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이명박 시대의 법의 지배, 그 이율배반과 자기모순


0. 이명박 각하 왈.

“법과 질서를 제대로 지키기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1%는 올라갈 수 있다”
“1%를 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지와 비교해 보면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게 (투자보다) 더 중요한 요소”
“국민 대부분은 법과 질서보다 ‘떼를 쓰면 된다’ ‘단체행동을 하면 더 통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떼법 정서’의 폐해를 지적한 뒤 “법과 질서를 지키는 일에 있어서 중심적인 역할을 법무부가 해야 한다”

- 중앙일보, 이대통령 "법, 질서만 지켜도 GDP 1% 올라가" 중에서 발췌 (서승욱 기자)

사족 :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법무부 업무보고 중 나온 발언이란다.
떡값 의혹을 받은 바 있는 임채진 검찰총장의 환한 미소가 인상적이다(기사 클릭은 비추).

이에 대해 foog님은 다음과 같이 논평한다.

예전에는 국가안보와 사회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었던 공권력의 폭력이 이제는 경제학으로 둔갑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중략)
그런데 도대체 어떠한 경제 분석 기법으로 법질서 수호가 1%의 GDP로 환원되는지 궁금하다.  (중략)
사회갈등에 대한 통합의 과제를 등한시 한 채 백골단 부활로 상징되는 공안정국의 부활까지도 ‘경제논리’로 환원되는 시대가 정말 무섭다.

- foog, 공안정국이 경제논리로 정당화되는 시대 중에서


그리고 이에 대해선 님께서 다음과 같은 보충 논평을 위 foog님의 글에 남기고 있다.
얼마전에 KDI에서 분석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관련 기사를 인용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미국 정치위기관리(PRS)그룹에 따르면 지난 1991년부터 2003년까지 우리나라의 평균 법·질서 준수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는 4.3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27위였다. 또한 KDI는 불법 집회·시위로 발생한 손실이 한해 12조3000억원에 이르며, 만약 한국이 OECD 국가들의 평균 법·질서 준수 수준을 유지했다면 1991~2000년의 10년간 매년 1%포인트 내외의 추가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문화일보)

물론 저 연구결과가 옳다는 뜻은 아니고요, 어쨌든 명박이가 막연히 머릿속의 상상을 얘기한 게 아니라 저 연구결과를 두고 말한 것 같다는 뜻입니다. - .


1. 정치적 수사의 허망함 : 보이는 것.

보이는 것은 KDI 보고서다.
온갖 똑똑이들이 작성했을 그 보고서는 정치적 선동의 수사를 치장하는 하나의 화장술에 불과하다.
권력에 복무하는 지식노동자들의 허망함이라니...
님의 지적은 이런 부분을 지적한 취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냥 감상적으로, 삘로, 무식하게 이야기하는 건 아니라는 거다.
그 정치적인 수사들은 어떤 식으로든 지식의 조력, 담론의 조력을 받는다.

아무튼 떡값 의혹을 뒤로 한채, 임채진은 환한 웃음을 날린다.
범인은닉을 비롯한 무수히 많은 범법 경력을 가진 이명박은 법질서를 지키라고 국민들을 훈계한다.
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건 이런 저녁식사와 어울리지 않는 풍경들이 아니다.
이명박의 범법자 경력도 아니고, 임채진의 떡값 의혹도 아니다.
이렇게 명료하게 가시적인 것들 그 뒤에 있는 어떤 것들이다.

다만 간략히 지적하자.

법질서만 잘 지켜도 GDP는 1% 올라간다!

일단 이런거다.
이런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는 경제 보고서의 예상 추정 수치에 바탕한 논리가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체가 좀더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하는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와 의식의 차원과 맞바꿀 수 있다는 그 발상 자체가, 참 뭐랄까, 천박한 느낌마저 든다.

foog님도 지적하시다시피, "사회갈등에 대한 통합의 과제를 등한시 한 채 백골단 부활로 상징되는 공안정국의 부활까지도 ‘경제논리’로 환원되는 시대"를 상징하는 발언으로 느껴진다.

내가 너무 악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내가 너무 과장하고 있다고?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아직 보이지 않는 것들이 그 뒤에 있는 것 같다.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는 그것들이 이제 곧 밀려들거다.
그 시기는 아마도 총선 이후겠지.


