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방송 정치 ; 손학규 탈당에 부쳐

2007/03/19 19:31

0.
'어, 정말 탈당하네?' 속으로 그랬다.
별 감흥 없다.
이거 재방송이거든.
어디서 많이 본거잖아.

이런 비슷한 풍경은 지겹게 봐왔다.
도대체 이건 우리나라에 '정치이념에 따른 노선이나 철학을 가진 정당정치'라는게 있는건지 없는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인기 좀 있고, 그런데 경선에서 일등할 것 같진 않고.. 그러면 탈당이다. 이인제씨의 코미디가 생각난다. 그럼 그 꼴통 보수 정당에 왜 들어간건데? - -;
(명박씨도 근혜씨도 경선에서 지면 탈당하려나? 이건 좀 궁금하다).


1.
탈당의 변은 정말 그럴듯하다.
그건 자기한테만 유리한 덧셈 뺄셈으로 이뤄져 있다.
'수구보수'랑 '무능진보'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단다. 그러셔?

손학규는 진보운동 하다가 옥스포드에서 정치학 박사까지 받고, 개혁 소장학자로 날리다가 수구보수당에 들어갔던 사람이니까(김영삼식으로 호랑이 잡으로 호랑이 굴에 갔단다. 대단하삼!), 이거 역으로 해석하면 '수구 + 무능'일 수도 있다. 물론 손학규 진영에서는 수구보수 = 한나라당이고, 무능진보 = 열우당, 청와대니까, 자긴 이제 양자 모두에 해당사항 없다고 '마술' 같은 덧셈, 뺄셈 하고 있는 것 같다.

노무현 정권에 전반적인 평가를 위주로 한 소위 '진보논쟁'의 서막을 알린 최장집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이 끝맺고 있다.

정치에 있어서 센세이셔날리즘이 자주 반복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자꾸 더 센 이슈에 대한 욕구가 커지기 때문이다(최장집)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85639.html 중에서

그런데 솔직히 이건 센세이셔날리즘도 뭣도 아니고, 그냥 '재방송'이다.
그건 정말 찹착함을 넘어, 짜증이 솟구친다.
지겹다.


2.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정치적 무관심 정도가 아니라, 정치적 혐오를 '강요'하는 것 같다.
정말 관심 좀 갖고 싶어도, 이런 식으로 '허접하게' 관심 유도하는거다.

드림팀(정운찬 + 진대제 등등)?
이건 뭐, 정치가 아니라, 정말 [출발 드림팀] 시청하는 기분이다.
버라이어티 쇼쇼쇼~~~!!!

범여권은 아주 신났다고 하는데.. - -;
한나라당은 뭐, 내 관심 밖 정당이고, (범)여권... 너도 뭐, 방구나 뽕이나싶다.
지한테 유리하다 싶으니까 '환영'이란다.
도무지 철학이 없다, 철학이.

정말 정치공학적(무슨 공학식이나 그냥 덧셈 뺄셈만 하면 되는거긴 하지만) 계산만이 판치는 정치판이 아니라, 철학과 노선을 견지한 진지한 논쟁이 있는 그런 한국 정치판을 정말 정말 보고 싶다.

그런데 죽기 전에 볼 수 있을랑가 모르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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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손학규의 눈물

    Tracked from Feelings.. 2007/03/19 20:30 del.

    <font style ='font-size: 10pt; font-family: 994270_10;'><FONT style="FONT-SIZE: 10pt; FONT-FAMILY: 994270_10"><FONT style="FONT-SIZE: 10pt; FONT-FAMILY: 994270_10"> <P>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손씨의 탈당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P> <P>그동안 손씨의 '인물'은 좋아했지만 '당적'이 싫었던 사람들이라면..

  2. Subject : 손학규를 생각하면 떠오는 것

    Tracked from 너바나나 2007/03/30 13:06 del.

    --> 손학규 "황우석 해치는 자들 용서없이 격리 시켜야" 폭탄 발언손학규가 박근혜보단 경쟁력이 있어서 이명박과 둘이 싸우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이미지가 있었다.근디 이때! 온 국민이 황빠가 되어 열광할 때!! 비단 손학규뿐만 이런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정치인들은 한명 두명 슬슬 발을 빼는 분위기였는디도 불구하고 손학규는 적극 옹호했던 거이 기억난다.곧이어 터진 황교주의 작렬을 보며 "아, 이 사람 정치 감각이 별로구나!" 참 느리다는 인상을 받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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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va 2007/03/19 20:18

    열 받으면 이번 대선엔 매직 들고 가서 '심상정' 이렇게 크게 적고 나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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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20 10:40

      전 김근태씨 나오면 미워도 다시한번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
      다른 후보가 나오면.. 미래를 위해서 민주노동당 후보에 한표 던질까 싶네요. : )

  2. 2007/03/19 20:21

    죽기 전에 볼 수 있을지...어려울 것 같습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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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20 10:41

      앗! 펄님이시고만요. ㅎㅎ
      은근 기다렸습니다.
      좋은 기사 많이 좀 써주세요.
      최소한 정치에 관한한 우리나라 저널리즘은 '정치공학적 잔머리' 밖에는 그다지 볼만한 기사가 없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정치부로 옮기실 일은 없나요? ^ ^

  3. 히치하이커 2007/03/19 20:49

    모두 고도의 전략인 겁니다! 그네들도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 갖지 않고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게 어떤 건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건지 생각하지 않고 차라리 무시하길 바라는 겁니다. 그래야 생각없이 자신들을 따르는 사람들 표만으로 골목대장 노릇도 계속 할 수 있으니까요. 일부러 저러는 거라니까요. 사람들이 정치란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게요.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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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20 10:43

      오늘 일간지들 보니까..
      정치공학적인 셈에 아주 '몰입'하고 있더만요.
      각각의 당파성에 맞게 기사제목부처 만평, 분석기사, 사설까지..
      한 셋트로 아주 '희망사항' 적어놓고 있던데요.
      솔직히 좀 씁쓸합니다.
      이런 풍경은..

