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이 계속 앞서는 이상한 나라"
"국민이 노망 든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

- 김근태, 2007. 11. 25.
[대통합민주신당 전국선대위원장 회의] 발언 중에서

답답한 건 유권자다 (한겨레, 권태선)
이명박 지지자는 바보가 아니다 (오마이, 손석춘)


1.
일단 나는 김근태의 '실언(혹은 망언)'에 공감한다.
하지만 내가 봐도 이건 실언이고, 망언이다.
그러니까 나는 감상적으로, 감정적으로, 망언에 공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망조다.



2.
권태선과 손석춘 공히 작금의 이명박 지지율은 이명박 지지자들이 '노망'나서 그런 것이, 물론 아니라, 여권이 하도 X같아서 그런거다.라고 본다.

우선 권태선은 이렇게 지적한다.
ㄱ.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참여정부 들어 더 심해진 사회 양극화와 부동산값 폭등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큰 과오는 국민의 마음을 사는 데 실패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ㄴ. (여권은) 대부분의 정책 이행과정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신들의 외연을 확대하는 대신, 자신들만이 옳다고 고집함으로써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손석춘은 이렇게 지적한다.
ㄱ. 이명박의 지지율이 고공인 까닭은, 이회창의 지지율이 2위인 까닭은, 현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민의에 있다.

ㄴ. 말만 요란했던 정권에 대한 심판이자 변화를 이루고 싶은 민심의 표현이다.

 
3.
우선 권태선의 해법이 흥미롭다.
권태선은 다음과 같이 글을 마무리 한다.

"이제라도 참담한 상황을 돌파하고 도약하기 위해선 비상한 방법이 필요하다. 이른바 범여권 후보들이 개인과 분파의 이익을 넘어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자기희생적 결단을 내림으로써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굉장히 돌려서 말했는데,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_-;), '의역'하면 단일화하란 얘기다. "개인과 분파의 이익을 넘어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자기희생적 결단"이라는 과도하게 추상적이고, 아리까리한 수사는 결국 '단일화'가 아닌가 싶다(달리 해석한 독자 계시면 댓글 플리즈~~).

답답한 국민들 위해 단일화해라?
도로 민주당도 지긋지긋한 판에, 도로 2002 하라니. ㅡㅡ;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희생적 결단'이 정책적인 연대을 전제한 당선가능성 높은 범여권 후보 일인을 위한 군소후보의 전략적 사퇴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면 생각해볼 문제이긴 하다(한편으론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

손석춘은

ㄱ. 이명박 후보의 두 자녀 위장취업 문제
ㄴ. BBK 주가조작 사건

을 지적하면서, 특히 BBK에 대해선 한나라당의 '침묵 작전'(이에 대해선 따로 쓸까 싶다)을 비판하면서, (이명박 후보가 주창한 정책선거를 위해서라도) 아가리를 벌리라고 일갈한다.

그리고 (그렇게 계속 얼버무리거나 침묵으로 일관하면) "그(이명박)가 노 정권을 심판할 자격이 있을까, 회의적 눈길이 늘어나"서, "노 정권을 심판할 적임자를 바꿀 수 있다."고 마무리 한다.

무난한 결론이지만, 좀 식상한 결론이기도 하다.
이런 당연하고 지당한 결론이 식상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현실 정치의 풍경이 너무도 과도하게 SF삘이라서 그런거다. 이건 정말 어떤 영화와 드라마가 와도, 게임이 안될 만큼 드라마틱하다.

버라이어티 쇼쇼쇼!!!
그런데 그 쇼가 이토록 지루할 수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하긴 하다.

뽑을 후보가 없어서 그런거다.


4.
"사상 최악의 선거" (최장집 교수)

ㄱ. 이명박은 드러난 비리만으로도 '민주주의 하에서의 법의 지배'를 스스로를 대상삼아 테스트하고 있는 비도덕적 인물이고,

ㄴ. 정동영은 현 선거가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라는 성격을 갖고 있다면 좀더 강력한 대안을 제시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정책과 리더쉽에 있어 그 비전과 일관성을 신뢰할 수 없으며,

ㄷ. 이회창의 냉전 반공사상으로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차떼기 정당, 국세청 동원해 선거자금 주도한 정당의 책임자로서 이미 평가할 만한 인물이 되지 않고,

ㄹ. 문국현은 여권 해체가 가져온 '아웃사이더'인데, 그 정체성에 대해 만족할 만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급조된 창조한국당은 누구를 대표 하는가? 하는 물음에 답하기 어렵다고 최장집은 평한다.

ㅁ. 끝으로 권영길에 대해선 노동자, 저소득 소외 계층에 대한 대표성을 획득하지 못한 채로 '코리아 연방 공화국' 같은 추상적인 구호 수준의 정책을 외치고 있다고 싸늘하게 평가한다.

대체로 공감한다.

그렇다면...

"보통 아이큐로는 내 공약을 이해 못할 수도 있다."

IQ 430의 허경영 후보만이 희망인 걸까?

보통 아이큐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허경영의 정책은 다음과 같다.

"대통령이 되면 국가예산 320조를, 160조 절약해서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15억을 돌려주겠다. 그래서 국민 90%가 중산층이 되는 국가를 만들겠다."