2. 이율적 표준 : 보이지 않는 것.

법은 그 사회 구성체 모두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 사회적인 공적 당위성을 전제하는 것이지만, 이런 이상은 기대할 수는 있어도, 실현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다지 실현될 것 같지 않다.

이명박 시대의 법질서, 법에 의한 지배는 철저히 이율적인 메카니즘을 통해 그 법안 자체가 마련되고, 집행될 확률이 매우 높다.
가령 이미 나타난 방식으로 보건대 식이다.

법질서를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 계급(이건 주로 '국민'혹은 '노조'라는 수사와 함께 등장할 거다)과 법질서에 대해 '창조적으로 저항'해도 '
괜찮은' 세력(이건 '기업' '재벌' '거대신문', 유인촌, 안상수와 같은 소신있는 정치인에 해당. ㅎㅎ.)으로 양분될테다.

우선, 너희들은 찍소리 하지 말고 법질서 좀 지켜라, 제발!!
ㄱ. 불법 시위자들 (불법시위 엄단. 백골단 부활)
ㄴ. 국민 대부분 : "법과 질서보다 ‘떼를 쓰면 된다’‘단체행동을 하면 더 통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명박이 국민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딱 이정도다. 금자씨는 도대체 어디에 있나?)


하지만 너희들은 자율적으로 너희 목소리 내라, 쫌!
ㄱ. 노무현 코드 기관장들은 왜 붙어 있는거야? (유인촌. 안상수) 어서 꺼져달라니까. 법률로 임기제를 규정한 취지는 어디로 증발한건가?
ㄴ. 거대신문들 (신문법 개정을 통한 미디어통합의 야심은 이미 질주중이시다)  
ㄷ. 규제철폐를 외치는 재벌들 (삼성은행을 위한 은행법의 금산분리 원칙 철폐. 공장총량제 등등)
ㄹ. 사학들 (걸레된 사학법으로도 이들은 만족할 수 없다.
안상수가 예시했듯)
물론 위 유인촌, 안상수 망언에 대한 이석연 법제처장의 비판적 의견은, 그 자체로, 높게 평가하는 바다.  


3. 법에 의한 지배라는 환상

법은 만인에게 공평한가?
놀고 있다.

어떤 특정의 사회적 계급에 복무하기 위한 법안들은 여전히 준비되고 있고, 이것은 정권의 부침에 적극적으로 영향 받는다. 이명박이 아니라 정동영이 되었다고 해도 국민들을 향해서는 '법질서를 지켜라'는 뻔한 소리를 했을 수 있을테다. 이런 건 어떻든 좋다. 정말 그들이 '심사숙고' '오매불망' 기대하는 것, 정말 고민하고, 정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그런 국민들은 법 질서 잘지켜야돼, 알았지? 이런 따위가 아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구도 하에 움직이고 있다.

ㄱ. 거대신문을 위해 개정될 것이 예상되는 신문법
ㄴ. 특정 재벌을 위해 개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공정거래법, 은행법의 금산분리원칙의 철폐(특히 삼성은행을 위한)
ㄷ. KBS 정연주 사장을 정점으로 한 각급 공사 기관장들에 대한 압박.
ㄹ. 자사고 100개 정책으로 상징되는 사학들에 대한 열린 '자율성' (아, 말만 들어도 스트레스)

법률은 그 법률이 기본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공공성, 공익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이, 그 법률이 구체적인 현실세계에서 어떤 계급의 이익에 복무하는지를 가장 우선 고민하고, 가장 최후까지 고민한다. 그들은 정치권력과 이들을 위해 조력하는 각종의 담론 세력(지식노동자. 거대신문)의 지원을 받고, 그 정점에 존재하는 자본권력과 함께 암묵적으로 공모하고, 결탁해서 이은하의 알흠다운 노래들을 함께 부르고 싶어한다.




* 발아점
이명박의 도롱뇽쇼 (아거) : 아거님의 링크인용 때문에 foog님 글을 다시 정독했다능.. 이에 대해선 이명박식 오락가락, 이게 도대체 뭔가에 대해 쓰고 싶은 생각도 있다. ㅡㅡ;
공안정국이 경제논리로 정당화되는 시대 (foog)
: 내 글은 주로 foog님의 글에 대한 보충논평 성격인데, 댓글이 길어져서 역시나 독립적으로 포스팅하게 된 것.


