템이 갖는 폐해는 이미 구조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씀처럼 이를 '법'과 '정책'이 직접적으로 개입해서 풀어야 하는가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네이버의 가두리양식 검색시스템은 '상품거래의 매개로서의 검색시장' 뿐만 아니라 전체 웹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민교수님께서는 그 지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관련 인터뷰가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 것이라서 수박 겉핥기에 치우치고, 원론적인, 직접적인 이슈의 관련 세부 논점과는 그다지 직접적 연계가 없는 지적에 그쳤다는 아쉬움도 있지만요.


3. 검색을 하는 목적 : 광고비를 많이 지불할 수 있는 업체의 서비스가 더 좋을 수 있다는 언급에 대해

이 부분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가설이 들어 맞는 영역이 분명히 있을 수 있겠지요.
다만 시장의 다양성을 염두에 둔다면, 전체로서 이런 가설은 매우 위험한 추상적이고, 정서적 가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지적은 검색에 대한 본질적인 소비자들의 요구와도 그다지 적합성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검색이란 그 '검색 목적인 서비스 및 상품 제공자'(장사꾼, 기업)의 컨텐츠나 사이트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혹은 그것이 주가 아니라, 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 즉 '리뷰'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기존 검색광고 시장의 패러다임인 '상품 생산자'가 직접 작성한 홍보용 컨텐츠로 접근하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라, 혹은 그 서비스 자체가 사이트의 구성요소(가령 그 사이트에 머무는 것이 목적인 사이트)인 사이트로 접근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이는 매우 일차적인 것이긴 하지만), 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확인하고, 참조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령 삼성관련 상품 중 특정의 한 상품을 검색한다고 했을 때 검색창의 상단에 삼성관련 각종의 사이트들 링크가 떠야 하는게 아니라, 혹은 그 삼성물품의 도소매점의 목록들이 떠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 관련 상품에 대한 '고급의 리뷰'들이 떠야 그 검색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기본적인 요구'에 값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에서 전세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는 그 단순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겠죠.

검색엔진을 그 기본적인 요소로 장착한 포털 검색시스템의 방향이 되어야 할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포털은, 특히 네이버는 이런 노력은 그다지 보여주고 있지 않죠. 물론 반복적으로 확인하지만, 이를 '법'과 '정책'을 통해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이겠죠. 하지만 최소한 그 방향을 '유도'할 수는 있지 않나 싶고, 좀더 구체적으론 법과 정책이 (민교수의 원론적인 지적을 빌자면) 다른 가능성들을 지원함으로써 이를 유도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 지원은 민교수께서 말씀하신 '중소기업'의 지원에 국한 하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를 기반하는 컨텐츠 유통망 마련의 대안적 움직임에 대한 지원까지를 포함합니다.


4. 포털과 대안적 담론권력의 가능성 : 다음 아고라 등이 갖는 가능성

물론 이것은 그래도 우리나라 제2의 포털인 다음이 시민들과 협력적인 파트너쉽을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만, 저는 전적으로 이것이 '포털'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하는 예시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현실적인 의의에 대해서는 평가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콘텐츠 유통'에 대한 사업적 필요의 요소가 강조된 것이라는 생각이지, 다음이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어떤 저널리즘 정신에 입각해서 이런 시스템 얼개들을 운영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혹은 아직은 회의적인 판단이 좀더 앞섭니다). 

이번 공정위 이슈와는 다소 멀리 떨어진 이야기입니다만, MBC나 다음과 같은 거대 플랫폼의 영향력을 저는 물론 인정하고, 이들이 시민의 편에서 악질적인 이익집단인 조중동으로 상징되는 담론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유효한 원군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가변적이고, 불안한 대항적, 혹은 대안적 담론권력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현재로서는 그 힘이 미약하고, 파편화되어 고립된 섬에 불과한 블로그들이 자신의 파편화된 에너지들을 유기적으로 묶어낼 수 있는 시스템을 블로거 스스로가 구축할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해 이제는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 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지만요...


5. 포털에 대한 비판과 이익집단화된 언론에 대한 비판

팟캐스트 말미에 다소 격한 표현인 '부화뇌동'이라는 표현까지 쓰셨지만, 저는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것과 포털을 비판하는 것은 서로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변희재 같은 자가 조선일보에서 포털을 비판하는 그 아리까리한 논리의 연장에서 저와 저와 같은 비판의식을 갖는 다수의 블로거, 네티즌들께서 포털을 비판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포털을 비판하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포털이 웹을 통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정보 유통을 방해하고, 정보의 집중화를 심화시키며, 웹을 통해 꿈꿀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가능성을 획일화시키고(유통되는 정보의 성격과 관련해서), 점점더 사적인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웹의 가능성을 축소시키고 있기 때문이지, 기존의 전통적 담론권력인 언론의 기득권을 빼앗아 오기 때문이 아닙니다.

물론 그런 취지로 말씀하신 것은 아니겠지만... 언론권력을 비판하는 것과 포털권력을 비판하는 문제를 너무 단선적으로 파악하시는 것 같다는 느낌을 이번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느꼈습니다. 물론 전체 팟캐스트의 기승전결을 위한 맥락상 다소간 거칠게 표현하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이 점은 애청자로서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 관련(참고)글
시장지배적 사업자


* 발아점이자 대상글
공정위 방망이는 솜방망이? (08.05.12)





트랙백

트랙백 주소 :: http://minoci.net/trackback/507

댓글

댓글창으로 순간 이동!
  1. SadGagman 2008/05/13 01:08

    제 블로그에 그토록 정성스럽게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이 민노씨 말고 또 누가 있을까요? 그 정성에 보답하는 의미에서라도, 또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토론의 충실화를 위해서라도 제가 새로운 포스트를 준비해야할 모양입니다. 근데...너무 까다로운데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5/15 18:12

      직접적인 논점 외로 이야기를 확대한 것 같아서.. ^ ^;;
      이렇게 따로 포스팅까지 했지만, 스스로 좀 민망한 기분입니다.
      다만 새드개그맨님과 포털과 블로그의 이상적인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욕심은 생겨서 말이죠.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댓글 입력 폼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