와우!
역시 허경영!!

하지만, 감탄도 잠시뿐...
결론은, 난 역시나, 보통 아이큐를 가진 평범한 유권자란 거다.

이제 대한민국 정치는 아주 급진적이고, 대단히 아방가르드한 SF 단계에 돌입한 것 같다.
IQ 430이 아니면 희망을 볼 수 없는, 대안을 발견할 수 없는 난이도 이빠이 높은 단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
최선이 없다면 차선을,
차선이 없다면 차악을...!

(이 식상한 결론이라니.. 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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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이번 대선, 유권자가 제일 불쌍하다

    Tracked from melotopia 2007/11/28 04:10 del.

    바보와 병신중에 누굴 뽑아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 도토리 키재기 하는데 좁쌀이랑 깨알이 깐죽대는 상황. 객관식 시험 보다가, 출제자 오류로 답이 없는 상황. 캐리어 띄워도 답이 없다.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 누가 이겨도 미래는 없다. 내가 정직과 준법정신 빼면 시체야! <- 이친구 별명이 "산송장" 넌 이미 죽어있다. 누군가 유권자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다. 진실은 저 너머에. 대선후보 6인의 무한도전.[footnote]권영길, 문국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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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요 2007/11/28 03:59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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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nowall 2007/11/28 04:09

    최악밖에 없으니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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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1/28 06:29

      가장 덜 최악으로다가... ㅡㅡ;;

  3. w0rm9 2007/11/28 07:07

    한나라당도 골치 아프겠다. 어쩌다가 저런게 경선에서 이겨버리는 바람에...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으니...차라리 박근혜였다면 이회창도 출마 안했을텐고, 물론 까이긴 해도 양파처럼 벗겨도 벗겨도 나오진 않았을 테니 말이다. 어쩌다가 저런게 한국에서 태어나서 저지른 범죄도 망각한 채 대통령 하겠다고 뻔뻔스럽게 나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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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홍아저씨  2007/11/28 09:44

    아무리 최악의 상황에서 투표를 해야 한다고 하지만...
    제 주변을 둘러 보면 투표율이 너무나 낮습니다. ㅡ.ㅡ (연령대가 낮아서 그렇겠죠... 20대 중후반)
    이유인 즉슨 이도 저도 똑같다. 그러니 투표하나 마나이다. 그냥 투표 안해서 니들이 나의 신뢰를 못받고 있음을 보여주겠다. 이런식의 태도를 취하는데...
    후보자만이 최악이 아니라 유권자들 또한 최악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질문이지만 '그래도 그중에서도 투표는 해야해~'라고 설득하기 위해서
    뭐라고 이야기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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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1/28 12:14

      홍아저씨 오랜만에 뵙네요. 반갑습니다. : )
      후보자만 최악이 아니라, 유권자도 최악이라는 말씀은 뜨끔하네요.

      마지막에 주신 질문에는 딱히 적당한 대답이 떠오르진 않지만..
      언젠가 김현 선생이 그렇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자살은 어떤 식으로든 용납될 수 없다. 살아서 별별 더러운 꼴을 다 봐야 한다. 왜냐하면 그게 삶이니까"

      자살(기권 ㅡㅡ; )만은 피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아무리 더러운 꼴들로 넘쳐나도 말이죠.

  5. 댕글댕글파파 2007/11/28 12:04

    열손가락 꼬집어 안 아픈 손가락없다고...
    대통령 후보자들을 보면 찍을 후보자가 없네요 -_-;;

    집게손가락이 제일 아프긴 하겠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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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1/28 23:24

      마지막 말씀의 위트가 참 재밌습니다. : )
      그걸 그저 재미로 느낄 수 없는 판국이긴 하지만요.

  6. 주스오빠 2007/11/28 23:08

    아이큐 430의 허경영 후보님이 대통령이 되시면 아마도 우주개발을 해서 에이리언과 놀 듯 싶습니다. 허경영 후보님 화이팅; 덧붙여 대학교 등록금도 무료화 해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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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1/28 23:25

      허경영이라면 가능합니다!
      물론 제 아이큐로는 이해할 수 없는 정책들이겠지만요. ㅡㅡ;

  7. Magicboy 2007/11/29 00:31

    정말 이대로 계속 간다면.. 전 허경영 찍을지도 모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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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11/29 00:38

      고정하소서...ㅡㅡ;;

  8. 정우리 2007/11/29 16:35

    허경영후보 찍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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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별빛가로등 2007/11/30 08:35

    정치가 개그판이 되어간다.
    그나저나 허경영씨가 그래도 불심으로 대동단결보다 주목을 못받고있는건
    위대하신 이명박씨가 언론을 장악하고있어서가 아닐까 하는...ㅎ
    별수없이 허경영씨 찍어야 하나?
    (물론 진지하기보단, 너희들을 뽑느니 차라리 이사람을 뽑겠다는 의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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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주뱅이 2007/11/30 13:21

    흘러흘러 여기까지 와서 좋은글 보고 가네요~^^

    위에 3번 권태선의 해법의 해석을 잠깐동안이지만
    단일화 말고 그냥 사퇴해라... 라고 잠깐! 아주 잠깐 보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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