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와 노래방

2012/05/05 04:34
1. 내 친애하는 블로거 벗들, 참 노래방 싫어한다. 8년 동안 우정을 나눴다. 온라인이 생활이고, 오프라인 회의와 번개가 소풍인 그런 나날들. 그런데도 소풍에서 노래 한번 부르지 못했다니!! 누가 블로거들은 노래방을 싫어한다는 가설을 실험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내가 노래방 가자고 하면, "됐거든요!" 대개 이런 반응이다. 올해엔 꼭 한번 블로거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고 싶다. 

2. 나는 나이를 밝히는 걸 아주 싫어한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한 서른 넘어서부터 그랬던 것 같다. 무슨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누구나 흔히 이야기하는 그런 이유, 쪽팔려서 그런다. 나이값 못하니까. 그건 대단한 원칙도 아니고, 무슨 고귀한 가치를 위해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무슨 신비로운 드라마가 숨겨져 있지도 않다. 그냥 쪽팔려서다. 그 쪽팔림에 대한 자기 방어 심리가 때론 소중한 벗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니 나도 마음이 아프다. 물론 좀 서운하기도 하다. 세상이 참 마음 같지 않다.

3. 슬로우뉴스에 하루 12시간은 쓰는 것 같다. 정말 시간이 미친듯이 빨리 흘러간다. 야동 본지도 오래다(!). 최근에 허프 분석을 번역 요약한 글을 읽었는데, 그 글에 '포르노를 포워딩하는 건 전혀 쿨해보이지 않아.' 뭐 이런 소리가 나온다. 상관없는 맥락이지만, 난 포르노를 좋아하는 쿨한 사람이 되고 싶다. 각설하고, 정말 좋은 글이 많아서 뿌듯하다. 최고나 최대의 저널리즘을 꿈꾸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겐 너무도 소중한, 꼭 필요한 저널리즘은 욕심내고 있다. 그런데 늘 이야기하는 것처럼 웹에 자리한 모든 의미의 거푸집 가운데 그 뿌리, 정말 정말 중요한 실뿌리들은 블로그에 존재한다. 앞으론 슬로우뉴스 때문에 블로그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물론 나는 앞으론 여기, 민노씨.네라는 작은 내 온라인 실존의 집에 '긴 글'을 쓰지는 않을 것 같지만... 드디어(이제야?) 하루 평균 방문객이 천 이하로 떨어지기도 하는데, 긴 글 때문에 고생했던 모든 독자들, 벗들에게 감사드린다.

5. 때론 아이처럼 펑펑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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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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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노씨 2012/05/05 05:11

    * 김수빈 님 글 링크 인용 설정.
    * 사소한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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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뗏목지기™ 2012/05/05 23:51

    아... 저는 왠지 다들 노래방을 싫어할 것 같은 느낌에 말도 못 꺼내봤는데...
    저 사실 노래방 무지 좋아합니다.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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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ebadac 2012/05/06 23:04

    도우미 부릅니까?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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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타도 2012/05/07 13:09

    민노씨가 나이값을 언급해서 깜짝 놀람.
    그렇다면 당신은 몇살에 걸맞는 값("깝"아님.ㅋㅋ)을 한다고 생각하는지,
    어떻게해야 민노씨나이에 걸맞는 값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군요.

    그냥 같이 깝치던 사람으로서 말이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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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2/05/09 03:20

      한 18살? (욕 아님) ㅎㅎㅎ
      언제 S대 대학원생이랑 한번 봅시다?

가벼운 마음으로 댓글 한방 날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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