* 경유지
위기에 대처하는 지도자의 자세 (펄) : 이 님의 글은 딱히 내 글과는 상관관계가 없지만, 다소간 그 잔상이 영향을 미친 것도 같아서... 혹은 "이 글" 에 있는 '이 댓글'이 글을 쓰도록 하는 다소 강한 자극이 된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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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국책연구소의 쇠락, SERI의 성장, 그리고 독립 민간 싱크탱크의 필요성

    Tracked from 구피의 마케팅 정석 2008/03/22 11:05 del.

    정책지식과 지식인 “이박사님, 이번에 ‘마사지’ 많이 당하지 않았습니까?” “김박사는 이번에 ‘몇 킬로그램’ 했습니까?”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 사이에는 종종 이런 농담이 오간다. ‘마사지’는 보고서에 ‘민감한’ 내용이 있을 때 연구용역 주문자(정부)의 입맛에 맞게 보고서 내용을 다듬는 것을 뜻한다. ‘몇 킬로그램’이란 보고서의 무게다.

  2. Subject : 법․질서의 준수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Tracked from MM22 2008/03/31 17:47 del.

    법․질서의 준수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차문중 한국개발연구원 지식경제팀 연구위원 개방화 시대의 한국 경제: 구조적 변화와 정책과제 The Korean Economy in the Era of Trade Liberalization: Structural Changes and Policy Implications

  3. Subject : 사이버 모욕죄의 '엄정한 법 집행' 땐 조중동은 없다!

    Tracked from nooegoch 2008/10/04 20:55 del.

    왜곡 조선일보 2002 -> 2008 조작 중앙일보 2008 거짓 동아일보 2006 무능 중앙일보 1997 부패 조선일보 부수조작 2003 기만 조선일보 2008 저열 조선일보 2008 저질 조선일보 2008 모욕 중앙일보 2008 도발 동아일보 2008 폭력 동아일보 2008 조선일보 2008 비양심 조선일보 2008 조선일보 1936 ..... 얼마나 더 세상을 망치고 싶으신가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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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칫솔 2008/03/21 21:09

    “법과 질서를 제대로 지키기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1%는 올라갈 수 있다”는 2MB의 발언을 듣고 "시위 소모에 드는 비용보다 돈 가진 자들이 탈세만 안해도 그 걱정은 안해도 될 것"이라고 했던 게 생각이 나네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3/21 22:46

      하긴요.
      법 위에 존재하는 자들의 탈세에 누세만 막아도 1% 가뿐할 것 같은데 말이죠. ㅎ

  2. foog 2008/03/21 22:38

    하여튼 요즘은 노동탄압도 국가보안법이 아닌 손해배상을 하는 세상이니깐요. 이명박 정부 들어와 더욱 경제환원론이 극성스러워지긴 했지만 따지고 보면 사회갈등을 경제논리로 봉합시키려는 위정자나 언론의 행태는 이미 한참 오래전부터 습관화되어오긴 했지요.

    피에스. 제 글 댓글에 댓글주소가 없다고 하셨는데 일부러 뺀건 아니고.. 어떻게 붙이는지 모른답니다. 어떻게 하면 되나요?

    perm. |  mod/del. |  reply.
    • 민노씨 2008/03/21 22:47

      "오래전부터 습관화"란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그게 너무 노골적이라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국민들을 완전히 졸로 보는 행태라서.. ㅡ.ㅡ;

      추.
      처음부터 없으셨나요? ^ ^;
      기본으로 있는 것 아닌가 싶은데요.
      저는 없길래 의도적으로 어떤 목적 때문에 빼신줄 알았는데 말이죠.

    • foog 2008/03/22 00:57

      목적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저 무식했을 뿐...

    • 민노씨 2008/03/22 01:01

      무식이라뇨.
      별말씀을요. ^ ^;

  3. 민노씨 2009/02/01 08:43

    * 불필요한 수식(한 두 줄) 제거.

    perm. |  mod/del. |  reply.
  4. LangleyKeisha 2011/07/08 00:39

    If you are in a not good position and have no money to move out from that point, you will have to take the <a href="http://bestfinance-blog.com/topics/credit-loans">credit loans</a>. Just because that will aid you emphatically. I take financial loan every time I need and feel myself fine because of that.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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