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주제(?)를 다룬 글, 혹은 공분을 자아내는 주제를 다룬 글에는 역시나 댓글이 많이 달리는 법이라서, 그렇게 댓글이 많이 달린 가장 최근의 글은 '대한늬우스'와 관련한 글인데, 그렇게 댓글이 많이 달린 글에는 언제나처럼 재밌는 의견이 있기 마련이다. 가령 '어머나'라는 익명의 댓글러가 남긴 아래와 같은 오묘한 논평을 보자.

어머나 2009/06/26 09:33
희한하죠? 왜 좌빨들만 흥분하면서 광분할까요? 이상하죠 왜 좌빨들만 씷어할까요? 대한뉴스를 보고있으면 애국심이 생기는데 왜 당신들은 대한뉴스를 싫엏하나요 그럼 북한뉴스를 할까요? 그럼 좋아할까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애국하며 살아갑시다. ( perm )

민노씨  2009/06/26 20:13
네, 정말 희한합니다.
1. 좌빨...ㅡ.ㅡ; 여기서 왜 좌빨이 나오나요?
2. 대한늬우스와 애국심은 어떻게 연결되는지요?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제 짧은 생각으론, 이건 상식과 비상식에 관한 문제이지 좌빨이니, 애국심이니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어머나의 논리를 쫓으면 이렇다.
1. 대한뉴스 보면 애국심이 생긴다.
2. 좌빨은 (애국심 생기는) 대한뉴스를 싫어한다.
3. (따라서) 좌빨은 애국심이 없다.

엉 터리 삼단논법이다. 일단 대한뉴스를 보면 애국심이 생긴다는 명제는 명제가 아니다. 소박하게 살펴보자. 사실(참/거짓)을 확정할 수 있는 문장을 명제라고 할 때 이 문장은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해석이 가능하므로 명제가 아니다. 그러니 나머지 논리가 개차반이 되는거다. 이렇게 형식적인 논리를 가장하지만, 살펴보면 그냥 '독선' 혹은 '편견'을 강요하거나, 주장하는 글들을 우리는 흔히 보게 된다. 그럴 때는 '논리'에 호소하기 보다는, 그냥 '상식'이나 '감정'에 솔직하게 호소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괜히 논리를 뒤집어 씌울 필요 없다.

실은 이런 뻔한 소리하려고 이런 글을 쓴 건 아니고, 얼마전에 J준이 '블로그 글쓰기를 위한 맞춤법: 대로/데로'를 썼길래, 그게 덩달아 생각나서 쓰는 글이다. 나는 '대로/데로'를 굉장히 헷갈리는 편이라서, 거기에 대해 정리를 해볼까 싶었는데, J준의 글을 접하니 묘한 기분이 들더라. ㅎㅎ. (여전히 나는 -대로, -데로가 헷갈린다..;; ) 그리고 "희한하다/희안하다"의 경우엔 '희안하다'가 맞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잘못된 표기라고 한다. "희한하다"가 맞는 표현이다. 어마나의 댓글에 답글을 달면서 문득 헷갈려 찾아봤는데 그렇다더라.

좀더 사족을 달면, 어떤 문법(특히 맞춤법)에 대해선, 사소하게 실수할 수 있고, 착각할 수도 있어서, 그 의미만 통하면 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나는 갖고 있다. 그러니까 특히 맞춤법에 대해, 그러니 오타나 오기에 대해 그것을 글쓴이에 대한 불신의 표지로 지적하거나, "맞춤법이나 신경쓰시지?"류의 조롱을 위한 재료로 그 오타 오기를 활용하는 경우를  나는 싫어하고, 그런 지적이야 말로 한심스럽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에 대해선 '오타/오기'에 굉장히 민감한 편인데, 그건 아마도 언젠가 foog가 이야기한 것처럼, 부정확한 맞춤법이 포함된 문장들을 읽으면 그 글 내용과는 상관없이 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억압(?)이 나에게 내면화되었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암튼 그렇다는 거다.

하나만 더 사족. 써야할 글들이 꽤 많이 쌓여 있는데, 그리고 그 주제들이 이 글의 주제보다는 상대적으로 좀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가령 개봉박두, 7월 23일, 저작권법이랄까... ), 나는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꼭 써야지  하는 류의 글에 대한 억압이 나에게 거부감을 만들어내는건가? (갸우뚱)  암튼 이번 개정 저작권법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문제다. 이건 꼭 다시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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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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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비 2009/07/07 18:38

    민노씨 요즘 한가하신가요?
    저런 댓글에 이런 정성스런 포스트까지 써 주시고

    그러지 말고 저랑 놉시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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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09/07/08 00:36

      ㅎㅎ 좋죠. : )
      그나저나 서울비님 덕분에 겨우 무플 면했네요.

  2. skyrunner★ 2009/07/08 02:00

    대전제를 잘못세웠으니까요 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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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의리 2009/07/08 08:11

    희한하다가 맞는거군요. 저도 잘못 알고 있는 중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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