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체험의 속살, 그 유혹들

0. 이건 정식 후기라기 보단, 한줄이라도 쓰자고 인주찾기 동인들에게 이메일링을 했기 때문에, 두 줄은 쓰자는 마음으로 쓰는 글. 왜 제목이 딱딱하게시리 "최고의 컨퍼런스! 인터넷 주인찾기 세 번째 컨퍼런스, '소셜시대, 블로그의 재발견"이냐면, 이정환이 이야기한 것처럼 "인터넷 실명제 = 똥이다'라는 구글 폭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처럼, 검색엔진 최적화를 위해서다. 다른 이유 없다. 이는 언젠가 아거가 '알고리즘 저널리즘'을 쓰면서 말했던 바, 왜 멋드러진 제목 대신 '알고리즘 저널리즘' 같은 따분한 제목을 붙이나, 그건 검색을 문학적으로, 시적으로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다. 컨퍼런스에 대해 검색하면서 '체험 속살 유혹'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야동을 검색하면서 그러면 모를까. 서설은 이쯤하고....

1. 인터넷 주인찾기 컨퍼런스는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최고의 컨퍼런스다. 마음에 없는 소리는 한 단어도 말하지 못하는 병을 타고난 자유주의자 필로스의 증언을 들어보자.

"소감은... 한 마디로 너무 훌륭하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언론사의 사업기획자로서 그동안 백여 차례 이상의 세미나, 컨퍼런스를 기획하고 진행해 본 나도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깊이있는 컨퍼런스를 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2. 앞으로 4분 동안 쓰고, 일단 발행한 다음에 보충해야겠다. 왜냐면 오늘 하루가 4분 남았으니까. 인터넷 주인찾기에서 이야기하는 건 '체험'이다. 그리고 그 '체험'들을 통해 얻은 소박한 '진실'이다. 그게 논문에 있어서 이야기하지 않고, 그게 무슨 언론에 대서특필되었기 때문에 이야기하지 않는다. 직접 경험한 진실, 그런데 그 진실이 여전히 무시되고, 유행이라는 이름으로, 트랜드라는 이유로 홀대 받을 때, 우리는, 우리라도 그 이야기를 그 진실을 이야기해보자,라는 거, 그게 나는 인주찾기 컨퍼런스가 갖는 가치이자, 우리가 앞으로도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믿는다.

3. SNS는 물론 가능성이다. 이건 대세다. 이 흐름을 어쩔 수 없는 운동 가속도가 이미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엔 의미있는 반작용이 필요하다. 강정수가 이야기하는 것 처럼, 제일 (일단 1차 발행. 이어씀) 우려스러운 반응은 이런 식의 반응이다.

"한국에서도 소셜미디어 마케팅 유행 조짐이 천천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케팅 팀장이나 기업 임원진에게 들을 수 있는 최악의 표현 중 하나는 “우리도 트위터 해야지!” 또는 “우리도 페이스북 해야지!”다. 마치 90년대 말 또는 2000년대 초 “우리도 홈페이지 있어야지!” 또는 최근 “우리도 모바일 앱(App) 있어야지”와 유사한 표현이다.
 
블로그가 대세라며? 와~~~
트위터가 대세라며? 우와~~~
페북이 대세라며? 우와왕~~~

우리는 점점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박탈당한 채 서비스 트랜드라는 '파블로프의 종소리'를 듣고 침을 흘리는 개가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면 그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될 터, 다만 침흘리는 개가 되진 말자는 거.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것 뿐이다.  

4. 그러니 내가 무슨 블로그에 대한 맹목적인 애착 때문에 SNS의 가능성과 장점을 애써 무시하는 건 아니다. 펄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자기한테 장땡이면 그걸로 족한거지 뭐.

'왜 그렇게 블로그가 중요한데? 그냥 일반 언론매체 뉴스+SNS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런 분들은 그렇게 하시면 된다.

어떤 툴이든 자기에게 좋고, 재미와 보람을 느끼면 그게 제일 좋은 툴이다. 툴은 말 그대로 도구다. 목적은 도구와 수단을 필요로 하는데, 목적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갓 나온 스테이크 사진 한방 찍어서 뻐시고 싶은 소박한 된장질이라면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이런 목적/목표에 아주 아주 적합한 도구다(이건 폄하 의도가 전혀 아니다. 세상에 뻐시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또 이번 컨퍼런스 발제자 중 한명인 트윗링구아처럼 '개발자 영어'라는 멋진 프로젝트를 페이스북에서 시도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도구가 갖는 한계와 가능성을 냉정하게 인식하는 건, 그건 목적을 성취하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이다.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사유의 논리회로, 감수성 필터에 확실히 영향을 준다. 촛불 아래서 편지를 쓰는 감수성의 흐름과 삼파장 스탠드 아래서 컴퓨터 타이핑하는 감수성, 지하철과 버스에서 카톡하는 감수성은 확실히 다르고 다를 수 밖에 없다. 그게 시대의 풍경이고, 소통의 풍경이니까. 다만 의미있는 반작용, 혹은 견제가 없는 소위 '트랜드'는 기성의 상업세력, 관습적 권위에 훨씬 더 친화적일 수 밖에는 없다.