  4. rainydoll 2007/03/19 21:50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가 저랬다면 '와~ 이번건 좀 신선하네?'했겠지만 손학규가 하니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언급하셨던대로 너무나 식상했거든요. 게다가 선배들이 이미 다 써먹었던 기자회견용 발언까지 그대로 가져다쓰다니, 너무 안이했던 이벤트였달까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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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20 10:44

      근혜씨나 명박씨 둘 중 한명은 분명히 경선에서 탈락할텐데..
      그 이후는 조금 흥미롭긴 합니다. ^ ^;
      그런데 꽤 이벤트 효과가 있긴 한가봐요. ㅎ

  5. 비밀방문자 2007/03/19 22:19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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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20 10:45

      이렇게 굳이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을 읽어봤구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 ^
      긍정적으로 검토하도록 할게요.
      지금 마음으로는 꼭 참석해보고 싶군요.

  6. 은물결 2007/03/19 23:18

    손학규는 참모들 죄다 잘라야지 머.
    이참에 딴살림 차리고 열심히 하면
    다음에 혹시 아나?
    어쩌면 그걸 노리는지 몰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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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20 10:47

      참모들이 연설문은 꽤 '드라마틱'하게 잘 썼던걸요. ^ ^
      손학규 변수가 어떤 긍정적인 의미로 정치사에 남겨질 수 있을지..
      솔직히 아주 조금은 기대를 갖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또 쇼타임이 도래했구나.. 이런 것이었습니다. ㅡ.ㅡ;

    • 은물결 2007/03/20 23:30

      그러니까 잘라야 한다는 말쌈.
      드라마 대본을 써요 아주.

  7. 구여운영 2007/03/19 23:36

    잘 읽었습니다. 진퇴양난이었겠지요.하하 뭐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갑니다만 이분 역시 세련미가 부족하다는거...이건 개인의 깜냥부족인지 참모진의 무능때문인지 도대체 알수가 없군요. 한편으로는 고건측 참모진이 꽤 유능한 느낌마저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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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20 10:48

      전 개인적으론 이번 '선택'의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손학규씨에게 굉장히 점수를 주고 싶긴 합니다. 2인자도 아니고, 3인자로서, 현재의 정치구도 하에서 자신의 '상품가치'를 가장 높일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철학이나 정치노선.. 뭐, 이런 좀 폼나는 걸로 '실천'하는 정치인들을 보고 싶은거죠.. - -;;

  8. 너바나나 2007/03/20 01:50

    뭐 그래도 성공했구만요. 지금까지 손학규에 이토록 뉴스에 나오고 이슈가 된 적이 있나 모르겠구만요. 그려 불태워라 손학규!!

    추신수: 손학규만 보면 황우석 사태 때 그가 한 말이 자꾸 어른거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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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20 10:52

      저도 동의합니다. : )
      밍기적거릴 줄 알았는데, 아주 전격적으로 선언해버리더만요.
      타이밍으로서는 굉장히 절묘하다고 판단합니다.

      p.s.
      전 황파동이라면 조선일보 김대중씨를 비롯한 그 온갖 논설위원급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한겨레의 뒷북도 떠오르고, 그래도 참 멋졌던 프레시안 강양구 기자도 떠오르고.. 멜로나라는 필명으로 '디시 과갤'에서 활약하셨던 eouia님도 떠오르고, 너바님 말씀처럼 '경기도지사 손학규'씨도 살짝 떠오르네요. ㅡㅡ;;

  9. rince 2007/03/20 15:05

    어제 와이프님이 뉴스보면서

    "손학규 탈당했네? 오빠는 정치관심 많으니까 어떻게 생각해? 뉴스안봐??"

    묻길래...

    "응, 관심없어... 쇼하구 있잖아..."
    라고 답변하고 바로 제 일 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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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20 16:13

      ㅎㅎ
      그러셨고만요.
      와이프님과 알콩달콩 사시는 모습이 연상되네요.
      부럽습니다.

      ㅠ.ㅜ ;

      p.s.
      그런데 정말 왕성하십니다.
      벌써 포스트 갯수가 1천개를 넘기셨네요?

      : )

  10. 겨울종소리 2007/03/20 22:00

    방구나 뽕이나 이소리들으니까 정말 민노씨방 맞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 이방이 낯설거든요^^;;

    하여튼 정치인들이란 하나같이 얼굴이 철면피같습니다
    어디 낮간지러워서 얼굴들고 다니겠습니까? 보통사람같으면...
    하긴 그러니까 거기루 들어가기두 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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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7/03/20 23:20

      앗!
      종소리님 오셨네요. ^ ^
      뻔뻔한데다가 말도 잘해서.. 좀 많이 얄밉죠.
      ㅎㅎ

      p.s.
      내일 오프 오시죠?
      내일 뵙도록 해요.
      전 이만 자야겠습니다. : )

  11. z 2007/09/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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