김여진으로 상징되는 트위터의 사회적 가능성? 당연히 좋지, 찬성! 찬성! 화이팅! "김여진과 한진중, 트위터를 타고 전세계로 퍼졌다"(한겨레). 의미있는 사례라고 본다. 크레인에서 죽도록 고생한 건 김진숙인데, 정작 기사 제목은 김여진이다. 하지만 이게 어딘가, 대견하다, 대견해. 기성언론(한겨레도 기성언론이지 뭐)의 연예찌라시화된 (눈꼽만큼이라도 더 알려진) 유명인 중심 프레이밍에 대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김여진 대견하지, 대견해.(관련 추천기사 : 미디어오늘 이정환, 김여진이 아니라 김진숙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때) 하지만 김여진(과 날라리) 역시 거대한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조각배에 불과하다. 결국 한진중공업 노조는 사측과 기습적으로 합의, 파업을 철회했고, 김진숙은 크레인에 남겨졌다. (쓰다보니 엉뚱한 얘기... 이건 이쯤하고... 컨퍼런스 후기 모드로 다시...;;; )

5. 체험의 속살
컨퍼런스 끝난 날 새벽(정확히는 그 다음날 새벽), 뒷풀이 끝나고 세 시쯤 집에 와 이메일을 열어보니 새드개그맨의 음성파일(1부)가 올라와 있다. 곧이어 2부 음성파일이 올라왔다. 지난 이틀동안 이 녹음 파일을 두세번은 들은 것 같다. 이게 묘하게 중독성이 있더라.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인터넷 주인찾기 컨퍼런스 협찬사인 소리웹 제작 동영상이 이미 모두 올라왔다! @_@;;;

인터넷 주인찾기 3회 컨퍼런스 동영상 링크모음 (동영상 제작 : soriweb.com/tv)


오프닝
0. 이승환(사회) : 간단한 개회 선언!

1부. 지금 필요한 건 행동!

1. 이정환 : 블로그로 무엇을 할 수 있나
2. 광파리 : 광파리는 광만 파나?
3. TwitLingua : 페북으로 프로그래머 영어공부 시키기
4. 이고잉 : 내가 생활코딩을 하는 이유
5. 김나은 : 더나은 프로젝트?!
6. 파토 : 딴지일보 생존기

2부. 성찰 : 온라인의 좌표

1. 써머즈 : 블로그는 왜 미디어가 못됐나
2. 김우재 : 트위터를 때려친 이유 (영상발제)
3. 제라드 : @MB18nomA 사례를 본 트위터 규제의 정당성 판단
4. 신비 : SNS와 시민운동, 한계와 과제
5. 펄 : SNS와 평균인 / 투명화 v. 실명화
6. 캡콜드 : 이럴 때일수록 블로깅! (영상발제)


* 위 링크는 소리웹TV 해당 글, "인터넷 주인찾기 3회 컨퍼런스 동영상 링크모음"에서 긁어왔음. ^ ^

- 피곤해서 엉뚱한 소리가 이어질 것 같은 불길한 느낌도 있고, 다른 급 할일도 있고 해서 일단 여기까지 쓰고, 나중에 좀더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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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토폴로지(Topology)

    Tracked from gorekun.log 2011/07/01 13:23 del.

    * 이 글은 원래 인터넷 주인찾기 제 3회 컨퍼런스, "소셜시대, 블로그의 재발견"에 발표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나, 주인장 사정1으로 인해 무산되었습니다. 늦었지만 블로그에 올립니다.1.컴퓨터 과학에는 그래프(graph)라는 게 있다. 간단히 말해서, 몇 개의 점(정점, node)들을 선(간선, edge)로 이어 놓은 도형을 그래프라고 한다. 그리고 그래프가 전체적으로 이루는 모양을 토폴로지(topology)라고 한다. 그래프는 다시 간선의 방향성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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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후니 2011/06/28 02:30

    사는 곳이 수도권이 아니라 먼발치서 광고만 읽고 입맛만 다셨었는데...

    느무느무 감사해요~!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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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1/06/28 17:54

      오, 반가운 댓글입니다!! ^ ^

  2. 필로스 2011/06/28 09:34

    마음에 없는 소리는 한 단어도 말하지 못하는 병을 타고난 자유주의자, 마음에 없는 소리 한 마디 합니다. 민노씨 너무 잘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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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1/06/28 17:54

      역시 "큰형님"께선 진실만 말씀하시는군요!

  3. 민노씨 2011/06/28 17:54

    * 김우재 발제 영상 링크 보충
    http://www.youtube.com/watch?v=w5wIiEhuoO4&feature=rel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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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루습히 2011/06/29 13:31

    저.. 민노씨님 하고 꼭 한번 대화(인사나 악수라도)해보고 싶었는데,
    제 특유의 소심함 덕분에 계속 망설이다보니, 집이 였습니다. ^^;;
    다음번에는 꼭.. 인사할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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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1/06/29 14:38

      루습히님, 정말 반갑습니다!
      다음엔 꼭~!! 아는 척 해주세요. : )

      추.
      그냥 "민노씨"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 ^;;

    • 루습히 2011/06/29 15:17

      이히히~☆ 넵!! 앞으로는 민노씨라고 부를께요!!

  5. j준 2011/07/01 17:58

    좋은 컨퍼런스 참석 기회를 놓쳐 아쉬울 따름입니다. 블로거 이웃들 만나뵙고 좋은 이야기도 나눴을텐데요...

    그래도 민노씨의 좋은 후기정리 덕분에 마치 뒷자리에 직접 참석해 앉아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다음 기회는 저도 글 한 꼭지 참여하길 희망합니다만..ㅎㅎ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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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노씨 2011/07/06 02:42

      일단 답글이 늦어져 죄송합니다.. ^ ^;;
      재준님께서 참여하시면 참 좋죠.
      그런 날이 어서 오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추.
      그런데 이글은 후기라기 보다는 후기를 흉내낸 글에 불과하고요.
      정식(?)으로 후기를 하나씩 쓰려고 하는데, 마음으론 벌써 한 열 개 정도는 썼는데, 정작 실제론 하나도 못 쓰고 있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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